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언
이 사건 원심과 대법원 판결은 다양한 법적 쟁점에 관하여 판시하고 있다. (1) 소변경의 부적법과 관련한 소변경의 요건 (2) 공동상속재산의 지분에 관한 지분권 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송이 필수적 공동소송인지 여부 (3) 확인의 소의 소의 이익 (4)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요건 (5) 상속재산분할의 합의 요건 (6) 상법상 감자절차의 무효와 감자무효의 소 (7) 상속회복청구의 소 (8) 주권의 점유를 취득하는 방법 (9) 구체적 신주인수권이 주주권의 이전에 수반되어 이전되는지 여부 및 구체적 신주인수권의 귀속주체 등이 이 사건 주요 쟁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사건 판결은 이와 같은 주요 쟁점에 관하여 기존 판례의 견해를 충실하게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주요 쟁점 중 하나인 명의개서의 실기와 관련하여 명의상 주주(양도 주주)와 실질적인 주주(양수 주주)간 법률관계에 관한 쟁점에 관하여는 당사자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이 빠져 있다. 다만 주식양도의 당사자들인 양도인(명의상 주주)과 양수인(실질주주) 사이에서 그 권리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문제는 상법 이외에서 전혀 별개의 관점에서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아직 판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학설상 통설적 견해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2. 주요 쟁점과 대법원의 판단
가. 주권의 취득방법에 관하여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주권발행 후의 주식의 양도에 있어서는 주권을 교부하여야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고(상법 제336조 제1항), 주권의 점유를 취득하는 방법에는 현실의 인도(교부) 외에 간이인도, 반환청구권의 양도가 있다.
나. 구체적 신주인수권이 주주권의 이전에 수반되어 이전되는지 여부 및 구체적 신주인수권의 귀속주체는 기준일 당시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인지 여부에 대하여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상법 제461조에 의하여 주식회사가 이사회의 결의로 준비금을 자본에 전입하여 주식을 발행할 경우 또는 상법 제416조에 의하여 주식회사가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발행할 경우에 발생하는 구체적 신주인수권은 주주의 고유권에 속하는 것이 아니고 위 상법의 규정에 의하여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발생하는 구체적 권리에 불과하므로 그 신주인수권은 주주권의 이전에 수반되어 이전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인 바, 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면서 그 권리의 귀속자를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일정시점에 있어서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로 한정할 경우 그 신주인수권은 위 일정시점에 있어서 실질상 주주인가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에 대하여 법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주주, 즉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귀속된다고 할 것이다.
3. 주주명부와 명의개서·기명주식 양수의 대항력
가. 명의개서의 의의
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성명과 주소, 각 주주가 가진 주식의 종류와 그 수, 주권의 번호, 각 주식의 취득연월일을 기재하여야 하는데(상법 제352조 제1항 1호~3호), 주식의 이전으로 주주가 교체되었을 경우 그 취득자를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하는 것을 명의개서라고 한다. 주식양수인 등 취득자는 명의개서를 함으로써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상법 제337조 제1항).
나. 명의개서의 효력
기명주식의 양도는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여야만 취득자가 회사에 대하여 대항할 수 있다(상법 제337조). 기명주식의 양도에 있어서는 양수인이 주권의 교부를 받으면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는 주주로 인정되지만, 회사에 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기명주식 양도에 있어서는 명의개서를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대항력이 주주명부의 가장 중요한 효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효력은 기명주식에 한한다.
다. 명의개서의 실기와 주주의 지위·실기주(신주인수권)의 귀속주체
(1) 명의개서의 실기
주식을 취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취득자의 법적 지위가 문제된다. 다만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회사 이외의 제3자에게 주주권을 주장할 수 있음은 상법 제337조 제1항을 반대해석하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론상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실기한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또는 회사가 실기한 주주에 대하여 주주임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주식양수인(실기주주)과 회사의 관계
명의개서 전의 주식양수인은 실질적인 주주가 되고, 양도인은 형식상(명의상)의 주주가 되는데, 이 경우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자는 실질상 주주인지, 혹은 형식상 주주인지가 문제가 된다. 즉 상법은 기명주식의 이전은 취득자의 성명과 주소를 주주명부에 기재하지 아니하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경우 문언을 엄밀히 해석하면 명의개서는 대항요건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서 전에 주식양수인이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반면에 회사가 양수인이 실질상 주주인 것을 인정하여 권리행사를 허용할 수 있다는 긍정설(또는 편면적 구속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주주명부는 회사와 주주간의 사단법적 관계의 존재를 인정하는 객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일단 명의개서가 행해지면 회사관계에서는 주주명부상 명의인이 주주로서 획일적으로 통용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명의개서에 의하여 사단과 사원이 연결되지 않는 이상 회사측에서 주주의 실질적 권리를 승인하여 권리행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보는 부정설(쌍방적 구속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3) 회사에 의한 명의개서의 부당한 거부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부당하게 명의개서를 거부한 경우에 취득자는 명의개서에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수 있을 것이고(민법 제389조 제2항, 민사집행법 제263조 제1항), 또한 회사에 대하여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사 등에게는 벌칙이 적용된다(상법 제635조 제1항 7호). 한편 부당하게 명의개서를 거부당한 취득자는 명의개서 없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4) 주식양도와 신주인수권의 귀속주체
명의개서를 하지 않은 주식양수인이 회사에 대하여 신주인수권의 존재를 주장하지는 못하지만 양수인이 양도인에 대하여는 어떠한 청구를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주식양도인과 주식양수인간 개인법적 문제에 불과하고 회사법상 문제는 아니다. 특히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 그 권리의 귀속에 관한 별도의 합의가 없는 경우 문제가 된다.
주식양도는 당사자간 법률행위에 의하여 주주지위의 승계를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소위 추상적 신주인수권도 당연히 그 내용에 포함되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구체화된 신주인수권의 귀속이다. 이에 관하여 학설은 명의주주 귀속설과 실질주주 귀속설이 대립하고 있다.
명의주주 귀속설은 정관에 규정이 없는 한 구체적 신주인수권은 주주권의 내용을 이루는 권리가 아니라 이사회결의에의하여 일정시의 주주명부에 기재된 주주에게 배당되는 특별한 구체적 권리이기 때문에 주주권의 이전에 수반하여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당사자간에 있어서는 이미 주식과 관련한 모든 권리가 양수인에게 이전되었다고 보는 것이 주식양도 당사자의 의사나 신의칙상 타당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실질적 주주에게 귀속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견해가 통설적 견해이다.
다만 그 법적 근거에 대하여는 양도인이 법률상 원인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의해 그 이득을 양수인에게 반환하여야 한다는 부당이득설, 양도인을 준사무관리의 당사자로 보고 이에 따른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무관리설 또는 준사무관리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