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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기사 수원지방법원 2016가단541402

    ‘업(UP)계약서’ 요구에 응한 매도인 손실 땐…

    왕성민 기자 des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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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인중개사가 토지 거래를 중개하면서 계약서에 매매가격을 부풀려 기재하자는 매수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면, 허위계약서 작성으로 매도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9단독 김동혁 판사는 토지 매도인 윤모씨가 공인중개사인 송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단541402)에서 "송씨는 1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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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판사는 "송씨는 공인중개사로서 자신이 중개한 거래의 거래내용을 진실하게 작성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해 매매대금을 거짓으로 쓴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로 인해 (매도인)윤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씨도 매수인의 업계약서 작성요청에 응한 책임이 있다며 송씨의 배상책임을 60%로 제한했다.


    하지만 법원은 매도인이 받은 과태료에 대해서는 송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김 판사는 "과태료는 윤씨의 잘못에 대해 별개로 부과된 것이므로 송씨의 불법행위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윤씨가 성인으로 온전하게 책임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이러한 책임까지 (공인중개사인)송씨에게 전가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2015년 6월경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땅 3442㎡를 1억5600만원에 최씨에게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거래는 송씨가 중개했다. 그런데 매수인 최씨는 은행에서 토지 구매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필요하다며 윤씨와 송씨에게 매매가격을 실제보다 부풀려 적는 소위 '업(Up)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은밀하게 요구했다. 업계약서를 작성하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대출받는데 유리하고, 재(再)매각시 양도차익을 줄일 수 있어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윤씨는 최씨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송씨도 매매가를 실제 거래 가액보다 80%가량 부풀린 2억6000만원이 적힌 계약서에 서명·날인했다. 

     
    하지만 이 토지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점을 의심스럽게 여긴 세무당국에 의해 업계약서 작성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윤씨는 88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자경농지 자격으로 받은 2700만원의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도 박탈됐다. 부정행위자에 대한 세제해택을 배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제129조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에 윤씨는 송씨의 엉터리 중개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양도소득세 상당액와 과태료 등 54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