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10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변인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다(2021고단5994).
신 판사는 "피고인은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몸을 감싸는 비닐 방호복을 입은 구급대원의 신분을 알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폭행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 구급대원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사건 당시 피해 소방관이 코로나19 방역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만취한 정 전 대변인이 소방관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소방기본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전 대변인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소방기본법 제50조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전 대변인은 2021년 2월 술에 취해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정 전 대변인은 술에 취해 빙판길에 넘어져 코가 부러진 상태로 길가에 앉아있는 상태였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구급차 탑승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폭력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