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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국가에 뺏긴 ‘구로동 농지’ 제3자 등기부 취득시효 완성 후 5년 지났어도
국가가 불법 증거로 소유권분쟁 재판에서 이겨 원소유자에게서 뺏은 토지를 제3자에게 넘겨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되고 손해배상 소멸시효 기간인 5년이 지났더라도, 원소유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지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의 기산점인 '손해가 현실화된 때'를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날'이 아닌 '제3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날'로 본 것이다. A씨는 1949년 농지개혁법에 따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2300평 규모의 토지를 분배받아 국가에게 상환곡을 납부하면서 경작했다. 그런데 정부는 상환곡 수령을 거부한 뒤 경작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에 A씨는 1964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다음 다시 경작했다. 그러자 정부는 A씨의 아들을 비롯해 관련 공무원과 농민들을 불법 연행해 수사했고, 조작된 증거와 증인을 만들어내 이들을 소송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른바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이다. 기소된 사람들은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정부는 유죄판결을 이유로 A씨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1991년 승소 판결을 받아 A씨의 소유권을 다시 뺏고 B씨 등 여러 사람에게 땅을 넘겼다. A씨는 1976년 사망했고, 유족들은 2008년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구로동 분배농지 소송사기 조작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A씨의 아들은 재심을 신청해 무죄 판결을 받아 누명을 벗었다. 유족들은 또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뺏아간 재심 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해 승소했다. 국가가 A씨의 소유권을 불법적으로 빼앗았다는 사실이 인정된 것이다. 그러나 B씨 등에게 넘어간 땅은 이미 등기부 취득시효기간인 10년이 지나버린 상태였다. A씨의 유족들은 B씨를 상대로 땅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5년 최종 패소했다. 그러자 A씨의 유족은 같은해 4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국가는 "B씨 등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시점에 상속인들의 손해가 현실화됐다"며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된 날로부터 5년이 지나 이미 손해배상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19일 A씨의 상속인 1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나2046688)에서 "국가는 15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무권리자가 제3자에게 토지를 이전해 등기부 시효취득을 하는 경우 원소유자에게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시점은 제3자의 등기부 취득시효가 완성된 때로 봐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사건과 같이 국가가 위법행위로 재판을 통해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는 제3자를 상대로 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은 때에 손해가 현실화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확정된 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어 확정된 민사판결의 당사자는 확정된 민사판결이 재심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이상, 다시 소송을 제기해도 확정된 판결에 배치되는 내용의 판결을 받을 수 없다"며 "따라서 원소유자의 소유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정된 판결의 기판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제3자가 등기부 시효취득을 해 소유권을 취득하더라도, 소유권 침해 결과는 관념적으로 존재할 뿐 피해자인 원소유자의 현실적인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는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제3자의 취득시효가 완성됐더라도 소유권상실이라는 결과가 손해로 현실화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며 "이같이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원소유자가 등기명의자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말소 청구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았을 때 손해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지
등기부
농지개혁법
이장호 기자
2017-07-24
국가배상
행정사건
'사상전향' 피해자에게도 국가가 위자료 지급 첫 판결
1970년대 사상전향을 강요받다가 옥중에서 사망한 비전향 장기수들의 유족에게 국가가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 부장판사)는 최근 권모씨 등 비전향 장기수 4명의 유족 8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544686)에서 "5억 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상전향 제도는 수형자들의 사상적 판단에 대한 표현을 강제하는 것으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행위"라며 "정부는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은 5·16 군사쿠테타 발생 후 중앙정보부를 창설해 비전향 좌익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사상전향 제도를 운영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폭력이나 고문 등의 불법행위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교정당국은 전향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급식, 면회, 운동시간 등에서 불이익을 주고 가석방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폭행과 고문, 질병 치료 거부 등으로 압박하고 가족을 동원해 전향을 권유하기도 했다. 당시 권씨는 심각한 고혈압을 앓고 있었는데도 수시로 불려가 전향권유를 받았고, 뇌일혈로 졸도해 쓰러진 다음에도 10시간이 넘게 처치를 받지 못하다가 그대로 사망했다. 사상전향에 시달리다가 옥중에서 수건으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 이후 2010년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정부가 사상전향 공작 과정에서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권을 침해했다"는 진실규명결정을 하자 유족들은 2012년 12월에 이번 소송을 냈다. 이번 판결은 사상전향 제도 피해자들에 대한 소멸시효 기산점에 대한 최근 대법원의 견해를 따른 첫 판결이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사상전향 제도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다86447)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은 "사상전향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는 2010년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규명 결정을 했을 때부터 계산해야 한다"며 "국가가 사상전향제도가 완전히 사라진 2003년 7월부터 소멸시효를 계산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밝혔다.
사상전향제도
옥중사망
비전향장기수
국가배상
양심의자유
홍세미 기자
2014-05-22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변호사 의무 판단 기준은 '평균적 법률지식과 노력'
변호사가 의뢰인의 채권양도 사실을 법원에 제때 알리지 않는 바람에 손해배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지나 소송에서 졌더라도, 당시 대법원이 채권양도 통지의 시효중단 효력에 대해 엇갈린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면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문제의 변호사가 판례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균적인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법률지식으로 노력을 다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안승호 부장판사)는 최근 광주광역시에 있는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박모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합536586)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변호사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대리해 소송을 내면서 제척기간이 지난 다음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해 2심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당시 하자보수 손해배상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언제 중단되는 지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이 '채권양도를 통지만 하면 된다'와 '통지 후 재판에서 행사해야 한다'로 나뉘는 등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 확립돼 있지 않았다"며 "당시 박 변호사가 제척기간이 도과한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박 변호사가 기본 수임료를 받지 않는 대신 성공보수를 지급받기로 약정하는 등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관련 사건을 수행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박 변호사가 변호사로서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호사의 판단이 법원의 판단과 다르다거나 의뢰인이 원하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곧바로 변호사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평균적인 변호사에게 마땅히 요구되는 법률 지식으로 평균적인 변호사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A아파트의 하자보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수임했다. 사건 수임 초기에는 소송의 원고가 입주자대표회의였는데 소 제기 직후 '구분소유자가 손해배상청구권을 갖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원고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입주자들로부터 일일이 손해배상청구권을 양수받아야 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청구권을 넘겨받은 뒤 아파트 측에 채권양도통지를 했고, 박 변호사는 그로부터 5개월 뒤 진행 중이던 소송에도 채권양도통지로 인한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1심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승소했지만, 2010년 항소심과 2012년 상고심에서는 '변경신청서가 제출된 시점에는 이미 손해배상청구권 권리행사기간이 도과했다'며 잇따라 패소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는 양도통지를 제대로 했는데도 박 변호사가 제척기간이 지난 이후에 변경신청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소송에서 졌다"며 "1심에서 인정된 손해배상액과 소송 비용 등 1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박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변호사
의무판단
입주자대표회의
제척기간
권리행사기간
시효중단
홍세미 기자
2014-04-01
민사일반
日기업에 강제징용 한인 위자료 산정 어떻게 될까
지난해 5월 우리 대법원은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여모(89)씨 등 4명이 (주)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68620)에서 원고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일본 법원이 강제징용자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려 확정됐지만, 우리 대법원은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며 일본 판결의 효력을 부인하고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천명했다. 대법원이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구제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사법주권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판결을 단초로 재판권을 확보한 우리 법원은 그동안 손해배상 액수를 산정해 이달 중으로 판결을 선고한다. 오는 10일에는 서울고법이 신일본제철이 피고인 사건을, 30일에는 부산고법이 미쓰비시사가 피고인 사건을 각각 선고한다. 선고가 다가오자 강제징용에 대한 손해배상에 관한 선례가 없는 상황에서 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 위자료와 임금 액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피해자와 유족들의 승소가 확정되면 일본 법원에서 원고패소 확정판결을 내린 사건에 대한 판결을 집행을 할 수 있는 지 등도 관심거리다. 두 법원에서 나오는 파기환송심 결과는 법조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살아있는 강제징용 피해자 6만여명 추산… 확정판결 이후 줄소송 이어질 수도= 법조계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 홍순의(90)씨와 다른 피해자 13명의 유족 58명은 "강제동원으로 인한 정신·육체적 고통과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1인당 1억원씩 지급하라"며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0010)을 냈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지난 2000년 5월 부산지법과 2012년 10월 광주지법에 이어 세번째다. 파기환송심이나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확정판결을 내린다면 추가로 줄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신고가 접수된 피해자는 총 22만6000여명이고, 그 중 생존자는 6만여명이다. 유족들이 위자료 채권 등을 상속받아 행사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대법원은 지난해 판결을 선고하면서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한 점, 우리나라와 일본 양국 정부가 일본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권 등 개인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액수와 쟁점은= 대법원은 지난해 5월 24일 판결에서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기업의 손해배상책임만 인정했을 뿐 손해배상액수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는 10일과 30일 선고를 앞둔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가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수를 정해야 한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윤성근 부장판사)가 심리하고 있는 소송에서는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각각 위자료 1억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고법 민사5부(재판장 박종훈 부장판사)가 심리하고 있는 미쓰비시 사건은 피해자 4명과 유족 1명이 위자료 1억원과 임금 100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다.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피해자들을 대리한 김미경(38·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강제징용으로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생각하면 1억원도 모자라지만,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을 때 일본기업에 책임을 묻고 배상액을 받아내기 위해 현실적인 액수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해배상금액은 산정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재판부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손해배상 산정기준으로는 강제징용의 기간, 강제징용 당시의 열악한 노동 환경, 피해자들이 70년 동안 권리구제를 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낸 최봉태(51·21기)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사망 전 일본에서 열린 재판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한 적이 있다"며 "재판부가 증거를 얼마나 엄격하게 다루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해자 진술에 진실성이 인정되면 그것만으로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미 신일본제철은 1997년 일본정부와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법적투쟁에 나선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에게 1인당 200만엔을 지급하기로 화해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가해국에서 성립한 화해 금액보다 최소한 그 이상의 손해배상금액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다. 다만 임금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70년 전 사건에서 임금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임금이 적정한지, 또 당시 임금을 현재의 화폐가치로 어떻게 환산할지 등 복잡한 문제들을 넘어야 해 소송이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서는 구체적인 임금보다는 판결을 통해 현실적으로 받아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 판결 나더라도 실제 손해배상까지는 '첩첩산중'= 파기환송심이 배상액수를 정하더라도 실제 배상이 이뤄지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손해배상액이 정해지면 줄소송이 이어질 수 있는 사건 성격상 피고인 미쓰비시사와 신일본제철이 다시 상고할 확률이 높다. 원고들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되면 일제 강제징용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액 산정에 관한 기준을 대법원이 판단하게 된다. 과거 1·2심에서는 일본 판결을 근거로 손해배상청구권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기 때문에 상고이유에 손해배상액 산정 부분이 포함되지 않아 대법원이 이 부분에 대해 판단하지는 못했다. 재상고심 끝에 확정판결이 나더라도 집행의 문제가 남는다. 대법원 관계자는 "우리 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나면 민사소송법에 의해 원고들이 그 판결을 승인해달라는 요청을 일본법원에 해야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경우 일본 법원이 강제집행을 위해 판결을 승인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해 대법원 판결 취지가 강제징용과 관련한 일본 법원의 판결 기속력을 부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양국의 사법부 간 문제를 넘어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기업이 우리나라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강제집행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기업 재산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 지가 관건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미쓰비시가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정리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최봉태 변호사는 "미쓰비시가 판결 결과에 승복해 배상에 응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바라지만 그게 어렵다면 그들의 국내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하게 될 수도 있다"며 "그래도 세계적인 기업인데 그런 상황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세미·신소영 기자>
강제징용
강제징용피해자
강제징용한인위자료
신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손해배상청구
좌영길 기자
2013-07-08
민사일반
日 법원 판결 명시적 否認… 사법주권에 한 획 긋다
대법원이 지난 24일 일제 강점기 때 한국인을 강제징용했던 일본 기업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큰 반향이 일고 있다. 이번 판결은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일본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된 사건을 대법원이 우리나라 헌법 정신을 어긋난다며 일본 판결을 승인하지 않아 사법주권의 한 획을 긋는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손해배상액이나 강제집행의 범위를 산정하는 것이나 개인-기업간 소송이 양국의 외교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점 등 현실적인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판결은 우리 헌법정신에 위배…기판력 부인=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86)씨 등 5명이 일본 (주)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25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24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이날 재판부는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 여모(89)씨 등 4명이 (주)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68620)에서도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판결의 국내 기판력을 우리 법원이 명시적으로 부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사소송법 제217조는 외국법원의 확정판결이 국내에서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그 판결을 인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않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1·2심은 "일본 판결의 효력을 대한민국 법원이 승인하는 결과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위반되지 않고, 승인된 일본 판결은 기판력을 가지므로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법 규정에 비춰볼 때 일제강점기는 규범적 관점에서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씨 등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린 일본 판결의 이유에는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것을 전제로 일제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령을 이씨 등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평가한 부분이 있어 우리 헌법가치와 상반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그동안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면책 근거로 들었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의 성격도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은 양국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 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해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협정에 의해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은 권리문제의 해결과 법적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했고,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일본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비춰보면 이씨 등의 손해배상청구권 등 개인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대리를 맡은 장영석(36·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것과 더불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우리 사법부의 의지를 만천하에 밝힌 중요한 사건"이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뿐만 아니라 일제 치하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 더 나가 과거사 관련 사건들에 대하여 시금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제집행 등 앞으로 문제 산적= 부산고법과 서울고법에서 진행될 파기환송심에서는 위자료와 임금 액수 산정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일제 강제징용 피해의 보상이나 임금액수에 대한 선례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용규 서울고법 공보판사는 "기준으로 삼을 선례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금 어떤 기준을 가지고 액수를 산정할 지는 알 수 없고, 대법원에서 다시 사건기록을 받아 검토한 뒤 심리를 진행해 양측의 주장을 들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두 사건에서 원고들은 1억여원의 손해배상을 각각 청구했다.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서 입증의 문제도 난점이다. 워낙 오랜 시간이 흘러 각종 기록이나 증명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징용피해자들의 상당수가 사망한 점도 걸림돌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5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신고가 접수된 피해자는 총 22만6000여명이고, 그 중 생존자는 6만여명이다. 이미 소송당사자 지위를 승계한 유족들은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새로 소송을 제기하는 유족들은 임금이 아닌 위자료를 청구하는 부분에서는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유족들의 승소가 확정되더라도 집행의 문제가 남는다. 장 변호사는 "신일본제철사 정도의 큰 규모의 회사가 손해배상 금액을 안 내겠느냐"며 "강제집행 단계 이전에 화해 등의 방법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송이 갖는 상징적 의미와 앞으로 줄소송이 이어질 선례를 남긴다는 점에서 강제집행단계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일본 본사를 상대로 강제집행을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자칫 양국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데다 일본 법원에서 원고패소 확정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두 기업이 우리나라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윤성식 대법원 공보관은 "일본 내의 재산에는 강제집행이 어렵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 기업의 재산에 대해서는 민사소송법상 관할 규정에 따라 강제집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쓰비시사는 한국에 지사를 두고 있어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영업활동으로 인한 채권이 있다면 이것도 강제집행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사의 주식 5%를, 포스코는 신일본제철의 주식 3.5%를 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징용 피해 사회적 움직임 계기' 의미도= 이번 판결을 소송당사자들의 구제차원이 아닌 사법부의 판결로 사회적 움직임이 생기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는 시각도 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용섭 민주통합당 의원은 29일 19대 국회에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자 조사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특위 구성을 통해 일본 은행에 공탁 중인 미불임금 반환받을 것과 징용자들이 받을 일본 후생 연금 탈퇴수당을 현재 가치로 지급받을 것, 사죄나 배상 없는 전범기업들의 우리 정부 발주 사업 참여 제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도 정부 주도로 설립될 예정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재단에 오는 2014년까지 1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소송대리인들, 1·2심 판결에 서운함 토로= 이번 사건을 진행하면서 사건당사자들은 우리 1·2심이 일본 판결 취지를 따른 데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미쓰비시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대리했던 최봉태(50·21기) 변호사는 "일본 사법부가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판결하면 한국법원은 거기에 귀속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대법원에서 승소하리라고 예상은 못했지만, 1심에서 이겨야 할 사건을 대법원에서 이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장 변호사도 이번 소송에서 느낀 소회를 묻는 질문에 "1·2심에서 패소하면서 소송당사자들이 '일본 법원이야 자국 기업을 편드는 입장이니까 그렇다치고 우리나라 법원이 왜 일본 판결을 그대로 따르는 것인지 납득하지 못하는 점을 지켜보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한국인강제징용
일제강점기
일제식민지
식민지배
주식회사미쯔비시
좌영길 기자
2012-05-30
민사일반
일제징용 피해자들,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 청구 가능
대법원이 '일본 기업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책임이 없다'는 일본 법원 판결은 대한민국 헌법에 위반한다며 판결 효력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 기업을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판결은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24일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86)씨 등 5명이 일본 (주)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25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 규정에 비춰볼 때 일제강점기는 규범적 관점에서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씨 등에 패소판결한 일본 법원 판결의 국내 기판력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어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은 양국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 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해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협정에 의해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 정부에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은 권리문제의 해결과 법적 대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본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했고,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일본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을 비춰보면 이씨 등의 손해배상청구권 등 개인청구권은 청구권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 등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시점까지는 대한민국에서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미쓰비시사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해 이씨 등에 대한 채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은 현저히 부당한 것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 등 원고들은 1944년 9월 일본정부에 의해 강제로 징용당해 미쓰비시중공업에서 1년여간 노역을 했다. 원고들은 노역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폭으로 이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1995년 일본 히로시마 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과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소멸시효 완성 등을 이유로 패소했다. 원고들은 2000년 5월 한국에서 다시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은 "일본판결의 효력을 대한민국 법원이 승인하는 결과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에 위반되지 않고, 승인된 일본판결은 기판력을 가지므로 일본판결과 모순된 판단을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날 재판부는 다른 강제징용 피해자 여모(89)씨 등 4명이 (주)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68620)에서도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사건 원고 측 소송대리를 맡은 장영석(36·사법연수원 33기)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것과 더불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우리 사법부의 의지를 만천하에 밝힌 중요한 사건"이라며 "강제징용 피해자 뿐만 아니라 일제 치하에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 더 나가 과거사 관련 사건들에 대하여 시금석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제징용
일제
식민지배
주식회사미쯔비시중공업
미쯔비시
일제강점기
한일청구권협정
좌영길 기자
2012-05-24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담보권리자 권리행사 최고가능한 민소법 125조3항 '소송 완결한 뒤'는 항소심 확정 또는 상고기각에 의해 확정된 때
민사소송법 제125조3항의 담보권리자가 권리행사최고를 할 수 있는 시기인 '소송이 완결된 뒤'의 의미는 '항소심판결이 확정되거나 상고기각에 의해 확정된 때'라는 법원해석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김주현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항소심판결이 선고돼 강제집행정지 역시 종료된 만큼 제공했던 담보는 취소돼야 한다"며 B씨를 상대로 낸 권리행사최고 및 담보취소신청사건(☞2010카담2118)에서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심이 계속 중이어서 소송이 완결되지 않은 만큼 신청인의 신청은 부적법하다"며 각하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임시적으로 집행권원을 부여하는 가집행선고부판결에 대해 신청인이 항소하면서 담보를 제공하고 집행정지결정을 발령받은 경우, 항소심에서 가집행선고부판결을 취소하면 제1심판결의 가집행선고도 효력을 잃게 된다"며 "그렇지만 이에 의해 직접적으로 가집행정지를 위해 제공된 담보를 계속 유지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소심판결이 확정되거나 상고기각에 의해 확정될 때 비로소 소송이 완결돼 담보를 계속 유지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이번 사건의 항소심판결에 대한 상고심이 계속 중이어서 민소법 제125조3항에 따라 소송이 완결되지 않은 이상, 신청인의 신청은 부적법함을 면치 못한다"며 "소송상의 담보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125조에 의하면 소송이 완결된 뒤 담보제공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담보권리자에게 일정한 기간 내에 그 권리를 행사하도록 최고하고 담보권리자가 그 권리행사를 하지 않으면 담보취소에 대해 동의한 것으로 봐 기존의 담보를 취소하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민소법 125조에서 말하는 권리행사최고를 할수 있는 시기인 '소송이 완결된 뒤'라 함은 일반적으로 담보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시기, 즉 담보의 피담보채권인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존재와 범위가 객관적으로 확정돼 담보권리자의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권리의 행사나 금액의 산정에 특별한 장애가 없는 상태가 된 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B씨는 지난 2009년 의정부지법에 A씨에 대해 2억5,0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면서 "가집행할 수 있다"고 선고했다. A씨는 서울고법에 바로 항소하면서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A씨에게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담보로 2억5,000만원의 공탁을 명하는 담보제공명령을 발령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서울중앙지법에 2억5,000만원을 공탁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의정부지법의 1심판결에 대한 강제집행은 서울고법의 판결선고시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12월 항소심판결을 선고하면서 1심판결을 뒤집었다. 이에 B씨는 대법원에 즉각 상고해 현재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 중이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강제집행정지결정은 항소심 판결선고시까지 유지되는 것인데 항소심판결이 선고된 만큼 강제집행정지를 위해 제공된 담보가 계속 유지될 이유가 없다며 서울고법에 담보취소신청을 했다.
담보권리자
권리행사최고
가집행선고부판결
민사소송법
항소심판결
반소제기
김소영 기자
2011-04-22
국가배상
민사일반
형사일반
경찰에 폭행당했지만 무고죄로 기소돼 무죄… 무죄판결 받은 날부터 손배청구권 소멸시효 진행
대법원 민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경찰에게 폭행당했지만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김모(57)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715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규정한 민법 제766조1항에서 손해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손해발생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원인으로 해 손해배상을 소구할 수 있다는 것까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가해 경찰관들의 주장대로 원고의 무고죄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원고가 가해 경찰관들이나 피고에 대해 손해배상청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고 오히려 가해 경찰관들에게 손해를 배상해 줘야 할 입장에 놓일 수도 있어 이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폭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는 무고죄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된 때에야 비로소 가능하게 됐다고 봐야 하며 그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며 "원심이 폭행사건 발생일 다음날부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본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5년2월 경찰에 도박신고를 했으나 도박혐의자가 발견되지 않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서울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로 연행당했다. 김씨가 지구대사무실에서 다른 피의자와 말다툼을 벌이자 경찰은 CCTV가 촬영되지 않는 공간으로 김씨를 데려간 뒤 다시 7분뒤 데리고 나왔다. 김씨는 지구대를 나온 뒤 친구 이모씨에게 전화해 "경찰관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으며, 병원에 두 달간 입원했다. 퇴원후 김씨는 자신을 폭행한 경찰관을 폭행죄로 고소했으나, 그해 10월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당했다. 상고심까지 간 후에야 김씨의 무죄가 확정됐다. 김씨는 2008년3월 국가를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고 1심은 2,3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하지만 2심은 경찰의 폭행으로 김씨가 상해를 입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김씨가 폭행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뒤에 소송을 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경찰폭행
무고죄
무죄판결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
정수정 기자
2010-12-17
민사일반
상사일반
백지어음으로 어음금 청구… 소멸시효 중단된다
백지어음 소지인이 어음요건을 보충하지 않고 어음금을 청구한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중단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는 대법원이 지난 62년 "백지어음 소지인의 권리행사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과는 전혀 생길 여지가 없다"는 판결(62다680)을 48년만에 스스로 변경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백지어음 소지인은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금을 청구했다가 뒤늦게 이를 보충하더라도는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주)H상호저축은행이 (주)C미디어를 상대로 낸 약속어음금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4831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20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만기가 기재된 백지어음은 일반적인 조건부 권리와는 달리 백지부분이 보충되지 않은 미완성어음인 상태에서도 만기의 날로부터 어음상의 청구권에 대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며 "따라서 만기는 기재돼 있으나 지급지, 지급받을 자 등과 같은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은 그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효가 진행함에 대응해 발행인을 상대로 어음상의 청구권에 대한 시효진행을 중단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의 어음금청구라도 그 백지어음의 발행인이 어음금채무를 승인하고 어음금을 지급해 어음에 관한 법률관계를 소멸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므로, 백지어음의 소지인이 어음요건의 일부를 오해하거나 그 흠결을 알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채 어음금을 청구하더라도 이는 완성될 어음에 기한 어음금청구와 동일한 경제적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로서 어음상의 청구권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만기는 기재돼 있으나 지급지, 지급받을 자 등과 같은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백지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해 잠자는 자가 아님을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청구로써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고 판단했다. H저축은행은 C사가 발행한 액면 4억9,000만원의 백지수표를 가지고 있다 지급기일인 2004년 10월1일로부터 소멸시효 3년이 경과하기 전인 2007년9월 어음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H저축은행은 소송이 진행되던 2008년6월 백지부분을 보충해 C사에 지급제시했으나 이미 백지어음의 소멸시효가 경과한 상태였다. C사는 "백지어음의 보충권은 만기로부터 3년의 시효기간 내에 행사해야 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백지부분을 보충했더라도 어음상의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어음금지급청구를 거절했다. 1심은 C사의 손을 들어 원고패소 판결했으나, 2심은 "약속어음채권의 시효가 적법하게 중단돼 완성되지 않았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이날 이모씨가 "가압류가 이미 해제됐는데도 법원이 권리행사 최고 및 담보취소신청을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며 낸 재항고를 기각했다(2009마1073). 이 결정은 가압류 등 보전처분의 취소가 확정됐어도 아직 본안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민사소송법 제125조의 '소송완결'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담보제공자는 권리행사최고 및 담보취소를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민소법 제125조의 권리행사최고를 할 수 있는 시기인 '소송이 완결된 뒤'라 함은 일반적으로 담보권리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시기, 즉 담보의 피담보채권인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존재와 범위가 객관적으로 확정돼 담보권리자의 권리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그 권리의 행사나 금액의 산정에 특별한 장애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보전처분에 대한 불복절차에서 보전처분이 취소됐다고 하더라도 그 심리가 소명에 의해 이뤄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를 본안사건에서 피보전권리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해 판결한 경우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며 "따라서 본안사건에서 보전처분에 관한 불복사건에서의 피보전권리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판단과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고, 그러한 본안사건의 판단결과가 위법·부당한 보전처분 및 그 집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존부와 범위를 심리하는 법원 판단에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렇다면 보전처분에 관한 본안소송이 계속중인 경우에는, 비록 보전처분이 이의신청 등을 통해 취소확정되고 그 집행이 해제됐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권리행사최고 및 담보취소의 요건이 되는 소송완결로 볼 수 없고, 계속중인 본안사건까지 확정돼야만 소송완결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채권가압류결정에 대한 이의의 소가 완결된 이상 그에 관한 본안소송이 완결되지 않았더라도 소송완결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1970년 대법원결정(69마970)은 40년만에 변경됐다. 이씨는 지난 2008년 박모씨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가압류신청을 했다. 법원은 같은해 8월 이씨가 담보로 1,000만원을 공탁하고 3,000여만원의 공탁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자 채권가압류결정을 했다. 그런데 이후 박씨가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법원은 박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채권가압류결정을 취소했으며, 같은해 12월 가압류가 해제됐다. 이씨는 가압류가 해제되자 "담보제공사유가 소멸했다"며 권리행사최고 및 담보취소신청을 했으나 1, 2심은 본안소송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민사소송법 제125조3항은 담보의 취소와 관련해 "소송이 완결된 뒤 담보제공자가 신청하면, 법원은 담보권리자에게 일정한 기간 이내에 그 권리를 행사하도록 최고하고, 담보권리자가 그 행사를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담보취소에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백지어음
어음금
청구권
소멸시효
시효진행
시효중단
약속어음
정수정 기자
2010-05-27
민사일반
용이하게 청구취지 확장 가능하면 별소로 잔부청구는 소권 남용
1개의 손해배상청구권 중 일부만 청구돼 있는 경우, 손해의 전액에서 과실상계를 하고 남은 잔액이 일부청구액을 넘지 않는다면 잔액만 인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용이하게 청구취지확장이 가능한데도 별소로 잔부청구하는 것은 소권을 남용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향후 상급심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희승 부장판사)는 서울 중구 황학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이 조합장인 유모씨와 총무이사이던 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8가합112303)에서 각하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의 종전 소송에서의 청구가 명시적 일부청구라고 해도 사실심 변론종결전에 청구취지확장으로 용이하게 청구취지를 확장할 수 있는데도 별소로 잔부청구를 하는 것은 소권남용에 해당한다”며 “피고들이 상고해 현재 종전소송이 상고심 계속 중이고, 이번 소송은 종전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전인 2008년 11월12일 동일한 청구원인을 이유로 해 나머지 청구를 구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일개의 손해배상 청구권 중 일부가 소송상 청구돼 있는 경우에 과실상계를 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전액에서 과실비율에 의한 감액을 하고 그 잔액이 청구액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잔액을 인용할 것이고 잔액이 청구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청구전액을 인용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이와 같은 소송이 이미 법원에 계속돼 있고 그 청구의 확장이 가능한 사실심 변론종결 전에 있음에도 나머지 청구가 후소로 제기된다면 통상의 일부청구의 법리와는 달리 나중에 계속된 소는 이미 전 소송에서 모두 판단대상으로 삼은 소송물에 관한 소송이라 할 것이어서 중복된 소제기 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과실상계
황학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소권남용
일부청구액
김소영 기자
200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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