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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폭행치상죄의 처벌례
Ⅰ. 사실관계 피고인 A는 2016년 12월 4일 오후 4시 56분 경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여 서울 광진구의 편도 1차로의 도로를 진행하던 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피해자 B(15세)가 경적을 울려도 길을 비켜주지 않고 욕을 하였다는 이유로 시비하여 중앙선을 좌측으로 넘어 B의 자전거를 추월한 후 다시 중앙선을 우측으로 넘어 자전거 앞으로 승용차의 진로를 변경한 후 급하게 정차하여 충돌을 피하려는 B의 자전거를 땅바닥에 넘어지게 함으로써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우측 족관절부 염좌 등 상해에 이르게 하였다. Ⅱ. 소송의 경과와 쟁점 1. 제1심과 제2심 제1심(서울동부지법 2017. 10. 16. 선고 2017고단1891 판결)에서는 "형법 제258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하여 반드시 징역형을 선고하여야 하나 형법규정의 문언과 체계, 연혁(형법 제258조의2 규정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및 형법의 개정으로 인하여 2016. 1. 6. 신설된 점 등) 등에 비추어 보면 제258조의2 제1항이 아닌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바 피해자와 합의한 정상 등을 참작하여 벌금형을 선택하여 처벌하기로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항소하면서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는 제262조에 의하여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죄의 예에 따라 형을 정하여야 하고 제258조의2 제1항에서는 징역형만을 규정하고 있고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 사건 특수폭행치상의 점에 대하여 제258조의2 제1항의 특수상해죄의 예에 의하지 않고 제257조 제1항의 상해죄의 예에 따라 벌금형을 선택하여 선고함으로써 특수폭행치상죄의 적용법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이유를 제시하였다. 항소심인 제2심(서울동부지법 2018. 1. 26. 선고 2017노1618 판결)은 "이 사건 특수폭행치상죄는 제258조의2가 신설된 이후 저지른 범행인 점, 제262조에서 특별히 제258조의2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 점,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 제258조의2의 예에 따라 처벌하더라도 형벌체계상의 부당함이나 불균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257조 제1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를 근거로 A에게 제258조의2 제1항을 적용하여 징역형을 선고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채택하면서 "제258조의2 특수상해죄의 신설로 특수폭행치상죄에 대하여 그 문언상 특수상해죄의 예에 의하여 처벌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제258조의2 제1항의 예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법정형의 차이로 인하여 종래에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경미한 사안에 대하여도 일률적으로 징역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갖추기 위함이라는 위 법 개정의 취지와 목적에 맞지 않는다. 또한 형의 경중과 행위자의 책임, 즉 형벌 사이에 비례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형사법상의 책임원칙에 반할 우려도 있으며 법원이 해석으로 특수폭행치상에 대한 가중규정을 신설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되어 죄형법정주의원칙에도 반하는 결과가 된다"는 이유로 제2심 판결을 파기하여 환송했다. 이는 제1심의 판결과 결론을 같이하는 판단이다. 3. 쟁점 본건에서는 A에게 인정되는 폭행치상죄(제262조), 그 중 특수폭행치상죄(제262조, 제261조)의 처벌을 제257조 제1항(상해)과 제258조의2 제1항(특수상해) 중 어느 예에 의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되고 있다. 제2심 판결에서 소송법상 문제인 공소장변경의 쟁점이 등장하였고 이 점에 관한 제2심의 무리한 판단이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미친 현실적·간접적 영향도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본건의 본래 논점인 실체법적 문제에 관해서만 검토하도록 한다. Ⅲ. 평석 1. 목적론적 해석의 한계 대법원 판결이유의 맨 앞에서 인용되고 있듯이 형벌법규의 해석에서도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법률의 입법 취지와 목적, 입법연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본 사안에서 대법원의 판단은 목적론적 해석에 토대한 것인 바 설사 그것이 A에게 유리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해석이 과연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이라는 목적론적 해석의 한계 내지 전제요건에 부합하는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여기서 '법률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는 명문의 규정에 관한 문리해석을 통해 밝혀지게 된다. 제262조의 "…의 예에 의한다"는 문구는 제258조의2의 신설(2016년 1월 6일) 전까지는 행위의 결과인 '상해', '중상해', '사망'을 기준으로 하여 적용규정을 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제258조의2가 신설됨으로써 이제는 행위의 결과뿐만 아니라 행위의 방법·수단도 처벌례 판단에 있어서 고려되어야 한다. 각칙상 다른 규정들에서 "…의 예에 의한다"는 문구가 행위의 결과 외에 주체·객체·방법도 처벌례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보면(제154조, 제253조, 제263조, 제299조, 제305조, 제335조 참조), 이는 당연한 문리해석의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상해죄와 특수상해죄의 법정형이 같은 것을 보면 입법자는 행위의 방법의 불법을 중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가 '폭행'의 방법이 되었을 뿐인 경우와 '상해'의 방법이 된 경우는 동일한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폭행'에 그친 게 아니고 '상해'까지 야기된 특수폭행치상에 있어서 '위험한 물건의 휴대'는 '(고의)상해'의 방법인 '위험한 물건의 휴대'와 불법에 있어서 대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즉 제262조의 '제257조 내지 제259조의 예'에는 제258조의2의 예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판결의 결론은 기본적인 문리해석을 도외시한 채 목적론에 지나치게 치우친 주관적 해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258조의2 신설 전 규정에 따르면 폭행을 범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와 특수폭행을 범하여 상해에 이른 경우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되었고 또 폭행을 범하여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와 특수폭행을 범하여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도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되었다. 이제 제258조의2 신설로 폭행 방법의 불법을 고려하여 특수폭행으로 상해나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를 동조 제1항과 제2항에 의하여 새로운 법정형에 따라 처벌함으로써 죄형균형의 원칙을 구현하고 있다. 2. 행위시법주의의 원칙 대법원 판결의 결론은 행위시 전에 있었던 법률이 행위자에게 유리한 경우에는 현행법으로의 개정취지를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을 통하여 행위시 전의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대법원에서는 특수폭행치상에 대하여 개정전 형법에서는 벌금형을 선고할 수도 있었지만 개정후의 문언에 따르면 징역형만 선고할 수 있게 되어 가중규정을 신설한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형법의 신설규정은 종전에 당해 죄의 처벌규정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 있었을 때보다 법정형을 가볍게 하여 '형벌체계의 정당성과 균형'을 구현하고 있으며 설사 특수폭행치상에 관해서는 종전 형법규정의 해석에서보다 형을 가중하는 결과가 된 입법이라고 할 수 있더라도 입법자의 선택에는 무리가 없다. 본건에서 A의 행위는 제258조의2 규정 신설입법의 시행일(2016년 1월 6일)로부터 10개월 이상이 지난 후에 있었으므로 형벌불소급의 원칙과 무관하며 대법원판결은 오히려 형법 제1조 제1항과 헌법의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헌의 소지를 안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서 특수폭행치상의 처벌례가 다시 문제되는 경우를 생각하면 대법원 판결과 명문의 형법규정 사이의 괴리는 차츰 더 커질 것으로 본다. 형법제정 당시에 비하여 자동차나 각종 과학이기의 사용이 크게 보편화된 오늘날 사회현실의 변화를 고려하면 형의 가중개정은 가능하다. 본건의 선고형 여하는 2차적인 문제이다. 대법원에서는 입법자의 불찰이 있었던 것으로 추단하고 무리한 법적용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감이 있다. 특수폭행치상에 대한 가중처벌규정은 '법원이 해석으로' 신설한 것이 아니고 입법자의 판단에 기하여 선택된 입법이다. 관련규정의 신설 내지 개정으로 인하여 기존의 특정 규정의 의미에 변화가 야기되었다면 설사 기존 규정의 문언에 아무런 변화가 없더라도 기존 규정도 함께 개정된 것으로 이해하여야 한다. 따라서 제258조의2가 신설되면서 제262조도 함께 개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특수폭행치상죄
징역형
행위시법주의
정영일 명예교수(경희대 로스쿨)
2020-12-14
안전띠 미착용이 보험사고 원인인가
1. 사실관계 대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그 소유의 옵티마 승용차에 관하여 피고와 개인용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때에는 보증증권에 기재된 사망보험가입금액, 각 상해등급별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실제 치료비(부상보험금)와 장해등급별 보험금액(후유장해보험금)을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기신체사고특약을 체결하였으며, 그 보험약관에는 "피보험자가 사고 당시 탑승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자기신체사고보상액에서 운전석 또는 그 옆 좌석은 20%, 뒷좌석은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한다."고 규정한 안전띠 미착용 감액조항(이하 '이 사건 감액약관'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술에 취한 상태로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도로 오른쪽 옹벽과 중앙선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도로에 정차해있던 중 뒤따라오던 승용차에 의하여 추돌당하여 상해를 입었다." 2. 대법원의 이 사건 감액약관의 효력에 관한 판단 "상법 제732조의2, 제739조, 제663조의 규정에 의하면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人保險)에 관하여는 보험사고가 고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중대한 과실에 의하여 생긴 것이라 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바, 위 조항들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보험자의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는 보험사고 발생의 원인에 피보험자에게 과실이 존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보험사고 발생 시의 상황에 있어 피보험자에게 안전띠 미착용 등 법령위반의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를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약관에 정한 경우에도 그러한 법령위반행위가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으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위 상법 규정들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3. 자동차보험이 손해보험인가 인보험인가 대법원은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인보험(人保險)에 관하여는 ---" 이라고 함으로써, 이 사건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상해를 입는 사실이 보험사고이고 따라서 이 사건 보험은 '인보험'이라고 보았으나, 이 사건에 있어서의 보험사고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의 발생"이라고 할 것이다.따라서 이 사건 보험은 '인보험'(상법 제3장 제727조)이 아니고 자동차보험인 '손해보험'(상법 제2장 제665조 제726조의2)이다. 즉 이사건 보험은 자기소유 자동차의 차체(車體)위 손상만을 보험사고로 하는 물건보험(物件保險)이 아니고 자동차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는 자동차사고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손해보험)이라고 할 것이다. 단순히 사망이나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인보험)은 아니라고 본다. 자동차사고와 관련 없이 도봉산 등산하다 실족해 부상당하는 경우와 같은 상해를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인보험)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이사건 보험은 자동차사고로 손해를 보게 되면 그 손해를 보상한다는 보험이지, 단순히 상해를 입으면 일정한 금액을 지불키로 하는 보험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에서 '죽거나 다친 때에는' 보험금을 어떻게 지급한다는 '자기신체사고특약'은 손해보험에 있어서 보상할 손해의 범위(대물보상, 대인보상)또는 보험금액 산정요인과 그 한도를 규정한 특약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대인보상도 한다는 그 특약이 손해보험과는 독립한 별개의 인보험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는 것은 이 사건 손해보험인 자동차보험에서의 보험사고가 아니고 이 사건 보험에서의 보험사고는 자동차사고이기 때문이다. 자동차사고나면 차체손상뿐 아니라 신체 부상에 대하여도 보상한다는 것과 자해(自害)가 아닌 이상 상해 입으면 일정액의 보험금을 준다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안전띠의 착용여부는 보험사고의 발생원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는 술에 취한 상태로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가다가 도로 오른쪽 옹벽과 중앙선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도로에 정차해있던 중 뒤따라오던 승용차에 의하여 충돌 당하는 자동차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는 것이 이른바 보험사고이므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은 교통사고 발생원인, 즉 보험사고 발생원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4. 보험사고의 발생과 안전띠 착용여부 대법원은 안전띠 미착용을 "보험사고의 발생 원인으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 " 이라고 함으로써 안전띠 미착용을 자동차사고인 보험사고의 발생원인임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손해보험인 자동차보험에서의 보험사고는 교통사고 또는 자동차사고인데 안전띠 미착용이 그러한 보험사고의의 발생원인일수는 없다. 보험은 사람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우연한 사고를 전제로 성립하는 것이므로 보험사고는 보험계약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보험사고의 내용은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손해보험에서의 보험사고의 내용은 피보험자가 우연한 사고로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것이고, '인보험' 에서의 보험사고의 내용은 피보험자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5. 과실상계와 배상액의 예정 이 사건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사고 당시 탑승 중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자기신체사고보상액에서 운전석 또는 그 옆 좌석은 20%, 뒷좌석은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제한다."고 규정한 안전띠 미착용 감액조항 즉 '이 사건 감액약관'은 과실상계에 관하여 이를 '배상액의 예정'이라는 형식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교통사고 즉 보험사고 발생당시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면 과실상계에 있어서 그 과실상계비율에 관해서는 이를 미리 정해 놓음으로써 분쟁의 소지를 없이하자는 취지이다. 과실상계 문제는 이 사건 보험인 손해보험에서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와 이 사건 사고 때 "뒤따라오던 승용차"인 가해차량 측에서 피해차량 측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경우는 그 맥락이 같은 것이므로 안전띠 미착용을 사유로 하는 과실상계 역시 동일하게 취급되는 것이라고 본다. 6. 맺는 말 이 사건 보험은 '인보험'이 아니고 '손해보험'인 자동차보험이다. 보험사고 즉 교통사고는 안전띠 착용여부와는 관계없이 우연히 발생하는 것인데, 안전띠를 착용한 경우는 경상일 것이라도 안전띠 미착용인 경우는 중상을 입게 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상식이다. 상해가 중상이면 경상인 경우보다 보험자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더 많을 것인데 이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한 피보험자의 잘못(과실) 때문이라 할 것이므로 그것이 참작(과실상계)되어야 한다는 것은 형평의 원칙상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안전띠 미착용에 관해서는 이론이 없으나 그 과실상계비율에 관해서는 분쟁의 소지가 있으므로 이를 없애기 위하여 '배상액의 예정'이라는 법리에 따라 그 비율을 미리 정해놓은 것이 이른바 보험금의 '감액약관'이므로 이는 무효가 아니고 그 타당성이 수긍된다고 할 것이다.
2014-10-16
자동차종합보험상 플러스보험 관련 보험사기
I. 대상판결 서울서부지법 2009. 9.30. 선고 2009고합128 가.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2007. 10.2.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2008. 12.4. 같은 죄 등으로 금고 4월을 선고받은 자인데,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가해차량의 운전자에게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다음 노인들을 상대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후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해 보험금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1) 살인미수 피고인은 2008. 3.4. 충남 서천군 소재 도로에서 액센트 차량을 운전하여 피해자 최모(여, 69세)씨를 들이받아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피해자에게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고 미수에 그쳤다. (2) 사기, 사기미수 피고인은 2007. 5.14. 충남 보령시 소재 도로에서, 티코승용차를 운전하여 김모(여, 74세)씨를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억2,800여만원(그 중 7,370만원이 피고인에게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지급됨)을, 2008. 3.4. 충남 서천군 소재 도로에서 위와 같이 액센트 차량을 운전하여 최모씨를 들이받아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740여만원을, 2008. 9.5. 충남 서천군 소재 해안도로에서 싼타페 승용차를 운전하여 박모(여, 66세)씨를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후 3개의 보험사로부터 형사합의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1억700여만원(그 중 4,000만원이 피고인에게 형사합의지원금으로 지급)을 각 편취하였고, 2008. 9.12.경 다른 보험회사에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하였으나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미수에 그쳤다. 나. 법원의 판단 피고인의 김모씨, 박모씨에 대한 각 살인의 점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이미 처벌받아 다시 처벌할 수 없다 하더라도 살인미수, 사기, 사기미수의 죄질이 불량한 점 등을 들어 피고인에게 징역 합계 15년을 선고하였다. II. 자동차종합보험상의 플러스보험의 문제점과 관련 보험사기 억제 1. 서설 이 글은 최근의 위 대상판결에 대한 판례 평석의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 판결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을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사회적 이목을 끄는 위 판결을 소개하는 정도를 넘지는 아니하였다. 필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1년 동안 교통사고 관련 형사사건을 전담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느낀 소회와 위 대상판결을 접하면서 느낀 당혹감과 충격이 어우러져 위 대상판결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모방범죄를 규제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생각하여 이에 관한 입법적 대안까지 포함하여 대책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만약 피고인이 단 한 건의 교통사고를 저지르는 데 그쳤다면 가해자의 고의를 밝히는 것이 극히 어려운 교통사고의 특성상 완전범죄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에 이르면, 이 사건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모방범죄의 위협은 상당히 현실적이고 급박한 양상을 띤다고 본다. 2. 일반적인 교통사고 관련 보험사기 범죄와 이 사건 보험사기 범죄의 구별 일반적인 교통사고 관련 보험사기는 보험회사의 재산적인 피해, 더 나아가서는 보험가입자 일반에의 피해 전가, 음주운전, 중앙선침범 등의 약점을 가진 피해자의 형사처벌 등의 사회적 해악이 발생하나 범죄자 자신이 교통사고로 인하여 다치는 것을 예상하고 저지르는 범죄인 경우가 많아 교통사고 자체로 인한 피해자의 인명피해는 그다지 중하지 않은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 사건 보험사기는 피해자의 생명이 침해되어 형사합의금이 많이 책정되는 상황일수록 범죄자의 범죄로 인한 이득이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다르다. 3.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로 처벌받은 경우 다시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일사부재리원칙과의 관계 위 대상판결이 적절하게 판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보험사기, 살인 또는 살인미수 피의자가 이미 같은 교통사고에 관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때에는 확정판결의 효력에 의하여 동일한 교통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과실이 아니라 보험사기를 노린 계획적 살인임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사기죄로 추가 의율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재차 살인죄로 처벌할 수 없다. 형사정책적인 면에서 이러한 처벌의 흠결은 더더욱 이 사건 보험사기 유사범죄에 대한 대처가 더욱 절박한 문제가 되게 하며 이에 대한 대처가 즉각적으로 여러 방면에서 강구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할 것이다. 4. 자동차보험상 플러스보험의 의의와 그 실태 가. 플러스보험의 의의 자동차보험상 플러스보험(이하에서는 ‘플러스보험’이라고만 한다)은 피보험자가 피해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액을 초과하여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에게 지급하는 형사합의금을 지원하는 형사합의지원금, 자동차보험료 할증지원금, 방어비용(민사소송상의 방어비용 제외, 상법 제720조 제1항), 면허정지위로금 등을 추가로 지급하는 보험을 통칭하며 법률적 용어가 아니라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보험상품군을 통칭하는 것이며 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의 손해를 보상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보험료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인 손해보험계약의 일종이다. 손해보험으로서의 특성을 가지므로 실제 발생한 손해를 조사하여 그 손해만을 보상하며 보험가액이나 실제손해 이상은 보상하지 않는다는 이득금지원칙이 적용된다. 나. 플러스보험의 실태 보험금 지급의 실태와 관련하여 주된 항목인 형사합의지원금의 경우를 보면 그 특성상 피해자 측과의 합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어서 피보험자로서는 피해자 측과의 합의를 통하여 보험계약상 인정되는 최고금액까지 금액을 늘릴 수 있게 되어 보험자로서는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기 위하여 실제 지급한 형사합의금을 따지지 아니하고 보험계약상 인정되는 최고한도의 금액을 지급하게 된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플러스보험의 실태를 보면 형사합의지원금, 자동차보험료 할증지원금, 방어비용, 면허정지위로금 명목으로 피보험자에게 추가로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형사합의지원금으로 피해자 사망시 최대 2,000만원 내외, 방어비용으로 대개 500만원 정도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다. 5. 형사합의금의 의의와 관련 실무 가. 형사합의금의 의의 형사합의금이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과는 별도로 형사사건에서의 선처를 위하여 가해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하는 금원을 말한다. 형사실무에서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면서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얼마의 금원을 지급하며, 이 금원은 피해자 측이 민사상 지급받는 손해배상액 또는 보험회사에 대한 보험금지급청구권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형사위로금으로 지급되는 것이다’라는 등의 문구로 표시되며, 이러한 형사합의금은 법적으로 강제되는 돈이 아니라 오로지 가해자가 형사사건에서 선처를 받기 위하여 지급되는 것이다. 나. 형사합의금 관련 실무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을 위하여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경우 이를 보험회사에 구상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피해자 측은 형사합의금이 손해배상금의 일부가 아니라 오로지 형사위로금임을 표시하여 피해자 측이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받을 보험금에서 가해자로부터 직접 지급받은 금원을 공제당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만, 가해자가 피해자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여 법원에 금원을 공탁한 때에는 가해자가 보험회사에 공탁금액 상당의 금원을 구상할 채권을 피해자 측에 양도하고 위 금원이 오로지 형사위로금임으로 표시하며, 제3채무자인 보험회사에 이를 통지함으로써 공탁된 금원이 사실상 형사위로금으로 기능하게 하여 형사재판에서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법원 실무에서 민사상 손해배상액 중 보험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할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받은 형사합의금 액수를 고려하는 예가 보이는데, 이는 피보험자의 재산 출연을 통하여 부당하게 보험자가 면책되는 결과가 되고, 형사합의금의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되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6. 이 사건 보험사기 유사범행의 억제방안 가. 피보험이익과 초과보험의 무효 규정 초과보험이 보험계약자의 사기로 체결된 경우 그 보험계약은 전부 무효가 된다(상법 제669조 제4항). 그런데 플러스보험은 피보험자가 피해자 측에 지급하는 형사합의금 등을 부보하는 것이므로 형사합의금은 당사자의 합의, 협상력에 의하여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는 것이 되어 형사합의금 항목에 관하여는 초과보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논할 실익이 별로 없다. 중복보험에 있어 보험금액의 합계가 보험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마찬가지로 초과보험이 되고, 중복초과보험이 보험계약자의 사기로 체결된 때에는 그 보험계약 전부가 무효로 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상법 제672조 제3항, 제669조 제4항), 형사합의금 항목의 위와 같은 특성상 중복보험의 경우에도 초과보험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으므로, 피보험이익을 따져 중복보험을 규제하려는 노력은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한편, 중복보험의 경우 보험계약자는 각 보험자에 대하여 각 보험계약의 내용을 통지하도록 되어 있는데(상법 제672조 제2항), 이를 어긴 경우 어떠한 효과가 발생하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이 없다. 그 효과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터에 그것만으로 보험계약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 나. 약관규제당국에 의한 규제 가능 여부 이 사건 플러스보험에 따른 보험가입자의 두터운 보호와 플러스보험의 중복가입으로 인한 폐해가 위 판결의 사안과 같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무자비한 보험사기 및 살인 범행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으므로 약관규제당국이 형사합의지원금 액수에 제한을 가하고, 중복보험의 경우 미통지시 플러스보험 부분에 한하여 무효화하는 규정 등을 두도록 행정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 법원실무상의 주의사항 앞으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면책 여부나 양형상의 고려를 위하여 ‘종합보험가입사실원’을 제출받음에 있어, 특히 교통사고의 발생 원인이 비전형적이고 중과실로 판단되는 경우 가해자가 플러스보험에 추가로 가입되어 있는지와 플러스보험상의 형사합의지원금 상당액이 피해자에게 실제로 지급되었는지를 살피고, 플러스보험이 중복가입된 경우에는 과실 여부의 판정에 있어 특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라. 신속한 양형기준 설정 대상판결의 사안에서와 같은 신종 보험사기 범행이 가능하게 한 자양분 역할을 한 요인 중의 하나로 교통사고사범에 대한 온정적인 양형을 들 수 있겠다. 피해자가 노인인 경우에는 그 합의금이라는 것도 1,0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피해자 측과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의 중과실로 인한 교통사고 범행에 대하여도 온정적인 양형을 한다면 극단적으로는 이 사건 보험사기 범행과 같은 행위가 가능하게 된다.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살인죄, 뇌물범죄, 성범죄, 강도범죄, 횡령겧窩達滑? 위증범죄, 무고범죄에 관하여 양형기준을 설정하였고, 순차적으로 다른 범죄에 대하여 양형기준을 준비하고 있는데, 교통사고범에 관한 양형기준도 시급하게 필요하다. 마. 입법론적 해결방안-피해자의 직접청구권 인정의 필요성 책임보험에 있어서 보험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인하여 생긴 손해에 대하여 제3자가 그 배상을 받기 전에는 보험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보험자에게 지급하지 못하며(상법 제724조 제1항), 제3자는 피보험자가 책임을 질 사고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보험금액의 한도 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724조 제2항).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도 피해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다(법 제9조). 한편,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상법 제731조 제1항). 이 사건 플러스보험은 보험계약자가 지출하는 형사합의금 등을 부보하는 것이고, 형사합의금이라는 것이 민사 손해배상금과는 구별되어 지급이 강제되는 것도 아니어서 별도의 근거규정 없이 보험계약자가 보험자로부터 받게 되는 형사합의지원금 등에 대하여 피해자가 바로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타인의 사망 등으로 인하여 교통사고 가해자가 받게 되는 형사합의지원금은 마치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과 마찬가지로 타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이득을 취득하는 것이 되고, 그 금액도 상당한 액수에 이르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교통사고 가해자가 플러스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 측이 보험자에 대하여 직접 형사합의지원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형사실무에서는 피해자 측이 그러한 직접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측과 합의한 것으로 보아 양형을 하는 방안이 적절해 보인다. 구체적으로는 책임보험의 절이라 체계상 부적절한 면이 있으나 상법 제724조에 별도의 항을 두어, ‘자동차종합보험에 부가하여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형사합의금, 형사위로금, 형사보상금 등 민사상 손해배상금 외에 형사재판 등에서의 유리한 처분을 받기 위하여 지급되는 명목의 금원의 지급을 부보하는 경우에는 피해자 또는 그 상속인은 약정 보험금 한도 내에서 보험자에게 직접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입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7. 결어 위 판결이 위 신종 보험사기와 그 수단으로서의 살인범행에 대하여 엄정한 양형을 한 것과 일사부재리원칙에 근거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으로 처벌받은 부분에 대하여 재차 살인죄로 의율할 수 없다고 본 것은 타당하다. 실정법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 법원의 주된 임무여서 범죄의 진압과 관련하여 입법론을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나, 실정법을 올바르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목적이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인권을 존중하며 정의를 실현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 또한 법원의 임무라고 본다. 불특정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여 생명권 침해라는 중대한 법익침해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 이 사건 신종 보험사기 범죄를 접한 마음의 충격을 전하면서 부족한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2009-11-30
자기신체사고보험 규정과 약관설명의무
Ⅰ. 사건의 개요 1. 사실관계 요약 원고는 2000. 6. 30. 피고와 원고 소유의 승용차에 대하여 피보험자를 원고, 보험기간을 2000. 7. 9.부터 2001. 7. 9.까지, 담보내용을 ①책임보험(대인배상I)-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시행령에서 정한 금액, ②대인배상 II-무한, ③대물배상-한 사고당 30,000,000원, ④자기신체사고-피해자 1인당 사망, 후유장애 30,000,000원, ⑤자기차량손해-1,740,000원, ⑥무보험차상해-최고 200,000,000원으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2000. 11. 13. 경 소외 A가 운전하는 화물차가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원고가 운전하는 위 승용차를 충격하여 동승한 원고의 딸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사망한 딸의 상속인들로서 피고를 상대로 그 상속지분의 한도 내에서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30,000,00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소송의 경과 제1심 및 항소심은 원고들의 청구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보통약관 제35조(이하 이 사건 약관 조항이라고 함) 제3항이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공제계약을 포함)의 대인배상 I , II 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제1항에서 지급될 수 있는 사망보험금액에서 대인배상 I, II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기하여 원고들에게 보험금을 더 지급할 책임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약관 조항에 대한 피고의 약관설명의무위반 등을 이유로 상고하였다. Ⅱ. 대법원의 판결요지 대법원은 “자동차종합보험약관 중 자기신체사고보험의 보험금에 관하여 ‘타 차량과의 사고로 상대 차량이 가입한 자동차보험(공제계약을 포함)의 대인배상 I 및 대인배상 II 에 의하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는 약정 보험금액에서 대인배상 I 및 대인배상 II 로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을 공제한 액수만을 지급한다.’고 한 규정은 자기신체사고보험에 있어서 구체적인 보험금 산정방식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 여부 및 지급 내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항은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되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고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보험자가 보험계약체결시에 이러한 약관 조항에 관하여 설명을 하지 않았다면 보험자로서는 약관 조항에 의한 보험금의 공제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Ⅲ. 판결의 연구 1. 사건의 쟁점 자기신체사고보험금에 관한 이 사건 약관 조항에 의하면 타 차량과의 사고시 그 차량의 보험사로부터 받는 대인배상 보험금에 따라 피보험자가 받을 자기신체사고보상금의 존부 및 금액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러한 약관 조항이 약관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인지가 특히, 보험계약의 체결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인지와 관련하여 문제된다. 2. 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 자기신체사고보험이 개발된 취지는 원래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타 차량과의 충돌사고에 있어서 그 타 차량이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그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에 이에 더하여 중복하여 보상을 하거나 다른 차량이 가입한 보험의 보험금으로도 전보받지 못한 나머지 손해를 보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3. 약관설명의무의 대상 여부 가. 의의 및 입법취지 상법은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에 보험자는 청약자에게 보험약관을 교부하고 그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638조의 3 제1항). 이는 보험계약자로 하여금 보험계약이 성립되는 경우에 자신에게 적용될 내용을 미리 알고 보험계약의 청약을 하게 하여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데 그 입법취지가 있다(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5556 판결 등) 나. 판단기준 약관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내용이란 ①일반적으로 보험료 금액과 그 지급 방법, 보험금액, 보험기간, 보험사고의 내용, 보험계약의 해제사유, 보험자의 면책사유, 고객의 책임 가중, 부제소의 합의, 급부의 변경 등 고객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②사회통념상 그 사항의 지·부지가 계약체결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을 말한다. 다만, ③보험계약자 등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나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④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1다23978 판결, 2001. 9. 18. 선고 2001다14917,14924 판결 등). 다. 대상판결의 검토 (1)대법원은 이 사건 약관 조항은 다른 차량과의 보험사고에 있어서 보험금의 지급 여부 및 지급 내용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다른 차량의 대인배상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보상금이 약정 보험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피보험자의 실제 손해액이 잔존하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①보험계약의 체결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이 되는 사항이란 점, ②보험계약자가 별도의 설명이 없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2)이 사건 약관 조항은 타 차량과의 사고시 피보험자가 받을 자기신체사고보상금의 존부 및 금액에 관한 규정이므로 피보험자가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금액에 관련되어 있어 일응 보험계약자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①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가 피보험자가 피보험차량을 운행하던 중 자기의 단독사고 또는 무보험차량과의 충돌사고 등으로 인하여 보험혜택을 받지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에 있는 것이라는 점, ②자기신체사고보험의 취지가 그러하다면 자기신체사고보험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주된 계약인 대인배상 및 대물배상을 체결할 때 이에 추가하여 체결하는 부수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대인배상 등과 같은 전형적인 자동차보험과는 그 성격상 다른 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 ③결국 이와 같이 자기신체사고보험이 주된 계약에 대하여 추가된 부수적인 것이라면, 사회통념상 비록 보험계약체결시에 원고가 이 사건 약관 조항의 내용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 약관 조항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④약관설명의무의 입법취지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한다면 이 사건 약관조항은 약관설명의무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4. 결론 및 판결 이후의 상황 대법원은 이 사건 약관 조항을 약관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으로 판단하였는 바, 이는 앞에서 살펴 본 것처럼 보험계약의 체결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인지와 관련하여 문제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여하튼 이 사건 약관 조항이 적용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사고가 발생한 보험계약자들 가운데 보험계약체결시에 보험자측으로부터 이 사건 약관 조항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받지 못했고 보험사고 후 2년이 넘지 않은 보험계약자들은 이 사건 판결을 근거로 그들 소유의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자기신체사고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5-01-06
확정판결과 한정위헌결정 문제
1. 머리말 대법원은 헌법재판소의 소위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사건에서 선고된 한정위헌결정은 제75조 제7항 소정의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확정된 소송사건에 대한 재심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1. 4. 27. 선고, 95재다14 판결). 그런데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3. 12. 18. 구 국민의료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093호로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제41조 제1항에 관한 2002헌바1 사건에서 “제41조 제1항의 ‘범죄행위’에 고의와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 이외에 경과실에 의한 범죄행위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이는 헌법에 위반된다” 라고 하는 한정위헌결정을 8:1로 선고하였다. 이하에서는, ① 구 국민의료보험법 제41조 제1항 소정의 “범죄행위” 부분(이하에서는, “이 사건 심판대상”이라 한다)의 위헌성 문제, ②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 문제 및 ③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의 현실적 문제점을 검토하기로 한다. - 판 결 요 지 - "구 의료보험법 제41조 1항 '범죄행위'에 고의와 중과실에 의한 범죄 이외에 경과실에 의한 범죄행위가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이는 헌법에 위배된다"고 한정위헌 결정 2. 관련법률조항 구 국민의료보험법 제41조 ① 보험자는 보험급여를 받을 자가 자신의 범죄행위에 기인하거나 또는 고의로 사고를 발생시켰을 때에는 당해 보험급여를 하지 아니한다. 3. 사건의 경과 청구인은 1999. 11. 6. 혈중 알콜농도 0.131%의 음주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자신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로 치료를 받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았으나, 그것이 이 사건 심판대상 소정의 범죄행위에 기인한 것이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2000. 5. 4.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금을 환수한다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청구인은 일단 위 금액을 반납한 다음 자신의 행위가 고의에 의한 것임을 부인하면서 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계속 중 위 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심판대상에 대하여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이 사건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한편 청구인은 제1심에서 패소하여(울산지방법원 2001. 12. 19. 선고 2001구2303 판결)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고(부산고등법원 2002. 12. 6. 선고 2002누417 판결) 상고하지 아니하여 확정되었다. - 평 석 요 지 - 과음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사고가 발생한 사안이므로 청구인에게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여져서 청구인이 구제받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대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이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함으로서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실현시키지도 못하면서 불안정만 야기하는 결과가 되었다 4. 이 사건 심판대상의 위헌성 문제 가. 다수의견의 논거 경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에 기인한 보험사고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하더라도 이는 의료보험의 공공성에 위반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에 기인한 보험사고에 대하여까지 보험급여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권의 제한에 있어서 준수되어야 하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 및 법익균형의 원칙에 위배하여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경우에 해당한다. 경과실의 범죄로 인하여 우연하게 발생한 사고를 보험사고에서 제외하는 것은 우연한 사고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다수의 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의료보험의 본질에 반하고, 의료보험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다수 국민의 우연한 위험에 대하여 그 보호를 거절하는 것이 되어 사회보장의 증진에 노력할 국가의 책임에 역행하는 것이므로 사회적 기본권으로서의 의료보험수급권의 본질을 침해하게 된다. 나. 검토 (1) 재산권 침해여부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과잉금지의 원칙을 적용함에 있어서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그 요소로 판시하고 있으나, 기본권의 보호정도는 그 종류와 내용에 따라서 동일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을 적용함에 있어서도 기본권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과잉금지의 원칙은 탄력적으로 적용되어져야 할 것이다. 의료보험제도는 피보험자인 국민이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을 재원으로 하여 전 국민의 기본적인 의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보험제도이다. 의료보험수급권은 법률에 의하여 비로소 형성된 재산권으로서 사회적 기본권의 성질도 아울러 갖고 있고, 그 내용은 보험재정의 건전성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제한에 관하여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 및 법익의 균형성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이를 완화하여 적용함으로써 입법자에게 상당한 정도의 입법형성의 자유를 보장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이 범죄행위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보험급여를 제한한 것은, 의료보험급여 대상자인 자가운전자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여 보험재정에 문제가 발생하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대법원은 “자신의 범죄행위에 기인한 경우라 함은 오로지 또는 주로 자기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라고 해석하여(대법원 1990. 2. 9. 선고 89누2295 판결; 1994. 9. 27. 선고 94누9214 판결) "범죄행위"의 범위를 좁히고 있다. 따라서 경과실에 의한 범죄행위로 인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그 책임을 묻는 이 사건 심판대상은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의 원칙에도 반하지 않는 입법형성권의 범위내에 있는 것으로서 재산권을 침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사회적 기본권 침해여부 중과실에 의한 사고 역시 경과실에 의한 사고와 마찬가지로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경과실에 의한 사고와 중과실에 의한 사고를 구분하여 경과실에 의한 경우에 한하여 의료보험의 본질에 반한다고 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또한 사회적 기본권은 국가의 재정형편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대법원이 "범죄행위" 부분이 적용되는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적용하고 있으므로, 국가의 사회보장증진의 책임을 들어 건전한 보험재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보험공동체에 대하여 책임이 있는 자에 경과실에 의한 경우를 포함하여 그 책임을 묻는 이 사건 심판대상을 사회적 기본권인 의료보험수급권의 본질을 침해하였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3) 결어 이 사건 결정의 소수의견은, 다수의견의 문제점 중의 하나로 중과실과 경과실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지만, 그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합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5.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 문제 가. 견해의 대립 대법원은, 한정위헌결정에 의하여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므로 한정위헌결정은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에 불과하고,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법원에 전속하므로,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에 대하여 기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는, 한정위헌결정은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대한 존중과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자제를 위한 것이고, 헌법불합치결정에 대하여도 기속력이 인정되듯이 헌법재판소결정의 효과로서의 법률문언의 변화와 헌법재판소결정의 기속력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한정위헌결정도 위헌심사의 한 유형으로서 기속력을 갖는다고 보고 있다(1997. 12. 24. 96헌마172?173 결정 참조). 이와 같은 견해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현행 헌법조문과 부속법령에서 추론되는 헌법제정권자의 입법의도를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이념적으로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있는 헌법 해석적용의 통일성을 중시할 것인가 하는 점에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나. 검토 (1)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분배 현행 헌법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모두 최고헌법기관으로서 상호 독립적이고 대등한 지위에 있다. 헌법은 법률의 위헌여부에 관련된 헌법해석권을 헌법재판소에 부여하고(헌법 제107조 제1항, 제111조 제1항 제1호), 법원에 계속된 사건에 따른 명령?규칙?처분의 위헌여부에 관련된 헌법해석권을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부여하고 있다(헌법 제107조 제2항). 이처럼 최종적인 헌법해석권한이 양분되어 있으나, 그로 인하여 헌법해석내용이 상이한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현행 헌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이와 같이 헌법 해석적용의 통일성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헌법해석권한을 양분한 헌법제정권자의 입법의도는 무엇일까. 이는 양기관이 상호 경쟁?견제를 통하여 헌법을 보장하고 기본권을 수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함과 아울러 헌법재판소가 종래의 심급제도를 넘어 초상고심화하여 법원의 사법권에 간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재판을 제외한 것도 바로 위와 같은 헌법제정권자의 입법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2) 법원의 법률해석권 헌법 제101조에 의하여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속하는 사법권의 본질은 구체적 분쟁사건을 재판함에 있어 법령의 의미와 내용 및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즉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이다. 헌법재판소도 위헌법률심판을 하기에 앞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에 관하여 해석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위헌법률심판에 부수적인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의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확인된 법률해석의 위헌성 확인에 기속력이 인정되면 이는 법원의 구체적 법률의 해석적용권한을 제한하게 되어 사법권이 헌법재판소의 통제를 받는 결과가 되므로, 그 기속력의 인정여부는 헌법정책의 문제이다. 헌법 제107조 제1항은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에 위헌심판제청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법 제45조도 헌법재판소는 “위헌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47조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아니라 법률의 “위헌결정”에 대한 기속력과 효력상실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대등한 지위를 갖는 우리 헌법하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효력이 상실된 법률만이 기속력을 갖는다고 하는 헌법정책을 확인하는 규정들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불합치결정은 그로 인하여 일정한 기간의 경과나 법률의 개정으로 효력의 상실, 즉 법률 문언이 변경되는 점에서 한정위헌결정과는 그 의미를 달리하기 때문에 대법원이 헌법불합치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이를 굳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현행 헌법상 한정위헌결정은 법원에 대하여 기속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겠다. (3) 국회의 입법형성권과 법적 안정성 문제 만약 한정위헌결정에 기속력을 인정하여 위헌으로 해석되는 부분의 제거효를 인정하게 된다면, 추후에 그 법률해석 기준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져도 이를 시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대상황이 변하여 국회가 새로운 입법을 하는 경우에도 입법정책적인 재량권이 제한되어 국회의 입법형성권이 과도하게 제한되거나 침해될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입법형성권의 존중과 사법적 자제에 오히려 역행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6.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의 현실적 문제점 가. 법적 불안정의 야기 이 사건의 경우 청구인이 과음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사고가 발생한 사안이므로 청구인에게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여져서 결과적으로 청구인이 구제받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대법원은 한정위헌결정이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합헌으로 결정하였어야 할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을 함으로써 당사자의 권리구제를 실현시키지도 못하면서 법적 불안정만 야기하는 결과가 되었다. 나. 심급제도에 대한 혼란 만약 한정위헌결정도 확정된 당해사건에 대한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게 된다면, 당사자로 하여금 통상적인 불복절차에 따라 상급심에서 교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회피하고 헌법재판소에서 법률해석에 대한 심사를 받으려는 시도를 방임하거나 조장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구체적인 사건에 있어서의 구제는 대법원을 최종심으로 하는 심급제도에 의하여 보장되는 현재의 사법체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 입법자의 입법형성권 침해 구 국민의료보험법과 의료보험법을 통합하여 2000. 7. 1.부터 시행되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8조 제1항 제1호는 경과실에 의한 경우에는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의료보험재정이 과거보다 건실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의료보험재정 상태는 변경될 수 있는 것이고, 이 사건 한정위헌결정의 기속력을 인정하게 되면 장래 의료보험재정이 악화되어 의료보험수급권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 입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하여,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결정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입법형성권의 존중에 오히려 역행할 우려가 있다.
2004-02-12
업무상 과실범의 성부
法律新聞 1763호 법률신문사 業務上 過失犯의 成否 일자:1987.9.22 번호:87도516 鄭盛根 成均館大法大교수 法學博士 ============ 11면 ============ 抗訴審=大邱地法 86年12月11日 宣告 86노1184 判決 法律新聞 1987年1月26日字 第1668號 10面 揭載 I. 事實關係 ①事 件 택시운전사 被告人은 편도 3차선 道路의 1차선을 따라 성남에서 서울방면으로 制限速度 범위내인 時速 40키로미터로 운행하던 중 車道를 無斷橫斷하던 被害者가 도로 중앙에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 同被害者의 動態를 주시하면서 같은 속력으로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마침 반대방향에서 1차선을 따라 진행해오던 上告外 韓이 운전하던 봉고차가 뒷걸음을 치던 被害者를들이 받음으로서 同被害者가 中央線을 넘어 被告人이 운전하던 차량의 前面 바로 앞에나가 떨어지자 被告人이 이를 피하지 못하고 다시 충격하여 同被害者를 死亡케한 사건이다. ②事 件 被告人은 8톤의 카고트럭을 운전하고 대구 방면에서 서울 방면으로 시속70키로미터의 속력으로 경부고속도로주행선을 운행하던중 고속도로 우측에 설치된 대신정류소(정류소 2백미터 후방에 정류장표지판이 있음)에서 위주행선으로 진입하던 被害者 운전의 카고트럭을 약20미터 전방에서 뒤늦게 발견하고 급제동을 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여 乙의 카고트럭의 좌측앞부분과 被告人운전의 트럭 우측부분이 충돌하여 그 충격으로 위 被害者트럭이 우측으로 쏠리면서 도로우측 위 정류소에 정거중인 또다른 카고트럭뒤 적재함부분에 충돌하고 좌측으로 顚倒하여 위 被害者가 두개골 파열로 사망한 사건이다. II. 判 決 ①사건에 대한 大法院판결은「피고인에게 차도를 무단횡단하기 위하여 중앙선상에 서 있던 피해자가 뒷걸음질을 치다가 반대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에 충격되어 피고인의 운행차선으로 튕겨져 나오는 것까지 예상하면서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는 말 할수 없다 할것이므로 같은 견해아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위배 내지 과실범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수 없다」고 하고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②사건에 대한 大邱 地法(抗訴審)판결은「고속도로를 제한속도내로 정상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에게는 차량의 동태를 살피고 속도를 줄인다든가 그 밖에 충돌사고를 방지할 조치를 취할 법률상의 주의의무는 없다고 보아야 할것이고… 고속도로의 주행선상을 정상속도로 운행한 피고인에게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이 사건 피해 트럭의 동태를 잘 살펴 속도를 줄인다든가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여 사고를 미리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을 앞세워 위와같은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였다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고속도로의 주행선상을 정상운행하는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것이고, 달리 이사건 사고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자동차운전자로서의 업무상주의의무를 태만이 한 과실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하여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III. 評 釋 (1)問題提起 交通事故處理特例法違反事件에 관한 우리 判例의 내용을 보면 대체로 다음의 두가지 判示 내용으로 過失犯의 成否를 판단한다고 집약할 수 있다. 하나는 대부분의 判例에서 나타난 표현이지만 운전자가「사고를 예상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법률상의 주의의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業務上過失犯의 成否를 판단하는 경우(本 硏究대상인 判例이외에도 83년2월8일 82도2617, 84년4월10일 84도223, 85년3월12일 84도303, 86년10월14일 86도1676등의 大判등 많다)이고, 또 하나는「信賴의 原則」이 적용되느냐 않느냐에 따라 業務上過失의 유무를 판단하여 過失犯의 成否를 결정하는 경우 (예컨대 84년2월14일 83도3086, 84년4월10일 84도79, 86년5월27일 86도549등의 大判)이다. 이상의 두가지 類型의 判例에서 過失犯論 내지 過失犯의 構造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점이 문제될 수 있다. 첫째로 判例는 業務上 過失의 有無를 논함에 있어서 事實關係에 대한 상세한 검증은 하고 있으나 단순히「사고를 예상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법률상의 주의의무」라는 추상적 표현만으로 법률적 판단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의「法律上의 主義義務」란 過失의 要素중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 라는 문제이고 둘째로 判例는 信賴의 原則을 확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②의 事件에서는 이에 관해서 아무런 判示가 없는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이다. (2)過失의 槪念的 要素와 過失理論 오늘날 新舊過失理論의 논쟁이 있으나 過失은 豫見可能性과 注意義務違反이 중심요소로 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다툼이 없다. 여기서의 豫見可能性의 對象은 構成要件的 結果의 전단계에 있었던 結果의 原因이 된 事實로서 注意義務有無를 판단하는 전제가 된다. 그리고 注意義務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통적 過失理論은 結果豫見義務라 하고 이를 責任要素로 보는데 대해서 新過失理論에서는 뉴앙스는 있으나 結果回避義務를 注意義務의 내용으로 보고 이를 不法要素(동시에 構成要件要素)로 본다. 어느 見解에 따르더라도 처음부터 豫見可能性이 없으면 注意義務違反의 與否를 논할 필요도 없이 過失은 否定될 것이며, 豫見可能性이 있는 경우에도 혹은 結果豫見義務違反이 혹은 結果回避義務違反이 없다고 인정되면 역시 過失은 부정된다. 다만 傳統的 過失理論에서는 過失이 부정될 경우에는 責任이 阻却된다고 하는데 대해서 新過失理論에서는 構成要件該當性이 없거나 이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結果回避義務違反이 없으면 過失行爲의 不法이 탈락하게 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信賴의 原則이 적용되는 경우에는 혹은 豫見可能性이 부정되어 注意義務違反의 與否를 논할 필요도 없이 過失이 否定된다는 견해, 혹은 豫見可能性은 있지만 結果豫見義務違反이 없는 경우로서 過失行爲의 責任이 阻却된다는 견해, 혹은 豫見可能性은 있는 것이지만 結果回避義務違反이 없는 경우로서 過失行爲의 不法이 탈락된다는 견해등이 있다. 여기서도 어느 입장에 따르건 信賴의 원칙이 적용되는 경우는 過失 그 자체가 부정되므로 過失犯은 성립하지 않게 된다. 筆者의 입장에서는 過失은 構成要件要素인 동시에 不法要素이고 注意義務의 내용은 豫見可能性을 전제로 한 結果回避義務라고 본다. 따라서 豫見可能性이 있는 경우에도 結果回避義務違反이 없으면 過失行爲의 不法이 탈락하며, 특히 信賴의 原則이 적용되는 경우는 結果回避義務違反이 否定되는 것으로 본다. (3)判例의 檢討 設例의 두 判決이 被告人에게 無罪를 인정한 것은 타당하다. 두 判例가 判決理由에서 說示하고 있는 事實判斷의 상세한 내용으로보아 被告人에게 過失이 없다는 증명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被告人에게 無罪를 선고하는 判決理由중 法律的 判斷이 명백하지 않다는 점에있다. 첫째로 大法院의 判決은 被害者가「반대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에 충격되어 被告人의 운영차선으로 튕겨나오는 것까지「예상하면서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判示하였고, 大邱地法의 判決은「고속도로를 제한속도로 정상운행하는 자동차운전자에게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차량의 동태를 살피고 속도를 줄인다거나 그밖에「충돌사고를 방지할 조치를 취할 법률상의 주의의무」는 없다」고 判示하고 있는데 여기서「예상하면서 이에 대비하여야 할 주의의무」또는「충돌사고를 방지할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는 過失의 槪念的要素중 어느것을 말하며 구체적으로 여하한 내용의 것인지 명백하지 않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大法院의 判示는 結果豫見義務를 大邱地法의 判示는 結果回避義務를 의미한다고 볼수 있고, 또「대비하여야 할」의무와「방지할 조치」의무를 같은 의미로 본다면 양자 모두 結果回避義務를 의미한다고 할 수도있다. 결국 어느것을 의미하는지 추상적으로 애매모호하게 說示하고 있으므로 이에 의하여 過失을 부정하게 될 때에는 過失行爲의 不法이 탈락되는 것인지 責任이 阻却되는 것인지를 판단하기 조차 곤란한다. 종래까지 判例의 태도는 注意義務를 責任要素로 보고 그 내용을 結果豫見義務로 이해하여 왔기 때문에 위 두가지 判決도 이러한 취지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도 過失을 責任要素로만 이해하였던 때에는 쉽게 수긍할 수 있을지 모르나 過失理論이 현저하게 발전되어 다양한 주장이 전개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過失理論에 대한 法院의 명백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종래까지의 判示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의문이며, 특히 判例에 따라서는 注意義務의 내용을 結果回避義務로 이해하는 듯한 表現을 사용하기도 하므로 過失理論에 대한 判例의 태도를 더욱 혼란시키고 있다고 하겠다. 둘째로 判例가 注意義務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하였던간에 注意義務의 전제로서 豫見可能性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툼이 있을 수 없다. 즉 처음부터 豫見可能性이 없으면 注意義務의 有無를 판단할 필요도 없이 過失은 부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豫見可能性의 내용이나 대상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豫見可能性 그 자체에 대해서도 言及하고 있는 判例는 거의 찾아 볼수없다. 設例의 大法院判決과 같이「ˇ을 예상하면서 ˇ할 주의의무는 없다」라고 判示한 것은 많으나 이 경우에도 그것은 結果豫見義務를 의미한다고 추측할 뿐이고 이로써 豫見可能性에 대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前述한 바와같이 豫見可能性에 있어서의 豫見對象을 結果의 原因이 된 事實이라고 한다면 도로의 중앙선에서 있던 피해자가 뒷걸음칠 경우에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량에 충격될 수 있고 또 중안선을 따라 1차선을 달리고 있던 被告人의 운행차선으로 被害者가 튕겨나올 수 있다는 것은 희소한 일이긴 하나 운전전자로서 전혀 豫見不可能한 일은 아니다. 또 고속도로변에 정류장이 있는 경우에는 정류장에 있던 차량이고 속도로 주행선으로 갑자기 진입할 수 있다는 것도 豫見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특히 정류장 안내표지판이 정류장 2백미터 후방에 있는 경우에는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운전자로서는 충분히 이러한 豫見을 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위의 두 設例의 경우에는 豫見可能性은 있는 경우이고 다만 注意義務違反만이 부정된다고 해야한다. 本件 判例를 포함한 대부분의 判例가 注意義務의 有無만을 판단하고 있을뿐 그 이전에 豫見可能性 與否에 대한 判斷을 하고 있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끝으로 大法院의 判示事件에 대하여 信賴의 原則을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제기 될수 있으나 이 事件에서는 적용할 수 없다고 해야 한다. 大法院의 判示事件은 성남에서 서울로 오는 편도 3차선의 도로이므로 어느 정도 교통환경도 정비된 곳이기는 하나 被告人은 이미 被害者가 交通法規를 違反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의 동태를 주시하면서 주행한 것이므로 信賴의 原則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設例의 大法院의 判決도 이 原則의 적용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을 하지않고 있음을 볼 때에 동일한 취지로 보인다. 따라서 이 事件에서는 豫見可能性이 있다는 전제하에 注意義務違反의 與否만을 판단하여 過失犯의 成否를 논의하면 충분하다. 이에 대하여 大邱地法의 判示事件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被告人은 교통법규를 준수하여 고속도로를 주행하였고 전방20미터에서 被害者의 트럭을 발견하기 이전까지는 被害者 기타의 交通關與者가 交通法規를 違反하는 등 적절한 行動을 신뢰하기 곤란한 특별사정도 없었으며 더욱이 정류장표지판도 정류장 후방2백미터지점에 있었다는 점, 그리고 事故의 원인은 被害者가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고속도로 주행선에 진입한다는데 있기 때문에 信賴의 原則을 적용할 수 있는 事例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이 事例의 경우에는 信賴의 原則을 적용하여 被告人의 過失을 부정하고 無罪를 선고하여야 한다. 大邱地法의 判示내용에도「고속도로에서의 원활한 고속교통을 확보하기 위하여 특칙을 규정한 도로교통법의 취지에도 어긋날 뿐아니라 고속도로의 기능을 해치게 될 것이다」라고 判示하고 있는 점을 보면 내용상으로는 信賴의 原則을 적용하여 過失을 부정한 것으로 추측할 수는 있으나 반드시 이점이 명백하지 않으며 적어도 적극적으로 이 원칙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判例중에는 信賴의 原則을 명백하게 적용하여야 할 事例에 대해서 本件判示와 같이 이 원칙을 적용한 것인지 아닌지가 명백하지 않은것이 많은데 大邱地法의 判決도 이와같은 判例의 태도를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보인다. 信賴의 原則은 大法院에서 이미 확립된 원칙이고 또 적극적으로 이를 적용하고 있는 判例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事件에서는 이를 명백히 하지 않은 것은 적용하고 있는 判例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 事件에서는 이를 명백히 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 아닐수 없다. 그리고 이 原則을 적용하여 過失의 有無를 판단할 경우에는 過失의 槪念的要素중 어느것을 제한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판시되어야 할 것이다. 筆者의 結論에 따르면 大邱地法의 判示 被告人은 被害者의 트럭이고 속도로 주행선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豫見可能性은 있지만 信賴의 原則이 적용되어 結果回避義務違反이 부정되고 이에따라 過失行爲의 行爲反價値가 탈락하여 犯罪의 증명이 없고 無罪라고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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