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사업자등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VJ와의 계약을 종료한 KBS의 행위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내주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24일 한국방송공사가 “영상취재요원(Video Journalist)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가 아니다”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2008구합25500)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계약이 종료된 A씨 등은 KBS의 채용공고에 의해 VJ로 채용돼 KBS가 기획·의도한 시간과 장소에서 영상을 촬영해 수정·편집해 왔다”며 “A씨 등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매월을 기본단위로 해 일당 일정액에 실제 근무일수를 곱한 금액을 급여로 받아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KBS는 2년 또는 5년동안 A씨 등과 계약을 유지해 오다 비정규직보호법 발효를 앞둔 2007년8월 법적용 배제를 위해 사업자등록을 요구한 후 계약종료에 이르게 됐다”며 “KBS가 스스로 작성한 ‘VJ운영개선방안’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KBS는 VJ의 근로형태가 근로기준법에 정한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A씨 등이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지 않았다해도 사용자인 KBS가 경제적으로 우월적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정들에 불과하다”며 “KBS가 사업자등록을 요구한 자체가 정당한 요구가 아니므로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KBS는 2007년7월 ‘아침뉴스타임’ VJ 12명에게 사업자등록을 마친 후 VJ업무를 수행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A씨 등 2명은 이를 거부했고 KBS는 8월 이들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A씨 등은 구제신청을 했고 중노위는 이들이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계약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재심판정을 했다. 이에 KBS는 2008년6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