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의 2차 시험 답안지를 수험생에게 공개하라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윤재식 대법관)는 14일 지난 98년 제40회 사법시험 2차시험에 불합격한 박모씨 등 2명이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원고들이 작성한 답안지와 각 문항에 대한 채점위원별 채점결과의 열람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낸 답안지열람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00두6114)에서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답안지를 보여주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되돌려 보냈다.
하지만 채점위원별 채점결과에 대해서는 원심대로 공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법시험 2차시험 답안지는 응시자가 작성한 답안이 기재되어 있을 뿐 평가기준이나 평가결과가 반영되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응시자가 자신의 답안지를 열람한다고 하더라도 시험문항에 대한 채점위원별 채점 결과가 열람되는 경우와 달리 평가자가 시험에 대한 평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하지만 "답안지 및 시험문항에 대한 채점위원별 채점결과를 열람하도록 하면 다의적일 수 밖에 없는 평가기준과 주관적 평가 결과 사이의 정합성을 둘러싸고 시험결과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로부터 제기될 지도 모를 시시비비에 일일이 휘말리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업무수행상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을 뿐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논술형 시험의 존립이 무너지게 될 염려가 있어 채점위원별 채점결과 열람은 비공개정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98년 치러진 40회 사법시험 2차시험에 불합격한 후 채점위원별 채점결과와 답안지 열람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내 1심에서는 채점위원의 채점결과를 포함해 답안지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는 원고패소판결을 받자 대법원에 상고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