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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신문 판결큐레이션

    판결기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582115

    필리핀 어학연수생 사인 싸고 유가족-보험사 줄다리기

    법원, 최초 사망증명서에 적힌 死因을 인정
    중앙지법 "부검 뒷받침 객관적 자료 없어… 보험금 줘라"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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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어학연수 중 사망한 유학생의 사망원인과 관련해 현지 법의학담당관이 작성한 사망증명서와 유학생이 가입한 국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의뢰해 받은 부검보고서의 내용이 다를 경우에는 사망증명서에 적힌 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오상용 부장판사)는 사망한 서모씨의 어머니인 김모씨가 서씨가 상해사망보험 등을 가입했던 케이비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각각 2억4000만원과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가합58211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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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씨는 2014년 필리핀으로 3개월간 어학연수를 떠났다가 술을 마시고 숙소에서 잠을 자다 같은해 3월 1일 사망했다. 사망 당일 오전 숙소에서 서씨를 발견한 동료는 침대에 구토물이 널려있었고 서씨가 얼굴을 얼굴을 침대에 묻은 채 엎드려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 등을 근거로 현지 법의학담당관은 서씨의 사망증명서에 사인을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라고 기재했다. 김씨는 이후 이를 근거로 보험사에 아들의 상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서씨의 사인을 다시 조사했고, 필리핀 현지 부검의는 같은 해 5월 서씨의 사망원인을 '뇌졸중에 의한 뇌출혈'로 작성한 부검보고서를 작성해 보험사에 제출했다. 두 보험사는 각종 보험상품을 위탁 판매하는 회사에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는 서씨의 형이 현지 관계자에게 서씨의 사인을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로 기재해 달라고 부정 청탁해 허위 사망증명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근거로 서씨 측이 보험금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라며 서씨의 형을 고소했다. 서씨의 형은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지 법의학 담당관 

    "구토 인한 질식사"… 보험금청구

     

    재판부는 "최초 작성된 사망증명서는 필리핀 부검의 뿐만 아니라 장의사, 필리핀 현지 시등기관, 행정관 등의 서명이 되어있는 공적인 문서인데다 사망원인은 사망증명서가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보험사 측이 제출한) 필리핀 부검의의 진술이 기재된 서류 외에 '뇌출혈에 의한 사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기에 부검보고서와 사건 확인서 내용만으로 당초 사망증명서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험사, 재조사해 부검결과 

    '뇌출혈'로… 형사고소까지


    이어 "서씨의 형과 관련해 항소심 법원은 사후적으로 작성된 부검보고서의 내용에 믿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부검 당시 상황에 비춰 봤을 때 서씨의 사인으로 뇌줄중에 의한 뇌출혈,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가 모두 고려되는 상황에서 필리핀 부검의가 여러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로 확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사인은 사망증명서로 판단한다'는 원칙에 충실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검보고서는 부검 후 2개월이 지난 후에 작성된 것이고, 부검보고서 진단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도 첨부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토로 인한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한 경우 보험약관상의 급격성과 우연성은 충족되고, '외래의 사고'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을 의미하기에 이 사고에서 서씨가 술에 만취된 상황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신 외부 행위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약관에 따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