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동조합 전임자라도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복종의무, 직장이탈금지의무가 면제되지 않으므로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 징계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노동조합의 전임자가 됨으로써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더라도 공무원으로서의 의무까지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을 주도하고 철도청장의 복귀명령에 불응했다 파면당한 전 철도청 노조간부 이모(49)씨 등 2명이 건설교통부장관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등 취소소송 상고심(2006두12791)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9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은 누구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제57조의 복종의무, 제58조의 직장이탈금지의무가 있으므로, 노동조합 전임자가 되어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된다고 하여 이러한 의무까지 면제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노조 전임자가 목적과 절차상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파업을 주동하고, 파업에 참가하며, 다른 조합원의 파업 참가를 선동한 행위는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을 벗어난 것이어서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와 직장이탈 금지의무에 위반되고, 직장 복귀명령에도 불구하고 복귀시한까지 노조사무실 등 지정된 장소에 복귀하지 아니한 것은 복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들은 국가공무원법상의 의무 등을 위반했고 파업으로 인해 국민의 불편 및 막대한 국가경제의 손실을 초래하고 철도청의 공신력을 크게 실추시켰다”면서 “원고들은 철도노조의 중앙집행위원으로서 소속 지부장과 조합원들의 파업을 선동하고 파업에 적극적,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파면과 해임 등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철도노조 중앙집행위원인 김씨 등은 지난 2003년 6월께 정부와 철도청이 추진한 철도개혁안에 반대하며 서울역 지부장 및 직원들과 함께 파업을 실시했다. 이들은 철도청장의 정상업무 복귀요청을 거부하고 수차례 총파업을 실시하는 등 업무를 방해하다 철도청장으로부터 국가공무원법위반을 이유로 파면당했다.
김씨와 이씨는 철도청장을 상대로 파면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 재판부는 “전임노조위원장으로서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파업을 주도하고 정상업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