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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바이러스 감염 신생아 입소… 산후조리원 간호사 책임
산후조리원에 입소하려는 산모와 신생아에게 전염성 바이러스 감염 증세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간호사 자격이 있는 산후조리원 관계자의 고유한 업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경기도 A산후조리원 부원장인 간호사 우모씨는 지난해 3월 산모 김모씨와 그 아기를 입소시켰다. 우씨는 한달 뒤 김씨의 아기에게 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자 김씨에게 퇴소를 권고하고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온 김씨는 병원 검사 결과 아기가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A산후조리원에 입소해 있던 다른 신생아 15명에게서 순차적으로 김씨의 아기와 같은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에 의한 기관지염 등이 발병됐다. 보건당국은 A산후조리원에 대한 점검에 나섰고 확인 결과 앞서 김씨는 B 산후조리원에 입소했다가 같은 바이러스 감염 사고로 산후조리원이 폐쇄되자 A산후조리원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입소가 가능한지 문의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우씨는 김씨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는 등 감염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아기에게 감염 증세가 없다는 김씨의 말만 밑고 입소를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산후조리원과 전문직업배상책임보험을 체결한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은 'A산후조리원 소속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들이 과실 또는 부주의로 제3자에게 손해를 끼친 때에는 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약관에 따라 이 조리원에 입소했다가 감염된 피해자들에게 4200여만원을 배상했다. A산후조리원은 KB손해보험과도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해 둔 상태였는데, 메리츠화재는 이후 KB손해보험도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KB손해보험은 "우리가 A산후조리원과 맺은 보험 약관에는 '의사, 간호사 등 전문직업인의 직업상 과실로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이번 사고는 간호사인 우씨가 바이러스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산모와 신생아에 대한 검진절차 없이 입실을 허락하고 기존에 입실해 있던 산모와 신생아로부터 격리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이는 산후조리원에 종사하는 간호사 등의 직업상 행위에 과실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면책조항에 해당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메리츠화재는 "KB손해보험의 면책조항이 말하는 전문인의 직업상 과실은 고유의 간호행위상의 과실만을 지칭한다"며 "감염확인·격리의무 등을 위반한 것은 산후조리원 시설의 용도에 따른 업무수행 중 발생한 우연한 사고로서 KB손해보험에 보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KB손해보험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메리츠화재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17가단501334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산후조리원은 질병에 걸린 환자에 대한 치료나 요양을 하는 곳이 아니라 분만 직후의 산모와 출생 직후의 영유아에게 산후조리 및 요양과 그 밖에 일상생활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는 곳"이라며 "이러한 목적을 위해 보건·위생에 관한 전문성을 보유한 간호사를 건강관리책임자로 두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산부나 영유아에게 감염 또는 질병이 의심되거나 발생한 경우에는 간호를 할 것이 아니라 즉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며 "감염 확인은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관리를 위한 주요한 업무로서 이를 게을리한 것은 업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전문직업인의 과실로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해 KB손해보험은 면책조항에 의해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순규 기자
2017-12-28
[판결] “자동차 골격 손상, 수리 가능성 있다고 격락손해 인정 안한 것은 잘못”
자동차가 사고로 골격 부위를 파손당하는 등 중대한 손상을 입었는데에도 수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자동차 시세하락 손해(격락손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월 사고로 차량에 큰 손상이 발생했을 때에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쳤더라도 원상회복이 안 되는 부분이 남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보게 되면 별다른 증명 없이도 가해 차량의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이 격락손해를 인정하는 폭을 넓힘에 따라 피해차량 소유자에 대한 보상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질 전망이다.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김모씨는 2014년 9월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인근 사거리에서 직진하던 중 갑자기 교차로에 진입한 최모씨의 덤프트럭과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크게 파손된 자신의 차량을 수리한 다음 가해자인 최씨가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영업손실과 차량수리비, 격락손해 등 418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수리기간 중 영업손실 530여만원과 차량수리비 1897만원, 견인비 등을 합쳐 2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사고 부분 쪽인 차량 프레임과 적재함 사이가 약간 떠 있기는 하지만 수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차량의 내구성 및 고유 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다"며 격락손해는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김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곡)가 동부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6다24519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자동차가 사고로 엔진이나 주요 골격 부위 등이 파손되는 중대한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평소 운행을 위한 기능적·기술적 수리를 마친다고 해도 외부의 충격을 흡수·분산하는 안정성이나 부식에 견디는 내식성이 저하되는 등 결함이나 장애가 잠복돼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차는 서스펜션 교환, 연료탱크 교환 등 수리비가 1897만원이 들 정도로 손상됐고, 김씨는 '손상 부위가 차량 매매시 차량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반드시 기재되는 부위에 해당해 교환가치가 감소되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원심은 김씨의 차가 수리 후에도 기능상 장애가 남아있는지와 손상 부위들이 자동차의 주요 골격에 해당하는지 등을 고려해 이 사고로 잠재적 장애가 남는 정도의 중대한 손상이 있는지를 판단했어야 하는데도 수리 가능성을 주된 이유로 들어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세현 기자
2017-07-24
[판결](단독) 10년 넘은 김치냉장고서 화재났어도… "제조사 60% 책임"
구입한 지 10년이 넘은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더라도 제조사에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소송대리인 김정은 변호사)이 김치냉장고 '딤채'의 제조사인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6나64014)에서 "피고는 51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조사 결과 김치냉장고 하단부가 심하게 연소됐다"며 "이러한 연소 현상은 김치냉장고 내부에서 발화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치냉장고 주변에 가재도구들이 있어 지속적인 청소가 이뤄지기 어려워 먼지 등이 있었을 가능성은 인정되지만, 이 같은 사정만으로 김치냉장고가 단순한 고장을 일으키는 정도를 넘어 화재를 발생할 정도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통념상 김치냉장고를 10여년간 사용했다고 화재 등이 날 수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김치냉장고가 별다른 이상 없이 작동함에도 불구하고 내부부품 등에 대해서까지 소비자가 관리·보수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사용자도 딤채에서 몇 차례 화재가 발생해 관련 언론보도가 있었음에도 김치냉장고에 대한 안전점검을 받지 않았고, 김치냉장고의 전원코드도 냉장고와 바닥 사이에 압착한 채 사용한 과실이 있다"며 대유위니아 측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이씨는 2015년 2월 주방에 있는 김치냉장고 뒷부분에서 시작된 불로 살고 있던 아파트 및 가재도구가 훼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씨가 쓰던 딤채는 2003~2004년 판매된 제품이었다. 이씨는 당시 메리츠화재에 화재보험에 가입하고 있었다. 보험사는 이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뒤 "김치냉장고의 결함으로 불이 났다"며 지난해 1월 대유위니아를 상대로 "86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대유위니아는 6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순규 기자
2017-06-12
[판결](단독) 사고로 차체 골격부 파손 등 중대손상 났다면 ‘격락손해’는 통상손해
사고로 자동차의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등 중대한 손상이 발생했다면 이에 따른 자동차 시세하락 손해(격락손해)는 통상손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쳤더라도 기존대로 원상회복이 안 되는 부분이 남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보게 되면 별다른 증명 없이도 가해 차량의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특별손해로 보게 되면 가해 차량 운전자가 사고 당시 피해 차량에 격락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가능했다는 것이 증명돼야만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이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봄에 따라 교통사고 피해차량 소유자에 대한 보상이 보다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여행업체인 M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가 김모씨와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48806)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14년 7월 M사 소속 기사 A씨는 영업용 대형 승합차에 손님들을 태우고 충남 청양군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김씨가 몰던 덤프트럭이 청양 IC 삼거리 앞에서 중앙선을 넘어와 사고를 당했다. M사는 사고 당일 손님들의 귀가를 위해 빌린 전세버스 대차료와 차량 수리기간 동안의 대차료, 영업손해와 함께 사고 차량의 격락손해를 배상하라며 김씨와 김씨가 가입한 현대해상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대차료와 영업손해는 물론 격락손해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사고로 인한 수리 후에도 M사 차량에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있거나 당연히 교환가치가 감소되었다고 할 수 없고, 수리비 이외에 교환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격락손해 부분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M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M사의 차량은 신차 등록된 후 약 2년 정도 후에 사고를 당했고, 사고로 인해 좌우 프론트 휀더와 루프패널, 좌우 프론트 사이드멤버 등이 심하게 파손돼 수리 후 시운전 결과 기존 부품에 하자가 생겨 새로 부품을 발주해 수리했을뿐만 아니라 그 수리비로 2200만원이 들었다"라며 "이 같은 사고 이력은 중고자동차 성능 점검기록부의 기재 대상에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가 사고로 엔진이나 차체의 주요 골격 부위 등이 파손되는 중대한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이를 수리해 차량의 외관이나 평소 운행을 위한 기능적·기술적인 복구를 마친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완전한 원상회복이 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며 "자동차관리법에서도 자동차매매업자가 자동차를 매매 또는 매매 알선을 하는 경우에는 자동차성능·상태점검자가 해당 자동차의 구조·장치 등의 성능·상태를 점검한 내용 등을 그 자동차의 매수인에게 서면으로 고지하도록 하고 있고(제58조 1항), 그에 따라 발급하는 중고자동차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는 사고 유무를 표시하되, 단순수리가 아니라 주요 골격 부위의 판금, 용접수리 및 교환이 있는 경우에는 사고전력이 있다는 사실 및 그 수리 부위 등을 반드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차량의 연식과 파손부위 및 정도, 수리에 소요된 비용액수 등을 고려할 때, 기술적인 수리는 가능할지 몰라도 완벽하게 원상복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정도로 중대한 손상을 입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이러한 복구불능의 손상으로 말미암아 교환가치 감소의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통상손해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격락손해를 통상손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통상의 판결례였는데, 이번 판결은 격략손해를 통상손해로 적극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보험관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지민 기자
2017-06-01
[판결] 직원, 사내 개인정보 빼내 사용… “회사도 배상책임”
직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내 전산망에서 다른 직원의 전화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조회하고 사용했다면 회사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A씨와 A씨의 전 남편 B씨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038590)에서 "삼성생명은 A씨 등에게 각각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삼성생명은 2014년 8월 C씨가 근무하는 보험대리점과 법인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부실계약 확인이나 인사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보험사가 수집한 직원들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했다. 그런데 C씨는 자신의 남편 D씨와 삼성생명 소속 보험설계사인 A씨가 바람을 핀 것으로 의심하고 2015년 1~5월 사이 총 24회에 걸쳐 삼성생명 전산시스템에 접속, A씨의 가족사항 등 개인정보를 조회해 B씨의 전화번호 등을 알아냈다. 이후 C씨는 B씨에게 전화해 "당신 아내인 A씨와 내 남편이 불륜관계인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C씨는 또 남편인 D씨의 외도를 막기 위해 시어머니인 D씨의 모친에게 A씨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지난해 2월 삼성생명을 상대로 "C씨의 불법행위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2000만원씩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정 판사는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C씨는 개인정보 수집목적 범위를 초과해 A씨의 전화번화와 집주소를 제3자에게 제공하고 B씨의 전화번호를 이용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의 처리 업무 위탁자인 삼성생명은 정보주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수탁자를 교육하고 처리 현황을 점검하는 등 감독해야 한다"며 "보험사는 보험대리점과 C씨에 대한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순규 기자
2017-03-06
[판결] 대법원 "'서면 노래주점 화재 피해' 부산시·업주 19억 배상책임"
2012년 9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시 서면 노래주점 화재 사고에 대해 대법원이 부산시와 업주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최종 결론 냈다. 건물주에게는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모씨 등 사망자 유족 16명이 부산시와 노래주점 건물주 2명, 공동업주 4명 등 총 7명을 상대로 낸 28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2014다225083)에서 "부산시와 노래주점 공동업주들은 19억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25일 확정했다. 2015년 5월 부산 서면의 한 상가건물 3층에 있는 노래주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노래방 천장 쪽 전선이 손상됐던 것이 원인이었다. 삽시간에 번진 불은 화재 발생 1시간이 넘어서야 진화됐고 손님 9명이 숨졌다. 이 노래주점에는 주 출입구 외에도 비상구가 3개나 더 있었지만 26개의 방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는데다 비상구 2개로 이어지는 통로가 주류창고 등으로 불법 구조변경된 상태라 막혀 있었다. 화재경보기도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사고 당시 꺼져 있던 상태였고, 카운터를 지키던 업주는 자체 진화에 실패하자 혼자 줄행랑을 쳐 피해를 키웠다. 화재 안전 점검도 부실 덩어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소방당국은 화재 전 수차례 이 노래주점에 점검을 나왔지만 비상구 2개가 폐쇄된 사실도 몰랐다. 점검을 나가면서 필요한 건물 도면이나 서류도 챙겨가지 않고 눈으로 소화기와 방 몇 개만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끝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유족들은 건물주와 공동업주는 물론 화재 안전 점검을 나왔던 소방관들이 소속된 부산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부산시와 건물주, 공동업주 모두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인정해 17억1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사망자들이 지나치게 당황한 나머지 적절한 판단을 내려 안전하게 대피하거나 탈출하지 못한 잘못도 있다"며 책임비율을 80%로 산정했다. 2심은 건물주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폐쇄된 비상구가 공동업주 등이 노래주점 내부에서 개조한 것이고 소방시설법상 소방시설에도 포함되지 않아 건물주들에게 유지·관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부산시와 공동업주의 책임비율을 90%로 높여 19억7000만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해 총 배상액은 1심보다 높게 인정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건물주가 선임한 소방안전관리자는 원칙적으로 건물 내 소방시설과 건축법상의 피난시설에 대해 유지·관리의무를 부담하지만, 노래주점 등과 같이 건물 내 다중이용업소에 설치된 다중이용업소법상의 안전시설(휴대용비상조명등, 영상음향차단장치 등)에 대해서는 유지·관리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며 건물주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은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소방점검을 할 때는 영업장에 설치된 비상구와 피난구유도등, 피난안내도 등이 서로 일치해 피난을 원활히 유도하는 상태로 유지되는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확인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해 적절한 지도·감독을 하지 않은 것은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어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직무 수행이므로 위법하다"며 부산시 등의 책임은 인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주점과 같이 내부구조상 이용자들이 화재시 피난통로를 찾기 어려운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와 피난통로 등이 피난구유도등, 피난안내도 등의 안내와 일치하는 상태로 유지되는 것이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중요한 조치임을 강조하면서, 소방공무원이 이에 대하여 소방검사를 소홀히 한 경우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행 법령상 건물주가 선임한 소방안전관리자가 건물 내 소방 관련 시설에 대하여 부담하는 유지·관리의무의 범위에 관한 기준을 제시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지민 기자
2016-08-25
[판결] 벽 뚫고 훔쳐가… “경비업체 책임 없다”
절도범이 열선감지기를 피해 건물 뒷벽을 뚫고 물건을 훔쳐간 경우에는 경비업체에 도난 피해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이종림 부장판사는 산업용 전기기기 제조·판매사인 A사가 경비업체 B사를 상대로 "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297118)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13년 11월 B사와 3년간 공장 기계경비서비스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B사는 A사와 협의해 건물에 대한 경비계획을 시행하면서 출입문 또는 창문이 있는 구역 외에 외부인의 출입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는 구역은 열선감지기의 감지범위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던 중 2014년 1월 25일 A사 공장에 도둑이 침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도둑들이 야간에 두 차례에 걸쳐 공장 내부로 침입을 시도하다 열선감지기에 감지된 것이다. B사 보안요원들이 두 차례 모두 출동해 현장을 점검하고 경비 관련 장비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돌아가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같은 달 27일 일이 터졌다. 도둑들이 열선감지기의 감지범위가 아닌 공장 건물 뒷면의 벽을 뚫고 들어와 보관돼 있던 에나멜 동선 및 타프피치 동판 등 7.9t을 용달차에 싣고 도주한 것이다. 이에 A사는 경비업체인 B사에 도난 피해를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경비서비스 제공자인 B사가 경비 대상물에 대한 모든 절도 범죄를 예방·방지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며 "무인경비기기 설치·관리, 침입 감지 신호 수신시 직원 출동 등의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시간을 지체함으로써 경비 대상물에 손해가 발생·확대된 경우에만 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도둑들이 에나멜 동선 등을 훔칠 수 있었던 것은 B사가 설치한 열선감지지가 작동하지 않았거나 B사 직원이 늦게 출동한 것 때문이 아니라 B사가 설치한 열선감지기의 감지범위를 벗어난 벽을 뚫고 절취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일반적으로 예견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상황이고 계약상 그러한 침입경로까지 대비하고 현장에 출동할 의무까지 B사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순규 기자
2016-08-08
[판결] 휜 중앙분리대 방치 돌출부 들이받아 사고났다면
이전 사고로 찌그러져 있던 중앙분리대의 돌출된 부분(단부)을 운전자가 들이받아 사망했다면 중앙분리대를 제때 수리하지 않고 방치한 지방자치단체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이은애 부장판사)는 흥국화재해상보험사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보험 가입자 측에 지급한 보험금 3억7000여만원 가운데 50%인 1억8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인천시와 인천시 서구를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의 항소심(2014나2045896)에서 5일 원고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7500여만원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3년 6월 술을 마신채 자신의 쏘나타 차량을 몰고 인천 서구 당하동에 있는 왕복 8차선 대로를 지나던 중 직선구간에서 곡선구간으로 접어드는 지점의 가드레일형 중앙분리대 단부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A씨와 조수석에 있던 B씨가 사망했다. A씨가 가입한 자동차종합보험 회사인 흥국화재해상은 B씨의 유족에게 합의금으로 총 3억70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다음 "사고지점에 별도의 충격흡수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종전의 다른 사고로 찌그러져 훼손돼 있던 중앙분리대를 그대로 방치해 사고를 유발했다"며 인천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전의 다른 사고로 사고지점의 가드레일형 중앙분리대 등 충격흡수시설이 심하게 훼손돼 있는 상태였다"며 "인천시는 이번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이를 점검·확인해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지 않아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장소는 차량의 충돌이 예상되는 사고의 위험이 높은 곳"이라며 "단부처리용 충격흡수시설을 설치하거나 충격흡수가 가능한 구조로 중앙분리대용 단부처리를 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만취상태에서 전방주시의무를 다하지 않은 A씨의 과실과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B씨의 과실이 인정된다"며 지자체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국토교통부 예규인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은 '(지자체는) 방호울타리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일상 점검과 보수를 해야 하고, 도로에 설치된 방호울타리가 손상을 입거나 미비한 상태로 방치될 때는 초기의 상태를 발휘할 수 있게 상시 유지 관리 및 보수에 유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1심은 "사고 당시 차량의 진행 속도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로 탑승자가 모두 사망했다는 사정만으로 중앙분리대에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장혜진 기자
2015-11-12
[판결] 訪韓한 대만 인기 코미디언 소송전…
대만의 인기 코미디언인 쿠오 추 쳉(郭子乾)이 국내 호텔에 머물며 객실내에 비치된 주전자를 사용하다 화상을 입었다며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했다. 쿠오는 2012년 1월 관광차 서울을 방문해 A호텔에 투숙했다가 허벅지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화상이 호텔에 비치된 전기 주전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주전자의 밑판이 분리된 상태로 고장나 있었지만 호텔 측이 밑판을 투명 테이프로 고정해둬 이를 모르고 사용하다 다쳤다는 것이다. 호텔 측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쿠오는 그해 7월 호텔을 상대로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4억40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1·2심은 "원고가 주장하는 상태로 물을 끓였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주전자를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판결에 불만을 품은 쿠오씨는 대만 현지에서 반한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상고까지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3일 쿠오와 그의 가족들이 A호텔 운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058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투숙하기 전 주전자의 상태 등을 호텔 측이 미리 점검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며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원고는 문제의 호텔이 대만에서 숙박광고를 하고 있으므로 국제사법 제27조 1항 1호에 따라 대만법을 준거법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원고가 현지 여행사를 통해 호텔에 숙박하게 된 것이므로 여행사와 생긴 문제에만 대만법을 적용하고 호텔과 생긴 문제에는 대한민국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세미 기자
2015-08-06
[판결] 유치원 방과후 지원금 목적 외 사용 땐 반환해야
유치원 방과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유치원에 주는 경비는 법률상 보조금으로 봐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운영자가 이 경비를 방과후 과정 운영을 위한 목적에 맞지 않게 썼다면 교육청에 해당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단독 차은경 판사는 유치원을 운영하는 신모씨가 여수교육지원청을 관할하는 전라남도를 상대로 "3900만원을 돌려달라"며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2014가단88008)에서 16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여수교육청은 2013년 6월부터 4개월 간 신씨가 운영하는 유치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 뒤 신씨가 2012년 방과후 과정비로 지출한 5360만원이 원래 목적에 맞이 않게 차량 운전원 급여나 공과금 등으로 사용됐다며 신씨가 방과후 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초과 지출한 1450만원을 뺀 3910만원을 반납하라고 통보했다. 신씨는 반납을 거부하면 불익을 받을까봐 해당 금액을 일단 교육청에 송금했다. 하지만 억울한 마음에 소송을 냈다. 신씨는 재판 과정에서 "방과후 과정을 신청하고 지원으로 혜택을 보는 건 원생들의 학부모이기 때문에 지원된 과정비가 성격상 법률상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교육청이 보조금으로 단정해 반납하도록 통보했다"며 "교육청에 보낸 3910만원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돌려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 판사는 판결문에서 "방과후 과정비는 지자체에서 교육과 보육을 통한 종일반 운영의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 목적에서 유치원에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이라 볼 수 있다"며 "교육청의 유치원 종일반 운영계획 등을 보면 방과후 과정비의 지원요건·방식 등이 규정되어 있는 등 실질적 수혜자를 유치원 운영자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조금을 목적 외로 사용한 경우 유아교육법 제28조 1항에 따라 반환을 명할 수 있는데, 신씨가 방과후 과정비를 차량운전원 급여 등 방과후 과정의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해 해당 금액을 반환한 것이므로 전라남도가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대용 기자
20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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