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가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양팔을 잡아 근처 의자에 앉히다가 아이의 팔이 빠졌더라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최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45)씨의 상고심(2014도14260)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다른 아이에게 고성을 지르며 과잉행동을 하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양팔을 세게 잡아 2~3m 떨어진 의자에 앉혔다"며 "이는 다른 영유아들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육교사로서 통상적으로 취할 수 있는 범주인 점을 볼 때 김씨의 행위가 보육교사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사건 발생 다음날 김씨가 '향후 아이의 팔이 다시 탈골될 경우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지만 이는 아이의 어머니와 원장이 요구해 부득이 작성해준 것일 뿐 자신의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양팔을 잡아 의자에 앉힌 행동으로 아이의 팔꿈치 탈골이 발생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2013년 8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던 중 A(당시 3세)군이 다른 아이에게 고성을 지르며 거칠게 행동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A군의 양팔을 잡아 의자에 앉히는 과정에서 A군의 왼쪽 팔꿈치를 탈골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지만, 1심과 항소심은 "아이의 양팔을 세게 잡아 의자에 앉히는 방법 외에 다른 수단과 방법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아이가 과잉행동을 했더라도 상해를 입을 정도의 상당한 유형력을 행사했다면 보육교사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