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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하청업체 근로자 파견관계, 개별적 판단해야
직접생산공정이 아닌 서열·불출 등 간접생산공정에서 일하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근로자의 경우에는 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일하는 작업의 종류 등을 따져 파견관계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이숙연 부장판사)는 현대차와 1,2차 사내협력업체 등에 소속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근무하던 A씨 등 32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에 관한 소송(2020나2008508)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준 1심을 변경해 원고일부패소 판결했다. 파견범위 무한정 확대는 파견법의 한계 벗어나 A씨 등은 "현대차와 협력업체 사이에 맺은 도급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해 2년의 사용기간이 끝난 다음날부터 직접 고용관계가 형성된다"며 소송을 냈다. 파견법은 2년을 넘겨 파견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며 이 기간을 넘길 경우 파견받은 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부는 직접생산공정에서 일한 근로자로, 생산된 차체에 도료를 칠하는 공정인 도장을 수행한 근로자 8명에 대해서는 파견관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간접생산공정인 서열(조립라인에 공급하기 위해 차량 사양에 맞게 부품을 선별해 팔레트에 적입하는 작업)·불출(적입된 팔레트 등을 조립라인에 가져다놓는 작업), 보전(생산 설비 점검·유지보수), 수출선적 등의 업무와 생산 후 업무를 수행한 나머지 24명에 대해서는 파견 근로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돼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2010다106436, 2010다93707 등)"며 "기업이 협력업체와 분업 내지 도급을 통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도모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의 영역에 속하지만 이러한 자유도 근로자의 보호라는 다른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는 경우에까지 무한정 보장될 수 없고 파견법 등 노동관계법이 정한 바에 의해 제한된다"고 밝혔다. 생산공정에 직접·간접 참여 따라 파견여부 결정 이어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는 경우 파견법에 따라 고용관계를 간주하거나 고용의무를 부과해 (근로자를) 보호해야 하지만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별도의 정책이나 입법에 의해 개선을 도모해야지, 파견법상 파견으로 볼 수 없는 관계까지 범위를 무한정 확대하는 것은 파견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근로자파견관계는 원칙적으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원청 회사 사이의 개별적인 근로관계이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담당 업무나 근무형태가 모두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은 이상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전원과 원청 회사 사이의 집단적 근로관계로 치환될 수 없다"면서 "근로관계의 실질은 다양한 요인에 따라 사업장별·공정별·협력업체별로 다를 수 있고, 같은 협력업체 내에서도 구체적인 담당 업무나 근무상황에 따라 개별 근로자별로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의 협력업체 소속 일부 근로자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됐더라도 이 사정만으로 피고 공장 내에 근무하는 모든 협력업체 또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의 파견근로자로 당연히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고,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원고별 계쟁기간 또한 계쟁시기의 담당 업무와 근무상황·근무형태 등을 바탕으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존재하는지를 대법원 법리에 비춰 살펴봐야 하고, 이를 위해 법원은 계쟁기간 동안 또는 계쟁시기에 개별 근로자와 원청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력업체 근로자 모두 파견근로자로 인정 안돼 그러면서 현대차가 서열·불출 업무를 수행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지휘·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현대차의 서열 정보 제공·전달을 지휘·명령으로 본다면 현대차 공장이 아니라 통합물류업체 자체 사업장 내에서 부품공급망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를 이용해 서열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를 포함해 부품제조업체 사업장에서 직서열 대상 부품의 서열 업무 수행 근로자 전부가 현대차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현대차 근로자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이는 파견의 범위가 무한정 확대되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보전, 수출선적 업무 역시 현대차로부터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으며 파견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관계를 형성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간접생산공정 등에 종사한 하청업체 근로자의 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한 판결로서, 업무별·근로자별로 세심한 심리 없이 근로자파견관계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최근 하급심 판결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1심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면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청업체
파견
현대차
근로자
박수연 기자
2022-02-17
민사일반
[판결] '왕따 주행 논란' 김보름, 노선영 상대 소송서 일부승소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을 일으킨 김보름 선수가 함께 출전했던 노선영 선수를 상대로 "폭언과 명예훼손 피해 등을 입었다"며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일부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 부장판사)는 16일 김 선수가 노 선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합594433)에서 "노 선수는 김 선수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 경기에 출전할 당시 한참 뒤처진 노 선수를 놔둔 채 박지우 선수와 함께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논란은 노 선수가 경기 전후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훈련 당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김 선수가 노 선수를 고의적으로 따돌리거나 팀추월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가속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후 김 선수는 2020년 11월 "노 선수의 인터뷰 내용은 모두 허위이고, 해당 인터뷰로 저와 박 선수가 마치 노 선수를 소외시키고 '왕따 주행'을 한 것으로 오인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여론 악화로 예정된 광고모델 계약도 무산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김 선수는 또 "노 선수가 2010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때까지 수차례 고성과 폭언, 욕설 등을 해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우선 '왕따 주행'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경기는 정상적인 주행이었고, 오히려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주행순서를 결정하고 선수간의 간격이 벌어질 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지도력의 부재 등으로 이러한 경기결과가 초래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문체부 감사결과에 의하더라도 김 선수나 박 선수는 마지막 구간에서 노 선수와 간격이 벌어진 것을 인식하지 못했고 이에 대해 코치로부터 적절한 신호나 지시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노 선수의 인터뷰로 명예가 훼손됐다는 김 선수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노 선수의 지속적 폭언과 욕설에 따른 정신적 피해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노 선수의 인터뷰 내용은 빙상경기연맹의 선수단 관리와 감독의 지도력 등 공적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진술한 것으로서 악의적인 공격으로 볼 수 없는 한 표현의 자유가 인정돼야 한다"며 "인터뷰 가운데 일부 내용은 노 선수의 의견에 불과하고, 최초 인터뷰 이전에도 김 선수의 답변 태도로 왕따설이 이미 촉발된 상태라 노 선수의 인터뷰로 김 선수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다만 "2010년부터 평창올림픽 개최 전까지 이뤄진 국가대표 훈련 과정에서 노 선수가 후배인 김 선수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욕설 등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노 선수는 김 선수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김보름
노선영
손해배상
폭언
명예훼손
이용경 기자
2022-02-16
민사일반
[판결](단독) ‘직장 내 괴롭힘’ 당한 직원 무단 퇴사, 회사매출 감소했어도
회사가 퇴사한 직원을 상대로 "무단퇴사로 매출이 하락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단독 김상훈 부장판사는 광고대행업체인 A사가 퇴사한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8195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20년 1월 B씨와 3개월 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거래처 병원의 광고대행 업무를 맡겼다가 다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병원 광고는 물론 고객과의 전화상담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러다 B씨가 같은 해 9월 A사에 퇴사를 통보하고,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않자 A사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회사 패소판결 A사는 "신규직원 채용과 업무 인수인계에 적어도 한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B씨는 퇴사통보 이후 최소한의 업무 인수인계조차 하지 않은 채 근로계약상 성실의무를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씨가 근무한 2020년 2~9월까지 8개월 동안 병원에서 지급받은 광고수수료 월평균 매출은 1억7000여만원인데 비해, 무단퇴사 이후인 같은 해 10월에는 매출이 1억1800여만원에 불과해 그 차액인 5200여만원의 매출감소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직원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왔고, 새벽시간에도 메신저를 통해 업무 등을 지시해 부득이 다음날 출근하지 않았다"며 "매출액 감소와 퇴사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김 부장판사는 "민법 제660조에 따르면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는 당사자가 언제든지 계약해지 통고를 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한 달이 경과해야 해지효력이 생긴다"며 "B씨는 A사에 사직의사를 밝힌 뒤 근로계약 해지효력이 발생하기 전인 다음날부터 무단으로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무단퇴사로 인해 A사 손해가 발생했다면 B씨에게 배상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사의 광고수수료 매출은 B씨가 근무하던 기간인 2020년 7월부터 9월까지 계속 감소해왔고, 같은 해 8월에 비해 9월의 매출액 감소폭은 2100여만원까지 증가했다가 B씨가 퇴사한 이후인 10월에는 매출 감소폭이 970여만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B씨가 퇴사하기 전 8개월 간 월 평균 광고수수료 매출과 10월 매출의 차액이 A사의 손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퇴사
무단퇴사
손해배상
매출
이용경 기자
2022-02-10
민사일반
[판결](단독) 집배점 화재로 물품소실…택배회사가 배상해야
택배회사가 판매회사로부터 받은 판매물품을 집배점에서 보관하도록 했는데 집배점 보관 창고에서 화재가 났다면 택배회사가 사용자책임을 지고 물품 소실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7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최근 종근당건강이 CJ대한통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022426)에서 "CJ대한통운은 13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종근당건강은 여러 홈쇼핑 업체들과 위탁판매계약을 맺고 방송 채널별로 방송일과 판매상품, 수량 등을 정해 판매했다. CJ대한통운은 홈쇼핑 업체와 계약을 맺고 판매물품에 대한 택배운송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기로 했는데, CJ대한통운은 A집배점을 운영하는 B씨와 택배업무의 위·수탁을 위한 택배집배점 계약을 체결했다. 택배집배점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에 사용자 책임 부담 A집배점은 2017년 4~8월 종근당건강으로부터 홈쇼핑 방송이 예정된 상품을 미리 인도받아 CJ대한통운 C지점 창고에 보관했는데, 이후 CJ대한통운이 창고를 비워달라고 해 같은 해 9월 B씨는 자신의 비용으로 다른 곳에 있는 창고를 임차해 판매물품들을 보관했다. 그런데 2019년 7월 이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이 화재로 보관돼 있던 판매물품들이 모두 멸실됐다. 이에 종근당건강은 "CJ대한통운은 택배 집배점 계약에 의해 A집배점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휘·감독했으므로 판매물품 멸실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씨는 CJ대한통운이 사전에 마련한 업무절차에 따라 택배집화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며 "개별적으로 고객과 택배운송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나 그 계약의 주요 내용을 CJ대한통운에 통지해야 하고, 계약에 따른 대금도 CJ대한통운 명의 계좌에 입금될 뿐만 아니라 세금계산서도 CJ대한통운 명의로 발급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CJ대한통운은 택배 집배점 계약에 따른 업무수행에 관해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CJ대한통운은 택배 집배점 위탁계약을 통해 업무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실질적으로는 택배 집배점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통제를 통해 직접 채용한 직원이 집화업무를 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게 관리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은 홈쇼핑 업체가 지정한 택배회사이고 B씨는 그 인수 업무를 담당하는 CJ대한통운의 피용자라고 볼 수 있어 종근당으로부터 B씨가 상품을 인수한 행위는 외형상 CJ대한통운의 사무집행을 위한 행위임에 분명하므로, 화재로 인해 종근당건강이 입은 손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CJ대한통운이 물건 인수일로부터 홈쇼핑 방송일까지 물건을 보관하게 됨으로써 그 손상과 멸실 등에 대한 위험을 떠안게 된 점 등을 종합해 책임을 70%로 제한하는 것이 공평의 원칙상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화재
물품소실
집배점
택배회사
한수현 기자
2022-02-10
민사일반
[판결] 법조윤리협의회 상대 前 사무국장 해고무효소송 패소
법조윤리협의회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계약 갱신을 거절당한 변호사가 해고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한 차례 재계약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민사15부(이숙연·양시훈·정현경 고법판사)는 최근 A변호사가 법조윤리협의회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소송(2021나202414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A변호사는 2017년 3월부터 1년간 법조윤리협의회와 근로계약을 맺고 상근직 사무국장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3월 A변호사는 기간을 1년으로 한 근로계약과 연봉계약을 맺고 근무를 계속했다. 그러다 협의회는 근로계약 만료 전인 2019년 1월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했고, A변호사는 "협의회에서 담당한 업무는 상시적·계속적 중요업무이고, 지금껏 사무국장을 포함해 직원들이 원하는 한 계약갱신이 거절된 사례가 없다"며 "계약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면서 소송을 냈다. A변호사는 또 "협의회의 인사규정은 계약직 직원에 대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규정보다 효력이 강한 일반직 전환 관련 명문 규정을 두고 있고, 2018년 3월 근로계약을 한 차례 갱신하는 과정에서 (본인에게) 아무런 업무상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갱신거절을 통지하면서 내부 결재절차를 거치지도 않았으므로 갱신거절은 절차적으로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우리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며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A변호사에게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또 "A변호사가 갱신기대권의 근거로 드는 규정은 근무성적이 우수한 계약직 직원의 일반직 전환 가능성에 대한 규정일 뿐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 원고승소 1심 취소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협의회는 계약 기간 만료일 이후까지 수행할 것이 예정돼 있는 업무에 관해 지시 또는 승낙을 해 A변호사가 사무국장 직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했다. "협의회가 A변호사의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배제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서 "협의회는 A변호사가 복직하는 날까지 533만원 상당의 월 임금을 지급하라"며 A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2019가합586061). 그러나 서울고법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협의회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협의회의 상근직원은 사무국장 1명과 직원 3명, 법원행정처·법무부·대한변호사협회에서 각각 파견한 직원과 검사까지 총 7명으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돼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의 법리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협의회 인사규정의 문언 및 체계상 '근무성적이 우수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이를 근거로 계약직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협의회는 이에 대응하는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협의회는 법조윤리를 제고할 필요성에 관한 우리 사회의 높은 관심을 고려할 때 계속적인 존속이 예정돼 있고, 협의회의 조직이나 예산 규모 등을 고려해 전임 사무국장들과도 모두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협의회의 계속적인 존속이 예정돼 있다는 사정이 사무국장 업무의 연속 필요성을 판단하는 징표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변호사를 사무국장으로 채용한 이후 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계약을 한 차례 갱신했지만, 근로계약상 갱신에 관해 아무런 정함이 없이 과거에 한 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A변호사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해고
재계약
계약갱신
한수현 기자
2022-01-27
민사일반
[판결] 택시회사가 임금협정 따라 소정 근로시간 개별선택하게 한 경우
택시회사가 임금 협정에 따라 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개별 선택하게 한 경우 그 선택이 사납금 감소 등 근로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다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민사1부(재판장 박준석 부장판사)는 A씨 등 택시기사 20명이 택시회사인 B사(소송대리인 이창훈 법무법인 신광 변호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9가합1190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05년 3월부터 현재까지 B사 기사로 일하고 있거나 퇴직한 사람들로, 이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 수입금은 자신들이 가지며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받아왔다.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못 봐 B사는 2014년 2월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B사분회와 2014년 임금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르면 1일 근로시간은 배차시간 중 표준근로시간 10시간을 고정시간으로 하고, 노사 간에 합의한 임금협정서에 따른 개별소정시간에서 정한 임금의 어떠한 경우라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도록 했다. 이후 노조와 B사 사이에 체결된 2016~2019년의 각 임금협정도 표준근로시간만 8시간(2016년)으로 하거나 개별근로계약서(2017년), 근로기준법(2018·2019년)에 준하는 것으로 정했고 나머지는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A씨 등은 "2.5시간부터 8시간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왔는데, 이는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B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켜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정한 것에 불과해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택시회사는 오직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금액을 기사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대법원은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택시회사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택시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것은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시(2016다2451)한 바 있다. 여주지원 기사들 패소 판결 이번 재판부는 "B사는 매년 A씨 등과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그 연도에 적용될 소정근로시간을 개별적으로 정해왔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일률적인 지침이나 지시 등을 통해 A씨 등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을 실질적으로 강제해 왔다거나 근로자들이 선택한 소정근로시간을 거부했다는 등의 사정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B사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2014~2016년에도 3~7명 정도가 소정근로시간을 1일 7시간 혹은 8시간으로 선택한 것에 비춰보면 노조와 B사간의 합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납금의 감소 등 근로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B사가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 선택에 존중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춰 볼 때 B사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해 노조와 합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택시
소정근로시간
사납금
한수현 기자
2022-01-20
민사일반
[판결] 진급 심사 대상자만 적용되는 ‘육군지시 신고조항’ 일반 부사관에 적용 징계는 부당
민간 법원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사관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징계 처분의 근거인 '육군지시 신고조항'은 진급심사 대상자에게만 적용되는데, 부사관이 여기에 포함되는지 따지지 않은 채 곧바로 징계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가 B군단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2021두4537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부사관으로 근무하던 A씨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수사를 받았지만 군인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2015년 3월 민간 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B군단장은 2019년 12월 관련 규정 등에 의해 민간 검찰 및 법원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징계권을 가진 직속 지휘관에게 즉시 보고해야 하고(육군규정 보고조항), 진급선발 대상자 중 현재까지 보고하지 않은 민간기관 처분사실이 있는 자는 계급별 진급심사 개최 전까지 해당 부대와 진급선발위원회(진급자료관리과)에 동시 자진신고해야 함(육군지시 신고조항)에도 불구하고, A씨가 약식명령 확정 사실을 직속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아 복종의무를 위반(지시불이행)했다는 이유로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A씨에 대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육군지시 신고조항의 취지는 진급심사 대상자로 하여금 진급심사권자로서도 파악하기 어려운 민간 법원 처벌 전력을 신고하도록 해 진급심사에서 부정적 요소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군사법원 처벌 전력이 있는 다른 진급심사 대상자들과의 형평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 있고, 이 사건 육군지시 신고조항도 신고 의무자를 '진급선발 대상자'로 정하고 있다"며 "A씨는 2016년 8월 1일 중사에서 상사로 진급했고, 이 사건 육군지시는 원사 진급심사 대상자를 '2013년 12월 31일 이전에 상사로 진급한 자'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A씨는 해당 조항의 수범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육군지시 신고조항의 수범자가 아니라는 A씨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누락한 채 수범자라고 전제하고서 A씨가 이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판단누락, 심리미진 등으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육군지시
육군
음주운전
징계
박수연 기자
2021-12-22
민사일반
[판결] "코웨이 생활가전 설치 기사도 근로자… 퇴직금 지급해야"
코웨이와 위임계약을 맺고 제품 설치·수리 업무를 맡은 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코웨이 측이 배정한 업무만 수행할 수 있는 등 코웨이 측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구체적인 지시를 받는 등 관리·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고법 제38-2민사부(재판장 이호재 부장판사) 최근 코웨이 생활가전제품 설치기사로 일했던 A씨 등 130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매헌 나두현·민선찬·이형조·최성우 변호사)이 코웨이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 소송(2019나2031229)에서 "코웨이는 A씨 등에게 퇴직금과 주휴수당 등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코웨이로부터 생활가전제품 설치, 이전설치, 해체서비스, 수리서비스 및 반환 업무 등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설치·수리 업무 등을 수행했다. '닥터'로 불리운 A씨 등 기사들은 주 6일 근무를 원칙으로 매일 오전 7시 30분까지 각자 소속된 지점으로 출근해 아침조회에 참석한 다음 당일 설치할 제품 출고 및 전일 수행한 업무에 따른 수납 업무 등을 처리했다. 코웨이는 A씨 등에게 사원증과 명함을 교부했는데, 사원증에는 닥터의 사번과 함께 '본증 소지자는 당사가 신분을 보장합니다', '위 사람은 당사 직원임을 증명함' 등의 문구와 코웨이의 상호가 기재돼 있었고, 명함에는 코웨이의 로고, 닥터의 이름과 전화번호, 코웨이의 주소와 서비스 접수 전화번호 등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A씨 등에게는 코웨이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직장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도 적용되지 않았다. A씨 등은 "위임계약이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지위에서 코웨이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코웨이는 퇴직금,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연장근로수당 등 약 60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위임계약 등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 관계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종속적인 관계인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 지 등으로 판단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해 근로자로 인정받는 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런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 등은 아침조회나 교육 참석, 서비스대금 납부, 업무수행에 필요한 부품 수령 등을 위해 매일 아침 7시 30분경 각 지점으로 출근해야 했고, 아침에 출근하지 않으면 전날 업무를 종료한 후 지점에 들러야 했기 때문에 사실상 매일 소속 지점에 출근할 의무가 있었고 출근하지 않고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코웨이의 생활가전제품은 종류가 다양하고 동종 제품 간에도 세부적인 제품군이나 작동방식이 달라 코웨이는 A씨 등이 제품을 상세하게 이해하고 설치수리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A씨 등이 고객들에게 불친절하거나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상세한 고객응대 매뉴얼 등을 작성해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은 통상적으로 아침에 코웨이 사무실에 출근했고, 출근 후에도 지속적으로 코웨이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았으므로 다른 사업을 하거나 다른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등의 위임계약은 매년 갱신돼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존재하고, 업무 수행에 따른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부담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A씨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코웨이에 종속돼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코웨이는 항소심 진행 중 위임계약을 맺은 현직 '닥터'들에게는 일정 합의금액을 지급하고 고용계약을 새로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기준법
코웨이
위임계약
안재명 기자
2021-12-13
민사일반
[판결](단독) 실적 수수료 받는 계약직 채권추심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채권추심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대부업체 계약직 채권추심원도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대부업체가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제3-2민사부(재판장 장성훈 부장판사)는 A씨와 B씨 등 전직 채권추심원 2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YK)이 자산관리대부업체인 C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0나5559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C사는 A씨 등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총 3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C사는 D사로부터 매입한 부실채권 회수를 위해 2015년 A씨를, 2016년 B씨를 계약직 채권추심원으로 채용했다. 이들이 채권추심한 금액 가운데 원금의 20%, 이자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다 2017년 12월 C사 사무실에서 송년회 중 A씨 등이 다른 채권추심원 2명과 다툼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C사는 A씨와 B씨에게 2018년 2월부터 이들이 받는 수수료를 추심금 가운데 원금의 20%, 이자의 30%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8년도 업무규정 및 성과급 변경안'을 제시했고, A씨 등은 변경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달 말 C사의 채권추심 업무를 그만뒀다. 이후 A씨 등은 "우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수수료율 인하에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C사는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으로 총 51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사는 A씨 등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지침서를 송부하고 일일 전화 컨택 수와 일일 채권 회수 목표액 등 구체적 지시·지침을 내렸고 업무진행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이직 등 인적 구성에 변경이 생길 때 남아있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관련 업무를 배분·관리시키는 방식으로 업무량을 변경시키기도 했다"며 "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지침을 위반한 채권추심원들과의 계약관계를 종료하는 방법 등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2018년도 성과급 변경안은 송년회에서의 채권추심원들 사이의 다툼이 계기가 된 것"이라며 "'사무실 근무기강 해이 및 직원 상호 간 불협화음에 따른 불이익을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바, A씨 등이 C사로부터 업무만을 위탁받은 독립된 개별사업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 등은 피고와의 계약기간 동안 다른 추심업체와는 위탁계약이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실제 다른 수입활동에 종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계약의 전속성이 인정된다"며 "A씨 등이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A씨 등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으나, 이는 C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런 사정만으로 A씨 등의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건 아니다. A씨 등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C사에 근로를 제공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퇴직금 외에 A씨 등이 주장한 미지급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해서는 "A씨 등은 2018년 2월분부터 수수료율을 인하한다는 내용의 2018년도 성과급 등 변경안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공람에 서명했을 뿐이므로 변경안이 처분문서가 아닌 형식적 문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2019년부터 전 직원 정규직으로 전환 방침에 따라 순차적으로 급여체계 변환 및 제도개선을 통해 금융감독원 제도개선권고안에 적용한다'는 목적의 이 변경안에 수수료율 인하가 포함된 내용이 기재돼 있고 그 하단 공람에 A씨 등이 모두 서명했다"며 "서명이 단지 변경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변경에 대한 동의가 통정허위표시로 이뤄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A씨 등의 미지급 수수료(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등을 대리한 조인선(43·사법연수원 40기) YK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의 채권추심원도 구체적인 업무진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사정을 통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 사건"이라며 "피고 회사는 규모가 작고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으며, A씨 등이 본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업무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에 원고들이 채권추심 방법, 우선순위 등에 대해 회사로부터 메일로 지시받은 내용 등을 제출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추심
수수료
퇴직금
근로기준법
대부업체
홍윤지 기자
2021-12-09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청호나이스 정수기 설치·AS 담당 엔지니어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정수기업체와 서비스용역위탁계약을 맺고 정수기 설치와 사후관리(AS), 판매 업무까지 담당하는 엔지니어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해 정수기업체 측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위탁계약의 실질은 엔지니어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정수기업체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로 판단된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최근 A씨와 B씨가 청호나이스를 상대로 낸 퇴직금청구소송(2019다22135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 등은 정수기 등 가정용기기 제조·판매, AS, 렌털 등을 하는 청호나이스와 서비스용역위탁계약을 맺은 엔지니어로, 청호나이스 상품에 대한 설치와 AS,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A씨는 2001년 7월부터 청호나이스의 엔지니어로서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일 하다, 2008년 2월께 청호나이스 제품의 배달·설치·AS 관련 업무의 위탁이 C사로 일원화되면서 정산금을 지급받고 계약관계를 종료한 뒤 C사와 서비스용역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2년 7월께 C사가 청호나이스에 흡수합병되자 A씨는 청호나이스와 서비스용역위탁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업무를 하다 2016년 1월 계약이 해지됐다. B씨는 2009년 7월부터 C사와, C사가 청호나이스에 흡수합병된 후에는 청호나이스와 각각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다 2016년 5월 계약이 해지됐다. A씨 등은 "우리가 맺은 위탁계약에는 '수탁자와 위탁자가 근로관계에 있지 않는 독립사업자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지만, 우리는 근무기간 동안 실질적으로 청호나이스에 전속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인 노동관계에 있었던 근로자들이므로 청호나이스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A씨에게는 1860여만원, B씨에게는 318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면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호나이스는 A씨 등에게 배정받은 제품의 설치·AS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고, 업무처리에 관한 각종 기준을 설정하고 그 준수를 지시했으며 A씨 등에 대해 매출목표의 설정과 관리,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며 "A씨 등에 대한 업무상 직접적인 지휘·감독이 주로 청호나이스의 시니어매니저를 통해 이뤄졌다고 해도 그것이 전체적으로 보아 자신의 핵심적인 사업 영역에서의 성과를 달성하려는 청호나이스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이상 청호나이스가 이들의 업무수행에 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 등은 사실상 청호나이스에 전속돼 청호나이스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주된 소득원으로 생활했는데 이들이 성과급 형태의 수수료만 지급 받았지만 이는 그 업무의 특성에 기초해 청호나이스가 정한 기준에 따랐기 때문일 뿐"이라며 "A씨 등이 청호나이스의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받은 수수료가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 않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 등은 반복적인 재계약 또는 기간연장 합의를 통해 장기간 청호나이스의 엔지니어로 종사해 그 업무의 계속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청호나이스가 A씨 등을 포함한 엔지니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서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고 엔지니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지는 않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청호나이스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에 불과하기에 A씨 등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1,2심은 A씨 등이 청호나이스에 전속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는 종속적인 노동관계에 있었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종속적관계
정수기업체
근로계약
근로기준법
박수연 기자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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