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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합51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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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형사부 판결

     

    사건2019고합511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AA (5*-1), 건물임대업

    검사박찬일(기소), 윤동한, 윤재슬(공판)

    변호인법무법인 센트럴, 담당변호사 이관희

    판결선고2020. 2. 7.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천BB와 직장동료로 지내면서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던 중 2007년경 피해자의 부 천CC과 모 지DD가 각각 3분의 1 씩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인 서울 ○○○○*** 토지 및 지상 건물에 관하여 천CC, DD와 피고인 사이에 명의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천CC, DD가 사망하면 그 상속인들에게 소유명의를 돌려주기로 약정을 하고, 2007. 12. 27. 피고인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였으므로 천CC, DD 또는 그 상속인들을 위하여 위 부동산의 3분의 2 지분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 후 2015. 4. 30. DD가 사망하고, 2016. 6. 19. CC이 사망하면서 그들의 상속인인 피해자 천BB, EE, FF, GG, HH, II는 피고인에게 위 부동산 지분을 돌려달라고 하였음에도 피고인은 2019. 6. 초순경까지 위 부동산의 3분의 2 지분 시가 563,976,600원 상당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

     

    2. 판단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이라 한다)의 시행 후에 부동산의 소유자가 등기명의를 수탁자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양자간 명의신탁관계(명의신탁약정이 예외적으로 허용되어 유효한 경우는 제외, 이하 같다)에서의 횡령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핀다.

    횡령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라야 하고,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 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재물의 보관자와 재물의 소유자 기타 본권자 사이에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위탁신임관계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위탁신임관계는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서뿐만 아니라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그 위탁신임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된다. 한편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그 밖의 물권을 실체적 권리관계와 일치하도록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게 함으로써 부동산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를 방지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도모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 입법 목적을 달성하고자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약정을 무효로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원인으로 한 부동산 물권변동도 무효로 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약정에 따른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쌍방을 형사처벌까지 하도록 명의신탁관계를 규율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위탁신임관계의 근거가 되는 계약인 명의신탁약정 또는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이 무효인데도 횡령죄 성립을 위한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에 기초한 위탁신임관계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에 존재한다고 주장될 수 있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라는 것도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범죄를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지나지 아니할 뿐 이를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699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사법적으로 무효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부동산실명법 위반의 형사범죄까지 구성하는 불법적인 관계에 불과한 양자간 명의신탁약정 및 이에 부수한 위임약정에 기초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부동산 등기명의에 관한 위탁관계 내지 그 사이에 존재한다는 사실상의 위탁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할 것이고, 따라서 이 경우 명의수탁자 역시 이를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부동산실명법에 반하여 천CC, DD로부터 이 사건 각 부동산 지분을 명의신탁받았다고 하더라도, 그가 천CC, DD 또는 그 상속인인 피해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횡령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천CC, DD의 상속인으로서 위 부동산 지분에 대한 정당한 법률상의 소유자인 피해자들에게 그 각 부동산 지분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민사법적인 위법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이 경우 피해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물권적 방해배제청구 등의 민사법적 방법을 통하여 그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음은 별론,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를 형사법적인 횡령범죄로 의율할 수는 없다.

     

    3. 결론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김민철, 최유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