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의 명단을 무단 공개한 조전혁 전 의원과 언론사가 전교조에 수억원을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4일 전교조와 조합원 3400여명이 조 전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상고심(2012다49933)에서 조합원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모두 3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의원으로부터 전교조 명단 파일을 받아 홈페이지에 게시한 ㈜동아닷컴에도 조합원 1인당 8만원씩 총 2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 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교원단체 및 노조 가입현황 등 특정 개인을 식별하거나 노조 가입자 개인의 조합원 신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정보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해당 교원들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 가입에 관한 개인정보가 공개될 경우 전교조에 속한 조합원들이 조합을 탈퇴하거나, 비조합원들이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 있어 전교조 역시 존속에 지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정보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는 전교조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전 의원은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명단과 소속 학교 등을 공개했고, 동아닷컴은 이를 받아 자사 홈페이지에 실었다.
전교조와 조합원들은 조 전 의원의 공개 행위가 자신들의 단결권과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2010년 4월 "조 전 의원과 동아닷컴은 10만원씩 지급하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조 전 의원과 동아닷컴의 명단공개 행위를 불법으로 판단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동아닷컴에 대해서는 "조 전 의원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공개했고, 학교 명을 검색한 후에야 특정 교원의 실명이 검색되는 방법을 사용하고 삭제 요청을 받은 당일 자료를 삭제했다"며 8만원씩 손해배상 하라고 판결했다.
조 전 의원은 현재 명지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 경기도교육감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