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기업 최말단 조직인 팀에 속한 직급상 과장도 뇌물수수죄가 성립하는 간부직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업체로부터 사업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해외관광 및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인천도시개발공사 직원 유모(46)씨 등에 대한 상고심(☞2009도14660)에서 일부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방공기업법과 시행령에서 '과장 또는 팀장 이상의 직원'이라 함은 직급을 기준으로 해 과장 또는 팀장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의 직원을 말하는 것으로 현실적으로 과장이나 팀장의 직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는 문제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인천개발도시공사 정관의 인사규정은 4급 직원의 지위를 과장으로 정하고 있고 피고인들은 2005년 주택사업처 과장 등으로 승진임용됐다"며 "공사의 직제상 최말단 조직은 '팀'이고 '과'는 존재하지 않지만 과장은 팀장 아래의 관리자로서 팀에 소속돼 과장으로서의 담당업무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과장은 공사정관의 위임을 받은 인사규정에 따라 4급 직원들로 임용되는 직위로서 당연히 존재하고 피고인들이 공사 4급 직원으로서 과장의 직위를 가지고 근무하고 있었던 이상 피고인들은 지방공기업법시행령에서 규정한 간부직원에 해당, 뇌물수수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설사 공사의 직제상 '과'라는 조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뇌물수수죄의 성립에 장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씨 등은 인천도시개발공사 주택사업처와 기술지원팀 등의 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공사와 관련된 납품업체 직원으로부터 자사의 제품이 납품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해외골프접대 등 총 4,000여만원을 교부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비춰 단순히 피고인들이 '4급'에 해당하는 관계로 인사기록카드에 '과장'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만으로 피고인들을 지방공기업법에 규정된 '과장'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2심에서는 유씨가 3급 부장으로 승진한 뒤에 뇌물을 받은 부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5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