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상태에서 추돌사고를 내고 도주한 경찰관과 뺑소니 사고를 축소처리한 경찰관 해임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행정1부(재판장 하종대 부장판사)는 경기도 모 경찰서에서 경찰관으로 재직하다 음주 뺑소니로 해임된 L모(40)씨와 모 경찰서 뺑소니사고 전담반에서 근무하며 뺑소니 사고를 일반 교통사고로 축소시켜 사건을 처리한 K모(40)씨가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소송(2007구합9403, 2007구합8820)에서 각각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관이 자신의 근무지 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범죄는 경찰내부규정에도 해임과 파면처분 하도록 돼있다”며 “원고의 사고경위 등을 검토한 결과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사정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K씨에 대해서도 “뺑소니 교통사고가 접수되거나 운전자가 검거되면 담당경찰관은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여러 건의 뺑소니 사고에서 인적 피해의 존재여부 등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합의가 이뤄지면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한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L씨는 2007년5월 말께 안성시공도읍 도로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214% 상태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다 추돌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로, K씨는 2006년2월부터 같은 해 12월초까지 5건의 뺑소니 교통사고를 단순교통사고로 조작처리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