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6일(금)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전체
신문사
검색한 결과
269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공개된 개인정보를 영리목적으로 수집, 제공한 행위의 적법여부
- 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235080 판결 - 1. 사실 관계 및 재판의 경과 원고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OO대학교(1984년 공립대학교로 전환되었다가 2013년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됨)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는 종합적인 법률정보를 제공하는 사이 '로앤비' 를 운영하는 회사로서, 주식회사 법률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법조인 데이터베이스상의 개인정보와 자체적으로 수집하여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국내 법과대학 교수들의 개인정보를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유료(개인정보만 따로 떼어내어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고 로앤비가 제공하는 다른 콘텐츠와 결합하여 전체적으로 요금을 받는 방식임)로 제공하는 사업을 영위하였다. 피고 로앤비는 2010. 12. 17. 무렵 원고의 사진, 성명, 성별, 출생연도, 직업, 직장, 학력, 경력 등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이 사건 사이트 '법조인' 항목에 올린 다음 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여 오다가, 2012. 6. 18.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자 2012. 7. 30. 이 사건 사이트 내의 '법조인' 항목에서 이 사건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하였다. 이 사건 개인정보 중 출생연도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는 OO대학교 학과 홈페이지에 이미 공개되어 있고, 출생연도는 1992학년도 사립대학 교원명부와 1999학년도 OO대학교 교수요람에 게재되어 있으며, 피고 로앤비는 이러한 자료들을 통하여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였다.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로앤비와 유사한 방법으로 수집하거나 다른 피고들로부터 제공받은 원고의 개인정보를 유료로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원고의 개인정보가 담긴 웹페이지가 포털사이트에 노출되게 하였다. 원심은 피고 로앤비에 대한 청구만 일부 인용(위자료 50만 원 및 지연손해금)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 모두 기각(피고 로앤비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 등으로 청구 기각)하였으며, 이에 원고와 피고 로앤비가 각 상고를 제기하였다. 2. 대상판결의 요지 대법원(주심 대법관 이상훈)은 2016년 8월 17일 "이 사건 개인정보는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국민 누구나가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원에 공개된 개인정보로서 그 내용 또한 민감정보나 고유식별정보에 해당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공립대학교 교수로서의 공적인 존재인 원고의 직업적 정보에 해당하여,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 등이 영리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 주식회사 로앤비에 대하여 일부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부분을 파기 환송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이라는 인격적 법익을 침해·제한한다고 주장되는 행위의 내용이 이미 정보주체의 의사에 따라 공개된 개인정보를 그의 별도의 동의 없이 영리목적으로 수집·제공하였다는 것인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정보처리행위로 침해될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과 그 행위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보처리자 등의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게 된다. 이때에는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그 정보처리행위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그 정보처리 행위의 위법성을 판단해야 하고, 단지 정보처리자에게 영리목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 로앤비 등이 영리 목적으로 이 사건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였더라도 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 즉 정보처리자의 '알 권리'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수용자의 '알 권리' 및 표현의 자유, 정보처리자의 영업의 자유, 사회 전체의 경제적 효율성 등이 그와 같은 정보처리를 막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주체의 인격적 법익에 비하여 우월하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로앤비 등의 행위를 원고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는 없다. 2011년 3월 29일 법률 제10465호로 제정되어 2011년 9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 수집?이용(제15조)과 제3자 제공(제17조)에 원칙적으로 정보주체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면서도, 그 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를 공개된 것과 공개되지 아니한 것으로 나누어 달리 규율하고 있지는 않다. 정보주체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이미 공개한 개인정보는 그 공개 당시 정보주체가 개인정보 수집이나 제3자 제공 등의 처리에 대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동의를 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이 공개된 개인정보를 객관적으로 보아 정보주체가 동의한 범위 내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 동의의 범위가 외부에 표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또다시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정보주체의 공개의사에도 부합하지 않고, 정보주체나 개인정보처리자에게 무의미한 동의절차를 위한 비용만을 부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처리할 때에는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는 불필요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나 제17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인지는 공개된 개인정보의 성격, 공개의 형태와 대상범위, 그로부터 추단되는 정보주체의 공개의도 내지 목적뿐만 아니라, 정보처리자의 정보제공 등 처리의 형태와 그 정보제공으로 인하여 공개의 대상범위가 원래의 것과 달라졌는지, 그 정보 제공이 정보주체의 원래의 공개 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규범조화적 해석의 원칙과 대상 판결의 의의 기본권의 충돌이란 상이한 복수의 기본권주체가 서로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의 동일한 사건에서 국가에 대하여 서로 대립되는 기본권의 적용을 주장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한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가 다른 기본권주체의 기본권행사를 제한 또는 희생시킨다는데 특징이 있다(헌재 2005. 11. 24. 2002헌바95 등). 두 기본권이 충돌하는 경우 그 해결 방법으로는 기본권의 서열이론, 법익형량의 원리, 실제적 조화의 원리(=규범조화적 해석) 등을 들 수 있고, 헌법재판소는 기본권 충돌의 문제에 관하여 충돌하는 기본권의 성격과 태양에 따라 그때그때마다 적절한 해결방법을 선택, 종합하여 이를 해결해 왔다. 예를 들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제7조 위헌사건에서 흡연권과 혐연권의 관계처럼 상하의 위계질서가 있는 기본권끼리 충돌하는 경우에는 상위기본권우선의 원칙에 따라 하위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아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된다고 판단한 바 있고,(헌재 2004. 8. 26. 2003헌마457)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3항 등 위헌 여부에 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동법 소정의 정정보도청구권(반론권)과 보도기관의 언론의 자유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심사를 한 바 있다(헌재 1991. 9. 16. 89헌마165).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권리라는 기본권이 상호 충돌하고 있는 이 사건 개인정보보호법의 조항의 경우에도 헌법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상충하는 기본권 모두가 최대한으로 그 기능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화로운 방법을 모색하되(규범조화적 해석), 법익형량의 원리, 입법에 의한 선택적 재량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심사해야 한다. 대상판결은 공개된 개인정보를 정보주체의 별도의 동의 없이 수집, 제공하는 행위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지의 판단기준에 관한 대법원의 첫 판시라는 점과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알 권리라는 기본권의 충돌 상황에서 공인의 경우에는 알권리가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우선한다고 판시하여 법원에 의해 법률조항의 규범조화적 해석이 이루어졌다는 점과, 이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법 또한 헌법에 합치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정해진 사유 이외에도 적법하게 수집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함으로써 개인정보 보호법의 흠결을 명백히 보충하게 되었다. 이 판결을 계기로 가족이나 친지 사이, 가해자와 피해자 또는 계약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 등 일정한 법률관계가 형성된 사이에는 제3자라 할지라도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처리할 권리가 있다는 필자의 견해도 널리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한다.
로앤비
법조인
개인정보
2016-09-08
국회법상의 수정안
1. 사건의 개요 정부가 2005.3.24. 政府組織法中改正法律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 改正案에는 ① 財經部 등 4개 부처에 複數(2명)의 次官을 두기로 하는 내용, ② 統計廳과 氣象廳을 차관급 기구로 格上시키기로 하는 내용, ③ 國防部 소속으로 防衛産業廳을 신설하기로 하는 내용, ④ 建交部의 명칭을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이 의안은 즉시 소관위원회인 行自委에 回附되었고, 행자위는 이 의안과 기왕에 행자위에 제출된 관련 개정법률안 등을 심의한 후 委員會代案을 마련하여 본회로 넘겼다. 위원회대안이란 위원회가 본회로부터 회부받은 의안과 수정안, 관련된 의안이 있으면 그 의안과 수정안, 위원회 자체의 수정안, 의원들로부터 추가로 제출된 수정안들을 모두 종합하여 하나로 만들어 놓은 안을 말한다. 위원회종합안인 셈이다 {국회선례집 278면 이하, 김교창 표준회의진행법(법률신문사, 2005) 264면}. 이 委員會代案에는 정부가 제출한 改正案의 내용 중 ①과 ②만이 들어있다. ③과 ④는 빠졌다. 위원회가 ③과 ④는 本會에 附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본회에 2005년 6월 30일 위 代案이 議案으로 上程되었다. 본회에 상정된 議案은 이 代案 하나뿐이다. 본회로 보면 이 代案이 原案이다. 이 議案의 審議 중에 議員 33人(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소속임)이 ③을 修正案으로 제출하였다. 그리고 議長이 이를 수정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본회에 상정하여 표결에 부치었다. 표결 결과 재석의원 과반수가 찬성하자 議長은 이 수정안과 아울러 ①과 ②가 들어 있는 의안이 가결되었다고 선포하였다. 그 후 의원 21人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憲裁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③은 의안에 대한 수정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장이 이를 수정안으로 상정하여 가결선포한 것은 무효라는 것이 그 청구원인이다. 憲裁는 冒頭의 判決要旨를 내세워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기각결정에는 재판관 3人이 반대의견을 표하였다. 판결요지에 대한 評釋을 위하여 필자는 먼저 의안과 수정안의 관련성에 관한 會議進行法(會議法이라고 줄여 말하기도 함, Rules of Order)을 알아본 후 이 事案에서 修正案으로 다루어진 것이 과연 會議法상의 修正案에 해당되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그리고 위원회에서 本會에 附議하지 않기로 결정된 의안에 관한 國會法의 규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2. 議案과 修正案 사이의 關聯性 어떤 議案에 대하여 그 내용을 關聯性(Germaneness)을 지니는 범위에서 변경하자고 提議하는 안이 修正案이다. 관련성을 지니는 것으로는 의안과의 사이에 보완적인 것, 경쟁적인 것 및 적대적인 것 등이 있다{Robert’s Rules of Order(Perseus Books, 2000, 이하 RR이라 약함) 130 - 132p, 김교창 전게 149면 이하}. 그 예는 이 사안에 관한 다음 항에서 들기로 한다. 관련성을 지니는 것만이 수정안으로 될 수 있고, 그렇지 아니한 것은 수정안으로 될 수 없다. 이를 關聯性의 原則이라고 말한다. 이 원칙은 천여년에 걸쳐 英美의 議會에서 형성되었고, 會議法의 일반원칙으로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다. 관련성의 원칙은 同一한 議案 再提出禁止의 원칙(RR 325ff, 김교창 전게 57면, 107면), 一事不再議의 원칙(國會法 제92조, RR 72p, 김교창 전게 107면)과 함께 會議體가 다룰 議案의 범위를 한정하기 위한 會議法의 일반원칙이다. 이미 제출 내지 상정되거나 임시적으로 처리(회부 또는 연기)된 議案과 동일한 의안은 동일한 會期 중에 재제출될 수 없고, 이미 최종적으로 처리(가결 또는 부결)된 의안은 동일한 會期 중에 再議할 수 없다. 상호 관련성이 있는 것이면 동일한 의안이고, 그렇지 아니한 것이며 동일한 의안이 아니다. 역으로 위 두 개의 원칙에 해당하는 여부가 관련성의 存否를 가리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RR 130-131p, 김교창 ‘修正動議에 관한 연구’ 辯護士 (35) (서울지방변호사회, 2005) 9면 이하, 김교창 전게 167면 이하}. 관련성의 원칙은 條理로서 法源으로 된다고 볼 수도 있고, 法文의 해석에 근거로 삼을 수도 있다. 3. 이 事案의 修正案이 會議法상의 修正案인 與否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개정법률안에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네 개의 내용이 들어있다. 이 네 개가 하나의 의안으로 倂合되어 제출되었으나, 이 네 개는 각 別個의 議案이다. 이 네 개 중 ① 또는 ②만이 제출되어 있는 때에 ③ 또는 ④가 얼마든지 제출될 수 있고, ① 또는 ②만 제출되어 가결되거나 부결된 뒤에 ③ 또는 ④가 얼마든지 제출되고 審議될 수 있다. 그리고 ③의 가결 또는 부결로 ① 또는 ②에 아무런 변경도 가하여지지 아니한다. ③과 ① 또는 ②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방위산업청의 신설과 ① 또는 ② 사이에 무슨 관련성이 있는가. 따라서 ③은 분명히 ①이나 ②에 대한 수정안이 아니다. 別個의 議案이다. 이를 수정안으로 보고 본회에 상정하여 처리한 것은 의장이 會議法을 위반한 것이다. 수정안이 어떤 것인지 이해를 돕기 위하여 ①, ②에 대한 수정안을 몇 개 예로 든다. ①에 대한 수정안으로 ㈎ 複數(2명)의 次官을 두되 1명은 政務次官, 1명은 事務次官으로 정하자, ㈏ 복수의 차관을 두기로 할 바에는 2명이 아니라 3명으로 增員하여 두기로 하자, ②에 대한 수정안으로 ㈐ 統計廳과 氣象廳을 국장급 기구로 格下시키기로 하자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위 수정안들 중 ㈎는 보완적인 것이고, ㈏는 경쟁적인 것이며, ㈐는 적대적인 것이다. ①에 대한 수정안 중 가령 의장이 ㈎를 먼저 표결에 부쳐 ㈎가 가결되면 ㈏와 의안 중 ①은 표결에 부칠 필요조차 없다. ㈎로 이 사항에 대한 본회의 의사가 이미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와 ㈏가 모두 부결되면 의장은 끝으로 의안 중 ①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국회법 제97조는 이런 회의법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憲裁는 국회법에 수정안의 범위에 어떠한 제한도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冒頭의 판결요지를 내놓았다. 그 범위가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면 條理를 찾아보아야 하고, 條理도 못찾으면 그 범위를 文理的, 論理的, 歷史的, 體系的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憲裁는 이런 그의 職務를 遺棄하였다. 헌재가 내놓은 판결요지를 뒷받침할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헌재의 해석은 우리의 상식에도 벗어난다. 다행히 재판관 3人이 반대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에 따라 이 판결요지가 조만간 변경되기를 바란다. 會議法에 위반되었다고 이 ③의 가결이 당연히 무효라고 필자는 말하지 아니한다. 관련성의 원칙은 회의법 중 細部規則에 속한다. 이런 세부규칙은 회의체가 그 효력을 一時停止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사안의 경우 ③을 본회가 별개의 의안으로 제출받아 심의하였다면 위 원칙에 위반되지도 아니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원칙을 위반하고 그것이 나아가 다른 瑕疵를 이끌어내었다면 그 瑕疵의 정도에 따라 ③의 가결은 무효로 판정될 수도 있다. 다음 항에서 이 점을 살핀다. 4. 위원회가 本會에 附議하지 않기로 결정한 議案 우리 국회법은 委員會中心主義를 취하고 있다{金哲洙 憲法學槪論(博英社, 2001) 941면, 朴奉國 國會法(博英社, 2000) 283면}. 모든 의안은 제출된 뒤 위원회로 회부되고 그 심사를 마쳐야 의장이 본회에 상정할 수 있다(국회법 제81조 내지 제85조). 특히 법률안은 소관위원회의 심의를 마친 후 法司委를 거치게 되어 있다(동 제86조). 위원회에 回附된 이 事案의 議案에는 위 네 개가 들어 있었다. 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그 중 ①과 ②만 본회에 附議하고, ③과 ④는 본회에 附議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위원회가 본회에 부의하지 않기로 결정한 의안은 議長이 본회에 附議할 수 없다(국회법 제87조 제1항). 예외적으로 위원회의 그런 결정이 본회에 보고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議員 30人 이상의 요구가 있는 때에 한하여 의장이 본회에 附議할 수 있다(동 단서). 그런 요구가 없으면 그 의안은 廢棄된다(동조 제2항). 이들 국회법에 의하여 ③은 이미 폐기되었다. ③은 같은 會期 중에 再提出될 수 없다. 국회의장은 修正案이 아닌 ③을 수정안이라고 제출받아 처리하였고, 나아가 국회법의 위 조항들을 위반하였다. 그 위반의 정도는 위원회에 관한 규정들을 묵살한 정도에 달한다. 그 조항들은 국회법의 骨格을 이루고 있는 조항들이다. 그렇다면 憲裁는 이 사안에서 국회의장의 가결선포는 무효라고 판시하였어야 한다. 憲裁의 판결요지에 반대의견을 표한다.
2006-07-06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의 법적 지위
[판결요지] 아파트入住者代表會議는 공동주택의 공유부분에 대한 관리권만을 가질 뿐이므로, 區分所有者들에게 고유하게 귀속하는 권리인 공유부분의 불법점유자에 대한 방해배제청구권 등은 행사할 수 없다. 1. 사건의 개요, 組織體와 그 內部機關 현재 전국에는 數千個의 단지에 數十萬棟의 아파트가 건립되어 있고, 여기에 數百萬名이 입주하여 생활하고 있다. 그 입주자들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약칭; 代表會議)를 통하여 단지를 관리한다. 이 사건은 A대표회의(원고)가 S도시가스주식회사(피고)를 상대로 단지내 시설의 철거 등을 청구한 사건이다. 원판결이 위 판결요지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請求를 기각하였고, 대법원이 이를 支持하였다. 代表會議의 法的 地位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그 법적 지위를 살펴보기 위하여 먼저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한다. 우리 사회에는 UN, APEC, IOC,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당, 회사, 社團, 財團 등 수많은 국제적, 국내적 조직체가 활동하고 있다. 이하 社團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민주적 조직체는 거의 모두 그 내부기관으로 最高意思決定機關(약칭; 最高機關), 執行機關 등을 두고 있다. 국가의 국회, 대통령과 국무회의가, 社團의 총회, 會長과 理事會가 각 그런 기관에 해당된다. 민주적 조직체는 그 중 최고기관을 會議體(a deliberative assembly)의 형태로 설치하고 있다. 회의체란 다수의 구성원으로 구성되고 이들이 회의를 열어 회의진행법에 따라 단체의사를 결정하는 기관이다 (Robert’ Rules of Order 1-2p, 金敎昌, 표준회의진행법(법률신문사) 16-17면). 조직체내에는 최고기관 이외에 理事會, 委員會 등 회의체가 더 설치되어 있다. 2. 集合建物管理團 集合建物의 區分所有者들은 집합건물의 소유와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管理團이라는 명칭의 社團이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된다. 집합건물의소유및관리에관한법률(약칭 集合建物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다(제23조 제1항). (대법원 1995.3.10. 선고 94다49687, 49694 판결, 吳玟錫 ‘입주자대표회의, 관리단, 재건축조합의 법률관계’ 법률신문 2004.10.24 字) 아파트는 집합건물 중 하나이므로 아파트 1棟마다 이 법에 의하여 관리단이 설립된다. 우리 민법은 社團을 法人인 社團과 非法人 社團으로 구분한다. 위 관리단은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관리단의 最高機關은 管理團集會이고, 집행기관은 관리인이다. 團地內 全體 棟의 아파트 구분소유자들은 그 전원으로 구성되는 團地管理團을 설립할 수 있다. 團地管理團의 설립 여부는 구분소유자들의 의사결정에 맡겨져 있다. 各 棟의 관리단은 법정의 社團임에 비하여, 단지관리단은 임의의 社團인 것이다. 3. 入住者社團과 代表會議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하나로서 집합건물법과 아울러 주택법(2003.5.29. 주택건설촉진법이 全文개정됨)의 규제를 받는다. 아파트 단지의 관리에 관하여는 동법시행령에 자세히 규정되어 있다(2003.11.29. 개정시까지는 공동주택관리령이 따로 시행되었었는데, 위 개정시에 위 관리령이 시행령에 흡수됨). 주택법령 중 대표회의에 관한 규정들은 위 개정 전후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따라서 개정전 대표회의에 대한 本稿는 그대로 현행의 대표회의에 대한 설명도 된다. 아파트에 관하여는 집합건물법이 기본법이고, 주택법이 특별법이다. 집합건물 중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특별법인 것이다. 따라서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한, 주택법이 아파트에 적용된다(본 대상판결, 吳玟錫 전게, 文永基·方京植 공동주택관리론 144-145면). 아파트의 소유자들은 團地內 全體 棟의 공용부분(부대시설 및 복리시설을 포함, 주택법시행령 제46조 제1항)의 관리에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이들 전원으로 入住者社團이 주택법에 의하여 당연히 設立된다. 주택법에 그렇게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필자는 그렇게 해석한다. 入住者社團은 위 棟別 또는 團地管理團과는 별개의 社團이다. 入住者社團도 법률에 의하여 당연히 설립되는 社團이므로 위 관리단과 마찬가지로 필자는 이를 法人인 社團으로 분류한다. 주택법은 그런 社團이 설립되는 것을 전제로 그 내부기관들로서 대표기관인 대표회의, 집행기관인 회장, 이사 등의 설치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대표회의의 구성원인 대표들은 棟別로 세대수에 비례하여 입주자들에 의하여 선출된다. 주택법은 공동주택의 입주자수가 다수이므로 그들 전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총회 대신에 그들의 대표들로 구성되는 代表會議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주택의 소유자 또는 그 소유자를 대리하는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다(주택법 제2조 제10호). 주택법이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을 아파트의 관리에 관하여 소유자의 대리권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정함이 있을 뿐, 결국 대표를 선출하는 입주자는 집합건물법의 구분소유자와 같다. 따라서 대표회의는 단지내 전체 동의 소유자 전원으로 설립된 入住者社團의 내부기관이다. 그 대표기관인 것이다. 그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李洙哲 “입주자대표회의의 소송수행권” 釜山判例硏究會 判例硏究 第16輯 575면 이하). 일찍이 대표회의가 원고로서 提訴한 사건에서, 서울고등법원이 대표회의를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입주자사단의 내부기관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그의 당사자능력을 부정하면서 訴却下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1990.12.20. 선고 90나25784 판결). 그런데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獨自的 組織體로 인정한다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하였다(1991.4.23. 선고 91다4478 판결). 대표회의에 대표자가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의에 따라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社團法人의 總會, 株式會社의 株主總會에도 대표자로서의 의장이 선임되어 있고, 자체로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그 총회들을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그리고 단지의 관리업무는 대표회의가 아니라 입주자사단의 집행기관인 대표회의회장과 이사가 수행한다. 대법원이 조직체와 그 내부기관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어떻든 이 대법원판결 이후 판례와 학설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는 쪽으로 굳어졌다(대법원 1997.11.28. 96다22365 판결, 동 2001.1.5. 선고 2000두2686 판결, 고준기 ‘사용자의 개념-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성’ 노동법학 제14호(노동법학회, 2002.6.), 윤성철 ‘아파트위탁관리제에 있어서의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 여부’ 노동판례평석모음집(중앙노동위원회, 2005). 이 대상판결도 그 예의 하나이다. 4. 대표회의의 管理權, 結語 대상판결은 집합건물의 공유부분을 제3자가 불법으로 점유하는 경우에, 그 소유권에 기하여 방해배제를 청구할 권한은 區分所有者가 각각 행사하거나 그 전원이 공동으로 행사할 수 있을 뿐, 대표회의는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한다. 관리란 보수, 교체 및 개량을 말한다(주택법시행령 제51조 제1항 제5호). 공유부분에 대한 방해배제를 청구하는 것은 단지의 관리에 속한다. 대표회의가 독자적 조직체라면, 구분소유자 전원으로부터 단지의 관리에 관한 권한을 수여받은 조직체일 것이다. 그리고 집합건물법이 棟別 管理團 이외에 團地管理團의 설립을 대비하고 있지만, 단지관리단이 설립되는 예는 거의없고 입주자사단과 대표회의가 실제로 단지관리단과 그 최고기관의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吳玟錫 전게). 그런 실정이므로 대표회의가 방해배제를 청구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구분소유자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집합건물법의 규정에 저촉되지도 않는다. 대법원이 대표회의를 독자적 조직체로 인정하면서, 구분소유자가 각각 행사할 수 있는 권한 조차도 그 조직체가 행사할 수 없다고 判示한 것은 법리에도 어긋나고 一貫性도 잃은 것이다. 대법원이 조직체의 내부기관에 불과한 것을 독자적 조직체라고 잘못 인정한 餘波로 이런 判示를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대법원은 이제라도 입주자사단이 원고로서 提訴한 것인데 그 표시를 잘못한 것이 아닌지를 原審더러 밝히라고 판시하면서 원판결을 파기환송하였어야 한다. 그러면 환송심이 원고로 하여금 그 표시를 “A아파트입주자사단 대표자 대표회의회장 ○○○”로 訂正하도록 명하고, 本案의 판단에 들어가 피고가 단지내 일부를 점유할 權原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가려 원고의 청구를 認容 또는 棄却할 것이다. 대표회의의 법적 지위를 바로 잡도록, 앞으로 주택법에도 집합건물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입주자사단이 당연히 설립된다는 규정을 정부가 신설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두 법의 一元化도 검토하기를 바란다.
2006-03-13
피의사실 공표를 중심으로한 명예훼손
<판결요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 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방법, 피의 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야 할것이다. <연구요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가 어떤 경우에 위법성을 갖는지에 관하여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판지에 찬동하나 간첩죄인 이 건에 있어 피의자에 대한 명예 훼손이 치명적이었음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배상액이 5백만원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대촉 상향 조정돼야 한다. 1. 사건의 개요. 가. 부산지방경찰청과 안기부 부산지부(이하 ‘부산지방경찰청 등’ 이라 한다)가 1996. 6. 이후부터 약 1년 이상의 내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원고 지은주는 대학재학시 일시 학생운동을 한 적이 있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재학중인 후배들을 만나고, 원고 지은주가 근무하는 일본어학원에서 1997. 3. 일본 오사카로 팩스를 보낸 사실이 있는데 그 상대방이 조총련 관련 인물이었다. 부산지방경찰청 등은 위와 같은 점 등에 비추어 원고 지은주가 조총련의 지시를 받아 학생운동을 배후 조정한 것으로 함부로 단정하고, 원고 서봉만, 같은 엄주영, 같은 지은주, 같은 배윤주, 같은 도경훈(이하 ‘원고 서봉만 등 5명’이라 한다)에 대한 간첩 혐의 부분의 수사를 개시하였다. 그리하여, 부산지방경찰청은 위 서봉만 등 5명에게 간첩죄를 적용하여, 1997. 9. 28. 부산지방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청구 받아, 본격적으로 조사하였으나, 위 각 원고들로부터 각 그들을 기소하기에 필요한 이렇다 할 증거가 나오지 않게 되자 초조한 나머지 검찰 송치 시점까지의 조사 과정에서 그들의 자백을 얻어 내기 위하여, 원고 서봉만 등 5명에게 폭행·협박 등을 행사하였다. 그 결과 위 서봉만 등 5명은 부산지방경찰청 등에서 결국 혐의 사실을 전부 시인하자, 1997. 9. 30.경 각 국가보안법 등의 죄명을 붙여 각 기소의견으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하였다. 나. 한편, 부산지방경찰청 등은 원고 서봉만, 같은 엄주영, 같은 지은주, 같은 배윤주, 같은 도경훈의 검찰 송치를 전후한 1997. 9. 29.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혐의 부분에 관한 수사발표를 같은 날 13:00에 할 예정으로 그 발표문을 연합통신 부산지부에 주었는데 그 주요내용은, 간첩인 원고 배윤주, 같은 지은주가 동아대학교에 재학시 자주대오에서 활동하다가 졸업후 도일하여 조총련에 포섭되어 노동당에 가입하고 조총련으로부터 경남지역 학생운동권을 포섭하고, 정치·노동운동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지시를 받고 활동자금을 교부받아 국내에 잠입한 후 후배들인 서봉만, 엄주영, 도경훈 등을 포섭하여 노동당에 가입하게 하고 그들을 통해 학생운동의 동향 등의 정보를 수집하여 조총련에 보고하였으며, 자주대오의 배후를 조종하였다는 등의 내용이었고, 연합통신 부산지부 기자 신정훈은 같은날 12:15 위 발표문을 토대로 연합통신기사 기재와 같은 기사 내용을 본사에 송고하였고, 그후 국내 주요 일간신문사들이 위 연합통신의 기사를 토대로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혐의사실을 그 발행신문들에 일제히 기사화하였다. 다. (1) 그후 원고들은 위와 같이 기소되어, 부산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음에 있어 간첩부분은 일관하여 부인하였으나, 같은 법원은 1998. 2. 16. 위 원고들에 대한 간첩부분을 포함한 공소 사실 전부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에 위 원고들은 위 1심 판결에 간첩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불복 항소하여 부산고등법원 98노 156호의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음에 있어 특히 간첩부분에 관하여 1심 때와 마찬가지로 극력 부인하였던 바, 같은 법원은 1998. 7. 2. 판결을 선고함에 있어서 위 원고들의 간첩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만한 적법한 증거가 없다고 하면서 위 원고들의 위 항소논지를 받아들여 나머지 항소이유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위 원고들에 대한 1심 판결을 전부파기한 후 간첩죄에 대하여는 각 무죄를 선고함으로서 위 원고들이 전부 석방되었고, 이에 대하여 검찰이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1999. 1. 26. 대법원 98도 2320호로 모두 기각됨으로서 위 항소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2) 그러자, 위 피고인들과 그 가족들은 1999. 6.경 자신들이 원고가 되어, 대한민국을 피고로 하여, 부산지방법원에 명예훼손으로 인한 위자료로 피고인들 자신에게는 각 금 3,000만원, 가족들에게는 각 금 1,000만원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0. 9. 19. 위 법원 99가합 9571호로 피고인들에게 각 금 500만원, 가족들에게 각 금 100만원을 인용하는 판결을 각 선고 받았다. 그후, 쌍방이 각 항소하였으나, 부산고등법원은 2000나 12570호로 각 항소를 기각하였고, 이건 상고에 이른 것이다. 2. 판시 내용의 분석. 가. 첫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위 내사 결과 확인한 사실은 겨우 위 원고 지은주가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는 것 등 지엽적인 문제점이 있을 뿐인데,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함부로 수사를 개시한 것은 결국, 위 서봉만 등 5명으로부터 우격다짐으로 자백을 받아내고 그 진실여부를 가려내겠다는 숨겨진 의도를 갖고 행하여진 것으로, 그 수사를 개시한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인지 여부. 둘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수사개시후 그 수사과정에서 위 서봉만 등 5명에 대하여 폭행·협박 및 부당한 회유 등을 하여 간첩혐의 부분에 대한 자백을 받아 내었는 바, 이는 형사소송법 제309조에 위반되는 위법한 수사이다. 그 결과, 그것이 임의성없는 자백이었음이 판결에 의하여 드러난 이상 수사기관이 피의자들을 수사하면서 그 자백의 취득과정에서 폭행·협박 등 구체적 위법 행위를 저지른 이상 해당 수사기관에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셋째,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위 서봉만 등 5명의 간첩 혐의 사실을 검찰송치를 전후하여 언론기관에 유출시켜 보도되게 함으로써 위 형법 제126조를 위반하였다. 그리고, 그 후 법원의 확정 판결에 의하여, 원고 서봉만 등 5명의 간첩 혐의 사실이 진실하지 않다고 판시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원고 서봉만 등 5명의 명예가 심히 훼손되었다. 그렇다면, 그로 인하여 그들의 부모들인 해당 원고들도 적지 아니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위 부산지방경찰청 등의 사용자에 해당하는 피고(대한민국)는 그 산하 부산지방경찰청 등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저지른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나.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2002. 9. 24. 선고, 2001다 49692 판결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첫째, 형사소송법 제195조에 의하면, “검사는 범죄의 혐의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범인, 범죄 사실과 증거를 수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수사는 수사기관의 주관적 혐의에 의하여 얼마든지 개시할 수 있으나 다만, 구체적 사실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정도의 제한만을 받는다. 그런데, 부산지방경찰청 등의 원고 서봉만 등 5명에 대한 간첩 부분 수사는 판시와 같이 구체적 사실에 근거를 두었고, 그에 관하여 1심의 유죄판결까지 받았던 이상 그 개시 자체가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와 반대 되는 나머지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둘째, 수사기관이 피의자들을 수사하면서 유력증거로 취득한 해당 피의자들의 자백이 임의성이 없는 것이더라도 그 취득과정에서 폭행, 협박 등 구체적 위법행위를 발견할 수 없는 이상 그것만으로 자백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을 넘어서 해당 수사기관에 불법행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셋째,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및 그 위법성 조각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가 위법성을 조각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공표 목적의 공익성과 공표 내용의 공공성, 공표의 필요성, 공표된 피의 사실의 객관성 및 정확성, 공표의 절차와 형식, 그 표현 방법, 피의 사실의 공표로 인하여 생기는 피침해이익의 성질,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판시내용 중 본고에서는 편의상 세 번째 내용만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3. 피의사실 공표와 불법행위. 가. 수사기관의 피의사실 공표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민들에게 그 내용이 진실이라는 강한 신뢰를 부여함은 물론, 그로 인하여 피의자나 피해자 나아가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하여 치명적인 피해를 주게 되므로, 익명 등을 사용함이 바람직하고 국민적 관심이 있는 사건에 관하여도 함부로 유죄로 오인될 수 있는 그 어떤 발표도 기소되기까지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1993. 11. 26. 선고, 93다 18389호 판결은 형사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이 제시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있다고는 할 수 없고, 또 피고인이 그 적시 사실이 진실이라고 확신하였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있는 것이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객관적 상황이 있음에 대한 증거가 없는 본건에 있어서는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여, 진실성을 오신한데 대하여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객관적 상황에 대한 입증이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면책된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고, 대법원 1996. 5. 28. 선고, 94다 33828호 판결 역시 신문 등 언론매체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그 기사 등 보도내용의 진실성이 증명되거나 그 입증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성의 오신의 판단 기준인 상당성은 진실성의 공공성에서와 같이 보도의 신속성 및 객관적 진실 파악의 곤란성 등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6. 5. 28. 94다 33828호는 일간신문사가 다른 언론매체의 보도내용을 마치 직접 취재한 것처럼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 기사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피해자 및 관련자와 접촉하려고 시도하였으나 그 방법이 부적절하였거나, 그 노력을 다하지 못하여 실패하자 더 이상의 사실 확인 노력도 하지 아니한 채 다른 근거 없이 만연히 기사를 작성한 경우, 일간신문이 신속성을 요구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언론매체에게 그 기사의 취재과정에서 그 기사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법행위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나. 한편, 오늘날 피의사실 공표로 인한 명예훼손이 가장 문제로 되는 것은 신문·텔레비젼·라디오 등 대중보도매체, 즉 매스컴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이다. 위와 같은 보도기관은 국민의 알 권리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할 의무가 있고, 이와 관련하여 사실의 진실성을 충분히 확인할 사이도 없이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보도할 가능성이 다분히 존재하게 된다. 또, 이러한 매체들은 영리적인 입장에서 타인의 구속 사유에 관한 것을 영장청구 단계에서부터 즐겨 보도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어, 이러한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보도는 보도기관의 발달로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전파되어 피해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가하게 된다 영장청구 범죄 사실이 기소되지 않은 경우, 즉 구속영장을 발부 받기 위한 목적으로 기소된 범죄 사실보다 훨씬 무거운 범죄 사실을 기재하여 언론에 보도되는 경우가 실무상 자주 있는 바, 지금까지는 대부분 그 불법성을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영장청구 범죄 사실이 기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범죄사실이 언론기관에 의하여 보도된 경우에는 그 불법성을 오히려 더욱 크게 문제 삼아야 한다. 다. 명예훼손죄와의 관계 참고로, 위와 같은 피의사실 공표의 결과 피의자의 명예가 훼손되는 동시에 발생되는 것으로 형법상 위 두가지 죄는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는 학설·판례가 없으나 피의사실 공표의 주된 보호법익이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억제하는데 있다고 봄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위법성 조각과 관련하여, 예컨대 피의자가 도주 피신하여 수사에 곤란을 겪고 있을 때에 시민의 협조를 구하기 위하여 라디오·텔레비젼·신문 등을 통하여 광고하는 경우라든가, 포악한 범인이 도주하여 시민생활을 위협하는 경우에 매스컴을 이용하여 경고하는 경우 등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행하는 정당한 행위로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수사활동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피의사실의 공표가 위법성이 조각되어 본죄의 성립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반대설은 피의사실의 공표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표의 이익에 관한 때에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아니한다고 본다. 이건 판시 내용에 직접 언급은 없으나, 피의사실 공표가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한 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기준을 제시한 점에 비추어 판례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입장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4. 결 어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사실 공표의 경우, 종전과 달리 그와 관련된 언론 보도로 인하여 명예를 훼손 당하였다는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가 차츰 증가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간첩죄인 이건의 경우, 피의자에 대한 명예훼손이 치명적이었음이 경험칙상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그 배상액이 금 500만원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대폭 상향 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가 기관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에서부터 기소하지 않을 범죄사실을 함부로 부풀려 기재하여 언론기관에 의해 보도되지 않도록 인권옹호에 관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언론기관은 보도 경쟁이나 독자의 흥미를 끌어 내어 그 발행 부수를 확장 시키려는 목적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피의자의 신원 등을 알 수 있도록 실명을 게재 하거나, 피의자의 변명이나 견해를 보도하지 아니하여 유죄임을 함부로 단정될 수 있도록 함부로 보도하는 사례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 특히, 스포츠 기사의 경우(장관이나 국회의원의 경우 K장관 R의원 등으로 표현하면서) 선수의 이름만 막바로 적시하여, “믿었던 000가 부진하여 패배 또는 000의 결정적 실책으로 결승점 헌납” 등으로 특정 선수의 명예를 함부로 마구 훼손하는 현재의 관행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이건 판결은 수사기관의 피의 사실 공표가 어떤 경우에 위법성을 갖는지에 관하여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판지에 찬동한다.
2003-05-19
수산업협동조합공제료납입지체와 실효약관
法律新聞 2605호 법률신문사 水産業協同組合共濟料納入遲滯와 失效約款 일자:1996.12.20 번호:96다23818 鄭鎭世 홍익대법학교수 법학박사 ============ 14면 ============ 【사 실】 「原告는 1993년12월1일 被告(水産業協同組合中央會)와 사이에 原告 所有의 근해 채낚기 漁船인 제108 해성호(총톤수 89톤)에 관하여 被共濟者는 原告, 共濟對象은 위 船舶이 海上에서 海上 固有의 危險인 沈沒·坐礁·衝突·風波의 이상한 作用에 의한 損傷·救助등에 의한 事故로 인한 損害, 共濟加入金額은 금2억7천만원, 共濟期間은 1993년12월2일부터 1994년12월1일가지, 共濟料는 금5백7만8천7백원으로 하되, 契約당일 제1회 共濟料는 금2백3만1천4백80만원을, 1994년3월1일과 같은해 6월1일에 제2, 3회 共濟料로 각 금1백52만3천6백10원을 納入하기로 하는 내용의 漁船普通共濟契約을 체결」하였는데,「위 共濟契約 締結 당시 原告는 被告와 사이에 漁船普通共濟約款에 따라 제2회 이후의 分納 共濟料에 대하여는 約定 納入期日의 다음날부터 起算하여 14일간의 納入猶豫期間을 두고, 原告가 그 猶豫期間의 末日까지 分納 共濟料를 納入하지 아니하면 猶豫期間이 끝나는 날의 다음날부터 共濟契約은 效力을 喪失하되, 共濟契約이 失效된 후에도 納入期日이 經過한 未納入 共濟料를 納入한 때에는 共濟契約은 有效하게 繼續되고 다만 被告는 共濟契約의 效力이 상실된 때로부터 未納入 分納 共濟料 受納日까지 사이에 발생한 事故에 대하여는 補償責任을 부담하지 아니하기로 約定」(失效約款)하였다.「原告는 위 共濟契約체결 당일 被告에게 제1회 共濟料를 納入하였으나 제2회 分納 共濟料 금1백52만3천6백10원은 그 納入猶豫期間이 經過한 뒤에도 納入하지 않고 있었는데, 위 해성호는 1994년5월15일 09시55분경 海上에서 操業을 마치고 歸港하던 중 颱風으로 인한 氣象惡化로 顚覆되어 沈沒」하였다. 原告는 (1)「이 사건 失效約款이 商法 제650조 제2항의 契約解止要件을 緩和하여 保險契約者에게 不利益하게 變更하는 것으로 商法 제663조에 의하여」그리고 (2)「約款의規制에관한法律 제9조 제2호에 따라」無效라고 主張하면서, 被告에 대하여 保險金을 請求하였다. 이에 대하여「被告는 原告의 代理人인 소외 이상열에게 제2차 分納 共濟料 納入期日 後인 1993년4월21일 및 같은해 5월3일 共濟料 納入을 各 催告하고, 催告 당시 失效約款上 猶豫期間 經過時까지 分納 共濟料를 納入하지 않을 때에는 契約이 失效된다는 것을 설명하였으므로 被告로서는 契約解止 豫告附 催告를 한 것이고, 따라서 原告가 위 催告 後 相當한 期間이 지나도록 分納 共濟料를 納入하지 아니하였으니 이 사건 共濟契約은 適法히 解止되어 그 效力이 없으며」,「이 사건 實效約款이 無效라고 하더라도 數次에 걸친 被告의 分納 共濟料 納入 勸誘에도 불구하고 原告가 이를 納入하지 않을 意思를 明示함으로써 共濟契約을 스스로 解止하였으므로 原告에게 위 共濟金을 支給할 義務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原審은「海上保險의 경우 商法 제663조 但書에서 本文의 不利益變更禁止 規定의 적용을 排除한 理由는 海上保險이 企業保險으로 保險加入者가 保險者와 去來上 對等한 地位에 있어 保險契約上 不利益을 당할 憂慮가 적다는 點을 고려한 것인데, 海上保險이라고 하더라도 이 事件의 경우와 같이 保險加入者가 小型漁船 所有者에 불과하여 保險者가 그 去來上 優越한 地位에 있는 경우에는 商法 제663조 本文의 不利益 變更禁止條項을 적용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約款規制法의 適用을 排除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는 理由로 被告의 主張을 排斥하고 原告의 請求를 認容하였는데, 大法院은 當院 1995년11월16일 선고 94다56852 全員合議體 判決을 引用하면서 다음과 같이 原審의 判決理由를 訂正하고 商法 제663조 本文의 不利益變更禁止 규정을 적용하여 被告의 上告를 棄却하였다. 【판 지】 「살피건대 상법 제663조 단서가 해상보험에 같은 법조 본문 소정의 보험계약자 등의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해상보험이 보험계약자와 보험자가 서로 대등한 경제적 지위에서 계약조건을 정하는 이른바 기업보험의 일종으로 보험계약의 체결에 있어서 보험계약자의 이익보호를 위한 법의 후견적 배려는 필요하지 않고 오히려 어느 정도 당사자 사이의 사적 자치에 맡겨 특약에 의하여 개별적인 이익조정을 꾀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고, 또한 해상보험에 있어서는 그 보험의 성격상 국제적인 유대가 강하고 보험실무상으로도 영국법 준거조항을 둔 영문 보험약관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므로,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여 규제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수도 없다(당원 1991년5월14일 선고 90다카24314 판결 참조)는 고려에서 나온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어선공제는 항해에 수반되는 행상위험으로 인하여 피공제자의 어선에 생긴 손해를 담보하는 것인 점에서 행상보험에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위 어선공제는 피고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실시하는 비영리 공제사업의 하나로 소형 어선을 소유하며 연안어업 또는 근해어업에 종사하는 다수의 영세어민들을 주된 가입대상자로 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어선공제는 공제계약 당사자들의 계약교섭력이 대등한 기업보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공제가입자들의 경제력이 미약하여 공제계약 체결에 있어서 공제가입자들의 이익보호를 위한 법적 배려가 여전히 요구된다 할 것이므로, 위에서 본 상법 제663조 단서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어선공제에는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적용을 배제하지 아니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해 설】 商法 제650조 제2항은 繼續保險料가 約定한 時期에 支給되지 아니한 때에는 保險者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保險契約者에게 催告하고 그 期間 內에 支給되지 아니한 때에는 契約을 解止할 수 있도록 規定하고, 商法 제663조는 本文에「위의 規定은 保險當事者間의 特約으로 保險契約者 또는 被保險者나 保險受益者의 不利益으로 變更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그 但書에「그러나 再保險, 海上保險등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大法院은 本件에서 繼續保險料의 納入遲滯로 인한 契約解止에 商法 제650조 제2항의 節次를 嚴格히 遵守할 것을 요구하여 1995년11월16일의 全員合議體 判決에 따르고 있는데, 나아가 이 事件 漁船共濟는 商法 제663조 但書의 立法趣旨에 비추어 그「海上保險」에서 除外하여 不利益變更禁止原則의 적용을 排除하지 아니함이 相當하다고 判示함으로써, 위의 全員合議體 判決前에 本件과 同一한 水産業協同組合이 運營하는 共濟事業에 관하여 종래의 判例를 飜覆한 1992년11월24일, 92다23629판결을 意識的으로 確認한데 意義가 있다. 다음에 水産業協同組合의 共濟事業은 商法 제663조 但書의 海上保險에서 除外하여 本件 失效約款에 그 本文의 不利益變更禁止原則을 적용해야 할 것인가를 檢討한 다음에, 失效約款이 이 原則에 違反하여 無效라고 認定되더라도 被告 共濟者는 保險金을 支給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一. 水産業協同組合의 共濟事業은 海上保險이 아닌가. 大法院은 水産業協同組合의 共濟事業을 商法 제663조 但書의「海上保險」에서 除外하는 理由로서「공제계약 당사자들의 계약 교섭력이 대등한 기업보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공제가입자들의 경제력이 미약하여 공제계약 체결에 있어서 공제가입자들의 이익보호를 위한 법적 배려가 여전히 요구된다」고 說示하였다. 原審은 法律上의 明文의 規定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判定을 하는데 躊躇하였다. 그러면서도 保險加入者가 小型漁船 所有者에 불과하여 保險者가 그 去來上 優越한 地位에 있음을 理由로 約款의規制에관한法律 제9조 제2호를 내세워 失效條項을 無效로 할 바에는, 大法院의 立場이 一貫性은 있는 態度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본 事案에 있어서 共濟對象인 船舶은 89톤이고 共濟加入金額은 2억7천만원이며 年間共濟料는 5백여만원이었다. 大法院은 어느 程度이면 共濟加入者를 그의 共濟約款에 대한 同意에도 불구하고 商法 제663조 但書의 明文規定上의「海上保險」에 관한 규정에서 除外하여 保護하는 것을 그칠 것인가, 本件의 共濟加入도 그의 職業活動의 一部로서 家計保險과 區別되는 企業保險에 속한다고 볼 것이 아닌지. 共濟事業은 構成員들이 거출한 基金으로 相互扶助·相互救濟하는 活動이므로 大規模營利企業이 分散된 大衆을 相對로 하는 營利保險에 있어서보다 私的自治가 尊重되는 分野라고 할 수 있다. 大法院은 水産業協同組合의 모든 共濟事業에 대하여 商法 제663조 但書의 적용을 排除하려는 意圖인가. 그러나 大法院은 前揭1992년11월24일 判決 後에도 同一한 水産業協同組合中央會의 漁船普通共濟約款의 堪航能力條件에 관한 1995년9월29일, 93다53028 判決에서 이 共濟事業이 海上保險이라는 理由로 商法 제706조 1호와는 달리 因果關係를 必要로 하지 않는 免責約款의 有效性을 認定하였다. 共濟者는 보험금을 받기 위하여는 공제료는 納入하지 않더라도 船舶의 堪航能力은 갖추어야 한다는 뜻인지. 二. 본건 失效約款은 不利益한가. 繼續保險料의 納入이 遲滯되는 것은 保險者가 保險契約者에게 保險料의 分割納入을 許容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問題이다. 分割納入을 許容할 것인지는 保險者의 判斷으로 決定할 事項이며 이를 許容하지 않더라도 商法 제663조 本文의 不利益變更禁止에 違背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分割納入을 許容하지 않는 경우에는 保險契約이 締結되었더라도 保險契約者가 最初의 保險料를 支給하기 前에는 保險事故가 發生해도 保險金을 支給받지 못하므로(商法 제656조) 保險料를 全額 納入할 것이다. 그래서 保險者가 이 分割納入을 許容하면서 保險契約者에게 分割된 繼續保險料를 約定된 期日까지 納入하도록 다짐하는 것은 不當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保險契約者가 이 다짐을 어겼을 경우에는 保險者가 商法 제650조 제2항의 規定보다 어는 程度까지는 簡單한 節次에 의하여 解止할 수 있음을 定하더라도 保險契約者j에게 特히 부당하게 不利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保險契約者가 이러한 다짐을 不利하다고 생각하면 처음부터 全額納入을 하면 될 것이고, 이 경우에는 保險者가 分割納入의 特約이 없는 狀態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것이 不利益變更禁止에 抵觸되는 狀況은 아니다. 본 事案외 被告組合 漁船普通共濟約款의 失效約款은 商法 제650조 제2항의 節次와 比較하여 問題가 될 뿐이지 그 自體가 程度를 지나친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特히 本 判決이 引用한 1995년11월16일의 全員合議體 判決에 따를 대 야기되는 證據保全을 위한 催告의 登記郵便費用등 業務의 不便을 생각하면 이 다짐을 어긴 保險契約者側의 保護와 比較하여 이 失效契約에도 合理性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三. 解止의 意思表示 더욱이 이 事件 失效約款이 無效라고 하더라도,「被告는 原告의 代理人인 소외 이상열에게 제2차 分納 共濟麗 納入期日 後인 1993년4월21일 및 같은해 5월3일 共濟料 納入을 各 催告하고, 催告 당시 失效約款上 猶豫期間經過時까지 分納 共濟料를 納入하지 않을 때에는 契約이 失效된다는 것을 설명하였으므로 被告로서는 契約解止 豫告附 催告를 한 것」이다. 本件에 있어서 原審과 大法院은 이 解止豫告附催告가 原告의 主張처럼 催告 後 相當한 期間이 지나도록 分納共濟料를 分納하지 아니하면 共濟契約은 當然히 解止되어 그 效力이 없다거나,「數次에 걸친 被告의 分納 共濟料 納入 勸誘에도 불구하고 原告가 이를 納入하지 않을 意思를 明示함으로써 共濟契約을 스스로 解止하였으므로 原告에게 위 共濟金을 支給할 義務가 없다」고 하는 것은 商法 제650조 제2항의 解止節次를 충실히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判斷한 듯하다. 法院은 解止豫告附催告만으로는 不足하고 解止의 意思表示가 別途로 必要하다는 立場인 듯하다. 그러나 商法은 제655조에서「保險事故가 發生한 後에도 保險者가 제650조, …의 規定에 의하여 契約을 解止한 때에는 保險金을 支給할 責任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保險者는 이 解止의 意思表示를 原告의 保險金請求後에 하더라도 保險金을 支給할 責任이 없다. 本件에서 保險者는 保險金 支給을 拒絶하면서 解止와 意思를 거듭 밝힌 셈이다. 그러므로 解止豫告附催告 以外에 相當한 期間이 經過한 後 다시 解止의 意思表示를 하지 않았다는 理由로 保險金의 支給을 命하는 것은 失效條項을 無效라고 하더라도 現行 商法의 解釋으로서도 不當하다. 
1997-06-09
대상청구권의 제한
法律新聞 2603호 법률신문사 代償請求權의 制限 일자:1996.12.10 번호:94다42825 嚴東燮 서강대법학과교수 법학박사 ============ 14면 ============ I. 事件의 槪要 원고는 먼저 이 사건 토지는 원고의 先代로부터 피고의 先代에게 名義信託된 재산임을 주장하고, 예비적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時效取得하였음을 주장하면서, 소외 점촌市가 이 사건 토지를 피고로부터 協議買受하고 지급한 補償金相當額을 不當利得 또는 損害賠償으로서 반환청구 하였다. 이에 대해 1심법원은 명의신탁사실은 인정치 않은 다음, 설사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고의 점유시효취득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가 소외 市로부터 보상금을 취득한 것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본 것으로는 볼 수 없고, 피고의 불법행위책임과 관련해서는 피고가 이 사건 토지에 대한 원고의 시효취득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93가단2571 판결). 이에 원고가 불복 항소하였다. 항소심은 대체로 1심판결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으며, 특히 이 사건 토지의 取得時效完成으로 인한 所有權移轉登記請求權은 이 사건 토지가 소외 市에 收用됨으로써 피고가 소외 市에 대해 가지게 된 補償金支給請求權에 轉移되었다는 원고의 주장과 관련하여, 취득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등기청구권은 관련 토지의 수용으로 인하여 취득하게 되는 보상금 지급청구권에 轉移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대구지방법원 94나1591 판결). 원고는 이에 다시 불복하여 상고하였다. II. 大法院 判決의 要旨 우리 민법상 履行不能의 효과로서 채권자의 塡補賠償請求權과 契約解除權 외에 별도로 代償請求權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해석상 대상청구권을 부정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지만, 占有로 인한 不動産所有權 取得期間 滿了를 원인으로 한 登記請求權이 이행불능으로 되었다고 하여 대상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하여는 그 履行不能 前에 등기명의자에 대하여 점유로 인한 부동산 소유권 취득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그 權利를 主張하였거나 그 취득기간 만료를 원인으로 한 登記請求權을 行使하였어야 하고, 그 이행불능 전에 위와 같은 권리의 주장이나 행사에 이르지 않았다면 대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봄이 공평의 관념에 부합한다. III. 評 釋 1. 머리말 이 판결은 대법원이 1992년5월12일 선고 92다4581·4598 판결을 통해 廣義의 履行不能의 한 효과로서 代償請求權을 인정한 이래, 최초로 그 成立要件의 차원에서 制限을 가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즉 1992년5월12일 판결 이래 우리 대법원은 원래의 채권의 목적물인 土地가 收用된 경우와 관련하여 대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럴 경우 대상청구권의 범위는『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한도』로 한다고 함으로써 그 효과의 차원에서 제한을 가하기는 했지만, 이 판결처럼 대상청구권의 성립요건과 관련하여 어떤 제한을 가한 적은 없었다. 여기서 本稿는 이러한 성립 요건상의 制限이 妥當한지의 여부를 중심으로 이 판결을 검토하고자 하며, 이를 위한 준비작업으로서 우선 대상청구권 전반에 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2. 代償請求權 전반에 관한 논의 (1) 認定與否및 認定範圍 독일민법 281조나 프랑스민법 1303조처럼 대상청구권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명문규정을 갖지못한 우리 민법하에서 이행불능의 한 효과로 대상청구권을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둘러싸고는 학설대립이 있다. 多數說은 衡平의 理念및 외국의 立法例(특히 독일민법)를 근거로 이를 널리 인정하는 입장을 취한다. 반면 小數說은 다른 법제도(제3자의 債權侵害, 債權者代位權, 危險負擔의 법리)에 의한 채권자의 구제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補充的 救濟手段으로서만 대상청구권을 인정하고자 하며, 주로 片務계약의 경우에 債務者의 責任 없는 事由로 給付不能이 이루어져 채무자가 채무를 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代償을 취득하고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대상청구권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한다. 한편 實務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992년5월12일 판결 이래 원래의 채권의 목적물인 土地가 收用(協議買受포함)된 경우와 관련하여 대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 생각건대 ① 채무가 법률의 규정이나 片務契約에 기초하여 발생한 경우 대상청구권을 인정치 않으면 우연한 사정으로 말미암아 채무자가 不當한 利得을 얻게 된다는 점 ② 雙務契約의 경우에도 危險負擔의 법리에 따라 애당초 계약자체가 전적으로 效力을 喪失하고 原狀回復關係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 當事者의 意思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③ 제3자에 의한 債權侵害가 성립하는 경우에도 채무자가 이미 제3자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았다면 채권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한다는 점 ④ 채무자의 責任없는 事由로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는 채권이 소멸하므로 채권자로서는 被保全權利가 없어 債權者代位權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 ⑤ 債權者代位權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채권자는 제3자에 대해 자신이 아니라 債務者에로의 履行을 청구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수설의 논거는 타당치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대상청구권은, 형식적으로는 부당하지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당치 못한 財産價値의 分配를 조정하고자 하는 衡平에 대한 考慮, 즉 만약 본래의 給付가 이루어졌다면 당연히 債權者에게 歸屬되었을 利益에 갈음하는 이익은 마땅히 그에게 귀속되어야 한다는 형평의 이념에 기초한 제도로서, 이러한 이념이 요청하는 한 이행불능전반에 걸쳐 널리 인정되어야 할 제도로 생각된다. (2) 成立要件 이상과 같이 대상청구권을 널리 인정하는 입장에 서서 그 성립요건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면 우선 대상청구권은 계약상의 청구권을 비롯한 모든 債權的 請求權과 관련하여 인정될 수 있다. 다만 원래의 채무는 特定物 또는 權利의 給付를 목적으로 하는 채무, 즉 주는 채무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급부가 後發的으로 不能이 되었어야 한다. 原始的 不能의 경우에는 애당초 채권채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대상청구권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후발적 불능에 해당하는 이상 債務者의 歸責事由 有無는 문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채무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급부불능이 된 경우에 위에서 언급한 형평의 이념에 따라 채권자에게 대상청구권을 인정하는 이상, 채무자의 귀책사유로 급부불능이 된 경우에도 대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후자의 경우에는 損害賠償請求權과 代償請求權이 競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상청구권의 성립요건으로서의 급부불능은 넓은 의미의 이행불능을 의미한다. 그리고 채무자는 代償 또는 代償에 대한 請求權을 取得했어야 하며, 후발적 불능을 야기한 사정과 이러한 대상의 취득 사이에 因果關係가 있어야 한다. 끝으로 불능으로 된 給付의 客體와 그 對價 사이에 同一性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예컨대 賃借目的物에 갈음하여 지급된 收用補償費 또는 損害賠償에 대해서는 賃借人의 代償請求權이 인정될 수 없다. (3) 效 果 대상청구권은 채권적 청구권이다. 따라서 채권자는 채무자가 제3자로서부터 취득한 代償 또는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해 가지는 代償에 대한 請求權의 讓渡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이며, 이에 따라 양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代償 또는 代償에 대한 請求權이 직접 채권자에게 歸屬되지는 않는다(同旨의 대법원판결로 1995년7월28일 선고 95다2074 판결; 1995년12월5일 선고 95다4209 판결; 1996년10월29일 선고 95다56910 판결 등이 있음). 다음으로 대상청구권의 範圍와 관련하여, 代償이 원래의 給付보다 많은 價値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 채무자는 그 超過利益도 포함하여 그 代償 全部를 채권자에게 양도하여야 하느냐의 문제가 등장한다. 여기서 학설상 대상청구권의 범위를 이행불능으로 인해 채권자가 입은 損害의 限度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과 그러한 제한을 부정하는 입장이 대립한다. 한편 판례는 머리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制限說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前記 대법원 1992년5월12일 판결). 생각컨대 不當利得에 관한 민법 741조의 해석상 수익자는 손실자가 입은 損失의 限度내에서만 이득을 반환하면 되므로, 비록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아니지만 크게 보면 역시 부당이득금지의 이념에 기초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대상청구권의 경우에도 동일한 제한을 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채무자의 歸責事由 없이 給付不能이 된 채무가 雙務契約上의 債務인 경우 원칙적으로 채권자는 민법 537조에 의해 자신의 채무를 면할 수 있지만, 채권자가 대상청구권을 행사한 이상 채권자의 채무는 그대로 존속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3. 이 사건 判決에 대한 檢討 이상으로 대상청구권전반에 관해 간단히 살펴 보았다. 여기서 전술한 대상청구권의 성립요건에 비추어 이 사건을 검토해 보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占有取得時效가 완성되어 원고의 登記請求權이 成立된 이후 피고와 소외 市간에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協議買受가 이루어져 피고의 給付義務는 不能狀態에 들어감과 동시에 피고는 이로 인해 代償을 취득한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일단 대상청구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判決은 앞의 II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취지로 원고의 대상청구권을 否定하고 있는 바, 판결의 이러한 태도는 과연 타당한 것일까?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판결이 드는 이유를 살펴 볼 필요가 있지만, 불행히도 판결은 공평의 관념이라는 매우 추상적인 근거만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판결에 숨겨진 의도를 추측해 보면, 아마도 이 사건판결은 대법원 1974년6월11일 선고 73다1276 판결과의 균형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즉 대법원 1974년6월11일 판결에 의하면, 부동산에 관한 取得時效가 完成된 후에 占有者가 取得時效를 主張하거나 이로 인한 所有權移轉登記請求를 하기 以前에는 登記名義人인 부동산소유자로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 時效取得事實을 알 수 없는 것이므로, 登記名義人이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處分했다하더라도 점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不法行爲責任을 지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는바, 이 사건 판결은 이와 동일한 法理가 代償請求權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代償請求權은 給付不能에 관한 채무자의 歸責事由有無를 不問하고 債務者가 取得한 代償을 債權者에게 歸屬시키고자 하는 제도이다. 그리고 이 제도는 애당초, 채무자의 歸責事由 없는 給付不能의 경우에 채무자가 자신의 給付義務를 면하면서도 利益은 그대로 保有하게 되는 不合理한 結果를 是正하고자 하는 로마법및 독일보통법상의 원칙에서 출발한 것이었다(commodum eius esse debet, cuius periculum est: 危險을 負擔하는 사람에게 利益이 歸屬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판결은 占有取得時效完成을 이유로 하는 所有權移轉 登記請求權의 경우에는 그 履行不能前에 占有者가 그 權利를 主張하거나 行使한 경우(따라서 登記名義人인 부동산소유자가 時效取得完成事實을 認識한 경우)에만 代償請求權이 成立한다고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채무자의 歸責事由 있는 給付不能의 경우에 준하는 경우에만 代償請求權이 成立한다는 결론을 도출해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위에서 언급한 대상청구권의 본래적 취지에 비추어 보면 주객이 전도된 결론임이 분명하다. 요컨대 이 사건판결은 損害賠償請求權과 代償請求權을 混同함으로써, 代償請求權의 成立要件과 관련하여 不必要한 要件을 追加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원고의 대상청구권은 인정되었어야 마땅하며, 그럴 경우 원고의 대상청구권에 굳이 어떤 制限을 가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效果의 次元에서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즉 代償請求權과 不當利得返還請求權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兩者 모두 不當利得禁止의 이념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의 경우처럼 채무자가 善意인 경우에는 不當利得의 法理에 따라 代償請求權의 範圍를 現存利益의 返還으로 한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4. 맺음말 글머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 대법원은 1992년5월12일 판결 이래, 본래의 급부목적물이 收用된 경우와 관련하여 대상청구권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일련의 판결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代償請求權의 具體的인 內容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남아 있으며, 이는 앞으로의 學說과 實務에 맡겨진 과제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판결처럼 애당초 代償請求權의 本領에 속하는 事案에 대해 不必要한 要件을 追加함으로써 아예 代償請求權의 成立을 否定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상청구권제도의 본래적 취지를 왜곡 변질시키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1997-06-02
타점권입금의 경우 예금계약의 성립시기
法律新聞 2601호 법률신문사 他店券入金의 경우 預金契約의 成立時期 일자:1990.2.23, 1995.6.16 번호:88다카33657, 88다카33664, 95다9754, 95다9761 최준선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5면 ============ I. 사건개요와 대법원 판결요지 〈사건I〉 피고(반소원고, 피상고인)김태주는 발행인 임용덕, 액면 금6천4백65만원, 지급인 경남은행 (주)(원고, 반소피고, 상고인)으로 되어 있는 당좌수표를 부산은행 충무로지점의 자신의 보통예금구좌에 입금하였다. 이 수표는 발행인의 예금부족으로 부도 되었으나, 경남은행이 사무착오로 부산은행에 어음교환소규약에 따른 부도통보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피고는 부산은행으로부터 정상적으로 수표금 상당액을 인출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사건이다. 〈대법원의 판결요지〉 피고로부터 소지인출급식 수표의 예입을 받은 소외은행이 원고은행에 교환을 의뢰하여 위 수표가 발행인의 예금부족으로 지급거절되었음에도 원고은행 직원의 착오로 수표의 미결제통보를 받지 못한 소외은행으로부터 피고가 수표금상당액을 지급받은 경우에 위 소표의 인도로 인하여 소외은행은 위 수표상의 권리를 양도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수표상의 권리자로서 발행인에 대하여 수표금상환청구를 할 수 있으니 부도된 수표가 피고에게 반환되지 아니한 이상 피고가 위 금액을 지급 받았다 하더라도 피고가 지급받은 수표금 상당액이 법률상 원인없는 이득이라 할 수 없으므로 부당이득이 성립되지 아니한다. 〈사건 2〉 원고 오해순은 동양신약(주)이 발행한 액면 금5천만원, 지급인 피고 한일은행(주) 원효로지점으로 된 당좌수표 1장을 피고은행 대구 성당동지점에 개설되어 있는 저축예금구좌에 입금하였다. 성당동지점은 동은행 장충동지점을 거쳐 어음교환을 통하여 원효로지점에 지급제시를 하였다. 원효로지점은 동 수표가 부도수표임을 확인하고 장충동지점에 부도통지를 하였으나 장충동지점 담당직원의 사무착오로 성당동지점에 부도통지를 하지 아니하였고, 성당동지점은 당좌수표가 정상적으로 결제된 것으로 입금처리 하였으며, 원고는 현금6백만원과 4천4백만원 상당의 자기앞수표 2매로 인출하였다. 이후 성당동지점은 수표의 부도를 이유로 입금처리를 취소하고, 원고가 인출한 자기앞수표 2장에 대하여 사고계를 접수시켰다. 후에 원고가 위 자기앞수표에 대한 지급을 구하자 은행은 지급을 거절하므로 訴를 제기하였다. 한편 은행은 착오에 의한 예금입금행위를 취소와 동시에 反訴(부당이득금반환 등)로서 원고가 인출한 현금과 자기앞수표 2매의 반환을 구하였다. 〈대법원 판결요지〉 예금자가 추심을 의뢰한 당좌수표의 지급지 점포에서는 부도통지를 하였는데 그 도중에 중개점포 담당직원의 실수로 추심을 의뢰한 점포에 부도사실이 통지되지 아니함으로써 추심을 의뢰한 점포가 부도된 사실을 모른 채 위 당좌수표가 정상적으로 추심된 것으로 알고 그 액면금 상당의 입금이 이루어진 것으로 처리하고 이를 인출하여 준 경우, 이는 추심절차상의 사무착오로 인하여 입금되지 않은 금액을 입금된 것으로 잘못 알고 그 금액을 인출하여 준 것에 불과하고 이로써 추심결제를 확인한 것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증권에 의하여 추심할 금액 상당의 예금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II. 연 구 1. 문제의 소재 위 두 사건에서는 타점권인 어음·수표를 입금한 경우 예금계약의 성립시기는 언제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현재 금융기관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은행예금거래기본약관」(이는「은행수신거래기본약관」이 1995년에 개칭된 것이다)이 규율하고 있다. 위 사건은 동 약관조항의 해석과 적용 및 어음교환규약상 부도반환시한을 위반하였을 경우의 효과에 관한 판결이다. 2. 예금계약의 성립시기 은행수신거래기본약관(이하 약관이라 한다)은 그 내용이 크게 문제되지 아니하는 한 고객과 은행간의 예금관계를 규율하는 기본적인 계약내용이 된다. 이에 의하면 예금계약의 성립시기는 다음과 같다. (1) 현금입금의 경우 현금입금의 경우 예금계약이 성립하면 즉시 계약의 효력도 발생한다. 예금계약의 성립시기에 관하여는 ① 예금자와 은행사이의 의사의 합치만으로 성립한다고 보는 낙성계약설과 ② 의사의 합치 외에 금전의 인도·확인까지 종료되어야 한다고 보는 요물계약설로 견해가 나뉜다. 현재의 통설·판례(대법원 1996년1월26일 선고, 95다26919 판결등 참조)는 요물계약설을 취하고 있다. 약관 제7조 제1항 제1호에도「현금으로 입금했을 때 은행이 이를 확인했을 때 예금이 된다」고 규정하여 이와 같은 취지를 정하고 있다. (2) 어음·수표를 입금한 경우 (가) 자점권의 경우 약관 제7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개설점에서 지급해야 할 증권은 그날 안에 결제를 확인하였을 때 예금계약이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결국 자점권을 수령한 때가 아니라 발행인의 잔고에 대한 은행의 확인이 종료된 때에 비로소 예금계약이 성립한다는 결과가 된다. (나) 타점권의 경우 은행이 타점권을 수령한 경우에 관하여는 증권의 교부를 현금의 교부와 동일시 하여 ① 증권을 교부받은 즉시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효력도 발생하되 부도가 나면(해제조건) 처음부터 무효가 된다고 보는 견해와(양도설: 이 견해를 취하는 판례로는 위 〈사건 1〉판결을 비롯하여, 대법원 1966년2월22일 선고, 65다2505 판결; 대법원 1970년4월14일 선고, 69도2461 판결; 대법원 1987년5월26일 선고, 86다카1559 판결; 대법원 1990년5월8일 선고, 88다카5560 판결등 참조), ② 은행이 증권을 수령한 것은 은행이 추심위임을 받은 것이므로 증권을 수령한 때 예금계약은 성립하지 아니하고 부도가 나지 아니한 것이 확인되면 그때 비로소 예금계약이 성립된다(이른바 정지조건)고 보는 견해(추심위임설)가 있다. 일본의 판결은 한결같이 추심위임설을 취하고 있다(仙臺高裁 1965년8월30일 판결, 東京高裁 1966년4월22일 판결, 東京地裁 1968년12월21일 판결, 最高裁 1971년7월1일 판결; 最高裁 1971년5월20일 판결등 참조). 「은행예금거래기본약관」은 추심위임설에 의한 것과 동일한 취지를 규정한다. 즉, 동약관 제7조(예금이 되는 시기) 제1항 제3호는 증권으로 입금·계좌송금 했을 때, 은행이 그 증권을 교환에 돌려 부도반환시간이 지나고 결제를 확인했을 경우에 예금이 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약관의 효력이 부정되지 않는 한 양도설과 추심위임설의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다) 어음교환제도 타점권을 입금한 경우에는 어음교환제도를 이용하여 추심을 하게 된다. 위 약관에서는 타점권 입금의 경우 예금계약의 성립시기에 관하여「그 증권을 교환에 돌려 부도반환시간이 지나고 결제를 확인했을 경우」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부도반환시한이 예금계약의 성립여부에 중요한 관건이 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서울어음교환소규약(1996-1-02) 제68조 제2항에 의하면,「…교환어음 지급은행은 수취한 어음중 결제가 되지 아니한 어음에 대하여는 일정시각(평상일일 경우에는 교환일 영업시간 종료 2시간 전까지)제시은행 앞으로 위 사실을 통보하여야 하며 이러한 통보를 하지 아니한 어음은 부도어음으로 반환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위의 두 사건에서도 은행직원의 실수로「부도반환시한」까지 부도의 통보를 하지 아니하였다. 이 경우에는 사후에 부도가 되더라도 그 부도어음을 반환할 수 없다. 그러나 어음교환소규약상의「부도반환시한」은 어음교환에 참여하는 은행사이의 내부적인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교환업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제정된 자치규약에 불과하다. 따라서 예금계약의 성립여부나 은행과 예금자 사이의 대외적인 법률관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는 어음교환소규약이 법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이에 비하여 위 약관은 은행과 고객간에 합의된 계약서이다. 따라서 이 약관이 어음교환소규약보다 우선하여 적용됨은 당연한 것이다. III. 결 언 대법원 판결은「타점권이 입금된 경우 어음교환을 통해 지급지 점포에서 타점권의 추심이 이루어진 때에 비로소 예금계약이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결하였다. 이는「예금거래기본약관」제7조 제1항 제3호를 해석한 결과 그렇게 된 것이다. 이로써 예금계약은 현금입금이든, 증권입금이든 모두 은행의 확인절차가 끝나야 성립되는 것으로 된다. 사건의 개요에서 보는 바와 같이 두 사안의 사실관계는 매우 유사하다. 그럼에도 결론은 정반대이다. 부도된 당좌수표에 대하여 〈사건 1〉에서는 예금계약의 성립시기에 관한「양도설」을 취하여 은행이 손실을 부담하였으나, 〈사건 2〉에서는「추심위임설」을 취하여 소지인이 이를 부담하게 되었다. 필자의 견해로는 〈사건 1〉의 판결은 실무를 무시한 판결이고, 〈사건 2〉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法院만 나무랄 수도 없는 것이, 〈사건 1〉에서는 은행측 변호사가 부당이득의 반환을 주장하였고, 〈사건 2〉에서는 예금계약 자체의 불성립을 주장한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건 2〉의 판결은 정당한 결론이지만 종래의 판결을 파기할 때에는 법적 안정성의 관점에서 합의체판결이 필요하지 아니하였나 생각된다. 그간 법률이 달라지거나, 은행약관의 내용이 크게 개정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1997-05-26
준칙과 사법심사
法律新聞 2596호 법률신문사 準則과 司法審査 일자:1997.1.21 번호:95누12941 李光潤 성균관대법대교수 법학박사 ============ 15면 ============ I. 大法院의 判旨 1)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한 자동차운수사업면허는 特定人에게 특정한 권리를 설정하는 행위로서 法令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것이고, 그 免許를 위하여 정하여진 순위내에서의 운전경력 인정방법의 기준 설정 역시 行政廳의 裁量에 속한다 할 것이므로, 설정된 기준이 客觀的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보여지지 않는 한 이에 기하여 운전경력을 산정한 것을 違法하다고 할 수 없다. 2)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在任期間 동안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한 경우에만 운전경력으로 認定할 수 있다고 명시한 서울특별시의 1993년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 그 내용이 합리적이 아니라고 보여지지 아니한다. 3) 서울특별시가 정한 개인택시운송지침은 裁量權 行使의 기준으로 설정된 行政廳의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므로, 대외적으로 국민을 기속하는 法規命令의 경우와는 달리 외부에 告知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4)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에 있어 연월차휴가일수 및 민방위휴가일수는 개인택시면허사업지침에 의한 운전경력산정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II. 事件槪要 서울특별시의 1993년도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 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在任期間을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한 경우에만 운전경력으로 認定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노동조합의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代行하였던 原告는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대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위의 지침을 엄격히 適用할 경우, 운전경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사정에 있었으며, 총무 역시 마찬가지 사정에 있었다. 이에 따라 위 지침을 適用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를 거부한 서울 특별시장을 상대로 하여 原告들이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제외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다. III. 評 釋 1) 準則에 의한 行政 大法院의 判決內容에 의하면 法令에 특별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한 자동차운수사업면허 행정을 위하여 서울특별시장은 정하여진 순위내에서의 운전경력 인정방법의 기준을 설정한 개인택시운송지침을 정하였다. 이와 같이 行政廳이 개별적 처분을 할 수 있는 裁量權을 향유하고 있거나 미약한 조건적 제약밖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사전에 정한 권한행사의 기준을「準則」(directive)이라고 한다. 벨기에 法과 이태리 法에서 유래한「準則」이라는 行政의 활동 양식은 일관성 있는 行政作用을 유도함으로써 행정객체간의 자의적 차별을 방지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準則은 行政廳에 대하여 명령하는 것이 아니고 유도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行政廳은 항상 처분에 대한 裁量權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공익상의 이유가 있으면 準則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2) 準則을 적용한 處分의 裁量行爲性 準則을 적용한 處分도 裁量行爲이기 때문에 裁量權의 逸脫·濫用에 해당하지 않는 한 부당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처분의 위법성을 심사하기 위하여 사안에서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제외처분이 裁量權 行使의 逸脫·濫用에 해당하는지, 즉 1.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는지 2. 목적위반 내지는 동기위반이 있는지 3. 平等原則에 위반되는지 4. 比例原則에 위반되는지 또 5. 공정한 절차에 의하여 면허가 거부되었는지 등의 명백한 판단의 오류(erreur manifeste d'appreciation)가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야 한다(controle minimum). 그런데 大法院은「설정된 기준이 客觀的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보여지지 않는 한 이에 기하여 운전경력을 산정한 것을 違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사안에서의 면허제외처분은 準則을 기계적으로 적용한데 지나지 않는 것으로 處分의 위법성여부는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 지침의 내용의 合理性여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合理的 準則에 근거한 처분은 사실상 기속행위로 본다는 논리가 되기 때문에「…자동차 사업면허는…行政廳의 裁量에 속하는 것」이라고 본 스스로의 논리에 모순된다. 뿐만 아니라 處分의 적합여부는 準則에 대한 적합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고 본 大法院 1993년6월29일 93누5635; 1994년3월8일 93누21958; 1990년10월12일, 90누3546 판결들과도 모순된다. 行政廳은 재량이 부여된 처분을 할 경우에 準則을 설정하였다고 하더라도(설령 準則의 내용이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準則은 명령이 아니기 때문에 準則을 맹목적으로 적용하여서는 안되고 개개의 사건을 조사한 후 개개의 사건이 準則이 설정한 기준에 비추어 특수성이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 공익상의 정당성(상대방의 신뢰보호, 평등의 원칙, 비례의 원칙 등)이 인정되면 準則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사안에서 원고는 노동조합의 부조합장으로서 조합장의 직무를 대행하였다면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운전경력을 인정하고 있는 위 면허지침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공익상 정당화 되지않겠는가란 의문이 든다. 3) 準則의 行政規則과의 相異性 우리나라의 다수학설은 準則을 行政規則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行政組織의 내부에서는 강제적 법적 효력을 가지는 法規範, 즉 행정명령인 行政規則과는 달리, 準則은 유도하는 것일 뿐으로 명령과 권고의 중간적 성질을 가질 뿐이다. 또 行政規則이 법률보충적 또는 법률대위적 기능을 지니게 될 때는 실질적으로는 法規命令으로 취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헌재 1992년6월26일, 91헌마25; 헌재 1990년9월3일 90헌마13, 대법원 1994년3월8일, 92누1728; 대법원 1990년7월27일, 90누3768 판결 등 참조. 단 憲法上의 근거에 대하여는 별론으로 하고 다음 기회에 검토하기로 한다). 따라서 行政規則의 법규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대외적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準則은 행정객체에 대하여 직접적인 효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또한 準則은 법규성이 인정되지 않는지 단순한 內部的 效力만을 갖는 (해석적)행정규칙과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르다. 1. 行政廳은 행정객체에 대하여 準則을 이유로 대항할 수 있다. 2. 행정객체도 準則을 이유로 行政廳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 3. 구체적 사건성을 전제로 하여 準則의 合法性에 대하여 심사할 수 있다(꽁세이데따 1970 Credit foncier de France판결 및 1973 Societe Gea판결 참조). 4) 準則의 判別 基準 準則은 재량권 행사의 기준이라고 하는 행정의 활동 내용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行政廳이 정한 기준이 準則인지, (解釋的)行政規則인지 아니면 法規命令에 해당하는 것인지의 여부는 명칭에 구애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명칭이 시행규칙으로 되어 있건, 고시나 사무처리규정으로 되어있건, 그 내용이 재량권행사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면 그의 일부 또는 전부가 準則이며 명칭이 요강, 지침, 준칙 등의 準則에 해당하는 용어들로 이름이 붙여졌다 하더라도 명칭에 맞게 準則인 경우도 있지만 法規命令에 해당하는 것도 있고, (解釋的)行政規則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즉 法規命令이나 行政規則의 형식으로 정해진 처분권 행사의 기준이라 하더라도 裁量權이 부여되어 있으면 準則이고, 특정한 형식없이 막연히 준칙, 요강, 지침 등의 이름으로 정해진 기준이라 하더라도 처분권 행사에 대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지 않으면 準則이 아니다. 본 사안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은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準則임이 명백하다. 5) 準則에 대한 合法性 審査 準則은 행정객체의 법적지위를 직접적으로 수정하지 않으므로 어떠한 경우든 처분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러나 準則을 적용한 구체적 처분이 있고 이 처분을 상대로 하여 항고 소송이 제기되면 문제가 달라진다. 이 경우 구체적 처분이 裁量行爲라 하더라도 재량행위에 대하여도 최소한의 통제(controle minimum)는 행하여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 처분이 準則을 적용한 것이라면 準則이 법률이나 법규명령의 목적이나 동기에 위반함은 없는지, 平等原則이나 比例原則에 위반함은 없는지, 공정한 절차적 권리는 보장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살펴보아야 하고 그 결과 명백한 위반이나 중대한 절차상의 흠은 위법한 準則으로서, 위법한 準則을 적용한 처분도 裁量權을 남용하거나 중대한 절차를 흠결한 위법한 처분이다. 본 사안에서 자동차 운수사업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의 기준으로 일정한 운전경력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법 취지에 비추어 노동조합 업무만을 전담한 노조 전임간부 중 노동조합장에 한하여 재임기간동안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기타 노조간부는 제외하고 있는 위 지침은 平等 原則에 반한다고 볼 수 있으며 나아가 노동조합장에 대하여 운전실무에 정상적으로 종사하지 않은 기간을 운전경력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은 法의 동기나 목적에 위반 한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이 든다. 일단 準則의 합리성에 관한 판단을 한 재판부의 태도는 합리적이다. 6) 準則의 裁判規範性 準則이 裁判規範이 되기 위하여는 對外的 效力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準則은 行政客體의 지위를 직접적으로 수정하지는 않으므로 직접적인 대외적 효력은 없다. 그러나 準則을 적용한 구체적 처분은 대외적 효력을 가지므로 이 경우에는 구체적 처분을 매개로 하여 대외적으로 간접적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準則을 적용한 처분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裁判의 근거규범이 된다고 보아야 한다. 사안에서 大法院은 합리적인 내용의 準則을 적용한 면허제외처분을 적법하다고 하면서 개인택시운송사업면허지침을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다고 보아 대외적 효력을 부인하고 있는 듯 한 논지는 논리적 타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7) 準則의 公表與否 準則은 경우에 따라 간접적 효력을 가지므로 이를 公表하는 것이 行政의 투명성의 견지에서나 국민의 신뢰보호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사안에서 大法院은 '대외적으로 국민을 기속하는 법규 명령의 경우와는 달리 외부에 告知되어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있으나 공표되지 아니한 裁判의 근거규범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는 1978년7월17일 法律에 의하여 準則을 공표하고 있다. 8) 用語使用의 問題 사안에서 大法院은「行政廳의 內部의 事務處理 準則에 불과하므로」라고 하여「사무처리준칙」이란 용어를 법규성이 없는 단순한 내부조치로서의 行政規則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準則은 성격이 다르므로 법리적 혼동을 가져올 수 있는 무분별한 용어의 사용이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IV. 結 이상에서 보건데 大法院의 판지는 準則의 법적 성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裁量權 行使의 方法에 대한 통제의 치밀성이 엿보이지 않는다. 본래 가장 중시해야 할 제요소, 제가치를 不當·安易하게 경시하여 그 결과 당연히 다해야 할 考慮를 다하지 아니하고, 또는 본래 考慮하지 말아야 할 것을 考慮하고 혹은 본래 과대하게 평가해서는 안될 사항을 과중하게 평가하여 이런 것들에 의해 大法院의 판단이 좌우되지나 않았나 하는 걱정이 든다(東京高判 昭和47<1962>.7.13 판결 참조). 
1997-05-05
법인격부인과 기판력·집행력
法律新聞 2588호 법률신문사 法人格否認과 旣判力·執行力 일자:1995.5.12 번호:93다44531 鄭鎭世 홍익대법경대교수 법학박사 ============ 14면 ============ 【사 실】 被告會社와 소외 주식회사 진보종합(이하 訴外會社라고 한다)은 企業의 形態·內容이 實質的으로 同一하고, 被告會社는 訴外會社의 債務를 免脫할 目的으로 設立된 것인데, 原告는 訴外會社에 대한 確定判決上의 債務의 履行을 被告會社에게 請求하여 承繼執行文付與의 訴를 提起하였다. 【판 지】 「피고회사가 소외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소외회사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회사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권리관계의 공권적인 확정 및 그 신속 확실한 실현을 도모하기 위하여 절차의 명확·안정을 중시하는 소송절차 및 강제집행절차에 있어서는 그 절차의 성격상 소외회사에 대한 판결의 기판력 및 집행력의 범위를 피고회사에까지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해 설】 一. 法人格否認의 法理라 함은 일반적으로 會社가 法人格을 濫用하여 不法에 利用하거나, 기타 法人制度의 目的에 비추어 會社에게 形式的 獨立性을 貫徹하는 것이 正義·衡平의 理念에 反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그 會社의 存在를 全面的으로 否定하는 것이 아니라 이 會社의 法人으로서의 存在는 認定하면서 特定한 事案에 대하여 法人格의 機能을 否定하여 會社와 그 構成員인 株主를 法律上 同一視하는 法理라고 설명된다. 不完全한 人間의 努力으로 制定된 實定法은 具體的 事案에 그대로 적용하였을 경우에 衡平에 어긋나는 결과가 되는 때가 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의 自然法論에서도 衡平의 觀念이 實定法을 最終的으로 是正하는 超正義(super-justice)로서 役割을 한다고 하였다. 法人格否認의 法理도 法人格이 實定法이 規定한 形式的 節次에 따라서 一旦 부여된 경우에도 具體的 事案에서 나타내는 不當한 結果를 是正하기 위하여 마련된 原則으로서, 權利濫用의 法理가 實定法上 인정된 權利를 具體的 경우에 衡平에 어긋나는 結果를 是正하기 위하여 적용되는 것과 같은 理致이다. 그래서 實定法을 尊重하여 權利濫用의 法理는 그 自體가 濫用되지 않도록 그 適用을 自制할 것이 要請된다. 이러한 要請은 法人格否認의 法理에 대해서도 최소한 大陸法에 있어서는 수긍되어 왔다. 法人格否認의 法理의 實定法的 根據로서 權利濫用의 禁止를 규정한 民法 제2조 2항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共通性 때문이다. 技術的으로도 一般條項은 그 要件이나 效果가 不分明하기 때문에 당해 具體的 事案에 관하여 特別規定이 있으면 이를 먼저 適用하는 것이 順理이다.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적용하기 위한 要件과 效果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形骸事例, 濫用事例 등으로 分類하는 試圖에 의해서도 充分하다고 할 수는 없는 狀況이다. 二. 그래서 우리나라 大法院도 1977년5월24일, 76다1688·1689와 1977년9월13일, 74다954 判決에서 原審(서울高判 1974년5월8일, 72다2582와 1976년5월27일, 75다616·617)이 적용한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避하고 事案을 處理하여 이 法理에 대하여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다가 대법원 1988년11월22일 선고, 87다카1671 제1부 판결은,「株式會社 현대미포조선소」가 契約書上 船舶所有者로서「칩스테드 리미티드」로 記載된 相對方에 대한 船舶條理費債權의 保全을 위하여 當該 船舶을 假押留한데 대한 第三者異議의 訴에서「원고 및 토우체스트 쉽핑 리미티드와 칩스테드 리미티드는 외형상 별개의 회사로 되어있으니 원고 및 토우체스트 쉽핑 리미티드는 이 건 선박의 실제상 소유자인 칩스테드 리미티드가 편의치적을 위하여 설립한 회사들로서 실제로는 사무실과 경영진 등이 동일하므로 이러한 지위에 있는 원고가 법률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회사라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할 것이다」라고 判示하여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처음으로 적용하여 請求를 排斥하였었는데, 이에 대하여는 이러한 事案에서 반드시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適用해야 할 必要性이 있었는지 疑問이 提起되었다(鄭東潤, 會社法 [第四全訂版], 法文社 1996년, 29면 참조). 그런데 事件의 承繼執行文付與의 訴에서는 確定判決의 旣判力·執行力은 法人格否認의 法理에 의해서도 被告會社에 擴張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日本에서도 最高裁判所 第一小法廷 昭和44(1969년)2월27일 判決에서 A가 電氣器具類販賣業을 稅金對策上 株式會社(Y)의 組織으로 하여 經營하고 있었는데, 그 店鋪의 賃貸人 X는 이를 A의 個人企業이라고 믿고 A를 相對로 한 店鋪明渡請求訴訟中에 A가 明渡를 約束하여 和解가 成立하였다. 그러나 A는 Y會社는 別個의 法人格이 있음을 理由로 Y會社가 使用하는 部分의 明渡를 拒絶하여 X는 Y會社를 被告로 하여 本 訴訟이 提起되었는데, 第1審과 原審은 이 和解에 Y會社도 A를 通하여 代表되었다는 理由로 X의 請求를 認容하였다. 그러나 上告審은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適用하여 Y會社는 A와 同一한 實體임을 認定하여 Y會社의 上告를 棄却하였다. 그런데 上告審은 判決文中 括弧內에「訴訟法上의 旣判力에 관하여는 別個의 考察을 要하며, A가 店鋪를 明渡해야 한다는 趣旨의 判決을 받더라도 그 判決의 效力은 Y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設示하였다. 그런데 日本 最高裁判所는 執行文付與의 訴에 대하여 昭和53(1978년)9월14일 第一小法廷 判決에서 實際로 이 傍論을 따랐다. 이 判決에 있어서는 原告 X는 養豚業을 經營하는 株式會社 上田養豚(앞으로 A會社라고 稱함)에 대한 損害賠償請求訴訟의 제1심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는데, 이 A會社는 X에 대한 損害賠償債務를 포함한 多額의 債務를 負擔하여 經營困難의 狀態에 있었다. 그래서 그 代表理事 B등은 이 債務들을 事實上 免하려는 意圖下에 이 事情을 알고 있는 B의 妻男 C가 出資를 하고 다른 데서 融資를 받아 새로이 本件 被告인 上田養豚會社(앞으로 Y會社라 稱함)를 設立하여 A會社로부터 營業設備 一切 및 飼育中의 도야지를 無償으로 讓受하고 그 從業員을 그대로 引繼하여 이에 의하여 養豚業을 經營하였는데, C는 養豚業에 經驗이 없어 Y會社의 經營陣도 A會社의 任員들에게 맡겨져 運營하였다. X의 A會社에 대한 損害賠償請求訴訟은 그 後 第2審에서 X의 勝訴判決이 確定되었으나 A會社는 全혀 資産이 없게 되어 有名無實한 存在가 되었으므로 X는 이로부터 權利의 滿足을 얻는 것은 事實上 不可能하게 되어, A會社와 Y會社는 實質的으로 同一會社이며 A會社에 대한 判決의 效力은 Y會社에도 미친다고 主張하여 Y會社에 대한 執行文付與의 訴를 제기하였다. 原審은 X의 請求를 認容하였으나 上告審은 이 原審을 破棄하면서 다음과 같이 判示하였다. 즉,「Y會社의 設立이 A會社의 債務의 支給을 免하려는 意圖下에 이루어진 것이며 法人格의 濫用이라고 認定되는 경우에는 소위 法人格否認의 法理에 의하여 X는 自己의 A會社間의 前記 確定判決의 內容인 損害賠償請求를 Y會社에 대하여 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하는 것이 相當하다. 그러나 이 경우에 있어서도 權利關係의 公權的인 確定 및 그 迅速確實한 實現을 期하기 위하여 節次의 明確, 安定을 重視하는 訴訟節次 乃至 强制執行節次에 있어서는 그 節次의 性格上 A會社에 대한 判決의 旣判力 및 執行力의 範圍를 Y會社에 까지 擴張하는 것은 許容되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最高裁判所 昭和43[1968年] (オ)877號 44年2月27日 第1一小法廷判決·民集23券2號511頁參照)」라고 하면서, 本件의 事實關係에 비추어보면 X가 訴를 變更하여 Y會社에 대하여 A會社에 대한 損害賠償과 같은 請求를 할 餘地가 없지 않으므로 本件을 原審에 送還하는 것이 相當하다고 判決하였다. 三. 承繼執行文이라 함은 債務名義에 表示된 當事者 以外의 者를 위하여 또는 이 者에 대하여 執行할 경우에 付與될 執行文을 말한다. 原來 判決에서 確定된 權利 義務가 承繼된 때에는 새로운 債權者의 承繼人을 위하여 또는 債務者의 承繼人에 대하여 民事訴訟法 제481조에 의하여 付與되는 執行文을 가리키는 것인데, 現行法에서는 狹義의 承繼人 以外에도 一定範圍의 者에 대하여 判決의 執行力이 미치는 것을 인정하므로(民訴法 제470조 1항, 제204조), 이들을 執行當事者로 하여 執行하는 경우에 民事訴訟法 제481조의 準用에 의하여 付與되는 執行文(民訴法 제470조 2항)도 包含하여 널리 承繼執行文이라 한다. 一般的으로 承繼執行文의 付與를 받으려면, 當該 債務名義의 效力이 여기에 表示된 者 以外의 者에도 미치는 경우임을 나타내는 承繼 기타의 事由가 法院에 明白하지 않은 경우에는 證明書로 이를 證明해야 한다(民訴法 제481조). 그런데 承繼執行文의 付與를 받는데 필요한 上記의 證明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債權者는 訴에 의하여 이를 請求할 수 있는데 債權者는 執行債務者인 者를 被告로 하여 이 訴에 의하여 執行文의 付與를 請求하고 承繼의 事實을 主張 立證한다(民訴法 제483조). 이 訴가 執行文付與의 訴이다. 四. 우리나라나 日本의 判例는 Y는 A와 實體가 同一하며 A가 債權者의 强制執行을 免脫할 目的으로 設立한 것이더라도 X가 Y에 대하여 權利를 行使하여 强制執行을 하려면 法院에 대하여 A에 대한 勝訴判決의 旣判力·執行力을 Y에게 擴張해줄 것을 主張할 것이 아니라, 直接 Y를 相對로 訴를 提起할 것을 要求하고 있다. 그러나 X의 A에 대한 判決의 旣判力·執行力을 Y에게 擴張하지 않고 別個의 訴訟을 提起하여 따로 判決을 받으라는 것은 X의 A에 대한 判決과 Y에 대한 判決은 內容이 다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裁判長의 命令을 받은(民訴法 제482조) 法院事務官등에 의한 執行文付與(民訴法 제478조 2항)를 인정하지 않고, A와 Y의 實體가 同一한지 그리고 A가 債權者들의 强制執行을 免脫하기 위하여 Y會社를 設立했는지를 法院으로 하여금 스스로 確認하도록 하기 위하여 執行文付與의 訴(민소법 제483조)를 提起하게 하면서, X에게 Y에 대하여 別途의 訴를 提起하도록 要求하는 것은 矛盾된 態度가 아닌가 한다. 矛盾은 이미 日本의 1969年 判決에 內包되었었다. 그 事案에서는 X의 A에 대한 店鋪明渡請求訴訟의 繼續中에 法院의 勸告에 의하여 X와 A間에 和解가 成立하였다. 그런데 이 判決에서 XA間의 和解를 理由로 XY間의 訴訟에서 判決을 하면서, 만일 XA間에 和解가 아니라 確定判決이 있었다면 이를 理由로 XY間의 訴訟에서 同一하게 判決을 하지 않을 것인가. 이 和解는 法院의 勸告에 의한 訴訟上和解이다. 訴訟上和解는 確定判決과 同一한 效力이 있으므로(民訴法 제206조), 이 和解를 Y에 대하여 主張하는 것은 許容되지 않는다고 해야 判例는 論理的 一貫性을 維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法院의 要請대로 X가 Y에 대하여 別途의 訴訟을 提起하더라도 이 XY間의 訴訟에서도 法院이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적용하여 XA간의 화해와 동일한 내용의 판결을 한다면 XA간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XY간에도 擴張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法院은 强制執行의 段階에 이르러 法人格否認의 法理의 適用에 確信이 없었는지. 우리나라 大法院이 1988년에 判決한 假押留에 대한 第三者 異議의 訴도 執行目的物이 債務者의 責任財産에 속하는가 아닌가를 實體的으로 審理하는 判決節次이고, 固有의 執行節次와는 性質이 다르므로, 이 경우에도 우리나라나 日本의 判例의 立場에서도 法人格否認의 法理를 적용할 수 있다는 意見이 있다. 그리고 鄭東潤 교수는 日本의 學說에 따라「會社가 전혀 形骸에 불과한 경우」에는 兩者는 同一한 實體法上의 地位에 있고, 一方이 當事者가되어 訴訟을 遂行하여 判決이 確定된 때에는 背後者에게 獨自的인 訴訟遂行을 허용하여 그의 節次權을 보장할 필요는 없으므로 그 判決의 旣判力·執行力은 他方에게도 미친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法人格이 不法·不當한 目的을 위하여 濫用된 때」를 포함한 그 밖의 경우에는 會社와 濫用者는 별개로 존재하고 다른 出資者등의 절차권을 보장하여야 하므로 濫用者가 받은 判決의 效力은 會社에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여 折衷的 立場을 취한다. 대체로 判例의 立場을 支持하는 日本의 學說도 會社가 形骸에 불과하여 法的으로 그 支配株主의 人格과 區別할 수 없을 정도이면 마치 會社名은 그 株主의 別個의 稱號인 것처럼 이 株主의 名義에 대한 確定判決의 旣判力을 會社의 名義의 財産이라고 하여 執行力이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其他의 法人格否認의 경우(濫用事例등)에 있어서도 당해 法律關係에 관해서 만은 支配株主와 別個의 法人格을 會社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는 것이 法人格否認의 法理이므로, 法院이 당해 사안에서 이 會社의 法人格을 否認한 以上 執行力이라고 하여 이와는 달리 會社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解釋하는 것은 아무래도 論理的 一貫性에 疑問이 있다. 만약 會社에 대한 다른 出資者등의 立場을 考慮해야 할 狀況이었다면 이 會社의 法人格을 否認하는 데에서는 신중했어야 할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本 事案에서는 前記한 日本 最高裁判所의 1978年 判決에서처럼 다른 出資者의 存在도 判決文上 나타나 있지 않다. 그리고 本件에서 大法院은 위의 最高裁判所 判決처럼 原告가 訴를 變更하여 被告會社에 대하여 訴外會社에 대한 債權과 같은 請求를 할 餘地를 남겨주기 위하여 原審에 送還하지 않고 上告를 棄却하였으므로, 原告에게 그만큼 더 不利한 判決인 셈이다. 
1997-04-07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에 상법 제190조를 준용하는 입법취지
法律新聞 2585호 법률신문사 株主總會決議 不存在確認의 訴에 商法 제190조를 준용하는 立法趣旨 일자:1995.9.15 번호:95다13302 林泓根 成均館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4면 ============ 一. 事實槪要 원고 주식회사 일진전기의 설립당시의 발행주식총수는 1만2천주로서 그 주주는 소외 A(3천7백20주), 그의 처인 소외 B(1천2백주), 그의 동서인 소외 C(1천주), 그의 질부인 소외 D(1천1백99주) 및 소외 E(3천6백주), 소외 F(6백주), 소외 G(4백80주), 소외 H(1천2백주)였는데,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인 대주주인 위 A가 1987년3월25일 부도를 내고 회사일을 정상적으로 볼 수 없게 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그 당시 이사이던 위 E, H와 상의하여 위 E를 대표이사로 하기로 결정하고 그때부터 위 E가 회사일을 관장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위 E가 대표이사가 된 후에도 회사의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부채에 쪼들리게 되자 위 A는 1987년7월10일 실제 그 소유이던 주식 합계 6천1백20주(본인 및 위 B, C, D의 명의로 된 주식)를 소외 I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차용금채무에 대한 담보조로 소외 J에게 양도하였고, 위 J는 1988년2월27일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이자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던 위 E가 실제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소외 K등을 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기재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여 가지고 오자 같은해 3월3일경 그 소유 주식의 의결권행사를 위 H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1988년2월27일 주주총회 개최일자에 맞추어 소급하여 작성해 주어 이를 사후에 추인하였다. 피고 김광국은 소외 K가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법인등기부상 등재되어 있는 동안인 1989년10월20일 원고회사를 대표한 위 K와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을 대금 3억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기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1989년10월26일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접수 제41035호로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위 K의 처남인 소외 M이 위 E로부터 그 명의의 주식 3천6백주를 대금 3천만원에 양도받음과 동시에 원고회사의 실질적 경영권을 장악하여 회사를 운영하면서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당시 주주명부상 주주로 되어 있던 자신과 소외 N, H등 주주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는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원고주장의 요지는 위 매매계약 당시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K도 정관상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법인등기부상에만 이사 및 대표이사로 등재된 자이므로 원고회사를 대표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위 매매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권한이 없었고, 또한 이 사건 부동산은 원고회사의 공장건물 및 그 부지로서 원고회사의 영업활동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재산이므로 이를 처분할 경우 원고회사의 영업을 폐지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초래하는 바, 이러한 재산을 처분할 경우에는 상법소정의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함에도 원고회사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피고에게 매도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로서 말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二. 法院의 判斷 1) 제1심인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제1민사합의부는「…부동산·물권변동에 관한 등기가 있으면 일응 그 등기는 적법한 절차에 의하여 경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할 것인 바, 법인의 경우는 적법한 대표자에 의하여 그 재산처분과 관련된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유효한 원인행위에 터잡아 등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므로(대법원 1962년12월27일 선고, 62다630 판결 참조), 원고의 전거증에 의하더라도 위 등기의 추정력을 복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1987년9월7일 원고의 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부채정리를 위하여 원고소유 부동산을 처분하기로 주주 전원이 동의한 사실이 엿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1993년5월14일 선고, 92가합3844)는 것이다. 2) 제2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는「…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각 주주총회는 실제 소집, 개최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을 작성한 것이어서 형식상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위 E, M이 사실상 원고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던 터에 그 주도하에 주주총회의사록이 작성되어 그들이 위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하게 함으로써 원고회사도 이에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형식상 위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피고에 대하여는 원고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위 매매계약이 원고회사를 대표할 적법한 권한이 없는 자에 의하여 체결되었거나 특별결의없이 이루어져 무효임을 내세우는 원고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할 것이다」(1995년1월20일 선고, 93나31032)라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 제2부는「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부존재확인청구의 소에도 상법 제190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결의부존해확인판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은 그 판결확정전에 회사와 거래한 제3자의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는 바, 이는 형식상 회사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함으로써 거래안전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상법 제190조의 규정이 준용되는 상법 제380조 소정의 결의부존재확인 청구의 소에 있어서 결의부존재라 함은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서 소집, 개최되어 결의가 성립하였으나 그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의 부존재로 볼 수 밖에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고, 전혀 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함이 없이 주주총회의사록만 작성하거나 또는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로 볼 수 없는 회의를 개최하여 의사록을 작성한 경우와 같이 외형상 당해 회사의 주주총회결의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 그 결의에 기초한 법률관계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 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당원 1991년8월18일 선고, 91다14369 판결; 1993년9월14일 선고, 91다33926 판결등 참조)」라고 전제하면서「…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상법 제374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1995년9월15일 선고, 95다13302)고 하였다. 三. 評 釋 1) 判例의 변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을 둘러싼 소송사건중에는 결의부존재확인의 소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이에 관한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소가 소송상 허용되는지, 소로서 허용된다면 소의 성질·대상은 무엇인가를 놓고 판례·학설이 다투어 온 바이다. 판례는 외형적·형식적으로도 총회의 결의로서 인정할 수 없는 결의부존재의 소라고 하는 定型을 인정한 후(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1984년전의 상법에서는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송은 통상의 소송으로서 일반민사소송법의 적용을 받아 그 확정판결은 그 당사자간에 있어서만 효력이 있고 제3자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대판 1968년2월20일 67다1979, 1980)을 취하였으나, 대법원은 1982년9월14일 전원합의체판결에서 현행상법 제380조의 규정에 근거가 되는 판결(80다2425)을 한 것이다. 1984년4월10일자의 상법개정시에 제380조의 규정에 부존재확인의 소에 관한 규정이 들어오게 되었는 바, 이 규정은 1995년11월30일자의 상법개정에서 다시 종래 상법 제190조의 본문만 준용되고 단서는 준용되지 아니하는 규정방식을 취하게 되었다. 2) 議決不存在의 原因 상법상 결의부존재의 원인은「…總會의 召集節次 또는 決議方法에 總會決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瑕疵가 있는 것을 이유로…」하는 경우이다(380조 후단). (가) 1984년전의 상법밑에서 판례에서 다루어진 경우를 보면, 총회가 소집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소집되고 이 총회에서 어떤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62년12월27일 62다473), 실제 총회소집도 없었고 또 결의도 없었는데 허위내용의 의사록을 만들어 총회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가장한 경우(대판 1964년4월21일 63마31; 대판 1969년9월2일 67다1705, 1706), 회사의 총주식 1만주중 도합7천주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에게 적법한 소집통지를 함이 없이 결의를 한 경우(대판 1971년8월31일 71다1325; 대판 1978년11월14일 78다1269; 대판 1980년12월9일 80다128), 시장이 실질적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운영위원회의 결의를 가지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하는 경우(대판 1975년7월8일 74다1969), 주주가 아닌 지입차량양수인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한 결의(대판 1977년6월7일 77다54), 주주명의대여자가 한 총회의 결의(대판 1980년12월9일 79다1989)등이다. (나) 1984년 개정상법후의 판례에서는 결의부존재의 사유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하나는 이른바 非決議(Nichtbeschlusse)로서 결의의 사실이 물리적으로서 부존재한 경우이다. 예컨대 주주총회를 소집·개최하거나 결의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이사회의 결의가 있었던 양 허위의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회사등기부에 이사선임등기를 한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이른바 表見決議(Scheinbeschlusse)로서 총회 및 결의라고 볼 만한 실체가 사실상 존재하지만, 총회의 소집절차 또는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결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경우이다. 예컨대 아무런 소집통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주가 다방에 모여 결의를 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表見決議의 경우만이 상법 제380조의 적용대상이 되고, 非決議의 경우는 상법 제380조의 규율밖에 있다고 한다. (다) 위 사실개요에서 보면 1988년2월27일자 및 1989년9월7일자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 개최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별)결의를 한 것으로 주주총회의사록을 작성하였다는 것이니 이는 분명히 이른바 주주총회의 非決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판결은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것에 회사지배주주가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경우에 예외적으로 회사에게 그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3) 議決不存在確認判決 效力 상법 제380조에서 제190조 본문만을 준용하고 있는 현행법에서 판결의 대세적 효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상법 제190조 단서의 규정이 준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급효를 인정할 것인가의 여부를 학설과 판례의 해석에 맡겨져 있는 상태이다. 이 대법원판결은 비록 1995년11월30일전의 상법밑에서 내려진 것이라 할지라도 불소급효를 인정한 판결이라 보아서 주목할만한다. 즉「…다만 외형상 회사의 주주총회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의사록을 작성하는등 주주총회결의의 외관을 현출시킨 자가 회사의 과반수(문제로 된 주주총회결의가 상법 제434조 소정의 특별결의인 경우에도 2/3이상)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과반수(또는 2/3이상)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회사의 운영을 지배하는 주주인 경우와 같이 주주총회결의의 외관현출에 회사가 관련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경우에는 그와 같은 회사 내부의 의사결정을 거친 회사의 외부적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믿고 거래한 자에 대하여는 회사의 책임을 인정함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사항을 놓고 볼 때 거래상대방의 보호를 중시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지만, 상법 제434조의 적용을 받는 상법 제374조의 요건에 대한 사실인정이나 법적 가치판단이 없이 일률적으로 위와 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거래의 상대방 보호를 기한다고 하더라도 상법 제374조의 적용을 받는 부동산을 매매하는 계약을 의결한 것이 부존재결의에 해당하면 소급효를 인정하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1997-03-24
1
2
3
4
5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