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세무대리업무 등록 수리를 거부한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헌법소송과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여전히 등록을 거부당하자, 서울행정법원에 등록갱신처분 전까지 하루에 100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금 지급신청'을 냈지만 기각됐다. 당사자인 A변호사는 같은 법원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유환우 부장판사)는 A변호사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간접강제금 지급 신청을 최근 기각했다(2020아150).
재판부는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해진 당시의 법령과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확정판결 당사자인 처분 행정청은 종전 처분 후 발생한 새로운 사유를 내세워 다시 처분할 수 있다"며 "새로운 처분 사유가 종전 처분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서 동일하지 않는 이상, 새롭게 처분하는 것은 확정판결 기속력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 확정 판결 취지에 따라 이전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정이 존재한다면 (A변호사의) 국세청에 대한 간접간제신청은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으로서는 개선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 판결 취지에 따른 재처분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입법부의 개선입법 지연에 관해 국세청에게 간접강제금 지급을 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A변호사는 2008년 세무대리업무 신규등록을 하고 세무대리를 하던 중 서울지방국세청장에게 세무대리업무갱신 신청을 했다가 세무대리업무등록직권취소처분 및 세무대리업무등록갱신신청반려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세무사법 제6조 등이 위헌이라는 A변호사의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면서도 세무대리 업무를 제한하는 세무사법 제6조 등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2015헌가19)을 했다.
대법원도 헌재 결정에 따라 서울지방국세청장의 반려 처분을 취소했다(2018두49154). 이후 A변호사는 다시 세무대리업무등록갱신 신청을 했으나 서울지방국세청이 계속 등록을 미루자, 지난달 10일 서울행정법원에 간접강제금 지급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