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의 상속인들이 앙드레 김이 운영하던 의상실 상표권에 대해 상속세를 낼 필요가 없다며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대법원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앙드레 김의 아들 김중도(36)씨와 생전에 비서로 일했던 임세우(55)씨가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두5925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상속세 등 7억5900여만원을 취소하라"는 두 사람의 요구는 기각하고, 과소 신고 가산세 1억여원만 잘못 부과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앙드레 김 의상실이 앙드레김 상표권을 다른 업체에 대여해 사용료를 받고 있고 2007년~2009년에는 대여료가 의상실 수입의 92.2%를 차지할 정도로 영업에서 비중이 컸기 때문에 별개의 독립된 재화"라며 "의상실 영업권과 다른 독립된 재산권으로 평가해 상표권을 46억3000만원으로 계산하고 상속세를 추가로 부과한 세무서의 결정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상속재산으로 상표권을 신고한 이상 과세표준이 적게 신고된 결과가 있더라도 평가방법의 차이로 인해 상속세를 과소 신고한 경우로 봐야지 상속세를 안 낸 것으로 봐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앙드레 김은 작고 한 달 전인 2010년 7월 비상장법인 '앙드레김 디자인 아뜨리에'를 설립해 김씨 등과 지분을 절반씩 나눴다. 이후 상표권 가액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은 채 영업권을 10억5300여만원으로 평가해 회사에 매각했다. 김씨 등은 앙드레 김이 숨지자 155억600만원을 물려받았다며 상속세 41억6100만원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특허청에 등록된 '앙드레김' 상표권이 사전증여됐다고 판단, 상표권 가액 46억3000만원을 더해 다시 계산해 상속세와 부가가치세 7억5900여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김씨 등은 "상표권은 이미 사들인 영업권에 포함돼 있다"며 소송을 냈지만 1,2심은 모두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