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집회에 참가한 로스쿨생들이 경찰의 집회 참가자 채증 촬영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기각됐다. 과반수의 재판관들은 이 같은 채증 촬영이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지만 위헌정족수인 6명에는 1명이 모자랐다.
헌재는 김모씨 등 4명이 "경찰의 집회 참가자 촬영행위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낸 헌법소원사건(2014헌마843)에서 재판관 4대 5의 의견으로 심판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집회 참가자 촬영의 근거인 경찰청 예규 채증활동규칙 자체가 기본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헌재는 "법률의 구체적인 위임 없이 제정된 경찰청 내부의 행정규칙에 불과하고, 청구인들은 구체적인 촬영행위에 의해 비로소 기본권을 제한받게 되므로 채증규칙이 직접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채증규칙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그러나 경찰의 집회 참가자 촬영행위에 대해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헌재는 "미신고 옥외집회·시위 또는 신고범위를 넘는 집회·시위에서 주최자에 대한 집시법 위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며 "수집된 자료는 주최자의 집시법 위반에 대한 증거와 양형자료가 될 수 있고, 집회·시위 과정에서 새롭게 옥외집회·시위를 주도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경찰이 집시법을 위반한 사람을 발견·확보하고 증거를 수집·보전하기 위해서는 미신고 옥외집회·시위 또는 신고범위를 넘는 집회·시위의 단순 참자자들에 대해서도 촬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진성 소장과 김이수·강일원·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집회참가자들에 대한 촬영행위는 개인의 집회의 자유 등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불법행위가 진행 중에 있거나 그 직후에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할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며 "해당 집회는 평화적이었으므로 미신고 집회로 변해 집회주최자의 불법행위가 성립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자료를 확보할 필요성과 긴급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김씨 등은 2014년 8월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 앞에서 서울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집회에 참가했다. 집회는 원래 서울 중구의 한 신문사 앞까지만 진행하는 것으로 신고가 돼 있었지만 집회참가자들은 이보다 100m 정도 더 지난 지점까지 행진했다.
참가자들이 신고된 지점을 지나자 경찰은 불법행진이라며 경고하고 참가자들을 촬영했다. 김씨 등은 "경찰의 촬영행위와 그 근거가 되는 채증활동규칙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14년 10월 헌법소원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