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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지방법원 2018고단3593

    타인명의 휴대전화 개통·사용 원칙적 금지… ”위헌 소지”

    창원지법, 위헌제청 결정

    왕성민 기자 wangsm@lawtimes.co.kr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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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은 과잉금지 원칙과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권순건 부장판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시켜 주거나 타인 명의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하도록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와 같은 법 제97조 7호에 대해 최근 위헌제청 결정을 했다(2018고단3593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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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해에 사는 A씨는 지난해 7월 27일경 인터넷 까페에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선불폰을 개통해 주면 1대당 2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신분증과 통장사본 등을 넘겨 이른바 '대포폰'을 만들어 준 혐의로 기소됐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누구든지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면서 타인 명의 휴대폰의 사용·매개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권 부장판사는 "심판대상 조항은 전기통신역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자기 명의로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할 의무를 지우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사람을 형사 처벌함으로써 '통신 실명제'를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도·업무용 개통도 처벌대상 

    국민정서와 배치


    이어 "이러한 통신 실명제는 다수 국민의 기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데,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대신해 성인인 자식이 자신의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주는 경우 △이성친구를 위해 자기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건네주어 이를 사용하게 하는 경우 △회사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것이 번거로워 직원이 자기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회사 업무로 사용하는 경우 등이 모두 처벌대상이 된다"면서 "심판조항은 국민 대다수가 정당한 사회행위로 보는 행위까지 모두 처벌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익명이나 타인 명의로 통신하고자하는 욕구는 헌법상 보장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이나 행복추구권 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에서도 도출된다"며 "국가는 최대한의 자유로움을 보장하고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현존·명백한 위험이 존재해야 하는데, 익명이나 타인 명의로 통신하는 것 자체로 인해 우리 사회의 기본적 질서에 현존하는 명백한 위험이 발생한다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설명했다.

    권 부장판사는 '통신 실명제'가 금융 실명제나 부동산 거래 실명제와는 판단 영역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등은 규율대상 자체가 국민의 재산권과 관련된 것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 재량이 다소 큰 영역"이라며 "통신의 비밀이나 표현의 자유 등 같은 영역은 입법자에게 입법형성의 재량이 크지 않은 영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