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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정기휴무 없이 일·실적 스트레스… ‘돌연사’ 마트 간부 “산재”
정기 휴일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에 머물며 업무와 판매 실적 압박 등에 시달리다 쓰러져 사망한 대형마트 간부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모 대형마트 판매부장으로 일하다 사망한 A씨의 부인 B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고도)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6구합69024)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는 별도로 정해진 휴게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상생활 대부분을 매장 및 마트 건물 내에 머물며 일했다"며 "정기적으로 쉬는 날도 없이 휴무일을 (임의적으로)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 산행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르면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경우)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고 되어 있다"며 "A씨의 실제 근무시간은 이 과로기준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판매부장으로서 높은 판매 목표량을 할당받고 판매 실적을 보고하는 업무를 하며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았을뿐만 아니라 사망 무렵 판매 목표량 대비 실적이 많이 저조해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이라며 "만성적 과중업무에 따른 과로와 실적 악화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지병이었던 심장질환이 급속히 악화됐거나 심실빈맥(돌연사의 원인 중 하나로 악성 부정맥)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갑자기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14년 11월 출근 직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에 부인 B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공단은 2015년 11월 "발병 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으로 과로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업무내용상 급격한 스트레스 증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했다.
휴일
매장
판매
실적
업무상재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산재
과로
업무시간
근로시간
손현수 기자
2018-03-19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임금피크제 반대’ 소송 낸 직원 면직 위법
노사 합의를 거쳐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소송전을 벌인 직원에게 회사가 '면직'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나은행 인사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모(60)씨는 2016년 노사 합의로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회사 방침에 반발했다. 또 사내 비실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명을 밝히면서 자신이 낸 임금피크제 소송 경과를 설명하고, 노조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씨는 또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회사 간부들에게 "당신 이래도 되는 거야"라며 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같은해 7월 김씨에게 면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진정과 소송을 남발해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직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개석상에서 상급자를 비하하고 불법적인 집회·시위를 시도했다는 것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김씨는 이에 반발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서울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는 "상급자에 대한 하대행위는 인정되지만, 나머지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며 "김씨에 대한 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하나은행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7구합6666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하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김씨는 임금피크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기존에 비해 40%에 불과한 임금을 받게 됐다"며 "이해당사자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법원에 소송을 내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관계 법령과 절차에 따른 것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가 연령 차별 행위에 대해 진정·소송 등을 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김씨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하기 어려울 뿐만 단순히 사측에 대해 진정과 소송을 냈다는 것만으로 사측의 신용과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면직 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고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판시했다. 또 "김씨가 SNS에 올린 글을 보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직접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고, 자신의 임금피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알리면서 노조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김씨가 임금피크제 등 인사제도 관련 정보를 SNS에 누설했다고 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직원들을 선동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고령자고용법
노사
국가인권위원회
임금피크제
이장호 기자
2018-01-18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허위 이력서로 취업… 근로계약 취소할 수 있어도
근로자가 허위 이력서를 제출해 채용됐다면 회사는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 있지만, 그 같은 취소의 의사표시를 하긴 전까지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모씨는 2010년 6월 의류도소매업체인 A사에 채용돼 백화점 의류매장의 판매 매니저로 일했다. 그런데 이씨가 낸 이력서상의 근무경력이 허위임이 드러나 A사는 같은 해 9월 17일 이씨에게 그달 30일까지만 근무하라며 해고를 통보했다. 이씨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것을 시작으로 이씨와 회사는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이씨는 법원에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11년 4월 퇴사하면서 2010년 10월부터 받지 못한 7개월치 임금 21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회사는 "우리가 피해자"라며 맞소송(반소)을 냈다. 1,2심은 "근로계약이 적법하게 취소됐고, 부당해고 기간에 이씨가 현실적인 노무를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임금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며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이씨가 A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3다2519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 기본적으로 사법(私法)상 계약"이라며 "따라서 계약 체결에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해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해진 근로자의 노무제공의 효과를 소급해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면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봐서는 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의 기망으로 체결된 근로계약은 A사의 취소 의사표시가 담긴 반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적법하게 취소된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반소장 부본 송달 이후의 장래에 관해서만 효력이 소멸할 뿐 그 이전까지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그런데도 원심은 이씨가 현실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에 대해 소급적으로 계약의 효력이 소멸한다는 그릇된 전제에서 이씨가 부당해고 기간에 대해서는 임금지급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근로계약
이력서
허위
근로자
이세현 기자
2018-01-09
노동·근로
[판결](단독) '특채 의혹' 무혐의 처분 불구… 정규직 전환 취소는 부당
회사가 노동조합의 의혹제기로 시작된 특혜채용 의혹 때문에 정규직 전환이 예정돼 있던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취소한 것은 부당해고라는 판결이 나왔다. 최모씨는 금융투자회사의 정보처리서비스를 맡아 처리하는 A사에서 2011년 6월부터 11월까지 청년인턴으로, 2014년 1월까지 계약직으로 근무했다. 그는 회사에서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을 심사한다는 내용을 통보받고 2013년 5월 지원했다. 당시 심사에 응한 비정규직은 27명이었는데, 최씨를 포함한 6명의 비정규직이 1차 심사를 통과해 면접을 봤다. 면접 결과 최고점을 받은 최씨는 회사로부터 곧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그런데 노조가 최씨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을 제기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사장이 학교 동창생의 딸인 최씨를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에 참여했다는 내용이었다. A사 감사부는 특별감사를 실시한 뒤 같은해 12월 "사장이 최씨에게 평균 96점 이상을 부여하도록 면접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시했고, 면접관들은 비자발적으로 최씨에게 점수를 부여해 결과적으로 최씨가 부당하게 정규직으로 채용됐다"는 감사결과를 내놨다. 이에 이듬해 1월 회사는 최씨에게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등에 근거한 후속조치 시행 시까지 정규직 전환을 유예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A사는 2015년 6월 검찰이 사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최씨는 같은해 11월부터 세 차례 회사에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문의하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회사는 지난해 3월이 돼서야 "감사 결과와 인력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정규직 전환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정규직 전환 예정 통지를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최씨는 "근거 없는 특혜채용 의혹을 이유로 한 정규직 전환 유예와 전환 예정 취소 통지는 부당하며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법원은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최씨가 A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2017나2010327)에서 "최씨가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며 "A사는 최씨에게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인 6800여만원을, 최씨가 다른 회사에 입사한 날부터 복직될 때까지 중간수입을 공제한 매월 172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과 같이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감사 결과에 나타난 사실만으로는 회사가 불공정하고 편파적으로 정규직 전환 심사를 해 최씨가 합격기준을 통과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장이 일부 면접위원을 직접 선정해 면접에 참여시켰다고 볼 증거가 없고, 사장이 정규직 전환심사 면접관으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이례적으로 보이기는 하나 5명의 면접관 중 최씨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또 "A사는 특혜채용이라는 감사 결과가 있은 후 최씨에게 '외부기관의 조사와 수사를 거칠 때까지 정규직 전환을 유예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최씨의 질의를 받고 나서야 약 2년 3개월 전에 이뤄진 감사 결과를 이유로 취소통보를 했는데, 이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채용
계약직
정규직
노동조합
이장호 기자
2017-12-07
노동·근로
[판결] 부산고법 "휴일근로 가산… 통상임금의 2배 아닌 1.5배"
근로자가 주 40시간을 초과해 휴일에 근무했더라도 휴일근로수당만 적용해 통상임금의 1.5배만 지급하면 된다는 항소심 판결이 부산고법에서 나왔다. 근로자가 휴일에 근무한 경우 휴일근로만 인정해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할지, 아니면 휴일근로이자 연장근로로 보아 중복가산해 2배를 지급해야할지를 두고 대법원이 내년 1월 18일 공개변론을 열어 심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 주목된다. 부산고법 민사1부(재판장 손지호 부장판사)는 15일 황모씨 등 235명이 ㈜자일대우버스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5나5422)에서 "주 40시간을 초과해 휴일근로를 하더라도 하루 8시간을 넘지 않는 시간은 통상임금의 50%만 가산된다"며 원고일부패소 판결했다. 앞서 1심은 "주 40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시간은 휴일근무수당과 시간 외 근로수당이 중복 지급돼야 한다"며 "통상임금의 2배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으로 사실상 근로자 측에 패소판결을 내린 셈이다. 이번 항소심 판결에 따르면 근로자가 휴일에 8시간을 일하더라도 연장근로수당은 제외하고 휴일근로수당만 인정돼 통상임금의 1.5배만 받을 수 있게된다. 재판부는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동안의 근로일과 휴일을 개념상 구분해 휴일은 '1주'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와는 별개의 방식으로 규율돼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휴일에 8시간을 초과해 일한 경우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다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 실무 관행도 휴일근로를 연장근로로 봐서는 안 된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황씨 등 자일대우버스 근로자 235명은 지난 2013년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휴일근로수당을 통상임금의 2배로 계산할지, 1.5배로 할지는 재판부마다 판결이 엇갈려 경제계와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휴일근로시간이 초과근로시간으로 인정될 경우 '주중 40시간+연장 12시간+휴일 16시간' 등 현행 최대 주 68시간까지 가능한 근로시간이 '주중 40시간+연장 12시간' 등 최대 52시간으로 줄어들 수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문제가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내년 1월 18일 같은 쟁점인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성남시를 상대로 휴일근무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해달라며 낸 임금청구소송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열어 다양한 법적 견해를 듣기로 했다. 2011년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4년여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 2015년 9월 이 사건이 노동자의 근로환경과 소득, 사용자의 인력운용,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대법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전합)에 회부했다.
근로자
휴일근로수당
임금
근로기준법
왕성민 기자
2017-11-23
노동·근로
[판결](단독) 사업장에 하나뿐인 노조,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했더라도
사업장에 하나밖에 없던 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사측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더라도, 이후 다른 노조가 생겼다면 교섭대표노조 지위는 보장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6두3695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노조가 그 조직형태와 관계없이 2개 이상 병존하는 경우 각 노조는 원칙적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따라 교섭대표노조를 정해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해야 한다"며 "노동조합법이 이처럼 복수 노조에 대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도입해 단체교섭 절차를 일원화하도록 한 것은, 복수 노조가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노조 간 혹은 노조와 사용자 간 반목과 갈등, 단체교섭의 효율성 저하 및 비용 증가 등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단체교섭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복수의 노조가 교섭요구노조로 확정되고 그 중에서 다시 모든 교섭요구노조를 대표할 노조가 선정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예정해 설계된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법 규정에 의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결정된 교섭대표노조의 대표자는 모든 교섭요구노조 또는 그 조합원을 위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데, 만약 해당 노조 이외의 노조가 존재하지 않아 다른 노조의 의사를 반영할 만한 여지가 처음부터 전혀 없었던 경우에는 이러한 교섭대표노조의 개념이 무의미해질 뿐만 아니라 달리 그 고유한 의의를 찾기도 어렵게 된다"면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내지 관련 규정의 내용, 교섭대표노조의 개념 등을 종합해 보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조는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사내하청업체인 A사는 2012년 12월 설립하면서 이전 사내하청업체 B사의 근로자를 대부분 채용했다. 이전 업체의 근로자들은 금속노조 현대비앤지스틸 사내하청분회에 소속돼 있었는데, 이들은 A사 설립전인 2011년 11월 B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단체협약을 맺었다. 당시 B사에는 금속노조 분회 외에는 다른 노조가 없었다. A사가 설립된 후 단체협약 만료일이 다가오자 금속노조 분회는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 사이 설립된 다른 노조도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A사는 과반수 노조인 새 노조를 '교섭대표 노조'로 확정했다. 이에 금속노조는 "2012년 11월 사측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됐으므로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따라 2013년 단체협약 효력발생일로부터 2년간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가지는데 사측이 이를 무시하고 새로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쳐 새 노조를 교섭대표 노조로 인정해 2014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2014년 7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를 신청했다. 전남지노위는 이를 기각했고, 금속노조는 중앙노동위에 재심신청을 냈다. 중노위가 금속노조의 손을 들어주자 이번엔 사측이 이를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단체협약
노동조합법
교섭대표노조
노동조합
이세현 기자
2017-11-20
노동·근로
[판결] “무기계약직 전환 안 시키려 근무시간 편법 단축은 부당”
경기도가 계약직인 초등학교 보육교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지 않으려고 꼼수로 근로계약을 맺었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김모씨는 2015년 2월 파주시 모 초등학교 보육 전담교사 채용에 지원해 합격했다. 김씨는 1년간 돌봄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주 14시간을 일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화요일만 2시간 일하고 매일 3시간씩 일하는 조건이었다. 2016년 2월 근로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김씨는 다시 보육교사 채용에 지원했지만 불합격했고, 경기도는 김씨와의 근로계약을 그대로 종료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은 1주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로 계속 고용하거나 근로계약을 쉽게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는 보육교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막기 위해 근무시간을 14시간으로 맞추려고 하루 근무시간을 한 시간 줄이는 식으로 근로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에 김씨는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재계약을 위한 심사 없이 근로계약을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라며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지노위는 김씨의 신청을 기각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정당한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대권을 침해했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도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경기도가 중노위원장(소송대리인 김진형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7구합5210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기도가 보육교사를 무기직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 편법적인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경기도교육청과 파주교육지원청의 매뉴얼과 단체협약에 따르면 계속근로연수가 1년을 초과하는 자는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 1년을 초과하지 않으면서 재계약심사요청서를 제출한 경우 재계약 심사대상에 해당하나 1주 동안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제외된다"며 "김씨의 근로계약서상 소정근로시간이 14시간으로 기재돼 있으나 당사자의 의사는 소정근로시간을 적어도 15시간 이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이므로 무기계약직 전환 및 재계약 심사 예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채용공고에는 근무시간을 월요일~금요일 13시부터 15시 55분까지 주 5일 14시간으로 기재했는데, 이와 달리 근로계약서에는 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 근무시간을 3시간으로 정하면서 유독 화요일만 2시간으로 정했다"며 "경기도가 화요일 근로시간을 다르게 설정한 이유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이나 재계약 심사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밝힌 외에는 달리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무기계약직
근로계약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경기도교육청
파주교육지원청
단체협약
이장호 기자
2017-10-16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임금 체불' 최동열 기륭전자 회장…징역 1년 '법정구속'
근로자들의 임금을 2억원 넘게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동열(59) 전 기륭전자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는 11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7고단73). 이 판사는 "기륭전자가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한다는 합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체불임금과 근로자의 수, 규모를 비춰봤을 때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근로자 10명의 임금 총 2억6757만원을 체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르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기륭전자 파견·계약직 근로자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005년부터 1895일 동안 농성한 끝에 2010년 사측과 정규직 고용에 합의했다. 노사합의에 따라 근로자들은 2013년 5월부터 기륭전자 사무실로 출근했지만, 사측은 일감을 주지 않다가 같은해 12월 통보 없이 한밤에 사무실을 이전하고 임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위반
기륭전자계약직
기륭전자
최동열회장
임금체불
이순규 기자
2017-10-1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임금협상기간 쓰러진 노조위원장… "업무상 재해"
회사 측과 임금협상 때문에 과로에 시달리다 쓰러져 사지가 마비된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차지원 판사는 한화 노조위원장 김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6구단60907)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4년도까지는 협상 시한을 정하지 않고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협상이 진행됐는데, 2015년도에는 정부의 방산원가 책정시일이 정해져 사측에서 임금상승분을 원가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조에 2015년 3월 31일까지 임금단체협약 타결을 요구했다"며 "김씨가 발병한 날은 사측이 임단협 체결시한으로 요청한 다음날로, 이날까지도 노조 각 지부별 의견 차이로 지부들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고, 회사 사장은 김씨에게 직접 임단협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하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노조 위원장인 김씨로서는 지부별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매우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사측이 제기한 마감시한과 종전에는 문제되지 않았던 통상임금 산입, 임금피크제 도입이라는 큰 쟁점이 있어 김씨가 받은 스트레스는 통상적 업무상 스트레스를 넘는 정도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기존에 앓던 고혈압·뇌동맥류가 직무 과중 등이 원인이 돼 자연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돼 발병한 것으로 추단된다"며 "업무와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2013년 6월부터 한화 노조위원장을 맡은 김씨는 2015년 초 사측과 임단협 체결을 위해 협상을 했다. 협상은 다른 해에 비해 난항을 거듭했고, 김씨는 2015년 4월 노조 건물 내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지가 마비됐다. 김씨는 같은해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공단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임금협상
노동조합위원장
업무상재해
근로복지공단
협상
요양급여
이장호 기자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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