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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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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원 전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이중양도에 관한 법리
1. 사안의 개요와 쟁점 2012. 12. 5. 소외 회사 A는 발명 X를 하여 피고에게 제공하고, 피고는 이를 다시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공급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지적재산권(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포함) 역시 피고를 거처 피고 보조참가인에게 승계시키기로 하였다. 그 뒤 회사 A의 종업원은 발명 X를 완성하여 사용자인 A에게 특허 받을 권리를 양도하였는데, A는 위 약정을 어기고 위 발명에 대해 2015. 5. 28. 자신의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여 2016. 12. 16. 특허등록을 받은 뒤, 2017. 8. 30. 원고에게 그 특허권을 이전해 주었다. 피고는 원고 명의의 위 특허에 대해 무권리자 출원을 이유로 한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이를 인용하였으며, 원심(특허법원 2019. 12. 20. 선고 2019허2141 판결)도 같은 입장을 취하였다. 상고심에서는 ① 소외 A 회사의 특허출원에 관해 특허법 제38조 제1항이 적용되어 출원인인 A 회사가 대항력을 취득하는지 아니면 위 회사는 단지 모인출원자에 불과한지, ② A 회사로부터 특허권을 이전받은 원고가 특허법 제38조 제1항 소정의 ‘제3자’에 해당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대항력’을 다툴 수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다. 2. 판단의 요지 대상판결은, 쟁점 ①과 관련하여, ‘특허출원 전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계약에 따라 이전한 양도인은 더는 그 권리의 귀속주체가 아니므로 그러한 양도인이 한 특허출원에 대하여 설정등록이 이루어진 특허권은 특허무효사유에 해당하는 특허이다’라고 하였다. A 회사는 피고에게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 이상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고’ 해당 출원을 근거로 특허법 제38조 제1항에 기한 대항력을 누릴 여지는 없다는 취지이다. 쟁점 ②와 관련해서는, ‘특허법 제38조 제1항의 제3자는, 특허를 받을 권리의 승계에 관하여 승계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사람을 말하므로, 무권리자로부터 (모인출원의) 무효사유가 있는 특허권 자체를 이전받은 사람은 동항의 제3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그 결과 원고는 특허를 받을 권리의 최초 승계인인 피고와의 사이에서 양립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진 특허법 제38조 제1항의 제3자임을 내세워 대항력을 다툴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종래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특허받을 권리가 출원 전 이중양도 된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결론만이 주목받아 왔을 뿐, 그 법리적 구조나 적용 범위를 규명하는 논의나 판결례는 없었다. 대상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예로서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이 사안의 해결에 이른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법리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 이 글은 대상 판결 이유의 법리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재판실무가 참조할 수 있도록 특허를 받을 권리 이중양도의 법적 구조를 정리, 규명하고 있다. 3. 검토 특허출원 전 특허를 받을 권리의 승계는 그 승계인이 특허출원을 하여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특허법 제38조 제1항). 대상판결은 이 규정의 법적 구조와 적용 범위가 정면으로 문제 된 최초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원고 명의의 해당 특허에 모인출원의 무효사유가 있다는 대상판결의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쟁점들에 대한 법리 구성에는 아쉬운 점들이 있다. 가. 특허법 제38조 제1항 (1) 법적 구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재산권의 일종이므로,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 양도계약만으로 승계가 이루어진다. 이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자체를 양수인에게 이전하고, 더이상 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 처분행위로서 장차 특허를 받을 권리를 이전해 주기로 하는 채권계약과 구별되며, 출원 후의 특별승계가 출원인 명의변경 시 비로소 효력이 발생하는 것(제4항)과도 대조된다. 그럼에도 승계인은 특허출원을 해야 비로소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특허출원 전에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이전되더라도 대외적으로 아무런 공시방법이 없어 이중양도 등 제3자의 지위를 불안케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허법은 이에 대비해 승계인의 특허출원을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지명채권 양도의 경우, 확정일자 있는 통지나 채무자 승낙이 있어야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도록 한 민법 제450조와 유사한 법리구조를 가진다. 특허 출원일이 확정일 역할을 하게 됨은 물론이다. 특허를 받을 권리(A)의 보유자 甲이 해당 권리를 乙에게 양도한 뒤, 다시 丙에게 이중 양도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권리(A)가 乙에게 이미 양도되었다면, 동일한 권리(A)가 丙에게 다시 양도될 수는 없고, 그런 의미에서 丙은 엄밀하게는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가질 수 없어 그 명의로 적법한 출원을 할 여지도 없다고 해야 한다.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하겠다는 채권계약이야 이중으로도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단일한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처분행위는 법리상 두 번 이상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이런 경우에도 丙이 그 명의로 먼저 출원을 한다면 그 출원을 특허를 받을 권리를 가진 자의 출원으로 취급해 준다는 ‘제도적 결단’인 셈이다. (2) 적용 범위 ‘제3자’란 특허를 받을 권리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자를 말한다. 권리의 이중 양수인이 전형적 예이지만, 압류채권자나 담보권자, 파산채권자 등도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해당 권리에 대해 거래상 혹은 그에 준하는 사유로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주체가 아닌 모인출원자나 불법행위자는 제3자로 취급해서 대항력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없다. 특허를 받을 권리의 양도인은 제38조 제1항의 ‘승계인’이 아니다. 그 포괄승계인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만일 甲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乙에게 양도한 뒤, 승계인인 乙이 출원하기 전에 甲 자신의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하였다면, 甲은 제38조 제1항의 적용을 받을 여지가 없는 모인출원자에 불과하다. ‘대항’이란 해당 권리를 두고 법률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자와의 사이에서 우월한 지위를 인정받는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특허를 받을 권리를 두고 양립할 수 없는 법적 지위를 취득한 제3자가 있다면 그 지위 취득의 선후를 불문하고 특허를 먼저 출원한 자만이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로 취급된다. 나. 쟁점 ①에 관하여 대상판결이,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한 이상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다’고 설시한 것은 제38조 제1항의 일반론과 충돌하고 오해를 야기할 수 있어 부적절하다. 가.(1)에서 본 대로, 양도인이 이미 특허받을 권리를 양도한 뒤 제3자에게 다시 이중양도를 한 경우, 2차 양수인인 제3자 역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보유자가 아님에도’ 자신 명의로 특허출원을 하면 최종적으로 권리자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회사 A가 특허출원을 하였음에도 제38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모인출원자에 불과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그가 ‘승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판결이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는 대신, 제38조 제1항의 적용이 문제 된 국면에서 ‘특허를 받을 권리의 보유자가 아니어서 그 명의로 한 출원은 모인출원에 불과하다’는 표현을 택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다. 쟁점 ②에 대하여 대상판결이 쟁점 ②에 대한 판단 과정에서, 모인출원으로 무효사유를 가진 특허권의 양수인(원고)이 특허받을 권리의 이중 양수인(피고)과 법률상 ‘양립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 제3자가 아니고, 제38조 제1항에 따른 대항력을 따질 여지가 없다고 법리를 구성한 것은 설득력에 의문이 있다. 만약, 이 사건에서 회사 A가 그 명의로 특허를 등록받아 원고에게 양도하는 대신 원고에게 직접 특허를 받을 권리를 양도하고 원고가 그 명의로 출원하였다면 피고와의 관계에서 전형적인 제3자로서 제38조 제1항을 적용받게 되었으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생각건대, 이 사건에서 원고가 제38조 제1항을 원용할 수 없는 이유는 회사 A가 그 명의로 특허등록을 하면서 특허를 받을 권리를 이미 소멸시켰다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특허를 받을 권리는 특허등록, 거절결정 확정이나 권리의 포기 등으로 소멸하기 때문에(조영선, 특허법 3.0, 205면), 등록특허권을 양수한 원고로서는 특허받을 권리의 경합을 전제로 하는 제38조 제1항을 원용할 지위가 이미 없는 것이다. 대상판결로서는 차라리 이 점을 지적하는 편이 적절한 법리 구성이었을 것이다. 4. 정리 종래 특허법 제38조 제1항은, ‘특허받을 권리가 출원 전 이중양도 된 경우에는 먼저 출원한 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결과론만이 주된 관심의 대상이었을 뿐, 그 법리적 구조나 적용 범위 등을 언급하는 논의나 판결례는 발견되지 않아 왔다. 대상 판결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예로서 의미가 있다. 대상판결이 사안의 해결에 이른 결론에는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법리 구성에는 아쉬움이 있다. 향후 실무의 유사 사안에서 3.가.에서 정리한 법리가 참고되기를 희망한다.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특허권
지적재산권
특허법제38조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3-02-04
기술이전 보상금의 법적성격과 비과세 대상여부
-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두15542 판결, 대전고법 2014. 11. 20. 선고 2014누36 판결 - 1. 사실관계 및 경과 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20개 연구기관은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 및 지원 등을 주된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은 기업체 등에게 연구기관에서 개발한 기술을 이전하고 기업으로부터 소정의 기술료를 지급 받았다. 그리고 지급받은 기술료 중 일부를 그 발명에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내부규정에 근거하여 실시보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면서 위 보상금이 소득세법 제12조 제5호 라목 1) 비과세소득인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 다. 그런데 감사원은 비영리기관이 연구개발결과물을 기업체 등에게 실시를 허용하는 대가로 기술료를 징수하여 참여연구원 등에게 지급한 기술료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과 성격이 다른 성과급으로 과세대상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2011. 8.경 국세청에 이 사건 보상금에 대한 소득세 등을 징수하도록 통보하였다. 국세청은 2012. 1. 2. 정부출연 연구기관에 '재직자에 대한 근로소득세', '퇴직자에 대한 기타소득세', '기타 법인세' 부과 처분을 하였다. 라. 이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원고'라 한다)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 하였다. 2. 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보상금의 분류 법원은 원고가 소속 종업원인 연구자에게 지급한 기술이전 실시 보상금을 3종류로 분류하였다. (1) 제1유형: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거나 발명자로 특허출원 중에 있는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2) 제2유형: 특허등을 출원하지 않은 노하우 기술을 발명한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3) 제3유형: 해당 기술이 특허등록은 되어 있으나 발명자로 기재되어 있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한 보상금 나. 제1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제1유형 보상금은 원고 소속 종업원이 내부규정에 따라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 등을 승계하여 주고 이를 원인으로 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으로서, 그 성격이 발명진흥법상의 직무발명보상금에 해당한다. 또한 '기술료 수입금 × 50% × 개인별 배분비율'로 산정된 보상액도 정당한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제1유형 보상금은 직무발명보상금으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 다.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발명진흥법 제15조 제1항 종업원등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는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6조는 사용자등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한 후 출원하지 아니하거나 포기 또는 취하 하는 경우에도 같은 법 제15조에 따라 종업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①이러한 발명진흥법 제15, 16조의 취지는 사용자등의 경영상 결정에 따라 종업원이 받는 보상이 달라져서는 아니 된다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 사건에서도 특허등이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제2유형 보상금이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②'특허등'에는 특허만 아니라 실용신안도 포함되고 실용신안의 보호대상인 '고안'은 특허보다 완화된 등록요건을 가지고 있으므로 제2유형 보상금과 관련된 기술이 실제로 등록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이러한 사정이 고려되어야 하는 점, ③경쟁우위를 확보하여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 등이 18개 기술에 대해 약 4억원의 기술료를 지급할 정도의 기술이라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한 점, ④피고는 위 기술들이 특허등으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수준의 진보를 가진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유형 종업원은 위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해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유형 보상금도 직무발명보상금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제1유형 보상금과 동일하게 비과세대상이라고 할 것이다. 라. 제3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 공동발명자가 되기 위해서는 발명의 완성을 위하여 실질적으로 상호 협력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므로, 단순히 발명에 대한 기본적인 과제와 아이디어만을 제공하였거나, 연구자의 지시로 데이터의 정리와 실험만을 하였을 뿐인 정도 등에 그치지 않고, 발명의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착상을 새롭게 제시·부가·보완하거나, 발명의 목적 및 효과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의 제공 또는 구체적인 조언·지도를 통하여 발명을 가능하게 한 경우 등과 같이 기술적 사상의 창작행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에 이르러야 공동발명자에 해당한다. (대법원 2011.07.28. 선고 2009다75178 판결) 제3유형의 경우 특허증에 발명자로 등록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공동발명자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 기여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제3유형 종업원을 발명자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유형 보상금은 비과세대상인 직무발명보상금이 아니라 과세대상인 근로소득에 해당한다. 3. 판례 평석 가. 판결의 의의 및 과제 이 판결은 발명진흥법 제15조의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에 주목하여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은 발명도 비과세 대상인 직무발명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판결로서 의미가 있다. 즉 특허를 출원하지는 않았으나 특허취득이 가능한 기술인 제2유형 보상금의 경우에도 발명진흥법상 직무발명으로 보아 소득세법의 비과세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유형 보상금 및 제3유형 보상금과 관련하여 몇 가지 불명확한 점이 남아있다. 나. 제2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이 판결을 따르더라도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분명하다. 법원은 국세청이 노하우 기술들이 특허로 등록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의 기술임을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정황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국세청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허업무 분야인 '발명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원은 기업체 등이 18개 노하우기술에 대하여 약 4억원(평균 약 2300만원)을 지급 하였다면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였다. 그러나 노하우기술의 기술료가 1000만원이하의 매우 소액인 경우에도 상당한 진보를 이루어 낸 기술로 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이 발명과 비발명의 경계점을 기술료 금액으로 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소액 노하우 기술이전의 경우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 제3유형 보상금의 문제점 법원은 특허 기술이전에서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은 종업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인센티브 성격의 임금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보통 기술이전계약의 경우 특허권 양도와 함께 관련된 노하우 기술도 함께 이전한다. 이런 경우 특허의 발명자로 등록되지 않았으나 노하우 기술에 기여한 연구원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이 과세인지 비과세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즉 이런 경우 제3유형이 아니라 제2유형 보상금이라고 볼 수 있고, 위 제2유형 보상금에 대한 판단에 따라 비과세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제3유형의 보상금도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4. 제언 조세의 과세요건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법률로써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하고, 자의적인 해석이나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위 법원의 판결은 비과세 대상인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발명'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대한 입증책임이 불분명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법집행이 우려되고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해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의 개정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할까? '기술의 이전 및 사업화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기촉법')은 공공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민간부문으로 이전되어 사업화됨으로써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위 기촉법의 입법목적을 반영하여, 소득세법 제12조 5호 라목 비과세 대상에 직무발명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 보상금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하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과세요건을 명확히 하여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을 활성화 하여 산업 전반의 기술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5-12-21
특허법 제33조의 '발명을 한 자'의 의미
I. 사실관계 甲이 경영하는 개인업체 연구개발부장 乙이 丙 회사로 전직하한 후인 2004. 9. 8. 甲의 영업비밀[이하 '모인(모인)대상발명'이라 한다]을 丙 회사 직원들에게 누설함으로써 丙 회사가 甲의 모인대상발명을 변형하여 2005. 10. 甲이 생산하는 제품의 경쟁제품을 출시하고, 2006. 8. 4. 명칭이 "떡을 내장하는 과자 및 그 제조방법"인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제626971호)을 丙 회사의 직원인 丁을 발명자로 하고, 丙 회사를 출원인으로 하여 출원하여 2006. 9. 14. 특허등록을 받은 사안이다. 甲은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발명이 미완성 발명이고, 특허청구범위가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 의해서 뒷받침되지 않은 기재불비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갑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특허발명이 특허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무권리자 출원 규정 및 제44조 공동출원 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진보성도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이 사건의 원심인 특허법원은 2009. 7. 15.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해서 정이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어 특허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발명을 한 자"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이 무효가 되어야 한다면서 심결취소판결을 하였다.(특허법원 2009. 7. 15. 선고 2008허8907판결) II. 대법원의 판단 "발명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인이 아닌 사람(이하 '무권리자'라 한다)이 발명자가 한 발명의 구성을 일부 변경함으로써 그 기술적 구성이 발명자의 발명과 상이하게 되었더라도, 변경이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보통으로 채용하는 정도의 기술적 구성의 부가·삭제·변경에 지나지 않고 그로 인하여 발명의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 등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은 경우에 그 특허발명은 무권리자의 특허출원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이다.(대법원 2011.9.29. 선고 2009후2463 판결)"라고 판시하여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III. 평석 1. 소위 모인출원론 모인판결이라는 것은 타인의 발명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를 가지지 않은 자(발명자, 발명자로부터 특허권을 양수받아 권리를 승계한 자가 아닌 자)가 특허출원인으로 출원을 하는 경우 이러한 출원을 칭하는 용어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이 모인출원과 관련하여 진정한 권리자의 회복을 위하여 여러 가지 제도 들을 구비하는 등 입법적으로 모인출원과 관련된 정비를 하였지만(평성23년 특허법 일부개정을 통하여 이 법이 발효되는 평성24년 4월 1일부터는 특허권이전청구의 요건에서 "발명자가 아닌 자"라는 요건을 삭제하여 진정한 권리자의 특허권인정청구를 용이하게 하는 등의 권리구제수단을 보완하였다. 원래 특허권 이전청구권 제도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에게 도입된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에 대한 입법적인 정비가 부족하다. 현행법제상 모인출원은 특허법 제33조에 의해서 규율되며, 발명을 한 자나 그 승계인이 출원을 할 수 있으므로 반대해석으로 이러한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의 출원은 특허거절사유가 되고(특허법 제62조 제2항 전단), 만일 등록이 되었을 경우에는 특허법 제133조 제1항 2호에 의해서 특허가 심판에 의해서 무효가 된다. 모인출원은 특허법이 발명을 한 자가 공개를 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제33조는 미국법상 발명의 개념, 즉 다시 말해 착상(conception)과 실시(reduction to practice)이라는 2가지 요건을 구비한 자에게 특허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점과도 부합하는 특허법을 관통하는 기본원리라고 이해된다. 이 사건과 같이 연구개발 중에 발명한 내용을 출원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다거나, 이 사건과 같이 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발명을 타인이 도용하여 자신이 하지도 않은 발명을 특허로 출원하는 경우 이러한 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특허법 제33조가 모인출원을 규제하는 기초가 되어야 함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고 본다. 2. 모임출원론에 대한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기존 판결에서 특허법 제33조의 문언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실질적 동일성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사실 완전히 동일한 것을 출원한 경우 모인출원이라는 점은 의문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만 한정하게 되면, 단순히 주지관용기술 등을 부가하거나, 삭제하거나, 변경함으로써 쉽게 자신이 창작하지 않은 발명도 자신이 발명한 것처럼 출원을 하여 등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발명자의 보호에 매우 미흡한 결론이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동일성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인이라는 개념은 발명의 주제에 대한 것으로 발명의 대상이 모인출원 규정을 통하여 확대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주지관용의 기술이 부가되었다는 의미는 그 독자적으로 발명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므로 모인출원자는 당해 발명을 한 자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특허법원의 판단과 같이 이 문제는 특허법 제33조의 "발명을 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판단하면 족한 것이며, 만일 그 자체로 별도의 개량발명 등이 되었다면 발명을 한 자가 될 것이므로 모인출원이 아니라 발명을 한 자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볼 것이다. 3. 모인대상발명의 확정과 가상(假想)의 청구항 제33조의 해석론으로 이 사건 특허법원의 판단과 같이 丙이나 丁이 특허권자가 아니라고 봐서 특허를 무효화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문제는 일본 법원과 입법자가 고민한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와 관련된 맥락에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던 경우나 출원준비 중인 경우 영업비밀이 특허출원을 통해서 비밀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진정한 권리자가 출원을 하게 되면 후출원이 되는 바, 이 경우 진정한 권리자는 제34조 및 제35조에 의한 보호를 받게 된다. 유사한 보호수단으로 일본법의 경우 모인출원으로 공개가 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신규성상실의 예외규정을 인정하여 특허출원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진정한 권리자를 보호하고 있는 바,(우리 특허법 제30조 제1항 제2호는 12개월의 유예기간을 허여하고 있다) 이 경우 신규성 의제의 대상이 되는 발명의 동일한 발명이다. 이러한 방식은 출원기한의 제약 등의 문제로 지적되어 평성23년 개정은 권리를 양수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진정한 권리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모인출원의 경우 모인발명과 비교가 되는 것은 진정한 권리자의 발명은 실제로 출원된 것이 아니므로 가상(假想)의 청구항이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인출원자는 이미 출원을 한 자이므로 청구항이 있을 것이므로 특허침해의 경우와는 반대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특허침해사건의 경우에는 발명을 한 자인 특허권자의 청구항이 등록되어 있고, 침해자의 침해물품을 가상의 청구항을 만들어서 비교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인출원의 경우에도 가상의 청구항(모인대상발명)을 만들어서 이 가상의 청구항과 모인출원된 청구항을 비교하여 모인출원이 의심되는 특허출원이 도용된 바로 그 발명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인바, 이 과정에서 모인출원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가 제33조상의 발명을 한 자인지 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4. 제34조 및 제35조 해석과의 관계 특허법 제34조는 무권리자의 특허출원 후에 한 정당한 권리자의 특허출원은 무권리자가 특허출원한 때에 한 것으로 본다고 해서 출원시기를 소급하여 앞당겨주고 있다. 양자 모두 진정한 권리자가 추가적으로 특허출원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출원시기만을 소급하고 있는 규정이므로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은 평성 23년 개정 전 일본특허법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제34조 및 제35조 외에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나 무효심판의 청구를 통한 특허의 무효화(대상판결의 경우) 등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진정한 권리자가 권리를 가지려고 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수단이고, 모인출원에 의한 공개의 경우를 신규성의제를 통하여 보호하는 방식도 제34조 및 제35조와 같은 기한 제약을 받게 된다. 더구나 모인출원의 문제는 발명하지 않은 자가 출원을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특허권의 승계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발명자와 출원인이 다른 경우 이 문제는 권리이전소송을 통하여 권리귀속을 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방법이라는 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IV. 결론 대상판결은 모인출원의 문제가 특허법 제33조에서 "발명의 한 자"를 정하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한 중요한 판결이다. 대상판결에서 문제가 된 것이 영업비밀이라는 점으로 인하여 영업비밀로 관리하던 것이 특허로 출원이 되었다면 모인출원이라도 특허로 인정하여 주는 것이 특허의 공개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특허법에서 보호하는 공개를 촉진하고자 하는 발명은 자신이 한 발명을 말하는 것이지, 타인의 발명을 발명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하는 것까지 보호하는 것도 보호하겠다는 것은 아니므로 타당하지 않은 생각이다. 결국 우리도 일본과 같이 진정한 권리자가 모인출원자 등으로부터 권리이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입법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2012-12-17
신규성 의제를 위한 자기공지 예외규정 적용 취지 기재 누락의 출원 후 보정
Ⅰ. 사실의 개요 이 사건은 특허출원 제2006-0056030호[변전소 내 부분방전 측정이 가능한 IEC61850 기반의 디지털 변전 시스템]에 대한 특허로서, 출원일자는 2006. 6. 21,, 출원인은 "한전케이디엔 주식회사"이다. 출원발명의 발명자인 소외 1, 2, 3은 이 사건 출원발명의 내용과 관련된 연구 결과에 관하여 2006. 5. 26. 부터 같은 달 27. 까지 개최된 2006년 대한전기학회 전기설비전문위원회 춘계학술대회에서 "IEC61850 기반 디지털 변전시스템에서의 PDMS 적용 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논문 발표를 하였고, 위 논문은 위 일자경 발간된 「'06년 대한전기학회 전기설비전문위원회 춘계학술대회 논문집」에 게재되었다. 한편, 원고(한전케이디엔 주식회사)는 그의 종업원인 위 발명자들로부터 특허를 받을 권리를 승계하여 2006. 6. 21 특허청에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특허출원을 하였는데, 그 출원서에는 '공지 예외 적용대상 출원'이라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위 출원일 다음날인 2006. 6. 22 특허청에 "공지 예외 적용대상 증명서류 제출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문서에는 '이 사건 출원발명이 2006. 5. 26 간행물 발표에 의해 공개되었다'는 내용과 '특허법 제30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증명서류를 제출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첨부서류로 위 논문이 첨부되어 있었다. 이에 대하여 특허청 심사관은 자기공지를 이유로 하여 2008. 9. 29.자 거절결정을 하였다. 출원인은 특허심판원에서 거절결정을 다투었으나, 특허심판원은 2009년 11월 27일 2008원11430 결정에서 신청인의 거절결정불복심판 청구를 기각하였다. Ⅱ. 대법원의 판시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신규성 의제를 인정하는 특허법 제30조 규정은 반드시 출원당시에 신규성의제규정을 주장하는 취지의 서면기재를 하지 않더라도 6개월의 유예기간 내에만 주장하면 원용할 수 있다고 본 특허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여 다시 특허법원에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특허법 제30조 제2항 규정의 내용 및 취지, 특허법 제30조에서 정하는 공지 예외 적용의 주장은 출원과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의 기재가 없으면 그 주장이 없는 통상의 출원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주장에 관한 절차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하여서 출원 후 그에 관한 보정은 허용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특허법 제30조 제1항 제1호의 자기공지 예외 규정에 해당한다는 취지가 특허출원서에 기재되어 있지 아니한 채 출원된 경우에는 자기공지 예외 규정의 효과를 받을 수 없는 것이고, 같은 조 제2항 전단에 규정된 절차를 아예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절차의 보정에 의하여 위 제1호의 적용을 받게 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Ⅲ. 평석 1. 신규성 의제 발명자가 스스로 자신이 발명한 기술을 공지한 경우에도 자기공지로서 신규성을 인정받을 수 없어 특허로 등록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은 일정한 경우에는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이 6개월 또는 미국과 같이 1년의 유예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내에 특허출원이 이루어지면 그러한 경우에는 신규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으로 의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강학상 신규성 의제 규정이라고 부른다. 특허법원은 "특허법 제30조 제1항에서 시험, 간행물에의 발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한 발표, 산업자원부령이 정하는 학술단체에서의 서면발표, 박람회 출품 등으로 인한 발명의 공개에 신규성 상실의 예외를 인정한 취지는 그와 같은 방식의 공개에 관하여는 일정한 절차적 요건하에 신규성을 인정하여 특허로 보호함으로써 산업기술의 개발을 용이하게 하고 그로 인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일반 공중의 신뢰를 보호하고 예측가능성을 담보하자는 데 있다. 따라서 박람회 출품의 경우 공지의 예외에 해당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박람회 출품행위 및 그와 밀접불가분한 행위에 한정될 뿐, 박람회 출품과 직접적인 관련 없이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이루어진 상업적 판매행위에까지 공지의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여 제30조 제1항의 규정취지를 적절히 설시하고 있다.(특허법원 2009.10.16. 선고 2009허351 판결) 2006년 특허법 개정전에는 신규성 상실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었으나, 2006년 개정법은 특허출원인의 자유로운 연구결과 공개를 촉진하여 연구활동의 활성화 및 기술축적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자기의 의사에 따라서 또는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특허출원 전 6월 이내에 특허출원인이 행한 모든 공개행위를 예외규정의 적용대상이 되도록 개정하였다. 2. 자기공지 예외규정 적용취지 기재 누락의 출원후 보정 허용여부 (1) 대법원의 논리 대법원은 공지 예외 적용 주장의 경우 특허출원절차에 법령상 반드시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출원인의 이익을 위해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존재하는 제도이며, 이미 신규성이 상실되었지만 법이 정하는 절차적·실체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한하여 공지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이므로 출원인으로서는 이러한 이익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법에 정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제30조 제1항 제1호의 이익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제30조 제2항에 따라서 출원당시에 신규성 의제를 원용하려는 취지의 기재를 하여야 한다고 해석을 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법문상 요구되고 있는 절차를 전혀 이행한 바 없는 출원인에게 '절차'적인 규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절차 보정'을 허용하는 것은 법문에도 반하고 절차 보정 제도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아무런 절차도 행해지지 않은 경우에는 보정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절차의 보정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특허법 제30조를 근거로 신규성 상실의 예외 규정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원 시 그 취지를 기재 서면을 제출하거나 또는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를 기재하여야 하며, 출원서의 특이사항의 보정에 의해 그 취지 기재는 추가할 수 없다. (2) 검토 비록 절차적으로 공지예외를 원용하려는 취지의 기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6개월 이내의 기간이기만 하면 이는 법률이 실체적인 형량 판단을 통하여 논문 등에 의한 공개에 의한 이익과 조속한 출원을 통한 권리화에 의한 이익간의 균형을 도모하려고 하는 취지를 감안하면, 6개월의 기간 이내에는 보정을 하는 방식으로 허용하는 것이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는 특허법원의 태도가 타당하다고 본다. 대법원은 특허청의 심사관행의 근거가 되는 제30조 제2항의 문언상 출원시에 취지기재를 하여 특허청에 알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특허청의 행정상의 편의를 도모하고자 함에 취지가 있는 것으로 사후적으로 보정을 허용하였다고 하여 권리상실의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발명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해석이 아닌가 한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사실관계에서 많은 경우와 같이 대리인을 통하여 이루어진 경우로서, 물론 대리인이 서류를 누락하고 서류를 제출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안으로 보이는 바, 이는 대법원의 판단과 같이 대리인과 출원인간의 내부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보정을 불허함으로서 출원인은 대리인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권리상실로 인하여 원래 취득하고자 하였던 권리는 궁극적으로 취득할 수 없게 된다. 출원대리인의 실수로 특허법 제30조 제1항 제1호 규정의 적용을 받고자 한다는 취지의 기재를 출원서에 누락한 채 특허출원서를 제출하였다고 하여 권리상실이라는 효과는 부여하는 것의 출원인의 잘못의 크기와 그로 인한 효과의 크기가 부합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고찰이 필요해 보인다. 공지 예외 적용대상 출원을 하기 위해서는 6월 이내에 특허출원해야한다는 '6월 이내의 기간'이 아니라, 그 규정을 적용받고자 할 경우, 그 취지를 '특허출원시 동시에' 기재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의 타당성을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문언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허법원에서는 "자기공지 행위일로부터 6개월 내에는 공지 예외 효력을 부여하도록 한 이상 누락되어 6개월 기간 내에 보정하더라도 제3자의 권리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라고 했듯이 가능하다면 특허법 제30조 제2항의 공지 예외 적용대상 출원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제출 가능 기간인 특허 출원일로부터 30일 이내에는 자기공지 예외 규정의 취지 기재를 출원 이후 보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30조 제1항의 신규성의제의 입법취지에는 부합하는 해석이라고 보인다. 3. 본 조항의 개정 특허법 제30조의 6월의 유예기간은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의 체결 및 발효로 인하여 각 당사국은 공지행위가 특허출원인으로부터 기인하여 실시 또는 승인된 경우, 공지행위가 당사국 영역에서 출원일 이전 12월 이내에 발생한 경우와 같은 공지행위에 대해서는, 발명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 여부를 결정하는 선행기술 정보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였고, 2011년 12월 2일 위 자유무력협정의 이행입법으로 특허법이 개정되면서, 공지예외 적용기간이 6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되었다. 또 이와 별도로 특허청은 2011년 7월 있었던 특허법 개정 공청회에서 제30조 제2항을 개정하여, "제1항 제1호를 적용받으려는 자는 특허출원 시까지 특허출원서에 그 취지를 적어 특허청장에게 제출하고 제1항제1호에 해당함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특허출원일부터 30일 이내에 특허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고 개정함으로써 특허청의 심사실무를 입법으로 반영하여 특허법원과 같은 해석의 취지를 없애는 방향의 개정을 할 예정이다.
2012-03-19
‘발명권’의 공유자 중 일부에 의한 심판청구의 적법성
[판결요지] 원고는 소외 회사의 공유자로서의 지위를 승계받은 것이므로 그 승계받은 공유자의 지위에서는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하지 않은 하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심판청구의 하자가 치유됐다고 할 수 없다 [연구요지] ‘당사자의 권리구제 및 소송경제’를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발명권의 공유자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했더라도 심판 계속 중 나머지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했음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가 심판청구기간 내에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심판청구의 하자가 치유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I. 사실관계 원고는 2000년 7월27일 이 사건 출원발명을 출원한 후 2005년 1월14일 출원인으로서의 권리 일부를 소외 회사에 양도하고 이를 특허청장에게 신고함에 따라 원고와 소외 회사가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이하 ‘발명권’)의 공유자가 되었다. 특허청은 2006년 9월29일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해 진보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06년 10월27일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이하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소외 회사는 이 사건 심판 청구 이전인 2006년 10월9일 이 사건 출원발명에 대한 발명권의 공유지분을 포기하였으나, 소외 회사는 불복심판 청구기간 도과 후로서 이 사건 심판의 심리 종결 이전인 2006년 11월21일에야 특허청장에게 공유지분 포기로 인한 출원인변경사실을 신고하였다. 특허심판원은 2006년 12월21일, 발명권이 공유인 경우에는 특허법 제139조 제3항에 의하여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심판청구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심판청구는 공유자 중의 1인인 원고만에 의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부적법하고, 그 흠결을 보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심판청구를 각하하였다. 원고는 2007년 1월24일 특허법원에 위 심결을 취소해 줄 것을 청구하였다. II. 대상판결의 요지 원고의 청구에 대해 대상판결은, (1) 특허법 제38조 제4항에 의하면 특허출원 후에 있어서 발명권의 승계는 상속 기타 일반승계를 제외하고는 변경신고를 하지 아니하면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하는바, 상속 기타 일반승계에 해당하지 않는 소외 회사의 공유지분 포기의 효력은 이를 특허청장에게 신고한 때에 이르러서야 장래를 향하여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그 때부터 단독권리자가 되었을 뿐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에 소급하여 단독권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2) 또한 원고는 소외 회사의 공유자로서의 지위를 승계받은 것이므로 그 승계받은 공유자의 지위에서는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하지 아니한 하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심판청구의 부적법이라는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III. 대상판결의 검토 1. 특허법 제139조 제3항은 발명권의 공유자가 그 공유인 권리에 관하여 심판을 청구하는 때에는 공유자 전원이 공동으로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특허권의 공익적 성격상 발명권이 공유자 사이에서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발명권을 공유하고 있는 자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하거나 또는 공유자들이 별도로 심판청구를 함으로써 각각의 심판 절차에서 모순·저촉되는 심결이 내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특허법 제139조 제3항은 발명권이 공유자 사이에서 합일적으로 확정되도록 하기 위한 절차적 규정인바, 위 규정으로 인해 다수의 공유자 중 1인이라도 심판청구에 동의하지 아니하면 다른 공유자의 심판청구권 행사가 봉쇄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어서는 안 될 것이므로, 현실적으로 공유자 사이에서 심결의 모순·저촉이 방지될 수 있는 한 가급적 공유자의 심판청구권을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법원도 공동출원인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제기한 경우 그 심판의 계속 중 나머지 공동출원인을 심판청구인으로 추가하는 보정은 요지의 변경으로서 허용할 수 없음이 원칙이나, 아직 심판청구기간이 도과되기 전이라면 나머지 공동출원인을 추가하는 보정을 허용하여 그 하자가 치유될 수 있도록 함이 당사자의 권리구제 및 소송경제면에서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후182 판결). 대상판결은 이 사건과 같이 발명권의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명권이 단독소유로 귀결된 경우에도 위 대법원 판결과 마찬가지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대상판결은 발명권의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하였으면서도 이를 신고하지 않고 있던 차에 다른 공유자만이 거절결정 불복심판을 청구한 경우에도,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불복심판청구기간이 도과되기 전에 공유지분 포기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상 나머지 공동출원인만의 불복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한 것이다. 2. 그런데 대상판결이 판시한 바와 같이 발명권의 공유지분 포기가 ‘상속 기타 일반승계’라고 보기 어려워 그 신고를 하지 않으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 포기신고가 불복심판청구기간 도과 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공유자 중 일부만에 의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위 대법원 판결은 공동출원인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제기한 경우 그 심판의 계속 중 나머지 공동출원인을 심판청구인으로 추가하는 보정은 요지의 변경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하지만 이 사건은 발명권의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한 경우, 즉 공유자를 심판청구인으로 ‘추가’하는 보정이 아니라 심판청구인에서 ‘배제’하는 보정이 문제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즉 이 사건과 같이 당초 발명권의 공유자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이후 나머지 공유자를 심판청구인에서 배제하는 보정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발명권의 공유자 각각에 대하여 심결의 모순·저촉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보정을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특허법 제139조 제3항의 규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3. 또한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의 공유지분 포기에 따른 출원인변경신고로 인하여 심판청구서의 요지가 ‘변경’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심판 계속 중 심판청구인을 추가하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서의 당사자가 추가됨으로써 심판청구서의 내용이 실질적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을지 몰라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소외 회사의 출원인변경신고 전곂캡?막론하고 심판청구인은 계속해서 원고였을 뿐이고 여기에 어떠한 ‘변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울러 특허법 제140조 제2항에서 원칙적으로 심판청구서의 요지 변경을 금지하고 있는 취지는 요지 변경으로 인해 심판절차가 지연되거나 또는 피청구인의 방어권 행사가 곤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소외 회사의 공유지분 포기에 따른 출원인변경신고로 인하여 원고가 단독으로 이 사건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는 이외에 나아가 심판절차의 지연이나 피청구인의 방어권 행사 곤란을 초래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더욱이 특허법 제139조 제3항은 ‘그 공유인 권리에 관하여 심판을 청구하는 때’에 적용되는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에는 심판청구 이전에 이미 공유자 사이에 공유지분 포기의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위 특허법 규정이 적용될 사안이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원고는 특허법 제38조 제4항에 따라 지분포기의 신고를 한 때부터 단독권리자가 되었을 뿐 이 사건 심판청구 당시에 소급하여 단독권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원고는 소외 회사의 공유자로서의 지위를 승계받은 것이어서 그 승계받은 공유자의 지위에서는 거절결정에 대한 불복심판청구기간 내에 심판청구하지 아니한 하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특허출원 후에 있어서 발명권의 승계는 상속 기타 일반승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고를 하여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 특허법 제38조 제4항은 대외적으로 발명권을 둘러싼 권리·의무관계를 획일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규정일 뿐이어서, 공유자 내부관계에서는 다른 공유자에 대해 공유지분 포기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그 포기에 따른 승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공유자가 공유지분 포기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원고는 내부적으로 이 사건 출원발명의 발명권의 단독 소유자가 되었으므로, 이후 이 사건 심판 계속 중 소외 회사의 공유지분 포기에 따른 출원인변경신고가 이루어진 이상 원고만이 청구한 이 사건 심판도 적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5. 이상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볼 때, 특히 특허법 제139조 제3항이 심결의 모순·저촉을 방지함으로써 발명권이 공유자 사이에서 합일적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라면, 소외 회사의 공유지분 포기로 인하여 위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어진 이상, 대상판결로서는 공유지분 포기에 따른 출원인변경신고가 심판청구기간 도과 전에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원고만의 이 사건 심판 청구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IV. 결론 대상판결은, 공동출원인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제기한 후 나머지 공동출원인을 심판청구인으로 추가하는 경우와, 발명권의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발명권이 단독소유로 귀결된 경우를 동일 선상에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상판결은 특허법 제139조 제3항 및 제140조 제2항의 내용과 취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위 대법원 2003후182호 판결에서 지적하고 있는 ‘당사자의 권리구제 및 소송경제’를 충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발명권의 공유자 중 일부만이 심판청구를 하였더라도 심판 계속 중 나머지 공유자가 그 공유지분을 포기하였음을 신고한 경우에는 그 신고가 심판청구기간 내에 이루어졌는지의 여부를 불문하고 심판청구의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2007-08-20
특허출원권에 대한 강제집행
1. 사안의 개요 채권자와 채무자 간에 2005. 1.경 채무자와 채무자의 기술을 이용한 제품의 독점생산 및 판매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으나 양자 간에 분쟁이 생겼고, 채권자는 채무자를 상대로 이미 지급한 금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가압류를 해 놓고자 하였는데, 채무자는 외국법인으로서 국내에 별다른 유형적 재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다만 채무자는 특허청에 2000. 1. 자신의 발명에 대하여 특허출원을 한 상태였고, 이 특허출원은 같은 해 11.에 공개되고 심사 중이었다. 이에 채권자는 채무자의 위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특허권에 대한 사법상의 기대권(‘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을 압류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혹 몰라도, 출원의 심사 및 특허부여에 대한 출원자의 청구권(공법상의 특허부여청구권)을 압류의 대상으로 삼아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이를 가압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권자의 가압류신청을 각하하였다. 채권자는 위 각하 결정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즉시항고하였는데, 항고심 계속 중 위 특허출원에 대하여 특허청이 등록사정을 하고 채무자가 특허권을 취득하였다. 이처럼 더 이상 가압류신청을 유지할 실익이 없게 되었으므로 채권자는 위 가압류신청을 취하하여 사건이 종결되었다. 2. 쟁 점 필자는 10여년전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특허출원권에 대한 가압류신청을 한 적이 있고, 당시 서울지방법원은 위 가압류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그런데 본 검토대상 사안의 경우에는 서울중앙법원이 각하 결정을 하였다. 그리고 다른 법원의 경우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특허출원권 가압류를 허용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지 아니한 채 ‘특허를 받을 권리’에 관한 양도, 출원인명의변경, 담보제공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를 금하는 가압류결정을 한 사례도 보이는 등 이 문제에 관한 법원실무가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쟁점은 특허출원권을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가압류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3. 특허법상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개념 및 성격 가. 특허법에서의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발명의 완성에서부터 특허를 출원하여 특허를 부여받기 전까지 각각의 상태에 대응하여 변화하는 권리로서, 각 단계에 따라 특허법이 규정하거나 특허법의 해석상 인정할 수 있는 내용과 성격을 가진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를 하나의 권리로 보아 그 성격이나 내용을 논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나, 결국 공권과 사권의 양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적 아이디어를 법적으로 보호받는 방법으로서 발명자(또는 발명자로부터 위 권리를 승계한 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첫째는 영업비밀로서 보호받는 것이고 둘째는 특허권(또는 실용신안권이나 의장권, 이하 특허권을 중심으로 검토하기로 함)으로 보호받는 것이다. 나. 발명자가 발명에 대하여 갖는 특허출원권은 실제의 특허출원 전에는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와 유사하다. 특허출원 후 특허출원자는 특허청장에 대하여 a) 특허출원의 심사를 요구할 권리, b) 특허법상의 특허요건을 충족한 것을 조건으로 특허사정을 받을 권리, c) 특허사정 후 등록료의 납입 및 등록에 의하여 특허권을 창설받을 권리 등을 갖게 된다. 이들 권리는 단순한 ‘기대권’이 아니라 특허법상 특허청장에게 구체적인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이다. 이에 비하여 특허출원 전에는 권리자는 특허청장에 대하여 아무런 구체적인 행위를 요구할 권리를 갖지 못하고, 특허출원을 조건으로 하는 잠재적인 기대권을 갖는 데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다. 특허출원 후에 특허출원자가 갖는 발명 자체에 대한 권리도 그 시점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즉 출원 공개 전에는 당해 발명은 ‘영업비밀’로서의 성격을 완전히 잃는 것은 아니므로 이에 대한 특허출원자의 권리는 ‘노하우’ 등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와 유사하고, 특허권자는 이러한 권리 외에 앞서 본 특허청장에 대한 권리(즉 채권적인 권리)도 함께 갖는다. 라. 특허출원 후 발명이 공개된 후의 특허출원자의 권리는 그 성격이 크게 달라진다. 즉 출원 공개 후에는 발명은 더 이상 ‘비밀 상태’의 노하우나 영업비밀이 아니므로 이러한 발명 자체에 대하여 특허출원자는 영업비밀로서의 법적 보호를 향유할 수 없다. 따라서 출원 공개 후에는 특허출원자는 발명 자체에 대하여 지배권 유사의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단지 발명의 사용에 대하여 제3자로부터 금지를 당하지 아니할 소극적 권능만을 갖게 된다. 따라서 특허출원 공개 후 특허등록 전까지는 특허출원자는 현실적으로 위 나.항에서 본 권리들만을 특허청장에 대하여 행사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러한 특허출원자의 특허청장에 대한 권리는 단순한 기대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허청장에게 구체적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재산적 가치 있는 청구권이고 공법상의 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4. 이 사건 특허출원권의 구체적 성격 및 강제집행의 가부 가. 이 사건 특허출원은 2000. 1.경 이루어졌고, 이 출원은 2000. 11.경 공개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출원 공개 후의 특허출원권에 해당하고, 이 권리는 앞서 검토한 바와 같이 특허출원 전의 특허출원권 및 특허출원 후 출원 공개 전의 특허출원권과는 그 성격이 명확히 다른 권리라고 할 것이다.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출원 후의 권리, 더 나아가 출원공개 후의 권리로서 기본적으로 공법상의 채권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다. 즉 이 단계에 있어서는 ‘발명’이라는 재산적 가치 있는 정보에 대한 지배권으로서의 성격은 약하고, 특허청장에 대한 청구권, 즉 채권으로서의 성격을 주로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순수한 공법상의 권능 내지 기대권에 불과한 영업허가권 등은 집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건설업면허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면허권 등은 사업의 양도에 따라 이전되는 것이므로 그 면허만을 그 밖의 재산권으로서 집행의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고 보아야 하지만(대법원 1994. 12. 15. 94마1802, 1803 결정, 1996. 9. 12. 96마1088결정,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 III 470쪽 참조), 공법상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양도 가능한 채권의 경우에는 이에 대한 가압류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하다. 특허법 제37조는 특허출원권만의 양도를 명문으로 허용하고 있고, 같은 법 제38조 제4항은 특허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의 양도의 효력발생요건으로 특허청장에 대한 신고를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특허출원권은 그 자체의 양도성이 특허법에 의하여 인정되고 있고 재산적 가치 있는 공법상의 채권임이 명백하므로 위 영업허가권, 건설업면허 등과는 그 법적 성격이 다르다. 다.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관하여 부정설이 있지만, 강제집행에 의한 발명의 공개 우려의 문제는 출원 후의 권리에 관하여는 전혀 고려할 필요 없고 출원 전의 권리의 경우에도 환가방법의 선택의 단계에서 회피가 가능하고, 압류의 공시방법이 없다는 점은 채권자의 집행절차상의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지만 이러한 불이익을 아는 채권자의 집행신청을 배척하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하고,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현실적으로 재산권으로 양도되고 거래되는 등 경제사회에서 통상의 재산권으로서 기능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긍정설이 타당하고 이것이 우리 나라의 다수설이라고 생각된다. 라. 특허출원권은 민사집행법상 기타의 재산으로서 채권집행의 예에 의하여 강제집행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집행법원은 경매에 대신하여 집행법원이 정한 가액으로 채권자에게 양도할 것을 명하거나 적당한 방법으로 환가할 것을 명할 수 있고, 이 방법에 의하여 강제집행에 의한 공개라고 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위 방법 외에는 강제집행의 방법을 생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제집행을 하려면 대상의 특정이 필요한데,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노하우와 같이 대상의 특정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고, 아울러 공시수단이 없기 때문에 불안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압류만으로 채권자가 출원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채권자에 대한 양도 명령 후에만 채권자 명의로 출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이 강제집행에 의하여 양도된 경우 이에 관한 특허법 규정이 없어 일응 앞서 본 출원 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와 마찬가지의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출원 후의 특허출원권의 경우에는 이미 절차가 특허청에서 진행 중이므로 특허청이 이에 관한 공시규정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이 사건 결정 이유의 검토 가. 이 사건에서 법원은 특허출원권이 공법상의 권리이기 때문에 가압류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데, 우선 권리의 발생 근거가 ‘공법’이라는 이유 때문에 당해 권리가 가압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는 전혀 타당하지 아니하다. 특허법은 민법의 특별법으로서 공법과 사법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출원권은 공권과 사권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다. 따라서 특허법이 공법이라는 이유로 이 법에 기초한 권리의 법적 성격을 구체적으로 살피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가압류가 불가능하다는 판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나. 다음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권리를 가압류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출원 공개 후의 권리로서 특허청장에게 일정한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청구권, 즉 채권적 성격의 권리이고 둘째,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권리로서 재산권의 일종이고, 셋째,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법에 의하여 그 양도성이 인정되고 있는 등 채권, 재산권, 양도성 있는 권리로서 강제집행이 가능한 권리이다. 따라서 이 사건 특허출원권이라는 권리의 행사 상대방에 해당하는 특허청장이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가압류가 허용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판단 역시 잘못되었다고 생각된다. 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는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여 가압류신청을 하였는데, 과연 특허청장이 제3채무자가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즉 이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대한민국이 제3채무자가 되어야 하고, 특허청장이 제3채무자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종래 재산권상의 청구의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종전의 해석론이나 이에 따른 실무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에 있어서도 채권자가 대한민국이 아닌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점에 관하여 명확히 설시를 하지 않고 있은데, 제3채무자 적격의 측면보다는 특허출원권 자체의 집행대상적격의 측면에서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6. 결 론 가. 특허출원권은 사권인 특허권의 모태가 되는 권리로서 사권과 공권의 양 성격을 갖는 것으로 보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고, 특허법 자체도 특허출원권의 청구권적 성격에 기초한 여러 법규정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특허출원권, 특히 이 사건의 경우처럼 출원 공개 후의 특허청장을 상대방으로 하는 특허출원권을 순수한 공법상의 권리로만 파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특허출원권에 대하여 채권가압류의 방식으로 가압류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아니한다면, 채권자에게는 피보전권리 보전의 방법으로 발명 그 자체에 대한 재산권을 가압류하는 방법(앞서 소개한 다른 사례의 경우) 밖에 남지 않게 되는데, ‘출원 공개 후’의 특허출원권은 사실상 특허청장에 대한 청구권으로서의 성격만 남을 뿐 발명 그 자체에 대한 지배권으로서의 성격이 미약하므로 설사 가압류가 허용되더라도 권리 보전의 의미가 거의 없다. 특허법은 특허출원 전후를 불문하고 특허출원권만의 양도를 허용하므로 만일 채권자가 특허청장을 제3채무자로 하는 특허출원권의 가압류가 불가능하여 발명에 대한 재산권의 가압류만을 한 후 채무자가 특허출원권을 제3자에게 양도해 버리면 제3자는 유효하게 특허출원권을 취득하고 궁국적으로 특허권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므로 위 가압류는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이 된다. 그리고 출원공개 전에는 발명에 대한 재산권의 가압류는 노우하우, 영업비밀에 대한 가압류와 같은 성격을 가질 수 있으나, 출원 공개 후에는 당해 발명이 노우하우나 영업비밀로서의 성격을 거의 상실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압류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다. 특허출원권의 성격 및 내용은 특허출원권이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변화한다. 앞서 본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편은 각 단계별로 그 법적 성격과 내용이 변하는 특허출원권의 성격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일반적으로 집행적격을 긍정하는 취지의 설명을 하고 있으나, 이 사건 특허출원권은 ‘특허출원 공개 후’의 권리이고 이는 단순한 공법상의 기대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산적 가치 있고 양도 가능한 공법상의 채권이므로 당연히 채권에 대한 강제집행과 동일한 방식으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법원실무상 특허권 등과 같은 지적재산권은 물권에 유사한 준물권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압류명령의 신청은 일반의 채권 압류에 준하여 처리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출원권과 같이 채권에 극히 유사한 재산권에 있어서는 더더욱 채권에 준하여 가압류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라. 특허권은 특허출원권이 변화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특허출원권에 대한 가압류는 이 권리에 기초한 특허권에도 당연히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 법상의 공시방법이 없으므로 특허등록 후 특허권자로부터 위 특허권을 양도받거나 기타 담보권을 설정받는 자는 불측의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점은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06-07-24
'침해장치와 선행기술'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2다60616 판결은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도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는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에 불과한 침해장치는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서있는 판결이다. 그러나 이 입장은 선행기술에 너무나 치중한 나머지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너무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1. 특허침해행위의 성립 가. 청구항의 해석 청구항에 사용된 용어는 특허권의 권리범위를 결정한다.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청구항에 사용된 용어를 해석하여 그 권리범위를 확정한 다음 침해물건이나 침해방법이 그 권리범위에 포함되는지를 보아야 한다. 청구항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그 용어의 문언상의(Literal) 의미뿐만이 아니라 선행기술과 특허의 심사과정의 전취지를 참작하여야 한다. 이 청구항의 해석은 사실인정의 문제가 아니고 법률해석의 문제로서 이는 법원의 전권사항으로 본다. 나. 침해행위의 판단과정 특허권의 침해를 결정하는 단계는 첫째 청구항의 의미를 해석하고 둘째 해석된 청구항을 특허를 침해하는 물건이나 방법과 대조하여 피고의 침해장치(또는 침해방법)가 원고의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면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한다. 그와 반대로 침해장치가 청구항의 구성요소 중의 어느 하나라도 결여하고 있으면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를 구성요소완비의 원칙(All Elements Rule)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와는 거꾸로 침해장치를 기준으로하여 그 구성요소를 분석한 다음 이것이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피고의 침해장치가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입증할 입증책임(Burden of Persuasion)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부담한다. 특허침해행위가 성립되는지를 판단하는 단계 중에서 a) 청구항을 해석하여 그 권리범위를 결정하는 것은 법률의 해석과 적용의 문제가 되고, b) 피고의 침해장치가 해석된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포함되느냐 즉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침해장치에서 빠짐없이 발견되느냐는 문제는 사실인정의 문제로 본다. 다. 문언상의 침해(Literal Infringement)와 동등론상의 침해(Doctrine of Equivalent) 청구항을 해석한 다음의 단계는 침해장치에 대하여 청구항을 적용하는 것이다. 만약 피고의 장치가 원고의 청구항을 문언상(Literally)으로 침해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이 특허침해가 성립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동등론상의 침해행위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동등론이란 피고의 침해장치의 구조가 특허발명과, 1) 동일한 목적(The Same Work)을 가지고, 2) 실질적으로 동일한 방식(Substantially Similar Way)으로, 3)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Substantially Similar Result)를 가져와야만 한다. 이를 동등론에 의한 침해라고 한다.(이를 일본국 학자와 판례는 균등론이라고 부른다.)결국 청구항의 권리범위는 문언상의 권리범위와 동등론상의 권리범위를 합한 것이 된다. 2. 선행기술(Prior Art) 선행기술은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제한한다. 심지어는 개척특허(Pioneer Patent)와 같이 청구항의 권리범위가 아주 넓은 특허라도 청구항의 권리범위는 선행기술에 의하여 제한된다. 청구항의 권리범위는 문언상의 범위는 물론 동등성의 범위도 선행기술을 포함하는 정도로 넓혀 질 수는 없다. 청구항의 권리범위가 선행기술의 범위에 모두 포함되는 경우 즉 하나의 선행기술에 특허의 모든 구성요소가 발견되는 경우에는 이 특허는 신규성이 없어 무효인 것이다. 또한 청구항과 선행기술과의 차이점이 있더라도 통상의 지식인에게 용이한 경우에는 이 청구항은 진보성이 없어 무효인 것이다. 문제는 선행기술뿐만 아니라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도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제한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는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 가. 적극설 적극설은 선행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도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 대법원은 이 적극설의 입장에서 피고 제품의 구성요소들은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선행발명 1, 2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는 정도이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설에 의하면 피고는 자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주장 입증하기만 하면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견해는 선행기술 자체만이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선행기술의 가르침도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제한하기 때문에 청구항의 문언상의 권리범위는 물론 동등론상의 권리범위를 제한한다. 따라서 선행기술의 가르침이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허출원인은 특허출원전에 반드시 선행기술을 조사하여 그 당시의 선행기술 자체는 물론 이와 용이한 변형을 모두 고려하여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제외하여야만 한다. 특허침해소송에 있어서도 피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에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되면 이 침해장치가 통상의 지식인이 보기에 용이하지 않다는 것 즉 진보성이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성공하여야만 한다. 만약 이에 성공하지 못하면 특허권자는 더 나아가 볼 필요도 없이 소송에서 패소하는 것이다. 결국 이 견해에 의하면 침해장치에서 선행기술의 구성요소가 전부 발견되어 구성요소완비의 원칙에 부합하는 경우에도 특허권자가 침해장치의 진보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패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특허권자에게 침해장치의 진보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청구항의 존재의의를 몰각하는 것이고 발명자를 보호하려는 특허법의 근본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나. 제한설 제한설은 오직 선행기술만이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선행기술의 가르침은 이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은 청구항의 동등론상의 권리범위에 속할 수 있어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이 견해의 근거는 비록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에서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선행기술과 선행기술의 가르침은 다른 것이며 청구항의 권리범위에서 선행기술의 가르침까지도 제외하면 선행기술이 청구항을 너무나 많이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특허출원인에게 선행기술은 물론 그 가르침까지도 고려하여 청구항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너무나 과중한 책임을 지우는 부당한 것이다. 따라서 특허권자는 침해장치의 진보성을 입증하지 못하여도 특허침해책임을 묻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 소극설의 문제는 침해장치를 포함하고 있는 청구항이 선행기술에 비추어 용이한 경우에 특허가 무효가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후일 자세히 논한다. 3. 특허의 유무효 문제 특허침해행위는 침해장치가 청구항의 권리범위 즉 문언상이나 동등론상의 권리범위에 해당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인데 비하여 발급된 특허가 유효나 무효냐의 문제는 청구항이 신규성이 결여되거나 또는 진보성이 없는 것이냐에 달려 있다. 원고는 특허침해행위의 성립을 주장 입증할 책임이 있는데 비하여 피고는 원고의 특허가 무효라는 점을 주장 입증할 책임이 있다. 특허의 무효를 주장 입증하는 것은 침해행위의 성립을 입증하는 것보다는 어렵게 보인다. 왜냐하면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하느냐 하는 문제는 민사소송법상 불법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으로서 그 증명력의 정도는 증거의 우세라고 보는데 비하여 특허의 무효선언은 특허심판원의 무효심판을 구하여야만 하기 때문에 절차적 어려움이 훨씬 크다. 따라서 피고는 절차상 어려운 특허무효를 주장하기 보다는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에 이미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또한 이미 특허가 유효하다는 심결을 받은 경우에도 이러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이를 나누어 보면, 피고가 1) 특허권자가 문언상 또는 동등론상의 침해를 주장하고 피고가 자신의 침해장치는 선행기술과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2) 특허권자가 문언상 또는 동등론상의 침해를 주장하고 피고가 자신의 침해장치는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1)의 상황 즉 침해장치가 선행기술 자체와 동일한 경우에는 피고는 이를 가지고 특허침해 주장을 다투는데 사용할 수 있고 사실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에 존재한다는 사실만 가지고도 특허법의 원리상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해당할 수는 없어서 결국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 2)의 상황 즉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인 경우에는 어느 견해를 취하느냐에 의하여 결론이 달라진다. 적극설에 의하면 피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이라고 하더라도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제한설에 의하면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이라고 하더라도 그만으로는 특허침해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고 침해장치가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아야만 특허침해책임을 면할 수 있다. 따라서 제한설에 의하면 피고가 자신의 침해장치는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더라도 원고는 이에 구애되지 않고 특허침해를 결정하는 일반원칙 즉 구성요소완비의 원칙(All Elements Rule)에 의하여 청구항의 구성요소의 전부가 침해장치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주장 입증하는데 성공하면 특허침해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침해장치의 진보성까지 주장 입증할 필요는 없다. 4. 결론 선행기술은 특허출원 당시에 발명자가 청구항의 권리범위로 기재할 수 있었던 것을 제한함과 동시에 특허침해행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청구항의 권리범위도 제한한다. 결국 특허권자는 선행기술의 범위에 대하여는 특허를 받을 수 없고 특허를 받았다고 하여도 이는 무효이다. 따라서 특허침해소송의 피고가 자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과 동일한 것이라고 주장 입증하는데 성공하면 이미 특허침해행위는 성립할 수 없다. 그러나 피고가 자신의 침해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이라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이와는 다르다. 침해장치가 청구항의 권리범위에 해당하는 경우에 이 장치가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특허침해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면 이는 구성요소완비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결국 선행기술이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배제하는 범위는 선행기술의 용이한 변형까지 미쳐서는 안된다. 만약 이를 허용한다면 원고는 침해장치의 진보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특허침해소송에서 패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해소송의 원고에게 침해장치의 진보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특허법상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러한 경우에는 원칙으로 돌아가서 청구항의 모든 구성요소가 침해장치에서 발견되면 특허침해행위가 성립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아 있는 문제는 침해장치를 청구항의 권리범위로 포함하는 특허가 과연 진보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선행기술의 변형이 모두 진보적인 것은 아니고 통상의 지식인에 비추어 보아 용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하여는 후일 관계되는 곳에서 자세히 논한다. 더불어 다음 편에서는 선행기술과 침해장치를 직접적으로 비교하여 침해행위의 성립을 판단하는 것이 특허법상 허용되는지 여부를 논한다.
2005-02-24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 특허를 받은 자에 대한 제재
특허법 제228조 (사위행위의 죄)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 특허이의신청에 대한 결정, 특허권의 존속기간의 연장등록 또는 심결을 받은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개정 1997.4.10, 2001.2.3>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특허심사과정에서의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이다. 대법원 2004. 2. 27. 선고2003도6283판결[공2004.4.1.(199),574]은 특허법제228조에 정한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로써 특허를 받은 자'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그 특허를 받은 자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데, 우선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이거나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된 발명' 등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허출원인에게 특허출원시 관계 법령상 그러한 사정을 특허관청에 미리 알리도록 강제하는 규정 등도 없는 이상, 특허출원시 이를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나아가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가리켜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고 판시하고 있다. 1. 서론 특허출원인은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정직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어긴 경우에는 신의칙 위반행위(Inequitable Conduct)가 되거나 그 사유가 중대한 경우에는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Fraud)가 된다. 이 신의칙 위반행위는 특허심사과정에서 진실에 어긋나는 허위진술을 하거나 고의 또는 과실로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종래의 통설에 의하면 사위 기타의 부정한 행위가 특허출원과정에서 발견되면 특허의 발급이 거절되거나, 특허가 발급된 이후에는 특허가 무효로 선언 될 수도 있다고 보았고 우리 특허법은 이에 대한 형사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2. 특허출원인에게 선행기술을 공개할 의무가 있는가하는 문제 특허출원인이 특허출원인이 선행기술을 조사하여 심사관에게 제시할 법적인 의무가 있는가에 대하여 우리 대법원은 특허출원인에게 특허출원시 관계 법령상 선행기술을 조사하여 이를 특허심사관에게 이를 알리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없다고 보는 소극설을 취하고 있다. 가. 소극설 우리 대법원이 취하고 있는 소극설에 의하면 특허출원인이 선행기술을 조사하여 심사관에게 제시할 법적인 의무가 없다고 보는 것이고 이 견해가 종래의 통설이었다. 그러나 이 통설에 의하여도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 행위는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 예컨대 만약 특허출원인이 선행기술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진술을 한 경우나, 중요한 선행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허위진술을 하거나 특허심사관의 특허거절결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선행기술을 은닉한 경우에는 소극설에 의하더라도 이는 사위행위가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특허출원인이 전혀 모르는 선행기술이나 선의로 덜 적절한 선행기술을 공개한 경우에는 사위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나. 적극설 그러나 최근에는 특허출원인에게 신의칙을 확장하여 적용하는 적극설이 대두되고 있다. 이 적극설에 의하면 특허출원인은 중요한 선행기술은 이를 반드시 공개하여야 하고 심사관을 기망하기 위하여 이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아니하면 신의칙 위반책임을 진다. 그러나 이 견해도 사위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특허출원인이 실제로 중요한 선행기술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였다는 증거가 필요하거나, 특허의 신규성을 완전하게 부정할 수 있는 선행기술이 존재한다면 특허출원인은 신의칙상 심사관에게 이 선행기술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극설에 의한다고 하더라도 특허출원인의 대리인의 주관적인 선의로서 특허의 발급 가능성과 관련하여 본질적으로 중대성이 없다고 믿고 선행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이것은 신의칙 위반행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의에서 중대성이 없다고 믿은 것에는 반드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만 위 신의칙위반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사위행위의 성립은 제한된다. 만약 특허출원인이나 선의에서 행동했고 이러한 선의가 심사관을 기망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비록 선행기술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신의칙 위반행위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신의칙 위반행위냐를 결정하는 기준은 심사관을 기망할 의도가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 3. 특허의 발급가능성과의 관련성 대법원은 사위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모든 부정행위가 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기망행위에 의하여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여야만 한다. 특허출원인의 진술내용이 비록 진실에 어긋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특허의 발급가능성과 관련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특허법 제 228조의 사위행위라 볼 수 없다고 한다. 특허의 발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은 결국 발명이 법정 특허대상이 되고 산업상 이용가능하며 새로운 발명으로서 통상의 지식인에게 용이하지 않아야 하며 특허법이 요구하는 공개요건을 구비하여야 한다. 4. 중대한 기망행위의 존재 우리 대법원은 모든 신의칙 위반행위가 모두 사위행위라고 보지는 않는다. 우리 특허법상 사위행위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서는 특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로써 그 특허를 받은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신규성을 상실 시킬 수 있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발명의 진보성을 입증하는 자료를 허위로 조작한 경우에는 특허의 발급가능성에 대하여 중대한 영향을 미친 기망행위로서 이는 위 특허법 제228조의 사위행위에 해당한다. 예컨대, 특허권자가 특허침해소송이 계속되는 도중에 특허출원전에 특허발명이 공연히 사용되었다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하여 증인을 매수한 경우에 비록 전 소송에서는 이 특허가 유효라는 판결이 있었더라도 이는 특허의 발급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허위진술을 한 것이며, 특허를 발급 받기 위하여 발명을 칭찬하는 기사를 허위로 조작하여 이를 심사관에게 제시 함으로써 특허를 발급 받은 경우도 역시 특허의 발급가능성에 대하여 중요한 허위진술을 한 것에 해당한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이 밝힌 바와 같이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이거나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게재된 발명' 등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중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소극적인 행위만으로는 성립될 수는 없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중대한 기망행위가 존재하여야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특허심사관이 언제라도 얻을 수 있어서 그 진실성을 확인 할 수 있는 정보에 관한 것이라면 예컨대, 이미 잘 알려진 선행기술이나 동시에 심사가 계속되고 있는 타 특허출원서에 관한 것이라면 이를 특허발급가능성에 관한 중대한 허위진술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가. 객관설 특허출원인이 비록 허위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모든 허위진술이 사위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위행위로서 위 특허법제 228조의 제재를 받기 위하여는 그 허위진술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반드시 특허의 발급가능성과 관련된 중대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중대성을 결정하는 데 3가지 견해가 있다. 객관설에 의하면 특허출원인의 허위진술이 없었더라면 특허가 발급되지 않았을 것인데도 특허출원인이 기망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특허가 발급된 경우에만 이 허위진술은 중대한 것이다. 그러나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도 특허발명이 선행기술에 비추어서 당연히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선언되면 어떠한 기망행위가 있었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법원은 이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견해이다. 나. 주관설 이 견해에 의하면 법원이 기망행위의 효과를 검토하여 이 기망행위가 심사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고려하여 이러한 기망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심사관이 특허를 발급하였다면 이러한 행위는 중요한 기망행위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도 어차피 특허가 발급되었을 것이라면 이러한 기망행위는 중대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주관설에 의하면 기망행위의 중대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청구항의 특허가능성을 객관적으로만 고려하지 않고 심사관과 특허출원인의 주관적인 면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다. 다. 절충설 이 견해는 중대한 기망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그 사유가 특허의 발급 가능성과 관련이 있고, 또한 심사관의 특허발급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는 중대한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이는 중대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특허심사관이 허위진술로 인하여 특허출원된 발명의 법정 특허요건을 공정하게 심사하지 못하였다면 이는 중대한 기망행위가 된다고 본다. 이 견해가 다수설이다. 그러나 견해는 특허출원인이 적극적으로 심사관을 기망하더라도 특허심사관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면 이 행위가 중대한 사유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신의칙에 위반한 행위를 한 자를 응징하지 못하고 특허법의 목적인 완전한 공개주의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라. 주관적 객관설 마지막으로 주관적 객관설에 의하면 허위진술은 특허출원인의 입장에서 보지 않고 통상의 심사관이 볼 때 특허출원인이 제공한 정보가 특허의 발급가능성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있으면 이 정보는 중대한 것이고 이러한 정보를 허위로 제공한 행위는 사위행위가 된다고 본다. 마. 결론 우리 대법원은 이에 대하여는 아무런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견해를 밝힌 것은 형사적 제재와 관련된 사해행위에 관한 것으로서 향후 특허무효와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는 견해를 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견에 의하면 객관적 기준과 함께 특허심사관에 대한 영향력을 함께 고려한 절충적 입장이 합당한 기준으로 보인다. - 판 결 요 지 - '특허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발명' 등으로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임에도 불구하고 특허출원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특허출원시 그 사실을 특허관청에 알리거나 그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특허출원을 하였다고 이를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 연 구 요 지 - 대법원은 '사위 기타 부정한 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소극적인 행위만으로 성립될 수 없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중대한 기망행위가 존재하여야만 한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형사적 제재와 관련된 사위행위에 관한 것으로 향후 특허무효와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의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객관적 기준과 함께 특허심사관에 대한 영향력을 함께 고려한 절충적입장이 합당한 기준으로 보인다
200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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