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들을 대한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 변리사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재결정이 나왔다. 그러나 변리사에게 특허소송 대리를 허용한 조항과 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변호사도 특허청에 등록을 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는 각하결정이 내려져 위헌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변호사가 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허청에 등록을 하고 대한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지난 2006년6월 신설된 변리사법 제11조는 특허청에 등록된 변리사 등에 대해 대한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 또 변리사법 제3조1항2호는 '변호사의 자격을 가진 자로서 변리사 등록을 한 자'에게 변리사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과거 의무가입에서 임의가입으로 전환된 뒤인 2005년 변리사 등록을 한 변호사들만으로 '한국법조변리사회(가칭)' 설립을 추진했으나, 변리사회가 법정단체로 환원되면서 무산되는 등 그동안 '변리사회 의무가입' 등을 둘러싸고 변호사와 변리사의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번 헌재결정에 따라 그동안 변호사 겸 변리사와 순수 변리사간의 특허송무 등을 둘러싸고 빚어져온 갈등은 변리사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단락됐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지난달 31일 A변호사가 변리사회에 강제가입 조항인 변리사법 제11조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06헌마666)에서 합헌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관 9명 중 3명이 각하의견을 냈고, 2명은 합헌의견을 냈으며, 4명이 위헌의견을 냈으나 위헌정족수인 6명을 채우지 못해 합헌결정이 내려졌다.
의무가입을 규정하고 있는 변리사법 제11조와 관련해, 이강국·민형기 재판관은 "변리사로 하여금 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규정한 것은 변리사회의 법적지위를 강화해 공익사업을 수행하고 지식재산권에 관한 민간차원의 국제협력을 증진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며 "등록된 변리사로 하여금 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하는것은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도 적합하다"고 합헌의견을 밝혔다.
이동흡·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청구인이 폐업신고를 해 더 이상은 변리사가 아니다"라며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의견을 냈다.
그러나 이공현·조대현·김희옥·김종대 재판관은 "변리사회의 의무가입을 통해서 대한변리사회가 유일한 변리사단체로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려야만 비로소 산업재산권제도의 발전이라는 회의 설립목적이 달성되는지는 의문"이라며 "의무가입을 통해 유일한 변리사단체를 구성함으로써 대한변리사회의 대표성과 법적지위를 강화하는 것 이외에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변리사자격을 규정한 조항에 대해서는 조대현 재판관이 유일하게 위헌의견을 낸 반면 나머지 8명의 재판관들은 심판기간도과를 이유로 각하의견을 냈다. 조 재판관은 "법 제3조1항2호중 '변리사 등록을 한 자' 부분은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변호사법 제3조에 의해 인정되는 변호사의 직무권한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변호사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변리사에게 특허소송의 대리를 허용하고 있는 변리사법 제2조 및 제8조에 대해서는 재판관 전원이 각하의견을 냈다.
1999년 변리사 등록을 마치고 업무를 수행하던 A 변호사는 변리사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법이 개정되자 가입을 거부하며 폐업신고를 했고, 특허청장은 변리사등록을 취소했다. A변호사는 "변호사법에 따라 변리사 자격을 취득했음에도 특허청에 등록하고 변리사회에 의무가입하게 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