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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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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자원봉사자도 ‘전일제 근무’ ‘최저임금 수준 급여’ 받았다면 “근로자”
지방자치단체 자원봉사자라 하더라도 전일제로 근무하며 지원금 명목으로 최저임금 수준의 돈을 매달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성남시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8두38000)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09년 성남시가 설치한 주민자치센터 자원봉사자로 위촉됐다. 성남시는 2013년 자원봉사자들의 업무 연속성과 관리를 위해 '총괄관리자'를 지정할 것을 주민자치센터 측에 요청했고 A씨가 총괄관리자로 선정됐다. 이후 A씨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일제로 근무하며 총괄관리자 및 회계책임자로서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근태를 확인하고, 수당 집행업무 및 주민센터 예산집행, 자금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총괄관리자로서 매달 55만~60만원, 회계책임자로서 매달 10만~20만원을 지원금 명목으로 받았다. 그런데 2015년 성남시는 A씨에 대한 재위촉을 거부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에 구제신청을 했다. 각 노동위는 2016년 A씨의 손을 들어줬고, 성남시에 구제명령을 내렸다. 성남시는 같은 해 A씨를 복직시켜 1일 4시간, 주 4회 근무하도록 했다. 이후 노동위는 A씨에 대한 구제명령 이행여부를 확인했는데, A씨는 기존 근로조건과 복직 후 근로조건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자 노동위는 성남시가 구제명령을 불이행했다며 이행강제금 800만원을 부과했다. 성남시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주민자치센터 시설관리 운영을 위한 자원봉사자를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가 근로자로 인정돼야 성남시 역시 사용자로서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씨는 자원봉사자들을 총괄하며 회계업무 등을 추가로 수행했는데, A씨는 이를 위해 전일제로 다른 봉사자들보다 많은 시간을 일했고, 매달 55만~80만원을 지원금 명목으로 지급받았다"며 "A씨가 추가로 지급받은 돈은 최저임금법상 월 최저임금액과 유사하거나 이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된 업무에 따른 총 근무시간과 A씨가 지급받은 전체 금액을 고려하면, A씨는 지원금을 자신이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성남시도 A씨의 근로 제공이 무보수 자원봉사활동 범위를 벗어났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성남시 소속 공무원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업무수행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성남시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성남시는 노동위의 구제명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자원봉사자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고, 성남시 역시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가 아니어서 이행강제금 부과대상이 될 수 없다"며 성남시의 손을 들어줬다.
자원봉사자
최저임금
근로자
손현수 기자
2020-07-22
민사일반
[판결] "형식적 신용조사 후 부실 대출… 저축은행 감사도 배상책임"
저축은행 감사위원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 한 다음 부실기업에 대규모 대출을 내줬다면 저축은행이 입은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예금보험공사가 A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243399)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11년까지 C저축은행의 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직했다. C저축은행 감사위원회 직무규정에 따르면 1억원 이상 대출에 대해서는 상근 감사위원이 그 내용을 사전 또는 사후적으로 검토하고 필요 시 의견을 첨부하도록 돼 있었다. C저축은행은 D사에 2008~2009년 총 77억원, E사에 2009년 80억원 등 2004년부터 2009년까지 6개 회사에 각 30억~80억여원의 대출을 해줬다. 그런데 D사 등 4곳은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하거나 대출 직전 설립된 신생 영세업체였고, 나머지 회사들도 재무상황 및 상환능력이 의심되거나 불확실한 상태였다. A씨 등은 이 과정에서 D사 등의 대출신청서 등을 검토하고 별다른 의견 없이 승인 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출액이 상당한 규모였음에도 채권회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에 대한 신용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재산 및 소득 등에 관해 확인하지 않는 등 형식적인 조사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C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는 A,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상근 감사위원인 A씨 등이 C저축은행의 감사위원회 직무규정 등에 따라 사전 또는 사후 감사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감사위원회의 위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고, 고의·과실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에 위반해 임무를 해태한 때에는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은 상근 감사위원으로서 자신이 서명한 각 대출 신청 서류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검토했더라면, 대출이 형식적인 신용조사만을 거쳐 충분한 채권보전조치 없이 이뤄지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출이 위법·부당한 것인지에 관해 추가로 조사하거나 감사위원회를 통해 이사회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해 위법·부당한 행위의 시정 등을 요구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 등이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던 시기 위법한 대출이 이뤄졌고, 이들이 감사위원으로서 법령에 정해진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2억~4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씨 등이 각 대출이 위법·부당하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신용대출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
부실기업
손현수 기자
2020-06-15
민사일반
[판결](단독) 사전 계약한 호텔과 다른 호텔 예약한 해외 현지 랜드사는…
해외여행 프로그램에서 호텔과 차량 섭외를 맡은 현지 랜드사가 사전에 계약된 호텔과 다른 호텔을 예약하거나 호텔 바우처를 늦게 발송해 여행사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여행사가 호텔 확정 지연으로 인해 참가자들에게 지급한 보상금과 이로 인한 여행프로그램 참가자 수 감소에 따른 손해는 랜드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2-1부(재판장 천대엽 부장판사)는 현지에서 여행콘텐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랜드사인 A사가 여행사인 B사를 상대로 낸 매출대금청구소송(2019나2012976)에서 "B사는 A사에 14만6122유로(우리돈 1억9672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사는 2017년 4월 B사로부터 두 달에 걸쳐 720명이 참가하는 유럽여행 프로그램의 현지 호텔 및 차량 수배 용역을 의뢰받았다. A사는 1차 견적서를 B사로 송부했고, 프로그램 진행 뒤 추가 호텔 요금과 차량 요금을 더해 계산한 80만8024유로의 용역대금 인보이스(송장)를 보냈다. 이후 B사는 2017년 9월까지 A사에 용역대금으로 합계 60만유로를 지급했고, A사는 인보이스상의 미지급 용역대급인 20만8204유로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감소에 따른 손배책임은 없어 소송과정에서 B사는 "A사가 용역을 수행하면서 호텔 예약 확정을 지연했고, 계약 내용과 다른 호텔을 예약해 우리가 여행 참가자들에게 2만유로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A사는 용역의무 불완전 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있으므로, 이를 미지급 대금채권과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사는 여행 프로그램 진행 도중 외곽 호텔 제공으로 인해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며 "참가자들 중 일부가 A사에 귀책이 인정되는 외곽 호텔 제공 등으로 여행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구해 B사가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를 환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B사가 지출한 교통비와 환불비용 상당액은 B사의 손해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이어 "A사가 사전통지 없이 호텔을 변경해 참가자들의 호텔 이용에 차질이 발생했고, 이에 B사는 참가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면서 "A사가 호텔의 바우처를 뒤늦게 발송해 B사는 다른 호텔을 예약하느라 추가금액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여행 프로그램 진행 중 호텔 확정이 지연돼 전체 참가자들에게 보상조로 지급한 3만유로는 호텔 확정 지연으로 참가자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항의를 잠재우기 위해 위로조로 지급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위로금 지급은 참가자들의 항의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B사가 당장의 편의차원에서 독자적 판단 하에 실시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호텔 확정이 지연됐다고 해서 그에 따른 위로금을 지급할 의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또 "B사는 'A사의 호텔 확정 지연 등으로 인해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인터넷상에 이 같은 내용의 후기를 작성했고 이를 본 사람들이 여행프로그램 참가를 신청하지 않아 같은 해 겨울 여행 프로그램 참가자가 급감했다'고 주장하지만, 신청자 감소와 A사의 채무 불완전 이행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사는 A사에 이 사건 용역대금 중 상계로 소멸되고 남은 14만6122유로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여행사
호텔
랜드사
손해배상
박미영 기자
2020-05-25
민사일반
[판결] "공유자가 무단으로 토지 독점 사용해도 토지 인도 청구는 불가"
토지 공유자 가운데 일부가 다른 공유자와 상의 없이 공유 토지를 무단으로 독점해 사용하더라도 방해배제청구만 할 수 있을 뿐 해당 토지에 대한 인도 청구까지 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토지 인도 청구를 허용해온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8다28752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 등 7명은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땅 2300여평(7732㎡)을 공동소유하고 있었는데, 모두 과반수 미만의 지분을 가졌다. 그런데 B씨는 A씨 등 다른 공유자와 협의없이 이 토지의 80%에 달하는 1900여평(6432㎡)에 소나무를 심어 점유·사용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나무 등 기타 일체 지상물을 수거하고, 점유한 땅을 인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B씨가 협의 없이 공유 토지를 독점한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A씨가 토지 전체에 대한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1,2심도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소수지분권자가 보존행위를 이유로 다른 소수지분권자에게 공유 토지를 인도할 것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판결해 기존 입장을 바꿨다. 다만 소나무 등 B씨가 설치한 지상물에 대한 제거 등 방해배제는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민법 제265조 단서가 공유자 각자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보존행위를 할 수 있게 한 것은 그것이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씨가 B씨를 상대로 공유물 인도를 청구하는 것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는 보존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공유자는 지분 비율에 따라 토지를 사용·수익할 수 있고 이는 B씨도 마찬가지"라며 "B씨가 토지를 독점한 것은 위법하지만, 적어도 자기 지분 범위내에서는 권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토지 전체에 대한 인도 청구를 허용하면, B씨의 권리를 전부 빼앗아 그의 지분 비율에 따른 사용·수익권까지 박탈하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인도 청구를 보존행위로 허용한 것은 소수지분권자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는 위법한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실효적인 구제수단으로 보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씨는 방해배제 청구를 통해 이러한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상옥·민유숙·이동원·김상환·노태악 대법관은 "B씨가 공유물을 독점해 위법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 그 위법한 상태를 시정해 공유물을 공유자 전원이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하기 위해 방해를 제거하거나 공유물을 회수하는 것은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한다"며 "A씨는 전체 공유자를 위해 공유물을 인도 받는 것이므로, 인도 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B씨의 사용·수익권을 박탈하거나 그로 인해 A씨가 단독으로 공유물을 점유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또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동점유에 대한 방해금지 등 간접청구는 실효성이 떨어져 권리구제 수단으로 불충분하다"며 "공유물의 보존행위로 토지 인도 청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기택 대법관은 "공유자 중 1인이 공유물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누구도 과반수 지분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면, 다른 공유자는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만 청구할 수 있을 뿐"이라며 "토지 인도는 물론 방해배제도 청구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토지공유
무단독점
방해배제청구
토지인도
손현수 기자
2020-05-21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메르스 초기 대응 부실' 국가 책임 싸고 엇갈린 판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된 환자들이 국가의 '초기 대응 부실' 책임 등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18일 사망한 메르스 80번 환자 A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32797)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5월 27일 림프종 암 추적 관찰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전염됐다. 14번 환자는 앞서 폐렴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맞은편 병실을 사용하던 1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고,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다수에게 메르스를 전염시켰다. A씨는 같은 해 10월 1일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격리해제조치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가 열흘 뒤 다시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이후 메르스 양성 반응과 음성 반응을 반복해 나타낸 그는 격리해제조치를 받지 못한 채 투병 생활을 이어가다 그해 11월 25일 숨졌다. 마지막 메르스 환자였던 A씨기 사망하자 한 달여 뒤인 12월 23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료 선언을 했다. A씨의 유족은 사태 초기 국가와 삼성서울병원의 대응이 부실했다면서 총 3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서울대병원에도 A씨의 감염력이 매우 낮음에도 격리해제를 하지 않아 지병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을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게 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국가의 책임만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림프종이라는 기저 질환과 메르스 사이에서 치료 대상 등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이 이뤄진 것이므로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지연하고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부실했던 점을 인정해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며 "보건당국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었고,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앞서 104번 환자의 유족 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 결론과는 엇갈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주현 부장판사)는 앞서 메르스 104번 환자 B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1839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던 1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었다. 104번 환자 역시 2015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재판부는 14번 환자로부터 옮은 2차 감염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역학조사 부실은 인정되지만 1번 환자로부터 14번 환자에게 메르스가 옮은 시점이나 당시 메르스의 전염력에 대한 일반적 인식 등을 고려하면,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 등이 적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감염을 막았으리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의 책임 여부를 두고 비슷한 쟁점에 대해 엇갈린 결론이 나온 만큼, 최종적인 판단은 상급심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
초기대응부실
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20-02-19
민사일반
[판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건물주, 유족에 11억2000만원 배상"
2017년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유족이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 청주지법 제천지원 민사부(재판장 정현석 부장판사)는 유가족 80여명이 스포츠센터 건물주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107)에서 "이씨는 유족들이 청구한 11억2000만원과 그에 대한 지연이자금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소방시설 설치 또는 유지관리 의무를 위반하고, 인명 피해 방지 조치를 하지 않아 희생자와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해배상액을 121억5000만원으로 산정했다. 희생자의 나이, 기대수명과 수입, 유가족이 느꼈을 정신적 고통을 모두 합한 액수이다. 재판부는 "대형재난사고는 안정성의 결여가 빚는 참사로서 사고 발생의 원인과 책임 규명 및 배상 관련 분쟁이 오랜기간 계속되는 경향이 있어 피해자 유가족의 정신적 고통이 크게 가중된다"며 "화재사건 후 상당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유가족들이 여전히 무력감, 죄책감, 사회적 불신과 울분 등을 겪고 있음을 고려할 때 위자료 산정 시 통상적인 불법행위로 인한 사망사건보다 상향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론주의에 따라 이씨는 유족들이 청구한 11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유족들이 11억2000만원만 청구한 것은 건물주에게 남은 유일한 재산인 스포츠센터를 매각해 받아낼 수 있는 액수를 고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족들은 스포츠센터 건물이 가입된 화재배상 보험금으로 25억9000만원을 받았다. 이를 빼더라도 남은 배상액이 95억6000만원에 달한다. 유족들은 이씨가 나머지 배상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충청북도를 상대로 추가 소송을 내 남은 배상금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2017년 12월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지하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발화한 불로 화재가 발생해 2층 목용탕에 있던 여성 18명 등 모두 29명이 사망했다. 이씨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에 벌금 1000만원의 확정 판결을 받아 복역중이다.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건물주
남가언 기자
2020-02-17
민사일반
[판결](단독) 보호장구 없이 자전거 탄 채 횡단보도 건너다 차에 치여 사망했다면…
보호장구 없이 자전거를 탄 채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사망했다면 사망자에게도 20%의 과실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단독 양우진 판사는 최근 A씨(사고 당시 59세)의 유족들이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단5201446)에서 "삼성화재는 1억4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8년 6월 오전 6시 20분께 A씨는 경기도 시흥시의 한 사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보행자 신호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다 B씨가 운전하던 화물차에 치여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흘 뒤 사망했다. A씨는 중국 국적자로, 사고 당시 재외동포(F-2) 체류자격을 얻어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었다. A씨 유족들은 B씨 차량의 보험사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양 판사는 "B씨의 차량 운행으로 A씨가 사망했으니 삼성화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다만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자전거를 끌고 보행해 건너야 하는데, A씨는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자전거를 탄 채로 횡단보도를 건넌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잘못이 사고 확대에 기여했으므로 이를 참작해 A씨의 과실을 20%, 삼성화재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족 일부승소 판결 한편 재판부는 'A씨가 2019년 6월 29일까지 체류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체류연장 허가를 받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A씨의 가동연한은 60세'라고 주장한 삼성화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A씨의 가동연한을 65세로 인정했다. 양 판사는 "'재외동포 자격의 취업활동 제한범위 고시'에 따라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재활용품수거원 등 단순노무행위를 하는 취업활동이 제한되는데, A씨가 고물을 취급하는 업체에 근무했다고 해서 그가 국내에서 행한 업무가 해당 고시상의 단순노무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나 출입국관리법 등 법령 위반을 하지 않는 한 계속 체류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면서 "A씨는 2007년 8월 최초 입국 이후 중국으로 출입국을 반복하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국내에 거주해왔으며 A씨의 유가족들도 F-4 체류자격을 취득해 국내에 체류하고 있어 A씨 역시 이들과 계속해서 국내에 체류할 의사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 사고가 없었더라면 A씨가 체류기간을 연장해 계속 한국에 거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자전거
사망
횡단보도
박수연 기자
2020-02-10
민사일반
[판결] ‘기간제 → 무기계약직’ 전환 근로자도 정규직과 같은 취업규칙 적용해야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에게도 정규직과 같은 취업규칙을 적용해 호봉이나 수당을 동일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 등 7명이 대전문화방송(MBC)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5다254873)에서 최근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승소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전MBC에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한 A씨 등은 2010~2011년 기간제법에 따라 무기계약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으로 간주됐다. 그런데 A씨 등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기간제 근로자였을 때와 동일한 형식의 고용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A씨 등은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해 기본급 및 상여금은 80% 수준을, 자가운전보조금은 매달 10만원 정도 적게 지급받았고, 근속수당은 받지 못했다. 또 2012년 5월 이후 정기적인 호봉 승급도 이뤄지지 않았다. A씨 등은 "동일한 부서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한 정규직 근로자들과 업무 내용과 범위, 질, 양 등 제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일을 수행했음에도 차별 대우를 받았다"며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수당 및 호봉을 인정하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기간제법에 따라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에게도 정규직 근로자들과 같은 취업규칙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기간제법 제8조 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문언상으로는 이 규정이 기간제 근로자의 차별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규정의 취지와 공평의 관념을 고려하면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근로조건도 다른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해서는 안 된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 등에게는 동일한 부서 내에서 같은 직책을 담당하며 동종 근로를 제공하는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정한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고용계약 부분은 무효이고, A씨 등에게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기본급, 상여금, 근속수당, 자가운전보조금이 지급돼야 하며 정기적인 호봉 승급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 등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A씨 등에게는 회사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사측 손을 들어줬다.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기간제법
근로자
임금
손현수 기자
2020-01-13
민사일반
[판결] 과별 축구대회 출전 대학생, 상대 선수 옷 잡아당겨 다치게 했어도
교내 학과별 축구대회에 출전한 대학생이 경기 중 상대 선수 옷을 잡아당겨 다치게 했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3단독 박창희 판사는 최근 KB손해보험이 A씨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8가단522337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5월 B대학교에서 개최된 학과별 축구대회에 참가했다가 경기 중 상대편 선수의 옷을 잡아당겼다. 상대 선수는 넘어지면서 허리를 땅에 부딪쳐 흉추 압박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B대학교와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던 KB손해보험은 피해 선수에게 보험금으로 3800여만원을 지급한 뒤, "상대 선수의 옷을 잡아당기는 것은 축구경기 규칙 위반이며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에서도 벗어난 것으로 상대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A씨와 A씨의 보험사인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과실비율 80%에 해당하는 31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박 판사는 "운동경기 참가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다른 경기자 등이 다칠 수 있기에 규칙을 준수하며 다른 경기자의 생명이나 안전을 확보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다수의 선수가 한 영역에서 신체 접촉을 통해 승부를 끌어내는 축구 등의 운동경기는 경기 자체에 내재된 부상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 참자가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고는 신체 접촉이 수반되는 축구경기에서 종종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이며 A씨가 고의로 반칙을 해 상대방에 부상을 입히려고 했다거나 A씨의 규칙 위반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는 경기 도중 통상적으로 발생하고 예상되는 범위 안에 있으므로 A씨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는 반칙 행위를 해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축구대회
대학생
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20-01-06
민사일반
[판결] "'수문 관리 부실' 북한산 물놀이 사고, 지자체에 80% 책임"
지방자치단체가 자신들이 관리하는 계곡에 '비 올 때 이용금지'라는 팻말만 꽂아 두고 제대로 된 안전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이곳에서 발생한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김동진 부장판사)는 A양과 그 가족이 서울시와 강북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541886)에서 최근 "두 지자체는 총 15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2년 7월 A양(사고당시 9세)은 북한산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 열려 있던 수문에 몸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로 뇌 손상을 당해 소송을 냈다. 사고 당일 아침 구청 담당 직원이 태풍에 대비해 계곡 수문 2개를 열었고, 태풍이 지나간 오후에는 날이 더워져 피서객들이 계곡을 찾았으나 수위 조절을 위해 수문 1곳은 그대로 열어 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양 측은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강북구는 이 계곡이 물놀이 장소로 제공된 곳이 아니므로 그만큼의 안전성을 갖출 필요가 없고, 안내 간판과 구명환 비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곳이 인근 주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돼 물놀이 장소로 인식·이용돼 왔고, 소방서나 지자체 등이 작성한 공문서에도 '물놀이시설'이라고 지칭됐다"며 "사회통념상 이곳에 요구되는 방호조치에는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이용되는 상황'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비가 올 때 이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팻말을 세워두고 구명환을 비치한 정도로는 충분한 안전성을 구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일 비가 그치고 날이 더워져 물놀이 인파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수문 1개가 개방된 채 방치돼 있었는데, 수량이 많은 상황에서 1개의 수문만 개방돼 있으면 그곳으로 상당한 수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수문이 개방됐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고, 물놀이를 막거나 수문에 다가가지 못하도록 안내하는 직원도 없었다"며 "사고가 발생한 곳은 이용 상황에 비춰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사고 당일 새벽까지 비가 내렸으므로 하천에서 물놀이를 할 때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A양 가족들이 그러지 않은 면도 있다며 지자체의 책임을 80%로 제한했다.
손해배상
안전관리
물놀이
안전사고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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