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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주된 징계 사유 '불륜'이면 퇴직급여 제한은 부당
교사가 학부모 등으로부터 식사대접과 선물을 받았더라도 총 액수가 37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면 해임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으므로 퇴직급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8월 10만원 이상 금품 수수 교사를 곧바로 해임·파면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한데 이어 지난 16일 교직원의 촌지 수수 사실을 신고하면 최고 1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공익신고 보상금제'를 도입하는 등 교육계 비리 근절을 위한 조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판결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3월 같은 학교 여교사와 불륜 관계를 맺고, 학부모와 직원들로부터 선물과 식사 대접 등 향응을 수수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해임 조치로 교단을 떠난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퇴직연금과 명예퇴직수당을 청구했다. 그러자 공무연금공단은 전체 금액에서 4분의 1을 깎아 지급하겠다고 했다. A씨가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퇴직급여 지급 제한사유인 '금품 및 향응수수로 징계 해임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 부장판사)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급여 등 제한처분 취소소송(2014구합70259)에서 19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주된 징계사유는 불륜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이고 이를 제외한 금품 및 향응수수만으로는 징계 해임할 정도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A씨가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퇴직급여 등의 지급제한사유인 '금품 및 향응수수로 징계해임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학부모와 직원으로부터 받은 금품 및 향응이 총 37만원 상당으로 비교적 소액인 점을 감안할 때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37만원을 적은 액수로 볼 수도 있겠지만 교육청이 강력한 촌지 근절 대책을 내놓는 최근 분위기 등에 비춰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말했다.
퇴직급여제한
공무원연금법
금품및향응
품위유지의무위반
교육계비리근절
장혜진 기자
2015-03-30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행정사건
[판결] 낮술 먹고 상사 폭행 검찰직원 "강등 정당"
점심시간에 낮술을 마시고 사무실로 복귀해 간부와 말다툼을 하다 주먹으로 간부 얼굴을 때린 검찰 직원에게 검찰이 강등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지청 집행과에서 근무하던 검찰 주사 A(53)씨는 2013년 5월 직장 후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동료 4명과 검찰청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들은 낮 12시부터 북어찜을 안주 삼아 소주 3병과 맥주 5병을 나눠 마시고 오후 2시20분께 사무실로 복귀했다. A씨는 사무실 앞 복도에서 집행과장인 B(48)씨와 마주쳤다. B씨는 A씨를 보자 집행과 창고에 A씨가 개인적으로 놓고 쓰던 안락의자를 치우라고 지시했다. B씨는 평소 창고의 안락의자에서 쉬곤 하던 A씨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참이었다. 술에 취한 A씨도 자신을 못마땅해 하는 B씨에게 불만이 적지 않았다. 말다툼은 점점 거세졌고 급기야 주먹이 날았다. A씨는 상사인 B씨의 턱을 한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후 상해죄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도 받았다. 검찰총장은 같은해 6월 A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의 성실의무와 직장 이탈 금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해임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안전행정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해임 처분은 지나치므로 주사보로 강등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강등은 해임 바로 아래 단계의 중징계다. 검찰공무원의 범죄 및 비위 처리지침에 따르면 검찰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주의, 경고,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임, 파면 등이 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20년간 검찰에서 성실하게 근무해왔고 법무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며 "B씨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때렸던 것이고 B씨도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데 강등처분은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이종석 부장판사)는 22일 A씨가 서울고검장을 상대로 낸 강등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4누56651)에서 "강등처분은 정당하다"며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상관인 B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는데 이는 검찰조직의 위계질서를 크게 손상시킨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검찰 공무원은 직무 특성상 다른 공무원보다 높은 도덕성과 성실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원고가 주장하는 모든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강등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난 지나친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낮술상사폭행
상사폭행검찰직원
강등처분
국가공무원법
검찰공무원의범죄및비위처리지침
검찰공무원
장혜진 기자
2015-01-29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지방근무보다 수도권 근무자에 더 많은 연봉 지급
회사가 지방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보다 수도권 지역 근로자에게 더 많은 연봉을 지급했더라도, 서울 지역의 동종 업체들과의 신입사원 유치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조치라면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11부(재판장 조미연 부장판사)는 최근 아주저축은행 충주·청주지점에서 근무한 김모씨 등 6명이 "서울 근무자들에 비해 연봉을 15~30% 적게 받았다"며 저축은행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4가합133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서울 소재 다른 저축은행의 신입사원 연봉이 약 3200만원인 데 비해 피고회사 연봉은 약 2100만원에 불과하다"며 "회사가 유능한 신규인력 확보를 위해 다른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임금을 책정할 필요가 있었던 점, 지방 근무자들에게도 서울 지역으로 전근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을 볼 때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자신들의 처우가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처우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지만, 근로기준법상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지방 근무가 변경할 수 없거나 계속적·고정적 성격을 가지는 지위라고 볼 수 없어 균등처우 원칙에 어긋나는 차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주저축은행은 2010년 6월부터 서울과 수원 등 수도권 지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다른 지역 근로자들보다 30% 더 많은 임금을 지급했다. 이후 은행은 2012년 11월부터 지방 근무자들에게 연봉 15% 인상했다. 아주은행에서 퇴직한 김씨 등 6명은 "서울 지역 근로자들에게만 일률적으로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균등처우 원칙 등에 어긋난다"며 소를 냈다.
아주저축은행
연봉차별
지역차등연봉
균등처우원칙
근로기준법
사회적신분
지방근로자차별
이장호
2014-12-23
국가배상
노동·근로
행정사건
불법체류 외국인 채용 의심 업소 주인 부재중 불시 조사
'100만원 지급' 원심 취소 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들이 주인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이 일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업소를 조사할 때, 외국인 종업원으로 의심되는 자가 조사행위에 이의제기하지 않았다면 사전 동의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출입국관리법은 사업장 등에 들어가 외국인들을 상대로 조사하기 위해서는 주거권자 또는 관리자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9년부터 아들 부부와 함께 김해에서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5)씨는 체류 자격이 있는 베트남인 여성 한 명을 종업원으로 고용했다. 그런데 누군가가 2012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남성 불법체류자가 이씨 식당에서 일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에 법무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공무원들이 이씨 식당에 갔는데 외국인 2명만 앉아있었다. 외국인들은 "식당 종업원이나 관계자가 아니고, 주인 연락처도 모른다"고 했다. 공무원들은 식당 내부와 화장실 등도 확인했다. 그 후 이씨는 "공무원들이 동의 없이 무단으로 식당에 진입해 단속했다"며 2500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의 동의를 받았다고 볼 수도 없고, 식당 내 외국인들이 종업원인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히 답변하지 않았다고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창원지법 민사2부(재판장 명재권 부장판사)는 항소심(2013나31919)에서 원심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들이 외국인들이 종업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다른 관리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방 등 내부를 둘러본 것은 조사를 시작하기 전 식당 관리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설령 공무원들이 조사행위를 했더라도 식당 종업원인 외국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했던 당시 식당에 있던 외국인이 조사행위에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등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의 식당에 주인이나 종업원이 아무도 없는 식당에 외국인 2명이 앉아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씨가 애초 공무원들이 무단 진입해 베트남인 종업원과 식사 중이던 손님들을 상대로 조사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진술을 바꿔 종업원도 사건 당시 부재중이었다고 주장하는 등 모순이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체류외국인채용
부재중조사
이의제기
사전동의
묵시적동의
이장호
2014-10-0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근무 중 술 마셨어도 사고와 직접적 관련 없다면
공무원이 업무 중 음주 상태에서 사고로 사망했더라도 음주와 사고 원인 간에 인과관계가 없으면 중과실을 적용해 유족보상금을 감액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승택 부장판사)는 최근 화재 사고로 남편을 잃은 박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중과실처분 취소소송(2014구합5610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전북 완주군청 산림공원과 공무원이던 강모씨는 2013년 9월 고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숙직실에서 잠을 자다 바로 옆 세탁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질식해 사망했다. 부인 박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고 당시 강씨의 혈중 알콜 농도가 0.159%로 근무 중 음주라는 중과실이 강씨의 사망에 경합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보상금을 2분의 1로 감액 결정했고, 박씨는 불복해 소를 제기했다. 공무원연금법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가 중대한 과실에 의해 질병,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하는 경우 등에는 유족보상금을 2분의 1로 감액하도록 하고 있다. 또 시행규칙은 보상금을 감액할 수 있는 사유로 '음주 또는 안전수칙의 현저한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행규칙에서 규정한 '음주 또는 안전수칙의 현저한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사고 발생 당시의 음주 또는 안전수칙의 현저한 위반으로는 부족하고, 그 위반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 된 경우를 의미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대한 과실'은 공무원연금법의 취지나 목적 등에 비춰봤을 때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당시 화재는 화기 관리 부주의 등이 원인이 아니라 세탁실 밑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기 부분의 발열로 인한 것이어서 고인의 음주와 화재 원인 사이에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며 "고인의 혈중 알콜 농도가 다소 높게 검출되긴 했어도 평소 주량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음주측정치만으로 고인의 판단능력을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므로 고인이 과도한 음주로 인해 화재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업무중음주
사망
인과관계
유족보상금감액
공무원연금법
장혜진 기자
2014-08-12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사고 후 오랜시간 지났어도 인과관계 있다면
매몰 사고를 당한 지 4년이 지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도 사고와 연관성이 있다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9단독 노유경 판사는 최근 이모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추가상병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3구단11560)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씨는 2008년 12월 평택 안성천 공사장에서 일하던 중 토사가 붕괴돼 매몰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씨는 이 사고로 고관절염 등을 업무상재해로 인정받았다. 이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4년 후인 지난해 1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인지기능장애, 우울에 대해서도 추가로 업무상재해를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노 판사는 "사고 후 4년이 지나 받은 진단이라 해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외상 경험 후 길게는 30년이 지나 발병할 수도 있으며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사고 내용과 이씨가 호소하는 증세가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인 점을 봤을 때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판사는 "감정의에 따르면 이 사건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외상의 심각도인데, 이씨는 당시 공사장에 10~30분간 흙에 파묻혔고 동료 근로자 2명이 즉사하는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외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매몰사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업무상재해
상당인과관계
추가상병
장혜진 기자
2014-08-11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통상임금 판결 경향] '수당', 통상임금 인정 폭 넓어져
대법원이 지난해 12월 "근로자들에게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한(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한 이후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가 가장 문제가 되는 수당은 '휴가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신문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인 올해 상반기 대법원과 전국 법원이 선고한 주요 판결 29건을 분석한 결과, 상여금을 제외한 수당의 경우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폭이 상당히 넓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하단 관련기사> 교통비와 식비, 휴가비, 직책수당, 근속수당, 현금취급수당, 가족수당, 보험수당, 만근수당 등 각종 명목의 수당들은 명칭에 상관없이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인 '소정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됐다'는 증거만 있으면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됐다. 반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결혼이나 자녀 여부 등 근로자가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지급 받는 경우에는 휴가비 등 동일한 명칭의 수당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처럼 수당의 통상임금성을 배제하는 사유는 대부분 '지급일 당시 재직 여부'였다. 지급일 당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돼 통상임금의 요건인 '고정성'을 결여했다는 것이다. 대법원·전국법원 선고 주요 판결 29건 분석 교통비·식비·휴가비·직책수당·근속·만근수당 등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 지급 증거만 있으면 인정 지급일 당시 재직여부 등 조건 있으면 해당 안돼 수당을 받는 자격 요건이 지급일에 재직 중인 근로자로 한정된다면, 기왕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도 지급일에 재직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지급일에 재직하기만 하면 기왕에 제공한 근로의 내용을 묻지 않고 모두 지급받기 때문에 이같은 수당은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지급 조건의 성취 여부도 불확실해 '고정성'이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판결에서 '고정성' 요건은 휴가비와 설날·추석 등 명절 귀향비 등에서 특히 문제가 됐다. 부산고법 민사1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는 지난 1월 ㈜대우여객자동차가 1년 이상 근무한 운전기사에게 하계휴가비를 지급한 사건(2012나7816)에서 "실제 휴가를 실시했는지에 따라 지급되는 불규칙한 임금이 아니라 1년 이상 근무하면 당연히 지급됐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수원지법 민사3부(재판장 이성철 부장판사)는 지난 5월 단체급식업체인 현대그린푸드 소속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항소심(2012나12440)에서 "이 회사 휴가비는 지급하는 날 당시 재직하고 있는 근로자에게만 지급됐기 때문에 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일정액을 지급받을 것이 확정된 고정적인 금액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고정성' 요건을 중시해 휴가비 등 각종 수당이 고정성을 갖췄는지를 심리하지 않은 하급심 판결들을 모두 파기환송하고 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 1월 ㈜케이알씨 소속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2012다18281)에서 "회사가 2005년, 2008년 단체협약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매년 하기 휴가 시에 일정액의 휴가비, 설날·추석 귀향비와 선물, 추석에 일정액 상당의 유류티켓을 지급했지만, 단체협약에는 각 해당 지급일에 휴가비 등을 지급한다고만 규정돼 있고, 지급일 전에 퇴사한 근로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회사는 각 해당 지급일 전에 퇴사한 근로자에 대해 휴가비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노사 간에 각 해당 지급일에 재직 중일 것이라는 조건을 휴가비 등을 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으로 부가하는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이뤄졌거나 그러한 관행이 확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만약 그러한 조건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라면 이 사건 휴가비 등은 소정근로의 대가인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 간 명시적·묵시적 합의가 이뤄졌는지 또는 그러한 관행이 확립돼 있는지 살피지 않고 휴가비 등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같은 법리로 항소심 판결을 3건 더 파기했다(2012다116871, 2012다39639, 2011다86287). 하지만 일단 수당은 상여금과 달리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기만 하면 앞서 노사 합의로 해당 수당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했더라도 무효가 되기 때문에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못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진창수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 업무 근로자들이 ㈜건은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3805)에서 근속수당, 격려금, 교통비, 식비, 직책수당 등을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근로자의 통상임금 재산정 요구가 회사에 과도한 재정적인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근로자의 주장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단체협약에서 정한 통상임금의 범위를 신뢰했다고 하더라도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행위로 인해 형성된 신뢰는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신의칙 위반을 주장하지만, 대법원 판결은 '정기상여금'에 관해 신의칙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므로 이 사건에 적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며 "근로자들이 강행법규에 위배된 약정의 무효를 주장한다고 해서 이를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임금
휴가비
정기적
고정적
일률적
대우여객자동차
현대그린푸드
재직여부
케이알씨
노사합의
신의칙항변
인천국제공항
근로기준법
신소영 기자
2014-08-07
노동·근로
형사일반
"특근·잔업 거부, 회사에 실질적 손해 끼쳐야 업무방해"
근로자들이 특근과 잔업을 거부했더라도 회사에 실질적은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 12일 업무방해죄와 노동조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 등 6명에 대한 상고심(2012도2701)에서 유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 단순히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않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해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일부 조합원들의 잔업 및 특근 거부가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했다고 보기 어려워 사용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수 있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최씨 등은 2008년 3월 사측에 노조 인정, 노조 사무실 제공, 대표이사 면담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자 조직적으로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최씨 등은 조합원들에게 2008년 4월 1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도록 지시했다. 최씨 등은 노조원 48명으로 하여금 집단적으로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도록 해 약 14억76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며 2009년 5월 기소됐다. 1·2심은 "김씨 등이 집단적으로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거부하도록 해 사용자의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며 최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6명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특근거부
잔업거부
업무방해죄
실질적손해
노동조합법
신소영 기자
2014-06-17
노동·근로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대형로펌 파트너 변호사, 퇴직금 청구訴 패소
대형로펌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한 변호사가 퇴직금 8억6000만여원을 지급하라며 로펌을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파트너 변호사는 로펌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더라도 사건 수임과 근무시간에 있어 로펌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고 수입도 로펌 수익에서 분배받기 때문에 일반 변호사와 같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는 최근 H변호사가 K대형로펌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201261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1993년 K로펌에 입사해 2000년께 파트너(Partner)로 승진한 H변호사는 2009년 다른 로펌으로 옮긴 뒤 "퇴직금 8억64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그는 소장에서 "K로펌은 로펌 운영에 관한 의사 결정 및 집행을 하는 최고운영기구인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어 등기된 구성원변호사나 운영위원인 변호사만 로펌 운영에 관여하는 사용자로 봐야 하므로 구성원 변호사나 운영위원이 아닌 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는 지분파트너 회의를 통해 로펌 운영에 관여하고 고정급 대신 법인의 수익을 배당기준에 따라 분배받는 '지분파트너(Equity partner)' 변호사와 법인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약정된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받는 '계약파트너' 변호사로 구분된다. K로펌은 '지분파트너 회의'를 통해 신규 지분 파트너의 선출 및 탈퇴, 대표변호사·운영위원·재무위원 선출, 규약의 제·개정, 지분파트너 변호사들간의 이익분배 결정, 조직의 합병 여부 등 법인의 전반적인 운영에 관해 결정해왔다. K로펌은 또 이와 별도로 법인의 운영과 관련한 '운영위원회'를 두고 인사, 마케팅 등 법인의 각종 업무에 관한 의사결정 및 집행을 하고 이를 지분파트너 회의에 보고해왔다. 운영위원 변호사는 지분파트너 회의에서 선출하되 임기는 3년이다. H변호사가 소송을 내자 K로펌은 "H변호사가 운영위원은 아니었지만 지분파트너 변호사로서 로펌 운영에 관여하는 동업자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H변호사는 자신이 수임한 사건을 처리함에 있어 수임경로와 관계없이 운영위원인 변호사나 구성원변호사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 않았고 자신의 판단에 기초해 업무처리를 했으며 업무 진행경과나 종국결과를 운영위원인 변호사나 구성원변호사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수임한 사건에 관해 어쏘 변호사들을 스스로 선정해 그들에게 업무의 일부를 위임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H변호사는 정해진 출근시간이 없었고 퇴근시간은 업무에 따라 유동적이며 출퇴근 시간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출장이나 휴가가 운영위원인 변호사나 구성원변호사에 의해 금지된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H변호사를 포함한 모든 지분파트너 변호사들은 미리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고 매 회계연도 말에 로펌의 수입에서 비용(어쏘 변호사나 직원급여, 관리비용, 세금 등)을 제외한 순수익을 공동합의로 정한 배당기준(법조경력, 특별공로, 수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받았다"면서 "다만, 생활안정을 위해 매달 선급금 형식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받고 회계연도 말에 정산하는 방식을 취해 로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에는 지급받은 선급금을 반환하는 일도 생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형로펌
파트너변호사
퇴직금
지분파트너
계약파트너
근로기준법
기본급
고정급
장혜진 기자
2014-05-15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노조 사무실 전기료, 회사가 안 내도 된다
회사가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을 뿐 사무실 전기요금까지 납부한다고 명시적으로 합의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전기요금을 내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전국철도노조는 1945년 설립된 후 구 철도청으로부터 노조 사무실과 수도, 전기시설을 제공받고 요금은 철도청이 부담했다. 철도청은 2005년 한국철도공사로 전환된 후에도 같은 장소를 노조 사무실로 제공하고 수도와 전기 요금을 납부했다. 노조는 공사와 2006년과 2010년 체결한 단체협약에서 '공사는 노조에 노조활동을 위한 사무실을 제공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2009년 공사가 서울지사에 대한 종합감사 때 노조에 대해 사무실 수도와 전기요금을 징수하지 않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에서 정한 노조에 운영비를 원조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동부도 '사용자가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라 노조 사무실의 운영에 소요되는 수도 및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공사는 노조에 수도와 전기 요금을 납부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노조 사무실에 전기계량기를 별도로 설치했다. 노조와 공사가 서로 전기요금을 내지 않자 결국 2010년 4월 노조 사무실이 단전되기도 했다. 노조는 단전을 해소하기 위해 2009년 12월분부터 2011년 1월분까지 전기요금 1500여만원을 직접 납부했다. 전국철도노조는 2010년 9월 전기요금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확립된 노사 간의 관행에 의해 노조가 사용자의 시설을 이용해 온 경우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노조의 시설이용을 거부하거나 종전의 관행을 파기하는 것은 노조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행위가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무실 제공에는 전기요금까지 납부하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면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공사가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 사무실에 관한 전기요금을 납부하더라도 노조가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은 지난달 27일 이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2011다10953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단체협약에서 정한 '사무실의 제공'의 의미에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적인 시설과 사회통념상 그 안에 일반적으로 비치되는 책상, 의자, 전기시설 등 부대시설의 제공을 넘어 운영비 성격을 지닌 전기요금의 지급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며 "전기요금 지원 관행이 공사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됐다거나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범의식에 의해 지지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단체협약
관행
부당노동행위
전기료
운영비
신소영 기자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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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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