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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대전대 교수 호봉제→성과연봉제 일방적 변경… '위법'
사립대 교수들의 동의 없이 기존 호봉제 대신 성과연봉제를 적용해 보수를 지급한 학교의 조치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3일 대전대 교수 A 씨 등이 학교법인 혜화학원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2019다282371)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전대는 개교 이래 호봉제 유지해오다 2007년 보수체계를 성과연봉제로 전환했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적용받던 임금 인상률은 사라지고, 교수들은 업적평가 결과로 임금을 차등 지급받게 됐다. 이에 A 씨 등은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 해당하는데, 교직원 과반 동의도 얻지 않은 규정이므로 무효"라며 2014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의 임금 차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1심은 "보수규정은 A 씨 등 교직원들에게 지급할 보수 체계 및 각종 수당의 지급범위와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기 위해 사용자에 의해 마련된 것인데, 이렇나 사항을 규율하는 별도의 법률 슈정이 없어 해당 보수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그 개정 효력을 판단할 때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며 "교수들은 호봉 승급에 따른 단계적 임금 상승 기대권을 상실했고, 공무원 보수규정 준용에 따라 적용받던 임금상승률이 적용되지 않게 돼 대학의 업적평가권한 강화로 교원 지위가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생겼으므로 해당 보수규정은 A 씨 등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보수규정 개정 이후 거의 매년 기본연봉이 인상되지 않았고 공무원 보수보다 교수들의 기본연봉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취업규칙 변경 과정에서 교수들의 과반 동의 절차를 거친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1심은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2심도 "교수들은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성과연봉제 보수규정에 동의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바뀐 보수규정은 대전대 교원들에 대해 효력이 없다"면서 혜화학원 측이 A 씨 등 10명에게 2억169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임금
호봉제
성과연봉제
취업규칙
박수연 기자
2023-05-01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국가공무원과 신분 달라 집회 참가했어도 징계 안 돼"
[대법원 판결]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들에게 국가공무원과 같은 정도의 신분·지위가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국가공무원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어, 소속 변호사들이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 2021다254799(2023년 4월 13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 등이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상대로 낸 징계무효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환송. [쟁점] A 씨 등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서 정하는 노동운동과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인 A 씨 2019년 4월 공단 이사장 퇴진 촉구 시위에 참석했다(제1징계사유). 공단의 지부장인 A 씨 등은 직원근무평정 규정 개정에 반발해 같은 해 7월 10일로 정해진 상반기 직원근무평정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근무평정기간이 두 차례 연기됐고, A 씨 등은 이사장과 면담을 해 직원근무평정의 개선을 약속 받고 같은 달 23일 평정 업무를 마쳤다(제2징계사유). 이후 공단 징계위원회는 두 사유에 대해 A 씨 등에게 불문경고의 징계의결을 했다. 공단 이사장은 징계의결을 받아들여 같은 해 8월 중순께 A 씨 등에게 불문경고 처분을 했고 A 씨등이 재심을 청구했지만 11월 기각됐다. 이에 A 씨 등은 공단을 상대로 징계무효확인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참고 조항]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 1항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 [대법원 판단(요지)] "제1징계사유와 관련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의무는 원칙적으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에서 규정하는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위해 신분과 지위가 보장됨을 전제로 국가공무원에게 지우는 의무로 위와 같은 정도의 책임과 신분 및 지위 보장을 받는 정도가 아닌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 A 씨등을 포함한 공단 임직원의 지위나 직무 성격이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국가공무원과 같은 정도의 것이라 보기 어려워 A 씨 등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노동운동과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A 씨 등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집회에 참가한 것이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이유로 한 징계는 징계사유 없이 징계한 것이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해 A 씨 등은 네 번째로 연장된 기간 내 직원근무평정을 이행했는데, 이는 공단이 기간을 연장하면서 그동안 A 씨 등의 직원근무평정의 지체를 양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으로 보아 A 씨 등이 직원근무평정을 지체해 피고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단정함으로써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법원 관계자]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들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과 같은 정도로 책임을 부담하고 신분·지위를 보장받는 지위에 있지 않다. 따라서 이들에게 공무원의제조항(법률구조법 제32조)을 근거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 정한 집단 행위 금지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그 구체적 법적 지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권리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부당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점을 인정함으로써 공무원의제조항의 적용을 받는 당사자들의 지위 및 권리와 의무의 범위를 헌법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공무원
박수연 기자
2023-04-24
민사일반
언론사건
[판결] 김성회 전 비서관 얼굴 그대로 송출했던 MBC… 대법원, "위법성 배척"
[대법원 판결]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과거 다문화센터 대표 시절 논란을 보도하며 김 전 비서관의 얼굴을 방송에 내보낸 MBC 기자 등에 대해 위법성이 배척(조각)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 [판결 결과]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 2020다253423(2023년 4월 13일 판결) [쟁점]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한 초상권침해 행위에 위법성조각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김 씨가 대표로 있는 센터에서 운영하는 합창단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며 소속 단원의 학부모들에게 참가비 지급을 요청했다. 이에 일부 학부모가 항의하면서 참가비 전액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급하기로 했다며 관련 서류의 열람 등을 요구했다. 이에 김 씨 등이 거부하는 과정에서 약 4분 48초간 동영상으로 촬영됐고, MBC 측은 관련 기사를 작성해 뉴스에서 방송했다. 동영상 중 약 32초간 일부를 편집해 사용했는데, 김 씨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자 김 씨는 기자와 탐사보도부장 등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2심은 "피고는 각자 김씨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더라도 그 내용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돼 공중의 정당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며 표현내용·방법 등이 부당한 것이 아니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 초상권 침해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 방향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 구체적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을 통해 침해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이 가려지는데 이익형량 과정에서 △침해행위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침해행위로 달성하려는 이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의 필요성과 효과성, 침해방법의 상당성 등이 있고 △피해이익의 영역에 속하는 고려요소로는 피해법익의 내용과 중대성, 침해행위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의 정도 등이 있다. 특히 언론보도로 인한 초상권 침해가 문제되는 사건에서 그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그 보도된 내용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관여한 바 있는지 등은 위와 같은 이익형량에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 김 씨는 사회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향을 줌으로써 공적 인물로 활동하였다고 볼 수 있고 방송 내용 또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점 등을 봤을 때 해당 방송에서는 김 씨의 초상권이 침해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되어 피고들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대법원 관계자] "방송을 통해 공적 인물의 초상권이 침해된 경우라 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돼 손해배상책임이 부정되는 사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시함으로써 공적 인물의 초상권 보호와 언론의 자유 보장을 조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판결이다."
공익
뉴스
초상권
언론의자유
박수연 기자
2023-04-23
민사일반
[판결] '왕따 주행 논란' 김보름 2심도 일부승소, "노선영은 300만 원 배상하라" 원심 유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서 '왕따 주행' 논란을 일으킨 김보름이 함께 출전했던 노선영을 "폭언과 명예훼손 피해를 입었다"며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승소했다. 앞서 1심은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었다.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문광섭 부장판사, 정문경·이준현 고법판사)는 21일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2나2010871)에서 원·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2022나2010871). 재판부는 "노선영의 김보름에 대한 일부 욕설 등은 훈련 과정에서 이뤄진 부득이한 것이라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대표팀 내에서 두사람의 관계, 폭언과 욕설의 내용과 정도, 횟수, 빈도, 시기, 장소 등에 비춰 보면 이는 김보름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김보름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 경기에 출전할 당시 한참 뒤처진 노선영을 놔둔 채 다른 선수와 함께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 '왕따 주행'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논란은 노선영이 경기 전후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팀이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 '훈련 당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더욱 확산됐다. 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 5월 "김보름이 노선영을 고의적으로 따돌리거나 팀추월 경기에서 의도적으로 가속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후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의 인터뷰 내용은 모두 허위이고, 해당 인터뷰로 제가 마치 노선영을 소외시키고 '왕따 주행'을 한 것으로 오인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노선영의 인터뷰로 명예가 훼손됐다는 김보름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노선영의 지속적 폭언과 욕설에 따른 정신적 피해는 일부 인정했다. 이후 노선영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화해하도록 권고했으나 합의하지 못하자 지난 1월 강제조정을 명령했다. 그러나 김보름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결렬됐다. 재판부는 다시 화해를 권고하면서 강제조정을 재차 명령했지만 양측은 이의신청을 냈고, 결 2심 판결을 받게 됐다.
김보름
명예훼손
노선영
한수현 기자
2023-04-21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일찍 울린 수능 타종에 수험생 피해" 2심도 국가에 배상 책임 판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소리가 예정보다 일찍 울려 피해를 본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도 일부 승소했다. 2심은 국가가 각 수험생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를 500만 원 더 증액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부(재판장 한숙희 부장판사)는 19일 수험생들이 국가와 덕원여고 방송담당 교사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나17712) 항소심에서 "국가는 수험생 8명에게 각각 위자료 700만 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의 배상액인 200만 원보다 500만 원이 더 증액됐다. 아울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교사 A 씨에 대해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20년 12월 3일 수능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 덕원여고에서는 4교시 수능 탐구영역 시험 도중 종료 종이 2분 가량 일찍 울렸다. 당시 감독관들은 시험지를 수거했지만, 타종 오류를 파악하자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다시 나눠준 뒤 문제를 풀게 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빚어진 혼란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등의 손해를 봤다면서 "총 8800만 원을 배상하라"며 국가 등을 상대로 2021년 6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의 잘못으로 인해 예정된 종료 시간보다 빨리 시험이 종료됐다가 다시 추가 시간이 주어지는 예상치 못한 혼란 상황이 발생했다"며 "시험 감독관이 시험지를 회수했다가 다시 배부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치르게 된 수험생들이 긴장하고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추가로 시간이 주어졌으나 주어진 시간에 대한 정확한 고지가 없었다"며 "전체적인 시간 안배가 중요한 수능의 특성상 수험생들로서는 추가로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그 시간 동안 차분하게 집중력을 발휘해 시험을 치루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1심은 수험생과 학부모 등 25명이 국가와 서울시,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36948)에서 "국가는 수험생 9명에게 각각 200만 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서울시와 A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기각했다. 당시 1심은 "이 사고는 수능시험 종료령이 정확한 시간에 타종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채 기기조작 미숙과 부주의로 시험 종료령을 예정시간보다 빨리 울리게 한 방송담당 교사의 과실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며 "수능 시험관리는 교육부장관의 위임을 받아 행하는 국가행정사무로서, 공무원인 교사가 수능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며 저지른 위법행위인 이 사고에 대해 국가가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수능관리 사무는 국가행정사무이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의 위법행위는 국가가 진다"며 "교육부장관에게 위임받아 수능관리 사무를 수행한 서울시에 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발생 경위에 비춰볼 때 교사의 과실 정도는 정정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조치를 취했더라도 고의에 가까운 중과실로 볼 수 없다"며 "교사 개인에게도 배상책임을 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수능
국가배상
타종
이용경 기자
2023-04-19
민사일반
정보통신
[판결] "구글·구글코리아, 국내 이용자 정보 제3자 제공 땐 내역 공개해야"
구글이 미국 정보기관 등 제3자에 국내 이용자 정보를 제공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심은 미국법이 비공개 의무를 부여한 부분은 구글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부분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개 여부를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3일 구글 이용자 A 씨 등이 구글 인코퍼레이티드(구글)와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2017다219232)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 등은 2014년 2월 구글 본사와 구글코리아에 사용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구글 측이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고, 재차 답변을 요청했으나 결국 답변을 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미국 본사인 구글에게 비공개 의무가 있는 사항을 제외하고 현황을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며, 구글이 비공개 사항을 제외한 개인정보 제공 현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또 구글코리아에 대해서도 위치정보서비스와 위치기반서비스 관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이므로 열람·제공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원고 측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구글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비공개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부분을 다시 심리하라는 취지다. 먼저 대법원은 "구글과 체결한 서비스 이용계약은 구 국제사법 제27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소비자 계약이므로 원고들이 한국에 구글에 대한 소를 제기한 것은 전속적 재판관할합의에도 불구하고 적법하다"고 밝혔다. 구 국제사법 제27조의 '소비자 계약'은 전속적 재판관할합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소비자의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다. 재판부는 비공개의무를 부여하는 외국법령이 존재하는 경우에 '정당한 사유'를 판단하는 기준과 이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등이 취해야 하는 조치에 대한 판단도 내놓았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법령 외에 외국 법령도 준수해야 하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등이 그 외국 법령에서 해당 정보의 공개를 제한하고 있다는 등의 근거를 들어 열람·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외국 법령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 외국 법령의 내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한국 법령 외에 외국 법령도 함께 준수해야 하는 지위에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구 정보통신망법 제30조 제4항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모두 이행했는지는 △외국법령에 따른 비공개의무가 한국 헌법, 법률 등의 내용과 취지에 부합하는지 △개인정보를 보호할 필요성이 비해 그 외국 법령을 존중해야 할 필요성이 현저히 우월한지 △해당 법령에서 요구하는 비공개요건이 충족되어 실질적으로 비공개의무를 부담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들은 그 항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제한·거절 사유를 통지해야 하고, 국가안보·범죄수사 등 사유로 외국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했더라도 그 사유가 종료되면 정보 제공 사실을 이용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한민국 법령 외에 외국 법령도 준수해야 하는 지위에 있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그 외국법령에서 비공개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을 무조건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모순된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가혹하고 국제예양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그와 같은 외국법령을 정당한 사유의 판단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하고, 그러한 법령의 존재 외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기준을 설시해 외국법적 요소가 있는 정보공개 사안에서 국가들 간 이익을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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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
박수연 기자
2023-04-1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안기부의 재일유학생 간첩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발표,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 중 일부만 과거사정리법 적용 부정 못해"
[대법원 판결] 안기부 및 보안사가 재일유학생 간첩 사건 관련자들과 관련해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고 이에 기초해 이뤄진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는 모두 피해자에 대한 수사절차의 일환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위법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은 모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므로 그중 일부 행위만을 떼어내어 과거사정리법의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1다202903(2023년 3월 9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사건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불법구금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지명수배 조치만 따로 위법한 공권력 행사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지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불법구금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 [사실관계와 1,2심] 안기부 등은 B 씨에 대한 위법한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A 씨가 조총련 대남공작조직에서 활동하면서 B 씨에게 지령을 내린 간첩'이라는 취지로 1987년 수사발표를 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 A 씨에 대해 1993년 지명수배를 했고, 이로 인해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던 A 씨가 입국하자 1998년 불법구금해 수사했다. 이에 A 씨와 그 친족들은 국가배상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A 씨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 불법구금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인정했지만 지명수배에 대해서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하면서 A 씨에 대한 수사발표 및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서는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불법구금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과거사정리법 적용을 부정하고 그 부분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안기부가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한 방법으로 증거를 수집했고 이에 기초해 이뤄진 수사발표, 보도자료 배포, A 씨에 대한 지명수배는 모두 A 씨에 대한 수사절차의 일환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그 직무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한편 이 사건에서 불법구금에 대해서만 개별적으로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A 씨에 대한 수사발표, 보도자료 배포, 지명수배, 불법구금은 모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을 구성하는 일부분이고, 그중 일부 행위만을 떼어내어 과거사정리법의 적용을 부정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다." [대법원 관계자] "A 씨에 대한 지명수배 조치를 포함한 수사기관의 행위 및 A 씨의 귀국 직후 불법구금에 대해 그 위법 여부, 과거사정리법 적용 여부는 수사기관의 일련의 행위 내용과 성격 및 A 씨에게 미친 실질적인 영향 등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판단할 필요성을 강조한 판결이다."
과거사정리
인권침해
국가배상
박수연 기자
2023-04-10
민사일반
[판결] "'한강 몸통 시신' 유족 구조금, 장대호 배상금서 공제"
[대법원 판결]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해자 가족이 이미 받은 유족구조금을 가해자인 장대호에게서 받을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살인 피해자의 유족이 범죄자 본인에게는 불법행위를, 범죄자의 사용자에게는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경우, 법원이 범죄자 본인과 범죄자의 사용자에게 공동해 손해배상금 지급을 명하되 사용자에 대해서만 책임제한을 인정해 범죄자 본인보다 더 적은 금액의 지급을 명했다면 범죄피해자의 유족이 지급받은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른 유족구조금 상당액은 다액채무자인 범죄자 본인이 단독으로 부담하는 채무에서만 공제해야 한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2나228704(2023년 3월 9일 판결) [판결 결과] 2019년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장대호에게 살해 당했던 모텔 투숙객이었던 피해자의 유족이 모텔 주인과 직원(장대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부진정 연대채무관계에 있는 범죄자 본인과 사용자가 부담하는 채무 금액이 서로 다른 경우, 범죄피해자 유족이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지급받은 유족구조금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방법 [사실관계와 1,2심] 장대호는 2019년 8월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 씨가 시비를 걸고 숙박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로 이듬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피해자의 유족은 범죄자 본인(장대호)에게는 불법행위책임을, 그 사용자에게는 사용자책임을 주장하며 공동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소송 진행 중 피해자 유족은 국가로부터 범죄피해자 보호법상 유족구조금 약 8800만 원을 지급 받았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면(2심), 책임제한으로 인해 사용자보다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는 범죄자가 무자력일 때 그 위험까지 부담하게 되어 구조피해자나 유족의 채권자로서 지위가 약화되므로 연대채무보다 채권자 지위를 강화하는 의미를 가지는 부진정연대채무의 성질에 반한다.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소극적 손해배상의 일부에 불과한 범죄피해구조금을 수령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액채무자인 범죄자의 단독 부담 부분이 소멸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사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공동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부분에서 공제하면(2심),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범죄자로부터 충분한 피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피해자나 유족이 국가로부터 신속하고 간편하게 범죄피해구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범죄피해자구조 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 "손해배상액에서 구조금 공제를 긍정해 이중배상은 방지하되, '피해자 보호'라는 사용자책임 및 부진정연대채무의 취지뿐만 아니라 국가가 범죄자의 무자력 위험을 부담하면서 구조피해자 또는 그 유족에게 구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신속·간편하게 범죄피해자를 구조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범죄피해자 구조제도의 취지를 고려해 손해배상에 앞서 구조금을 먼저 받은 사람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함으로써 범죄피해자 보호에 충실한 판결이다."
구조금공제
범죄피해자
범죄피해구조금
박수연 기자
2023-04-10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대법원,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정당"
주택용 전기요금에 적용된 누진제는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국전력공사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누진제가 포함된 약관을 일방적으로 작성했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전기 소비자 A 씨 등 87명이 "기본공급약관에서 정한 누진요금제는 무효"라며 한전을 상대로 낸 전기요금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2018다20707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기요금 누진제는 전기 사용량에 따라 전기요금 단가를 높게 결정해 부과하는 제도로 1974년 12월 오일쇼크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자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첫 시행 당시 3단계였던 전기요금 누진제는 1979년 12단계(요금 차이 15.2배)로 확대됐다가 1995년 7단계(요금 차이 13.2배), 2005년 6단계(요금 차이 11.7배), 2016년 3단계(요금 차이 3배)로 변경됐다. 하지만 현행 전기요금이 일반용, 교육용, 산업용 등으로 구분돼 차등 적용되는 것과 달리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가 적용돼 형평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번 소송은 한전과 전기공급 계약을 맺고 2012년 8월~2013년 1월 주택용 전력을 공급받아 사용했던 A 씨 등이 2014년 11월 "전기공급 계약에 편입된 기본공급약관 중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해 누진제를 취하는 것은 무효"라며 적정한 요금 차액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이다. 이들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라 이 같은 약관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약관법 제6조 제1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해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을 무효로 규정하고, 제2항에선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을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1심과 2심은 한전의 손을 들어줬다. 누진제를 취하는 해당 약관이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으며, 전기라는 한정된 재화의 필수성과 공공성에 비춰 사회 정책적인 측면 등에서 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도 원고패소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은 "전기공급계약에 편입되는 기본공급약관은 보통계약 약관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므로, 효력을 검토할 때 규범통제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고 약관법 제6조를 적용해야 한다"면서 "다만, 전기판매사업은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기본공급약관은 법률에 근거를 두면서 전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전기사용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며, 주택용 전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 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기본공급약관 조항이 주택용 전력의 사용자인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를 판단할 때는 이와 같은 기본공급약관의 특수성을 함께 고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 전기사업법은 전기사용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전기판매사업자가 전기요금 등 세부적인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하지 못하도록 기준을 정하고 있고, 그 작성 이후에도 기본공급약관에 대한 인가절차 등을 통하여 주무관청의 감독·통제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전기요금이나 그 밖의 공급조건에 관한 약관이 작성되어 인가되는 과정에서 주택용 전력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면서 "따라서 전기판매사업자가 관련 규정을 준수해 기본공급약관을 작성하고 인가를 받았다면, 설령 약관의 내용이나 그에 포함된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주택용 전력 사용자의 참여가 제한되는 측면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전기판매사업자가 약관의 작성 과정에서 그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계약상대방인 고객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를 침해할 정도로 약관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누진요금은 관련 규정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요금 방식으로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배분해 전기사용자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고, 이를 통해 전력수급이 안정되면 주택용 전기사용자들도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이익을 얻게 된다"면서 "이 사건 누진제는 전기사용자 간에 부담의 형평이 유지되는 가운데 전기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필요해 도입된 경우에 해당하고, 설령 이 사건 누진제가 구 전기사업법의 목적과 취지를 달성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요금방식이라고 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 전기사업법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정도로 주택용 전기사용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요금방식이 아니라면, 그러한 내용의 조항이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정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련 규정에서는 지식경제부장관이 제출받은 회계자료 등을 통해 총괄원가 및 종별공급원가의 적정성을 검토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전기판매사업자가 책정한 전기요금이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책정되었는지를 평가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고, 이윤의 성격을 가지는 적정투자보수가 총괄원가에 포함되는 것을 허용하면서도 그 액수가 과다하게 산정되지 않도록 감독·통제하는 절차도 마련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 사건 누진제의 구간이나 구간별 전기요금이 관련 절차를 준수하고 그 기준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책정된 것으로, 구 전기사업법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정도로 주택용 전력 사용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설령 이 사건 누진요금이 주택용 전기사용자에게 가장 유리한 전기요금이라고 보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약관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 정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한전
누진제
전기요금
이용경 기자
2023-03-31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벙커 등 군사시설도 과반수 공유지분권자 요구 있다면 철거·사용 중지해야
벙커 등 군사시설도 해당 토지 지분의 과반수 이상을 보유한 공유지분권자의 요구가 있다면 철거하거나 사용을 멈춰야 할까? 법원은 과반수 공유지분을 가진 자가 소수 지분권자인 국가를 상대로 토지에 대한 방해배제와 인도청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장성학 부장판사는 3월 10일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36290)에서 "국가는 A 씨에게 63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장 부장판사는 "국가는 각 토지 부분에 설치된 군사시설을 철거하고 해당 토지를 A 씨에게 인도하라"며 "해당 군사시설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임야 9918㎡의 5047/606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임야의 2/606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국가는 임야 9918㎡ 중 약 8.7%에 해당하는 865㎡를 직접 점유하며 벙커 등 군사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은 전시와 평시 임무를 위한 군사적 요충지로서 국가는 훈련과 작전 임무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A 씨는 "국가가 직접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군사시설이 토지 전체에 산재해 있어 국가가 토지 전부를 점유한다고 봐야 한다"며 부당이득 반환과 군사시설 철거 및 사용중지, 토지 인도 등을 청구했다. 장 부장판사는 "군사시설은 토지 전체에 골고루 산재해 있고,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따라 토지 전체가 제한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A 씨가 이 토지를 이용함에 상당한 제한이 있다"며 국가에 6300여만 원의 부당이득 반환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군사시설 철거 의무 등과 관련해 "부동산에 관해 과반수 공유지분을 가진 자는 공유자 사이에 공유물의 관리방법에 관해 협의가 미리 없었다 하더라도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어 공유토지를 배타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다른 소수 지분권자를 상대로 방해배제 및 인도청구를 할 수 있다"며 "국가는 토지의 2/6060 지분권자에 불과함에도 토지 전체를 점유하고 있으므로 5047/6060의 지분을 보유해 과반수 이상의 공유지분권자인 A 씨는 공유물의 보존관리 행위로서 국가에 군사시설의 철거 및 이 시설이 설치된 각 토지 부분의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장래에도 군사시설을 철거할 계획이 없으므로 A 씨는 국가에 군사시설의 사용금지 또한 구할 수 있다"며 "국가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제9조 제1항 제9호에 따라 'A 씨가 군사시설의 사용중지를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규정이 법원의 판결까지 금하고 있다고 보이지는 않아 국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군사시설
부당이득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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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경 기자
202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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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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