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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 한진칼 신주발행 허용…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 것에 반발한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1일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2020카합22150)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신주발행은 상법 및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영권 분쟁 아래 이뤄진 '제3자 배정 신주발행' 효력에 대해서는 "주식회사가 자본시장의 여건에 따라 필요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고, 이로써 경영 효율성 및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봐 제3자 배정방식의 신주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면, 그 신주발행이 단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회사가 내세우는 경영상 목적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 등 회사 지배관계에 대한 영향력에 변동을 주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제3자 배정방식의 신주발행은 상법 제418조 2항을 위반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주발행 당시 한진칼은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와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시장에서 유일한 국적 항공사로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고, 이로써 당면한 재정상 위기를 타개함은 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봐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한진칼이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사항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주주연합이 제시하는 대안적 거래 방식들은 이 사건 신주발행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라고 볼 수는 없고, 한진칼이 이 사건 신주발행을 결정한 것은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그에 따라 주주연합의 신주인수권이 제한되는 것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부득이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 신주발행이 진행될 경우 주주연합이 당초 예상했던 한진칼에 대한 지배권 구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주발행이 한진칼의 지배권 구도를 결정적으로 바꾼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심문기일에서 KCGI 측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니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대안이 존재한다"면서 "이번 유상증자는 조원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상법 제418조를 위반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인 산업은행이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고, 막무가내식으로 주주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진칼 측은 "산업은행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는 선행조건이 완성되고, 항공산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하다"고 맞섰다. 이어 "인수합병을 통해 여객 수 기준으로 세계 10위, 화물 수 기준으로 세계 3위의 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측의 신용도와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칼의 조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겪어 온 KCGI는 지난달 18일 한진칼의 신주발행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KCGI 측은 "산업은행의 한진칼 투자가 조 회장의 경영권과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순풍을 타게 됐다. 산업은행이 오는 2일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인 5000억원을 납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용경 기자
2020-12-01
[판결] "최대주주 관여된 친족 등 특수관계인간 주식양도 시 20~30% 할증은 적법"
친족 등 특수관계인간 주식 양도과정에 최대주주가 관여된 경우 양도소득세 기준인 '시가'를 양도일 이전·이후 각 2개월간 종가 평균액을 상장주식의 시가로 보고 여기에 20~30% 할증률을 가산하도록 한 소득세법 시행령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8일 이모씨가 서울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등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2016두43411)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대법관 7대 6의 의견으로 확정했다. 이씨는 2011년 10월 형 A씨에게 B주식회사 주식 11만6022주를 1주당 6만5500원, 총 75억9944만원에 매도했다. 이로써 A씨는 B사 최대주주가 됐고, 이씨는 2012년 거래 가격을 양도가액으로 해 양도소득세 신고를 했다. 국세청은 2013년 이씨에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1항에 따라 주식 양도일 전후 각 2개월동안 공표된 한국거래소 최종 시세가인 평균액 6만4178원에 최대주주 할증가액 30%를 더해 1주당 8만3431원으로 해야 한다"며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수정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이에따라 이씨는 주식의 시가를 다시 계산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를 수정 신고하고 추가 납부했다. 이후 이씨는 "매매대금을 양도가액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결정해야 한다"며 국세청을 상대로 경정청구를 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소득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에서 기준이 되는 양도자산의 시가에 관해 의미와 평가방법을 직접 규정하지 않고, 이를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소득세법 시행령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조항을 준용해 '친족 등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양도대상 상장주식의 시가는 양도일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시가로 보아야 하고, 상장주식의 양도가 최대주주 등 사이에서 이루어진 경우 그 시가는 위 평균액에 그 보유 비율에 따라 20% 또는 30%의 할증률을 가산한 금액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에서는 이같은 시행령이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나는지, 그 내용이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위법해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해당 시행령 조항이 거래일 이전·이후 각 2개월 동안 공표된 매일의 종가 평균액을 상장주식의 시가로 간주하도록 규정한 것은 거래가 체결된 특정시점의 시세가액만으로는 주식의 내재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 평가범위를 납세자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확장한 것이므로 그 정당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은 일반주주가 보유한 주식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비율에 따라 일률적으로 20~30% 정도 할증평가하는 조항 역시 정당성과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행령 조항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준용한 것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시가'와 소득세법상 '시가'를 일치시키기 위한 것으로 합리적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권순일·박상옥·김재형·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양도소득세에서 양도차익의 기준이 되는 양도가액은 명백히 국민의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 본질적 사항인 과세요건이므로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국회가 법률로 정하여야 할 사항"이라며 "특히 경영권 프리미엄의 이전이 없는 주식양도까지 일률적으로 할증해 양도차익을 산정하는 것은 특정 납세의무자를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이고 그 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조세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친족 등 특수관계인 사이의 상장주식 양도로 인한 양도소득세 산정과 관련해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기준이 되는 상장주식의 '시가'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상장주식 시가평가 조항에 의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이 적법·유효함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시행령은 모법의 입법취지에 맞게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기 때문에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손현수 기자
2020-06-18
[판결] 회사 대표이사 특별성과급은 '주총' 거쳐야
회사 대표이사에게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는 '특별성과급'은 상법이 정한 '이사의 보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2018다290436)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제조업체 A사 대표이사인 B씨는 2013~2014년까지 '특별성과급'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45억8000여만원(세전)을 받았다. 이후 A사는 "B씨에 지급한 특별성과급은 상법이 정한 '이사의 보수'에 해당함에도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 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B씨는 "특별성과급은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경영재량으로 지급한 것으로 이사의 보수가 아니다"라며 "설령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1인 회사인 A사 대주주 C씨의 지시 및 승인이 있었으므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맞섰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A사의 정관도 '이사의 보수는 주총에서 결의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1,2심은 "상법이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된다"며 "특별성과급은 A사가 B씨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한 대가적 성격의 금원으로서 상법이 정한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성과급의 지급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존재하지 않았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씨가 지급받은 특별성과급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된 것으로서 부당이득에 해당하고, B씨는 A사에 특별성과급에 해당하는 금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사는 B씨가 반환할 금액이 소득세 등 원천징수세액과 고용보험료를 공제하지 않은 원래 금원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원천징수의무자인 국가 등에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라며 "B씨는 A사에 실제 지급받은 28억50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B씨는 대주주인 C씨의 의사결정이 있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나) 주주총회를 개최했더라도 결의가 이뤄졌을 것이 예상된다는 사정만으로, 결의가 있었던 것과 같게 볼 수는 없다"며 "B씨에게 지급된 특별성과급은 모두 법률상 원인없이 이루어진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면서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0-04-29
[판결] 주주가 '상환주식'의 상환권 행사했더라도 상환금 모두 받지 못했다면
매수한 주식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에 되팔 수 있는 이른바 '상환주식'의 주주가 상환권을 행사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돈을 모두 받지 못했다면 여전히 주주로서의 지위를 갖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항소심은 상환권을 행사하면 주주로서의 자격을 잃는다고 봤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사가 B사를 상대로 낸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소송(2017다25156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1년 3월 비상장법인인 B사가 발행한 상환우선주 3334주를 총 150억원에 인수하면서 'A사는 인수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부터 7일 이내에 서면으로 B사에 해당 주식의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A사는 B사의 비상근이사 1명을 선임하는 권한을 받는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A사는 3년 후인 2014년 3월 B사에 해당 주식에 대한 조기상환을 청구했다. 하지만 B사는 A사를 상대로 상환금 채무 부존재 확인소송을 내고 1심 법원에 230억여원을 공탁했다. 한편 B사는 2014년 8월 A사가 지명한 비상근이사 C씨를 주주총회를 거쳐 해임했다. 이에 A사는 "상환금을 지급받지 못했는데도 B사가 동의 없이 주주총회를 열고 C씨를 해임했다"며 이번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상환권을 행사한 A사가 그에 상응하는 상환금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B사 주주로서의 지위를 잃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B사의 정관이나 A사와 맺은 계약에서 A사가 상환권을 행사한 경우 주주의 지위를 상실하는 시기에 관해 달리 정한 바가 없다"며 "A사는 상환권을 행사했더라도 B사로부터 상환금을 지급받을 때까지는 여전히 B사의 주주"라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A사와 B사 사이에 주식의 상환금인 '공정한 시장가격'에 관해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해 A사가 B사로부터 주식의 상환금 전부를 지급받았는지 여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사가 가졌던 3334주 중 B사가 상환하지 않은 862주에 대해서만 A사의 주주권이 인정된다"면서도 "주주총회 당시 A사가 가진 B사의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5%에 불과해 나머지 주주들이 출석해 결의가 이뤄진 주주총회를 무효라 볼 수 없다"며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A사가 주식에 관한 상환권을 행사한 이상 상환금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B사의 주주가 아니므로 주주총회 결의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주식회사의 주주, 이사, 감사에 한해 제기할 수 있는 주주총회결의 취소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 적격이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손현수 기자
2020-04-29
[판결](단독) “대표가 의사록 등 위조” 무고… 前 대표에 “2000만원 배상하라”
회사 대표이사직을 되찾기 위해 "대표이사가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 등을 위조했다"고 무고한 전 대표이사에게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김도현 부장판사는 A씨 등이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167734)에서 "B씨는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C항공사는 2014년 5월 B씨가 대표이사직에서 사직하고, A씨를 대표이사로 선출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이뤄졌다는 내용의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을 작성하고 A씨를 대표이사로 등기했다. 그런데 B씨는 이 같은 주주총회 결의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대표이사 선임결의 무효확인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 사이 C항공사는 다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A씨의 대표이사 취임을 추인하는 결의를 했다. 이에 B씨는 2015년 2월 A씨 측이 임시 주주총회 의사록을 위조했다며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고 B씨를 무고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B씨에게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A씨 측은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B씨가 A씨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무고한 것은 이들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위험이 있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조문경 기자
2020-03-30
[판결] 증권관련 집단소송, 대법원서 첫 '승소'… 피해자 모두에 기판력
2011년 불거진 '씨모텍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주주들이 유상증자 주관사인 DB금융투자를 상대로 낸 증권관련 집단소송에서 "전체 손해액의 10%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증권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소수가 대표로 소송을 수행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단으로, 이번 판결은 총 4972명에게 기판력이 미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7일 A씨 등 씨모텍 주주 185명이 DB금융투자를 상대로 낸 증권 관련 집단소송(2019다22374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등은 2011년 1월 씨모텍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기명 보통주식을 취득했다. 하지만 유상증자 후 발생한 최대주주의 횡령, 배임행위 등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그해 9월 씨모텍은 상장폐지됐다. 이에 A씨 등은 "유상증자 당시 대표주관사 겸 증권인수인인 DB금융투자가 증권신고서 등의 중요 사항을 거짓 기재했다"며 "씨모텍의 최대 주주 나무이쿼티의 자본금이 30억5000만원에 불과했음에도 차입금 220억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됐다고 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집단소송은 거래과정에서 생긴 집단적 피해 구제를 위해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치게 하는 일괄구제 제도다. 국내에서는 2005년 증권 분야에만 도입돼 허위공시·주가조작·분식회계·부실감사 등이 원인인 손해배상청구에 한해 적용한다. 법원의 허가가 있어야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 A씨 등은 2011년 서울남부지법에 집단소송 허가신청을 냈고, 법원은 2013년 집단소송 허가결정을 했다. 허가결정은 2015년 서울고법, 2016년 대법원을 거쳐 확정됐다. 이후 진행된 1,2심은 "DB금융투자가 투자자의 판단이나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사항'인 자본금 전환 여부에 거짓으로 기재해 주주들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면서도 "다만 주주들이 입은 손해가 전적으로 기재의 허위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책임 손해액을 10%로 제한해 투자자들에게 총 14억55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쌍방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2020-02-27
[판결](단독) 이사 자기거래시 ‘공정성’ 요건 위배… “신주 발행 무효” 첫 판결
이사가 회생채권으로의 전환이 임박해 경제적 가치가 없는 채권을 회사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취득한 양도금채권을 이용해 주식을 취득한 행위는 불공정 행위로 무효이며 그에 따른 신주발행도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상법 제398조가 개정돼 이사의 자기거래 사건에서 '공정성' 요건이 추가된 이후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 주목된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민사부(재판장 신원일 지원장)는 회생채무자 A리조트의 공동관리인이 B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 확인의 소(2018가합200456)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A리조트와 B사는 모두 C회장이 실제 사주인 곳으로 C회장의 아내 D씨는 B사의 과반수 이상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이사였다. 2016년 A리조트가 영업실적 악화로 회생절차가 임박하자 D씨는 A리조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채권을 B사에 양도했다. 이후 A리조트는 2017년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B사는 2018년 신주발행했고 D씨는 주식을 받기 위한 대금(주금납입대금)을 B사에 대한 채권양도대금과 상계처리해 주식을 인수했다. 이에 B사의 주주인 A리조트의 공동관리인이 "A리조트는 회생절차 중이어서 신주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신주를 발행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주발행을 사후에 무효로 하는 경우 거래의 안전과 법적 안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어 그 무효 원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면서 "다만 신주발행이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거래의 안전, 주주와 이해관계인의 이익 등을 고려해 신주발행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속초지원, 신주발행 무효확인 소송‘ 원고승소 판결 이어 "C회장 일가는 A리조트와 B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고 회생계획에 의하면 A리조트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해 D씨의 A리조트에 대한 채권은 모두 회생채권으로서 소멸할 예정이었다"며 "D씨가 B사에 채권을 양도할 당시 A리조트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으므로, D씨는 실질적으로 가치가 전혀 없는 채권을 B사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양도대금 채권을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채권양도는 D씨가 오로지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자기 계산으로 거래한 것으로, 상법 제398조에 위반되는 '현저하게 불공정한 이사의 거래 행위'에 해당돼 효력이 없다"며 "아울러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신주발행은 B사에 심각한 자본부실을 초래하고 지배구조에도 중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상법 제398조 ‘이사의 자기거래’의 요건 중 하나인 ‘공정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그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정성 요건은 이익충돌거래를 실질적으로 규제하면서 거래안전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하다가 2011년 상법이 개정되면서 새로 들어오게 됐다. 법원 관계자는 "상법이 개정된 후 공정성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나 선례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판결은 회사의 이사가 사익을 위해 회생채권으로 전환이 임박한 경제적 가치가 없는 채권을 회사에 양도하고 그 대가로 회사로부터 온전한 양도대금 채권을 취득한 거래가 공정성에 위배될 뿐 아니라 그 정도가 현저해 무효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가언 기자
2019-11-18
[판결](단독) 특정주식 존부에 관한 다툼을 본안으로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내렸다면
특정 주식의 존부에 대한 다툼을 본안으로 의결권행사의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이 내려졌다면 해당 주식은 상법 제371조 1항을 유추적용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이승련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황규경 변호사)가 C사 임원인 B씨 등 7명을 상대로 낸 이사 등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사건(2019카합21290)에서 "본안 판결 선고 시까지 B씨 등은 C사의 사내이사·감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비료 제조·판매업체인 C사에는 A씨를 비롯해 B씨 등 7명이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다. C사의 총 주식 수는 자기주식을 포함해 40만3999주로, 이 가운데 A씨가 보유한 주식은 49.72%(20만858주)에 달했다. C사는 지난해 7월 이사회를 개최해 보통주식 60만주에 대한 신주발행결의를 한 뒤 이를 공고했다. 그러자 A씨는 C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신주발행 유지(留止)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신주 발행을 금지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지만, C사는 그대로 신주발행절차를 진행해 2만5100주를 더 발행했고 A씨의 지분율은 46.81%로 낮아졌다. 이에 A씨는 C사를 상대로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4월 1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은 뒤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한편 B씨는 지난 5월 C사를 사건 본인으로해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신청했다. 법원은 올 7월 이를 받아들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했다. 그런데 주주총회 개최에 앞서 A씨가 낸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심리하고 있던 항소심 법원은 항소심 판결 선고 시까지 신주발행으로 발행된 신주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C사는 A씨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주주총회를 열었고 B씨 등은 의결권 행사가 금지된 주식(2만5100주)을 발행주식총수에 포함시켜 발행주식총수를 42만9099주로, 출석한 주주의 주식수를 21만1203주로 성원 보고한 뒤 집중투표 방식으로 B씨 등을 이사와 감사로 선임하는 결의를 했다. 서울중앙지법, “임시주총의 이사선임 결의, 의사정족수 미달로 무효” 이에 A씨는 "C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는 발생주식총수의 과반수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가 출석해야 하는데, 선행 가처분결정에 의해 의결권행사가 금지된 신주와 자기주식(1만5303주)을 제외하면 주식총수는 38만8696주이기 때문에 내가 출석하지 않으면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이처럼 중대한 하자가 있는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이사와 감사로 선임된 B씨 등의 직무집행을 정지해달라"며 이번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임시주주총회 결의가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상법 제368조 1항에 따라 보통결의 요건을 정관에서 달리 정할 수 있으므로 정관에서 특정 안건에 관해 의사정족수를 별도로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또 집중투표에 관한 상법 조항이 정관에 규정된 의사정족수 규정을 배제한다고 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사 선임을 집중투표 방법으로 하는 경우에도 정관에 규정된 의사정족수는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처럼 특정 주식의 존부 자체에 관한 다툼을 본안으로 해 의결권 행사의 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이 내려진 경우에는 해당 주식에도 상법 제371조 1항을 유추적용해 발행주식총수에 산입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며 "신주발행 무효의 소와 같이 주식의 존부 자체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의결권행사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채권자는 해당 신주발행 전 상태를 보전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으므로, 해당 주식을 발행주식총수에서도 제외하는 것이 현상유지라는 가처분 목적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A씨를 대리한 황 변호사는 "기존에는 주식 자체는 유효하게 발행됐지만 주식의 이전 등으로 당사자 간에 주식의 귀속에 관해 분쟁이 발생해 진실의 주주라고 주장하는 자가 명의상의 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받았을 경우, 그 명의상의 주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으나 그가 가진 주식 수는 주주총회 결의요건을 규정한 구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8조 1항 소정의 정족수 계산의 기초가 되는 '발행주식총수'에는 산입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라는 판례(97다50619)만 있어 논란이 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명시적인 결정이 내려졌다"며 "무효인 신주발행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려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연 기자
2019-11-04
[판결] "임원 퇴직금 중간정산은 정관· 주총결의 있어야 가능"
회사 임원의 퇴직금 중간정산은 정관의 규정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관 규정이나 주주총회 결의가 없다면 임원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허용되지 않고, 지급받은 퇴직금 중산정산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A주식회사가 이사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7다1743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A사의 이사이자 전 대표이사인 B씨는 이사로 선임된 이후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해 회사로부터 3000여만원을 받았다. 또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1년에도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해 1억3000여만원을 받았다. 이에 A사는 "임원의 퇴직금은 퇴직 시 발생하는 것으로 정관의 규정이나 주주총회 결의 등 없이 퇴직금 중간정산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법령이나 정관에 근거가 없는 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이사의 퇴직금은 상법 제388조에 규정된 보수에 포함돼 정관으로 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에 의하여 정할 수 있고, 퇴직금 청구권은 이사가 퇴직할 때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의 퇴직금 규정에 의하거나 주주총회 지급결의가 있을 때 발생한다"며 "이는 강행규정이므로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고 한 경우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 이사는 보수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법 취지에 따라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이상 이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A사의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퇴직금 중간정산에 관한 규정을 두거나 결의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B씨는 A사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 중간정산금 1억3000여만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손현수 기자
2019-07-05
[판결] 신동주, "호텔롯데 이사직 해임 부당" 소송 냈지만 최종 '패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부당하게 이사직에서 해임을 당했다며 호텔롯데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신 전 부회장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9다20976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인정해 심리불속행으로 신 전 부회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호텔롯데 등은 2015년 9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 전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같은 해 10월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임을 당했다"며 "8억7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신 회장 측은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 업무를 소홀히 하고 경영능력이 부족해 해임된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1,2 심은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때에는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은 이사로서 기업의 기획·그룹 공조 업무를 이행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에서 해임된 상태로 그룹 공조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상태가 아니었다"며 "신 전 부회장은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 회복을 위한 목적으로 회사가 아닌 자신을 위해 언론 인터뷰를 했고 그 내용은 진실로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로 인해 호텔롯데 등이 심각한 손해를 입었고 신 전 부회장이 경영자로서 업무 집행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손현수 기자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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