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주민 정착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생활하는 탈북주민의 보호자는 하나원장이 아니라 하나원이 소재한 안성시의 시장이므로 하나원장이 안성시장의 승락없이 탈북주민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면 탈북자의 신체 자유를 침해한 것이므로 국가는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1단독 박은영 판사는 최근 탈북주민 박모(48)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단18295)에서 "1086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판결문에서 "하나원장은 북한이탈주민의 강제입원을 동의하거나 결정할 법상 권한이 없다"며 "박씨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행위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하나원장은 박씨의 보호의무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선례나 지침이 없어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박씨의 보호의무자는 하나원장이 아니라 박씨가 사는 곳의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이다"라며 "박씨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있는 점을 고려해 적법 절차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2009년 탈북한 뒤 통일부 산하 주민정착지원사무소인 하나원에 입소했다. 이후 박씨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자 하나원장은 박씨를 70여일 동안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켜 치료하다가 퇴원시켰다. 박씨는 지난 5월 "하나원이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했으므로 손해배상금 2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