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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침해소송과 권리범위확인 심판 법리의 혼선
1. 판결의 요지 (1) 대상판결의 사안과 판지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즉, 원고가 A 상표에 대해 선출원(2014. 9. 5.), 선등록(2014. 12. 18.)을 마친 상태에서 피고가 A와 유사한 상표를 그와 유사한 지정상품에 후출원(2016. 8. 10.) 후등록(2017. 8. 8.) 받아 사용하고 있다면, 피고의 행위는 비록 자신의 등록상표를 사용하는 것이라 해도 원고의 선출원 등록상표에 저촉되고 그 자체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2) 대상판결은 나아가 위와 같은 저촉과 침해의 법리가 특허법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됨을 분명히 하면서(보충의견) 그 근거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바, 대상판결의 의의는 정작 이 부분에서 더 두드러져 보인다. 대상판결의 판시 중 특허권 저촉관계의 법률효과 부분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① 특허법 제98조의 해석 특허법 제98조는, '후출원 특허발명이 선출원 특허발명과 이용관계에 있는 경우, 비록 후출원 발명이 특허를 받았다 하더라도 선출원 특허권자의 허락 없는 실시는 침해를 구성한다'고 하고 있으나 선, 후출원 발명이 서로 동일한 저촉관계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위 규정에는 본래 이용과 저촉의 경우 모두 선출원 권리자의 허락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었다가 1986년 법 개정 시 이용만 남겨두고 저촉이 삭제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삭제가 저촉관계에서 선출원 권리자의 동의 없는 실시를 정당한 것으로 하려는 반성적 고려에 기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특허법 등에서 선, 후출원 경합 시 선출원에 우선권을 주는 것은 기본적 법리이므로 결국 이용 외에 저촉관계의 경우에도 선출원 권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석되며, 동의 없는 실시는 선출원 특허권의 침해가 된다. ② 중용권(특허법 제104조)와의 관계 특허권의 저촉으로 인해 후출원 특허가 무효로 되는 경우, 후출원 특허권자는 특허법 제104조에 의한 통상실시권(중용권)을 가지게 되지만, 위 중용권은 후출원 특허발명의 실시가 침해를 구성함을 전제로 한 항변에 해당하며 그 성립요건이 온전히 주장·증명된 경우에 한해 인정되는 것이므로 중용권의 성립 가능성과 후출원 특허의 침해 인정은 상호 모순되지 않는다. 2. 검토 가. 특허법 제98조의 해석에 관한 기존 논의 저촉관계인 후출원 특허발명의 실시가 선출원 특허발명의 침해를 구성하는지를 두고는 침해설과 비 침해설이 대립하고 있다. 침해설의 주된 논거는, ① 선출원 특허발명을 단지 이용하는 데 불과한 후출원 특허발명이 침해라면 선출원 특허발명과 동일한 후출원 특허발명을 실시함은 당연히 침해로 보아야 한다는 것, ② 선행권리 우선 취급은 지적재산권법 전반에서 기본원리이므로 당연히 특허권의 저촉관계에서는 별도의 무효심판이 없더라도 선출원 권리를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반면 비침해설은 ① 특허법 제98조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 저촉을 포함시키는 것은 해석의 범위를 넘는다는 것, ② 중용권과의 관계에서, 후출원 특허가 등록무효 되기 전에는 침해를 구성하였다가 등록무효로 된 이후에는 중용권에 기해 침해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논리에 어긋난다는 것, ③ 종래 판례가 등록특허 사이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며 다만 이용발명의 경우에만 예외로 하고 있다는 것 등을 논거로 한다. 나. 대상판결의 입장 및 권리범위확인 심판과의 관계 대상판결은 비 침해설의 논거 중 ①, ②를 침해설의 입장에서 명백히 배척하고 있는 반면(다만, 그 당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③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후출원 특허발명의 실시가 무효심판 등을 거치지 않고도 선출원 특허발명의 침해가 된다는 대상판결의 판지는 "권리 대 권리 간의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는 상대방의 등록권리를 등록무효절차 없이 사실상 부인하는 것이 되어 부적법하다"는 확고한 판례들(대법원 1986. 3. 25. 선고 84후6 판결 외 다수)과 맞지 않는다. 결국 대상판결은 특허 침해소송과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적용되는 법리가 서로 상충하는 '또 하나의' 국면을 창출한 것이라고 해야 한다. 이런 부조화 상황은 이미 다른 국면에서도 있어 왔다. 침해소송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는 특허발명의 진보성을 판단하여 그 권리범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이 그 예이다(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소수의견은 그 결론이 선행 판결과 모순됨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한편, 권리범위 판단과 침해 판단의 차별 취급을 설명하기 위해 양자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입론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대개 현실에서 권리범위확인 심판이 침해소송의 전제로 혹은 그와 병행해서 활용되고, "권리범위에는 속하나 침해는 아니다"라거나 "권리범위에는 속하지 않지만 침해이다"라는 말은 실시권의 존재 등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납득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 방향성과 혼란 상황 이처럼 대법원이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는 특허권의 실체적 효력 유무에 대한 판단을 제한하면서 침해소송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배경에는, 권리범위확인 심판이 장기적으로는 폐지되어야 할 제도로서, 무효심판이나 침해소송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위상이나 영향력을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대법원판례해설 제100호, 제108호, 사법지 제57호 등에서 발견되는 해당 판례들에 대한 재판연구관들의 해설 참조). 그러나 동시에 그러한 인식의 실효성이나 일관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판례들도 혼재한다. 그런 예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2후4162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은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진보성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하여 권리범위확인 심판의 역할을 축소하는 듯 보이지만,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초래하기 쉽다. 어떤 발명에 진보성이 없어 무효라고 믿는 이해관계인이라면 어차피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하기보다는 궁극적·대세적으로 특허권을 부정할 수 있고 훨씬 높은 협상력을 주는 무효심판 청구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진보성 판단을 허용치 않는다면, 특허권자로서는 자유롭게 심판을 청구하더라도 그 절차에서 진보성 부재 판단을 받을 위험이 사라지고, 이는 해당 심판절차를 이용하는 강한 매력요인이 될 것이다. 그 결과 위 판결은 무효심판 절차의 유지·활성화에 기여하는 면보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의 활성화에 봉사하는 면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② 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후366 판결 등: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피고는 특허권 침해소송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유기술의 항변을 통해 권리범위를 부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해당 발명에 진보성 부재로 인한 무효사유가 있다는 항변과 다르지 않은바, 이로써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진보성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 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입지를 다시 스스로 축소한 셈이 되었다. ③ 대법원 2014. 3. 20. 선고 2011후3698 전원합의체 판결: 상표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획득이 쟁점이 된 사안에서, 등록 당시 식별력이 없던 상표이더라도 권리범위확인 심결 시까지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획득하였다면 권리범위를 가진다고 하였다. 그러나 식별력 부재로 무효사유가 명백한 상표를 근거로 권리행사를 하는 경우 상대방이 권리남용의 항변을 할 수 있거니와(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103000 전원합의체 판결), 어차피 무효로 될 상표임에도 그 식별력 판단 시점을 굳이 심결 시까지로 늦추어 권리범위를 인정함으로써 권리범위확인 심판제도의 독자성을 필요 이상 강조하고 분쟁의 1회적 해결을 도외시 했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3. 결론 대상판결은 저촉관계에 관한 특허법 제98조의 해석기준을 제시한 외에, 침해소송과 권리범위확인 심판의 위상 차별화를 암묵적으로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극복해야 할 법리상 난점을 안고 있는 데다가, 상충하는 여러 판례들이 뒤섞여 일관성이 희석되고 실효성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① 대법원이 권리범위확인 심판의 역할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면, 이를 명확히 표현하고 침해판단과 구별 취급할 합당한 법리를 제시하는 한편, 그 방향성과 충돌하는 판례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②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면, 침해소송과 권리범위확인 심판에서 모두 자유기술의 항변이 가능하다고 한 예처럼 통일된 법리를 적용해 나가는 한편, 대상판결의 취지와 어긋나는 종전 판례들(등록 특허 사이에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은 부적법하다는 것들)도 모두 대상판결의 취지대로 변경하는 편이 합당해 보인다.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특허법
상표권
상표
특허
상표권침해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2-07-11
상표의 외관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 인정
1. 사건의 개요 학교법인 한마학원은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상대로,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등록서비스표(등록번호 제179255호) '경남국립대학교'가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등록서비스표(등록번호 제113018호)인 ''(이하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라 함)와 동일·유사하다는 이유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다. 경상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가 식별력이 없다고 다투었고, 이에 대해 학교법인 한마학원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원심의 판단(특허법원 2011. 7. 8. 선고 2010허8191 판결) 식별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표장이 사용된 결과 수요자 사이에 서비스업의 출처를 표시하는 식별표지로 현저하게 인식되어 식별력을 가지게 되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것은 실제로 사용된 서비스표와 그 서비스표가 사용된 서비스업에 한하고, 그와 유사한 서비스표 및 서비스업에 대해서까지 식별력 취득을 인정할 수는 없다. 경남대학교라는 학교 명칭 또는 '', ''와 같은 학교 표장은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일인 2005. 1. 7.경 무렵 일반 수요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실사용서비스표인 ''와 비교하면 영문 'KYUNGNAM UNIVERSITY' 또는 한자 '慶南大學校' 부분이 부가되어 있고, 실사용서비스표인 '' 와 비교하면 도형 부분이 없는 대신에 한자 부분이 부가되어 있어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를 위 실사용서비스표들과 동일한 서비스표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결정시에 위 실사용서비스표들 이외에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도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서비스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현저하게 인식되기에 이르러 식별력을 취득하였다는 사실을 추인하기 어렵다. 나. 대상판결의 요지(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후1982 판결: 원심 파기환송) 등록상표의 구성 중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부분과 동일한 표장이 거래사회에서 오랜 기간 사용된 결과 상표의 등록 전부터 수요자 간에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부분은 사용된 상품에 관하여 식별력을 가지게 되므로, 위와 같이 식별력을 취득한 부분을 그대로 포함함으로써 그 이외의 구성 부분과의 결합으로 인하여 이미 취득한 식별력이 감쇄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등록상표는 전체적으로 볼 때에도 그 사용된 상품에 관하여는 자타상품의 식별력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법리는 상표법 제2조 제3항에 의하여 서비스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구성 중 '경남대학교' 부분은 그 자체로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인 '경상남도'의 약어인 '경남'과 보통명칭인 '대학교'를 표시한 것에 지나지 않아 식별력이 있다고 할 수 없으나, 오랜 기간 이 사건 지정서비스업에 사용된 결과 이 사건 등록결정일인 2005. 1. 7.경에는 수요자 사이에 그 표장이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업무에 관련된 서비스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현저하게 인식되기에 이르렀으므로 그 표장이 사용된 이 사건 지정서비스업에 관하여 식별력을 가지게 되었다. 따라서 위와 같이 식별력을 취득한 '경남대학교' 부분을 그대로 포함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영문 'KYUNGNAM UNIVERSITY' 및 한자 '慶南大學校'와의 결합으로 인하여 이미 취득한 식별력이 감쇄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에도 그 지정서비스업에 대해서 자타서비스업의 식별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3.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가. 상표법 제6조 제2항의 규정 내용 상표법 제6조 제2항은 기술적 표장, 현저한 지리적 명칭, 흔히 있는 성 또는 명칭,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과 같이 식별력이 없는 상표라도 상표등록출원 전에 상표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간에 그 상표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 현저하게 인식되어 있다면, 그 상표를 사용한 상품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한 그 상표, 즉 '동일한 상표'의 상표등록을 허용하고 있다. 그 자체로는 식별력을 갖추지 못한 표장이라 하더라도 사용에 의해 거래상의 식별력을 획득하였다면, 그러한 표장은 이미 거래자나 수요자에게 특정인의 상표로 승인된 셈이어서 사후적으로 상표로서 보호할 필요와 적격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 사용에 의해 식별력이 인정되는 '동일한 상표'의 범위에 관한 판단기준 사용에 의해 식별력이 인정되는 '동일한 상표'의 범위에 관하여,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것은 실제로 사용된 서비스표에 한하고, 그와 유사한 서비스표에 대해서까지 식별력 취득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실무적 경향(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후1356 판결 등 참조)이었다. 법원은 타원형 안에 영문자 'SK'를 표기한 표장과 출원상표 'sk'는 호칭이 '에스케이'로 동일하나 외관상 차이가 있어 일반 수요자의 입장에서 전체적, 객관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볼 때 유사한 상표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동일상표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유사 상표를 사용한 것을 출원상표의 사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특허법원 1999. 2. 11. 선고 98허9574 판결)하여, '동일한 상표'의 범위를 외관, 관념 및 호칭이 일치하는 상표에 한정하여 왔다. 한편 그 후 대법원은 소위 'K2 사건'(대법원 2008. 9. 5. 선고 2006후2288 판결)에서, 원고 회사는 '' 등 '' 상표와 동일성의 범위 내에 있는 상표를 20여 년 동안 등산화 등에 대한 광고에 사용하여 왔고, 2002년부터는 고딕화된 형태의 '' 상표를 본격적으로 사용하여 등록상표의 등록결정일까지 3년 6개월간 사용하였으므로 등산용품에 관한 거래자 및 수요자의 대다수에게 '' 상표는 원고 회사의 상표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어서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즉 외관이 일치하지 않은 상표라 하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의 고려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K2 사건'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된 상표와 외관이 동일한 상표인 '' 상표를 등록상표의 등록결정시까지 계속하여 사용하여 온 사건이고, 외관이 동일하지 않은 상표의 사용은 부수적으로 고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대법원이 '동일한 상표'의 범위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한 것인지 다소 불명확한 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법원 2011후1982 판결에서는, 종래의 대법원 입장과는 달리, 상표의 외관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다. 즉 등록서비스표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된 상표와 외관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등록서비스표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된 상표를 그대로 포함하고 있고 이에 결합된 부분으로 인해 이미 취득한 식별력이 감쇄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등록서비스표에 대하여도 전체적으로 식별력을 인정한 것이다. 다. '동일한 상표' 판단에 대한 대상판결의 타당성 여부 관념과 호칭을 가지는 '문자상표'의 경우에는 관념과 호칭이 식별력 여부를 판정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이므로 실제 상표를 사용한 결과 관념 또는 호칭의 면에 있어서 식별력을 취득하였고 출원상표와 실제 사용상표가 관념 및 호칭의 면에서 일치한다면 외관이 다소 다르더라도 출원상표를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한 상표로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 상표를 사용한 결과 그 관념 및 호칭이 수요자로 하여금 누구의 업무에 관한 상표인지를 인식하게 하였다면 외관의 차이가 있더라도 다른 상표사용자들이 동일한 관념과 호칭을 갖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이므로, 실제 사용상표와 외관에서 차이가 있는 출원상표의 등록을 허용하더라도 그로 인해 다른 상표사용자의 권리가 더 제한되는 결과는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2011후1982 판결에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상하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는 학교 명칭인 '경남대학교'의 국문, 영문, 한문 표기일 뿐이고, 그 관념 및 호칭은 '경남대학교' 하나뿐이며, 그 외 부가적인 호칭이나 관념은 전혀 생길 수 없었다. 나아가 학교법인 한마학원이 '경남대학교'를 사용한 결과 수요자들이 이 서비스표의 관념 및 호칭이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업무에 관한 것임을 인식하게 되었으므로 다른 사람들은 위 서비스표와 외관이 다르더라도 관념 및 호칭이 동일 또는 유사한 서비스표를 사용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의 등록을 허용하더라도 그것이 위 서비스표의 등록을 허용하는 것에 비하여 다른 상표사용자의 권리를 더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도 아니었다. 따라서 학교법인 한마학원의 이 사건 등록서비스표는 원심이 식별력 취득을 인정한 서비스표와 동일한 서비스표로서 상표법 제6조 제2항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한 서비스표에 해당한다고 본 대상판결은 타당하다 할 것이다. 4.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상표의 외관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인정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대법원이 '동일한 상표'의 범위를 넓게 인정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외관이 일치하지 않더라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하는 판단기준을 정립하여 이를 조금 더 상세하게 기술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12-12-20
상표권 침해소송에서 등록무효사유에 대한 심리 판단
Ⅰ. 사실의 개요(법률신문 2012년 10월 25일 5면 보도) 1) 원고와 피고는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는 서로 다른 법인이다. `원고는 2006.10.부터 2008.5. 사이에 건축용 비금속제 문틀/창틀/천정판 등과 그 상품들의 판매대행/알선업 등에 대하여 , , 와 같은 상표/서비스표를 등록받았다. 2) 소외 김○○는 1994.4.에 Hi-Wood가 작게 표시되어 포함된 상표를 창문틀, 천정판 등에 대하여 등록받았다. 피고는 2004.3.에 김○○으로부터 영업권과 상표권을 양수하였고(상표권은 그 직후에 관리소홀로 소멸함), , 등의 상표를 원고의 지정상품과 동일·유사한 상품에 사용하였다. Ⅱ. 판결의 요지 상고 기각. 상표법의 목적과 재산권의 행사에 관한 정의와 공평의 이념에 비추어 볼 때,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결이 확정되기 전이라고 하더라도 그 상표등록이 무효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 상표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의 청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며, 상표권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도 상표권자의 그러한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그 당부를 살피기 위한 전제로서 상표등록의 무효 여부에 대하여 심리·판단할 수 있다. Ⅲ. 해설 1. 학설 및 판례 가. 우리나라 특허법의 경우 행정행위의 공정력 이론이나 특허청과 법원의 권한분배론 등에 입각하여 대법원은 특허권 또는 상표권 침해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이 그 전제로서 당해 특허 또는 상표등록의 무효에 대하여 심리 판단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이 원칙을 그대로 따르면 침해소송에서 침해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는 당해 특허에 무효사유가 있음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침해행위의 금지와 손해배상 등을 명하여야 하는 불합리가 발생하게 되어 소송경제와 구체적 타당성에 반하게 되고, 판결 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면 그 판결은 재심사유로 된다. 따라서 대법원은 기존의 판례에 반하지 않으면서도 구체적 타당성을 꾀하기 위하여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서 공지기술을 제외하거나 확인대상발명이 자유실시기술이라는 이유로 침해를 부정하는 방법을 취해 왔고, 최근에는 침해사건 담당 법원이 권리남용의 항변의 당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특허발명의 진보성 여부까지 심리·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나. 일본 특허법과 상표법의 경우 상기 전원합의체 판결은 일본 최고재판소의 소위 킬비 사건의 판결(최고재판소 2000. 4. 11. 제3소법정 판결)을 따른 것이다. 일본은 킬비 판결 이후에 특허법 제104조의3을 신설하여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의 침해에 관한 소송에서 당해 특허가 특허무효심판에 의해 무효로 될 것으로 인정되는 때에는 특허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는 상대방에게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고, 이 규정을 일본 상표법 제39조가 준용하고 있다. 상표법의 영역에서 권리남용을 들어 상표권의 행사를 부정한 것은 대부분 타인이 선취득한 권리 또는 선사용한 상표에 대하여 상표권을 행사하였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불사용 상표를 양수하여 상표권을 행사한 경우, 금반언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경우 등에 그치고, 등록상표가 식별력 흠결을 이유로 등록무효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표권의 행사를 권리남용이라고 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 우리나라 상표법의 경우 대법원이 상표법의 영역에서 처음으로 권리남용이론을 적용한 것은 1993. 1. 19. 선고 92도2054 판결(소위 사임당가구 사건)에서 이다. 그 후로 대법원은 K2 사건(2008. 9. 11.자 2007마1569결정), 헬로키티 사건(2001. 4. 10. 선고 2000다4487 판결), 캠브리지멤버스 사건(2007. 6. 14. 선고 2006도8958 판결), 비제바노 사건(2000. 5. 12. 선고 98다49142 판결) 등에서, 타인의 선사용 유명상표가 미등록임을 기화로 모방상표를 등록한 자가 자기의 등록상표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그것은 상표법을 악용하거나 남용한 것이 되어 적법한 권리의 행사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진한커피 사건(2007. 1. 25. 선고 2005다67223 판결), 에이씨엠파이워터 사건(2007. 2. 22. 선고 2005다39099 판결), 스타스위트 사건(2008. 7. 24. 선고 2006다40461, 40478 판결) 등에서, 타인의 미등록 유명상표를 모방한 상표를 등록받은 자가 그 타인이나 그 타인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상표를 사용하는 자에게 상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처럼 대법원은 주로 모방상표등록에 한하여 상표권의 효력을 부정하여 왔으며, 최근에는 후등록 상표권에 대하여 선등록 상표권자가 무효심판을 청구한 경우에 있어서 그 무효심결 확정 전이라도 후등록 상표권자에 의한 상표의 사용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거나(2009. 6. 11. 선고 2007다65139 판결), 형사상 상표권 침해죄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2012.4.12. 선고 2011도4037 판결). 2. 이 사건 판결의 타당성 여부 대상판결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어 그 적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상판결은 상표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인정'될 것을 넘어 '명백'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것은 행정행위의 공정력 및 특허법원과 일반법원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생각된다. 실무상 명백성의 판단이 쉽지 않고,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로 되는 것과의 구별도 쉽지 않으므로 이 요건이 불필요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박정희, '특허침해소송 등에서의 당해 특허의 무효사유에 대한 심리판단', 특허판례연구(개정판), 523면), 현 상황에서 명백성의 요건을 폐기하기 보다는 어떤 경우가 명백한 것인지 구체적인 판단요소(factor)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명백성의 요건에 비추어 볼 때, 대상판결이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가 무효사유가 있음이 명백하다고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이우드'는 상품의 특성을 직감하게 하기 보다는 암시하는 정도의 상표라고 볼 여지가 있고, 상품류구분 제19류에는 건축용 재료/자재에 대하여 '하이샤시', '하이도어', '하이멘트', '하이패널시스템', '하이텍스' 등의 상표가 다수 등록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가 '고급 목재, 좋은 목재' 등의 의미로 직감되어 그 등록이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한 것은 명백성 요건에 비추어 의문이다. 오히려 피고의 상표가 상표법 제51조 제1항 제2호의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여 원고의 상표권의 행사를 부정하는 것이 간명하지 않았을까? 셋째, 대상판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하였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아니하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킬비 판결에서 정정심판이 청구되어 있는 경우를 예로 들었지만, 상표 분야에서는 그 의미를 상정하기가 쉽지 않다. 넷째, 선사용 유명상표의 모방상표에 대해서는 권리남용의 항변을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모방상표와 관련이 없는 선원의 존재, 조약위반, 공익적 부등록사유 등의 무효사유가 있는 상표등록에 대해서는 그러한 무효사유 해당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표권의 행사를 권리남용이라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Ⅳ. 결론 대상판결은 특허법에서의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서, 등록무효사유가 명백한 상표권의 행사에 대해서 권리남용의 법리를 확대하고 그 기준을 제시한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ⅰ)상표등록 무효사유는 해당성 여부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 ⅱ)대부분은 상표법 제51조 제1항(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는 범위)을 적용하거나 또는 상표적 사용의 법리, 불사용 등록상표의 권리행사 제한의 법리 등을 적용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 ⅲ)권리남용이론은 일반조항에 기초한 법리로 성문법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그 적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점, ⅳ)우리나라는 심판전치주의를 취하고 있고, 심결취소소송과 침해소송의 관할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 ⅴ)특허와 달리 상표는 선택의 문제이므로 타인은 계쟁상표와 다른 상표를 선택할 수 있어 상표권의 행사를 부정할 논리필연성이 특허만큼 크지 않다는 점, ⅵ) 2010다95390 판결과 달리 대상판결은 무효사유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 ⅶ)권리남용은 추상적이고 주관적 판단의 영역이므로 당사자가 쉽게 수긍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상표법의 영역에서 권리남용이론의 확대 적용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유명상표의 모방상표등록과 같은 경우에 한하여 권리남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하되, 굳이 대상판결과 같이 상표등록에 무효사유가 있음이 명백하다는 이유를 들어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고자 한다면 권리남용이론에 의할 것이 아니라 일본 특허법 제104조의3과 같이 '무효의 항변'을 입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그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소송의 항소심 관할을 특허법원으로 집중하는 조치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일반법원의 심리능력이 강화되고, 상표권 침해소송의 항소심 관할이 집중되면 명백성의 요건을 폐기하는 것도 검토할 여지가 있다.)
2012-11-12
도메인이름의 사용과 부정경쟁행위
1. 사안의 개요 가. 원고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는 발기기능장애 치료용 약제를 지정상품으로 하는 ‘Viagra’ 및 ‘비아그라’ 문자상표와 항생물질제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PFIZER’ 문자상표의 상표권자인데, 발기기능장애 치료제인 비아그라(Viagra)는 원고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에 의해 1997년말경 개발되어 판매가 개시되자마자 미국,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어 위 ‘Viagra’ 및 ‘비아그라’ 상표는 위 원고가 개발, 판매하는 발기기능장애 치료제를 지칭하는 상품표지로, 위 원고의 등록상표 및 상호인 ‘PFIZER’는 위 원고가 생산하는 의약품을 지칭하는 상품표지 및 영업표지로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원고 한국화이자제약 주식회사는 원고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의 한국내 독점판매수입권자이다. 나. 피고들은 이 사건 도메인이름 ‘viagra.co.kr’의 홈페이지에서 원고 화이자 프로덕츠 인크의 ‘viagra.com’의 홈페이지 화면을 일부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위 홈페이지에서 Viagra에 대한 관련자료, 신문기사, 정보 등을 취합, 정리하여 제공하면서 ‘제작사인 화이저(PFIZER)사에 따르면 비아그라(Viagra)는… ’이라는 표현 등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원고들의 등록상표인 ‘PFIZER’, ‘Viagra’, ‘비아그라’와 동일한 문자를 사용하는 한편 위 홈페이지로부터 링크된 다른 페이지에서 ‘건강식품에 관한 것’이라는 제목하에 구체적인 건상식품을 소개하면서 인터넷 통신상으로 주문자들에게 판매하였다. 한편 생칡즙 유형을 소개하는 페이지의 상단에는 ‘Viagra’ 표장이 함께 사용되었다. 그 후 피고들은 원고들로부터 경고서한을 받고 이 사건 도메인이름의 홈페이지와 비아그라 페이지를 연결하는 링크를 삭제하고 남아 있는 페이지에서 ‘Viagra’, ‘비아그라’ 및 ‘PFIZER’ 등의 표현 전부와 위 건강보조식품들의 소개내용 일부를 삭제하고 서버에 남아 있던 비아그라 페이지 파일(file) 전부를 삭제하였으나, 여전히 이 사건 도메인이름은 말소하지 않은 채 그 홈페이지에서 건강식품으로 생칡즙을 판매하였다. 2.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이 사건 저명상표인 ‘viagra’와 유사한 ‘viagra.co.kr’이라는 도메인이름의 사용이 상품주체(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도메인이름의 사용이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함) 제2조 제1호 (다)목 소정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3. 도메인이름의 상품출처표시 적격 가.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도메인네임하에 개설한 홈페이지에서 원고들의 위 각 등록상표 및 상호인 ‘Viagra’, ‘비아그라’ 및 ‘PFIZER’와 동일한 표지를 사용하면서 건강식품판매를 한 피고들의 위 영업행위는 원고들의 상품 및 영업과 사이에 상품주체 및 영업주체의 혼동을 일으킨다고 판시하였으나, 대법원은, ‘피고들이 이 사건 도메인 이름으로 개설한 웹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는 별도의 상품표지가 부착되어 있고, 그 제품을 판매하는 웹페이지의 내용에서는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이 별도의 상품표지로서 사용되고 있지 않으며, 달리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이 피고들이 판매하는 상품의 출처표시로 인식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이 피고들이 취급하는 상품의 출처표시로서 기능한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시하였다. 나. 도메인이름의 상표적 사용 여부가 쟁점이 된 하급심판결이 다수 존재하는데, 법원은 등록 상표나 서비스표와 동일, 유사한 도메인이름으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등록 상표나 서비스표의 지정상품이나 지정서비스업과 동일,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업을 판매하거나 취급하는 경우 대체로 당해 도메인이름의 사용을 상표적 사용으로 보아 등록 상표권이나 서비스표권의 침해로 보고 있지만, 서울지방법원 2000. 11. 17. 선고 99가합88101 판결(하이마트 사건, 항소취하간주로 확정) 과 서울지방법원 2000. 11. 10. 선고 2000가합31286 판결(레고 사건, 확정) 등의 사례들에 있어서는 피고가 정상적으로 상표권자의 상표가 부착된 제품을 그대로 판매하고 도메인이름은 단지 홈페이지에서 피고의 판매영업을 표시, 광고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한 경우에는 상표권이나 서비스표권의 침해로 보지 않았다. 다. 부정경쟁방지법상의 표지의 ‘사용’의 개념은 상표법의 그것과는 달리 보다 탄력적이고 넓게 해석되고, 여기서 말하는 ‘혼동’은 광의의 혼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 판례의 입장이다. 그리고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실질적인 혼동의 초래 여부가 중요하므로 표지의 유사 여부는 혼동 초래 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의 보조적, 자료적 사실로서의 의미만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종래의 하급심판결들을 보면, 도메인이름의 웹사이트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국내에서 주지된 타인의 상표, 서비스표 등의 지정상품이나 지정서비스업과 동일, 유사한지 여부가 혼동을 초래하는지 여부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어 왔다{서울고등법원 2000. 11. 15. 선고 99나61196 판결(샤넬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0. 12. 8. 선고 2000가합38185 판결(훼더럴 익스프레스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 3. 9. 선고 2000가합 57452 판결(다우 사건) 등}. 앞서 본 하이마트 사건, 레고 사건에서 법원은 상표권침해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피고이 행위가 영업주체혼동행위로서 부정경쟁행위에는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라. 부정경쟁방지법상 ‘혼동’의 개념이 동태적이므로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의 사용의 개념도 넓게 탄력적으로 해석되므로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를 매개로 하여 상품 및 영업의 출처에 대하여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가 있다고 판단되기만 하면 그 방법, 태양 등을 묻지 않고 표지 사용행위의 요건은 충족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은 앞서 본 하이마트 사건에서 서울지방법원이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적용한 기준과 유사한 기준을 이 사건에 적용하여 이 사건 도메인이름이 상품출처표시로서 사용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대법원이 상표의 사용의 개념과 상품표지 또는 영업표지의 사용의 개념 간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간과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 한편 혼동의 개념을 광의로 이해하는 통설, 판례의 입장에서 본다면, 피고들이 이 사건 도메인이름을 자신의 웹사이트의 주소로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비아그라’ 제품에 관한 설명 등을 하고 있다면 비록 피고들 자신의 제품에는 이 사건 원고들 등록상표와는 다른 상표가 사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마치 원고와 일정한 거래상, 경제상, 조직상, 계약상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혼동, 즉 원고들의 영업상의 시설이나 활동과 혼동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원고들이 줄곧 피고들의 행위가 상품표지 및 영업표지 혼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영업표지로서의 사용이 원고들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과 혼동을 초래하고 있는지 여부도 판단했어야 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대법원이 이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4. 저명표지 손상행위 가.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2001. 7. 10. 시행된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 신설된 규정으로서’… ‘위 규정의 입법 취지와 그 입법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이라는 용어는 ‘주지의 정도를 넘어 저명 정도에 이른 것’을, ‘식별력의 손상’은 ‘특정한 표지가 상품표지나 영업표지로서의 출처표시 기능이 손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며, 이러한 식별력의 손상은 저명한 상품표지가 다른 사람에 의하여 영업표지로 사용되는 경우에도 생긴다.’고 판시하고, 더 나아가 ‘피고들이 이 사건 도메인 이름으로 개설한 웹사이트에서 생칡즙, 재첩국, 건강보조식품 등을 인터넷상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한 것은, 원고들의 저명상표와 유사한 표지를 영업표지로 사용한 것에 해당하고, 이처럼 피고들이 위 상표들을 영업표지로 사용함에 의하여 위 상표들의 상품표지로서의 출처표시기능을 손상하였다고 할 것이며, 원심 또한 피고들이 이 사건 도메인 이름을 사용하여 생칡즙 판매 등의 영업을 한 것을 식별력 손상행위 중의 하나로 들고 있으므로, 피고들의 행위가 위 법률 제2조 제1호 (다)목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은 그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다. 부정경쟁방지법에 제2조 제1호 (다)목은 진정한 상표권자의 보호를 통한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확립하고,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국 등 선진국이 체택하고 있는 저명상표의 희석화 방지규정을 도입한 것이다. 원래 저명상표의 희석화란 저명상표의 출처의 혼동이나 경쟁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희석화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존의 혼동이론(confusion theory)이 소비자 혼동에 주안점이 있는데 비하여 희석화이론(dilution theory)은 상표의 관련된 식별력 또는 goodwill을 약화시키는 희석화행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라. 문리적으로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의 보호 대상이 되는 상품표지나 영업표지는 같은 항 (가)목 및 (나)목의 상품주체 또는 영업주체 혼동행위의 그것과 동일하다. 그런데 상표의 희석이란 저명한 상표의 소유자와 이를 사용하는 자 간에 경쟁 유무, 혼동가능성이나 착오 또는 기망 등의 유무에 관계 없이 저명한 상표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표시하고 식별하는 능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희석화이론(dilution theory)은 당사자간에 경쟁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동일하거나 상당히 유사한 상표를 승낙받지 아니하고 사용하는 경우에 혼동의 야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표권의 침해를 인정함으로써 상표권자를 보호하려는 이론으로서 상표가 갖는 상업적인 흡인력(commercial magnetism)이나 판매력(selling power)를 보호하는 법이론이라고 설명되고 있다. 상표의 희석은 보통 상표의 약화에 의한 희석(dilution by blurring)과 손상에 의한 희석(dilution by tarnishment)의 두 가지로 나뉘는데, 전자는 상표권자의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를 계속적으로 사용하여 상표가 식별력을 대부분 잃어버리게 되는 유형의 희석인데 비하여, 후자는 상표권자의 것보다 열등하거나 저속한 품질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허락을 받지 않고 상표권자의 상표를 사용하거나 상표권자의 상표를 불건전하거나 불유쾌한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상표가 무형의 재산적 가치(goodwill)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타인의 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게 하는 행위’라고 규정함으로써 ‘희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위 규정상의 ‘식별력 및 명성의 손상’ 행위는 강학상 약화에 의한 희석과 손상에 의한 희석 양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마.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비록 법문 자체는 주지 표지가 보호 대상인 것처럼 되어 있지만,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저명 표지만이 그 보호 대상임을 판시하였는데, 이러한 해석은 위 규정의 연혁이나 희석화행위 금지의 도입배경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대법원은 위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가 손상에 의한 희석에 한정되는지, 약화에 의한 희석도 포함되는지 명백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이 사건 사안이 대상으로 하는 행위 태양이 약화에 의한 희석 행위 유형이라고 보이고 대법원이 이러한 행위가 금지된다고 판시한 점에 비추어 우리 대법원도 약화에 의한 희석도 금지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5. 결론 이상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피고들에 의한 이 사건 도메인이름 ‘viagra.co.kr’의 사용이 상품주체혼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점 및 영업주체혼동행위 해당 여부의 판단을 누락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 소정의 저명표지 손상행위의 보호대상을 명확히 하여 위 규정 문언의 미비점을 해석에 의하여 보완한 점은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2005-08-11
Trademark Dilution소송
미국 대형 Mall마다 반드시 있는 상점은 여자침실처럼 꾸며놓고 여자 내의, 잠옷 등을 판매하는 Victoria’s Secret이다. Victoria’s Secret은 저명상표로서 1998년 미 전역에 750개 점포에서 15억불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피고 Victor Moseley는 1998년 2월12일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성인용품점 ‘Victor’s Secret’를 오픈 한다는 광고전단지를 돌렸는데, 이를 본 육군대령이 저명상표를 저급한 물품의 판매에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광고전단지를 원고에게 송부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Victor’s Secret’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점포 명을 ‘Victor’s Little Secret’으로 일부 변경하여 계속 사용하다가 소송을 당하게 되었다. Trademark Dilution(상표가치희석)은 누군가가 저명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문제의 상표를 사용함으로써 저명상표의 제품 또는 서비스 식별력을 떨어뜨리는 것을 말한다. Trademark Dilution은 문제상표가 저명상표와 경쟁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소비자들이 두 상표를 혼동될 가능성이 없더라도 인정된다. 미국의 25개주는 법률을 제정하여, 그 밖의주는 커먼로(불문법)에 기하여 Trademark Dilution이 있는 경우 문제상표의 저명상표권자가 사용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인정해 오다가, 1995년에 미연방법인 Federal Trademark Dilution Act(FTDA)가 제정됨으로써 뒤늦게나마 Trademark Dilution법이 통일되게 되었다. 그런데, FTDA는 저명상표권자가 문제상표에 대한 사용중단명령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Trademark Dilution이 초래되어야(‘cause’)한다라고 규정하였는데, 연방 제4항소법원은 유명한 서커스쇼 명칭인 ‘The Greatest Show On Earth’ 상표권자인 원고가 피고 유타주정부가 스키관광진흥 슬로건으로 ‘The Greatest Snow On Earth’를 자동차번호판에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문제상표로 인하여 저명상표의 판매력이 감소되었다는 입증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Ringling Bros-Barnum & Bailey Combined Shows, Inc. v. Utah Div, of Travel Development, 170 F. 3d 449). 이에 반하여 제2항소법원은 저명상표는 잘팔리는 제품이어서 판매감소를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희석가능성만 있어도 족하다는 입장을 채택하여 원고 Nabisco는 피고가 상표등록을 해놓은 ‘Goldfish’ 크래커와 유사한 모양·색깔·크기·맛의 fish모양 크래커를 원고가 히트시킨 만화영화 ‘Cat Dog’을 상품화한 ‘Catdog’ 크래커에 넣어 판매하는 것이 Trademark Dilution에 해당한다면서 원고의 확인판결청구를 기각하였다(Nabisco. Inc. v. PF Brands, Inc., 191 F. 3d 208). 미연방대법원은 연방항소법원들간의 이견을 정리하고자 Victoria Secret 사건에 대한 심리신청을 받아 들였다. 미 연방대법원은 FTDA의 조문이 명시적으로 ‘causes dilution’이라고 하였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문제상표를 보고 저명상표를 연상하게 된다는 사실만으로서는 상표가치희석이 초래되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원고는 실제로 저명상표의 판매력감소가 발생했다는 것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소비자들이 저명상표를 보고 문제상표를 연상하게 된다는 것을 정황증거 또는 ‘Two-Cell Survey’와 같은 소비자인식조사 등으로 입증하여 실제 상표가치희석이 초래되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Moseley et. al. v V Secret Catalogue, Inc., No.01-1015). 이로써 저명상표권자들은 Trademark Dilution소송을 제기하려면 25만불 정도가 소요되는 ‘Two-Cell Survey’를 해야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jasonha@lawdw.com
2003-11-27
일본판례 여행
일반소비재 상품을 구입할 때 사람마다 구매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소비자들은 흔히 그 상품의 생산자를 구체적으로 살피기보다는 그 상품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또는 상품의 전체적인 디자인과 기능성을 살펴보고 구입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일반소비재 생산자는 소비자의 그러한 구매성향을 반영하여 상품의 미감을 일으키는 요소와 함께 그 출처표시 기능을 일으키는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형태의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는 상표법에 의해, 디자인은 의장법에 의해 등록해야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상표법 2조에서는 상표라 함은 상품을 생산·가공·증명 또는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영위하는 자가 자기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호·문자·도형·입체적 형상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 또는 각각에 색채를 결합한 것을 뜻하는 것으로 하고 있고, 우리 의장법 2조에서는 의장이라 함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으로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여 그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고, 일본의 법도 거의 동일하다. 사용표장이 의장적인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해서 표장으로서의 자타 식별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동시에 상표에도 해당된다 우리 대법원 판결도 의장에 대해 상표사용으로 보는 일본판례와 같아 한편, 위 두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표장상품의 생산, 판매가 과연 상표적 또는 의장적 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법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일본상표법 50조에서는 상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불사용 상표에 대해 취소심판을 청구하여 그 상표의 효력을 상실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우리 상표법 73조 또한 그와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표장의 상표적 사용과 관련한 일본의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1996. 11. 6. 도형 1과 같이 ‘머리에 2개의 새털 장식을 붙인 인디언이 왼쪽을 바라보는 옆얼굴을 원형의 배경에 표시한 형태의 도형상표’를 지정상품류 구분 25류의 양복, 코트, 쉐터류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여 상표출원하여 1998. 5. 15. 등록 제4145016호로 설정등록하였다. 피고는 2002. 4. 17. 특허청에 원고를 상대로 하여 3년간 불사용을 이유로 등록상표에 관하여 등록취소심판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원고는 티셔츠 또는 스웨터 등의 배부 또는 흉부의 거의 전체면 또는 상반부에 걸쳐, 도형 2와 같이 「SIOUX VALLEY」「DAYTONA」「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 문자와 각종의 도형을 다수 조합하여, 디자인(모양)화 하고, 그 중앙좌측부에 등록상표와 거의 동일한 도형(사용표장이라 함)을 위치하게 한 티셔츠, 츄리닝 또는 스웨터를 판매하거나 광고하였으므로 등록상표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특허청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3년간 등록상표를 사용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등록상표의 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고가 동경고등재판소에 위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동경고등재판소는 표장의 동일성과 관련하여 ‘사용표장 중 머리에 2개의 새털의 장식을 붙인 인디언이 왼쪽을 바라보는 옆얼굴을 나타내고 있는 구성부분은 등록상표와 거의 동일한 도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등록상표의 구성 중 식별성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원형의 배경 테두리 구성 부분에 관하여 약간의 변경 내지 부가 (三角弧, 이중선의 원형, 「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의 부가)가 있을 뿐이므로 등록상표와 사용표장은 사회통념상 동일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나아가 상표적 사용과 관련하여, ‘티셔츠, 츄리닝 등의 배부 또는 흉부의 거의 전체면 또는 상반부에 걸쳐 「SIOUX VALLEY」「DAYTONA」「INDIAN MOTORCYCLE」등의 영문자와 각종 도형을 다수 조합하여 디자인(모양)화함으로써 전체로서 의장적인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사용표장은 그 구성요소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가령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상표법 50조 소정의 사용의 의의를 한정적으로 해석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도형이 특정한 업무를 행하는 자의 상품 또는 서비스에 사용하는 표장으로서 상표법 2조 1항 소정의 상표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와 이것이 물품의 외형에 있어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게 하는 창작으로서 의장법 2조 소정의 의장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전혀 모순 배반하는 것이 아니고, 물품에 의한 어떤 도형이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킬 경우에 이것을 접한 거래자 또는 수요자가 당해 표장을 사용하는 자의 업무에 관한 상품 또는 서비스임을 인식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상표와 의장의 쌍방에 해당되는 도형이라고 말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사용표장이 그 자체로서 혹은 다른 문자나 도형과의 조합에 의한 의장적인 기 다하고 있다고 해서 표장으로서의 자타식별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동시에 상표에도 해당된다 할 것이다. 사용표장의 위 사용양태에 비추어 보면, 사용표장은 위와 같은 영문자와 각종 도형을 조합한 전체의 안에 있고, 다른 문자나 도형과 분리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 또는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일체불가분으로 결합되어 있다거나, 사용표장 부분만을 꺼내어 식별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각별한 사정은 인정되지 않고, 거래자 또는 수요자는 사용표장에 착목하고 이를 독립된 도형상표로서 인식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등록상표의 사용사실을 인정하여 특허청의 심결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한편, 우리 대법원 2000. 12. 26. 선고 98도2743 판결에서도 의장과 상표는 배타적, 선택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의장이 될 수 있는 형상이나 모양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자타상품의 출처표시를 위하여 사용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위 사용은 상표로서의 사용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하여 일본의 판례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200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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