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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개인회생 사건 포괄수임 법무사 2심서 “유죄”
개인회생·파산사건을 포괄수임해 사건을 처리했다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에게 항소심이 1심 무죄 판결을 뒤집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무사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1심은 개인회생사건을 포괄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더라도 법무사가 사건을 직접 처리했다면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대리'로 단정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법무사가 개인회생사건을 의뢰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모두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려 대법원에서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모(49) 법무사는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80여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와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처리하고 4억5900여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 것에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김 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보고, 김 법무사를 법정에 세웠다. 하지만 1심을 맡았던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1월 김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본보 2018년 1월 15일자 4면 단독보도 참고> "원스톱 업무처리는 포괄적 대리 해당 변호사법 위반" 1심은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서류 작성·제출을 대행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이 금지한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수사·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법무사가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했음이 의심 없이 증명돼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사법제도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관련 규정에 따라 정형화된 여러종류의 서류를 동시에 제출하는 개인회생사건에서는 법무사가 서류를 한번에 작성해 제출하고 보수를 일괄 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해 법무사가 구체적 사건마다 의뢰인과 체결한 약정과 작성한 서류가 각 단계마다 구분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있다"며 "관련 법리가 '사건처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추상적 표현에 머무르면 들킨 사람만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사직역 자격사들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치한 수사와 명확한 기준 획정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오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김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원을 최근 선고했다(2018노524). 재판부는 "개인회생 등 사건 제반업무 일체를 포괄처리한 김 법무사는 사실상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의뢰인을 위해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며 "개인회생사건 또는 개인파산·면책사건이 수임한 때로부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종료된다거나, 일부 관련 서류를 동시에 접수시킬 필요가 있다는 특징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변호사법 제109조 1호 등의 취지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 취급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변호사제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 조항의 '대리'는법률상 대리 뿐만아니라 법률적 지식이 필요한 행위를 본인 대신 하거나, 실질적으로 대리가 행해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수원지법 1심 무죄판결 뒤집어 법무사업계 강력 비판 항소심이 1심을 뒤집고 법무사의 개인회생·파산사건 포괄수임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자 법무사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영승 대한법무사협회장은 "이번 항소심 판결은 개인회생사건과 같이 절차가 정형화된 사건에까지 사실상 대리 개념을 끌어들여 이를 부당하게 확장해석해 적용한 것"이라며 "이는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력'을 요구하는 형사증거법의 유죄인정 체계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무현실 및 국민편의를 도외시한 지극히 판에 박힌 도식화된 판결이자 범죄구성요건에 억지로 짜맞춘 판결"이라며 "(이같은 판결이) 사법불신의 한 원인이 될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법무사단체 등은 이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2018도17737)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항소심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사
개인회생
포괄수임
강한 기자
2018-11-26
지식재산권
[판결](단독) '쫑난' 동업자… 이번엔 상표권 침해 법정 다툼
함께 합동사무소를 운영하던 법무사들이 동업관계를 정리하고 갈라서면서 새 사무실 간판 상호 문제로 소송전까지 치닫는 사건이 벌어졌다. 법무사인 이모씨와 윤모씨, 서모씨는 2010년 '투모로합동법무사사무소'를 열어 공동 운영하면서 이익도 서로 나눠갖기로 하는 동업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다 2012년 6월 사무실 운영 문제를 놓고 이씨와 윤씨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동업관계를 정리하기 하루 전 이씨와 서씨는 '투모로법무사서초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사무소를 열었다. 같은날 윤씨도 '투모로법무사교대사무소'로 단독 개업하고 거래서류 등에도 이 상호를 썼다. “처음 정산금 입금 조건 표장 사용 허락 시사 뒤늦게 경고장 보내 문제제기·손배청구 안 돼” 중앙지법, 5000만원 배상 요구 원고 패소판결 이후 2년 뒤 '법무사투모로우교대사무소(Tomorrow)'로 변경했다. 이후 2년뒤 윤씨는 다시 상호를 '법무사투모로우 교대사무소(Tomorrow)'로 변경하고 명함이나 거래서류에 '법무사투모로우 교대사무소', '법무사투모로우 교대사무소(Tomorrow)', '법무사투모로友교대사무소'를 표시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윤씨가 거래서류에 이렇게 표시하는 것은 자신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경고장을 발송했다. 이씨는 합동사무소를 열기 전인 2006년 이미 'TOMOLAW'라는 영문을 상표로 등록한 데 이어 2016년 그림과 다른 문구가 들어간 'TOMOLAW' 상표를 등록해 둔 상태였다. 이에 윤씨는 상호를 변경했지만 이씨는 소송을 냈다. 이씨는 "윤씨와 동업관계를 정리하며 윤씨 요청에 따라 새로운 상호를 결정할 때까지 2개월 정도 등록상표의 한글 발음에 따른 '투모로'를 상호로 사용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윤씨가 단독으로 사무실을 영위하며 상호를 변경하지 않고 계속 사용했다"며 "윤씨가 등록상표를 한글 발음으로 바꾼 '투모로'와 이와 유사한 이름 등을 사용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씨는 "동업관계를 정리하고 분리하면서 '투모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려는 이씨의 권유에 따라 상호를 정했고 합의를 한 뒤 표장을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가 아니다"라며 "상호 사용과 관련해 가입비 300만원, 월 분담금 300만원이라는 제안이 있었으나 그 비용만큼의 실익이 없다고 생각해 가입을 거절했고, 당초 이씨의 권유가 없었다면 애초에 현재 사용하는 상호를 썼을 것"이라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함석천 부장판사)는 이씨가 "상표권을 침해했으니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윤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1097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상표의 유사여부는 동종의 상품이나 서비스업에 사용되는 두 개의 상표의 외관, 호칭, 관념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수요자가 느끼는 직관적 인식을 기준으로 어느 하나라도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해야 한다"며 "이중 하나가 유사하더라도 다른 점도 고려할 때 전체로서는 명확히 출처의 혼동을 피할 수 있는 경우에는 유사상표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투모로'는 'TOMOLAW'의 발음에 따라 호칭될 수 있는 것으로 외관은 다르지만 호칭에 있어 '투모로'로 호칭될 경우 동일해, 이 표장은 해당 상표와 유사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사용한 것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씨는 2013년 1월 윤씨에게 '최종 정산금을 자신에게 입금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투모로 브랜드 사용을 중지하고 명함과 네이버 등에 등록된 명칭을 삭제한다'는 내용의 동업관계 정리에 따른 최종의견서를 전달했다"며 "이 같은 최종의견 내용은 윤씨가 기한까지 최종 정산금을 지급하면 계속 투모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두 사람 사이에 윤씨가 '투모로' 표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면 이러한 최종의견을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씨가 이씨에게 최종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다, 이씨는 윤씨의 표장 사용에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지난해 9월에서야 (비로소) 경고장을 보내 문제를 제기했다"며 "윤씨의 상표권 침해를 전제로 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동업
투모로
상표권
박수연 기자
2018-08-27
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정년 65세"… 판결 잇달아
평균 수명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육체노동자의 노동 정년도 종전의 60세가 아닌 65세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1989년 대법원 판결 이후 법원은 줄곧 노동 정년을 60세로 보는 판례를 따라왔지만 최근 하급심에서 정년을 상향해 봐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향후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수정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피해자 한모씨(38·소송대리인 양건식 변호사)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2877)에서 "연합회 측은 2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0년 3월 승용차 운전자 한씨는 안전지대를 넘어 불법 유턴을 하다가 안전지대를 넘어 달려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한씨는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한씨는 2013년 6월 해당 버스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4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연합회 측은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한씨의 잘못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됐다"며 연합회 측 책임을 45%로 제한했다. 이 배상액은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도시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에 따라 산정된 것이다. 항소심에서 한씨는 가동 연한을 65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한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10년 이르러 남자 77.2세, 여자 84세이고 기능직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정년 또한 60세로 변경되는 등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1990년 전후와는 많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가동 연한에 대한 과거 법원 입장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실제로 경비원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를 쉽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는 65세까지는 돈을 벌 능력이 있다고 해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했는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동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60세까지만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민사5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도 가동 연한을 65세로 확대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던 김모(사고 당시 60세)씨는 2013년 11월 경기도 군포시의 한 도로에서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60세가 넘은 시점에 사고를 당했지만, 더 일할 수 있었다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고 65세를 가동 연한으로 판단해 보험사가 69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5나44004). 보험사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관계자는 "종전에도 60세에 가깝거나 60세가 넘어 사망한 경우 보험 약관 등을 이유로 2∼3년 정도 가동 연한을 더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반론으로서 29세의 피해자에게 65세까지 노동 능력을 인정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보험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그동안 직종별로 연령별 근로자 수나 구체적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해 가동연한을 따로 인정해왔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투수의 가동연한은 40세까지만 인정했고, 술집 마담은 50세, 미용사·사진사·중기 정비업자는 55세, 일반 육체 노동자·식품소매업자· 보험모집인은 60세, 소설가·의사·한의사·약사는 65세, 변호사·법무사·목사는 70세까지 인정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정년
이순규 기자
2018-05-23
가사·상속
[판결](단독) ‘치매 의심’ 80대 노인 의사무능력 입증책임은
80대 노인이 30여년간 자신과 같은 집에서 살며 가사도우미 역할은 물론 간병까지 해준 여성에게 임종 2년전 함께 살던 집의 소유권을 매매 형식으로 이전한 경우 이는 증여로서 유효한 법률행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유족인 자녀들은 동거 여성이 중증 치매환자인 아버지의 의사무능력 상태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이원 부장판사)는 사망한 김모(당시 80세)씨의 자녀 3명이 황모(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1966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황씨는 1980년께부터 김씨의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며 거동이 힘들어진 김씨와 함께 거주하면서 간병까지 했다. 김씨는 2014년 3월 자신이 살던 동대문구 용두동 A빌라를 황씨에게 2억7000만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한달여 후에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 이후 황씨는 박모씨에게 A빌라를 2억7000만원에 매도하고 매매대금 중 일부를 이 빌라에 설정돼 있던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6000여만원을 갚는데 썼다. 한편 황씨는 같은 해 8월 용두동에 있는 다른 빌라를 2억5000만원에 매수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16년 8월 김씨가 사망할 때까지 함께 이곳에서 거주하며 간병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지난해 3월 "황씨가 중증 치매환자였던 아버지의 의사무능력 상태를 이용해 A빌라 매매계약서를 위조했다"며 "황씨는 아버지의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한 6000여만원을 제외한 2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황씨는 "김씨가 간병과 부양 등에 대한 대가로 A빌라를 증여할 목적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의사능력의 유무는 구체적인 법률행위와 관련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특히 이는 의사무능력에 해당함을 이유로 법률행위의 무효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7월 실시한 김씨에 대한 간이 정신상태 검사(K-MMSE· Korean version of Mini-Mental State Examination)의 총점은 30점 만점에 10점으로 이에 앞서 2014년 8월 실시한 같은 검사의 총점 15점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며 "(A빌라를 황씨에게 넘긴) 2014년 3~4월 이후 김씨의 치매가 비로소 발병 내지 악화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의 자녀들이 황씨를 사문서위조 등으로 고소한 사건에서 A빌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한 법무사 사무실 직원은 '김씨가 치매환자로 보이지 않았고 정상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진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씨가 치매로 A빌라의 처분에 관한 의미나 결과를 판단할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김씨의 의사무능력이나 그 밖의 사정으로 A빌라에 대한 황씨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원인무효라고 인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의 자녀들은 황씨를 A빌라에 관한 매매계약서 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법률행위
치매
증여
간병
이순규 기자
2018-05-03
전문직직무
[판결] '등기사건 3만건 싹쓸이' 브로커 일당, 항소심서 '실형' 법정구속
변호사와 법무사로부터 명의를 대여해 수도권 일대 5개 지역 등기사건 3만여건을 싹쓸이해 100억원대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법조브로커 일당 일부에게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2부(재판장 조윤신 부장판사)는 1일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사무장 김모(38)씨와 유모(37)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이들을 법정구속했다(2017노3296).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은 브로커 임모(42)씨와,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받는 변호사 오모(62)씨와 법무사 고모(59)씨에 대해서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무자격자들이 변호사와 법무사의 명의를 빌려 등기사무를 대행한 이 사건은 법률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하는 중대범죄"라며 "변호사·법무사 제도에 대한 일반사회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지역별로 4개의 지사를 두고 3만 2313건의 등기사건을 처리했고, 수수료가 114억원이 넘는 등 조직적으로 대규모 범행을 저질렀으며, 수임 건수를 늘리기 위해 등기비용 항목을 부풀리고 수수료 일부를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리베이트 명목으로 지급한 점 등이 인정된다"며 "본사와 지사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김씨와 유씨 등은 범행으로 각각 수십억대의 수수료를 챙기고 급여도 인상됐지만 범행의 피해는 일반국민에게 돌아가 죄질이 나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임씨에 대해서는 "자신의 동생이 조직한 회사의 업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건을 수임해 일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종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에 대해서는 "법률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하는 중대한 범죄인데다 오씨와 고씨가 3년 이상 명의를 대여해 줌으로써 조직적인 대규모 범행이 가능하도록 했다"면서도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가볍거나 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임씨 등 일당 9명과 두 자격사는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오씨와 고씨에게 빌린 명의를 이용해 3만2313건의 등기사건들을 처리하고 114억9181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 등은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서울 양천구·마포구·파주·인천 등 4곳에 지사를 두고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신청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건당 평균 3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특성상 주로 법원 근처에 마련된 이들의 사무실에서는 대표·사무국장·팀장·팀원 등으로 구성된 조직도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씨는 자신의 동생과 함께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를 섭외한 뒤 매달 200만~25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주범인 임씨의 동생은 2010년께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유권이전 등기와 근저당권설정 등기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난 2016년 12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임씨의 동생은 나머지 일당에게 최고 500만원의 월급을 주며 나머지 수익금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은 지난해 11월 임씨와 김씨·유씨 등 3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2017고단1522).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 등 6명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이모씨 등 2명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명의 대여 혐의를 받고 있는 변호사 오씨에게는 7400만원, 법무사 고씨에게는 940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또 1심에서 기소된 11명 모두에게는 120시간의 사회봉사가 명령됐다. 1심은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를 제외한 9명의 피고인이 (아직 검거되지 않은) 주범으로부터 고용돼 직원으로 근무한 자들"이라며 "주범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의뢰인을 상대로 반복적·조직적으로 상당기간 범행한 점이 인정되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데다 동종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또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변호사와 법무사의 명의를 대여해 변호사·법무사 직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이들이 얻은 경제적 이득을 모두 추징함과 동시에 자격등록취소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법무사
변호사
명의
법무사법
변호사법
법조브로커
강한 기자
2018-05-02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한번 의뢰 받아 여러 서류 일괄처리했어도
법무사가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해 직접 처리했다면 사건을 포괄 위임받아 일괄 취급했더라도 변호사법에서 금지하는 '대리'로 단정할 수 없으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1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48) 법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2017고단438). 김 법무사는 2010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380여건의 개인회생·파산사건을 수임한 뒤 개인회생신청서와 채권자목록, 재산목록, 수입지출목록, 진술서, 변제계획서안 등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송사건에 관해 법률사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일괄 처리하고 4억5900여만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법무사의 업무가 '법원과 검찰청에 제출하는 서류의 작성'이나 '법원과 검찰청의 업무에 관련된 서류의 작성' 등을 대신하는데 국한되기 때문에 개인회생신청서 작성 대리 외에 채권자목록 등의 작성 대리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각 절차나 단계마다 의뢰인으로부터 위임을 다시 받아야 하는데, 김 법무사가 의뢰인으로부터 한 번의 의뢰만 받고 관련 서류 작성·대리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 것은 변호사만 할 수 있는 법률사무에 대한 포괄적 대리에 해당해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개인회생사건을 수임한 법무사가 의뢰인과 상담하고 서류 작성·제출을 대행하는 행위가 변호사법이 금지한 '대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수사·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김 법무사가 사건 처리를 주도하면서 모든 절차를 실질적으로 대리했음이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포괄적 위임·처리는 변호사 영역' 기존의 판례와 배치 이어 "국가는 사법제도의 건강한 발전과 국민 법률생활의 편익을 도모하기 위해 법무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관련 규정에 따라 정형화된 여러종류의 서류를 동시에 제출하는 개인회생사건에서는 법무사가 서류를 한 번에 작성해 제출하고 보수를 일괄 결정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대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법 위반 범행은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해 법무사가 구체적 사건마다 의뢰인과 체결한 약정과 작성한 서류가 각 단계마다 구분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있다"며 "관련 법리가 '사건처리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추상적 표현에 머무르면 들킨 사람만 처벌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향후 유사직역 자격사들의 업무 범위에 대한 정치한 수사와 명확한 기준 획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법무사를 변호한 문준필(52·사법연수원 22기)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법무사와 변호사 간 업무영역이 불분명한 가운데 나온 시금석이 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사가 법무사법에 따라 비송사건을 처리할 때 포괄적으로 위임을 받을 수 있느냐, 아니면 개별위임을 모두 받아야 하느냐가 쟁점"이라며 "변호 과정에서 개인회생·파산 사건은 정형적인 형식에 따라 보정을 거치는 기계적인 작업이라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법무사업계는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한법무사협회(협회장 노용성) 관계자는 "법무사의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법무사가 왕왕 있었고 대부분 서민인 당사자들의 불편도 상당했다"며 "국민의 사법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개인회생·파산사건에서 법무사의 신청 대리권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판례는 포괄 위임과 일괄 처리는 변호사의 영역이라는 입장으로 법무사는 개별 사건 하나마다 개별 위임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상급심 판단에 관심이 주목된다. 인천지법은 지난해 5월 개인회생·파산 사건에서 문서작성·서류보정·송달 등 일련의 업무를 포괄적으로 처리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71) 법무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하고 24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17고단2393). 인천지법은 "법무사의 업무범위는 법원에 제출할 서류 작성 및 제출 대행에 한정된다"며 "비송사건에서 신청서 수정·보완 업무는 법무사의 기본적 업무범위에 당연히 포함되는 부수적 업무가 아니다"고 판시했었다. 이 판결은 같은해 9월 2심에서 확정됐다. 대법원도 지난해 4월 개인회생사건 360여건을 수임해 6억여원의 수익을 올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39) 법무사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도1310).
변호사법
법무사
개인회생사건
업무
법무사법
강한 기자
2018-01-15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등기사건 3만건 싹쓸이' 100억대 수수료 챙긴 브로커 일당
변호사와 법무사로부터 명의를 대여해 수도권 일대 5개 지역 등기사건 3만여건을 싹쓸이해 100억원대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된 법조브로커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와 법무사들에게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3단독 최석진 판사는 2일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임모(41)씨 등 3명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2017고단1522).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오모(61)씨와 법무사 고모(58)씨 등 6명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이모(41)씨 등 2명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명의 대여 혐의를 받고 있는 변호사 오씨에게는 7400만원, 법무사 고씨에게는 940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아울러 최 판사는 이들 11명 모두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최 판사는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를 제외한 9명의 피고인들에 대해 "(아직 검거되지 않은) 주범으로부터 고용돼 직원으로 근무한 자들"이라며 "주범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 의뢰인을 상대로 반복적·조직적으로 상당기간 범행한 점이 인정되지만 자신들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데다 동종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어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최 판사는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에 대해서는 "본인들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변호사와 법무사의 명의를 대여해 변호사·법무사 직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이들이 얻은 경제적 이득을 모두 추징함과 동시에 자격등록취소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임씨 등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오씨와 고씨에게 빌린 명의를 이용해 3만2313건의 등기사건들을 처리하고 114억9181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 등은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서울 양천구·마포구·파주·인천 등 4곳에 지사를 두고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신청사건 등을 처리하면서 건당 평균 3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 특성상 주로 법원 근처에 마련된 이들의 사무실에서는 대표·사무국장·팀장·팀원 등으로 구성된 조직도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씨는 자신의 동생과 함께 변호사 오씨와 법무사 고씨를 섭외한 뒤 매달 200만~250만원을 주고 명의를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주범인 임씨의 동생은 2010년께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유권이전 등기와 근저당권설정 등기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지난해 12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임씨의 동생은 나머지 일당에게 최고 500만원의 월급을 주며 나머지 수익금은 자신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등기사건
법무사
변호사
브로커
강한 기자
2017-11-03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단독) '보따리 사무장'이 등기비용 횡령했다면
변호사가 이른바 '보따리 사무장'에게서 명의대여료를 받고 등기업무를 하게 했다가 고객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변호사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변호사에 책임보험을 판매한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변호사가 명의대여 형태로 보따리 사무장에게 등기업무를 전적으로 맡긴 것은 상법 제659조 1항의 중대한 과실에 해당해 보험사의 책임이 면책된다는 것이다. 이 판결 취지에 따르면, 보따리 사무장에게 등기·파산 업무를 맡긴 변호사·법무사는 사고가 발생하면 자기 재산으로 고객의 손해를 배상해 줘야 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또 고객도 변호사가 경제력이 약하면 손해를 보전받기 어렵기 때문에 저가의 수임료에 현혹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일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인천 남동구 모 아파트 입주민 82명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다6889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변호사는 2011년 B씨를 사무장으로 고용해 등기 관련 업무를 처리할 권한을 주고 매달 500만원을 받기로 했다. B씨는 법무사 사무실이나 로펌 등을 옮겨다니며 자격사 명의를 빌려 등기업무를 하던 전형적인 '보따리 사무장'이었다. A변호사도 B씨에게 자신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변호사등록증 사본, 보안카드, 인증서 등을 모두 건네 B씨가 A변호사의 명의로 등기 사무를 독자적으로 수임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사고가 터졌다. 입주민들로부터 "등기절차가 지연되고 있으니 빨리 이행해달라"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A변호사는 급히 경위를 파악했다. 그러다 B씨가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받은 등기비용을 사적으로 꺼내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는 사이 입주민들은 A변호사 명의로 된 등기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하고 A변호사와 현대해상을 상대로 "2억529만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A변호사는 보상한도 2억원짜리 '변호사전문인 배상책임보험'을 현대해상화재에 가입해둔 상태였다. 업무수행 불가, 실수, 태만, 과실 등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변호사를 대신해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1,2심은 "A변호사가 고의에 가까운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로 이 사건 등기 위임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손해를 야기한 것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보험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1심은 "2억529만여원 전부를 배상하라"고 했고, 2심은 이를 일부 깎아 1억953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현대해상은 "A변호사의 중과실이 인정되므로 보험사는 상법 제659조 1항에 따라 면책된다"며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상법 제659조 1항이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한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서의 '중대한 과실'이란 통상인에게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연히 이를 간과한 경우와 같이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A변호사는 B씨를 등기사무장으로 고용하면서 독자적으로 등기사건을 수임해 처리할 권한을 부여하고 등기업무에 필요한 변호사의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 변호사등록증 사본, 통장, 보안카드, 인증서 등을 주고 사무장으로부터 그 대가로 매월 500만원씩을 받기로 약정했다"며 "이후 A변호사는 B씨가 등기사건을 수임해 처리하는 것과 관련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고 등기비용이 입금되는 자신 명의의 은행계좌에 대해서도 전혀 통제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가 약간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손쉽게 B씨의 횡령행위를 예견해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과정에서 B씨의 횡령행위를 간과한 것"이라며 "따라서 A변호사는 고의에 가까울 정도로 현저히 주의를 결여한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이러한 상태가 원인이 돼 이 사건 보험사고가 발생한 것이므로 보험사의 입주민들에 대한 보험금 지급책임은 상법 제659조 1항에 따라 면책된다고 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정형근(60·사법연수원 24기)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변호사가 사무원의 횡령행위를 방지하는 데 필요한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중대한 과실이 있을 때에는 보험사는 면책된다고 판단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사례에도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사의 과오로 인한 의뢰인의 손해는 변호사 개인의 재산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뢰인이 실력있고 성실한 변호사를 찾아가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상법 제659조 1항
변호사책임보험
등기업무
명의대여료
보따리사무장
현대해상화재보험
입주자대표회의
신지민 기자
2017-04-27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매달 500만원+a' 조건 변호사명의 빌려… 20억대 불법수익
변호사의 명의를 빌려 등기사건을 싹쓸이해 수십억원대 불법수익을 챙긴 법무법인 사무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조승우 판사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사무실 사무장 A(41)씨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23억 6000여만원, A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변호사 B(46)씨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1억 9000여만원을 최근 선고했다(2016고단4184). 법원은 또 아파트 등기사건 수임을 알선하고 알선료를 챙긴 혐의로 또 다른 법무법인의 사무원 C(49)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1억 2000만원을, C씨에게 알선료를 건넨 변호사 D(55)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조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무자격자의 법률사건 개입을 방지해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보호하고 법률생활의 공정 및 법질서의 원활한 운용 등을 도모하려는 변호사 제도에 정면으로 반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법조인 증가와 더불어 갈수록 혼탁해지는 법률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과 법률사무취급의 공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판사는 "A씨는 범행기간 동안 국내에서 최다 등기신청건수를 기록해 등기사건 시장을 심각하게 교란시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변호사와 법무사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히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렸고, C씨 역시 많은 사건을 변호사에게 알선하고 상당한 수익을 얻는 등 범행이나 수익 교모에 비춰 사안이 가볍지 않으므로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사인 B씨와 D씨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로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할 사명을 저버린 채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익을 얻었으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한 후 "다만, B씨는 범죄로 얻은 수익을 모두 추징당했고 판결이 확정되면 변호사자격 제한의 불이익까지 입는 점을 참작했고, D변호사는 자발적으로 범행을 중단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매달 500만원과 수익 일부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B씨로부터 변호사 명의를 빌려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만 5000여건의 근저당권설정등기 신청사건을 처리하면서 수수료 25억 6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C씨는 대구를 포함한 전국 아파트 단지의 등기사건 3556건을 D씨에게 알선하고 수수료 1억 2000여만원을 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법
변호사명의대여
이세현
2017-02-10
민사일반
[판결] 본인 확인 없이 계좌 개설해 준 은행…
은행 직원이 명의도용 사실을 알아채지 못해 모용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계좌를 이용한 범죄 피해에 대해 은행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북 예천군의 한 법무사사무실 사무장으로 일하던 A씨는 2011년 2월 군청 직원 B씨로부터 군 소유 토지를 불하받게 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주민등록증과 인감도장을 건넸다. B씨는 이를 이용해 A씨 명의로 농협에 계좌를 열었다. 농협 직원은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A씨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주고, B씨의 요구에 따라 통장 예금주 성명란 아래에'예천군'이라고 부기했다. B씨는 또 이 계좌의 예금주가'예천군'인 것처럼 위조한 통장사본을 A씨에게 보여주며 5억원을 입금하라고 했다. B씨는 돈이 입금되자 모두 인출해 도주한 뒤 유흥비 등 으로 탕진했다. B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러자 A씨는"계좌를 개설할 때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며 농협과 직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5다234985). 재판부는"금융기관이 본인확인절차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모용계좌가 개설됐다는 사정만으로 그 계좌를 통해 입출금된 금원 상당에 대해 언제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수 없다"며"A씨는 돈을 입금할 당시 문제의 계좌 예금주가 군청이 아니라 A씨 자신이라는 설명까지 농협측으로부터 들었음에도 별다른 의심 없이 5억원을 그대로 송금했다"며"A씨는 문제의 계좌가 군청의 법인계좌가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금융기관이 본인확인절차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개설된 모용계좌가 범죄행위에 이용됐다는 사정만으로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금융기관에 모두 부담시킨다면 금융기관의 결과발생에 대한 예측가능성은 물론 금융기관에게 본인확인의무 등을 부과한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의 보호범위를 넘어서게 된다"고 판시했다.
모용계좌
농협
은행
계좌
은행계좌
본인확인
홍세미 기자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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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사법경찰관 위법 없다면 영장발부나 체포·구속 자체는 위법 아니다”
판결기사
2024-04-07 10:10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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