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파산선고 후 발생한 국세징수법의 예에 따른 각종 부담금 등에 대해서도 재단채권에 포함시켜 파산채권보다 우선변제토록 한 파산법 38조2호중 관련 규정은 위헌소지가 있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남부지원 민사10단독 李俊明판사는 지난 2월 파산자 동아건설산업(주)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파산선고후에 발생한 산업재해보상보험료 등의 연체료 4억8천여만원은 재단채권으로 볼 수 없다”며 낸 후순위파산채권확인 신청사건(2002가단19234)에서 동아건설 측의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법 제38조제2호에 대해 위헌제청(2002카기1120)한 것으로 4일 밝혀졌다.
파산법 제38조는 재단채권의 종류를 나열하며 제2호에 “국세징수법 또는 국세징수의 예에 의해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재단채권에 포함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중인 통합도산법에도 이 규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에따라 여러 법령에 흩어져 있는 국세징수의 예에 징수할 수 있는 부담금중 파산선고후의 부담금까지 이 조항에 따라 모두 재단채권에 포함되게 돼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생긴 지연손해금도 국세징수의 예에 의해 징수할 수 있으면 재단채권으로 볼 여지가 있게 된다”며 “파산선고 후의 불이행으로 생긴 지연손해금에 해당돼 일반 파산채권보다도 후순위로 변제되어야할 성격의 연체료 채권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재단채권으로 원용규정한 것은 재단채권의 취지를 몰각시키고 헌법상의 평등권과 재산권보장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동아건설 측은 재작년 5월 파산선고를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에 납부해야할 산업재해보상보험료 · 임금채권부담금 · 고용보험료 등을 내지 못해 4억8천6백여만원의 연체료 채무를 안게 됐다.
그러자 근로복지공단이 파산법 제38조제2호의 ‘국세징수의 예에 의해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에 해당한다며 재단채권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했고, 동아건설 측은 이 연체료가 파산법 제37조제2호의 ‘파산선고후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액 및 위약금’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었다. 홍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