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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않으려 뛰다 호흡곤란 사망 학생에 공제금 줘야
학교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떄 지급하는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른 공제금은 학생의 과실이나 책임을 물어 감액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교안전사고 보상법에 의해 지급되는 공제금은 손해배상액이 아니라 사회보장적 차원의 급여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3일 등교길에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뛰어가다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한 김모 군의 부모가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를 상대로 낸 공제급여청구소송 상고심(2011다111961)에서 "공제회는 김군의 부모에게 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른 공제제도는 학교안전사고로 인해 학생이나 교직원이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보상해 실질적인 학교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입법목적이 있다"며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른 공제제도는 사회보장적 차원에서 학교안전사고로 인해 피공제자가 입은 피해를 직접 전부 보상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는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의한 급여지급책임에는 과실책임의 원칙이나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민사상 손해배상 사건에서 기존에 피공제자가 앓고 있던 질병이 손해의 확대에 기여한 경우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는 학교안전사고보상법에 따른 공제급여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2008년 12월 등교를 하기 위해 오전 7시께 집을 나섰으나, 평소에 타던 마을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는 바람에 지각을 할까봐 학교 부근까지 다른 버스를 타고간 뒤 급하게 뛰어가다 호흡곤란 등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김군은 곧바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김군의 부모는 공제회에 공제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제회 측이 "사망진단서상 김군의 직접사인은 김군이 평소 앓던 '악성 부정맥의증'에 의한 것이므로 공제급여를 지급할 수 없고, 설령 지급책임이 있더라도 과실상계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하자 소송을 냈다.
학교안전사고보상법
지각학생호흡곤란
학교안전사고공제금
과실책임의원칙
등교길학생사망
학교안전공제회
좌영길 기자
2012-12-18
금융·보험
민사일반
숨긴 치료기록, 보험사고와 인과관계 없다면
보험 계약자가 과거에 질병 치료를 받았던 사실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험금을 청구한 질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주지법 민사5부(재판장 양영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그린손해보험 주식회사가 보험 계약자 송모(64)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의 항소심(2012나1316)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송씨가 보험료를 청구한 사고는 어깨 근육 파열인데 송씨가 보험계약 전 치료를 받은 부분은 무릎 관절염, 좌골신경통을 동반한 요통 등이어서 보험료를 청구한 치료의 부위와 증상이 전혀 다르다"며 "송씨가 과거 7일 이상의 치료를 받았는데도 보험계약 청약서에는 그와 같은 사실이 없다고 기재한 것은 고지의무 위반이지만 보험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는 이상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고지의무 위반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불문하고 보험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다만 고지의무에 위반한 사실이 보험사고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이 증명된 때는 보험계약을 해지하더라도 보험금 지급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2005년 3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42회, 2006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12회에 걸쳐 무릎관절염과 요통 치료 등을 받고도 2008년 5월 그린손해보험사와 보험계약을 체결하며 '과거 의사로부터 7일 이상 치료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 항목에 '아니오'라고 표기했다. 2010년 12월 어깨 근육 파열 진단으로 수술을 받은 송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송씨가 고지의무를 어겼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보험계약자
치료기록
그린손해보험
인과관계
근육파열
고지의무
홍세미
2012-08-20
민사일반
엎어 재운 영아 '급사증후군'으로 숨진 사건… 어린이집 배상책임 엇갈린 판결
어린이집에서 엎드려 자던 영아가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어린이집에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1,2심 판결이 엇갈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2009년 1월 구모(41)씨 부부는 서울 문래동의 한 어린이집에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맡겼다. 아이는 감기에 걸려 약을 먹은 상태였다. 어린이집 교사 이모씨(55)는 아이가 잠이 들자 아이 팔을 뺀 몸 부분을 포대기로 감싸 매트리스가 깔린 바닥에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엎어 재운 뒤, 다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문을 닫고 나갔다. 50분쯤 뒤 이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고 축 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으나 아이는 숨졌다. 병원은 '영아급사증후군'이란 진단을 내렸다. 구씨 부부는 어린이집 원장 강모씨(33)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최승록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영아급사증후군은 '사인불명'과 유사한 것으로 영아를 엎어 재움으로써 호흡 문제 이외에는 사망원인을 찾을 수 없다"며 "엎어 재우는 과실로 인해 망아를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으므로 1억548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서울남부지법 2009가합15740). 그러나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민사31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최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2011나79847).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영아를 엎어 재우는 경우 눕혀 재우는 경우보다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 등의 부작위를 포함한 행위와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인한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가인의 박수연(33·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영아를 엎어 재우는 것은 영아급사증후군의 가장 주된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는데도 엎어 재우기와 영아급사증후군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어린이집에서 영아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한 아이들의 사례가 많은 상황에서 영아급사증후군과 엎어 재우기 간의 상당인과관계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아급사증후군이란 영아가 특별한 질병 없이 갑자가 사망해 해부학적으로 특별한 사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엎어 재우는 것'과 '너무 덥게 감싸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 주는 것', '너무 부드러운 침요를 사용하는 것'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급사증후군
어린이집
영아사망
사인불명
과실
부작위
상당인과관계
임순현 기자
2012-07-12
금융·보험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전화 보험설계사'는 근기법상 근로자인가
전화 보험설계사(TFC·내근 보험모집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보험설계사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한법률구조공단(이사장 정홍원)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법률구조의 대표적인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대전에 사는 정모(26·여)씨는 지난 2009년 M생명보험에 TFC로 입사했다. TFC는 보험회사 내에서 근무하며 전화 등을 이용해 보험계약의 체결 및 중개, 보험계약의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3주간의 기본교육을 마친 정씨는 보험설계사 등록을 하고 같은해 2월 M사와 정식으로 'TFC 위촉계약'을 체결했다. 위촉계약서에는 'TFC는 독립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 및 기타 관련법상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회사직원에게 적용되는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기록돼 있었다. 정씨는 의례적인 문구라고만 여기고 업무를 시작했다. 문제는 정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서부터 벌어졌다. 하루종일 전화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보험상품을 설명하다보니 잦은 기침과 음성변성에 시달렸고, 병원 검진결과 급성 후두염, 후두부종, 성대 및 후두용종 등의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근무 중 생긴 질병이라고 주장하며 M사에 치료비를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M사는 정씨가 입사 당시 작성한 'TFC 위촉계약서'를 내밀며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화가 난 정씨가 계약서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항의하자 M사는 정씨를 해고했다. 경제적 사정이 넉넉치 않아 변호사를 찾아가 조언을 구해볼 생각도 못했던 정씨는 고민 끝에 법률구조공단대전지부를 찾아갔다. 사연을 들은 공단은 정씨의 사건을 맡기로 하고 대전지방법원에 치료비와 부당해고로 인한 임금 상당액 등 2,000여 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TFC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보험설계사는 근로시간 및 근로내용이 회사의 지배, 관리를 받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의 종래 대법원판례(97다7998 등)를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공단은 포기하지 않고 항소를 제기했고, 결국 1심과 다른 판단을 이끌어냈다.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지법 민사2부(재판장 심준보)는 최근 "TFC 업무의 내용과 처리방식이 회사가 정한 보험영업지침에 의해 사전에 결정되고 근무시간을 회사가 관리하는 등 업무수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을 뿐만 아니라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회사가 제공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정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며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제비 등 25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2010나11154)했다. M사가 상고를 포기해 이 판결은 확정됐다.
TFC
전화보험설계사
근로기준법
위촉계약
건강이상
근로자
이윤상 기자
2011-06-10
국가배상
민사일반
의료사고
행정사건
법원, '백신접종 후 간질' 이례적 인과관계 인정
백신 예방접종 후 복합부분발작 장애 증세를 보인 자가 간질장애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예방접종으로 인한 장애'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백신 예방접종과 간질장애 등 후유장애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18일 A씨(14)가 질병관리본부장을 상대로 제기한 '예방접종으로인한장애인정거부처분취소소송(☞2009구합25101)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방접종 하루 만에 경련과 강직 등 복합부분발작 장애 증세가 나타났고, 예방접종 이외에는 다른 원인이 개재 되지 않은 점 △질병관리본부가 A씨에게 예방접종 피해보상액으로 진료비 및 정액간병비를 지급한 점 △A씨와 같은 복합 열성 경련의 경우 간질 발병의 빈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이 사건 예방접종과 영구적인 간질 발병과의 관련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관련 민사사건(의정부지법 99가단45413)에서도 이 사건 예방접종과 A씨의 후유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이 사건 예방접종과 A씨의 후유장애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1998년 보건소에서 디프테리아와 백일해, 파상풍의 혼합백신인 DTaP를 예방접종 받고 다음 날부터 경련과 안구 편위증상, 왼팔 강직 등의 복합부분발작 장애 증세를 보였다. 이에 A씨의 아버지인 B씨는 보건복지부에 진료비와 정액간병비를 신청해 예방접종 피해보상액으로 약 240여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후 A씨가 증세 악화로 2008년 간질장애 2급 및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자 B씨는 보건복지부에 추가로 장애일시보상금을 신청했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위임받은 질병관리본부가 "예방접종과 난치성 간질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백신
예방접종
복합부분발작
간질장애
질병관리본부
인과관계
임순현 기자
2011-05-19
가사·상속
민사일반
폭행사고 뒤 기존 질병으로 피해자 숨졌어도 상해에 대한 자녀와 망인의 위자료 함께 판단해야
폭행사고 뒤 기존 질병으로 피해자가 사망해 피해자의 자녀들이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면 법원은 자녀들의 위자료청구만 판단해서는 안되고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도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故 이모씨는 2008년10월께 충남 서천군 자신의 집 마당에서 아들 이모(52)씨와 유모(62)씨가 말다툼을 하는 것을 보고 이를 말리던 중 유씨에게 떠밀려 경운기에 몸을 부딪히고 넘어져 가슴부위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후 이씨는 한달간 병원에 입원해 타박상 치료를 받으며 전부터 앓고 있던 심장병과 관절염도 같이 치료했다. 그러나 퇴원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심장질환이 악화, 재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 않은채 이듬해 1월 사망했다. 이씨의 아들을 포함한 자녀들은 "유씨의 폭행으로 인해 기존 질병이 악화돼 망인이 사망했다"며 유씨를 상대로 "진료비 및 장례비 등 1,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유씨는 상해죄로 2009년5월 법원에서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한달 뒤인 6월 형이 확정됐다. 1·2심은 모두 "유씨가 망인을 밀어 넘어뜨려 망인에게 상해를 입혔으므로 망인과 자녀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병원진단서에 따르면 망인의 전신쇄약이 망인이 평소부터 앓고 있던 심장질환을 악화시키고 합병증 발생에 일부 역할을 한 것 같다는 언급 외에 유씨가 가한 상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어 유씨의 폭행과 망인의 사망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유씨는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입은데 대해서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망인의 상속인들이 유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58797)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유씨의 폭행으로 망인이 입게 된 상해 정도, 치료경과, 망인의 건강상태·연령 등을 종합하면 유씨의 폭행으로 인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심이 유씨가 망인에게 상해를 가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망인의 상해에 따른 원고 및 선정자들의 위자료청구는 일부 인용했음에도 정작 망인 본인에 대한 위자료청구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았다"며 "이 부분 위자료청구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폭행사고
기존질병
사망
전신쇄약
상속인
정수정 기자
2011-01-14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험사고 발생 필연적으로 예견돼도 사고발생 전 체결된 보험계약은 유효
보험사고발생이 예견돼도 실제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보험계약이 체결됐다면 계약은 유효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질병으로 사망한 전모씨의 남편 최모(59)씨 등 유족이 S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6683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법 제644조는 보험계약 당시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때에 그 계약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보험사고의 발생이 필연적으로 예견된다고 해도 보험계약체결 당시 보험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이상 상법 제644조에 의해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전씨가 비록 보험계약체결 이전에 근이양증 진단을 받았더라도 사망이나 제1급 장해 등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체결 이전에 발생하지 않은 이상 보험계약이 무효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은 전씨가 언제 제1급 장해상태가 발생했는지 심리해보고 보험계약이 체결 후였음이 인정되면 더 나아가 보험회사의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보험계약해지 주장과 원고들의 제척기간도과 주장을 차례로 심리해야 함에도 이를 심리하지 않고 보험계약을 무효로 봐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2002년 S보험사와 사망이나 제1급 장해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받기로 하고 매달 10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보험계약을 맺은 뒤 2008년 근이양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유족들은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 3,300여만원을 청구했으나, 보험회사 측은 "보험계약체결 전인 1998∼1999년에 근긴장성 근이양증 진단을 받았고, 근이양증은 필연적으로 근육의 약화 내지 사망을 일으키는 질환이어서 보험사고가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경우이므로 계약은 무효"라며 보험금지급을 거부하자 유족들은 소송을 냈다. 1·2심은 "상법상 계약이 무효로 되는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사고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이 예견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보험사고발생
예견
실제사고
보험계약체결이전
고지의무위반
근이양증
정수정 기자
2010-12-21
금융·보험
민사일반
백혈병 진단받아 보험금 받았더라도 고혈압 사실 안알렸다면 계약해지할 수 있어
보험회사는 백혈병 진단을 받은 피보험자가 백혈병과 상관없는 기존 질병을 알리지 않은 경우에도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모(39)씨는 2007년12월 자신의 남편을 피보험자로 해 S보험회사와 종신보험계약을 맺었다. 남편은 보험에 가입하기 1년 전인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고혈압 진단을 받고 7일치 약을 처방받은 사실이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이런 내용을 보험회사에 알리지 않았다. 이후 2009년, 이씨의 남편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보험회사는 이씨에게 백혈병으로 인한 보험금 5,700여만원을 지급하며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이씨에게 보험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씨는 계약해지 무효소송을 냈고 1심에서 패소했다. 이씨는 항소심에서 "고혈압 사실을 알리지 않았지만 백혈병과 고혈압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어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1심과 같았다. 이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이씨가 낸 보험계약해지무효 확인소송 상고심(2010다2535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가입자의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상법 제651조는 일반적 규정으로 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과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및 피보험자가 최근 5년 이내에 고혈압으로 진단 및 투약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보험청약서에 그와 같은 사실이 없다고 기재했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회사에 고지해야 할 사항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이 원고 및 피보험자의 고지의무 위반과 피보험자에게 백혈병이 발생했다는 보험사고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도 보험회사가 원고 및 피보험자의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본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보험사
백혈병진단
기존질병
고지의무위반
보험계약해지
정수정 기자
2010-10-29
금융·보험
민사일반
의료사고
수술받던 중 감염으로 인해 사망, 보험금 지급대상인 '우연한 사고' 해당
상해보험 가입자가 수술을 받던 중 감염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보험금 지급대상인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보험금지급을 무조건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A보험회사가 김모(47)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 상고심(☞2008다78491)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수술 중 감염으로 인한 사망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원심 판단을 뒤집었지만 보험회사의 면책을 인정해 원고승소판결한 원심의 결론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질병의 치료를 위한 외과적 수술 기타 의료처치의 과정에서 피보험자가 의료과실로 인해 상해를 입은 경우, 피보험자가 수술이나 의료처치에 동의했다고 해도 바로 의료과실로 인해 상해를 입는 결과에 대해서까지 동의하고 예견했다고 볼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보험자가 개복수술과정에서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감염으로 폐렴에 이른 것이라면 그 결과에까지 동의하고 예견했다고는 쉽사리 말할 수 없고 오히려 이는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그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서 '우연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고는 보험회사가 보상하지 않는 질병인 암의 치료를 위한 개복수술로 인해 증가된 감염의 위험이 현실화됨으로써 발생했다"며 "이 사건의 경우에도 면책조항이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5년 A보험회사에 가족 B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약관은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을 경우 1년 이내에 보험금 6,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2006년 B씨는 복막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9일 만에 패혈증과 폐렴증상으로 사망했다. 김씨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보험금지급을 요구했다. 그러나 보험회사가 "B씨의 사망은 약관이 면책대상으로 정한 '의료처치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며 보험금지급을 거부하며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의료진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사망한 것은 '우연한 사고'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수술 중 감염으로 폐렴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렀다면 '우연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수술중감염
사망
우연한사고
개복수술
면책조항
암수술
정수정 기자
2010-10-27
금융·보험
민사일반
에어컨 켜고 자다 사망, 보험금 지급대상 안돼
보험가입자가 에어컨을 켜둔 채 잠을 자다 사망했어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대상이 안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선풍기나 에어컨을 밀폐된 방에서 틀어 놓고 자면 사망한다'는 속설을 배제하고 선풍기와 에어컨의 작동에 의한 사망과 관련한 최근의 의학적, 과학적 연구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앞으로 사망원인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수 있는 경우에 유족이 보험회사 등 상대방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먼저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H보험회사가 에어컨을 켜둔 채 자다 사망한 보험가입자의 유가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12241)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과 창문이 닫힌 방안에 에어컨이 켜져 있었고 실내온도가 차가웠다는 사정만으로 망인의 사망종류 및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검안의사의 의견과 달리 망인의 사망원인이 '에어컨에 의한 저체온증'이라거나 '망인이 에어컨을 켜둔 채 잠이 든 것'과 사건 사망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평소 망인에게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질환이 없고 망인이 자살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망인이 돌연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마찬가지"라며 "달리 망인이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사망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사망원인이 분명치 않아 다툼이 생길 것이 예상되면 유족이 먼저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부검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불이익은 유족들이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이 에어컨 바람이 어떤 기전에서 심부체온을 얼마만큼 떨어뜨려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을 유발하는지에 관해서 별다른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켜 놓으면 사람의 체온이 저하될 수 있음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등의 이유로 사실조회결과를 배척한 것에는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원고회사는 2006년 망인과 사망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로 사망하면 5천만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동안에 사고가 발생하면 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돼 있다. 또 질병에 의해 사망할 경우도 5천만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했다. 보험계약을 맺고 1년 뒤, 조씨가 집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자다 숨지자 보험회사는 유족에게 질병사망특약에 따라 5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망인의 사망 당시에 방안은 밀폐된 상태로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었다. 유족들은 사망원인이 에어컨으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사고에 해당한다며 추가 5천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보험회사는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은 조씨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망인이 질병이나 자살, 타살로 사망한 것이 아닌 이상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이를 뒤집었다.
보험가입자
에어컨
저체온증
사망원인
보험금지급대상
정수정 기자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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