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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 "대주주가 맡긴 기금, 회사 순자산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대주주가 기업에 맡긴 기금은 회사의 순자산을 늘린 수익으로 볼 수 없어 법인세 부과 대상에 포함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 부장판사)는 5월 11일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한 SK브로드밴드(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김동하, 김성환, 박재만 변호사)가 동수원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 처분 등 취소소송(2022구합59578)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태광그룹 계열사였던 티브로드는 2017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중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운영 및 지원을 위한 공동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금 100억 원을 기부받았다. 티브로드는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총 6회에 걸쳐 100억 원 중 38억여 원을 21개 중소 PP에게 지원했다. 이후 2019년 12월 티브로드와 이 전 회장은 양해각서를 합의해지했고, 해지한 날 티브로드는 이 전 회장에게 이미 지급된 금액을 뺀 미사용 정산금 61억 7900만 원을 반환했다.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은 티브로드에 대한 법인세 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해 기부금 100억 원과 그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법인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거래에 의해 생긴 수익)으로 산입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이를 합병 뒤 법인인 SK브로드밴드에 과세하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는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으나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지방국세청은 61억여 원을 SK브로드밴드 2020년 귀속 소득금액으로 변동 통지했고, 동수원세무서는 2017년 사업연도 법인세를 25억 5000여만 원으로 경정·고지했다. 이에 불복한 SK브로드밴드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SK브로드밴드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금과 이자수입을 티브로드의 익금으로 산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티브로드는 양해각서에서 정한 목적에 따라 기금을 관리·집행할 수 있었을 뿐이고, 자기를 위한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다"며 "해당 기금은 티브로드의 고유재산과 분리돼 별도로 집행·관리됐고 티브로드의 자산으로 회계 처리되지도 않았으며,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진행할 때에도 티브로드는 기금을 자산이 아닌 것으로 봐 회사가치의 평가에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티브로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금을 선량한 주의의무로 집행·관리하며 수탁사무를 처리한 자에 해당할 뿐, 사용·수익 내지 처분의 측면에서 현실로 기금을 지배·관리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양해각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중소PP 등을 위해 지출됐고, 이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남은 정산금도 합의해지에 따라 이 전 회장에게 반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금의 객관적 지출 형태나 반환 경위를 보더라도 SK브로드밴드의 순자산을 증가시킨 것으로서 SK브로드밴드에 실질적으로 귀속된 것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한수현 기자
2023-07-17
[판결] 대법원, 400억대 하이마트 약정금 소송 선종구 전 회장 일부 승소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벌인 400억 원대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3일 선 전 회장(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이재근·최윤아·황인용·강덕구 변호사, 법무법인 케이에이치엘 김현석·안정섭·전성훈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김기훈·김효전·문진구·윤재윤·이민현·이병한·이준석·조용준·정혜성 변호사)이 유 회장을 상대로 낸 460억 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2020다246821)에서 원고 일부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 회장이 선 전 회장에게 약정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다만 "공제될 급여 증액분은 적법절차에 따라 유효하게 지급된 금액에 한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유효하게 지급된 급여가 아니라면 선 전 회장이 이를 부당이득으로 회사에 반환해야 하므로 종국적인 선 전 회장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다. 선 전 회장은 2007년 하이마트 매각을 추진했는데 인수전에 유진그룹 등 7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하이마트는 최종적으로 유진그룹에 매각됐다. 2008년 선 전 회장과 유 회장은 하이마트 인수와 관련한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선 전 회장이 증자에 참여하고 하이마트 대표로 일하는 대가로 유 회장으로부터 400억 원을 받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 금액에서 '현재 수준의 정상적인 급여'는 제외됐다. 그런데 유진그룹이 유 회장을 하이마트 대표로 선임하려 하자 선 전 회장은 반발했고 갈등이 생겼다. 결국 양측 모두 회사에서 손을 떼고 롯데에 하이마트를 매각하는 것으로 사태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선 전 회장은 이 계약서를 근거로 유 회장에게 약속한 약정금 400억 원 등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미 주식 매매계약이 맺어진 이후 인수합병 과정의 편의 제공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을 맺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약정에는 원고와 피고가 당사자로 분명히 기재돼 있고 서명과 간인까지 돼 있다"며 유 회장이 지급해야 할 약정금을 203억 원으로 인정했다.
박수연 기자
2023-07-13
[판결] 공정위 벌점 쌓인 뒤 회사 분할한 한화S&C… 대법원, "흡수합병한 한화시스템이 벌점도 승계"
<사진=연합뉴스> 한화S&C가 회사를 분할하기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과 받은 벌점은 새롭게 사업을 이어받은 한화시스템에 승계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화시스템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제한 및 영업정지 요청 결정 취소소송(2020두47892)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27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공정위는 2019년 8월 벌점이 누적 10점을 넘었다는 이유로 한화시스템의 영업을 정지하고 공공사업 입찰 참가를 제한해달라고 관련 행정기관에 요청했다. 하도급법에 따르면 공정위는 특정 기업이 3년 동안 하도급법 위반으로 받은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공공사업 입찰 참가 제한을, 10점을 초과하면 건설업 영업정지를 관계 기관에 요청한다. 공정위 처분의 근거가 된 것은 옛 한화S&C에 2014년 11월부터 2017년 7월 사이 부과된 총 11.75점의 벌점이었다. 옛 한화S&C는 2017년 10월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분할신설법인 한화S&C로 분사했고 이후 신설법인인 한화S&C는 2018년 8월 한화시스템에 흡수합병됐다. 한화시스템은 공정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2019년 8월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흡수합병한 회사가 과거 회사의 벌점을 승계하는지 여부였다. 2심은 옛 한화S&C가 법 위반행위를 했고 시정조치를 받았다는 사실관계가 한화시스템에 승계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위 결정을 취소했다. 2심은 "하도급법을 위반한 분할전회사와 분할신설회사의 법인격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한화시스템이 하도급법위반행위를 한 사업자인 옛 한화S&C의 법률상 지위를 승계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옛 한화S&C에 부과된 벌점은 분할되는 회사의 공법상 의무 또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에 해당하므로 한화시스템에게 승계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분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공정위)가 분할 신설회사에 대해 후속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회사분할을 통해 기존에 부과받은 벌점 등을 무력화할 여지가 있어 벌점 부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수연 기자
2023-05-21
대법 "금호산업·금호석화, '금호' 상표권 공유해야"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이 '금호' 등 상표권을 놓고 금호건설과 벌인 분쟁에서 공동 소유를 최종적으로 인정받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8일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낸 상표권이전등록 등 청구 소송(2018다22366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호그룹은 2007년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을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금호', '아시아나' 등의 상표권을 공동명의로 등록했다. 하지만 금호그룹은 2009년~2010년 이른바 '형제의 난'으로 나눠지며 금호산업은 박삼구 전 회장,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측으로 계열 분리됐다. 이후 금호산업은 2013년 9월 금호석유화학과 그 계열사를 상대로 상표권 지분을 반환하고 미지급 상표 사용료 등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금호석유화학은 "상표권은 공유하는 것"이라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 상표권을 공유하도록 했기 때문에 금호산업의 청구는 기각돼야 한다는 취지로 맞섰다. 1, 2심은 "금호산업이 상표의 권리자라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문서도 작성된 바 없다"며 금호석유화학 승소로 판단했다. 또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과 계열사 2곳을 상대로 청구한 260억 원 상당의 미지급 상표 사용료도 기각됐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용경 기자
2023-05-19
[판결] 이호진 전 태광 회장, '주식처분명령 불복' 소송 승소 확정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려저축은행 주식을 처분하라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따라 이 전 회장은 고려저축은행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 전 회장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및 주식처분명령 취소청구의 소(2022두69131)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3월 30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이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2019년 6월 징역형과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이 전 회장은 2019년 말 기준 고려저축은행의 지분을 30.5% 보유한 대주주였는데, 금융위는 이 전 회장의 형사처벌 전력을 문제 삼아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회장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는 이 회장에게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을 충족하라는 명령했지만, 이후 이 전 회장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려저축은행 45만7233주를 처분하도록 하는 주식처분 명령을 내렸다. 1심은 "규정 시행 전 행위로 처벌된 부분까지 제재 대상으로 삼는 결과가 된다"면서 이 전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금융위의 명령을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결에 불복한 금융위의 항소를 기각했다. 금융위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박수연 기자
2023-05-08
(단독)[판결] 대표이사가 사기로 투자받은 약정에 대한 수익금 “회사에 배상해야”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정제유 수입 사업으로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불법 행위(사기)를 통해 회사 명의로 투자를 받았다면, 투자약정에 의한 수익금을 부담하고 있는 회사에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4일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취소하고 "B 씨는 A 사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 승소판결했다(2022나2012433). A 사는 석유정제연료 도·소매업 등을 하는 곳으로 B 씨는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 중순까지 A 사의 감사로, 2015년 7월 중순부터 2018년 3월까지 대표이사로 각각 재직하면서 A 사를 운영했다. B 씨는 2014년 7월경부터 "A 사가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폐유를 정제한 연료유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폐유를 원료로 하므로 원료비용이 적게 들고 친환경적이며 세금도 거의 없어 정제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팔 때마다 높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매달 2회에 걸쳐 정제유를 수입하는데 그중 1회 수입으로 발생한 이윤으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서 A 사 명의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B 씨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전국 10여 개 지점을 설치했고, 기존에 투자금을 지급한 일부 선행 투자자들에게 지점장을 맡겨 그 지점을 운영하도록 했다. B 씨는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5년 8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지점장들을 통해 투자설명을 하거나 투자설명회를 통해 A 사 본사를 방문하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사업에 관해 설명한 뒤 투자자들로부터 법인계좌로 합계 620억여 원의 투자금을 지급받았다. A 사의 법인계좌 입출금업무를 담당하는 경리책임자 C 씨는 2016년 3월 B 씨에게 가지급금 99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작성하고, B 씨의 결재를 받은 후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이후 2017년 4월까지 B 씨에게 285억여 원 상당을 가지급금으로 지급하는 일계표를 작성한 뒤 법인계좌에서 해당 금액을 인출했다. 그러던 중 B 씨는 투자유치행위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고, 징역 9년형을 확정받았다. 이에 A 사는 "다른 결재권자의 승인 없이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일계표를 임의로 작성하고, 가지급금을 인출해 B 씨에게 가도록 하는 등 횡령했다. 따라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50억 원을 지급하라"면서 B 씨와 C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 씨가 투자자들로부터 A 사 명의로 투자를 받으면서 매달 투자금에 대한 10~15% 비율의 수당 내지 수익금을 지급하고 투자기간 만료 시 투자원금 전액을 상환하기로 약정해, A 사는 투자자들에게 해당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대표이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투자금 상당액을 배상할 채무를 현실적으로 부담하고 있다"며 "실제 투자자들 중 일부가 A 사를 상대로 투자약정에 근거해 투자원금과 이에 대한 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전부 또는 일부 승소판결을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춰보면 B 씨는 A 사의 명의로 불법적인 투자유치행위를 하면서 A 사에게 채무 상당액의 손해를 입게 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형사판결에 의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분이 수익금 등으로 지급됐다고 보이고, A 사의 손해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에 대한 채무 액수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따른 투자금의 규모, 지점장들에게 지급된 수당의 범위 등에 비춰 보면 A 사의 손해액은 적어도 50억 원을 초과해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C 씨에 대해서는 B 씨의 투자유치행위에 가담해 공동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A 사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수현 기자
2023-04-30
[판결] BBQ·bhc, '7년 치킨 전쟁' 종지부… BBQ 배상액 줄인 2심 확정
치킨프랜차이즈 bhc와 제너시스BBQ 그룹의 손해배상 소송전에서 bhc와의 계약해지와 관련해 BBQ에 일부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원심이 최종 확정됐다. 3건의 소송에서 법원은 모두 bhc의 손을 들어줬지만, 재판을 거듭하며 배상액을 줄인 BBQ를 두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평가하는 반응도 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13일 BBQ 측의 상고를 기각하고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2023다201850, 2023다201874).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광만, 김선아·천지성 고법판사)는 bhc가 BBQ를 상대로 낸 상품대금 등·물류용역대금 등 소송 항소심에서 BBQ가 bhc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고 BBQ의 손배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2심은 BBQ에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약 120억 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약 85억 원을 각각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나온 배상액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1심에서의 배상액은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290억6000여만 원, 물류용역계약과 관련해 133억5000여만 원이었다. bhc와 BBQ 간 법적 분쟁은 지난 2013년 BBQ가 bhc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두 회사는 당시 물류용역계약과 상품공급계약을 맺었지만, BBQ가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bhc는 일방적인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2017년과 2018년 각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또다른 소송인 BBQ가 bhc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소송(2022다312173)에서도 bhc의 승소가 확정됐다. 13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BBQ가 bh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앞서 1,2심도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수연 기자
2023-04-19
[판결] "현정은 회장,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배상"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다국적 승강기업체이자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 그룹과의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쉰들러가 현 회장과 한상호 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9다280481)에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 원을 지급하고, 배상액 가운데 190억 원은 한 전 대표와 공동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계열회사 주식을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사는 소속 회사의 입장에서 주식 취득의 목적이나 계약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을 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 회장 등은 계약 체결의 필요성이나 손실 위험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거나, 이를 알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또는 이사로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 소송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현대 측이 파생상품을 계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에 7000억원대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5개 금융사에 우호지분 매입을 대가로 연 5.4~7.5%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파생상품을 계약한 것을 문제삼았다. 파생상품 계약 체결 후 현대상선 주가가 하락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는 거액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부실을 알고 있었는데도 현 회장 개인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파생계약을 맺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현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을 상대로 7000억여 원 규모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대표소송은 주주가 회사를 대표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을 말한다. 1심은 현 회장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에서는 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됐다.
박수연 기자
2023-03-31
[판결](단독) 대법원 이어 파기환송심도 “기업 담합행위에 대표이사 책임 인정”… 준법경영 책임 주목
지난 2021년 11월 기업 담합행위에 대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2017다222368)이 난 이후 해당 사건의 파기환송심도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따라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0일 소수주주 오모씨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상대로 낸 회사에 관한 소송의 파기환송심(2021나2043409)에서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원고의 항소 일부를 인용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앞서 2021년 11월 대법원은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업 성격 및 관련 법령 규정 등에 비춰 가격담합행위의 높은 법적 위험이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지속적·조직적으로 발생한 담합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감독을 게을리했을 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으로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해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돼야 한다"며 "동국제강은 높은 법적 위험이 있는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장 회장이 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담합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인 장 회장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 즉시 시정 조치를 할 수 없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집행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이용해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제조·가공업체인 유니온스틸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냉연강판과 아연도강판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3차례에 걸쳐 319억여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동국제강 계열사였던 유니온스틸은 2015년 1월 동국제강에 흡수합병돼 해산됐다. 2014년 4월 유니온스틸 주식을 취득했던 오씨는 흡수합병으로 동국제강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오씨는 2014년 11월 유니온스틸 감사위원들에게 '유니온스틸의 담합행위가 있었던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재임했던 이사들 중 장 회장 등에 대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것을 요청한다'는 청구서를 발송했지만, 유니온스틸이 거부하자 2014년 12월 "장 회장 등은 회사에 31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장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2011년 3월 유니온스틸 대표도 지냈다. 1심은 "장 회장 등이 담합행위에 관여했거나 위법행위임을 알면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후 오씨는 피고 범위를 좁혀 장 회장만을 상대로 항소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2심은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거나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니온스틸이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이용한 회사 운영의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부통제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과 같이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지만, 담합행위에 대한 장 회장의 감시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대법원은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해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러한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임원들의 행위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대표이사로서의 감시의무를 지속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사내·외 등기 이사들도 준법감시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게을리하면 주주들에게 배상책임을 진다는 판결도 확정했다(2021다279347). 안성포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대표이사 등에 대한 소극적인 감시의무가 아닌 적극적인 감시의무의 필요성을 강조한 판결"이라며 "이전엔 내부통제 시스템만 갖춰도 감시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봤는데, 앞으로는 준법감시인이나 사외이사, 대표이사 등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감시의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근(48·사법연수원 33기) 한국사내변호사회 ESG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 책임자라는 취지를 다시 확인한 판결"이라며 "감시의무를 다하려면 기업의 의사결정구조를 바꿔야 해서 이번 판결로 인해 단 번에 바뀔 순 없겠지만,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이번 판결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13
[판결] 닷새 간 정전으로 180억 원 손해 본 기아차… 법원 “송전선로 시공사 과실”
닷새 간 정전이 발생해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은 기아자동차가 생산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로를 시공한 LS전선으로부터 73억 원이 넘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법원은 LS전선의 송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시공 상의 과실로 기아차 생산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정재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3일 기아차가 LS전선과 엠파워, 대한전선(소송대리인 정수근 법무법인 선백 변호사)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41891)에서 "LS전선은 기아차에 72억84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엠파워, 대한전선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기아차는 2018년 9월 20일부터 약 닷새 간 화성공장에 정전이 발생해 차량 생산라인 6개의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이 사고로 기아차는 약 182억여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앞서 기아차는 신평택복합화력발전소의 건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송전선로 이설에 협조한 바 있다. 기아차는 정전이 발생한 원인으로 지중송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하자 및 과실이 있었다고 보고, 송전선로 시공사인 LS전선과 엠파워, 자재공급 업체 대한전선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기아차는 "사고는 송전선로를 통해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대한전선이 공급한 자재로 제작된 EBA(기중종단접속함) 내부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제조물책임법 및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EBA는 지중송전선로(땅 속 송전선로)와 가공송전선로(전신주 등 공중 설치 송전선로)를 연결해 전력이 전달되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재판부는 전기안전연구원과 감정인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LS전선에 송전선로 내 EBA 시공 과정에서의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며 "LS 전선은 기아차가 입은 정전 사고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선 "EBA는 대한전선이 제작한 제품을 공급 받아 LS전선이 한국전력과의 계약에 따라 현장에서 설치·시공한 것이어서 제조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LS전선과 엠파워에 제조물 책임법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한전선에 대해서도 "기아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번 사고가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제조물 책임법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전 사고에 따른 기아차의 손해액을 182억여 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초고압 지중선로는 건설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절연파괴 고장 등에 대비해 유지보수를 위한 점검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아차는 송전선로를 한국전력으로부터 인계받은 후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6년 간 유지보수를 위한 부분방전 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기아차의 관리 소홀로 인한 책임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하고, LS전선이 공사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이용경 기자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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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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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文 정부서 납부 대상 확대된 종부세 '합헌'"
판결기사
2024-05-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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