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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맛집의 상호와 메뉴 따라하기
1. 들어가면서 유명한 맛집의 상호와 그 메뉴를 그대로 따라하는 집이 있다면, 과연 그러한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할까. 이와 관련해서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해운대암소갈비집’,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의 상호를 사용하고 그 메뉴도 유사하게 따라하는 식당의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이하 ‘대상판결’)하였다. 2. 사건의 경과 가. 원고의 상호와 식당메뉴 원고가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로 운영하는 식당(‘이 사건 식당’)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하는데, 소외 창업자에 의해 1964년 창업된 후 그 아들이 경영하다가 그 아들이 세운 원고에 의해 현재까지 55년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2002년 유명 일간지에 맛집으로 소개된 이후 언론과 TV프로그램에 꾸준히 소개되었고, 연 매출액은 2013년경 71억 원을 넘어 2018년에는 약 119억 원에 이른다. 이 사건 식당은 ‘해운대암소갈비집’(‘이 사건 1번 상호’)과 이 사건 식당 건물 벽면에 부착된 간판의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이 사건 2번 상호’)을 같이 사용한다. 이 사건 식당은 한옥을 개조하여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좌식으로 음식을 먹도록 하였는데, 대표 메뉴는 생갈비구이, 양념갈비구이이며, 숯불에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고 구멍이 있는 철판 위에서 갈비를 구운 후 오목하고 둥글게 파인 철판 가장자리 부분에 갈비의 양념을 부어 감자사리를 끓여 내는 서비스(‘이 사건 서비스 방식’)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이 사건 상호나 감자사리를 검색하면 수천 건의 검색결과와 리뷰나 블로그글이 나온다. 나. 피고의 상호와 식당메뉴 피고는 2019. 3.경부터 서울에서 ‘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로 식당 영업을 개시하였고, 대표 메뉴로 생갈비구이, 양념갈비구이를 내세우고 갈비구이 후 감자사리면을 오목하고 둥글게 파인 불판 가장자리 부분에 끓여 제공하고 있다. 피고 식당은 양옥 단독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테이블과 의자가 제공되는 홀에서 음식을 먹는 구조이다. 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부정경쟁행위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결합된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은 트레이드 드레스로서 독립한 영업표지를 이루는데 피고가 이를 침해하여 이 사건 식당과 피고 식당을 혼동하게 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동법 제2조 제1호 나목)를 하였고, 더불어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을 모방한 것은 성과도용으로서 부정경쟁행위(동법 제2조 제1호 카목)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3. 대상판결의 판단 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영업표지” 부정 이 사건 상호들은 지리적 명칭인 ‘해운대’와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암소갈비’로만 이루어졌거나, 여기에 '소문난’ 부분이 결합된 상표로서, 식별력이 미약하다. ‘암소갈비’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상당수 존재하고, 1972. 9.에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가 등록된 적도 있는 사실, 현재 이 사건 식당 인근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의 식당도 영업중이며, 원고는 주차장 입간판에 이 사건 식당의 상호를 ‘원조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으로 표시하기도 했던 사실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으로 보아 원고가 이 사건 상호를 55년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의 모양이 검은색 바탕에 독특한 한글서예체 로 식별력을 갖는다거나,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의 특수성이 이 사건 상호와 결합하여 이 사건 식당만의 독특한 외관을 형성하여,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이 이 사건 영업표지로서 식별력을 갖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검은색 간판에 흰색의 한글서예체로 표현된 간판은 다른 음식점이나 영업점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실, 불고기, 갈비 등 육류 구이를 요리한 후 그 구이를 구웠던 원형 불판(동그랗고 가운데가 불룩하며 끝부분은 오목한 형태)의 오목한 부분에 사리면을 끓이는 음식이 제공되는 방식은 다른 육류 구이 요리전문점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의 색깔, 서예체, 혹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이 사건 상호의 식별력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식당의 매출이 수년간 수십억 원 이상이었고, 최근 100억 원을 넘었다 거나, 이 사건 식당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결과 상당한 정보량이 검색된다는 등의 사정이 일응 이 사건 식당의 유명도를 가늠할 자료가 된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나 선정기준 등이 포함된 동종 외식업체의 매출 규모나 정보검색결과 등과의 비교 없이, 위와 같은 자료만을 근거로 이 사건 영업표지의 주지성을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나.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카목상 성과물로서의 “트레이드 드레스” 부정 이 사건 영업표지인 이 사건 상호,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그 자체로 식별력을 갖추었거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없다. 원고 소송대리인은 ① 이 사건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불판은 이 사건 식당의 창업자가 직접 고안한 갈비구이에 특화된 디자인으로 가운데가 높게 돌출되어 솟은 중심부가 형성되어 있고, 중심부면 위부분에는 작고 둥근 홈이 일정간격으로 파여 있으며 볼록 솟은 중심부와 아래 오목한 부분으로 연결되는 면에는 세로로 길쭉 한 형태의 작은 홈이 파여 있다는 점에서 시중 음식점에서 흔히 유통되는 불고기용 불판과는 다르고, ② 일반적인 고깃집에서는 갈비구이 요리 후 냉면사리를 끓여주는 반면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은 감자사리가 제공된다는 면에서 식별력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통상적인으로 고깃집에서 갈비나 불고기 등을 굽기 위해 제공되는 불판과 이 사건 식당의 불판 모양은 모두 둥근 모양에 무쇠 등 금속으로 제작되어 가운데 부분이 솟아있고 가장자리 부분이 옴폭하게 파여 있으며 여러 개 구멍이 뚫려 있는 등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점도 인정된다. 또 갈비 구이 후 제공되는 사리면의 재료가 감자 전분으로 만든 사리면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냉면사리 등을 사리면으로 제공하는 식당과 기본적으로 쫄깃한 식감의 국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원고 소송대리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특징이 소비자로 하여금 다른 고깃집과 구별하여 이 사건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식별력을 갖춘 요소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4. 판례의 해설 55년 전통의 유명식당이 부산에 있는데, 2019. 3.경 서울에서 유명식당과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고 동일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개업하자 사람들이 그곳을 유명식당 분점인 줄 알고 방문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면,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 성립여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서울에서 개업한지 얼마 안된 식당을 부산의 유명식당 분점으로 알고 방문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결국 상호와 식당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원고는 이 사건 상호와 이 사건 서비스 방식이 결합된 이 사건 식당의 종합적 외관을 트레이드 드레스로서 영업표지로 주장한 것으로 이해된다. 영업주체 혼동행위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권리 주장자의 영업표지에 “주지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 주지성이란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범위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이 그것을 통하여 특정 영업을 다른 영업과 구별하여 널리 인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인지는 사용 기간, 방법, 태양, 사용량, 거래범위 등과 거래실정 및 사회통념상 객관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가 우선의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1다 64102 판결). 대상판결은 이 사건 상호가 지리적 명칭인 ‘해운대’와 상품의 성질을 표시하는 ‘암소갈비’로만 이루어졌거나, 여기에 '소문난’ 부분이 결합된 상표로서, 식별력이 미약해 보인다고 판단하였는데, 그러한 대상판결의 판단은 주지성에 관한 여러 판례들(97도322 판결, 2010나7319 판결 등)이 비슷한 판시를 하였다는 점에서 적절한 판단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사건 식당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하면서, 1964년부터 현재까지 55년간 이 사건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하였기에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대상판결도 인정한 매출액의 정도, 방송 노출, 인터넷에서의 검색과 평가 등 유명도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들 역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상판결은 “원고가 이 사건 상호를 55년간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하였고 그로 인하여 사용에 의하여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그 근거로 ‘암소갈비’라는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상당수 존재하고, 1972. 9.에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가 등록된 적도 있는 사실, 현재 이 사건 식당 인근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상호의 식당도 영업중이며, 원고는 주차장 입간판에 이 사건 식당의 상호를 ‘원조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집’으로 표시하기도 했던 사실 등을 들었다. 상표 등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표지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여 주지성이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상표와 상호는 다르다. 즉, 상표는 등록에 의해 대한민국 전역에 일률적으로 법률에 의해 독점력이 부여(상표법 제89조)되는 반면, 상호에는 이러한 효력이 없다. 그리고 상표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은 규율 목적이 다르고 판례가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주지성을 인정함에 있어 “국내 전역 또는 일정한 범위에서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이 그것을 통하여 특정 영업을 다른 영업과 구별하여 널리 인식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2011다 64102 판결 등)와 같이 일부 지역에서의 주지성도 인정하고 있는데,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서는 일부 지역의 상표권이란 존재하지 않으므로 주지성에 관한 판례의 판시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2후2274 판결 등, 물론 2014년 개정으로 상표법 제33조 제2항에서 식별력 취득여부를 상표등록여부결정을 할 때로 개정하면서 문언도 수정하여 구 법보다 인식도를 완화하였다고 평가되고, 그러한 취지가 전국적인 인식도를 구비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등도 동종업계나 특정지역에서 식별력을 취득한 경우에도 상표법 제33조 제2항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는 논의가 있기는 하다). 또한 상표등록과 관련해서 비록 특허청예규인 상표심사기준이 ‘동일, 유사한 상표가 해당 상품의 거래자 사이에서 출처표시로 사용되지 않아야 식별력을 구비하였다고 할 수 있다’라는 입장을 취하나, 상표법 제33조 제2항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함에 있어 “독점적이고 배타적일 것”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상표등록과 관련된 기존의 대부분 판례를 보더라도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지 않고 있으며,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후2288 판결의 경우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상표 사용이 아닌 경우에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즉 상표 등록 자체에서도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더 나아가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판례를 보면 영업표지로서의 상호가 그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하는지와 관련된 사건들[‘여의도떡방 사건(2010나7319 판결)’, ‘종로학원 사건(97도322 판결)’, ‘장수돌침대 사건(2010다60622 판결)’ 등)]에서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판례는 “그것이 오랫동안 사용됨으로써 거래자나 일반 소유자들에게 어떤 특정인의 영업을 표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경우”라고만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2007도10914 판결). 판례가 “장기간 계속적·독점적·배타적인 사용”을 요구하는 경우는 상품의 용기, 포장, 형태나 모양이 출처 표시하는 경우인데(99도 691 판결, 2001다83890 판결, 2002다18152 판결, 2011도10978 판결 등), 이 경우에도 ‘지속적인 선전광고 등에 의해 특정 출처의 상품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저하게 개별화된 경우’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상표등록 사건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영업표지의 사용에 의한 식별력 취득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견이 있을 수 있고, 대상판결은 부정경쟁방지법 사건과 상표등록 사건의 차이에 대한 고민 없이 양 사건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그리고 대상판결이 제시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없었다는 근거에 대해서는 ‘북창해운대암소갈비집’이라는 상표는 1972. 9. 등록되었다가 바로 10년 뒤 소멸되었고 등록자도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출원목적상 오히려 유명표지에 대한 상표선점의 의도가 강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현재 EBS의 ‘펭수’를 관련 없는 자가 EBS에 앞서 출원한 행위와 유사), ‘암소갈비’는 식당이 제공하는 음식이나 재료명으로서 본 건의 핵심은 그런 식별력이 약한 상호를 오랜 기간 사용하여 그 약점을 극복했는지 여부라는 점, ‘해운대 이름난 암소갈비집’이라는 근처 식당의 경우 이용자들조차 유명한 이 사건 식당과는 다르고 이 사건 식당이 혼잡해서 근처 식당을 방문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이용자들에게는 이 사건 식당과는 구별되는 식당이라는 점, 이 사건 식당에서 과거 ‘원조’라는 내용을 포함한 입간판을 일시 사용하였더라도 현재는 이러한 입간판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식당을 찾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 등 충분히 반대 의견이 제시될 가능성도 존재해 보인다. 그 외 대상판결은 불판의 특성이나 감자사리면 제공, 그리고 입간판의 글자체와 배경이 이 사건 상호의 식별력을 높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물론 이견이 있겠지만, 이 사건 식당을 찾는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접근해 보면, 이러한 요소들이 과연 식별력과 무관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유명 맛집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이 취재하고, 오랫동안 수 많은 이용자들이 이 사건 식당을 찾는 이유는 당연히 식당이므로 고기‘맛’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암소갈비’라는 재료의 맛을 구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불판의 특성과 ‘암소갈비’ 이후 통상 미리 조리된 냉면이 제공되는 것과 달리 독특한 불판의 특성을 사용한 감자사리면이 손님앞에서 바로 불판에서 조리되는 특성도 그 이유에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이용자들이 그러한 음식을 제공받은 이 사건 식당을 기억할 때, 검은색에 흰색의 한글서예체로 이 사건 상호가 표시된 간판을 떠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위와 같은 설명들은 결국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이며, 대상판결이 설시한 바와 같이 식별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품표지나 영업표지가 사용된 결과 주지성을 취득하였다는 점은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그 상품표지나 영업표지가 어느 정도 선전광고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이를 추정할 수 없으며 구체적으로 그 상품표지나 영업표지 자체가 수요자간에 현저하게 인식되었다는 것이 증거에 의하여 명확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1056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0. 7. 7. 선고 2010나7319 판결 등). 종국에는 변론주의와 입증책임의 원칙상 원고가 자신이 주장하는 주지성에 대한 입증을 제대로 해야 그 주장하는 바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5. 대상판결의 의의 대상판결은 상표등록이 아닌 부정경쟁방지법 사건에서 영업표지가 사용에 의해 식별력을 취득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 사건 상호가 독점적이고 배타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여러 근거를 제시하였는데, 상급법원에서도 동일한 일반론과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가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트레이드드레스
부정경쟁행위
영업표지
상호
이근우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2020-01-10
민사일반
[판례해설] 전화 모집 보험의 고지의무 위반
- 서울고등법원 2017나2055603 판결 - [본 판결의 내용] 사안은 보험회사인 원고와 보험계약자인 피고가 2014.1.20. 피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상해후유장해 등을 담보하고, 보험기간을 2014.1.20부터 2061.1.20.까지로 정하는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을 ‘전화’를 통해 체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11. 7.7. 우측 상악 악성 법랑모세포종 절제술 및 장골이식수술(이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받았고 그 이전인 98년에도 우측 상악동 종양 수술을 받았다.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후인 2014. 10.16. 우측 상악부 재발성 법랑모세포종이 재발하여, 좌측 상악 절제술을 받은 후 언어장애, 연하 및 저작장애 등의 후유장해가 발생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보험사고’)를 이유로 2015.9.3.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였으나, 원고는 피고가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 사안이다. 법원은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되고, 텔레마케터(전화로 보험을 모집하는 설계사)가 전화를 통해 청약사항을 진행하면서 피고에게‘ 최근 5년 이내에 수술 내지 암 등의 질병확정 진단을 받았는지’를 문의하였으나, 피고는 이에 대하여 ‘수술 관련 병력이 없다’는 답변을 하였는데, 피고의 2011년 수술 관련 병력은 고지의무 대상에 해당되고, 피고가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의무 위반으로 판단하였다. 피고는 과거 다른 회사 보험을 가입하면서 위 98년 상악동 종양 수술을 고지하였던 것을 근거로 고지의무 이행을 주장했으나, 이는 최근 5년내 병력 고지가 아니고 다른 보험회사에 고지한 것을 이 사건 원고에게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가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고, 원고는 피고의 이와 같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했는데 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본 판결의 해설] 상법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일정한 기간내에 보험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상법 제651조 참조), 이를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라고 한다. 보험은 사고발생에 대한 위험률을 기초로 보험료를 산정해야 하는데 보험회사가 개별보험계약마다 위험상태를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러한 정보는 현실적으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보의 비대치성으로 인하여 보험회사는 피보험자의 위험상태 측정이 곤란하므로 보험계약자 등에게 고지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고지의무는 보험단체를 도덕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사안에서 피고의 2011. 7.7. 의 수술 관련 병력이 ‘중요한 사안’인지가 문제가 되었는데,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보험계약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상법 제651조의2), 위 서면에는 보험청약서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 그런데, 사안은 대면 보험가입이 아닌 전화를 통한 보험가입으로 보험모집, 청약, 계약체결 등의 전 과정이 전화로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 보험청약서가 ‘중요한 사항’에 포함된다는 판결(대법원 2004.6.1. 선고 2003다18494 판결 등)은 모두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사안이다. 이에 반하여 사안의 경우는 실제로 ‘서면’이 제공된 것은 아니고 모든 것이 전화로 이루어졌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여 피고가 과거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법원은 설령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다고 할지라도 피고가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지 아니한 채 대답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텔레마케터의 하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던 것으로 보아 피고에게 병력을 고지할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판단하였는데, 실제로 텔레마케터의 말이 빨라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현실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녹취록만 보고 이를 판단할 것은 아니고, 실제 녹음을 들어보는 방법 등을 통하여 텔레마케터의 말이 빠르고 발음이 부정확하였는지에 대하여 보다 심도 있는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기존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한 판례는 많았지만, 사안의 경우 ‘전화’를 통한 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도 고지의무 위반에 대하여 대면 보험가입과 동일하게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지의무
채무부존재확인
보험가입
최혜원 변호사 (김앤장 법률사무소)
2019-02-14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례해설] 유방확대수술 후 5년이 지나 보형물이 파열되어 실리콘이 모유에 섞여 나온 경우 수술한 의사의 책임
1. 사건 개요 원고는 2011. 6. 10. 피고로부터 미국 A사가 제작한 실리콘 젤 성분의 보형물을 양측 유방에 삽입하는 유방확대성형술을 받았다. 이후 원고는 2013. 5경까지 피고로부터 유방마사지시술과 이 사건 수술부위 반흔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16. 4. 21. 딸을 출산하고 모유 수유를 하던 중 2016. 7.말경 좌측 유방에서 실리콘 젤 형태의 끈끈한 점도의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6. 8. 17. B대학병원에 내원하여 좌측 유방에 삽입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을 통해 실리콘 젤이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한 후 2016. 8. 26. 위 병원에서 양측 유방에 삽입된 이 사건 보형물을 제거하고 유방 내에 유착된 젤 성분을 제거하는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받았다. 원고는 위 인공보형물제거술 등을 받은 이후에도 유방 내에 유착되어 남아있는 실리콘 젤 성분으로 인해 실리콘 육아종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태이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유방확대수술과정에서 보형물에 손상을 일으켜 보형물이 파열되도록 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원고의 유선조직이 손상되어 파열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이 손상된 유선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었으며, 원고의 딸은 피고의 과실로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게 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우려가 있고,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아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였다. 2. 법원의 판단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고, 피고가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3. 쟁점 가. 집도의의 과실 여부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이 파열되는 원인으로는 수술도구에 의한 파열의 비율이 가장 높고, 인공보형물의 삽입시 형성되는 피막 내에서 파열이 발생하는 경우 증상이 없어 이를 곧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운바, 집도의인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이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보형물을 파열하였다고 볼만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는 점, 미세유관절제술 및 인공보형물제거술을 시행한 B대학병원 의료진도 보형물이 파열된 이유를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된 인공보형물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모양에 대한 불만족이나 파열 등을 이유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은 점, 이 사건 보형물과 같은 종류인 ‘Natrelle Round Devices’의 경우 수술도구에 의한 손상 외에 원인불명 및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각각 36.6%, 3.1%에 이르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수술 후 약 2년간 피고로부터 반흔 부위에 대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과정에서 과실로 이 사건 보형물을 파열시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과실을 부정하였다. 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 보형물이 파열되어 유선조직이 손상될 수 있고,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모유에 유입되어 아기가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면 원고가 이 사건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최소한 수술 시기를 출산과 모유수유 후로 조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원고가 2016. 7.경 모유에 실리콘 젤이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고, 위와 같은 결과가 유방확대성형술을 시행하는 경우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볼만한 근거도 없는 점, 유방확대성형술에 사용되는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등의 관계에 관한 연구가 미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위 인공보형물과 모유수유 사이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있는 점, 그 밖에 파열된 인공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과 결합조직병 또는 암 등과의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등을 들며 이 사건 수술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피고가 이 사건 수술의 부작용으로 이 사건 보형물이 파열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 외에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킨다거나 손상된 유선조직을 통해 모유로 유입되어 아기에게 수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보이므로, 피고에게 위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다.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 원고의 딸은 출생 후 약 3개월간 모유수유를 받았는데, 모유에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되어 있었고, 이 사건 보형물은 식약처의 의료기기 분류 등급 중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4등급에 해당하였는바,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3개월간 수유받은 아기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상 판결은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은 고분자 물질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며, 설령 위 실리콘 젤의 금속성분 등이 모두 영아의 체내에 흡수된다고 하더라도 그 노출량은 관련된 안전기준이 정한 기준 이하로 인체에 위해의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보형물이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의료기기로 분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보형물의 실리콘 젤 성분이 그 자체로 인체에 유해하여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신체에 손상이 발생한다고 볼만한 근거가 없는 점, 원고의 딸은 2016. 7. 21.(생후 3개월째) 삼성서울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하여 신체상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다고 볼만한 사정은 찾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파열된 이 사건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입된 모유를 섭취한 아기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하여 집도의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다. 4. 대상판결에 대한 검토 유방확대수술 과정에서 삽입한 보형물이 수술 후 5년이 지나 파열된 상태로 발견되었는바, 보형물이 파열된 시점이나 파열된 이유를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무려 5년 전에 시행된 수술과정에서의 과실로 보형물이 파열되었다고 추정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또한 이 사건 보형물의 경우 원인불명의 파열 비율이 36.6%이고, 제품 손상에 의한 파열 비율도 3.1%에 이르며, 수술 후 약 2년 동안 원고에게 별다른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집도의가 수술과정에서 보형물을 파열시킨 과실의 추정할 수 있는 간접사실에 비해 그와 같은 과실의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에 대상 판결은 의료행위의 과실과 인과관계에 대하여 증명책임을 완화해주기 위한 법리 중 이른바 간접사실법리와 그 제한법리, 즉 수술 도중 환자에게 나쁜 결과의 원인이 된 증상이 발생한 경우 그 증상 발생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입증함으로써 그와 같은 증상이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겠으나,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입증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시한 다음, 집도의의 수술상 과실 추정을 방해하는 간접사실들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피고의 과실을 부정하였는바, 위 법리 적용에 따른 당연한 결론이라 판단된다. 또한 의사에게 해당 의료행위로 인하여 예상되는 위험이 아니거나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예견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한 설명의무까지 부담하게 할 수는 없는바(대법원 99다14079 판결, 2011다29666 판결 등), 대상 판결은 이에 따라 파열된 보형물에서 흘러나온 실리콘 젤이 유선조직을 손상시켜 모유로 유입되어 수유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없던 사실이므로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설명의무 위반을 부정하였다. 그러나 유방확대수술 후 보형물이 파열될 가능성은 예견할 수 있는바, 대상 판결은 보형물 파열 가능성은 설명의무의 대상에 포함됨을 전제로 설시하였고, 이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대상 판결은 실리콘 젤 성분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아기에게는 어떠한 손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하였는바, 이는 손해가 증명되지 않은 데 따른 불가피한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유해물질이 함유된 모유를 먹은 경우가 흔치 아니하여 그에 대한 사례보고나 연구가 드문 상황에서 실리콘 젤 성분이 출생 직후의 영아에게 아무런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관련 의학적 기전이나 피해사례가 보고되기 전까지는 손해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입덧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되었던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산모에게서 사지가 없거나 짧은 신생아들이 태어나 그 임상보고가 누적된 후에야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이 밝혀졌고, 그와 같은 부작용이 밝혀지기 전까지 1957년부터 무려 5년간이나 임신 여성들에게 처방된 사건이 있었고, 이는 일명 콘테르간 스캔들로 현대의학 역사상 최악의 약화사고로 기록되었다. 그렇다면 원고는 손해배상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 사건은 보형물이 파열되어 발생한 것이므로,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하여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제소 당시 피고에 A사가 포함되어 있었으나, 소송과정에서 원고는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고, 그 결과 대상 판결은 집도의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여부만을 판단하고 보형물 제조업체인 A사에 대한 책임 여부는 판단하지 아니한 것이다. 이 사건 소송과정에서 A사의 제조물책임과 관련하여 원고와 A사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원고가 A사에 대한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인과관계
주의의무위반
의료행위
성형수술
유현정 변호사 (나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2018-07-27
가사·상속
[판례해설] 자녀들에게 각 40%의 많은 기여분을 인정한 사례
이 사건 피상속인은 2010. 5. 10. 사망하였고,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인 청구인과 3명의 직계비속인 상대방들이 있다. 따라서 법정상속분은 배우자인 청구인이 3/9지분, 직계비속인 상대방들이 각 2/9지분이 된다. 그런데 청구인은 피상속인과 별거하면서 전혀 부양하지 않은 반면 상대방들인 직계비속 자녀 2명은 주택의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여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부양하고 임종때까지 간병하였다. 피상속인이 사망하자 청구인이 법정상속인으로서 상속재산의 분할을 구하자 위 법원은 직계비속 자녀 2명에게 기여분을 각 40% 인정하였다. 결국 청구인에게 인정된 구체적 상속분은 6.6%(=1/15)이다. 민법 제1008조의2에서 정한 기여분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고려함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구인은 1982년경부터 피상속인과 별거하고 따로 생활하였고, 공장을 운영하면서도 피상속인에게 자녀들의 양육비나 생활비를 주지 않았으며, 피상속인이나 상대방들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공장을 수차례 이전하여 피상속인이 자신의 거처를 알 수 없게 하였다. 또 청구인은 피상속인을 상대로 이혼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기각되었고, 피상속인이 투병생활을 할 때나 사망하였을 때에도 배우자로서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반면 장남은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기 시작한 2003. 3.경부터 매월 500,000원 가량씩을 피상속인에게 송금하였고, 2006. 6.경 한의원을 개원한 후에는 월 평균 100만 원 가량의 금원을 피상속인에게 지급하였으며, 피상속인에게 2008.경 약 2억 원을 송금해주었고, 2009. 6. 18. 피상속인이 심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한의원을 폐업하고 장녀와 함께 피상속인을 간병하는 등 피상속인의 임종 때까지 부양과 간병을 하였다. 장녀 역시 취직을 한 2002. 10.경부터 피상속인에게 생활비조로 매월 약 700,000원 상당의 금원을 지급하고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까지 피상속인과 동거하며 피상속인을 부양하였는데, 2006.경부터는 자신의 급여, 퇴직금, 대출금 등으로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하여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집에서 피상속인과 함께 지냈다. 이와 같이 청구인은 유책배우자로서 법적인 혼인관계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고, 상대방 중 장남과 장녀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 통상 기대되는 수준 이상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으며,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및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였다. 이런 경우에 단순히 법정상속인의 지위에 있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공동상속인 사이에 공평하지 못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는 다른 상속인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다른 상속인들인 상대방들의 기여분을 상당히 인정함으로써 그 반사적인 효과로서 명목상 상속인에 불과한 청구인의 실질적인 법정상속분을 줄이고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한 결정으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것이다.
민법
배우자
법정상속
직계비속인
사망
상속
배인구 변호사 (법무법인 로고스)
2017-08-03
형사일반
[판례해설] 무고죄 성립에 관한 판단의 기준시점 - 무고행위시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도15398 판결 - 무고죄 성립을 판단하는 기준시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무고행위 당시 형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경우에는 국가의 형사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그르치게 할 위험과 부당하게 처벌받지 않을 개인의 법적 안정성이 침해될 위험이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무고죄는 기수에 이르고, 이후 그러한 사실이 형사범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례가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무고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그 근거에 관하여 대상판결은 무고죄는 ‘부수적으로 개인이 부당하게 처벌받거나 징계를 받지 않을 이익도 보호하나,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임을 들고 있다. 대상판결은 일응 ‘무고죄 성립 여부는 무고행위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판례의 연장선에서 입법목적과 위험범의 법리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판결로 보인다. 따라서 대상판결이 부당하다고 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첫째, 한시법의 추급효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인 ‘동기설’과의 부조화 문제이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는 신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이에 관하여 ‘형벌법령 제정의 이유가 된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있어서 범죄로 본 행위에 대한 현재의 평가가 달라짐에 따라 이를 범죄로 인정하고 처벌한 그 자체가 부당하였다거나 또는 과형이 과중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법령을 개폐하였을 경우에 적용되어야하고 이와 같은 법률이념의 변경에 의한 것이 아닌 다른 사정의 변천에 따라 그때 그때의 특수한 필요에 대처하기 위하여 법령을 개폐하는 경우에는 이미 그 전에 성립한 위법행위를 현재로서 관찰하여도 행위당시의 행위로서는 가벌성이 있는 것이어서 그 법령이 개폐되었다 하여도 그에 대한 형이 폐지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해왔다(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도413 판결). 그러므로 무고죄 성립여부 판단에 있어서 무고행위 이후에 발생한 사정 중 공소시효만료, 사면과 같은 사실관계의 변경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고한 사실이 법적 평가에 있어서 반성적 고려에 따라 형사처분의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라면 무고죄 역시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일관적이다. (무고죄 성립 여부는 ‘신고시’를 기준으로 삼아야한다고 했던 기존 판례에서의 쟁점은 대부분 공소시효만료와 같은 ‘사실관계’였으므로 ‘법규변경’이 쟁점이 되는 이번 사안과는 차이가 있다.) 둘째, 과잉범죄화의 문제이다. 대법원에서 판례가 변경되어 처벌하지 않게 될 정도의 사실관계라면 현재는 다수의 대법관이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내용으로, 무고행위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법조인들조차 그것이 범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이견이 있었을 것이고 범죄라고 해도 처벌의 수준이 경미했을 것이며 일반인으로서는 과연 이것이 죄가 되는지조차 헷갈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렇게 경계에 있는 행위에 대해서까지 처벌을 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셋째, 암수범죄[暗數犯罪, hidden crime]의 증가문제이다.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주장이 대립될 때 논리적으로는 누구 한 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기소가 되든 무고인지가 되든 어느 한 쪽은 처벌을 받아야 맞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피고소인에게는 고소사실에 대한 무혐의처분이, 고소인에게는 무고에 대한 무혐의판단이 각 내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무고죄에 대한 처벌이 별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에서 그 성립범위를 넓힌다면 결국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도모하기 보다는 암수범죄만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위와 같이 대상판결은 판결의 법리 자체로는 논리적이지만, 한시법의 추급효에 관한 대법원판결과 어울리지 않고, 무고죄에 대한 형사사법의 현실과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쪼록 무고죄에 대하여 엄격한 대상판결을 통하여 우리 사회에 허위로 다른 사람을 고소하는 경우가 줄어들기를 바래본다.
무고
2017-06-27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례해설] 성공보수, 변호사와 의뢰인의 동상이몽
서울고등법원 2017. 2. 2. 선고 2016나2057008 판결 의뢰인은 변호사를 선임하여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재산분할을 청구합니다. 1심은 승소합니다. 상대방은 항소하고 같은 변호사와 다시 위임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런데 항소심은 패소하고 상고기각으로 판결은 확정되어 버립니다.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1심 위임계약에서 정한대로 성공보수를 달라고 합니다. 계약서에는 “승소로 얻은 경제가액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을 성공보수로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의뢰인은 거절합니다. 사건이 ‘성공’한 게 없으니 보수를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의뢰인 입장에서 심급대리라는 단어는 낯설 뿐입니다. 당장 피부로 와 닿는 건 아무 소득 없는 판결 결과, 그간 변호사에게 지출한 착수보수, 소송비용입니다. 성공보수를 둘러싼 변호사와 의뢰인의 동상이몽이 빈번한 이유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1심 위임계약에 따른 성공보수 지급의무를 인정하였습니다. 위임계약의 문언이 분명하고, 소송대리권의 범위가 원칙적으로 당해 심급에 한정되는 이상(대법원 1994. 3. 8. 선고 93다52105판결), 처분문서에 반하는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성공보수를 심급별로 지급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승소한 경우에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법원은 그러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또한 2심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1심 위임계약의 성공보수금채무를 소멸시키고 새로운 채무를 성립하는 경개계약이 있었다는 의뢰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법원은 변호사에게 지급할 성공보수금을 감액합니다. 사건수임경위, 의뢰인과의 관계, 착수금 액수, 사건처리의 경과와 난이도, 노력의 정도, 소송물 가액, 의뢰인이 승소로 얻는 구체적 이익, 변호사회의 보수규정 등을 토대로 성공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일정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대법원 2002. 4. 12. 선고 2000다50190 판결 등). 법원이 감액사유로 판단한 기초사실은 (1) 변호사가 본안사건과 가처분사건의 착수금을 이미 수령하였고, (2) 전부 패소판결 확정으로 의뢰인이 얻은 경제적 이익은 전혀 없으며, (3) 감정료 등 소송비용은 대부분 의뢰인이 부담하였고, (4) 사건 난이도가 높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의뢰인이 ‘승소로 얻은 경제가액’ 자체가 실질적으로 없다는 점을 십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성공보수금은 1억 7,00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감액됩니다. 당사자들이 처분문서에서 정한 약정금액을 법원이 후견적으로 조정하는 형태의 판결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1심 위임계약에서 약속한 성공보수금을 변호사에게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종적으로 귀속되는 경제적 이득을 기준으로 사건의 ‘성공’을 판단하는 의뢰인으로서는, 심급별 위임계약의 성공보수약정이 갖는 법적 의미를 선뜻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결국 비전문가인 의뢰인과 전문가인 변호사의 보수약정모델 개선에 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착수금+성공보수’ 모델이 아닌, 민사소송법이 예정한 변론준비 및 변론에 대한 기본보수와 특정 결과를 조건으로 하는 초과보수 약정을 ‘기본보수+초과보수’ 모델이 바람직하다는 판시사항은 귀담아들을만 합니다. 다만 장기적 제도개선과제는 말 그대로 과제로 남겨두고, 실무적으로는 ‘성공보수’의 의미와 법적 효과에 대한 충분한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오해의 소지없는 위임약정을 체결하는 일이 급선무라 하겠습니다. 동상이몽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대화입니다.
성공보수
이혼소송
재산분할
상고기각
소송비용
의뢰인
장품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2017-02-28
민사소송·집행
판례해설 - 여러개 청구 중 일부항소취하 후 다시일부 감축해 항소에 포함해도
-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6다241249 판결 - 원고는 주주권확인청구(이하 ‘제1청구’라고 한다), 주권인도청구(이하 ‘제2청구’라고 한다) 및 명의개서청구(이하 ‘제3청구’라고 한다)를 병합하여 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원고의 위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는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진행 중 2015. 10. 30. 제1청구에 대한 항소만 유지하고,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는 내용의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며, 2015. 11. 11. 다시 제2청구, 제3청구의 인용을 구하는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심법원은 제1청구에 대한 결론을 기각에서 각하로 변경하는 한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각하하였다.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각하한 이유는 “원고가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에 의하여 제2청구와 제3청구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였고, 제1심판결정본을 송달받은 2015. 9. 30.로부터 2주가 경과한 후인 2015. 11. 11.에서야 위 2015. 11. 11.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에 의하여 제2청구와 제3청구에 대하여 다시 항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이는 항소기간 경과 후에 제기된 항소로서 부적법하다”는 것이다. 원고는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상고에 대하여 “항소의 취하는 항소의 전부에 대하여 하여야 하고 항소의 일부 취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 항소에서 그 중 일부 청구에 대한 불복신청을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불복의 범위를 감축하여 심판의 대상을 변경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항소인이 항소심의 변론종결시까지 언제든지 서면 또는 구두진술에 의하여 불복의 범위를 다시 확장할 수 있는 이상 항소 그 자체의 효력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하여,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에 의한 불복 범위 일부 감축에 기하여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가 취하되는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제1청구에 대하여는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의 결론을 유지함). 원고는 제1청구, 제2청구, 제3청구 등 3개의 청구를 병합하여 소송을 제기하였고, 3개의 청구에 대한 제1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다. 이와 같이 병합이 된 3개의 청구 중 일부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위 2015. 10. 30.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로써 불복 범위에서 제외하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병합이 된 청구 중 일부에 대한 항소 취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개개의 청구별로 항소 취하 여부를 판단하여 위 의사표시로써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한 항소 취하의 효력이 발생한 것으로 보았다. 그리고 이와 같이 이미 항소 취하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본 제2청구, 제3청구에 대하여 원고가 위 2015. 11. 11.자 항소취지변경(감축)신청서로써 다시 불복 범위에 포함시키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하여, 항소기간 경과 후에 항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아 부적법 각하한 것이다. 그러나 항소의 취하는 항소의 전부에 대하여 하여야 하고, 항소의 일부 취하는 항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효력이 없다. 하나의 소로서 병합된 수개의 청구에 대하여 동시에 한 판결은 하나의 판결로서, 가령 이에 대한 불복 범위가 그 가운데 어느 하나의 청구에 관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심의 효력은 청구 전부에 미치므로 당사자는 변론종결 전에 불복 범위를 다른 청구에도 확장할 수 있다. 따라서 청구 전부에 대하여 불복한 항소에서 그 가운데 하나의 청구에 대한 불복신청을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불복의 범위를 감축한 데 지나지 아니하여 항소인은 다시 이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위의 철회는 항소 그 자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 항소제기에 의하여 확정차단과 이심의 효력이 생기는 범위는 제1심판결의 수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한 개의 판결에 대하여는 제1심판결의 변경을 구하지 아니한 부분을 포함해서 그 판결에서 판단한 청구의 전부에 대하여 확정차단과 이심의 효력이 생긴다. 다만, 민사소송법은 당사자처분권주의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항소심의 심리는 당사자가 제1심판결의 변경을 구하는 한도를 넘어설 수 없으며 불복신청의 한도를 넘어서 제1심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항소심에서의 청구의 일부 취하(불복 범위 감축)에 대하여 항소불가분의 원칙상 항소 취하의 효력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항소취하
일부취하
항소취지변경
2017-02-10
이혼·남녀문제
형사일반
판례해설 - 부인이 남편 강간죄로 기소된 사례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6형사부 판결 2015고합968 감금치상, 강간, 강요 - 1.사건 개요 남편이 부인에게 이혼을 요구하였으나 부인 쪽에서 이를 거부하며 친구(여성)와 합세하여 청테이프와 케이블 끈으로 남편의 목, 양 팔과 가슴 및 다리 부위를 결박하여 오피스텔에 장시간 감금하고, 결박 상태에서 손으로 피해자의 성기를 만지고 하의를 벗긴 후 입으로 성기를 빨고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가 1회 간음하여 강간하였다는 것임. 2. 재판 결과 부인과 공범인 친구에 대하여 감금 치상, 강요죄에 대하여 유죄 인정. 강간의 점은 무죄. 3. 무죄 이유 요지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폭행·협박은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그 여부는 폭행·협박의 내용과 정도는 물론 유형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성교 당시와 그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2611 판결 등 참조)라는 판례를 기초로 하여 판단.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정도의 유형력을 행사하여 피해자가 내심으로는 원하지 아니하였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볼 여지는 있으나,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점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무죄. 4. 법원이 무죄 근거로 든 사실 피해자는 낯부터 밤중까지 장시간 결박 상태에 있었으나 밤중이 되자 피고인은 피해자를 부축하여 침대에 눕혀주고 자신도 그 옆에 누워 있다가, 결박 상태인 피해자의 성기를 입으로 빨고 피해자의 몸 위로 올라가 자신의 음부에 피고인의 성기를 삽입하였고, 성관계가 끝난 후 피고인과 피해자는 또다시 파경의 원인 등에 관하여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음. 성관계에 이르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따로 폭행하거나 협박한 바는 없음 성관계에 이르기까지의 경위가 이러하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성관계에 대하여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충분함. 5. 판결이 남긴 문제점 이건은 여성이 남성을 강간한 사례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다. 형법은 원래 강간죄의 객체를 "부녀" 즉 "여자"로 하였으나, 2012년 개정을 통해 "사람"을 강간한 자로 규정하였다. 전에는, 남자와의 공동정범이나 간접 정범의 형태로 여자가 강간죄의 주체가 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직접적 행위 주체가 되었다. 과거에는 생리적 육체적 차이를 고려하여 남자가 강간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강한 여자가 약한 남자를 강간할 수 있다는 것을 상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 사건은 그 첫 사례이다. 먼저 폭행 협박의 정도 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판례와 통설은 반항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이면 족하다고 한다. 선행(先行)의 폭행 협박 결과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에도 강간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행하면 족하고 폭행 협박의 정도는 묻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본 건 판결문상 피고인과 남편의 신체적 조건을 알 수는 없다. 다만 남자가 장시간 목, 양팔, 가슴 및 다리를 테이프로 결박당하여 사건 당시 자력으로 헤어 날 수 없는 상태였으며, 따라서 의사 결정의 자유가 제약되었고 생명이나 신체의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은 인정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그런 상황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기분을 맞추어 주는 우호적인 발언을 하였다하여 이를 근거로 동조하였다고 보는 것은 상식에 반하며 지나치게 현학적이다. 더구나 남자가 명백히 "하지 말라"며 거절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주장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판시 내용대로 피해자의 승낙이 추정된다면 위법성 조각보다는 구성요건해당성 자체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경우 승낙은 자유로운 의사 결정에 기초하여야 한다. 일시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동조는 승낙으로 볼 수 없다. 본 건처럼 장시간 감금과 신체적 결박 상태가 계속되고 녹음을 강요당한 상태에서 행해진 동조 행위를 승낙으로 판단한 것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 가지 남는 문제는 남녀의 생리적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느냐 하는 점이다. 강간의 기수 시기는 성기를 삽입한 시기이다(통설). 형법 개정으로 이제 여자가 남자를 강간한 경우에는 성기가 삽입 당했을 때가 될 것이다. 사정까지 요하지는 않는다. 성기의 일부가 삽입되면 충분하다는 설과 성기가 결합되어야 한다는 설이 있으나, 어느 설에 의하건 성기가 전부 삽입될 필요는 없다. 남자의 성기가 발기되지 않았다면 삽입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하였을 터인데 이건에서는 삽입이 이루어져 행위가 기수에 이른 것으로 보아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설명하기가 다소 곤란한 점이 있다. 마음이 없이 두려운 상태에서도 오럴이나 애무로 발기가 가능한가하는 문제는 남는다. 6. 결 론 이건은 일련의 행위에 대하여 감금 치상, 강요죄를 인정하면서 강간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설시 이유가 일관되지 않고 옹색하다. 원래 강간죄는 남성의 범죄였고 객체는 부녀자에 한했다. 과거에는 처에 대하여도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부부간에는 성교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적 자기 결정권 주장이 등장하고 강한 여자가 약한 남자를 강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등 성범죄에 대하여 사고의 지평이 광범위하고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세태는 자유로운 성 개방 풍조와 더불어 한 편으로는 개인의 성적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행중이다. 즉 종래의 좁은 의미의 폭행 협박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의사에 반하면 범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최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소개된 케나다 온타리오 법원 마빈 주커 판사의 명쾌한 판결문 일부를 덧붙인다. "성폭행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방이 동의했는가?'. 이것 하나뿐이다. 어떤 상황, 환경에 놓였건 '안 된다'고 하면 정말 '안 되는 것'이다. 피해자가 술을 마셨건, 밤에 혼자 나다녔건, 어떤 옷을 입었건 그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동의'에 관해 두 사람의 주장이 매우 다르면...그게 바로 강간이다"(발췌)
강간
부부
2016-09-21
금융·보험
판례해설 - 차용증·증여계약서 없이 지인에 송금한 960만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2015. 10. 30. 선고2015나5247 판결 1.사안의 개요 원고와 피고는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인데, 원고는 피고의 계좌로 2009년 6월부터 2011년 1월까지 5회에 걸쳐 합계 960만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960만원을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며,피고를 상대로 대여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대여한 것이 아니라 증여한 것이므로 대여금청구에 응할 수없다고 다투었다. 2.법원의판단 이 사건 1, 2심은 일치하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2심은 960만원이 대여에의한것인지, 증여에의한 것인지에 관한 의사해석은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제한다음, 다음과 같은사정을 들어 대여금으로 인정하였다. -원고가 피고에게 송금할 당시 원고의 현금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았던 점 -서로 10년넘게 알고 지냈으나, 1,000만원에 가까운 돈을 아무 대가나 조건없이 증여할 정도의 긴밀한 관계로 보이지 않는 점 나아가, 피고는 증여주장과 관련하여, 가사 피고가 증여라 믿었다 하더라도 이는 표시되지 않은 동기의 착오에 불과하고, 증여자가 서면에의하지 않은 증여를 해제할 수 있는데, 서면에 의한 증여라고 볼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원고의 금원 지급 청구 주장에는 증여해제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피고의 증여 주장을 배척하였다. 3.이 판결의 의의 지인들 간에 차용증 등 처분문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계좌이체, 송금 등 금융거래의 흔적을 남기며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후돈을 빌린 채무자가 갚지 않아 결국 이 사건과 같은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바, 이 판결은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대여인지,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법원이 설시한 사정들은 960만원을 대여금으로 판단하는 근거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정들이 반대로 흘러갔다면 어땠을까? 돈을 건네준 원고가 재력가이거나, 원고와 피고가 가족,친한친구 등 긴밀한 관계였더라도 960만원을 여전히 대여금으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긴밀한 관계에서 처분문서 없이 오고간 돈의경우,대여인지,증여인지 여부를 판단하기가 더욱 어렵다. 친구 사이를 유지하려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 아예 돌려받지 못할거라 생각하고 주는 것이 차선책일것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돈을 돌려받고자 한다면, 차용증 등 처분문서를 명확하게 작성하거나, 적어도 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라도 빌려주는 것이라는점을 분명하게 해둘 필요가 있겠다.
대여금
증여
2015-11-20
금융·보험
판례해설 - 민법 제103조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무효 인정 기준
대전지방법원 2015. 8. 21. 선고 2014나106449 판결 최근 부정한 목적으로 다수 보험에 가입한 후에 사고를 위장하거나 과장하여 수억대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자주 보도되고 있는데 실제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각 보험사들이 적극 대응하고 나서면서 소송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수의 보험계약을 통하여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가입할 경우 사행심을 조장함으로써 사회적 상당성을 일탈하게 될 뿐만 아니라, 또한 합리적인 위험의 분산이라는 보험제도의 목적을 해치고 위험발생의 우발성을 파괴하며 다수의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의 희생을 초래하여 보험제도의 근간을 해치게 되므로, 이와 같은 보험계약은 민법 제103조 소정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는 다수 상하급심 판결이 있는데(대법원 2005. 7. 28. 선고 2005다23858 판결 등), 문제는 어떤 기준으로 계약의 무효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 판결에서는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보험계약자의 직업 및 재산상태, 다수의 보험계약의 체결경위, 보험계약의 규모,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기하여 그와 같은 목적을 추인할 수 있다는 것이고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12115 판결 등) 이를 하급심에서는 ① 보험계약의 단기간 집중 체결 여부, ② 보험계약 체결 경위, ③ 다수 보험에 중복적으로 가입할 특별한 이유 여부, ④ 보험의 성격(저축성인지 보장성인지), ⑤ 소득 대비 월 보험료 부담 정도, ⑥ 보험금 수령 총액의 사회적 상당성 초과 여부, ⑦ 보험계약체결 시 타사 가입내역 등에 관한 허위사실 고지 여부, ⑧ 보험사고 과장 여부, ⑨ 보험사고 우연성 여부, ⑩ 보험계약자의 의심스러운 행동 등 보험사고 전후의 정황, ⑪ 입원치료의 필요성 및 입원기간의 적정성 여부 등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광주지방법원 2012. 11. 15. 선고 2011가합9732 판결 등 참조) 위 대상 판결은 당사자가 2003. 12.경 보험에 가입한 후 이듬해인 2004. 4.부터 2013. 3.까지 병원 18곳에서 35회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고 2,7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다른 6개 보험사와도 7건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여 총 2억 1,000여만 원을 지급받았는데, 이에 대하여 보험사가 민법 제103조 위반으로 무효라고 다투었고, 1심 판결에서는 보장내용이 유사한 8건의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한 점, 피고에게 보장내용 및 성질이 유사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병명이나 사고의 내용 등에 비추어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장기간 입원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인 점,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보험회사들로부터 합계 2억 1,000여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점, 피고가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부할 정도의 소득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해당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인 대상 판결은 이를 뒤집으면서, 피고가 9년간에 걸쳐 보험계약을 순차적으로 체결한 것이 부정한 목적으로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계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건강관련 보험 8건 외에 자동차보험 4건도 있어 보장내용이 중복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보험기간에 비추어 볼 때 보험금 청구 횟수가 과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척수암의 일종인 척수뇌실막세포증 진단을 받으면서 입원일수나 지급받은 보험금이 급격이 증가한 점, 피고가 보험사고를 가장하여 허위 내용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거나 증상을 과장하여 필요 이상의 장기간 입원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피고의 가족들의 소득을 고려할 때 월 40만 원 상당의 보험료가 피고의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피고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대상판결의 경우 무효 사유의 입증책임이 보험사에 있음을 전제로 기존 상하급심 판결을 통해 제시된 판단 기준들을 엄격하고 세밀하게 검토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보험계약이 약 9년에 걸쳐서 다수 체결된 점과 피고가 실제 중증 질환 진단을 받은 것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볼 때 결론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유사한 쟁점에서 대상 판결과 같이 제1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 보험계약 무효 인정하지 않은 사안에서 상고심 판결에서 보험계약 무효 취지로 파기 환송한 사례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73237 판결)가 있음}도 있다는 점에서 대상 판결로 인하여 법원이 다수 보험계약 무효 판단을 일반적으로 더 엄격하게 하였다고 는 보기 어렵다.
보험계약
보험금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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