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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판결](단독) 호의동승 했다고 안전운행 촉구할 의무는 없다
호의동승(好意同乘)한 사람은 운전자에게 안전운행을 촉구할 주의의무가 있을까. 법원은 호의동승자에게 그런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63단독 노현미 판사는 최근 교통사고 피해자 A(소송대리인 정현해 변호사)씨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단5262850)에서 "박씨에게 2억1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12월 남자친구인 B씨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동승해 길을 가다 강원도 춘천시 인근 도로에서 C씨가 운전하던 덤프트럭과 부딪혀 크게 다쳤다. C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씨는 C씨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에 가입한 삼성화재를 "2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삼성화재는 "A씨가 남자친구인 B씨가 운전하는 오토바이에 호의동승했으니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따라 피고의 책임이 제한돼야 한다"며 "A씨는 동승자로서 B씨에게 오토바이 지정차로를 준수하도록 하는 등 안전운전을 촉구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게을리했으므로 우리의 책임도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 판사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노 판사는 "호의동승의 경우 동승을 요구한 목적과 적극성 등 여러 사정에 비춰 가해자에게 일반 교통사고와 동일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 신의법칙이나 형평의 원칙으로 보아 매우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으나, 사고 차량에 단순히 호의로 동승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배상액 경감사유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차량에 무상으로 동승했다고 해도 그 사실만으로 운전자에게 안전운행을 촉구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차량 운전자가 현저히 난폭운전을 하거나 그밖의 사유로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상당한 정도로 우려된다는 것을 동승자가 인식할 수 있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한 차량 동승자에게는 그 운전자에게 안전운행을 촉구할 주의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주의의무
오토바이
호의동승
박수연 기자
2019-03-14
민사일반
[판결](단독) 원주 공군 비행장 소음 국가에 배상책임
국가가 강원도 원주 제8공군전투기비행장 소음 피해와 관련해 주민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상윤 부장판사)는 최근 정모씨 등 제8공군전투기비행장 인근 주민 2800여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해승)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합524618)에서 "국가는 정씨 등에게 21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제8공군전투기비행장 인근인 원주시 태장동과 소초면, 횡성군 횡성읍 등에 살고 있는 원고들은 비행장 소음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이 비행장에는 공군이 운용중인 전투기 가운데 T50-B, F-5, KT-1이 주로 훈련하고 있으며 비행훈련 중 저공, 선회 비행 등에 의한 소음과 블랙이글스 비행단의 에어쇼 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재판부는 "항공기 소음은 소음도가 매우 높고 피해가 광범위하며 소음원의 특성상 음원대책, 전파경로대책, 소음저감대책 수립이 용이하지 않다"며 "특히 전투기의 경우 엔진의 형태와 비행 고도, 비행 형태 등이 민간 항공기와 차이가 있어 소음도가 매우 높아 주민들이 실제 느끼는 소음 피해가 민간 항공기에 비해 더 큰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소음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 청각 장애 등의 신체적 영향은 물론 혈압 상승, 맥박 증가, 말초혈관 수축 등 생리적 영향, 정서불안과 스트레스 증가 등 심리적 영향을 받고 학습·작업능률의 저하, 수면 방해 등의 피해를 받는데, 원고들도 원주비행장의 항공소음으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일상생활에서 여러 지장을 겪었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통상의 참을 한도 초과 주민에 21억 지급하라” 또 "분단된 현실에서 전쟁 억지를 위해 전투기 비행훈련의 불가피성과 항공기에 의해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와 유형, 항공법상 소음방지 대책의 실시 및 적정성 등과 항공기소음규제기준 등을 고려할 때 비행장 주변의 항공기소음피해가 적어도 소음도 80웨클(WECPNL,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항공기 소음의 평가단위로 권장하는 단위) 이상이면 사회생활상 통상의 참을 한도를 초과한다"고 했다. 다만 "일반인이 공해 등 위험지역으로 이주해 거주하는 경우라고 해도 위험에 접근할 당시 그런 위험이 존재하는 사실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 밖에 위험에 접근하게 된 경위와 동기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위험의 존재를 인식하면서도 위험으로인한 피해를 용인하며 접근했다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액 산정에 있어 형평의 원칙상 과실상계에 준해 감액사유로 고려하는 것이 상당하다"며 "따라서 소음피해 지역에 1989년 이후 전입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30%를, 2011년 이후 전입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50%를 감액한다"고 판시했다.
소음
소음피해
공군전투기
비행장소음
박수연 기자
2019-03-11
민사일반
[판결](단독) 통행 금지된 활주로서 트럭 운전… ‘비행기 파손’ 운전자 책임 80%
통행이 금지된 활주로에서 트럭을 몰다 비행기와 충돌, 비행기를 파손했다면 차량 운전자에게 8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3단독 김동현 부장판사는 최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가단500628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대학교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전남 해남군의 한 영농활주로를 임차하고 부산지방항공청으로부터 활주로 이착륙허가를 받아 학생들의 비행교육 훈련장으로 사용해왔다. 그런데 2016년 5월 학생조종사인 최모씨는 이곳에서 학교 소유 항공기로 이착륙 훈련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인근 마을 주민 강모씨가 몰던 소형트럭과 부딪힌 것이다. 사고로 항공기의 우측 날개와 동체 및 착륙장치 등이 파손됐고, 국내 수리가 불가능해 A대학교는 중국에 있는 수리업체를 통해 항공기 수리를 마쳤다. A대학교는 항공기 비행 등과 관련해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메리츠화재에 항공보험계약을 가입한 상태였는데 메리츠화재로부터 수리비 등으로 2억3000여만원을 받았다. 메리츠화재는 이후 사고를 낸 강씨 차량에 대해 보험한도액을 2억원으로 하는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현대해상을 상대로 "2억원과 판결 선고일까지 연 15%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김 부장판사는 "기본적으로 통행이 금지된 활주로를 무단횡단하며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있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은 트럭 운전자 강모씨의 과실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 주민은 이 활주로가 비행 훈련장으로 사용돼 출입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기를 소유한 A대학교가 비행 훈련 과정에서 별도의 통제인원을 배치하거나 마을 주민을 상대로 경고방송을 실시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A대학교도 진입차단봉이 훼손돼 차량 출입이 가능한 사정을 방치하는 등 활주로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았고 학생조종사나 동석한 교관이 이착륙 훈련과정에서 활주로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지 않은 점 등이 인정된다"면서 "피해자 측 과실도 20%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해상은 메리츠화재에 피해자 측 과실비율인 20%를 공제한 2억여원 범위 내에서 보험금 한도액에 해당하는 2억원과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판결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항공기
활주로
트럭운전
교통사고
박수연 기자
2019-02-28
민사일반
[판결](단독) 요양원서 화장실 가다 넘어진 환자 병원 후송 지체로 사망했다면
뇌출혈 환자가 새벽에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부상을 입었는데도 요양원 측이 병원 후송을 지체하는 바람에 환자가 숨졌다면 요양원은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한경환 부장판사는 최근 함모씨 등이 D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가단5356161)에서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뇌출혈과 치매증세로 입원치료를 받아오던 A(사고 당시 63세)씨는 2015년 1월 B노인전문요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같은 해 6월 새벽 A씨는 화장실에 가다 뒤로 넘어져 오른쪽 귀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부상을 입었다. 요양원 측은 A씨를 침대에 데려다 눕혔는데 이후 경련과 함께 의식저하 등 상태가 악화됐다. 그러자 요양원 측은 사고 발생 2시간여 뒤 119를 통해 A씨를 대학병원으로 후송했다. A씨는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해 7월 패혈증으로 인한 심폐기능 정지로 사망했다. A의 자녀들은 "요양원이 관찰 및 응급조치 등 보호의무를 위반해 사망했다"며 요양원의 보험사인 DB손해보험을 상대로 "1억여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DB손해보험은 요양원과 보상한도 1억원의 전문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다. 서울중앙지법 “2시간 방치… 보호의무 소홀” 한 부장판사는 "요양원 시설급여이용계약서 등에 따르면 요양원은 A씨의 건강유지와 악화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낙상방지 등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하며 생명이 위급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병원으로 즉시 후송하고 시설종사자의 귀책사유로 부상 또는 사망하게 된 경우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요양보호사는 A씨의 귀에서 피가 나는데 즉시 응급조치를 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고 침대에 데려가 눕혔다"면서 "특히 뇌출혈로 편마비가 있는 A씨가 머리 부분을 다쳐 귀에서 출혈이 발생했다면 위험한 상황이고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한데도 경련 및 의식저하를 보일 때까지 아무 조치 없이 2시간 동안 방치한 점 등을 고려하면 A씨의 사망은 요양원 측에서 응급조치 등 보호의무를 소홀히 해 발생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요양원 측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과 성격, 당시 A씨의 연령과 기존질환 등 체질적 소인과 함께 사고 발생 경위와 사고 후 요양원이 취한 응급조치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A씨에 대한 위자료를 1200만원, 상속인들에 대한 위자료를 각 100만원씩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요양원
보호소홀
보호의무
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19-02-28
민사일반
의료사고
[판결] 치료중 의식 잃고 쓰러진 아동 인공호흡 산소관 잘못 삽입… 저산소증 사망
치료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아동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엉뚱한 곳에 '인공기도(산소관)'를 삽입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의료과실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재판장 이원신 부장판사)는 A군의 부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제이앤씨)가 B아동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합33551)에서 "병원은 총 1억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병원 의사가 A군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한 다음 기도삽관(intubation)을 했는데 이후에도 산소포화도가 50~60%로 떨어지는 등 정상적인 산소포화도인 96%~10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며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후 방사선 촬영을 통해 인공기도가 잘못된 위치에 삽입된 것이 확인됐으며 기존의 인공기도를 제거한 후 다시 기도삽관을 한 결과 산소포화도는 95%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도를 적절하게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시키는 경우 중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병원측은 (인공기도가) 식도가 아닌 기도에 제대로 삽관이 됐는지 확인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도삽관이 정상적이었는지 확인했더라면 A군의 상태가 호전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병원의 과실과 A군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병원 측은 A군 유족에게 위자료 등 1억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2017년 4월 17일 오후 2시께 A군(사망 당시 4세)은 지속적인 발열 증상을 호소하며 서울 용산구에 있는 B아동병원을 찾았다. 급성편도염으로 진단한 담당 의사는 A군에게 항생제를 투여했는데, 투약직후 A군은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면서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다 의식을 잃었다. 병원은 오후 3시께 A군에게 인공호흡(앰부배깅)을 실시한 다음 인공기도를 삽입했지만 산소포화도는 50~60%에 수준에 머무르며 정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A군은 그 상태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대학병원에서는 인공기도가 엉뚱한 위치에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세브란스 병원은 오후 3시 54분께 새로운 인공기도를 삽입했고 그 결과 오후 4시 무렵부터 산소포화도가 정상치인 95%를 회복했다. 하지만 A군은 1년 뒤인 2018년 5월경 결국 저산소증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이에 A군 부모는 "B병원의 의료과실로 A군이 사망했다"며 "총 5억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사건을 대리한 홍지혜(37·사법연수원 44기) 제이앤씨 변호사는 "반복된 부작용 발생을 간과한 잘못에 관한 판단 부분, 의료진의 책임을 30%로 한정한 부분과 4세 아이의 장래 가동 연한을 65세가 아닌 60세로 인정한 부분 등에 대해 상급심의 판단을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료과실
인공호흡
저산소증
2019-02-27
교통사고
민사일반
[판결](단독) 무면허운전 오토바이 사고… 뒤에 탄 본인 책임도 45%
면허 없는 친구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탔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면 피해자 본인에게도 절반가량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63단독 노현미 판사는 사망한 이모(사고당시 19세)씨의 부모가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가단5135375)에서 "연합회는 이씨의 부모에게 3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5년 5월 새벽 3시경 덤프트럭을 몰던 방모씨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인근의 한 도로 교차로에 진입하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이씨가 사망했다. 이씨의 부모는 방씨와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연합회를 상대로 "4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노 판사는 "연합회는 가해 차량의 보험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망한 이씨와 이씨의 부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씨가 오토바이 운전면허도 없으면서 아버지의 오토바이를 무단으로 가지고 나갔고, 이를 운전 면허가 없는 친구에게 운전하도록 한 다음 자신은 뒷좌석에 동승했으며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잘못을 참작해 연합회의 책임을 55%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오토바이
손해배상
무면허운전
박수연 기자
2019-02-1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국가 상대 손배소 항소심도 승소
1997년 4월 발생한 '이태원 살인 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항소심도 국가의 부실 수사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2부(재판장 부장판사 유상재)는 13일 피해자 고 조중필씨의 부모 등 유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나2047401)에서 1심과 같이 "국가는 유족에게 총 3억6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씨 부모에게 각 1억5000만원씩, 조씨 누나 3명에게 각 20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앞서 1심은 "수사기관의 수사 과정 또는 처분 결과에 관해 사후적으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수사기관이 국가배상책임의 발생요건인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고 쉽사리 인정할 수는 없지만, 사실관계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이 사건에 있어서는 최초 수사기관의 수사 진행 및 그에 따른 불기소처분에 관한 담당검사의 판단은 그 당시의 상황과 수집된 자료들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불합리하거나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있다"며 "이러한 수사기관의 행위는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행 형사재판에서 검사는 패터슨과 에드워드를 공범으로 기소하지 않아 법원으로서는 에드워드에 대해 살인죄의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심리만을 진행하여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며 "유족들이 겪었을 정신적·육체적·물질적 피해와 현재의 국민 소득 수준, 통화가치 사정이 불법행위 때보다 변동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고 판시했다. 조씨가 살해됐을 때 수사기관은 범행 현장에 있던 에드워드 리와 아서 존 패터슨 가운데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지만 1999년 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 사이 패터슨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검찰은 2011년에서야 재수사 끝에 패터슨을 진범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2015년 9월 한국에 송환된 패터슨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됐다. 이에 조씨의 유족은 "수사당국의 부실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 발견이 늦어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10억원대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태원살인사건
국가배상
위자료
손현수 기자
2019-02-14
민사일반
[판결](단독) “불법집회이니 해산하라”… 구체적 사유 고지 안해 '위법'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다친 시위 참가자들이 사건 발생 8년 만에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당시 경찰이 구체적인 사유를 고지하지 않은 채 "불법집회이니 해산하라"는 말만 한 다음 물대포를 쏜 것은 적법한 해산명령 절차를 지키지 않은 살수행위이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박모씨와 이모씨 등 2명이 "1000만~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5다236196)에서 "국가는 박씨에게 120만원, 이씨에게 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위해성 경찰장비인 살수차와 물포(물대포)를 이용해 집회나 시위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는 것은 집회의 자유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따라서 경찰관이 직사살수의 방법으로 집회나 시위 참가자들을 해산시키려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산 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하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해산명령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직사살수가 적법한 해산명령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뤄져 위법하다는 취지로 판단했는데,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물포운용지침의 법적 성격, 해산명령절차 위반과 국가배상책임의 한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피해자에 국가배상 판결 원심확정 박씨 등은 2011년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집회에 참가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이 원래 신고장소를 벗어나 국회까지 진출을 시도하자 일반교통 방해를 이유로 이를 저지했다. 경찰은 이날 방송차를 이용해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박씨 등 시위 참가자들이 불응하자 5회에 걸쳐 물대포로 약 1만2000ℓ를 살수했다. 이 과정에서 고막을 다친 박씨 등은 "경찰의 위법한 물대포 발사로 상해와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경찰이 집시법상 해산명령을 할 때는 '신고한 목적, 일시, 장소, 방법 등의 범위를 뚜렷이 벗어나는 행위로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라는 집시법상의 구체적인 사유를 고지해야 한다"며 "이 같은 고지 없이 '불법집회이므로 해산하라'는 방송만 했다면 적법한 해산명령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박씨 등도 경찰의 경고방송 등에 불응해 전진한 점 등이 인정된다"며 "각각 80만~120만원을 위자료로 인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해산명령
시위
물대포
이세현 기자
2019-02-11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고문 피해자, 국가배상 청구권 기산점은 재심무죄 확정일"
권위주의 정부 시절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법구금과 고문을 당하고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기산점은 무죄판결이 확정된 시점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기 전까지는 배상을 청구하는 데 장애사유가 있었고, 그 원인을 국가가 제공했으므로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에 반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받은 정 모씨와 그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5814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수사과정에서 불법구금이나 고문을 당한 사람이 공판절차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재심절차를 통해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국가를 상대로 불법구금이나 고문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검찰이 수사관들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하고, 정씨에 대한 유죄판결은 확정돼 있는 상황에서 재심을 통해 정씨의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정씨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인 제공을 한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며 "정씨가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장애가 없었다며 국가의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 판단에는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1981년 버스에서 "이북은 하나라도 공평히 나눠 먹기 때문에 빵 걱정은 없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기소 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정씨는 수사과정에서 7일간 불법구금돼 폭행 및 고문을 당했고 오른쪽 눈이 거의 실명되는 등 후유증을 겪게 됐다. 정씨는 1982년 자신을 수사한 경찰들을 불법감금과 고문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고 기소하지 않았다. 20여년 뒤 정씨는 자신의 유죄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4년 5월 "경찰이 불법감금·고문한 사실이 인정되고, 정씨의 발언만으로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정씨 등은 경찰의 불법수사와 법원의 위법한 재판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불법행위일로부터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하는데, 경찰이 정씨를 불법체포한 날로부터 5년이 지난 후에 소송을 제기해 청구권이 소멸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손해배상
형사소송법
장애사유
불법구금
이세현 기자
2019-02-07
민사일반
[판결] '경찰모욕 무죄' 진보단체 대표, 국가배상 승소
2014년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던 중 경찰관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무죄를 확정받은 데 이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까지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부(재판장 황기선 부장판사)는 박 대표 등 3명이 국가와 종로경찰서 전 경비과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7나86813)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 1인당 15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 대표 등은 2014년 4월 서울 청계광장 인근 인도에서 국정원 시국회의 회원들과 함께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하던 중 천막 설치를 막는 경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에게 "무식한 저…(경찰에) 뒷문으로 들어온 거 아니야", "무식한 경찰이 이래가 어떻게 과장까지 됐을까" 등의 말을 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대표는 2015년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박 대표가 낸 민사소송에서는 경찰이 위법 행위를 한 사실이 1·2심 모두 인정됐다. 재판부는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인명·신체에 위협을 미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경찰이 천을 빼앗은 행위는 제지행위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직무집행"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천을 빼앗는 행위가 법률상 근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회원들이 여러 차례 밝혔는데도 경찰은 위법한 경찰력 행사를 계속했다"며 "약간의 주의만 했다면 위법한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결여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모욕
집회
손해배상
박수연
2019-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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