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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이용자 접속속도 저하' 페이스북, 방통위 상대 과징금 취소소송 최종 승소
한국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떨어뜨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4억여 원의 과징금 납부를 명령받은 페이스북이 처분에 불복해 낸 취소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페이스북 아일랜드 리미티드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유지했다(2020두50348). 방통위는 2018년 3월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일부 인터넷 접속경로를 국내 서버에서 해외 서버 등으로 임의로 변경해 국내 이용자들의 접속 속도가 저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과징금 3억96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업무처리절차 개선을 명령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같은 해 5월 방통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이 구 전기통신사업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건의 쟁점이었다. 1·2심은 방통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사건의 쟁점 조항인 '이용의 제한’에는 해당하나, 전기통신서비스의 이용을 지체했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방통위의 처분은 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용 자체는 가능하나 이용이 지연되거나 이용에 불편이 초래된 경우는 '이용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CP(콘텐츠 제공사업자)가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로의 과다 접속에 따른 다량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전송, 처리하기 위해 접속경로 변경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 결코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합리적 의사결정에 따른 것으로 영업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을 여지도 다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자에게 편리하고 안정적인 전기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서비스 안정수단의 확보, 이용자 요구사항 처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개정 전의 전기통신사업법은 CP의 일방적인 접속경로 변경행위에 대한 규제 또는 규율의 법적 공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당 판결은,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로 전기통신이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에 다소간의 지연이나 불편 등이 초래되거나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더라도 이용자의 이용을 일정 부분 금지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고 이용 자체는 가능했던 점, 2020년 6월경에야 대형 CP에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이 신설된 점 등을 근거로 CP의 접속경로 변경행위는 원칙적으로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되는 이용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했다"며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페이스북
접속경로변경
방통위
홍윤지 기자
2023-12-21
정보통신
형사일반
[판결] “타인 다면평가 결과 열람…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
회사 다면평가 열람용 인터넷 주소 일부 숫자를 바꿔 입력하는 방법을 반복해 다른 직원의 평가 결과를 열람하고 이를 캡처해 타인에게 전송했더라도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인터넷 페이지에 별도의 개인인증 절차 없이 주소만 입력해 접속할 수 있었다면, 페이지 접근권한을 임직원 본인으로 제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1086). A 씨는 경기도의 B 아트센터에 근무하는 직원이다. B 센터는 직원 인사관리를 위해 매년 직원 간 다면평가를 실시했는데 직원들은 개인별로 부여된 인터넷 주소에 접속해 본인의 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었다. A 씨는 자신의 다면평가 열람 페이지 주소 마지막 숫자 2자리를 다르게 입력하는 방법을 반복해 B 센터 임직원 51명의 평가 결과를 일일이 열어 보고 그 화면을 캡처한 뒤, 캡처 사진을 B 센터 본부장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 씨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 타인의 비밀을 침해하고 누설했다"며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B 센터와 용역계약을 맺고 다면평가 온라인 링크 개발과 조사를 진행하고 직원들에게 평가 결과 주소를 전송한 C 업체와 대표이사 D 씨에게는 "B 센터 임직원의 개인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며 각각 벌금 500만 원을 부과했다. 2심도 A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것을 금지한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라며 "서비스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이용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서비스제공자가 접근권한을 제한하는지 여부는 보호조치나 이용약관 등 객관적으로 드러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평가결과 열람 인터넷 페이지는 별도의 로그인이나 개인인증 절차 없이 접속이 가능했으며 △주소 마지막이 숫자 2자리로 단순하게 구성돼 있었으며 주소가 암호화돼 있지 않은 점 △C 업체가 임직원들에게 평가 결과 주소를 전송한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서 다른 임직원의 열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볼 만한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은 점에 따라 C 업체와 D 씨는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확정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 업체가 B 센터 임직원들에게 본인의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인터넷 페이지의 주소만을 개별적으로 전달했다 하더라도,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다면평가 결과가 게시된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는 방법만으로도 다면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이상, 인터넷 페이지 접근권한을 임직원 본인으로 제한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가 인터넷 주소의 일부 숫자를 바꿔 넣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평가 결과가 게시된 페이지에 접속했다 하더라도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이 금지하는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 씨가 다른 임직원의 평가열람 페이지에 접속해 타인에게 비밀을 누설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A 씨가 인터넷 주소 일부를 변경해 입력한 것 외에 별도로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볼 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으므로 다면평가 결과를 부정한 수단 또는 방법으로 취득하거나 누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정보통신망
개인정보
접근권한
홍윤지 기자
2023-11-15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강제추행죄 폭행·협박, '공포심 유발 정도의 해악 고지'로도 충분'"… 판례 변경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닌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상대방이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판단 기준을 완화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1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친족관계에의한강제추행)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이송했다(2018도13877). A 씨는 2014년 8월 저녁 7시 30분경 자신의 방 안에서 사촌 여동생 B(15)양을 끌어안아 침대에 쓰러뜨리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 보통군사법원은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고등군사법원은 A 씨의 물리적 힘의 행사 정도가 저항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다고 단정할 수 없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으면 인정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등추행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이 성립 요건이다. 종래 대법원 판례는 강제추행죄에서 추행의 수단이 되는 '폭행 또는 협박'에 대해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일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 전합은 이 같은 기준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대법원 전합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폭행)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협박)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종래 판례 법리를 폐기했다.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과 보호법익, 종래의 판례 법리의 문제점, 성폭력 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따라 해석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 등에 비춰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는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종래의 판례 법리는 강제추행죄의 범죄구성요건에 부합하지 않고, 강제추행죄의 보호법익인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강제추행죄에서 '폭행 또는 협박'은 형법상 폭행죄 또는 협박죄에서 정한 '폭행 또는 협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명히 정의돼야 하고, 이는 판례 법리와 재판 실무의 변화에 비춰 볼 때 법적 안정성 및 판결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자칫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2차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이 토대가 됐다"며 "강제추행죄 구성요건으로 피해자의 항거가 곤란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하는 종래 판례 법리는 그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떠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의 목적과 의도, 구체적인 행위태양과 내용, 행위의 경위와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자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행위가 상대방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며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일 것을 요한다고 본 대법원 판결(2011도8805)을 비롯해 같은 취지의 종전 대법원 판결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모두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원 대법관은 '종래의 판례 법리'가 여전히 타당해 유지되어야 한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다만 이 대법관은 "A 씨의 행위는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한다"면서 "따라서 피해자를 강제추행한 것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수의견과 결론을 같이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에 관해 대법원이 1983년도부터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고 한 종래의 판례(83도399) 법리를 40여 년 만에 변경하고,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을 법문언 그대로 해석하자는 취지"라며 "법해석만으로 '비동의 추행죄'를 인정하자는 취지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제추행죄
폭행또는협박
박수연 기자
2023-09-21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 대법원 전합 "근저당권 소멸 이후 개시된 경매는 무효"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의 기준은 경매개시결정 후 담보권이 소멸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한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소송(2018다20520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 사는 1997년 3월 C 사에 대한 채권 담보로 부동산 2건에 대한 근저당권을 취득한 뒤 2003년 4월 근저당권을 근거로 이들 부동산 가운데 1건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해 청구금액 전액을 배당받았다. 이로 인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소멸했다. B 사는 2009년 9월 소멸한 근저당권이 등기부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부동산 1건에 대해 다시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이튿날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이듬해 7월 부동산이 매각돼 B 사는 저당권자로서 2억 6000여만 원의 배당을 받았지만 후순위 가압류채권자인 A 사는 배당을 받지 못했다. A 사는 B 사의 저당권이 소멸해 B 사가 배당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6년 8월 B 사를 상대로 자사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B 사가 수령한 배당금은 소멸된 저당권에 근거한 것으로, B 사는 A 사에게 A 사가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에서는 경매의 효력이 쟁점이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2심은 "이미 소멸한 저당권에 기초한 경매는 무효이므로 B 사가 배당을 받을 수는 없지만, 그 배당금은 A 사가 아니라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게 된 매수인에게 반환돼야 해 A 사는 B 사에게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민사집행법 제267조에서 정한 '담보권 소멸'이 경매개시 결정이 있은 뒤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할 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민사집행법 제267조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은 담보권 소멸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매는 크게 강제경매와 담보권 실행을 위한 임의경매로 나누어지는데, 강제경매는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바탕으로 실시되는 반면, 임의경매는 사인 간에 설정한 담보권에 기해 실시된다. 따라서 담보권이 처음부터 유효하게 성립한 적이 없거나(담보권의 부존재), 성립한 후 피담보채권이 변제되는 등으로 소멸(담보권 소멸)되는 등 담보권에 실체적 하자가 있으면 그 임의경매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다만, 민사집행법 제267조는 담보권이 소멸돼 임의경매가 무효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경매절차에서의 매수인의 소유권 취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를 '경매의 공신력'이라고 한다. 대법원은 여기서의 담보권 소멸은 '경매개시 결정이 있은 뒤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왔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민사집행법 제267조가 담보권의 소멸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더라도 해당 조항은 경매개시 결정 후 담보권이 소멸했는데도 경매가 계속 진행돼 매각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기존 판례 입장을 유지했다. 이어 "경매개시 결정이 있기 전에 담보권이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하면, 결국 소멸한 담보권 등기에 공신력을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돼 등기의 공신력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법체계와도 조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경매가 이미 소멸한 근저당권에 기해 개시된 것으로서 무효인 것은 맞지만 사건은 파기환송했다. B 사가 A 사에 대해 뒤늦게 경매절차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금반언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춰볼 때 허용될 수 없으므로, A 사는 B 사에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B 사는 저당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경매를 신청하고 배당금을 받았다"며 "B 사는 이 사건 원심(항소심)에서부터 비로소 경매가 무효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배당받을 권리가 없음에도 배당금을 계속 보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다수의견에 대해 김재형, 안철상, 김선수, 이흥구, 오경미 대법관 등 5명은 별개의견(쟁점에 대한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이미 소멸한 담보권에 기초해 경매절차가 개시되고 부동산이 매각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매는 유효하고 매각대금을 다 낸 매수인은 부동산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판례는 변경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매제도에 대한 신뢰와 법적 안정성, 거래안전과 이해관계인의 이익형량을 고려하더라도 경매개시 결정 당시 담보권이 이미 소멸한 경우에도 경매의 공신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근저당권
경매
소멸
박수연 기자
2022-08-25
[판결] 어린이집 원장이 CCTV 지워도 처벌 못한다
학부모로부터 어린이집 내 CCTV 녹화내용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은 어린이집 운영자가 CCTV 저장장치를 교체하고 영상정보를 삭제했어도 영유아보육법상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영유아보육법 벌칙 조항에서 규정한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란 폐쇄회로 영상정보에 대한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를 뜻할 뿐, 영상정보를 삭제·은닉하는 등 직접 훼손한 자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최근 영유아보육법 위반(예비적 죄명: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9도9044). A씨는 2017년 11월 22일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 원생의 학부모로부터 담임 보육교사가 아이를 방치한 것 같으니 CCTV 녹화내용을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게 되자, 공공형 어린이집 취소 등을 우려해 나흘 후 CCTV 수리업자로 하여금 저장장치를 교체하도록 하고, 교체되기 전 영상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저장장치를 숨기는 방법으로 2017년 11월 26일 이전의 녹화영상정보가 전부 삭제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영유아보육법상 ‘영상 정보를 훼손당한 자’에 삭제·은닉 등 직접 훼손 행위 한 자는 해당 안돼 영유아보육법 제54조 3항은 '제15조의5 제3항에 따른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영상정보를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당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5조의5 제3항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폐쇄회로 텔레비전의 영상정보가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되지 아니하도록 내부 관리계획의 수립, 접속기록 보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처벌 대상인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로서 영유아보육법 제15조의5 제3항에서 정한 폐쇄회로 영상정보에 대한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를 뜻한다"며 "(따라서) 영상정보를 삭제·은닉 등의 방법으로 직접 훼손하는 행위를 한 자는 이 규정의 처벌대상이 아니고, 행위자가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하는 자라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폐쇄회로 영상정보를 직접 훼손한 어린이집 설치·운영자가 '영상정보를 훼손당한 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유아보육법 제54조 3항에 따라 처벌되는 자는 안정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해 영상정보가 훼손당하는 등으로 결과적으로 원장, 보육교사와 영유아의 사생활을 노출시키지 않을 의무를 위반한 자를 가리키고, 여기에 스스로 영상정보를 훼손한 자까지 포함한다고 보는 것은 규정 체계나 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어린이집
CCTV
영상정보
훼손
박수연 기자
2022-04-06
헌법사건
"위헌소원 인용돼도 당해 소송사건만 재심 허용… 헌법재판소법 합헌"
위헌소원이 인용되더라도 당해 소송사건에만 재심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비(非)형벌조항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 효력은 '장래효'를 원칙으로 하는 같은 법 제47조 2항은 합헌이라는 헌재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1950년 발생한 나주경찰부대 사건 희생자의 유족인 A씨 등이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과 6항, 제47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401)에서 재판관 5(합헌)대 4(위헌)의 의견으로 최근 합헌 결정했다. A씨 등은 2007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상규명 결정을 받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2009년 패소가 확정됐다. 그런데 헌재가 2018년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1항 3호 및 4호 관련 사건에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을 적용하던 민법 제166조 1항, 제766조 2항을 일부위헌으로 결정했다(2014헌바148등). A씨 등은 이 결정을 근거로 2019년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재판 중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 등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소법 제75조 7항은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이 인용된 경우에 해당 헌법소원과 관련된 소송사건이 이미 확정된 때에는 당사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6항은 '5항의 경우 및 제68조 2항에 따른 헌법소원을 인용하는 경우에는 제45조 및 제47조를 준용한다'고 규정한다. 또 제47조 2항은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 또는 법률의 조항은 그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47조 2항은 비형벌법규에 대한 위헌결정의 효력을 장래효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타당성의 요청이 현저한 반면 소급효를 인정해도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지 않는 경우 해석을 통해 예외적 소급효를 인정하는 규정으로, 입법자가 '구체적 타당성 내지 정의의 요청'과 '법적 안정성 내지 신뢰보호의 요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자를 조화시키기 위해 입법형성권을 행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 이를 준용하는 장래효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 등은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 조항의 적용을 받아 청구기각의 확정판결을 받은 탓에 2018년 위헌결정을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게 되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한 것이 오히려 청구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됐지만, 위헌결정의 효력과 재심에 관한 일반조항인 장래효조항과 재심사유조항에서 개별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규정하는 것이 체계상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고 법적 안정성과 구체적 정의의 실현이라는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의 형량·조화가 필요한 사정을 고려할 때 이사건 유형에서의 국가배상청구를 위헌결정의 소급효와 재심사유를 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다만, 입법론으로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등에서 재심사유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는 것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피해자·유족에게 특별재심을 허용해 구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선애·이석태·이은애·김기영 헌법재판관은 이 조항들이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의 범위와 위헌결정의 효력을 불합리하게 제한하므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는 물론 그 밖의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도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구제될 수 있게 되었음에 반해, 청구인들과 같이 2018년 위헌결정 전에 국가배상을 청구했지만 소멸시효의 객관적 기산점의 적용을 받아 패소 확정된 피해자·유족의 경우에는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을 수 없게 됐는데, 이는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청구인들'을, '그렇지 아니하였던 2018년 위헌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피해자·유족'보다 권리구제에 있어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부여하는 사법제도를 형성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부합하지 않고 '권리 위에 잠자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하였던 자'에 대해 기존의 위헌법률이 적용된 결과를 용인하는 것으로서,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사유조항과 장래효조항은 확정판결에 따라 국가배상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될 국가의 법적 안정성 이익만을 중시한 나머지, 과거사정리법 제2조 1항 3호, 4호 사건에서 국가배상청구의 특수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고 재심사유와 위헌결정의 효력 범위를 불합리하게 제한함으로써 청구인들이 2018년 위헌결정의 효력을 받아 재심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므로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일탈해 청구인들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은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른 법적 안정성의 보장 필요성'과 '헌법의 최고규범력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 필요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문제된 사안으로, 향후 국회의 개선입법 여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거사정리기본법
과거사정리위원회
손해배상
헌법재판소법
박수연 기자
2021-11-30
헌법사건
'보상 받으면 화해 성립 간주'… 5·18보상법 조항 "위헌"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관련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이후에는 추가적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업도록 한 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5·18 보상법은 정신적 손해를 보상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없는데도 피해자가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취지이다. 국가를 상대로 한 5·18 피해자들의 추가적인 위자료 청구 소송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7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 A씨 등이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5·18 보상법) 제16조 2항 등은 위헌"이라며 광주지법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2019헌가1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이 법에 의한 보상금 등의 지급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에 대하여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상 화해는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가 5·18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으면 더 이상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수 없다. A씨 등은 5·18 보상법 등에 따라 국가로부터 보상금과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등을 받았다. A씨 등은 이후 2018년 12월 국가를 상대로 군 수사관 등의 가혹행위 등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손해 등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5·18 보상법에 따른 피해 보상에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이 포함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한 5·18 보상법 제16조 2항은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이 사건을 심리하던 광주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물은 일반적으로 적극적·소극적·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로 분류된다"며 "그런데 5·18 보상법 및 같은 법 시행령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면, 적극적·소극적 손해에 대한 배상은 고려되고 있음에 반해 정신적 손해배상에 상응하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고 보상심의위원회가 보상금 등 항목을 산정함에 있어 정신적 손해를 고려할 수 있다는 내용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내용의 보상금 등 지급만으로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럼에도 적극적·소극적 손해의 배상에 상응하는 보상금 등 지급결정에 동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까지 재판상 화해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또 "5·18 보상법은 보상금 등 산정에 있어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으므로, 정신적 손해와 무관한 보상금 등을 지급한 다음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손해배상을 전제로 한 관련자의 신속한 구제와 지급결정에 대한 안정성 부여라는 공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적절한 배상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박탈되는 것으로서,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판단했다.
정신적손해
518보상법
518광주민주화운동
박미영 기자
2021-05-27
민사일반
[판결] 항공기 추락 만으로 ‘안전성 기준 미충족’ 단정 못한다
2012년 고등훈련기 T-50 추락 사고로 국가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사고가 설계나 기체 결함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비사들의 실수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재판장 이상주 부장판사)는 국가가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4402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국가는 공군의 노후화된 훈련기를 교체하면서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고등훈련기를 생산·구입하기 위해 KAI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연구개발을 완료한 KAI는 2010년 고등훈련기 T-50B 54호기 1대를 인도하면서 국방기술품질원의 감독과 검사를 거쳐 국방규격에 적합하다는 확인을 받고 국가에 납품했다. 그러나 공군 제8전투비행단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에서 운용되던 이 훈련기는 2012년 11월 강원도 횡성군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조종사가 숨졌다. 이에 국가는 "KAI가 생산해 납품한 T-50B가 국방규격상 요구되는 안전성을 충족하지 못해 이륙 직후 추락했고, 비상상황에 대비한 비행조종계통 백업시스템을 설계하는 등의 안전조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며 "376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한국항공우주산업 승소판결 재판부는 "국방규격 안정성 항목에 의해 항공기 계통은 어느 한 가지 작동부품의 고장으로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하지 않도록 고장안전 설계를 적용해야 하고, 안전장치나 경고장치 등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개발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같은 안전성 항목은 고등훈련기에 적용되는 안전성에 관한 일반조항으로 항공기 운행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국방규격상 안전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사고는 작동부품의 고장이나 시스템 고장, 조작 실수 등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비사들이 훈련기에 대한 정기점검을 위해 설치한 점프와이어를 점검을 마친 후 다시 제거해야 했는데도 정비작업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등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한 일련의 중대한 과실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공기 정비사가 자신에게 주어진 정비업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경우는 국방규격 안정성 항목의 직접적인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KAI는 정비사들의 중대한 과실행위까지 방지하고 이를 예견해 항공기를 제작해야 할 계약상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한국항공우주산업
공군
항공기사고
항공기추락
추락사고
이용경 기자
2020-10-29
민사일반
[판결](단독) 골퍼, 언덕 경사지서 미끄러져 부상… “골프장 배상책임 없다”
골퍼가 공을 치러 페어웨이로 가던 중 언덕 경사면에서 미끄러져 다쳤더라도 골프장 측에는 배상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단독 박예지 판사는 A씨가 B컨트리클럽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23467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B컨트리클럽이 운영하는 골프장 2번 홀에서 동반자들, 경기보조원(캐디)와 함께 3번째 샷을 하기 위해 카트를 타고 이동한 다음, 공이 있는 페어웨이로 가기 위해 경사진 부분을 걸어 내려가다 중심을 잃고 미끄러 넘여져 다쳤다. A씨는 이 사고로 우측 무릎관절 염좌, 우측 하퇴부 경골 간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수술을 받았다. 이후 A씨는 "고객들이 골프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계단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경기보조원이 안전에 대해 주의를 주는 등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며 B컨트리클럽을 상대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 하자 책임 △사용자책임 △채무불이행책임을 물어 "30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박 판사는 "사고 지점은 카트 길에서 페어웨이로 이어지는 부분으로, 다소 경사는 있지만 통상 성인이 스스로 사고 방지를 못할 정도의 급경사는 아니다"라며 "A씨는 해당 골프장을 자주 찾아 골프 코스에 익숙했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경사진 부분을 내려갈 때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 조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컨트리클럽은 통상의 골프장과 같이 자연적 환경과 기상 상황을 그대로 이용 또는 감수할 것이 예정된 야외 시설물로서 일반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사회통념상 기대되는 정도의 안정성 미달로 이용객의 부상을 초래할 만한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1명의 경기보조원이 고객 여러명을 보조하고 있었는데, 사고 지점처럼 스스로 주의할 것이 유의되는 장소에서까지 경기보조원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고 주의를 고지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사용자책임에 대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또 "A씨가 경사지에서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B컨트리클럽이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해 채무불이행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골프장
부상
박수연 기자
2020-02-27
헌법사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소송, 재심기간 제한은 합헌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 판결에 대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재심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판결 확정 후 5년 이내로 제한한 구 민사소송법 규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법적 안정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치라는 취지다. 헌재는 A씨가 가사소송법 제12조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7헌바472)에서 최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가사소송법 제12조는 '가사소송 절차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사소송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심 제기 기간을 규정한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는 1항에서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확정 후 재심의 사유를 안 날로부터 30일 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3항에서 '판결확정 후 5년을 경과한 때에는 재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현행 민소법도 제456조에서 같이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사망한 한모씨 및 황모씨와 자신과는 친생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확정된 이후 "내가 두 사람의 친생자인데, 미국에 거주하던 홍모씨(사망)를 따라 이민을 갈 목적으로 허위 판결을 선고 받았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하지만 재심 제기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각하되자 "구 민사소송법 제426조가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도 효력이 미친다고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법적 안정성 등 고려 합리적 조치” 헌재는 "재심에 있어 제소기간을 둘지 여부 등은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재심 제기 기간을 두는 것은 당사자 사이에 일어나는 법적 불안상태를 막기 위한 것이고,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는 특별민사소송절차인 가사소송의 한 종류로서 다른 민사소송 및 가사소송과 달리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에 대해서만 특별히 친생자관계를 기초로 형성된 법적 불안상태를 막을 필요성이 없거나 적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사자가 모두 생존해 있는 동안에는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이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대리권의 흠이 있거나 재심을 제기할 판결이 전에 선고한 확정판결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제기하는 재심의 소에는 재심제기의 기간이 적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의 재심제기 기간은 불변기간이므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도과했을 경우에는 추완해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데다, 재심사유가 판결확정 후에 생긴 때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5년의 기간 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친생자관계 존부 확인의 소의 확정판결에 대한 재심을 민사소송법에서 정한 재심 제기 기간 안에 제기하도록 하더라도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가사소송법
재심
친생자관계존부확인
박수연 기자
20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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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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