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레슬링부 훈련 중 일어난 사고에 교사 등 감독자의 책임이 없어도 사지마비가 된 학생에게 공제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효두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훈련 중 사고를 당한 모 체육중학교 레슬링부 A학생과 부모가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공제급여 청구소송(☞2009가합4532)에서 "A학생에게 8억9,000여만원을, 부모에게 각각 500만원을, 동생에게 25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고는 A학생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학교안전사고법 및 그 시행령은 사고에 관해 학교장이나 교사, 감독자 등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의 인정여부를 떠나 피공제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라도 모든 학교안전사고로 인해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보상하기 위함에 그 목적이 있으므로, 학교장이나 교사, 감독자 등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공제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피공제자인 학생의 과실을 이유로 과실상계할 수 있다고 보는 피고의 공제급여 지급기준은 학교안전사고법 및 그 시행령상 근거가 없어 적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모 체육중학교 레슬링부인 A학생은 2008년 1월11일 체육관에서 소년체육대회 대비 합동훈련을 하던 중 상대선수와 스파링을 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목이 꺾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로 인해 경추골절, 사지마비,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었으며, A학생과 그의 부모는 학교에서 가입한 학교안전사고보상공제회의 사업자인 피고를 상대로 공제급여를 지급해달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