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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출생자신고와 부부공동입양원칙
I. 사안의 경과 1. 사실관계 가. 원고 1(남성)은 소외인과 1960년 8월 18일 혼인신고를 하고 살다가 1976년경부터 망인(당초 소송 제기 당시 피고 2의 지위였으나 이 사건이 항소심에 계속 중 사망함)과 함께 살면서 사실상 부부로서 생활을 하였다. 나. 망인은 원고 1과 상의하여 1979년 12월 30일경 부모를 알 수 없는 피고를 데려와 그 때부터 함께 피고를 키웠고, 피고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피고를 원고 1과 망인 사이에서 출생한 혼인 외의 자로 출생신고를 하였다. 다. 이 사건 소로 원고 1은 원고 1과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을 구하고, 망인의 동생인 원고 2는 망인과 피고 사이의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을 구하였다. 2. 제1심 및 원심 판결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 이유의 요지는 ① 원고 1 및 망인과 피고 사이에 입양의 실질적 요건은 모두 갖추어졌지만 ② 원고 1이 소외인과 법률상 혼인관계에 있는 이상 원고 1과 망인이 피고를 혼인 외의 자로 출생신고를 하였더라도 위 출생신고로 인하여 원고 1과 피고 사이뿐만 아니라, 원고 1과 망인 사이에도 전부 입양의 효력이 발생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3므1242 판결 등 참조). 3. 대법원 판결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망인과 피고 사이에는 개별적인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망인에게 원고 1과 공동으로 양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단독으로는 양모도 되지 않았을 것이란 의사, 즉 원고 1과 피고 사이의 입양이 불성립, 무효, 취소, 혹은 파양되는 경우에는 망인도 피고를 입양할 의사가 없었을 것이라고 볼 특별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입양 신고 대신 피고에 대한 위 친생자 출생신고가 이루어진 후, 2008년 1월 1일 호적제도가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제도가 시행됨으로써 망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피고가 망인의 자녀로 기록되었고, 피고의 가족관계증명서에도 망인이 피고의 모로 기록되었다. 이와 같은 점 등에 비추어, 망인과 피고 사이에는 양친자관계가 성립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는 개인 간의 법률행위인 입양의 효력, 입양의 의사로 한 친생자 출생신고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II. 입양에 갈음하여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와 부부공동입양의 원칙 1. 대상판결의 쟁점 배우자 있는 사람이 입양을 할 때에는 배우자와 공동으로 하여야 하는데(민법 제874조 제1항, 부부공동입양의 원칙), 배우자 없는 사람(망인)이 법률상 배우자가 있는 사람(원고 1)과 공동으로 친생자 아닌 사람(피고)을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로 출생신고를 한 경우 배우자 없는 사람의 단독 입양의 성립과 그 유효성이다. 2. 부부공동입양의 원칙 가. 의의 양친은 반드시 배우자 있는 자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자 있는 자가 입양을 하려면 배우자와 공동으로 하여야 한다{윤진수, 친족상속법 강의, 박영사(2016), 182쪽}. 부부공동입양 원칙의 취지를 양자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지만{대표적으로 박동섭, 친족상속법, 박영사(2006), 308쪽}, 1차적으로 배우자의 인격 존중 및 그를 통한 부부공동체의 유지를 고려한 것이고, 다만 미성년자를 양자로 할 때에는 부차적으로 자의 복리도 고려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지원림, 부부공동입양에 관한 단상, 성균관법학 제21권 제3호(2009. 12), 309쪽} 나. 공동으로 입양을 한다는 의미 부부는 공동으로 입양당사자가 될 수 있을 뿐이고 편면적으로는 입양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문언상 명확하다. 그런데 이 의미와 관련하여 부부가 양자를 하는 경우에, 양자는 양친으로 되는 부부 각자와 편면적, 개별적으로 양친자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일체'로서의 양친자관계가 발생하여 부부 공동의 양자로 된다는 견해{공동설, 지원림(각주 3), 311쪽}와 양자를 할 때 부부가 입양당사자지만, 양부와 양자 사이, 양모와 양자 사이에 각각 입양이 별개로 성립되므로, 공동입양요건을 위반한 경우 양부에 대한 관계와 양모에 대한 관계를 나누어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견해(개별설)로 나뉜다. 판례는 개별설의 입장이다(대법원 1998. 5. 26. 선고 97므25 판결; 대법원 2001. 8. 21. 선고 99므2230 판결; 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도8427 판결 등). 공동설에 따르면 부부의 일방이 양자를 한 경우(특히 입양의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에 타방의 입양의사의 결여로 인하여 '일체'로서 입양이 무효로 된다.{지원림(각주 3), 314쪽} 3. 입양에 갈음하여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와 부부공동입양원칙 가.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가 입양신고로서 효력이 있는가 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492 판결로 “당사자 사이에 양친자관계를 창설하려는 명백한 의사가 있고 나아가 입양의 실질적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입양신고 대신 친생자 출생신고가 있다면 형식에 다소 잘못이 있더라도 입양의 효력이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고 판시한 이래로 학설과 판례는 허위의 친생자 출생신고에 입양신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 나. 배우자 있는 사람이 배우자 없는 사람과 공동으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 배우자 있는 사람과 자녀 사이의 입양의 효력 판례는 부부공동입양의 원칙에 따라 법률상 부부가 아닌 사람들이 공동으로 양부모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3므1242 판결;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므806 판결). 따라서 입양을 개별적 법률행위로 파악하더라도 법률상 배우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 배우자 있는 사람과 자녀 사이의 양친자 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 배우자 없는 사람이 배우자 있는 사람과 공동으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 배우자 없는 사람과 자녀 사이의 입양의 효력(대상판결의 쟁점) 부부공동입양의 원칙을 공동설로 이해하는 경우에는 양부와 자녀 사이에 입양의 효력이 없는 이상 양모와 자녀 사이에도 양모자관계가 성립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런데 입양을 개인 간 법률행위로 이해하고 양부에 대한 관계와 양모에 대한 관계를 나누어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견해에 의하면 배우자 없는 사람이 비록 배우자 있는 사람과 공동으로 양부모가 될 의사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배우자 없는 사람과 양자 사이의 단독 입양을 개별적으로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원심이 인용한 위 대법원 1995. 1. 24. 선고 93므1242 판결은 부부공동입양의 원칙을 논거로 하였지만 배우자 있는 남성과 자 사이의 입양이 부부공동입양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가 되면 호적부 기재가 말소되어 배우자 없는 여성과 자 사이의 입양사실 공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친자관계를 공시하는 방법이 호적에서 가족관계등록부로 변경된 후에는 망인의 가족관계등록부에도 피고가 망인의 자녀로 기록되고, 피고의 가족관계등록부에도 망인이 모(母)로 기록되었다. 즉 개별설의 입장에서 대상 사건을 파악하면, 배우자 없는 망인과 피고 사이에 입양의 실질적인 요건을 충족하였고 가족관계등록제도 시행 후 배우자 없는 망인과 피고 사이의 친자관계가 개별적으로 공시되었으므로 배우자 없는 망인과 피고 사이에 개별적으로 입양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 III.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입양을 입양 당사자 개인 간의 법률행위임을 명확히 하고, 부부공동입양의 원칙을 개별설의 입장에서 파악하였다. 그 결과 입양의 실질적 요건이 갖추어졌고, 가족관계등록부에 의하여 배우자 없는 모와 그 자녀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가 개별적으로 공시된 경우 입양이 유효를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입양을 양자 중심에서 파악하는 것으로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대상판결은 미성년자 입양의 경우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았던 구 민법상 입양의 경우에 관한 것이다. 입양신고 대신 친생자 출생신고를 한 경우에도 입양의 효력이 인정됨을 전제로 한 사건이다. 미성년자 입양에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한 현행 민법에 의하면 위와 같은 결론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혼인외의자
입양
친생자출생신고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유) 로고스)
2019-08-12
민법 시행 이전의 구 관습법이 위헌법률심판 대상이 되는가
- 헌재 2016. 4. 28. 선고 2013헌바396, 2014헌바394(병합) 결정 - 1. 사건개요 甲은 乙과 사이에 딸 丙을 두었는데, 丙은 1940년 2월경 혼인하여 甲의 호적에서 제적되었다. 甲이 1948년 3월경 사망하자 乙이 같은 달 호주상속 신고를 하였다. 그 후 乙이 1954. 3.경 사망하여 호적부에서 제적되었고, 당시 호적부에는 甲의 이복 남동생 A와 처 B, 자녀들이 가족으로 남아 있었다. 乙 사망 후 사후양자가 선정되지 않자, A는 1963년 6월경 일가창립 신고를 하였고, 甲의 가(家)는 1969. 7.경 무후(無後, 대를 이어갈 자손이 없음을 의미)로 호적이 말소되었다. 丙은 2011년 7월경 사망하였고, 丙의 상속인인 X는 丙이 甲의 재산을 단독으로 상속하였는데, Y가 허위 서류를 이용하여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주장하면서 Y를 상대로 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였고, 이와는 별개로 甲의 재산이 丙에게 귀속되었음을 전제로 국가를 상대로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각 제1심 법원은 민법 시행 이전의 구 관습법에 의하여, 여호주 乙 사망 이후 상당한 기간 내에 사후양자가 선정되지 아니함으로써 甲의 가(家)는 절가(絶家)되었고, 그 유산은 가족인 A에게 귀속되었다는 이유로 X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X는 각 항소심에서 '여호주가 사망하고 호주상속인이 없어 절가되는 경우 그 유산은 절가된 가의 가족이 출가녀에 우선하여 승계한다는 구 관습법'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관습법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되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헌법재판소의 결정 요지 헌법재판관 6인의 다수의견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제5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 제68조 제2항에 따르면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함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고 보아 관습법의 위헌법률심판 대상성을 인정하였으나, 이 사건 관습법은 헌법에 위반되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헌법재판관 3인의 소수의견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는 '법률'이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는 것에는 아무런 의문이 있을 수 없고, 그 밖에 형식적 의미의 법률은 아니나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체결되고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조약 등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규범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보았으나, 관습법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동일한 효력이 없으므로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다. 3. 해설 가. 문제의 제기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국민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강행되기에 이른 것을 말하고, 그 성립 시기는 법원이 판례에 의하여 그러한 관습법의 존재를 확인·인정하는 때이다. 관습법은 법원(法源)으로서 법령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효력이 있으므로(민법 제1조), 법령이 잘 정비되어 있는 오늘날의 현실에서는 관습법이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1960년 1월 1일 민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조선민사령 제11조의 규정에 의하여 '조선민사령에 규정이 없는 친족·상속 문제'에 관하여는 관습에 의하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이 경우 법원의 판례에 의하여 확인되고 인정된 관습법이 사실상 유일한 법원(法源)으로 기능하게 된다. 적용법률이 부재인 상태에서 관습법이 실질적으로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사건 결정의 다수의견과 같은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우리 헌법·헌법재판소법의 명문 규정에 어긋나고, 헌법 제정의 연혁을 살펴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고, 무엇보다도 사법 수요자인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혼란만 야기할 우려가 있으며, 비교법적으로 살펴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 헌법 등 문언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는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제청에 의한 '법률'의 위헌 여부의 심판을 관장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재판소법도 위헌심판의 대상이 '법률'임을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은 소수의견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임이 분명하다. 헌법은 국가권력의 조직과 구성에 관한 법이고, 국가권력이 국민을 위하여 적절히 행사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의 배분에 관한 조항은 엄격히 해석되어야 하며 확장해석은 곤란할 것이므로 소수의견에 찬성한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이미 폐지되어 1960년 1월 1일 이후 적용되지 아니하는 구 관습법을 위헌으로 선언하는 것은, 이를 적용한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이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것이 된다. 다. 헌법 제정의 연혁 헌법기초위원회에 참여하여 우리 제헌헌법을 기초한 유진오 박사는 법원이 법률을 해석하여 위헌의 의심이 드는 경우 헌법위원회에 위헌법률심사제청을 하면, 헌법위원회가 그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제도'를 창안했으며, 이는 현행 헌법상으로도 그대로 유지되어오고 있다. 다만 헌법위원회가 헌법재판소로 명칭만 바뀌었을 뿐이다. 유진오 박사는 1948년 6월 23일 국회에 출석하여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 하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는 헌법위원회라는 새로운 제도를 생각해냈습니다"라고 밝혔다. 헌법 기초자가 생각했던 헌법위원회의 본래의 역할은 국회의 입법을 견제하는 것이었다. 법원의 확인·인정에 의하여 성립하는 관습법까지 위헌법률심판제청 및 위헌심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리 헌법의 제정 연혁과 어긋난다. 라. 사법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 관습법의 승인·소멸은 법원의 사실인정에서 출발하는데, 사실인정 부분은 당사자주의 소송구조에 의하여 증거조사가 이루어지고 3심제가 보장되는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비하여 우위에 있고, 법원이 그러한 사실인정 부분을 담당하는 것이 적합하다 할 수 있다. 직권주의 소송구조를 취하는 헌법재판소는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헌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법원은 관습법의 변화·발전을 파악하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기존의 관습법이 변화된 상황에 부합하지 않게 되면 이를 소멸시킬 수 있고 새로운 관습법을 승인할 수도 있음에 비해, 헌법재판소는 단순히 그 위헌 여부만을 판단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2005. 7. 21. 선고 2002다1178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만으로 제한하는 종래의 관습법이 더 이상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다고 보았고, 그 이유는 ①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한다는 점, ② 여성에게 종원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종래 관습에 대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던 법적 확신이 상당 부분 흔들리거나 약화되어 있고 이러한 현상은 시일의 경과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소수의견도, 관습법의 승인·소멸은 그것에 관한 사실인정이 전제되어야 하고, 법원이 관습법을 발견하고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었는지 여부를 결정할 뿐 아니라 이미 승인된 관습법의 위헌, 위법 여부는 물론 그 소멸 여부에 대하여도 판단하고 있으므로 관습법에 대한 위헌심사는 법원이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히고 있다. 관습법이 주로 문제되는 민사소송은 이른바 제로섬게임으로서 이득을 얻는 국민이 있으면 반대로 손해를 보는 국민도 있게 마련인데, 그 효력에 관하여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달라지는 경우 국민들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마. 비교법적 검토 재판소원이 인정되는 독일에서조차도 구체적 규범통제의 제청 대상이 되는 것은 형식적 의미의 법률에 한정되고, 법원이 관습법의 위헌 여부 판단에 관하여 헌법재판소에 결정을 구할 수 없다. 헌법재판제도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에서도 관습법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아니다. 바. 결어 관습법의 위헌법률심판 대상성이 문제된 헌재 2013. 2. 28. 선고 2009헌바129 결정에서는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관습법도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으나, 이번 결정에서는 이진성, 김창종 재판관이 종전의 견해를 변경하여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다수의견도 합헌의견과 위헌의견으로 갈라졌고, 소수의견에도 별개의견이 붙었음에 비추어 재판관들 사이에 치열한 고민과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습법의 위헌법률심판 대상성은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되겠지만, 소수의견과 같이 우리 헌법 문언과 연혁에 충실한 해석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사법 수요자인 국민의 이익을 위해 어느 기관에서 관습법에 대한 규범통제를 담당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관한 깊은 고찰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2016-05-19
혼인외 출생자의 친생자신분 취득방법
1. 사실관계 피청구인이 청구인(生父)과 피청구인의 특별대리인(生母) A 사이에서 출생한 친생자로 호적에 등재되어 있다. 생모 A는 1978년 6월 30일경부터 청구인과 성 관계를 맺어오다가 1980년 4월 하순 소외 B와 약혼을 한 후 그와 동거하다가 같은 해 8월 중순 위 B와의 관계가 파기된 다음 1981년 2월 14일 피청구인을 출산하고 같은해 7월 29일 청구인의 인장을 위조해 ‘청구인과 생모 A가 혼인했고 그 사이에서 피청구인이 태어난 것’으로 혼인신고와 출생신고를 동시에 하여 위와 같이 호적부에 피청구인을 청구인의 친생자로 등재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로 위 혼인이 무효인 것으로 확정되었다. 2. 법원의 판단 원심에서는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친생자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에는 친생자관계가 없다는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혼인 외의 자와 생부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혼인 외의 자가 친생자 신분을 취득하려면 청구인의 인지가 있어야 하고 그 인지가 있었다는 자료가 없는 한, 법률상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의 친생자관계는 생기지 않는 것이라 할 것이다.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소외 A가 청구인의 인장을 위조하여 신고한 출생신고에 의하여 호적부에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자(子)로 등재되어 인지의 효력이 있는 것 같은 표시가 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인지자인 청구인의 의사에 의하지 않고 인지신고가 된 것으로서 인지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호적기재 사실만으로는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생겼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 그 밖에 청구인이 피청구인을 인지하였다는 주장이나 증거도 없는 이 건에 있어서 청구인과 피청구인 사이에는 법률상 친생자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하면서, 원심이 청구인에게 혼인 외의 출생자인 피청구인이 자기의 친생자가 아니라는 것까지 입증할 책임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이 판시한 것은 혼인 외의 출생자와 부와의 친생자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인 광주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3. 평 석 1) 인지(認知)의 의미 (1) 인지는 부모(특히 부)가 혼인 외의 출생자를 자기의 자녀라고 인정하는 행위이고, 인지의 방법은 호적에 인지신고 또는 출생신고(호적법 제62조)를 하는 것이다. 혼인외 출생자와 생부모 사이의 법률상 친자관계(특히 부자관계)는 오로지 인지로만 확인·5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부자관계는 자연혈족관계이고, 법정혈족관계(양자)가 아님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2) 인지에 관한 입법례 (가) 주관주의(主觀主義) 또는 의사주의(意思主義) 오로지 인지자의 의사에 따라서만 인지를 할 수 있고, 그의 인지로 부자간·모자간의 법적 친자관계가 발생한다. 따라서 인지는 부모, 특히 부(父)가 자녀를 자기의 자녀라고 승인함으로써 법적 친자관계를 성립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부(父)의 일방적 의사표시(단독행위)라고 한다. 부모가 자발적으로 이러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임의인지이고,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아니할 때, 그 의사에 반하더라도 소송으로 법원에서 친자(父子)관계를 확정시키는 것이 강제인지라고 한다(통설). (나) 객관주의(客觀主義) 또는 혈연주의(血緣主義) 자연적 혈연관계가 존재하면 자녀 측에서 인지를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호적상 인지에 하자가 있더라도 실제로 혈연관계가 있으면 인지 자체의 하자는 치유된다. 임의인지는 자연적 혈연(父子)관계 또는 생물학상의 부자관계의 존재사실에 대한 관념의 통지이다. 임의인지는 혼인외 친자관계를 추정하는 방법에 불과하고, 강제인지는 생물학상 부자관계의 확인방법이라고 한다. 입법경향이 주관주의에서 객관주의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인지는 의사표시가 아니라, 관념의 통지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다) 우리 민법은 강제인지(인지청구의 소)(제863조)와 사후(死後)인지(부모 사망 후의 인지)(제864조)를 모두 인정하는 점에서 객관주의에 가깝고, 임의인지 과정에 피인지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는 점(동의나 승낙 불문)에서 주관주의에 가깝다. 그러므로 우리 민법은 절충주의 입법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2) 우리나라 판례 우리나라 민법은 객관주의와 주관주의의 절충적 입법을 하고 있어서 사안과 같은 경우 혼인 외의 자의 보호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본다. (가) 확립된 판례 우리나라 대법원의 판례에 의하면, 혼인 외의 자가 생부의 친생자신분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러므로 혼인 외의 자 자신이 생부를 상대로, 또는 생모가 생부를 상대로 ‘혼인 외의 자와 생부 사이에 친생자 관계가 존재한다’는 친자관계존재확인청구를 해서는 안 되고, 또 그러한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 판례연구 대상판결, 대판 1997.2.14.선고96므738 각 참조). 생부의 인지로만 친자관계 내지 생부자관계가 형성되도록 한 현행 민법 조항이 헌법위반도 아니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례이다[헌재결 2001.5.31.98헌바9(전원재판부)]. 우리나라의 옛날 관습에 의하면, 혼인중 포태하여 출산한 유복자는 부(父)의 자로 추정되므로 그러한 자에 대하여는 생부의 인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례도 있다(대판 1987.10.13.선고86므129). 이 판례는 물론 혼인중 출생자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항상 생부의 인지가 필요하다는 주관(의사)주의 입법에 반대되는 판례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 현행법의 구조와 문제점 형식적으로 관찰하면 혼인 외의 출생자는 생부의 인지, 유언인지를 받아서 친생자신분을 얻을 수 있고, 혼인 외의 자나 그 생모는 생부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에 놓여있다. 만일, 생부가 인지를 거부할 경우는 인지청구의 소송(강제인지)을 걸어서 그 신분을 취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현행민법상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생부의 생존 중에는 언제든지(제척기간의 제한이 없음) 인지청구를 할 수 있지만, 일단 생부가 사망한 경우는 그 사망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내에 반드시 제소해야 한다(이는 제척기간이므로 당사자가 책임 없는 사유로 제소기간을 놓쳤어도 추완제소를 할 수 없다). 실제로 당사자들은 무지하므로 이 제소기간(제척기간)을 놓치기 일쑤다. (다) 쟁 점 : 생모가 혼인외 자의 출생신고를 한 경우 혼인 외의 출생자는 대개 사실혼, 사통 등에서 출생되고 ‘법률에 무지한 생모’는 자신의 호적부나 또는 사실혼 남편의 호적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다. 출생신고시에 생부란을 공란으로 두는 것이 원칙이지만(종전의 호적예규 382항), 생부를 알면 생부의 성(姓)을 따라서 기재하기도 한다. 연구대상 판결에서는 생모가 혼인신고까지 임의로 하여 남편의 호적부에 혼인신고와 동시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한 경우이다. 우리나라 판례에 따르면 호주나 생모가 임의로 아이의 출생신고를 생부의 호적에 한 경우 그것은 아이와 생부사이의 친생자 관계를 창설하는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라) 남존여비사상, 가부장적 권위주의 사상의 발상 서구, 특히 프랑스에서는 ‘혼인 외의 출생자가 아버지를 찾는 소송을 걸 수 없다’는 전통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도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상속권을 박탈할 권한을 가지고 있고, 1960년대까지만 해도 혼인 외 출생자는 상속권이 없었다. 일본의 경우는 지금도 혼인 외의 출생자의 상속분이 적출자 상속분의 1/2로 법정되어 있다(위헌도 아님). 생각건대, 오늘날 남녀평등사상이 점차 고조되면서 특히 남성의 문란하고 방탕한 성생활과 이로 인해 출생한 자녀에 대한 제도적인 무책임을 저지하기 위해서 혼인 외의 출생자의 출생신고를 생모가 하였건, 친족이 하였건 일단 공부(公簿)에 생부의 자녀로 신고되어 있으면, 생부의 친생자로 추정되고 이를 부정하려면 생부가 친생부인이나 친자관계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할 필요는 없을까? 인지에 관한 객관주의 입법례를 도입하여 민법 조항을 변경할 때가 오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2007-08-30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訴의 당사자적격
질문 : 저는 당숙(5촌 숙부)과 그 호적상 부(父) 사이에 친자관계가 없다는 소송을 걸 수 있나요? 그 호적상 부가 최근에 돌아가시었는데, 그 유일한 아들인 당숙과 저의 아버지가 상속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요? 저의 아버지와 그 당숙과는 4촌 간이고, 망인과 저의 아버지 사이는 3촌 사이입니다. 답 : 확인의 이익을 증명하여 제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의 개념과 존재이유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는 어떤 사람들 사이에 법률상의 친생자라는 신분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여 달라고 청구하는 소이다. 이 소는 ‘친자관계 존재확인의 소’와 그 ‘부존재확인의 소’로 나누어진다. 실무상으로는 주로 친자관계부존재확인이 문제되고 있다. 앞의 것은 대개 인지청구로 해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자식의 관계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상속·부양 등 법률상 권리의무의 중요한 근거가 되므로 이러한 관계의 존재나 부존재를 확정할 필요가 있고 그래서 생긴 것이 바로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이다. 호적부에는 친생 부자관계 또는 모자관계가 있는 것처럼 등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부자관계나 모자관계가 없다고 주장할 때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한다. 이는 기존의 또는 현재의 법률관계의 존부를 확정하는 확인의 소(訴)이다. 그러므로 장래에 향하여 새로운 친자관계의 발생·기존 친자관계의 소멸을 목적으로 하는 형성(形成)의 소(訴) 예컨대, 부(父)를 정하는 소(민법 제845조), 인지청구(제863조), 친생부인(제846조,제848조, 제850조, 제851조) 또는 확인의 소인 인지에 대한 이의(제862조)의 소들과는 성질이 다르다. 이러한 소에서 주장하는 사유와는 ‘다른 사유’를 내세워서 ‘호적상의 친자관계를 바로 잡으려고 할 때’ 제기하는 소가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이다(민법 제865조 1항). 2. 당사자 그러면 과연 이러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원고)은 누구이며, 그 상대방(피고)은 누구인지 실무상 종종 문제되고 있다. (1) 원고가 될 수 있는 사람들(원고적격자) 자녀, 자녀의 직계비속·법정대리인, 생모, 남편, 남편의 직계 존ㆍ비속, 후견인·유언집행자, 기타 이해관계인이 원고가 된다(민법 제865조). 원고적격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부(父)를 정하는 소, 친생부인, 인지에 대한 이의,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두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피고가 될 수 있는 사람들(피고 적격자) 피고적격자는 호적상 자녀, 부모, 친·자 공동(필수적 공동소송 (대판 1983. 9. 15,83즈2, 총람 민 865조, 26))이다. 자녀가 원고이면 부·모를 피고로 삼아야 하고, 부·모가 원고이면 자녀를 피고로 삼는다. 친·자 중 일방이 사망한 때는 생존자를 피고로 삼고, 친·자 모두 사망한 경우는 검사를 상대방으로(대판 1971.7.27,71므13; 1977.4.12,77므6; 일최판 소화 56(1981). 10. 1.) 삼는다(가사소송법 제24조ㆍ제28조). 피고 측의 이해관계인은 검사의 보조참가인으로 소송에 참가하여 다툴 수 있다(민소 제71조). 친족 등 제3자가 소를 제기하는 경우는 부모와 자녀 모두를 피고로 삼아야 한다(가소 제24조 2항, 대판 1970. 3. 10.70므1). (3) 민법 제777조에 규정된 친족들 이와 같은 친족들은 ‘그와 같은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써 당연히 원고로서 친족들 간의 친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소송상 이익이 있다는 것이 종전의 판례이다(대판 1967. 9. 19,67므22; 1973. 1. 23.73므18(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남편은 백부모의 친생자가 아님’을 확인한다는 소를 제기할 이익이 있다 : 남편이 2중 호적을 만들어 제3의 여자와 혼인을 시도한 사례); 1981. 10. 13,80므60(전원합의체)). 일부학설은 그러한 친족이라고 하여 당연히 당사자 적격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특정한 권리를 얻거나 의무를 면하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인이라야 확인의 이익과 당사자적격이 인정된다고 한다(박병호, 176; 대판 1960.9.29,4293민상314; 1966.7.26,66므11; 1976. 7. 27,76므3, 공보 제544호,9316(성씨(姓氏)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것은 즉시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라고 할 수 없다)). 3. 문제점 (1)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1981.10.13,80므60)의 요지를 검토하여 본다. 1) 원심판결은 제1심 판결이…제3자가 친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하려면 단순히 당사자와 친족관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친자관계의 부존재로 인하여 특정한 권리를 갖게 되거나 특정한 의무를 면하게 되는 등의 법률관계가 있음이 필요하다고 해석할 것인바, 이 사건에 있어서는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당질(5촌 조카--필자 주)인 친족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내세워 피청구인과 청구외 망 이O삼 및 같은 망 박씨 사이의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을 구하고 있을 뿐 청구인에게 어떤 법률상의 이해관계가 있다 할 수 없으니, 결국 청구인의 이 사건 청구는 법률상확인의 이익이 없음에 귀착된다고 한 판시를 인용하여 청구인의 본건 청구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을 지지하여 청구인의 항소를 배척하였다. 2) 제33조 제3항에 규정된 민법 제865조의 친생관계의 존부확인을 목적하는 소에 인사소송법 제26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동조는 당사자 및 그 법정대리인 또는 민법 제777조의 규정에 의한 친족은 제소권자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위 소정의 친족은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신분관계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써 당연히 친자관계 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소송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당원 1967.9.19. 선고 67므22 판결 참조), 원심판결이 청구인과 피청구인은 당숙질(5촌)의 친족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청구인에게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본건 청구를 각하한 제1심 판결을 지지하였음은 위법하다고 아니할 수 없어 논지 이유있다. 위 판시에 저촉되는 당원 1966.7.26. 선고 66므11 판결을 변경하기로 한다는 것이 판결요지이다. 문제는 인사소송법이 폐지되면서 동시에 새로운 가사소송법이 제정되었고 해당 조문도 서로 달라진 마당에 위 전원합의체판결이 판례로서 지금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2) 검토 먼저 위 전원합의체 판결이 그 근거로 삼고 있는 인사소송법의 관련조문을 살펴보자. 1991.1.1. 폐지된 구 인사소송법 제26조(혼인무효의 소의 제기권자) 당사자 및 그 법정대리인 또는 민법 제777조의 규정에 의한 친족은 언제든지 혼인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구 인사소송법 제33조(관할) ③항 민법 제865조의 규정에 의하여 친생관계의 존부확인을 목적으로 하는 소는 상대방의 보통재판적있는 지의 지방법원관할에 전속한다. 동법 제35조(준용규정) 제26조,… 중략… 의 규정은 본절의 규정에 의한 소송에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의 판례의 판시와 같이 민법 제777조 소정의 친족은 언제든지 친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되어 나온다. 그러나 새 가사소송법은, 혼인무효의 소의 제기권자(제23조)로 당사자, 법정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언더라인 필자)은 언제든지 혼인무효나 이혼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제28조(준용규정) …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에는 제24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할 뿐 제23조를 준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제24조 제2항에 의하면 제3자가 제1항에 규정된 소를 제기할 때에는 부부(이 사건이라면 친자)를 상대방으로 하고, 부부(친자) 중 일방이 사망한 때에는 그 생존자를 상대방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기서 제3자는 결국 제23조에 규정된 4촌 이내의 친족을 말하는 것이니, 새 가사소송법(1991.1.1.부터 시행)은 당사자(친자)를 제·한 제3자의 제소권자로는 4촌 이내의 친족만으로 그 범위를 제한한 취지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다만, 민법 제865조에는 민법 제862조를 준용하고 있으므로 친생자관계존부 확인의 소는 “이해관계인”도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체법(민법)이 절차법(가사소송법)보다 우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행법의 해석론으로는, 당사자(친자), 그 법정대리인 및 4촌 이내의 친족은 특별한 이해관계(확인의 이익 등)를 증명할 필요 없이, 당연히 친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그 이외의 민법 제777조 소정의 친족은 확인의 이익을 주장하고 증명하여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2006-12-14
생부의 친생자 출생신고에 의한 인지의 효력
法律新聞 第2056號 法律新聞社 生父의 親生子 出生申告에 의한 認知의 效力 金疇洙 〈延世大法大敎授法學博士〉 ============ 11면 ============ 서울高等法院 1991年5月24日 宣告, 90르2659判決 이 판결은 生父가자기의 婚姻外의 出生子에 대하여 認知의 意思를 가지고 親生子出生申告를 하게 하였는데, 生父의 사망후 그의 遺妻와 遺贈을 받은 그의 妻弟가 利害關係人으로서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을 請求한데 대하여, 이를 認容한 것이다. 任意認知의 方法에는 民法이 규정하는 認知申告의 方式(民法 제859조)과 戶籍法이 정하는 親生子出生 申告의 方式(戶籍法제62조)이 있는데, 이와 같이 申告가 있게되면 利害關係人이 이에대하여 異義를 하려면 民法規定에 의하여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를 제기하여야 된다고 해석된다(民法제862조). 그런데, 이 異議의 訴를 제기하려면 認知의 申告있음을 안날로부터 1년내에 하여야 하는데, 이 판결은 除斥期間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가 아닌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에 대하여 이를 認容하고 있는데, 이는 法律規定에 違背된 해석으로 생각된다. 【事 實】 訴外 A는 外國에 거주하면서 原告 X1과 婚姻하여 살아왔으나 所生이 없자 訴外 B와 韓國에서 혼인신고를 하고(重婚狀態), 關係를 맺었으나 所生이 없어서 다시 訴外 C와 夫妾關係를 맺어오다가 Y를 出産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여 C로 하여금 A의 戶籍에 Y를 入籍시켰다. 그런데 A는 Y가 出生한지 약1년이 지난후 그 모습이 전혀 아버지를 닮은점을 찾아 볼수 없고 또 평소에 A자신의 신체적 결함으로 자식을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있던 터이라 갈수록 Y와의 사이의 親生子關係에 의심이 깊어져 韓國에 出張次 나온길에 Y와C를 같이 데리고 病院에서 혈액검사를 받은 결과 A와 C는 모두 A형이고 Y는 AB형으로 각각 판명되었다. 그 후 A는 한가닥의 희망을 가져보고자 위혈액검사결과를 가지고 外國에 건너가 大學의 醫學部 法醫學敎室에 Y와의 사이의 父子關係成立可能性에 관한 의견을 구하였으나 위기관으로부터 위C가Y의 진정한 어머니라고 한다면 위 A와 Y사이의 父子關係가 成立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통보받았다. A는 그후 X1과 여행을 떠나기 앞서 자신이 사망하게되면 자신소유의 토지, 건물, 예금, 적금 기타재산 전부를 X1의 동생인 X2에게 遺贈하기로 하고 위와같은 내용의 遺言公正證書를 작성한 뒤 사망하였다. Y는 자신이 A의 아들로서 진정한 相續人임을 전제로 X2가 A로부터 받은 遺贈은 자신의 遺留分權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반환해줄 것을 내용으로 하는 遺留分返還請求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X1과 X2는 利害關係人으로서 Y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하였다. 서울가정법원에서는『Y를 A와 C사이에 태어난 親生子로 出生申告를 함으로써 Y에 대한 認知의 效力이생겼으나 戶籍法上 親生子關係가 認知申告에 의하지 아니하고 出生申告에 의하여 등재된 경우에 그 호적상 기재와는 달리 親生子關係가 없음을 原因으로 親子關係의 不存在確認을 구하기 위하여 民法 제865조에 의한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할수 있다할 것 이다』라고 判示하였다. 이에 대하여 Y는 서울高法에 抗訴를 하여, A가 그 戶籍에 Y에 대한 出生申告를 함으로써 Y에 대한 認知의 效力이 발생하였으니 X1과 X2는 A의 Y에 대한 認知의 效力을 다투기 위하여 認知無效의 심판을 청구함은 別論으로 하고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審判을 구할 수는 없음으로 不適法하다고 주장하였다. 【判決要旨】 이 事件의 경우는 被請求인(Y)의 주장과 같이 혼인외의 출생자에 대하여 생부가 認知申告를 하지아니하고 親生子出生申告를 한 경우이여서 그 출생신고가 인지신고의 효력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써 호적부상에 親生子關係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제3자들인 請求人등의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請求를 거부할수 없다는 法理라고 할것이어서 이점에 관한 被請求人의 本案前 抗辯은 理由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評 釋】 (1)婚姻外의 出生子가 出生하였을때에 그子에 대한 出生申告는 母가 하도록 되어있다(戶籍法 제51조제2항). 그것은 生父가 認知를 하지 않은이상 法律上生父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生父가 그 혼인외의 出生子를 자기의 子로 하기위해서는 認知申告를 하여야 한다(民法제855조·제859조, 戶籍法제60조). 이와같이 認知申告를 하게한 것은 이미 母에 의한 出生申告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生母가 혼인외의 出生子에 대하여 出生申告를 하는 例가 많지 않으며, 生父가 出生申告를 하지 않을때에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따라서 보통 生父가 그 혼인외의 出生子를 認知하고자 할 때에 母의 出生申告가 없는 경우가 보통이므로 바로 生父가 出生申告를 하는 事例가 많다. 그래서 戶籍法은 제62조에서 父가 婚姻外의 出生子에 대하여 親生子出生申告를 한 때에는 認知의 意思가 있다고 보아 그 申告는 認知의 效力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法體制에서는 任意認知에는 두가지 方法이 있다고 할수 있다. 즉, 母가 이미 出生申告를 하였을 때에는 父의 認知申告에 의하는 방법과 母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生父의 출생신고에 의하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大法院判決은 父母의 혼인신고가 무효인 경우에도 婚姻中의 出生子로서의 출생신고에 대해서 認知의 效力을 인정하고있다(大判1971년11월15일, 71다1983),이와같이 婚姻外의 出生子에 대한 生父의 認知에 대해서는 認知申告에 의한 認知만을 고집하고 있지않음을 알수 있다. 그것은 婚姻外의 出生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것이라고 볼 수 있다. (2)父子間에 객관적으로 親子關係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착오로 生父가 認知를 하였을때에는, 子기타 利害關係人은 認知의 申告있음을 안날로부터 1년내에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를 제기할수 있다(民法제862조). 이 경우에 객관적으로 親生子關係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제를 제기할수 있다고도 볼수 있겠지만, 認知에 대해서는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를 제기하도록 하고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는 認知가 아닌「다른 事由를 原因」으로 할 때에만 제기할수 있도록 되어있다(民法 제865조제1항 참조). 위에서 본바와 같이, 認知의 방법에는 法律上 두가지가 있으므로, 民法제862조에서 말하는「認知의 申告있음을 안날로부터」에는 戶籍法 제62조에 의한「生父의 親生子出生申告」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生父의 認知申告의 경우나 親生子出生申告의 경우나 모두 똑같이 生父에게 認知의 意思가 있었기 때문에, 認知申告를 한때에만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를 제기하도록함으로써 除斥期間의 적용을 받고(민법 제862조 참조), 親生子出生申告를 한 때에는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하도록 함으로써 除斥期間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해석하여, 認知의 效力에 차이를 두는 것은 戶籍法 제62조의 立法趣旨에 반한뿐만 아니라, 衡平의 原理에도 어긋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婚姻外의 出生子에 대한 認知에 대하여 利害關係人이 무효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認知가 生父의 認知申告에 의한 것이든 父母의 親生子出生申告에 의한것이든 가리지 않고 認知에 대한 異議의 訴를 제기하여야 하며(大判 1960년 9월29일, 4293民上261참조), 따라서 그러한 경우에는 民法 제862조에 의하여 認知의 申告 혹은 親生子出生申告있음을 안날로부터 1년이내에 異議의 訴를 제기하여야한다. 이 기간이 경과되었을 때에는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로써 다툴수 없다고 보아야한다. 民法 제862조가 除斥期間을 둔 이유는 親生否認의 訴에 있어서의 제척기간과 같은 취지로 보아야 할것이며, 따라서 그것은 혼인외의 出生子의 보호와 長期化에 따른 事實關係의 불분명을 피하고자함에 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3)참고로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①자신이 허위의 出生申告를 한 경우에도 ============ 10면 ============ 外形上 親生子關係가 존재하는 것처럼보여 그와같은 法律關係로써 規律되게 되므로, 호적상의 父母와 子 사이에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할수있다(大判1967년7월18일, 67마322) ②親生子의 推定을 받은 子(民法 제844조)는 親生否認의 訴에 의해서만 親生子關係가 否認될수 있지만(民法 제846조), 推定을 받지않는 子, 즉 婚姻成立의 날로부터 2백일전에 출생한 子에 대해서는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할수 있다. ③形式上 親生子의 推定을 받으나 胞胎期間에 夫婦가 사실상 동거하지 않은 경우와 같이 推定이 미치지 않는 경우에는 그 出生子에 대하여 親生子關係不存在確認의 訴를 제기할수 있다(大判1983년7월12일, 82므59).
1991-09-02
협의이혼 의사
法律新聞 第1210號 法律新聞社 協議離婚 意思 朴秉濠 (서울大法大敎授 法學博士) ============ 12면 ============ <事件의 表示> ▲大法院 76年9月14日 第三部判決 ▲76도一○七公正證書原本不實記載, 同行使 海外 移住法違反, 旅券法違反, 上告棄却 ▲大法刑集 24권3집∼6面 ▲原審〓서울刑事地方法院 抗訴第九部 75年10月21日判決 75노五四五五 無罪(法律新聞 75年11月10日字(一一三一號)所載 ◇判示事項 海外移住를 目的으로 일시적이나마 法律上의 夫婦關係를 解消하고자 하는 意思의 合致下에 離婚申告를 하였다면 혼인 및 이혼의 效力發生與否에 있어서 形式主義를 取하고 있는 이상 그 離婚申告는 有效하다. 一, 事 實 檢事의 公訴事實記載와 원심이 인정한 事實은 다음과 같다. 被告人 Y는 妻인 피고인 C와 子女 3名등을 카나다로 移住시키고자 하나 Y가 통일주體국민회의대의원이며 外形財産이 6천8백만원 相當으로서 海外移住審査基準인 4천만원을 넘으므로 海外移住許可가 容易하게 되지 않을 것같으므로 그들을 카나다로 移住시키는 方便으로 兩人이 離婚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1975年1月16日에 Y의 본적지인 경북 달성군 H面事務所에 兩人이 함께 출두하여 협의이혼신고서를 提出하여 受理되었다. 被告人들은 이혼신고를 함에 있어 신고하는 그자體에 대해서만은 合意가 있었음을 認定하고 있으며 申告後에도 夫婦로서 함께 生活하고 있다. 檢事의 公訴취지는 위 이혼신고는 虛僞이며 이를 신고하여 호적부에 不實記載하게 하여 이 호적부에 基하여 移住申請을한것은 公正증書原本不實記載 및 同行使罪등에 해당한다고 主張하였다. 第1審은 有罪로 인정, 피고인들은 첫째 위와같은 認定事實에 의한다 하더라도 被告人들의 합의하에 이혼신고를 한 것이므로 그와같은 申告는 刑法 288條1項에 해당되지 아니하며 둘째, 被告人들은 피고인 Y의 잦은 外泊, 복잡한 女子관계등으로 인하여 가정불화를 繼續하여 오던중 서로 진정한 意思로서 이혼하기로 하여 그와 같은 이혼신고를 한것이라고 主張하여 抗訴하였다. 原審은 被告人들이 一時的이나마 法律上 부부관계를 解消하고자 하는 意思의 合致가 있었음이 分明하며 어떤 目的을 가진 離婚이라도 그 離婚申告 自體에 대한 意思의 合致가 있었다면 형식주의를 取하는 우리의 離婚制度下에서는 이혼신고의 法律上 및 사실상의 重大性에 비추어 그 離婚은 有效하므로 被告人들이 法律上 부부관계를 解消하고자 하는 意思의 合致에 따라 이루어진 離婚申告는 허위의 신고가 아니라는 理由로 無罪를 宣言하였다.이에 대하여 檢事는 피고인들의 所爲는 實體的 진실에 부합되지 아니하며 民法上 當事者間에 이혼할 意思가 없는 무효인 이혼이며 그러한 이혼을 유효하다고 한것은 大法院判例(75.8.1975도 1712 및 75.5.27 74므23)에 비추어 보아도 異論이 있을수 없다고 上告하였다. 二, 判決理由 上告棄却·原審判決에 의하면 피고인등이 이혼할 意思없이 통첩하여 형식상으로만 協議離婚한 것이라는 취지의 事實을 認定한것이 아니고 피고인들이 海外로 移住할 目的으로 이혼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一時的이나마 부부관계를 解消하고자 하는 意思의 合致가 있었다는 취지의 사실을 認定하고 있으며 記錄에 나타난 증據資料에 의하면 피고인등은 一時的이나마 離婚할 意思가 있었다고 보여지므로 原審의 위認定은 正當하다 할것이다. 그렇다면 혼인 및 이혼의 효력발생여부에 있어서 형식주의를 취하는 이상 피고인등의 이건 이혼신고는 유효하다 할것인바 같은 취지로 判斷한 原審의 措置는 正當하고 原審判決은 論旨가 擧示한 當院의 判例에 저촉되지 아니한다(下略.) 三, 評 釋 이른바 假裝離婚의 효力에 관한 두번째의 有效判決이다. 從來 大法院은 庶子를 嫡出子로 하기 위하여 庶子의 生母와 婚姻申告하기 위해서 妻와 形式上 離婚申告를 한경우에 「申告當時의 雙方 또는 一方에 離婚의 意思없었을 경우에는 該離婚은 그 효力이 생기지 아니하는 것이다」라고 하고 (大法院 61.4.27判決 4293民上536) 또 戶籍上 生存한 家族없이 父가 死亡한 경우에 出嫁女가 親家復籍하여 亡父의 遺産을 相續하기 위하여 夫와 協議離婚한 경우에 「婚姻의 破綻이란 事實도 없이 夫婦가 從前과 다름없이 夫婦生活을 繼續하면서 通謀하여 形式上으로만 協議離婚申告를 하는 것이라면 身分行爲의 意思主義的 性格에 비추어 이는 無效한 協議離婚」이라고 하여 (大法院67.2.7判決 66다2542)이른바 實體意思說(효果意思說)에 立脚하고 있었다. 그런데 75年8月19日字 大法院判決(第2部 75도1712)에 이르러서는 强制執行을 回避할 目的만으로 協議離婚申告를 하고 잠시 別居한 경우에 「協議離婚屆를 提出하였는데도 當事者間에 婚姻生活을 事實上 廢棄하려는 意思는 없이 단지 强制執行의 回避 其他 어떤 다른 目的을 위한 方便으로 一時的으로 離婚申告를 하기로 하는 合意가 있었음에 不過하다고 認定하려면 누구나 납득할만한 充分한 증據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離婚當事者間에 一應 一時나마 法律上 適法 離婚을할 意思가 있었다고 認定함이 離婚申告의 法律上 및 事實上의 重大性에 비추어 相當하다」고 하여 形式意思說로 기울었다. 卽 離婚의 效果意思를 否定할만한 納得할 만큼의 充分한 증據가 있다면 無效로 된다는 條件을 붙임으로써 基本的으로 實體意思說에 立脚한듯 하지만 當事者의 效果意思의 究明立증이 困難함을 考慮할때에, 그리고 充分한 증據가 없는限「法律上」適法한 離婚意思가 있었다고보고 그理由로서 「離婚申告의 法律上 및 事實上의 重大性」을 들고있음을 볼때에 明白히 形式意思說의 立脚하고 있다. 本件判決도 위 立場을 再천명한것이며 離婚意思에 關한 限 大法院은 形式意思說에 立場을 굳힌것이라고 본다. 한편 婚姻의 경우에는 大法院은 婚外子(庶子)로 알려지면 婚談이 깨어질 念慮가 있으므로 단지 婚生子로 하기위한 目的만으로한 婚姻申告는 精神的 肉體的結合을 생기게할 意思가 없으므로 無效라고 하였으나 (75年5月27日 第3部判決 74므23) 그후 事實婚夫가 無斷家出한뒤 妻가 그所在를 確認하고 두아들을 婚生子로 入籍시키기 위하여 婚姻申告하면서 出生申告가 끝나면 다시 離婚申告를 하기로 合意하여 離婚申告書를 미리 作成하고 婚姻申告한 경우에 그婚姻申告는 適法한 節次를 밟아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適法有效하다고 判示하였다(75年11月25日 第4部判決75므26)이 兩判決은 一貫性이 없는데 後者의 경우는 事實婚夫婦의 배후를 配慮한때문일것이며 實體意思說을 버린것 같지는 않다. 日本判例도 婚姻의 경우는 實體意思說에 立脚하고 있으나 離婚의 경우에는 形式意思說에 立脚하고 있는것 같다. 卽 日本大審院(昭和16.2.3.判決)은 「離婚申告를 하는 夫婦는 그 離婚이 戶籍에 記載되고 이후 一般社會로 부터 法律上의 夫婦가 아닌 것으로 處遇될것을 알고 申告를 하는것이 普通이며 이에 反하는 例外는 極히 稀有함은 實驗則上쉽게 想像할수있는 바이므로 事實上 夫婦關係를 繼續할 意思를 가지면서 申告를 한경우에는 이를 內緣關係에 그치고 적어도 法律上의 부부관계는 일응 解消할 意思로써 즉 법률상 眞正으로 이혼할 意思를 가지고 申告하는 것으로 認定하는것이 社會의 通念이며 極히 明確한 反증이 없는 한 그 이혼신고를 법률상의 부부관계를 解消할 意思가 없는 虛僞의 申告라고 할수 없다」고 하였고 戰後의 最高裁判所도 이를 踏襲하고 있다. (昭和38.11.28판결) 問題는 身分行爲意思 내지 이혼의사란 무엇이냐에 歸着된다. 實體意思說에 의하면 이혼의사란 社會通念上 이혼할 意思즉 혼인의 實體를 解消할 의사라고 보며 이혼신고하는 것에 관한 의사의 合致가 있었더라도 實質的인 身分關係를 해소할 효果意思가 없으므로 假裝이혼은 無效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形式意思說은 이혼도 모든 身分行爲와 같이 要式行爲이므로 離婚意思란 要式行爲인 법률상의 이혼을 하려는 意思 즉 이혼신고를 하려는 意思라고 봄은로 이른바 假裝이혼은 적어도 호적법상의 이혼신고를 할 意思의 合致가 있으면 유효하다고 한다. 그런데 離婚意思는 신고意思外에 혼인의 實體를 解消할 효과의사와 實體의 解消라는 事實을 要素로 함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形式意思說은 身分關係를 創設하여 일정한 權利義務를 생기게 할 경우, 즉 創設的 身分行爲에는 명백히 不適當하며 各種身分行爲에 관해서 一貫性이 없게된다. 한편 實體意思說도 事實主義를 존중한다지만 申告라고 하는 要式主義를 取하고 있는 現行法下에서는 申告없는 事實關係나 外觀的 事實로부터 申告를 신뢰할수 있는 경우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實體意思에 너무 고집하게 되면 要式主義의 無意味化를 가져온다. 뿐만 아니라 實體意思가 있는 사실관계가 多樣多面化된 社會現象下에서는 劃一的으로 定型化할 수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어느 說에 固執할것이 아니라 身分行爲의 構成要素인 申告意思사실을 具體的 事實의 類型化에 應해서 適切히 理論構成할 필요가 있다. 特히 協議離婚申告에 관해서 호적공무원에게 實質的 審査權을 부여하고 있는 우리制度下에서는 호적의 公示的 機能 즉 이혼신고기재의 公示性이 强化되었으며 오히려 公信力이나 確定力이 부여되어 있다고 볼수있으므로 호적공무원의 面前에서 이혼의사의 진정성을 다짐받고 異議없이 受理된 것이므로 後에 그 무효를 主張한다는 것은 禁反言의 法理혹 은 衡平의 觀念에서 보아 許容될수 없으며 離婚신고를 한뒤에도 繼續부부生活을 하는 경우에는 一方이 第3者와 申告하는 危險負擔을 감수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판시에서 혼인 및 이혼이 효력발생여부에 관한 「형식주의」를 强調하는 것이라든지 原審에서 「이혼신고의 法律上 및 事實上의 重大性」을 내세운것은 신고주의하에서 혼인신고와는 달리 「實質的審査」를 받은 後에 受理되는 우리의 협의이혼제도의 특수성도 考慮한 表現이라고 여겨진다. 以上과 같이 볼때에 우리의 이혼신고제도의 特殊性은 그에佯한 협의이혼 意識의 變化와 함께 形式意思說에 대한 重要한 根據가 된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大法院이 혼인의 경우에는 혼인의사를 「精神的 肉體的 結合意思」를 要求함에 反하여 離婚意思를 「法律上 부부관계를 解消할 意思」로 보는 것은 前述한 바와같이 劃一的 處理를 避하고 創設的身分行爲의 경우에는 형식意思를 身分意思로 보는 態度로 짐작되어 타당하다고 여겨차다. 外國의 例를 보면 美國에서는 대체로 有效하다고 보는 州가 大多數이며 더러는 取消할수있는 것으로 하는 州도 있으며 中華民國은 形式的 要件欠缺과 近親婚만을 無效로하고 學說은 心裡留保, 通情虛僞를 無效로 보고있다. 獨逸이나 佛蘭西는 無條件無效를 認定하지 않으며 有效로보는 것이 通說이다. 그것은 協議離婚을 認定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婚姻締結에 嚴格한 方式을 要求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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