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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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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헌재, "금괴 2조 원어치 밀반출 일당 '벌금 6000억'은 합헌"
세관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반송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A 씨 등 3명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6조 제3항 등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20헌바177)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들은 2015년 7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수백 회에 걸쳐 1㎏ 금괴 4만여 개를 밀반출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홍콩에서 사들인 금괴를 국내 공항 환승구역에 반입한 후 몸에 숨겨 일본으로 반출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까지 간 끝에 2020년 1월 윤 씨는 징역 4년과 벌금 6669억 원, 양모 씨는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6623억 원, 김모 씨는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5914억 원을 선고 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공동으로 약 2조 원에 달하는 추징 명령도 내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6조 제6항은 신고 없이 반출한 물품의 원가가 5억 원 이상인 경우 물품 원가만큼 벌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들은 법원에 조항이 책임과 형벌이 비례하도록 정한 헌법 원칙을 어겼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2020년 3월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헌재는 "대규모 밀반송범의 경우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며 "물품이 일단 반출되고 나면 범죄의 수사와 처벌이 힘들다는 밀반송범의 특성을 고려하면, 밀반송 물품을 몰수·추징하는 것과 별개의 경제적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경제적 동기에 의한 대규모 밀반송 범죄를 예방하고 엄단할 필요가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벌금형이 필요적으로 병과되더라도 반송물품의 원가에 비례해서 벌금이 책정되고 벌금의 액수와 무관하게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반송물품원가가 5억 원 이상인 경우 물품원가에 상당하는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관질서의 유지는 관세수입 확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경우에도 국가경제의 보호와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그 자체로 중요성이 매우 큰 공익인 반면, 반송신고의무자는 반송물품에 대해 기본적인 신고 및 검사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불이익을 입을 뿐"이라며 "신고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환승 여행객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제6조제3항
밀반출
벌금
안재명 기자
2023-07-04
군사·병역
형사일반
[판결] '故 이예람 중사 사건 부당 개입' 전익수, 1심 무죄
<사진=연합뉴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전익수(53·군법 13회)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별검사는 전 전 실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 제4항을 적용해 공소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규정 적용범위와 관련해 그 범행의 객체에 수사 주체인 검사까지 포함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에 해당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이러한 취지의 판단을 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 부장판사)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면담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22고합671).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군무원 양 씨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공군본부 공보 담당 중령 정모 씨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법정구속되진 않았다. 재판부는 전 전 실장이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수사 중인 내용을 알아내려고 한 것은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행위임은 분명하지만, 전 전 실장의 위력 행사의 상대방인 수사검사는 특가법상 범행객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가법 제5조의9 제4항은 범죄행위의 객체를 '자기 또는 타인의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나 법원도 수사 또는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그와 관련해 필요한 사실을 취득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 이후에는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므로 문리해석을 넘어 다른 규정 및 관련 법령과의 관계, 입법자료, 형법과의 조화, 가벌성의 범위, 보호법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가법 제5조의9 제1항 내지 제3항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범죄신고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분명해 보이므로, 제4항 역시 이와 연결지어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건에서 전 전 실장이 위력을 행사했다는 상대방은 수사검사인 군검사로서 이 같은 해석에 의할 때 범행객체에 포함될 수 없으므로 전 전 실장을 해당 규정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전 실장은 군검사에게 전화를 할 당시 자신의 군법무관으로서의 경력이나 지위, 수사이관명령 이후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던 상황 등에 비춰 보면 자신의 언행을 더욱 조심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행동을 최대한 자제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전 전 실장은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수사검사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 몰래 녹취까지 하면서 수사 중인 내용을 알아내려고 했는데 이는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전 실장에 대해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음으로서 이 같은 행동이 형사법적으로 정당화되고, 향후 유사한 행동이 군 내에서 다시 반복돼 이 사건 이후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하고 있는 군 사법기관 등의 노력에 이 판결이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은 아닌지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처벌의 필요성만으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을 후퇴시킬 순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2일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같은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전 전 실장은 2021년 7월 이 중사 사건과 관련된 보안 정보를 자신에게 전달한 군무원 양모 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해당 사건을 수사하는 군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추궁하는 등 위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당시 군검사는 전 전 실장의 전화로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예람중사
수사개입
전익수
한수현 기자
2023-06-29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단독) 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 동의 없이 ‘차액가맹금’ 받았다면
피자헛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동의 없이 '차액가맹금'을 받았다면 이는 가맹계약상 근거 없는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맹점에 원자재를 공급하며 얻는 물류 마진을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피자헛 외에도 도미노, 교촌 등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 가맹점으로부터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7부(재판장 김성원 부장판사)는 지난 3일 피자헛 가맹점주 양모씨 등 94명이 가맹본부인 한국피자헛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2020가합607773)에서 "한국피자헛은 가맹점주들에게 차액가맹금 상당 부당이득 75억4600여만원을 반환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원자재 공급하며 얻는 물류마진 가맹점주의 묵시적 동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워 양씨 등은 2020년 12월 "한국피자헛은 각 가맹계약에 따라 총수입의 6%에 해당하는 금액을 고정수수료로 지급받았음에도, 우리에게 공급하는 원재료 원가에 일정한 차액의 이익을 붙이는 이른바 '차액가맹금'을 청구해 가맹금을 중복 지급받았다"며 "차액가맹금은 법률상 또는 가맹계약상 근거가 없음에도 우리는 원재료 원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피자헛에 차액가맹금이 포함된 물품대금을 납부했다. 피자헛은 차액가맹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면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가맹계약에 가맹점주들이 피자헛에 차액가맹금 형태로 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한 명시적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가맹점주들이 피자헛으로부터 매월 인보이스를 받은 다음 물품대금을 납부하기는 했지만, 인보이스에 피자헛이 납품한 물건의 가격에 일정한 차액이 붙어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 75억 승소 이어 "가맹사업법령이 2018년 4월 개정돼 2019년 1월부터 시행되기 전까지는 차액가맹금 지급 여부와 그 비율이 정보공개서의 기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그 전까지는 가맹점주들이 납품한 물품대금에 차액가맹금이 포함돼 있었는지 알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가맹점주들 중 일부는 2020년 12월 피자헛 임원들을 사기죄로 고소해, 이러한 차액가맹금 납입에 묵시적·사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춰 보면, 가맹점주들과 피자헛 사이에 차액가맹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자헛은 가맹점주들로부터 2019년 매출액의 3.78%, 2020년 매출액의 4.5%에 해당하는 돈을 물품대금에 포함해 차액가맹금 형태로 수령했다"며 "피자헛이 차액가맹금 형태로 지급받은 가맹금은 가맹사업법령상 또는 각 가맹계약상 근거가 없어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이며, 피자헛은 차액가맹금 상당 부당이득을 가맹점주들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차액가맹금
피자헛
가맹계약
이용경 기자
2022-06-16
형사일반
[판결] '정인이 사건' 양모, 징역 35년 확정… 양부, 징역 5년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에게 징역 3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8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인양의 양모 장모씨에게 징역 35년을, 양부 안모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1도16719). 재판부는 또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한 부분도 그대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 정인양의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아내가 정인양을 폭행·학대하는 것을 알면서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장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안씨에게 "피해자가 학대당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이들의 범죄는) 보호자 지위에 있는 자가 책임을 저버리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한 아동에 대해 폭행과 학대를 저지르고 장차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악영향을 미친 매우 중대한 범죄"라면서도 "(사회적인) 분노와 슬픔을 감안하더라도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장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안씨에 대해서는 "3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음에도 장씨의 아동학대 행위를 방관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유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죄의 고의, 아동복지법 제17조에서 정한 '정서적 학대행위'와 '유기·방임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4호 후단이 정한 양형부당의 상고이유는 해석상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만 주장할 수 있다는 종래 대법원 판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그 이유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이사건
아동학대
살인
한수현 기자
2022-04-28
형사일반
[판결] '정인이 사건' 양모, 항소심서 '무기징역→ 징역 35년'으로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폭행·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모가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성수제·강경표·배정현 부장판사)는 26일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인양의 양모 장모씨에게는 징역 35년을, 양부 안모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2021노903). 또 이들에게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장씨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학대 행위로 쇠약해진 16개월의 여아 피해자에 대해 생명 유지에 중요한 장기가 몰려있는 곳이 압착될 정도로 강하게 2회 이상 둔력을 행사했다"며 "자신의 행위로 인해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식·용인했다고 보이고 미필적으로나마 살인 고의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아동은 양육과 훈육의 객체가 아니라 안정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날 권리의 주체로서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며 "(이들의 범죄는) 보호자 지위에 있는 자가 책임을 저버리고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한 아동에 대해 폭행과 학대를 저지르고 장차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는데 악영향을 미친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은 아동을 학대·살해했다는 범행 자체만이 아니라 취약한 상태에 있는 아동에 대한 사회적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공분도 적지 않다"며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중하고 (사회적인) 분노와 슬픔을 감안하더라도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객관적 사정이 명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3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졌음에도 장씨의 아동학대 행위를 방관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양모 장씨는 지난해 6~10월 입양한 딸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경 정인양의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양부 안씨는 아내가 정인양을 폭행·학대한 것을 알면서도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정인이사건
폭행
학대
아동학대
양모
한수현 기자
2021-11-26
형사일반
[판결] '고려대 NH회 사건' 마지막 피해자, 재심서 무죄
유신정권 첫 대학 공안 조작 사건인 '고려대 NH회'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고 억울한 수감 생활을 했던 70대 피해자에게 약 48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현우 부장판사)는 24일 반공법 위반 혐의로 실형이 선고됐던 양모씨의 재심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했다(2020재고합15). 양씨는 지난 1973년 고려대 NH회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로 중앙정보부에서 조사를 받은 뒤 반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양씨는 "당시 중앙정보부의 불법체포 및 구금이 있었고, 중정 수사관들의 가혹행위와 강요에 의해 허위 진술을 하게 됐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중앙정보부에서의 피의자 신문조서와 진술서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며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내용 중에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받으면서 작성한 진술임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증거를 아무리 살펴 봐도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중앙정보부는 유신 시절이던 1973년 당시 고려대 학생들이 'NH회'라는 지하 조직을 만들어 민중 봉기를 일으키고,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양씨를 비롯한 10여명을 불법 체포 및 구금했다. 앞서 고려대 NH회 사건에 연루된 다른 피해자 10명도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 받았는데, 양씨에 대한 이번 재심 판결로 고려대 NH회 사건 피해자 11명 모두가 누명을 벗게 됐다.
반공법
공안조작사건
유신정권
수감생활
이용경 기자
2021-06-24
형사일반
[판결] '가습기살균제 증거인멸 혐의' 고광현 前 애경대표 실형 확정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에 대비해 유해성 관련 자료 등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이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애경산업 전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9일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2371). 증거인멸을 실행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양모 전 전무에게는 징역 1년, 이 모 전 팀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확정됐다. 1심은 "고 전 대표는 양씨 등이 자발적으로 증거인멸·은닉을 계획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납득할 수 없다"며 "당사자들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을 구실 삼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상식에 반하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회에 큰 문제를 야기한 가습기살균제의 생산·유통에서 애경산업과 관계자들의 형사책임의 성부, 그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인멸·은닉돼 실체적 진실 발견에 지장이 초래됐다"면서 "고 전 대표의 태도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그가 초범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실형으로서 행위에 상응하는 형벌에 처해야 한다"며 고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양 전 전무에게 징역 1년을, 이 전 팀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2심도 "(증거인멸 행위는) 소비자들이 겪은 고통을 외면한 채 비난을 회피하려는 이기적 의도로 한 것이고, 전 회사가 조직적·계획적으로 한 행위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고 전 대표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애경산업은 2018년 가습기살균제 사태 때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인 '가습기 메이트'의 판매사다. 고 전 대표 등은 검찰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가 본격화되던 2016년부터 기소되기 전까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자료를 숨기고 폐기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16년 10월 국회 국정조사에 대비해 비밀 사무실을 차리고 별도의 TF팀을 꾸려 애경산업 서버를 포렌식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국회에 제출할 자료를 정하고 이후에도 증거 인멸을 계속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여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원료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책임자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최고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당시 원료 물질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의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애경산업을 비롯한 여러 제조·판매기업들이 책임을 피했다. 이후 CMIT와 MIT의 유해성에 대한 학계 역학조사 자료가 쌓이고, 환경부가 관련 연구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2018년 말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
증거인멸
가습기살균제
증거은닉
손현수 기자
2020-04-29
형사일반
[판결] '대통령 선거 포털 댓글 조작' 드루킹 김동원씨, 실형 확정
지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이날 김씨의 댓글 조작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김씨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공모부분은 이번 상고심 판단 대상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2194). 함께 기소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서유기' 박모씨와 '솔본아르타' 양모씨, '둘리' 우모씨도 1,2심에서 선고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김씨는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2016년 12월~2018년 3월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기사 8만여건의 댓글과 추천수 등을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김 도지사의 보좌관에게 인사 청탁 명목으로 500만원을 건네고,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에서는 '킹크랩'으로 포털사이트 온라인 기사 댓글과 공감·비공감 클릭을 조작한 것이 허위정보나 부정명령 입력에 해당하는지와 이로 인해 포털사이트의 업무가 방해됐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댓글 조작은 온라인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방해한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적극 주도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인정해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김씨가 별도의 아내 폭행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은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으로 형량을 다소 낮췄다. 대법원도 김씨 등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돼, 공범으로 지목된 김 도지사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 공소사실 및 하급심 범죄사실에는 김씨 등이 김 도지사와 공모해 댓글 관련 범행을 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김 도지사와의 공모 여부는 상고이유로 주장되지 않았고 김씨의 유·무죄 여부와도 무관하므로 이번 판결에서는 판단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김씨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기사 7만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8000여개에 총 8840만여회의 공감·비공감(추천·반대) 클릭신호를 보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1심은 김 도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김 도지사를 법정구속했다. 김 도지사는 이후 지난해 4월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된 후 불구속 상태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서울고법은 지난 10일 사무분담 개편에 따라 김 도지사의 항소심 재판을 맡고 있던 형사2부 재판장을 차문호(52·23기) 부장판사에서 함상훈(53·21기) 부장판사로 변경했다.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김동원
드루킹
댓글조작
손현수 기자
2020-02-13
형사일반
[판결]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증거인멸 혐의' 삼성전자 부사장들, 1심서 실형
4조5000억원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는 9일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재경팀 소속 이모(56) 부사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보안담당 부사장과 김모(54)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씩이 선고됐다. 같은 사업지원TF 소속인 백모(54) 상무와 서모(47) 상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54) 상무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이모(47) 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삼성바이오 대리 안모(34)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들 피고인 5명에게는 80시간씩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2019고합419 등).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사안인 회계부정 사건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대대적으로 증거를 인멸·은닉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일반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은닉 방식으로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엄청난 양의 자료 일체를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대대적으로 인멸·은닉하게 했다"며 "이로 인해 형사책임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인멸·은닉돼 실체적 진실 발견에 지장을 초래하는 위험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없이 이 사건의 유무죄 판단이 가능하다고 봤다"며 "다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오직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에 지장이 초래됐는가만을 기준으로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 부사장 등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상되던 지난해 5월부터 삼성바이오와 에피스 내부 문건 등을 은폐·조작하도록 지시하거나 직접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는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지분매입',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에피스는 그룹 미래전략실 바이오사업팀이 작성한 '바이오시밀러 사업화 계획' 문건의 작성자를 '(삼성바이오) 재경팀'으로 바꾸는 등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가 회사 공용서버를 공장 마룻바닥이나 직원 집 등에 숨긴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증거인멸교사
삼성전자
분식회계
박수연 기자
2019-12-09
형사일반
[판결] 17년 전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 피고인, 5번 재판 끝에 "무죄" 확정
2002년 부산의 한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다섯 번의 재판 끝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가 15년 만에 이뤄진 경찰 재수사로 검거된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사건은 다시 장기미제로 남게 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양모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9도10489). 양씨는 2002년 5월 퇴근하던 다방 여종업원 A씨를 납치해 흉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씨는 범행 다음 날 A씨 통장에 든 돈을 찾고, 같은 해 6월 한 은행에서 알고 지내던 여성 2명을 시켜 A씨의 적금을 해지해 챙긴 혐의도 받았다. A씨 시신은 범행 9일만에 바다에서 발견됐지만, 사건은 10여년 이상 미궁에 빠졌다. 그러다 경찰은 지난 2015년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일명 태완이법)이 개정된 뒤 이 사건 재수사에 나섰고, A씨의 예·적금을 인출한 양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양씨는 2017년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중 7명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4명이 무기징역, 3명이 사형 등의 양형 의견을 낸 것을 고려해 양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도 1심 판단이 옳다며 무기징역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 통장으로 예금을 인출하고 적금도 해지했다는 사정이 강도살인의 간접증거가 되긴 매우 부족하고, A씨의 시신이 담긴 마대를 같이 옮겼다는 동거녀의 진술도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 후 진행된 항소심은 "직접증거가 존재하는 경우에 버금갈 정도의 증명력을 가지는 간접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인정된 간접증거를 보더라도 유죄 증명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판단이 옳다며 양씨의 무죄를 확정했다.
살해
강도살인
흉기
손현수 기자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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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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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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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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