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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알선 수수료도 선이자에 포함
채무자가 대부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원리금에서 대부업자를 소개해 준 사람에게 알선수수료를 공제당했다면, 그 알선수수료는 채무자가 대부업자에게 이자를 지급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 9일 대부업자 최모(43)씨가 "공탁금 출급청구권자임을 확인해달라"며 채무자 김모(69)씨를 상대로 낸 권리확인소송 상고심(2012다5624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금융알선료의 명목이더라도 대부업자와 채무자 사이의 금전대차와 관련된 것으로 대가로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이자로 봐야 하고, 따라서 대부업자가 이를 빌려준 돈에서 미리 공제하는 것은 선이자를 공제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씨가 공제한 선이자 30만원과 수수료 50만원, 금융알선료 50만원 합계 130만원은 모두 대부업법상 이자에 해당하지만, 공제된 선이자 130만원은 김씨가 실제로 지급받은 870만원을 기초로 대부업법상의 제한이자율 66%를 초과하지 않아 무효로 되는 이자계약 부분이 없으므로 김씨가 최씨에게 갚아야 할 대부금은 약정원본인 1000만원이 된다"며 "금융알선료 50만원을 제외한 선이자 30만원과 수수료 50만원 합계 80만원만이 이자에 해당하고 약정원본 1000만원에서 80만원을 공제한 920만원이 대부원금이 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대부원금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부원금을 1000만원이라고 할 때 김씨가 최씨에게 지급해야 할 원리금은 원심이 잘못 판단한 금액보다 클 것이므로, 김씨만이 상고한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김씨에게 불이익하게 판결할 수 없고,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위법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2005년 1월 김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수수료 50만원과 선이자 30만원을 떼고 대부계약을 알선한 중개인에게 알선료 50만원까지 건넨 뒤 870만원만 지급했다. 김씨는 자신이 세들어살던 아파트 임대인인 인모씨에게 3000만원의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씨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이 채권을 가압류하자 법원에 공탁했다. 이후 최씨는 대부계약서상 김씨의 임차보증금이 공탁된 때에는 최씨가 전액을 청구한 뒤 나머지 금액을 채무자에게 반환한다고 돼있으므로 공탁금 출급청구권자가 자신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대부업
알선수수료
선이자
대부계약서
공탁금
출급청구권자
좌영길 기자
2013-05-23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대출금 회수 압박' 은행이 기업에 KIKO 청산 강요는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기업에게 키코계약을 조기청산할 것을 강요한 것은 불법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키코(KIKO)'란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오르내리면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환율이 이 범위를 넘어서 변동되면 계약금액의 2~3배를 시장가격보다 낮은 환율로 팔도록 설계된 통화옵션상품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최승록 부장판사)는 9일 ㈜아이테스트가 "키코 계약을 조기청산할 것을 강요당해 손해를 입었으니 1억원을 배상하라"며 ㈜한국시티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2012가합43411)에서 원소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이테스트가 시티은행을 상대로 선행소송을 제기하자 시티은행은 아이테스트에게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고 키코 통화옵션계약을 즉시 청산하겠다고 압박한 사실이 있고, 아이테스트는 금융기관에 대한 총 차입금이 1200억여원에 달해 시티은행의 요구를 거절해 시티은행이 기존 대출금을 회수할 경우 다른 차입금에 대한 상환요구가 동시에 들어와 도산할 상황이었던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부채비율이 상당하고 운영자금이 부족하던 아이테스트가 자발적으로 통화옵션계약을 조기 청산하기 위해 시티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대출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시티은행은 아이테스트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는 상태에서 불필요하게 통화옵션 계약을 조기청산할 것을 강요함으로써 아이테스트로 하여금 손해를 무릅쓰고 조기청산에 응하도록 한 것은 불법행위이므로, 시티은행은 통화옵션계약의 조기청산으로 인해 아이테스트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테스트는 2008년 키코 계약을 맺었다가 환율 급등으로 손해를 보자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며 한국씨티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아이테스트는 "좋은 조건으로 대출해주겠다"는 한국씨티은행의 제안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고 다른 민·형사상 책임도 면제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불과 며칠 만에 "키코 계약을 즉시 청산하지 않으면 기존 대출금을 회수하겠다"고 압박했고, 대출금을 모두 키코 계약 청산에 쓰느라 막대한 손해를 본 아이테스트는 다시 소송을 냈다. 1억원을 청구해 승소한 아이테스트는 상급심에서 청구액을 늘릴 예정이어서 이 판결이 유지되면 189억원을 모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월적지위
키코계약
한국시티은행
아이테스트
통화옵션
좌영길 기자
2013-05-10
금융·보험
형사일반
'산낙지 살인사건' 1·2심 엇갈린 판결 왜?
여자친구가 낙지를 먹다가 질식해 사망했다며 보험금을 타낸 '낙지 살인사건'이 다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자친구 김모씨에게 지난 5일 2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김씨 입장에서는 지옥과 천당을 오간 셈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1,2심 법원이 상반된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1심과 2심이 공통으로 인정한 사실관계를 보면, 사망한 여자친구 윤모씨는 평온한 표정으로 반듯하게 누워 있었고 코와 입이 막혀 질식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윤씨가 질식사했다면 고통으로 몸부림친 흔적이 남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이 점을 두고 1심을 맡은 인천지법 형사12부(재판장 박이규 부장판사)는 "윤씨가 몸부림을 치지 않았다고 상정하기보다는 몸부림을 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추론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윤씨는 만취한 상태에서 코와 입을 막는 등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김씨의 유형력 행사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심폐기능 정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2012고합325). 하지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부장판사)는 "윤씨가 저항이 불가능할 정도로 의식을 잃은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은 이상 김씨가 윤씨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케 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2012노3561). 윤씨가 몸부림칠 수 없었던 상황을 추론하기보다는 그런 상황이 증명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살인죄도 직접증거가 없을 때는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간접증거로 인정되는 사실들 사이에 모순이 없고 그렇게 추론한 방법이 오류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정황상 피고인이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의심은 되지만, 머릿속에 피고인이 무죄일 수 있는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떠오를 때 판사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그럴 때는 무죄추정의 원칙상 피고인에게 유리한 무죄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원에서는 "증거가 없이 무리한 기소가 이뤄진 것도 이번 무죄판결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김씨가 윤씨의 사망 전에 윤씨 명의의 보험을 들었던 점 등 사실관계를 보면 검찰 입장에서는 기소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산낙지살인
여자친구
질식사
사실관계
직접증거
간접증거
신소영 기자
2013-04-11
금융·보험
형사일반
신용카드 이용자 조회하려면 영장 받아야
수사기관이 신용카드 회사에 범죄자로 추정되는 신용카드 이용자의 인적사항을 조회할 때에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받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백화점에서 구두와 의류 등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기소된 전모(60·여)씨에 대한 상고심(2012도13607)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상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의 서면상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않고는 금융거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이 거래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 예외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수사기관이 범죄의 수사를 목적으로 '거래정보 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법관의 영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용카드로 물품을 거래할 때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 또한 금융실명법에서 정하는 '거래정보 등'에 해당하므로 수사기관이 금융회사에 그러한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야 하고, 영장없이 수사기관이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얻었다면 수집된 증거는 형사소송법상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이므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매출전표의 거래명의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카드사에 공문을 보냈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의도적으로 금융실명법이 정하는 영장주의 정신을 피하려고 시도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전씨가 (긴급체포됐다가) 석방된 후에 범행내용을 자백하면서 피해품을 수사기관에 임의로 제출한 이후에 작성한 진술서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어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지난해 대구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여성복을 입어본 뒤 자신의 옷을 놔두고 몰래 새옷을 입고가는 수법으로 옷을 훔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전씨가 벗어놓은 상의에서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발견했고, 카드회사에 공문을 보내 전씨의 인적사항을 알아낸 뒤 전씨를 절도 범행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법관의 영장 없이 카드 매출전표의 인적사항을 알아낸 조치는 위법하다"며 기각했고, 그 뒤 석방된 전씨는 경찰서에 출석해 절도 사실을 자백하면서 자발적으로 피해품을 경찰에 제출했다. 1·2심은 전씨가 2009년 절도 혐의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받고서도 누범기간에 다시 절도 범죄를 3회 저지른 점을 감안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한다는 목적이 있더라도 일반인의 신용카드 매출전표의 인적 사항을 알고자 할 경우에는 반드시 법관에 의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것이 판결취지"라며 "영장이 없는데도 카드사가 수사기관의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인적사항을 제공하면 위법한 행위가 돼 피의자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출전표
금융실명법
거래정보
압수수색영장
인적사항
이용자조회
신용카드
유죄증거
좌영길 기자
2013-04-01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해외펀드 투자 손실로 원금 회수 못해도 세금은 내야
국내투자자가 해외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어 원금을 회수하지 못했더라도 주식을 되팔면서 생긴 환차익에 대한 세금은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일본 주식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김모씨가 삼성세무서를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2누457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외 주식은 외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손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국외 투자신탁의 수익증권을 샀다가 환매하면서 투자손실이 있다고 해도 환율변동에 따른 '투자신탁의 이익'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일본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신탁펀드의 수익증권을 2억3000만원에 샀다가 1년 뒤 매수 금액에 못 미치는 1억8500만원에 수익증권을 환매했고, 투자기간 중 일본주식 가격이 56% 넘게 하락했지만 엔화 강세로 인한 환율변동으로 본 이익이 주식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했다고 봐야 한다"며 "투자손실과 환차익으로 본 이익은 별개기 때문에, 1억8500여만원에 증권을 환매한 금액 중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차익 1억5700만원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07년 6~8월 일본 펀드에 2억3000만원을 투자한 김씨는 주식가격이 절반으로 급락했지만 엔화강세로 인한 환율변동으로 증권을 1억8500여만원에 되팔 수 있었다. 김씨는 되팔면서 받은 금액 1억8500여만원 중 1억5700여만원은 환율변동으로 환차익에 해당한다며 종합소득세 등 2800여만원을 자진해서 냈다. 2009년 12월 김씨는 "환차익은 배당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삼성세무서에 환급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환매금액이 투자원금에 못 미쳐 손실을 입은 김씨에게 환차익만 구분해 이익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국내투자자
해외펀드
투자손실
환차익
소득세
신소영 기자
2013-03-04
금융·보험
중앙지법 '근저당 비용 고객부담' 판결 이유
금융 소비자 370여명이 국민은행과 농협, 중소기업은행 등을 상대로 낸 근저당권 설정비용 반환소송에서 전부 패소했다. 앞서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비용반환을 인정한 것과는 상반되는 판결이어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부(재판장 고영구 부장판사)는 지난 6일 김모씨 등 271명이 국민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1가합10064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같은 법원 민사33부(재판장 이우재 부장판사)도 이날 금융소비자 109명이 중소기업 은행과 농협 등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2가합56189 등)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고객이 설정비용 부담 선택… 약관 아닌 개별약정= 이번 사건에서는 대출약정에 사용된 표준약관 중 근저당권 설정비용의 부담주체를 고객이 선택하게 돼 있는 조항이 약관인지, 개별 약정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출약정에 사용된 표준약관은 인지세 및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고객에게 무조건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 선택권을 부여해 교섭을 예정하고 있는 개별약정"이라고 판결했다. 표준약관 조항은 문구 자체로 비용 부담의 주체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교섭을 예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이 은행에 대해 한 본인 비용부담의 의사표시는 약관조항과는 별개의 개별 약정이라고 본 것이다. 먄약 이 조항이 약관이라면 약관규제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개별 약정이기 때문에 이를 무효로 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나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반사회질서 혹은 불공정한 법률행위인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판단이 없고, 조항의 내용을 금융거래상 활용하는 것 자체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효로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지난 9월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해당 조항이 약관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대출거래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금융기관이 그 지위를 이용해 대출 관련 부대비용 중 금융기관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고객이 부담하게 하거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이를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한 약관조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약관에 해당해도 '신의칙·공정성' 위반 따져야= 재판부는 해당 조항을 설령 약관규제법상 규범 통제가 인정되는 약관으로 보더라도 효력이 무효가 되는 '불공정한 약관조항'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약관조항이 사법상 무효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약관규제법 제6조1항에서 정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에 해당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조항은 구 약관규제법 제19조의2 제3항에 의해 불공정 약관조항에 해당한다는 서울고법의 판례(2010누35571)가 있어, 해당 조항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당시 서울고법은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고객에게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조항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 표준약관을 사용권장처분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해당 판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용권장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이어서 곧바로 약관조항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화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 약관규제법 제19조의2 제3항에서 정한 '불공정 약관조항'은 다수의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조사해 표준약관의 제정 또는 개정을 통한 거래관계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행정적·사전적 심사·통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구 약관규제법 제6조1항에서 정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그 약관 내용 자체의 사법적 효력을 부인하는 사법적·사후적 심사·통제의 대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19조의2 제3항과 입법목적과 취지, 규율대상을 달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제19조의2에서 말하는 '불공정 약관조항'과 제6조1항의 '공정을 잃은 약관 조항'은 같은 개념이 아니고, 약관조항이 6조1항에 의해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성을 잃은 것'이라는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고객도 금리와 수수료 혜택… 신의칙에 반하지 않아= 재판부는 "비용을 고객과 금융기관 사이에 합의하게 하는 내용 자체는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저당권 설정 비용을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경우, 고객에게 대출금리와 중도상환 수수료를 가산했고, 고객이 비용을 부담하면 저렴한 대출금리나 중도상환수수료율 등의 혜택을 봤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또 "표준약관이 무효라고 인정하면 은행과의 대출약정 당시 근저당권설정비용을 은행이 부담하는 것을 선택한 고객들은 대출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혜택을 받지 못한 고객들과의 사이에서 고객들 사이에도 현저한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근저당권 설정비용 부담 주체… 고객? 은행?= 인천지법 부천지원의 판결은 약관조항이 무효인 이상 그러한 약관 조항에 따라 이뤄진 비용부담 약정도 역시 불공정한 법률행위로 무효라고 봤기 때문에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까지 판단했다. 이 판사는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권리를 취득하는 비용은 그 권리를 취득하는 자가 부담함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채권의 담보를 취득하는 은행이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이 판사는 "저당목적물의 화재공제 비용은 담보의 소멸이나 훼손에 대비하는 비용으로 직접적인 수익자는 소유자기 때문에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당사자 간의 약정이 있으면 그 약정이 가장 우선해 적용되고, 약정이 없는 경우는 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는 명확한 법령이나 대법원의 확정된 판례가 없기 때문에 비용부담을 합의하게 하는 내용 자체는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약정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 판결 후 소송을 추진했던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6000여명의 금융소비자가 농업협동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2012가합53654)이 진행 중이다. 이 사건은 민사22부(재판장 지상목 부장판사)가 심리하고 있는데, 어떤 결론이 나올지 주목된다.
대출약정
대출표준약관
대출약관개별약정
불공정약관조항
공정을잃은약관조항
근저당권설정비용부담
신소영 기자
2012-12-10
교통사고
금융·보험
운전자가 건널목 차단기 올리던 중 열차 충돌하면
건널목을 통과하던 중 내려온 차단기를 올리기 위해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후 차가 기차와 충돌해 파손됐다면 '운전 중 사고'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1일 (주)현대해상보험이 보험가입자 박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510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대해상과 박씨가 체결한 보험약관상 '운행'과 '운전'은 그 개념을 명확히 달리하고 있고, 도로교통법 규정 등에 의할 때 '운전'의 개념은 상식적이고 통상적인 것이므로 현대해상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운전 중 사고'는 운전자의 운전석 탑승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보험자의 개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있다"며 "현대해상에게 '운전 중'의 개념에 대한 설명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현대해상과 운전자 보험계약을 체결한 박씨는 2010년 2월 청주시 흥덕구에서 렉스턴 차량을 운전하던 중 기차가 들어온다는 경고를 무시하고 철로에 들어섰다. 건널목을 빠져나가기 위해 박씨가 운전석에서 내려 차단기를 들어올리던 중 세워뒀던 렉스턴이 열차와 충돌해 차량은 완전히 망가지고 동승했던 이모씨는 사망했다. 박씨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현대해상에 보험금 6400만원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박씨가 일으킨 사고는 보험약관상의 운전중 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지급을 거부하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비록 박씨가 운전석을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차단기를 올리는 행위는 운전 업무의 일부 또는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박씨의 행위를 운전중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운전자보험지급조건
현대해상
운전중사고
운전중행위
도로교통법
좌영길 기자
2012-10-17
금융·보험
민사일반
'당사자 확인 소홀' 엉뚱한 사람에 대출한 은행 배상책임
은행이 아파트 담보대출을 하면서 당사자 확인을 소홀히 해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 대출을 했다면 대출금의 50%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허명산 판사는 지난달 11일 미국 이민자 이모씨가 "은행이 대출자 확인을 소홀히 해 내 행세를 한 노모씨에게 대출을 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단387063)에서 "대출금 5000여만원 중 50%인 2500여만원을 이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허 판사는 판결문에서 "금융기관은 담보대출 등을 할 때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확인하는 실명확인의무에서 나아가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 등으로 본인임을 확인하는 등 고도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대출 담당자가 본인임을 확인하고 작성한 '채무관계인 본인 확인서' 아랫부분에 신분증 실명 확인할 때 표시하도록 한 부분이 공란으로 돼 있는 점 등을 볼 때 본인 확인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허 판사는 이씨가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노씨의 대출금 채무를 갚았으므로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 규정이 적용된다는 우리은행의 주장에 대해 "이씨가 아들의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제3의 은행에서 추가 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선순위 근저당권채무를 변제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담보대출
공인인증서
대출자확인
당사자확인
주의의무
본인확인
김승모 기자
2012-10-05
금융·보험
기업법무
행정사건
법원, "론스타 적격 심사자료 공개해야"
외환은행을 인수했다가 매각해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했던 금융감독원의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금감원은 론스타홀딩스의 각종 회계자료와 해외 감독기구 및 공관 조사자료, 적격성 심사 결과보고서, 금융위원회 제출문서 등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조일영 부장판사)는 한국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2011구합39202)에서 20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이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중인 관련 재판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없다"며 "공개하는 편이 오히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 관련 소송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미 심사가 완료된 내용이어서 공개되더라도 금감원의 향후 심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론스타홀딩스의 비금융주력자 해당 여부가 오랜 기간 국민적 관심을 끌어온 점을 고려하면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고 금감원 업무수행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보 공개로 금감원 판단이 정당하다고 밝혀지면 기존 업무수행의 공정성이 입증될 것이고, 만약 부당성이 밝혀진다면 장차 업무의 공정성을 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은 지난해 3월 금융위가 '론스타홀딩스는 비금융주력자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금감원 심사결과 보고를 받고 이를 발표하자 금감원에 심사자료 일체의 공개를 요구했다.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되면 시중 은행의 지배주주가 될 수 없다. 금감원은 "현재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인 사항이고 경영·영업상 비밀도 포함돼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이에 조합은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 7월 외환은행 주주들에게서 위임을 받아 론스타와 론스타 이사 등을 상대로 3조4000억원의 반환을 요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해 재판이 진행중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같은 달 "론스타가 정부에 제출한 '투자자-국가 국제중재(ISD) 회부 의사통보서'를 공개하라"며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정보공개청구소송(2012구합24191)을 냈다. 민변은 또 투기자본감시센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과 함께 론스타를 금융자본으로 본 금융위원회의 판단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내기도 했다.
외환은행
먹튀
론스타
비금융주력자
금감원
정보공개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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