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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대법원 2019마5464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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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 제2부 결정

     

    사건20195464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재항고인검사,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58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위반자, 상대방주식회사 ◇◇◇이코리아, 서울 ○○○○○***, **(○○, ○○○○○○센터), 대표이사 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우, 담당변호사 이석종, 강자영, 지현철

    원심결정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3. 26.2018105 결정

     

    주문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 위반자는 판매자와 구매자(또는 소비자) 사이에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전자거래 시스템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판매자로부터 판매수수료 등을 받는 이른바 오픈마켓’(Open Market)의 운영자로서 온라인상의 시장공간인 ○○사이트(www.○○.co.kr, 이하 이 사건 사이트라고 한다)를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판매자는 이 사건 사이트에 물품을 등록하여 판매하고, 구매자는 위반자에게 구매상품을 주문하고 지급수단을 결정하여 대금을 지급하며, 위반자는 구매자로부터 대금을 수취한 다음 판매수수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 위반자는 2017. 3. 6. 이 사건 사이트에서 주간 핫딜 프로모션’(이하 1이벤트라고 한다)대학교재 & 수험서 무제한 혜택’(이하 2이벤트라고 한다)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1이벤트가 적용되는 도서의 판매자는 도서정가에서 10% 할인된 금액을 판매가로 정하였고, 2이벤트가 적용되는 도서의 판매자는 할인 없이 도서정가를 판매가로 정하였다. 구매자가 두 이벤트의 적용 대상 도서를 구입하면서 위반자의 간편결제서비스인 ○○○페이(○○○○○Pay)에 등록한 제휴 신용카드로 결제할 경우, 위반자는 구매자에게 15%(1이벤트에 해당한다)10%(2이벤트에 해당한다)신용카드 할인쿠폰을 발급하고, 할인판매가의 15%(1, 2이벤트에 모두 해당한다)에 상당한 ○○캐시’(구매자가 이 사건 사이트에서 적립·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이다)를 제공하였다.

    . 이에 강남구청장은 위반자의 신용카드 할인쿠폰 발급과 ○○캐시 제공이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이하 출판법이라고 한다) 22조 제5항에서 금지하는 도서정가의 15%를 초과하는 가격할인과 경제상 이익의 제공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2017. 6.경 위반자에 대하여 출판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이벤트 별로 각 300만 원 합계 6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였다(이하 두 과태료 처분을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 위반자가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자, 1심은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31조 제1항에 따른 심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약식으로 위반자를 과태료 300만 원(이벤트 별 부과금액을 각 150만 원으로 정하였다)에 처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위반자가 이의를 신청하자, 1심은 심문절차를 거친 후, 출판법 제22조 제4, 5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이하 간행물 판매자라고 한다)는 간행물에 대한 소유권자 등 타인에게 유상으로 간행물을 매매·양도 등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자로 해석하여야 하고, 위반자는 위와 같은 처분권한을 보유하지 않은 판매중개자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위반자에게 출판법 제22조 제5항 위반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단하여, 위반자를 과태료에 처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 검사가 즉시항고를 하였으나, 원심도 1심과 동일하게 판단하면서, 나아가 간행물 판매자의 위반행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신분에 의하여 성립하는 질서위반행위에 가담한 비신분자에 대하여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2조 제2항에 근거하여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없다는 판단을 추가하여 검사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2. 재항고이유 및 이 사건의 쟁점

    . 검사는, (1) 구매자에게 직접 판매한 자뿐만 아니라 판매행위에 가담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오픈마켓)도 간행물 판매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2) 위반자가 할인쿠폰 발급 및 적립금 제공으로 인한 비용을 판매자에게 광고비 등으로 청구하였으므로 출판법상 도서정가제를 위반하는 혜택을 제공하여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는 질서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 사건의 쟁점은 오픈마켓 운영자로서 이 사건 사이트에서 간행물의 통신판매중개를 업으로 하고 있는 위반자가 출판법 제22조 제4, 5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간행물 판매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3. 관련 법리

    . 도서정가제 관련 규정의 내용과 입법취지

    1) 출판법 제22조에 의하면, 출판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간행물을 발행할 때에는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이하 정가라고 한다)을 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간행물에 표시하여야 하고(1), 간행물 판매자는 이를 정가대로 판매하여야 한다(4). 간행물 판매자는 독서 진흥과 소비자 보호를 위하여 15퍼센트 이내의 가격할인과 경제상의 이익을 자유롭게 조합하여 판매할 수 있고, 이 경우에도 가격할인은 10퍼센트 이내로 하여야 한다(5). 여기서 경제상의 이익이란 간행물의 거래에 부수하여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물품, 마일리지(판매가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점수 등을 말한다), 할인권, 상품권 및 그 외에 소비자가 통상 대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는 취득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인정되는 것을 가리킨다(7). 출판법 제28조 제1항 제5호의2에 의하면, 22조 제4항 또는 제5항을 위반하여 간행물을 판매한 자에게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 이와 같이 출판법은 간행물을 정가대로 판매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규정하여 도서정가제를 도입하면서도, 예외적으로 정가의 15% 이하의 범위 내에서 가격할인과 경제상의 이익을 제공하도록 허용함으로써 도서정가제의 적용으로 비롯되는 유통단계의 경쟁의 자유의 제한을 완화하고 간행물 판매자의 영업의 자유를 일부 회복시켜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도서정가제에 따르면 간행물의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부담하여야 하는 간행물 구입의 대가는 간행물에 표시된 정가의 85% 이상이 되어야 한다.

    3) 이와 같은 도서정가제의 입법취지는,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인한 간행물 유통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고, 저자, 출판사, 서점을 안정적으로 보호 육성하여 소비자인 독자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의 간행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 출판법 제22조 제4항 및 제5항의 간행물 판매자에 통신판매중개업자가 포함되는지 여부

    앞서 본 도서정가제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입법취지를 출판법상 간행물 유통질서에 관한 규정들의 전체 체계 속에서 살펴보면, 출판법 제22조 제4, 5항에 따라 도서정가제 준수의무를 부담하는 간행물 판매자에는 소비자와 간행물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좁은 의미의 매도인뿐만 아니라, 출판법상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자로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이라고 한다) 등 관련 법령에 따라 통신판매업자로 간주되며 판매자와 별도로 간행물의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경제적인 이익을 얻는 통신판매중개업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 한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은 허용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48601 판결 등 참조).

    2) 출판법은 그 입법목적인 간행물의 건전한 유통질서의 확립을 제6장에서 규율하고 있다. 출판법은 제6장에서 먼저 도서정가제(22)를 규정한 다음, “간행물의 유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간행물의 저자, 출판 및 유통에 관련된 자로서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는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23조 제1),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출판된 간행물의 건전한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출판사, 인쇄사, 출판된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자,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23조 제2). 이처럼 넓은 의미의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자가 출판법상 간행물 유통질서 확립의무의 수범자에 해당하므로, 도서정가제의 수범자도 입법자가 명확한 법률문언으로 특별히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출판법상 간행물 유통질서의 틀 에서 파악하여야 한다. 도서정가제는 출판법 제6장에서 규율하고 있는 간행물 유통질서의 매우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 만약 도서정가제의 수범자인 간행물 판매자를 좁은 의미의 매도인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 간행물 유통 관련자들이 법형식을 남용하여 도서정가제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

    3) 오픈마켓 운영자는 사이버몰의 이용을 허락하거나 자신의 명의로 통신판매를 위한 광고수단을 제공하거나 그 광고수단에 자신의 이름을 표시하여 통신판매에 관한 정보의 제공이나 청약의 접수 등 통신판매의 일부를 수행하는 방법으로 거래 당사자 간의 통신판매를 알선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이다(전자상거래법 제2조 제4, 같은 법 시행규칙 제3조 참조). 따라서 오픈마켓에서 간행물이 판매·유통되는 경우 오픈마켓 운영자는 간행물의 유통에 관련된 자에 해당한다.

    4) 일반적으로 중개인은 타인간 계약의 체결을 돕는 사실행위인 중개행위만을 할 뿐이다. 그러나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청약의 접수를 받거나 재화등의 대금을 지급받는 업무를 수행하고 통신판매업자가 전자상거래법이 규정한 일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통신판매업자를 대신하여 그 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이러한 책임과 관련하여 통신판매업자로 간주된다(전자상거래법 제20조의3).

    5) 도서정가제의 핵심은 간행물의 최종 판매가격이 정가의 85%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최종 판매가격은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의 합의에 따라 결정되나, 오픈마켓에서는 운영자가 간행물의 매도인과는 별도로 대금 결제 단계에서 최종 판매가격을 결정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매수인(소비자)은 정가의 85% 미만의 대가를 지불하고 간행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오픈마켓 운영자가 도서정가제를 위반하여 간행물의 최종 판매가격을 임의로 결정하는 것은 출판법이 허용하고 있는 경쟁의 자유를 넘어선 것으로서, 통신판매중개업자라는 이유로 이를 허용할 경우 도서정가제가 형해화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6) 오픈마켓 운영자는 간행물의 최종 판매가격을 정가의 85% 미만으로 낮춤으로써 간행물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판매자로부터 지급받는 판매수수료 등이 늘어나는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다. 또한 간편결제시스템을 통하여 소비자의 구매 데이터를 다량으로 획득하고 이러한 빅데이터(big data)를 기반으로 다양한 광고 상품을 만들어 오픈마켓에서 간행물 판매자에게 판매할 수 있으므로, 결국 신용카드 할인쿠폰 발급과 적립금 제공으로 인한 비용은 판매자에게 전가된다.

     

    4. 이 사건에 관한 판단

    그런데도 원심은, 출판법 제22조 제4, 5항의 간행물 판매자는 좁은 의미의 간행물의 처분권자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여 통신판매중개업자인 위반자에 대해서는 도서정가제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출판법상 도서정가제의 수범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재항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러므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9. 9. 10.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