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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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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기관장 결재없이 문서작성 후 직인보관 직원 속여 날인받았다면
기관장의 결재 없이 문서를 작성한 다음 기관장 직인을 보관하고 있는 직원을 속여 날인을 받았다면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13912). 이씨는 2007년부터 강원도 강릉시 공군 모 전투비행단 체력단련장의 관리사장으로 일하면서 체력단련장 관리와 운영 업무를 총괄했다. 이씨는 2012년 5월 부대 내 골프장 전동카드 설치 업체를 A사로 정하면서 부대 복지관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원래 시설투자비 계획과 달리 A사가 요구하는 대로 1억1900만원을 추가해 총 11억 2700만원으로 수정하는 문서를 출력했다. 그리고는 부대장인 전투비행단장의 결재도 받지 않고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부대장 직인 담당자를 찾아가 이 문서에 전투비행단장 명의의 직인을 날인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작성권자의 직인 등을 보관하는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작성권자의 결재가 있는 때에 한해 보관 중인 직인 등을 날인할 수 있을 뿐"이라며 "이러한 경우 다른 공무원 등이 작성권자의 결재를 받지 않고 직인 등을 보관하는 담당자를 기망해 작성권자의 직인을 날인하도록 해 공문서를 완성한 때에도 공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작성권자인 전투비행단장의 결재를 받지 않고 이를 모르는 직인 담당자로부터 단장의 직인을 날인받아 문서를 완성한 행위는 형법 제225조에서 정한 공문서위조죄에 해당하고, 이러한 문서를 행사한 행위는 형법 제229조에서 정한 위조공문서행사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1심은 이씨의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단장 명의 직인 담당자로부터 직인을 날인받은 것도 작성권한 있는 자의 결재를 받은 것"이라며 공문서 위조와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 업무상 배임죄만 인정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업무상 배임
공문서 위조
신지민 기자
2017-06-01
노동·근로
[판결] '민중총궐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징역 3년 확정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균(55·구속기소)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2016노2071)을 31일 확정했다(2016도21077).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집시법은 국회의사당 인근 옥외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개최된 옥외집회·시위에 대해 곧바로 해산을 명할 수 있어 이에 불응한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의 경찰관 A씨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업무상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사실만 인정될뿐 별다른 치료 없이 그대로 복귀해 정상 생활을 영위했다는 점을 볼 때 상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에 대해서도 "건설노조 조합원 등이 경찰버스에 밧줄을 묶어 잡아당긴 시간과 한 위원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점에 차이가 있다"며 "건설노조 조합원이 밧줄을 당겨 차벽트럭이 손상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 위원장은 2015년 11월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옥외집회·시위가 금지된 국회의사당 인근 등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노총 회원 등 수만 명이 모였던 당시 집회에서 140여명이 다치고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범국민 추모행동'을 비롯해 2012년부터 2015년 9월까지 크고 작은 집회 12건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등)도 받았다. 1심은 "한 위원장이 불법행위를 지도하고 선동해 큰 책임이 인정된다"며 징역 5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경찰의 일부 조치가 시위대를 자극했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사회 각계 인사들의 탄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민주노총 첫 직선제 위원장인 한 위원장의 실형이 확정되자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촛불 민주주의 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사법부의 판결기준은 청산해야 할 과거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 선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정권이 민중총궐기 등 각종 집회에서 사용한 차벽과 물대포 자체가 위헌이자 불법적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샤란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은 전날인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64·사법연수원 12기) 대통령을 만나 한 위원장의 석방을 공식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로우 총장은 같은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한국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 석방과 최저임금 인상,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87호와 98호 비준 등도 요구했다. ILO 협약 87호(결사의 자유와 단결권에 관한 협약)와 98호(단결권과 단체교섭권에 관한 협약)는 교사·공무원·해직자 등 군인·경찰을 제외한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다.
시위
집회
민주노동조합
강한 기자
2017-05-31
노동·근로
[판결] 대법원 "이석채 전 KT 회장, 비자금 불법 사용 단정할 수 없어"
대법원 형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30일 회삿돈 11억원을 빼돌려 개인 비자금으로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으로 기소된 이석채(72) 전 KT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2016도9027). 대법원은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비자금 중 일부가 개인적 용도가 아닌 회사를 위해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횡령액을 다시 산정하라고 했다. 배임 혐의는 원심 판결대로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액과 사용내역 등을 고려하면 비자금 중 상당 부분을 회사를 위해 지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을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회장이 비자금 사용의 구체적 내역과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해서 개인 경조사비나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비자금 중 개인적으로 사용한 부분을 따로 구분하기 어려운 이상, 이 전 회장이 불법영득의사를 갖고 취득한 재물의 규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5억원 이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특정경제범죄법은 횡령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1월~2013년 9월 비등기임원들에게 지급되는 '역할급' 수당 27억5000만원 중 11억6000여만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을 조성해 경조사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KT가 이 전 회장의 친척과 공동 설립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등 3개 벤처업체의 주식을 의도적으로 비싸게 사들이게 해 회사에 103억5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1심은 "비서실 운영자금이나 회사에 필요한 경조사비, 격려비용 등에 쓴 만큼 개인적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회사 경영에는 위험이 내재해 있기 때문에 개인적 이익을 취득할 의도없이 신중하게 결정했어도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까지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개인 자금과 유사하게 비자금을 함부로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배임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비자금
횡령
KT
신지민 기자
2017-05-30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3년간 휴가도 없이 일하다 사망… 법원행정처 간부 유족에 보상금 지급"
3년 가까이 연가휴가를 한번도 사용하지 못한채 일에 시달리다 숨진 법원행정처 공무원의 유족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재무담당관이었던 A씨의 아내 B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6구합60799)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2010년 3.5일, 2011년 3일, 2012년 6.5일의 연가를 사용했으나, 법원행정처 재무담당관으로 부임한 이후 단 하루도 연가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평소 오후 9시 이후에 퇴근했고 종종 주말에도 출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업무량이 매우 과중한 상태에서 수시로 대법원장 등을 직접 찾아가 보고를 했어야 했고, 퇴근 이후에도 자신을 찾는 전화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했다"며 "A씨가 재무담당관실 소속 직원들에게 업무를 맡긴 채 단순히 서류에 결재를 하는 정도의 업무만을 수행했다고 보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업무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1월부터 법원행정처 재무담당관으로 근무한 A씨는 2015년 9월 행정처 동료들과 등산을 하다 쓰러져 사망했다.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유족은 "재무담당관 부임 이후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고혈압이 악화돼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이라며 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공단은 "A씨가 상당 기간 동맥경화가 진행된 상태에서 등산으로 인해 심장에 무리가 와 급성 심근경색이 온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업무는 단순한 결재만이었으므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 볼 수 없다"고 거부했다.
공무상 재해
유족보상금
업무상 스트레스
이장호 기자
2017-05-29
노동·근로
[판결] "파업참가 이유 일괄 직위해제는 위법"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일괄 직위해제를 당한 철도노조 조합원들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 코레일 측이 직원들의 파업 참가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직위해제 명령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남용했다는 취지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코레일은 대규모 손해배상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대전고법 민사12부(재판장 이동근 부장판사)는 철도노조원 A씨 등 134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나15366)에서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깨고 "코레일은 원고 1인당 3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코레일이 주장하는 '파업 후 갑작스런 업무복귀로 발생할 수 있는 업무상 혼란과 장애'는 파업종료 후 업무복귀 시점에서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상태를 고려해 판단해야지, 파업개시 시점에서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2013년 진행된 '수서발 KTX 법인설립 저지'를 위한 철도파업이 종전보다 길게 진행됐고, 그 규모도 컸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레일이 파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파업 참가자 전부를 직위해제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며 "코레일은 A씨 등에게 위법한 직위해제 처분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파업때마다 참가자들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코레일은 2006년과 2009년 파업 때도 각각 2574명,980명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역대 최장기간 철도파업(23일)으로 기록된 2013년 '수서발 KTX 법인설립 반대 파업'에서는 참가자 8663명이 무더기로 직위해제 됐다. 직위해제 처분을 당한 A씨 등 134명은 2015년 5월 "위법한 직위해제 처분으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1인당 150만원씩 배상하라"며 소송(2015가합102792)을 냈다. 하지만 1심은 "코레일의 직위해제 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었다.
코레일
노조
철도
파업
2017-05-2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노조 동의 없는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 첫 판결
차등지급 성과연봉제가 일부 저성과 근로자에게만 불리하더라도 과반수 이상의 노조원 동의가 없었다면 이같은 성과연봉제도 도입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무효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노조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18일 A씨 등 10명(소송대리인 김기덕 변호사)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상대로 낸 취업규칙무효확인소송(2016가합566509)에서 "HUG가 2016년 5월 17일 개정한 연봉제규정과 연봉제규정시행세칙, 시간외근무수당지급세칙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개정으로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총액이 기존 급여 체계에 비해 증가했다 하더라도 근로자 개인에 따라 유·불리의 결과가 달라진다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변경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과연봉제 확대로 하위평가를 받게 되는 일부 근로자들이 입게 되는 임금·퇴직금 등의 불이익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연봉제규정 등의 개정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함에도 HUG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적법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경영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기관 개혁의 일환으로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HUG가 조합원 90%의 명백한 반대 의사표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할 정도로 그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HUG는 지난해 5월 성과연봉제 도입에 관한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성과연봉제 적용대상과 임금 가운데 성과연봉의 비중을 확대하는 내용의 취업규칙을 개정했다. 이에 A씨 등은 같은해 11월 "HUG가 노조의 동의없이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연봉제규정 등을 개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무효"라며 "HUG는 A씨 등에게 각 100만원씩 위자료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A씨 등을 대리한 김기덕(53·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봉제가 일부 저성과 근로자에게만 불이익하더라도 노조원 과반수 이상이 그 도입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무효라고 판단한 최초의 법원 판결"이라고 말했다.
노조
근로기준법
성과연봉제
이순규 기자
2017-05-18
노동·근로
법률구조공단, '빈손 퇴직' 근로자 눈물 닦아 주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이헌)이 봉제공장에서 할당된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받는 도급제 노동자도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받아내 해당 근로자의 퇴직금을 되찾아 줬다. 전주에 사는 배모씨는 1997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김모씨의 봉제공장에서 일했다. 배씨는 2006년 7월까지는 월급을 받으며 일 하다 같은 해 8월부터는 배넷저고리 만드는 일을 하게 되면서 작업량에 따라 도급제 형식으로 임금을 받으며 일했다. 배씨는 2014년 4월 퇴사하면서 김씨에게 퇴직금 2500여만원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김씨는 거부했다. 김씨는 사전 합의에 따라 배씨에게 2006년 7월까지 매달 약 2만원짜리 적금을 가입해 줬고 매달 말에는 월급 이외에 추가로 6만원 가량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월급을 줬을 때는 퇴직금을 사전지급했고, 도급제로 바꾼 후에는 배씨가 근로자가 아닌 수급인이라 퇴직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김씨의 주장대로 근로자의 지위가 2006년 8월에 단절됐다면 그 이후의 퇴직금은 물론 이전 퇴직금 또한 소멸시효완성으로 지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오랜 기간 열심히 일했지만 퇴직금을 한푼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배씨는 크게 낙심했다. 배씨의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법률구조공단 박성진(30·변호사시험 5회) 공익법무관은 소송구조에 나섰다. 배씨가 2014년 4월 1일까지 계속 근무해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는 점과 도급계약이더라도 근로자의 지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전주지방법원에 퇴직금 지급 청구소송(2015가단16783)을 냈고 결국 승소했다. 전주지법은 김씨에게 퇴직금 2500만원과 2014년 4월 15일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가 배씨에게 월급 이외에 추가로 지급한 금액은 퇴직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2009다99396)을 근거로 배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배씨가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정한다거나 작업내용을 결정할 수 없었고 상대방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사실 △작업을 위한 도구를 상대방이 제공한 사실 △배씨가 다른 작업장의 일을 하청받을 수 없었던 사실 △도급제 시행 후에도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었고 그에 관한 보험료가 급여에서 공제된 사실 등을 근거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공단 관계자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앞두고 의미있는 소송구조"라며 "사용자가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지 못하도록 한 판결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봉제공장
도급제노동자
퇴직금
소송구조
근로기준법
근로자성
이정현 기자
2017-04-28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격무 시달린 국회사무처 공무원의 투신… 대법 "업무와 사망 간 인과관계 있다"
격무에 시달리다 자살한 국회 공무원에게 법원이 공무상재해를 인정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사망한 국회사무처 직원 조모씨의 아내 이모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16두6142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원고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씨는 1995년 4월 임용돼 2010년 사무관으로 승진한 후 2012년부터 국회사무처 의정종합지원센터에서 청원 업무를 담당했다. 국회에 접수된 청원이나 진정, 민원을 소관 부서로 전달하거나 주무관들이 민원인을 상담하는 와중에 일어난 마찰이나 이의제기까지 다루는 일이었다. 당시 연간 국회에 접수되는 청원 등은 6000여건에 달했는데, 소관 부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업무수행의 강도가 높았고, 전화나 방문 민원에 대한 상담 업무까지 포함돼 스트레스가 심했다. 조씨는 또 2013년 1월부터는 기존 업무 외에 추가로 자살예방을 위한 전화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회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개소와 운영 준비를 맡게 됐는데 지원 인력이 보충되지 않아 월 50시간 이상의 추가근무나 휴일근무를 했다. 조씨는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이후 급격하게 말수가 줄어들었고, 한 달새 체중이 8㎏이나 빠졌다. 결국 조씨는 5일간 병가를 내고 집에서 요양을 했는데, 병가 기간이 끝나고 출근을 앞둔 새벽 자택 베란다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이에 조씨의 아내 이씨는 공단을 상대로 유족보상금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조씨는 1996년 4월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혼합형 불안우울장애 진단을 받았으나 2012년 12월까지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별다른 문제없이 근무해왔다"며 "그러다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긴장감과 민원인 응대에 대한 부담감으로 업무상 스트레스가 점차 누적되었고, 기존 청원업무 이외에 국회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생명사다리 상담센터 운영을 위한 업무를 추가로 수행하면서 낯설고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과중한 업무와 그와 관련된 극심한 스트레스로 기존의 우울증이 재발되거나 악화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병가 기간이 끝난 다음날 새벽 출근을 앞두고 자택 베란다에서 투신해 자살에 이른 경위와 자살을 선택할 만한 다른 특별한 사유가 나타나지 않은 사정 등까지 고려해보면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조씨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공무상재해
공무원연금공단
국회사무처
업무스트레스
엽무기인성
유족보상금
의정종합지원센터
신지민 기자
2017-04-26
노동·근로
김시곤 前 KBS 보도국장 징계, 항소심도 "정당"
길환영 전 KBS 사장의 보도 개입 의혹을 폭로했다가 정직 처분을 받고 소송을 낸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는 12일 김 전 국장이 KBS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소송(2016나2029508)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전 국장은 2014년 5월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에 비하면 사망자 수가 많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보도국장직에서 사퇴했다. 김 전 국장은 사퇴 회견 자리에서 길 당시 KBS 사장이 수시로 보도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로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자 김 전 국장은 소송을 냈다. 1심은 "외견상 보도의 독립·자율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처럼 보이는 공표행위여도 오로지 자신에 대한 사직 압박 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행해진 것이면 보도자율성 수호 자체는 진정한 목적으로 볼 수 없다"며 패소판결했다. 김 전 국장 측은 항소심에서 "권력이나 사장으로부터 부당한 지시가 있을 때 문제를 제기하는 게 징계사유로 인정되면 공정보도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징계를 무효로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항소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길환영
김시곤
김시곤 KBS 보도국장
보도개입
세월호
징계무효확인
이장호 기자
2017-04-13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직장상사에 성·폭행 당해… 법원 “회사도 배상”추행
퇴근 과정 등 업무수행과 시간적·장소적으로 밀접한 상황에서 직장 상사가 부하 여직원을 성폭행했다면 회사에도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회사가 임·직원을 상대로 성희롱예방교육 등을 실시한 것만으로는 사용자로서 성범죄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윤미림 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이영실 변호사)가 직장 상사인 B씨와 모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C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172087)에서 "C사 등은 공동해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회사에서 제과·제빵업무를 총괄하는 제과장인 B씨는 2015년 2~5월 본점 지하 공장에서 부하 여직원인 A씨에게 "사랑한다. 우리 애인하자", "너는 뽀뽀를 해도 성적 느낌이 없냐?"며 강제로 키스하는 등 2차례에 걸쳐 성추행했다. B씨는 같은해 3월 퇴근하는 A씨를 억지로 자신의 차에 태운 뒤 A씨가 차안에서 잠든 틈을 타 모텔로 데려간 뒤 "너무 피곤하니 잠시 쉬웠다 가자"며 객실로 유인해 강간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1월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A씨는 같은해 7월 B씨와 회사를 상대로 "6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C사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성희롱 방지교육을 실시하는 등 사용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윤 판사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윤 판사는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근무평점 등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해 업무수행과 시간적·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경우 사용자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는 A씨의 채용과 승진, 근무평정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강간 피해 역시 A씨가 근무한 후 퇴근하는 과정에서 이뤄져 회사의 업무수행과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윤 판사는 또 "C사는 성추행 피해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A씨와 B씨가 함께 폐쇄된 본점 지하 제빵 공장 내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방치했다"며 "성폭행 피해 이후에는 A씨를 상대로 경위 조사도 하지 않고 'A씨의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는 B씨의 주장만을 받아들여 A씨를 다른 지점으로 발령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사가 임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예방교육을 실시한 사실만으로 사용자로서 성범죄 방지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청구소송
업무수행
성폭행
성범죄
성희롱
성추행
강간
성희롱예방교육
민법
이순규 기자
2017-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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