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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6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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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형법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니다”
2017년 서울의 한 명문대생이 SNS를 통해 학교 친구의 사진과 이름, 나이, 주소 등을 건네며 ‘음란물과 합성해달라’고 의뢰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약 6년 만에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방식으로 음화 제조를 의뢰한 피고인을 음화 제조 교사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형법 제244조는 음화 제조 등을 규정하는데, 이 규정상 ‘합성한 사진 파일’은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분실한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피해자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휴대전화를 사실상 압수수색 한 것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의 참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 능력을 배제했다. 사진 파일은 음화제조 규정상 ‘음란한 물건’ 아냐 대법원 형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사건을 이송했다(2020도1669). 1,2심은 A 씨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 혐의 부분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는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으로서 컴퓨터 프로그램파일은 위 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며 “이는 형법 제243조의 행위에 공할 목적으로 음란한 물건을 제조, 소지, 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인 형법 제244조(음화제조등)의 ‘음란한 물건’의 해석에도 그대로 적용되므로, A 씨가 성명불상자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전송받은 음란합성사진 파일은 형법 제244조의 ‘음란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A 씨는 2016년 7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지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에 합성해달라고 트위터를 통해 성명불상자인 음란합성사진 제작자에게 의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합성사진 제작을 의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적 메시지도 함께 발송한 혐의(명예훼손)도 받았다. 그런데 A 씨가 군에 입대해 사건은 군검찰로 송치됐다. 한편 불법촬영 혐의와 관련해선 “피해자가 임의제출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의 탐색 과정에서 실질적 피압수자인 A 씨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는데, 전자정보 압수목록이 교부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음화제조교사 부분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없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불법촬영 사진을 발견하였음에도 추가 탐색을 중단하지 않은 위법이 있기 때문에 휴대전화에서 탐색·복원·출력된 전자정보 및 그에 따른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은 명예훼손과 관련해선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음란물에 지인 사진 합성하면 처벌 못 받을까 A 씨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뒤 이른바 ‘딥페이크 처벌법’으로 불리는 법이 제정됐다. 2020년 3월 24일 신설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반포 등을 할 목적으로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조항 역시 ‘반포 등을 할 목적’이 있어야 해 목적이 입증되어야 한다. 따라서 반포 목적 없이 음란 사진 합성 의뢰만 하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즉, 법은 신설됐지만 피고인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현행법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피고인을 변호한 김정환 JY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죄형법정주의, 적법절차 원칙이 결코 포기될 수 없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수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하고, 모든 개인의 비밀 등이 다 휴대폰에 담겨있는 만큼 사인이 이를 취득해서 임의제출했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제한 없이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딥페이크 처벌법 자체가 형법상 음화제조와 같은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반드시 목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 제작, 소지는 처벌을 할 수 없다는 입법적 공백이 해소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란한물건
딥페이크
음화제조
사진파일
박수연 기자
2024-01-07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배드파더스 운영자 벌금형 선고유예 확정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신상을 공개한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Bad Fathers)' 운영자 구본창 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4일 확정했다(2022도699). 배드파더스에 전 배우자를 제보하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한 이용자 전모 씨에게는 벌금 70만 원을 확정했다. 구 씨는 지난 2018년 9~10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 5명의 사진과 실명, 거주지가 포함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에 공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5명이 검찰에 구 씨를 직접 고소하며 수사가 시작됐다. 구 씨가 실제로 공개한 대상자는 더 많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법원은 "구 씨의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전부 무죄로 평결했다. 다만 전 씨에 대해서는 SNS에 배드파더스 게시물을 공유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2심 재판부는 "법률에 따르지 않고 신상 공개를 사적 제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사생활의 비밀과 개인의 명예가 침해될 소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얼굴 사진과 직장명은 개인의 민감한 정보"라면서 "공공의 이익에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씨에 대해서도 배드파더스에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범행을 유죄로 보고 1심 판결보다 무거운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배드파더스에 대해 "결과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주된 목적은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일반인에게 공개함으로써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해 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취지로서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이 양육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은 측면도 일부 있을 수 있지만 피해자들은 공적 인물이라거나 자신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 등을 수인해야 하는 공직자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공적인 관심 사안에 해당하더라도,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사실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배드파더스의 신상 공개 결정이 양육비를 받지 못한 채권자 일방의 의사에 좌우됐으며 스스로 사이트 운영 목적을 '양육비를 주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점, 별도의 사전 확인 절차나 양육비 지급 기회를 미지급자에게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이 판단 근거였다. 대법원은 또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이나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 등 상세한 정보까지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육비 지급에 관한 법적 책임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크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적 단체나 사인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사람을 비방할 목적' 판단 시 비교·형량할 이익과 고려할 사항들을 제시했다는 데 판결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1년 7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은 현재 공적인 절차를 거쳐 공개되고 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공개하는 양육비 채무자 명단에는 이름, 생년월일, 직업, 근무지, 양육비 채무 불이행 기간, 채무금액 등이 포함되며 얼굴사진은 공개되지 않는다. 법이 시행되며 구 씨는 배드파더스 사이트를 폐쇄했다.
양육비
배드파더스
명예훼손
신상정보
홍윤지 기자
2024-01-04
인터넷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판결] 남의 글 훔쳐 페이스북 게시…대법 "저작자 명예훼손"
남이 올린 글을 자신의 작성한 것처럼 SNS에 게시한 경우, 원 저작자의 사회적 평판 등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면 저작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에 대한 대법원 첫 판단이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월 30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0도10180). A 씨는 2015년∼2018년 총 47회에 걸쳐 기계 항공 공학 박사인 피해자가 작성한 글을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복제권 및 공중송신권 침해'와 '저작자 허위표시 공표', '저작인격권 침해' 등 총 3개의 저작권법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벌금 700만 원을, 2심은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1,2심은 무단 복제와 저작자 허위표시는 유죄로 의견이 같았다. 하지만 저작인격권 침해 부분에서 판단이 엇갈렸다. 저작인격권 침해죄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원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인정되는데, 1심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유죄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는 '해당 행위로 저작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한다"며 "다만 침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침해행위의 내용과 방식, 침해의 정도, 저작자의 저작물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춰 저작자의 사회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게시한 저작물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마치 피고인의 저작물처럼 인식될 수 있어, 피해자로서는 진정한 저작자가 맞는지, 기존에 저작물을 통해 얻은 사회적 평판이 과연 정당하게 형성된 것인지 의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저작자인 피해자의 전문성이나 식견 등에 대한 신망이 저하될 위험도 없지 않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저작인격권인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해 피해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는 상태를 야기함으로써 저작자인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는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고,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는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제시한 첫 대법원 판결"이라고 말했다.
저작인격권
저작권
명예훼손
박수연 기자
2023-12-26
형사일반
[판결]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항소심도 벌금 500만원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우인성 부장판사)는 21일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이사장의 선고 기일에서 검찰과 유 전 이사장 측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2022노586). 검찰은 지난 10월 결심공판에서 1심 때와 같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이 부장검사를 맡고 있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유 전 이사장은 2020년 4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검찰이 자신의 계좌를 사찰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같은 해 7월에도 같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해 6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유 전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정치·사회 논객으로 활동하는 등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유시민
한동훈
명예훼손
홍윤지 기자
2023-12-21
민사일반
인터넷
[판결] "강제동원 노동자상 모델은 일본인"…대법원, "명예훼손 아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상이 일본인을 모델로 만들어졌다는 발언을 한 것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30일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운성·김서경 씨 부부가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했다(2023다220790). 또 A 대전시의회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는 명예훼손 책임을 인정하고, 위자료 배상을 명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2022다280283).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 씨 부부는 2016년 8월 일본 교토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했다. 이후 2019년까지 서울, 부산, 대전, 제주 등에 노동자상이 세워졌다. 그런데 이 박사와 A 대전시의회 의원은 이 노동자상의 모델이 조선인이 아닌 일본인을 모델로 한 것이란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거나 집회, 기자회견 등에서 발언했다. 김 씨 부부는 "해당 주장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판결은 엇갈렸다. 이 박사에 대해서는 "피고의 발언은 원고들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며 김 씨 부부에게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대전시의회 의원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심도 엇갈렸다. 이 박사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한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피고의 발언은 의견 표명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A 대전시의회 의원에 대해선 2심에서 김 씨 부부에게 위자료를 각 200만 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심은 "피고의 이 사건 발언들은 원고들을 그 피해자로 특정할 수 있는 단정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이자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른 허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급심에서 같은 사안에 대해 다른 판결이 나왔지만, 대법원에서는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이 박사에 대한 원심은 유지되고, A 대전시의회 의원에 대한 원심은 파기환송됐다. 재판부는 "예술작품이 어떠한 형상을 추구하고 어떻게 보이는지는 그 작품이 외부에 공개되는 순간부터 감상자의 주관적인 평가의 영역"이라며 "비평 자체로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해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등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섣불리 명예훼손의 성립요건을 충족한다고 평가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발언들은 사실의 적시가 아닌 의견의 표명이나 구체적인 정황을 제시한 의혹의 제기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예술작품에 대한 개인적·심미적 취향의 표현이나 특정 대상과 비교하는 등의 비평은 그 자체로 인신공격 등 불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명예훼손 행위로 평가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명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명예훼손
표현의자유
박수연 기자
2023-11-30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불륜 저지르고 다녀"… 익명 커뮤니티서 동료들 음해한 로펌 직원, 1심 실형
한 로펌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허위 사실을 올린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직원은 같은 로펌 소속 변호사인 옛 남자친구와 직장 동료였던 여성 비서들이 불륜 관계라는 허위 사실을 올려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민지 판사는 10월 19일 협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2022고단3541). 로펌 직원이었던 A 씨는 2021년 10월 전 남자친구였던 변호사와 비서 B 씨, C 씨 사이의 관계를 의심해 이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 지속적으로 올린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A 씨는 "한 비서가 술자리에서 몰래 녹음한 내용 기반으로 정리했다"며 B 씨와 C 씨 등이 로펌 소속 변호사들과 불륜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등의 허위 글을 게시했다. 이 과정에서 B 씨와 C 씨, 소속 변호사들의 얼굴 사진까지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씨는 블라인드 게시판에 피해자들의 연락처를 유포하고 "장소에 대한 판타지가 있는 사람은 연락달라"는 등의 글을 올려 이를 보고 연락한 불특정 다수로부터 피해자들이 성적 메시지를 받게 한 혐의 등도 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직장인 소셜 커뮤니티에 게시한 내용은 피해자들과 관련인들을 인격적으로 말살시키는 내용이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는 내용들로 가히 충격적"이라며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같은 직장에 근무하지만, 일면식도 없는 사이임에도 전 연인과 피해자들의 관계를 의심해 허위의 내용을 꾸며내어 게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관련인들의 인적사항과 사진을 노출시켰으며 직접하거나 제3자를 교사해 피해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성적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괴롭혔다"며 "해당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현재까지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명예훼손
익명커뮤니티
인터넷
이용경 기자
2023-11-01
형사일반
[판결]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무죄 취지 파기 환송… 대법원, "명예훼손 아냐"
기자회견 하는 박유하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대법원은 "학문적 주장이나 의견 표명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다"며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6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명예교수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8697). 박 교수는 지난 2013년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이고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고 기술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교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기소된 35개 표현 중 5개 표현은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나, 나머지 30개 표현은 의견 표명에 불과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5개 표현 중 3개 표현은 명예훼손적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고, 2개 표현은 집단표시에 의한 것으로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박 교수에게 고소인들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고의가 없다"고 봤다. 또 "박 교수의 견해에 대한 판단은 학문의 장에서 전문가들이, 사회의 장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심은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2심은 검찰이 문제로 지적한 표현 35개 중 11개는 의견 표명이 아닌 사실 적시라고 인정하고, 각 표현이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적 사실 적시에 해당하며 피해자도 특정됐을 뿐 아니라 명예훼손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연구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왜곡을 했고 피해자들을 비방하거나 고통을 줄 목적은 없었다"며 "명예훼손죄로 학문의 자유가 위축되면 안 된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각 표현이 박 교수의 학문적 주장이나 의견의 표명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고,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만한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의 책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제국주의 사조나 전통적 가부장제 질서와 같은 사회 구조적 문제가 기여한 측면이 분명히 있으므로 전자의 문제에만 주목해 양국 간 갈등을 키우는 것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는 주제의식을 부각하기 위해 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각 표현이 피해자 개개인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의 진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본군 위안부의 전체 규모나 조선인 비율에 비추어 조선인 위안부를 구성원 개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소규모 집단이거나 균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각 표현이 피해자 개개인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의 진술에 해당한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학문적 연구에 따른 의견 표현을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로 평가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학문적 표현을 그 자체로 이해하지 않고 표현에 숨겨진 배경이나 배후를 섣불리 단정하는 방법으로 암시에 의한 사실 적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증명 책임이 검사에게 있다"며 "해당 표현이 학문의 자유로서 보호되는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학문적 표현물로 인한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성립 판단 시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설시했다"고 말했다.
박유하교수
위안부
명예훼손
제국의위안부
박수연 기자
2023-10-26
민사일반
[판결]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前 이사장 상대 손배소…파기환송심도 "손해배상책임 없다"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했더라도 이를 문제 삼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에 이어 파기환송심도 같은 취지로 고 전 이사장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회적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재판장 마성영 부장판사)는 8일 문 전 대통령이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22나54551)에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어느 한 개인이 공산주의자인지 여부는 그 개념의 속성상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한 평가일 수밖에 없고, 공산주의자라는 객관적·구체적 징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닌 이상, 그에 대한 평가는 필연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상대적이어서 일반적으로 증거에 의해 증명이 가능하다거나 시간적·공간적으로 특정되는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전 이사장 발언의 전체적인 형식과 내용, 시기와 장소, 대상 등을 종합해 보면 고 전 이사장이 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지칭한 것이 사유재산제도 부정, 생산수단의 사회 구성원 공유 등 공산주의 체계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주장하거나 북한의 체제 또는 주의·주장을 지지·추종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따라서 이를 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적인 존재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비판적인 문제제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문제제기와 그에 대한 당부의 판단은 사회적 공론의 장에서 국민들이 자유로운 의사교환을 통해 상호 검증과 논박을 함으로써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고 전 이사장은 방문진 감사로 있던 2013년 1월 한 보수단체 신년 행사에 참석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로,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赤化)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람들 전부 공산주의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 측은 "아무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공표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고 전 이사장이 같은 입장에 있는 시민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발언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장된 의견 표현을 넘어 명예를 훼손하는 단정적인 표현을 했고 이는 문 대통령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위자료로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도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은 자신과 반대되는 활동을 해 온 문 전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참여정부 때 공정하지 못한 인사를 했다는 사실을 적시하거나 암시하고 있고, 이런 사실은 문 대통령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저하시키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고 전 이사장이 당시 제대로 정리 안 된 생각을 즉흥적으로 말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이르게 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위자료 배상책임을 1000만 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대법원은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은 공적 인물인 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에 대한 의견교환과 논쟁을 통한 검증과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어느 한 개인이 공산주의자인지 여부는 그 개념의 속성상 생각에 대한 평가일 수밖에 없고, 공산주의자로서의 객관적·구체적 징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따라서 그에 대한 평가는 필연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상대적이어서 일반적으로 증거에 의해 증명이 가능하다거나 시간적·공간적으로 특정되는 과거 또는 현재의 구체적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고 전 이사장은 해당 발언으로 인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통령
공산주의자
표현의자유
한수현 기자
2023-09-08
선거·정치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노무현 부부 명예훼손’ 정진석 의원 징역형 논란
정진석 의원 <사진=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 의원은 선고 직후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조에서는 실형 선고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10일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22고단5976). 다만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페이스북)에 정 의원이 올린 글은 개인의 추측이나 의견이라고 볼 수 있을 만한 표현이 아니라,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진술 등을 근거로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 내용은 '거짓'이라고 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박 판사는 정 의원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적 인물에 대한 공적관심사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을 때, 특히 대통령으로 재임한 기간 동안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적 인물이었다. 서거한 뒤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대상이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징적인 인물이며 재임한 기간 동안 정치인으로서 추구한 이념이나 시행한 정책은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와 현실 정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 의원이 페이스북 글을 올린 시점은 이미 서거한 지 8년이 지난 이후여서 노 전 대통령이나 권 여사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부부싸움', '가출', '혼자 남아 있다가 목숨을 끊은' 같은 표현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으로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이나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들은 매우 제한적인 영향력을 갖는 공적 인물이었고,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 내용이 우리 사회 전체 여론 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정도도 매우 미약하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선고 직후 정 의원은 "너무 의외의 판단이 나와 당황스럽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해야 마땅하지만 이번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법조에서는 정 의원에 대해 선고된 형량이 다른 사건과 비교할 때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다. 이승우(47·사법연수원 37기) 법무법인 법승 대표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을 공적 인물이라고 볼 수 없다는 표현은 당황스러울 정도"라며 "1심 과정에서 정 의원이 자백한 사실만 가지고는 (정 의원의 행위에 대해) 악의적이다, 매우 경솔하다는 표현을 쓸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사실관계상으로 존재하는 부분은 명백한 사실관계 확인이 가능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유사 다른 명예훼손 사건에 비춰봐도 다소 형량이 과한 측면이 있다"며 "항소심에서는 법리적인 쟁점도 다뤄지겠지만 그보다도 정 의원의 글을 단호하게 '거짓'이라고 판단해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부분부터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영덕고과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박 판사(41기)는 광주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수원지법을 거쳐 올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 왔다. 앞서 대통령 등에 대한 발언을 통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다른 사례에서는 구체적인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되더라도 개인적으로 비방할 목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2심에서는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은 단순한 의견표명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검증이 가능한 구체화된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누군가를 공산주의자라고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명예를 훼손할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고 전 이사장의 해당 발언은 고 전 이사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의 사상 또는 이념에 대한 의견 내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정진석의원
명예훼손
노무현
한수현 기자
2023-08-12
선거·정치
인터넷
형사일반
[판결] '노무현 부부 명예훼손' 정진석 의원, 1심 징역 6개월…법정구속은 면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10일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22고단5976). 다만 구속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국회의원이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박 판사는 "정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내용은 거짓이고 이를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도 없었다"며 "유력 정치인인 정 의원의 거칠고 단정적인 표현으로 노 전 대통령 부부의 명예는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했다. 이어 "당시 노 전 대통령 부부는 공적 인물이라고 보기 어려웠고, 정 의원의 글 내용은 공적 관심사나 정부 정책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었다"며 "정 의원의 글은 악의적이거나 매우 경솔한 공격에 해당하고, 그 글의 맥락이나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이 사건 수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지난 6월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검찰 측은 범행 이후 5년이 지났다는 점을 정 의원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 판사는 "이 사건 수사는 합리적 이유없이 매우 느리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그 이유 때문에 정 의원이 어떤 형태로든 불이익을 봤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검찰의 주장과 달리 이를 정 의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판사는 정 의원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박 판사는 "법원이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국회의원의 직무상 활동을 제한하게 되는 구속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더욱 신중해야 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이날 선고 직후 정 의원은 "너무 의외의 판단이 나와 당황스럽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해야 마땅하지만 이번 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6년을 끌어온 사건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저로선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어 글을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과 그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고(故)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목적만이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의원은 2017년 9월 자신의 SNS에 노 전 대통령의 사망과 관련해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 박연차 씨가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정 의원을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9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와 권 여사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정 의원을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사건의 심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명예훼손
정진석의원
노무현
한수현 기자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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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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