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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인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과 매도인에 대한 원소유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사실관계] 이 평석에 필요한 한도에서 사실관계 등을 요약·정리한다. 1. 이 사건 임야는 1917년 10월 갑 앞으로 사정(査定)되었다. 그 후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1977년 3월 소유자 기재가 비어 있는 채로 임야대장이 복구되었다. 2. 피고(대한민국)는 1986년 12월에 위 토지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그리고 1997년 12월 을에게 이를 5천여만 원에 매도하고 1998년 1월 을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3. 그 사이에 갑은 사망하고 그의 재산을 상속한 원고(여럿이나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가 2017년 4월에 이르러 피고와 을을 위 보존등기와 이전등기의 각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사건의 제1심법원은 동년 12월에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고, 을에 대한 청구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을의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으로 원고는 소유권을 상실하였다면, 피고에 대한 등기말소청구에 그 권원이 과연 인정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만, 어쨌거나 위 판결은 항소가 제기되지 않아 2018년 1월 그대로 확정되었다. 4. 원고는 동월 다시금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국가배상청구를 하였으나 2019년 1월 제1심에서 패소하였다. 원고는 항소한 후에, 피고가 을로부터 수령한 위 매매대금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청구를 추가하였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위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인용하였다. 즉, 이 사건 토지에 관한 피고 및 을의 소유권등기는 모두 무효인데, 선행소송에서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를 등기부취득시효 완성을 이유로 기각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로써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을로부터 받은 매매대금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침해부당이득으로 5천여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의 판단] 파기환송 “적법한 원인 없이 타인 소유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무권리자가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각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따라서 이 경우 원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또 무권리자가 제3자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이 원소유자에게 미치지도 아니하므로, 무권리자가 받은 매매대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이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무권리자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나 그 후행등기 명의인이 과실 없이 점유를 개시한 후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로 점유를 계속하여 10년이 경과한 때에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라 바로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고(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25785 판결 등 참조), 이때 원소유자는 소급하여 소유권을 상실함으로써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나 이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받은 매매대금 5천여만 원은 이 사건 토지를 을에게 매도한 것에 대한 대가일 뿐 이후 피고가 원고 또는 그 선대에게 이 사건 토지 소유권의 상실이라는 손해를 가하고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부당이득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평석] I. 들어가기 전에 1. 이 평석의 대상이 된 대법원판결(이하 ‘대상판결’)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서 정하는 이른바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당이득문제 중 어느 하나에 대하여 태도를 밝히고 있다. 그것은 소유자가 아님에도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기된 사람과의 사이에 부동산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여 그로부터 등기를 이전받은 사람(이하 ‘양수인’)에 있어서 나중에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한 경우에, 원래의 소유자, 즉 그 시효취득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위 매도인(이하 ‘양도인’)에 대하여 그가 받은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2.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긍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면서 위와 같은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태도를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나는 그 태도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Ⅱ.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수인의 부당이득 문제 - 독일의 경우 1. 우리 민법상 부당이득제도의 해석 운용에서 많은 참고가 되는 독일민법(부당이득제도를 계약·불법행위 등과 나란히 채권의 독립적 발생원인으로 정면에서 규정한 것은 비교법적으로는 스위스가 처음이고,독일이 그에 이어진다)을 살펴보면, 취득시효와 관련하여서 논의되는 것은 오히려 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상실한 사람이 시효취득자에 대하여 부당이득을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나아가 주장할 수 있다고 한다면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이다. 2. 나에게는 놀랍게도, 제2차 세계대전까지 독일의 최고법원인 ‘제국법원(Reichsgericht)’은 1930년 10월 6일의 판결(RGZ 130, 69)에서 동산의 취득시효 사안에서 이를 긍정하여, 시효취득자가 종전 소유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 없이’ 인도를 받았다면 그 후에 독민 제937조 제1항(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정한다)에 의하여 취득시효가 완성하였더라도 부당이득을 이유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였다. 이 판결은 관련 학설을 광범위하게 인용하고 있는데, 그에 의하면 위 판결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긍정설이 부정설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위 판결도 지적하는 대로(위 판결집, 73면), 소유권 취득의 물권행위에 하자가 없어서 소유권 이전을 인정하더라도 원인행위가 효력이 없으면 부당이득으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물권변동에 관한 독일 특유의 입장(부당이득에 관한 이른바 공평설의 밑바탕!)에 입각하여, 취득시효로써 소유권은 물론 인정되지만 그 요건의 일부인 소유권등기가 ‘법률상 원인 없는’ 행위에 기하여 이루어졌다면 마찬가지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무겁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보다 구체적으로는, 동산의 시효취득은 앞서 본 대로 10년의 자주점유를 요건으로 하는데, 위와 같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인정되면 그것은 30년의 소멸시효에 걸려서(2002년 개정 전의 독민 제195조) 원래의 소유자가 권리를 회복할 법적 가능성을 훨씬 오래 가지게 되는 실익이 있다. 비록 부동산의 취득시효는 앞서 본 대로 30년의 자주점유를 요하여 그 점에서는 동산의 경우와 차이가 있지만, 부당이득과 관련하여서도 동산취득시효와 부동산취득시효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하여 원고가 행위무능력(독민 제105조 제1항에 의하면 행위무능력자의 법률행위는 무효이다)의 상태에서 1908년 피고에게 증여한 그림들의 반환이 청구된 사건에서 원심법원이 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것을 파기환송하였다. 3. 그러나 현재의 연방통상대법원(Bundesgerichtshof)는 2016년 1월 22일의 판결(BGHZ 208, 316; NJW 2016, 3162)에 이르러 지상권의 취득시효(부동산에 대한 제한물권의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독민 제900조 제2항 참조)가 인정된 사건을 판단하면서 소유자의 지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부인하는 반대의 입장을 취하였다. 앞서의 제국법원 판결이 나오고 무려 85년도 더 지난 후이었다. 그 이유 중 중요한 것은 취득시효제도의 목적이 법적 안정성에 있다는 점이다. 즉 소유권을 원시적으로 시효취득하는 사람은 그의 취득행위상의 하자로부터 발생하는 대항사유도 역시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첫째, 민법전에서 부합·혼화·가공에 대하여는 제951조(우리 민법 제261조 해당)에서, 유실물 습득에서는 -우리 민법과는 달리- 제977조에서 권리상실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명문으로 규정함에 반하여 취득시효에 대하여는 그러한 규정이 없다는 것, 둘째, 소멸시효 규정에 대한 2002년의 민법 개정으로 이제 부당이득반환청구권도 3년 또는 10년의 소멸시효에 걸쳐서(민법 제195조, 제199조 제3항) 종전의 판례가 들었던 권리 회복 가능성의 점에서의 차이가 더 이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위 판결에서 보이는 학설 상황의 그 사이의 변화로서 이제는 부정설이 긍정설보다 큰 차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Ⅲ. 등기부취득시효에서 양도인의 부당이득 문제 1. 이상에서 다룬 독일 판례의 굴절에 대하여는 보다 상세한 다른 글을 기약하거니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취득시효 자체가 그 안에 종전 소유자에 대하여 그 소유권 취득에 관한 ‘법률상 원인’을 담고 있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이에 대하여는 곽윤직 편집대표, 민법주해[XVII], 2005, 253면 말미 이하(양창수 집필) 참조). 그렇다면 이제 종전 소유자는 시효취득한 양수인이 아니라 양도인에 대하여는 그가 수령한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 아닌가? 양도인은 타인 소유의 물건을 권한 없이 매도하여 인도 및 등기 이전함으로써 양수인이 시효취득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여 결국 종전 소유자로 하여금 그 소유권을 상실하게 하였고 그러한 손실에 기하여 매매대금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이 아닌가? 2. 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에 대하여 앞서 본 『민법주해』에서 다음과 같이 적으면서 그것이 부인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병이 을에게 갑의 소유권을 매도하고 대금을 수령한 것으로는, 갑이 여전히 소유권을 가지는 이상 갑에게 무슨 「손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서 갑에 대하여 그 매매대금에 관하여 부당이득반환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수 없는데, 나아가 나중에 갑이 소유권을 상실한 것이 을의 시효취득으로 인한 것인 이상 그를 이유로 돌연 병의 매매대금 취득이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254면) 즉 취득시효의 효과로서 문제되는 소유권의 귀속은 종국적이며,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포함하여 다른 법적 형식으로도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 소유의 물건이 소유자 아닌 사람에 의하여 권한 없이 제3자에게 양도되었는데 양수인의 선의취득으로 종전 소유자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에 그가 양도인에 대하여 ‘양도로 취득한 것’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처리될 수는 없다. 이 경우에는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애초 유효하였던 것으로서, 선의취득제도의 취지에 좇아 그로 인한 권리 상실의 말하자면 ‘대가’ 또는 ‘보상’으로서 주어지는 것이다. 이는 법적 성질로 보면 이른바 침해부당이득에 해당한다. 이는 선의취득의 경우가 아니라 무권리자의 처분행위가 권리자에 의하여 추인됨으로써 소급적으로 유효하게 되는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다(이상은 무권리자의 유효한 처분에서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정하는 독민 제816조에 대한 통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취득시효의 경우는 그렇게 볼 수 없다. 시효취득자는 무권리자의 양도행위로 목적물을 인도받고 또 등기를 얻어서 10년간 이를 ‘보유’함으로써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추기에 이르렀다. 그때까지 종전 소유자는 양수인에 대하여 자신의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따라서 그에게 무슨 ‘손실’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물론 양도인에 대해서도 그가 수령하였던 매매대금에 대하여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르고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해서, 돌연 같은 내용의 권리가 부당이득의 이름으로 종전 소유자에게 부여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한편 양도인은 대체로 위 취득시효기간이 진행되는 10년 정도 어느 누구로부터도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받지 아니하여서, 만일 누구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가 완성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양수인이 목적물을 시효취득하였다는 사정에 기하여 이를 종전 소유자에게 반환하여야 할 것인가? 대상판결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부정되는 이유와 관련하여 “종전 소유자의 소유권 상실은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른 물권변동의 효과일 뿐 무권리자와 제3자가 체결한 매매계약의 효력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므로, 무권리자가 제3자와의 매매계약에 따라 대금을 받음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원소유자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라고 설시하는 것은 아마도 이러한 문제상황과 관련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취득시효에서 제기되는 위와 같은 부당이득 문제, 그리고 그에 대하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견해를 밝힌 경우는 위 문헌이 발간되던 당시에 국내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유감스럽게도 사태는 그 후에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별로 달라진 바 없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그러한 부당이득 문제가 실제로 발생함을 보여준다. 다른 모든 학문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법학에서도 상상력은 필요하고 문제의 발견 내지 인식은 그 해결의 출발점인 것이다.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양창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전 대법관)
2023-05-10
친권자가 아닌 부모의 미성년자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의무자 책임
1. 사실관계 A(당시 17세)는 2018년 8월 3일 망인과 성관계를 하던 중 휴대전화 카메라로 망인의 나체 또는 속옷 입은 모습을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A는 같은 달 19일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망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위 사진을 전송하면서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였다. 망인은 같은 달 20일 새벽 1시 A가 보낸 메시지와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자신의 SNS에 게시하였고,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친구를 만나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 12시 25분 투신하여 자살하였다. A는 망인에 대한 사진 촬영 및 협박 행위에 관하여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B는 A의 아버지로 A가 2세 때 A의 어머니 C와 협의이혼을 하였고, A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C가 지정되었다. 망인의 부모와 여동생은 A의 협박으로 망인이 사망하였으므로, A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B와 C는 A의 부모로서 미성년자 A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보호감독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게을리하였으므로 A와 공동하여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다. 2. 하급심의 판단 가. 제1심의 판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A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A가 미성년자인 점, 사망에 대한 고의까지는 없는 점, 망인이 다른 성추행 사건 등으로 심리적으로 힘들어 불안장애 및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점 등을 참작 A의 책임을 60%로 제한). B와 C에 대하여는 부모(특히 C는 A와 같이 살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A가 의존하면서 C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었음)로서 평소 A가 올바른 성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성교육 등을 실시하고 그외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도록 일반적·일상적인 지도·조언 등 감독교육의 의무가 있는데, 이를 게을리하여 망인의 사망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다만, ① C에 대하여는 A의 책임이 60%로 제한된 점, A가 다른 학교생활에서는 큰 문제없이 지내온 점 등을 고려 책임을 40%로 제한, ② B에 대하여는 C와 같은 사정 외에도 B가 A와 함께 살지 않아 A의 일탈을 사전에 감지하기는 쉽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 B의 책임을 10%로 제한). B는 C와 이혼하여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아 A를 감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자의 보호교양에 관한 권리의무가 친권자의 권리의무로 지정되어 있지만(제913조) 이는 친권자의 권리의무 이전에 부모로서의 권리의무이고, 부모가 이혼한 경우에도 자녀에 대한 양육자와 양육에 필요한 사항은 부모의 협의에 따라 정하고(제837조), 양육권을 가지지 않는 부모 일방은 면접교섭권을 행사하여 자의 보호교양에 일정 정도 관여할 수 있으므로(제837조의2) 이혼을 하면서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감독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할 수는 없어 피고 B는 친권자인 C와 함께 A를 감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주장을 배척했다. 나. 항소심의 판단 제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들(A, B, C)이 모두 항소하였다. 그러나, 수원고등법원은 망인의 손해액을 일부 줄여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인용하면서도, 피고들의 책임의 성립여부 및 그 범위에 대하여는 제1심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3. 상고심의 판단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B가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 중 B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친권자는 미성년 자녀를 보호하며 교양할 법적인 의무가 있고, 부모와 함께 살면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는 미성년자는 부모의 전면적인 보호감독 아래 있으므로, 그 부모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학교 및 사회생활을 하도록 일반적·일상적으로 지도와 조언을 할 보호감독의무를 부담하므로 그러한 부모는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로서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하여 부모 중 한 명이 친권자 및 양육자로 지정된 경우 그렇지 않은 부모에게는 자녀의 보호교양에 관한 제913조 등 친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비양육친은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이는 이혼 후에도 자녀가 부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여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한 인격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녀의 복리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제3자와의 관계에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 감독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양육비 분담 의무만으로 비양육친이 일반적·일상적으로 자녀를 지도하고 조언하는 등 보호감독할 의무를 진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비양육친도 부모로서 자녀와 면접교섭을 하거나 양육친과의 협의를 통하여 자녀 양육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① 자녀의 나이와 평소 행실, 불법행위의 성질과 태양, 비양육친과 자녀 사이의 면접교섭의 정도와 빈도, 양육 환경, 비양육친의 양육에 대한 개입 정도 등에 비추어 비양육친이 자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지도·조언을 함으로써 공동 양육자에 준하여 자녀를 보호·감독하고 있었거나, ② 그러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면접교섭 등을 통해 자녀의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자녀가 불법행위를 하지 않도록 부모로서 직접 지도·조언을 하거나 양육친에게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등과 같이 비양육친의 감독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비양육친도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다. 피고 B는 A의 아버지이지만 A가 어릴 때 C와 이혼한 이후로 A의 친권자 및 양육자가 아니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망인의 유족인 원고들에 대하여 감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4. 평석 민법 제755조 1항 본문은 '다른 자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이 제753조 또는 제754조에 따라 책임이 없는 경우에는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책임의 주체를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고 명시하고 있고,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에서도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그 스스로 불법행위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그 손해가 당해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하여 책임의 주체가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는 친권자(제913조 등)와 미성년후견인(제945조, 제946조, 제949조)이다. 친권은 부모가 미성년자의 친권자로서 갖는 권리와 의무 및 권한과 책임을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이다. 민법은 단순히 부모로서 갖는 권리의무(성년후견개시청구권, 생명침해로 인한 위자료 청구권, 혼인동의권, 미성년자 입양동의권, 친권자지정 청구권, 부양을 받을 권리와 부양의무, 상속권 등)와 친권자로서 갖는 권한(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대한 동의권, 미성년자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자 책임, 보호 및 교양의 권리의무, 법률행위대리권, 미성년후견인 지정권)을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혼이나 혼인취소 또는 혼인외의 출생자가 인지되는 경우 등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는 원칙적으로 미성년자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자라고 할 수 없다. 다만, 이혼 등으로 부모 일방이 친권자로 지정된 경우 부모 사이에 친권자 변경에 관하여 합의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가정법원의 심판 등 재판이 있어야 변경될 수 있는 점, 부모 사이의 명시적인 합의가 아니더라도 친권자가 아닌 부모가 사실상 미성년자를 보호감독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점, 친권자가 아닌 부모에게 포괄적인 보호감독권한이 아니더라도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보호감독권한을 인정할 필요할 필요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서 이혼 후 친권자로 지정되지 않은 부모라도 예외적으로 감독의무자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이념에 비추어 타당한 결론으로 보인다. 한편, 종래 '친권'과는 별도로 '양육권'이라는 표현이 관행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현행 민법상 기본적으로 친권 외에 양육권이라는 개념을 별도로 쓸 필요는 없다(친권자나 미성년후견인의 권한의 일부). 다만, 친권자가 부모 공동으로 지정되었지만 부모 일방이 미성년자를 직접 보호양육하는 등 신상보호를 하는 경우, 부모가 친권자이지만 조부모 등 제3자가 사실상 미성년자의 신상보호를 하는 경우, 부모가 친권자인데 부모의 친권이 일부 제한되거나 재산관리권 등을 사퇴하여 미성년후견인이 선임되고 그 미성년후견인이 제한되거나 사퇴한 권한과 함께 미성년자의 신상보호를 맡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양육자라는 개념을 사용하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성년자의 부양의무는 친권자로서 부담하는 의무가 아니라 부모(직계혈족)로서 지는 의무이고, 양육비청구권은 부양료에 대한 구상권이다.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엄경천 변호사(법무법인 가족)
2022-07-11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의 산정방법
[사실관계 및 대법원의 판단] 1. 사실관계 A는 2013년 6월 17일 사망하였고, 사망 당시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자녀들인 원고 1, 2, 3과 피고가 있었다. A 사망 당시 적극적 상속재산으로는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 4억1000만원 상당의 부동산과 아파트에 대한 임차인으로부터 지급받은 2억4000만원이 있었고, 상속채무는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2억4000만 원이 있었다. A는 원고들과 피고에게 생전증여를 하였는데, 그 증여의 상속개시 당시 액수는 원고 1: 1억5654만6274원, 원고 2: 4억4120만7832원, 원고 3: 1억5091만2518원, 피고: 18억5000만원이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A로부터 생전증여를 받아서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 32억4866만6624원{= 6억5000만원(상속재산액) + 1억5654만6274원 + 4억4120만7832원 + 1억5091만2518원 + 18억5000만원(각 특별수익액)}에서 상속채무액 2억4000만원을 공제한 30억866만6624원이 되고, 원고들 및 피고의 각 유류분액은 3억7608만3328원(30억866만6624원 × 1/8)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원고들의 특별수익액과 순상속액을 공제하여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였는데, 순상속액의 계산에서 원고들과 피고들이 상속재산을 각각 4분의1씩 상속받는 것으로 보아 각 순상속액을 1억250만원{(부동산 시가 4억1000만원 + 임대차보증금 2억4000만원) × 1/4 -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2억4000만원 × 1/4)}으로 산출하였다. 그리하여 원고 1의 유류분 부족액은 1억1703만7054원(= 3억7608만3328원 - 1억5654만6274원 - 1억250만원), 원고 3의 유류분 부족액은 1억2267만810원(= 3억7608만3328원 - 1억5091만2518원 - 1억250만원)이고, 피고는 원고 1, 3에게 이들의 각 유류분 부족액에 원고 2와 피고의 각 유류분 초과 합계액 중 피고 자신의 유류분 초과액인 14억7391만6672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을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 1에게 1억1208만4632원, 원고 3에게 1억1747만9996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3. 대법원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의 원고 1, 3에 대한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유류분제도의 입법취지와 민법 제1008조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공동상속인 중 특별수익을 받은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에는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여야 하고, 이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인 상속분에 기초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원심은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면서 원고들과 피고가 특별수익자임에도 이들의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법정상속분에 기초하여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산정한 결과 원고 1, 원고 3에게 유류분 부족액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유류분 부족액 산정 시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평석] 1. 유류분에서 공제할 순상속액의 산정에 관한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과 법정상속분 기준설 유류분 부족액의 산정은 다음과 같은 공식에 의하여 나타낼 수 있다. 유류분 부족액 = A(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 × B(그 상속인의 유류분 비율) - C(그 상속인의 특별수익액) - D(그 상속인의 순상속액).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D를 산정할 때 법정상속분에 의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원심은 법정상속분에 의하였으나, 대법원은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유류분반환청구를 하기 전에 피고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고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하여 숫자를 약간 바꾸면, 상속재산은 6억5000만원이고, 상속채무는 2억4000만원이며, 원고 1과 원고 3의 특별수익은 각 1억5000만원, 원고 2의 특별수익은 4억4000만원, 피고의 특별수익은 18억5000만원이라고 하자. 이 때 원고 2와 피고는 그 특별수익이 자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이른바 초과특별수익자이므로 이들은 상속재산 분할을 받을 수는 없고(설명 생략), 다만 상속채무 2억4000만원은 원고들과 피고가 각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담한다. 그러므로 상속재산 6억5000만원은 원고 1, 3만이 각 3억2500만원을 상속하게 되고, 그들의 상속채무 분담액은 6000만원(2억4000만원 × 1/4)이므로, 순상속액은 각 2억6500만원(3억2500만원 - 6000만원)이다. 유의할 것은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도 상속채무는 초과특별수익자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이 법정상속분 비율에 의하여 분담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은 30억원(상속재산 6억5000만원 + 각 생전증여액 합계 25억9000만원 - 상속채무 2억4000만원)이고, 원고 1, 원고 3의 유류분액은 각 3억7500만원(30억원 × 1/8)이다. 여기서 원고 1, 3의 수증액 각 1억5000만원을 공제하면 2억2500만원이 된다. 따라서 유류분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 순상속액을 구체적 상속분을 기초로 하여 산정한다면, 원고 1, 3의 순상속액 각 2억6500만원은 2억2500만원보다 많으므로, 이들은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반면 원심은 순상속액을 법정상속분을 기초로 하여 산정하였기 때문에, 원고 1과 원고 3의 유류분 부족액이 있다고 보았다. 이 문제에 대하여 종래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시한 적은 없고, 하급심 판례는 나누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 2009. 9. 10. 선고ㅤ2008두2675ㅤ판결은, 이 점에 관한 사법시험 문제의 정답으로서 채점자가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한 것을 정답으로 한 데 대하여, 유류분권자가 실질적으로 받을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의하면 정답항이 없고, 반면에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의하면 정답항이 있는 경우에는 정답이 있는 것으로 처리한 것에 잘못이 없다고 하였다. 2.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의 타당성 생각건대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이 타당하다. 우선 유류분제도의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상속인의 상속분이 유류분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므로, 상속인이 실제 상속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얼마나 이익을 얻는가가 중요하고, 따라서 유류분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순상속액은 상속재산 분할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인 구체적 상속분을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성문법상의 근거를 들자면 민법 제1118조가 유류분에 관하여 특별수익에 관한 제1008조를 준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유류분 권리자의 순상속액 산정에 있어서도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윤진수, 유류분침해액의 산정방법, 서울대학교 법학 제48권 제3호, 2007 참조). 대상판결도 같은 취지이다. 국내의 학설도 대부분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을 지지한다. 2018년 개정된 일본 민법 제1046조는 유류분침해액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공제할 순상속액에 대하여는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하여야 함을 명백히 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에 대하여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대신 파기자판하여 원고 1, 3의 청구를 기각하였더라면 하는 점이다. 이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는 이유 없음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상속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법정상속분 기준설(초과특별수익자 부존재 의제설)과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이 있는데(윤진수, 초과특별수익이 있는 경우 구체적 상속분의 산정방법, 서울대학교 법학 제38권 2호, 1997 참조), 현재 하급심 판례상으로는 법정상속분 기준설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이 법정상속분 기준설에 따라야 한다고 명백한 태도를 밝혀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2021-12-09
상속재산분할협의와 사해행위 취소 소송 제척기간
I. 사실관계 소외 망인은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소유자로 2011년 8월 9일 사망하였고, 망인의 배우자인 피고가 11분의3 지분의 비율로, 망인의 자녀 A, B, C, D가 각 11분의2 지분의 비율로 망인의 재산을 상속하였다. C와 피고, 그 밖의 망인의 상속인은 2011년 8월 9일 피고가 이 사건 각 부동산을 단독으로 상속하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하였고, 위 각 부동산에 관하여 전주지방법원 전주등기소 2013년 6월 14일 접수 제40737호로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원고는 C에 대한 채권자이며, 이 사건 상속재산 분할협의 당시 이 사건 각 부동산은 C의 유일한 재산이었다. 원고는 2018년 3월 28일경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소를 제기하였다. Ⅱ. 판결의 내용 1. 원심의 판단(전주지방법원 2019. 4. 5. 선고 2018가단7544 사해행위취소 등) 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본안 전 항변으로 "소외 주식회사 E와 원고가 서로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사이이고, 소외 회사는 피고를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며, 2014년 9월 30일 소 취하 간주로 사건이 종결되었으므로, 원고는 2014년 9월 30일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그로부터 1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1심은 제척기간 도과에 관한 증명책임이 사해행위취소 소송의 상대방에 있다는 종전의 대법원 판례의 태도(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6다272311 판결 등)를 확인하면서, 제출된 증거만으로 원고가 소외 주식회사 E와 채무자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본안 전 항변을 배척하였다. 나.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심은 "C가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자신의 상속분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이 사건 각 부동산을 피고로 하여금 상속하게 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하였으므로, 이러한 행위는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증여한 것과 다르지 아니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고, 채무자인 C, 피고의 사해행위도 추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망인 사망 이후 채무자인 C를 비롯한 자녀들이 홀로 남은 피고를 위해 상속재산분할협의 형식으로 지분을 이전받아 선의의 수익자라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 결론 1심은 피고와 C 사이에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1분의2 지분에 관하여 2011년 8월 9일 체결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되어야 하고, 원상회복으로 피고는 C에게 이 사건 각 부동산 중 11분의2 지분에 관하여 전주지방법원 전주등기소 2013년 6월 14일 접수 제40737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내용으로 원고 청구를 인용하였고, 2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 2.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민법 제406조 제2항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한다(민법 제406조 제2항)'는 규정을 직권으로 살폈다. 이는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 준수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여 기간 경과 이후에 제기된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법률행위가 언제 있었는가는 실제로 사해행위가 이뤄진 날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문서에 기초한 것으로 보이는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중심으로 사해행위가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판정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원심과 달리 등기부에 기재된 등기원인일자와 다른 날에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취소 대상 법률행위인 상속재산분할 협의가 있은 날을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인 2011년 8월 9일(사망일)로 보았다. 그 결과 대법원은 이 사건 소가 법률행위가 있은 날(2011년 8월 9일)부터 5년이 지난 2018년 3월 28일경 제기된 것이란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소를 각하하였다. Ⅲ. 검토 이 사건은 사해행위취소의 소송 제척기간 기산점 판단이 원심과 대법원 간에 달랐다. 원심은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이 도과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으나, 대법원은 '취소원인이 있는 날'로부터 5년이 도과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소제기는 2018년 3월 28일경인데, 원심은 사해행위취소의 소에서의 법률행위가 있은 날을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한 후 구체적인 행위로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접수 시인 2013년 6월 14일로 보았으나, 대법원은 소외 망인의 사망일이자 상속재산분할협의 등기원인일자인 2011년 8월 9일로 보았다. 심급별로 제척기간 기산점 판단이 달라진 사안으로 원고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하였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하게 되었다. 이미 이 사건 이외의 하급심에서도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상속재산분할협의을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가 작성된 시점으로 보기도 하였고, 혹은 협의분할에 의해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뤄진 시점으로 인정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혼란에 더하여 '상속등기와 그 경정등기에 관한 업무처리지침(등기예규 제1675호)'상 상속재산분할협의의 경우 '상속등기를 신청할 때에는 등기원인을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으로, 그 연월일을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이를 근거하여 상속재산분할협의 시점을 사망 시로 판단하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상속인들 사이에 실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진 시점이 피상속인의 사망 이후라고 하더라도 부동산등기부등본에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이 등기원인일로 기재되므로, 실제 상속재산분할협의일과 등기원인일자는 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실무상 혼선이 있었던 부분에 관하여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의 태도는 사해행위 시점에 관하여 실질적 시점이 확인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교적 명확한 등기부상 등기원인일자를 기준으로 판단함으로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하고, 상속세 처리를 비롯하여 변화하는 법률관계를 조속히 안정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척기간 기산점 판단에 관하여 ① 원심과 다르게 본 이유, ② 등기원인일자를 기초하는 처분문서가 있었는지 여부, ③ 상속재산분할협의의 경우 분할협의가 사해행위인지, 분할협의에 따른 등기신청이 사해행위인지, ④ 채권자 입장에서는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원인으로 한 상속등기를 한 다음에야 사해행위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닌지, ⑤ 상속재산협의분할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의 등기원인일자를 피상속인의 사망일로 기재하는 것은 단순한 등기기재 형식에 불과한 것이고, 악용의 소지는 없는 것인지, 나아가 ⑥ 등기예규상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등기 시 '협의분할시'로 개정될 필요는 없는지 등에 관하여 좀 더 부연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지 않은 이유로 이 사건의 경우 상속재산분할협의 등기원인일자는 소외 망인의 사망일인데 반하여, 등기접수가 약 2년 남짓의 기간 이후에 이뤄졌음에도 제척기간 미준수를 이유로 부적법 각하판결 선고함으로써 채권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 결국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향후 상속개시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이후에 상속재산협의분할 상속등기를 하는 경우 사실상 사해행위를 이유로 취소를 구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구체적 사건에서 실질적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었던 경우라면, 등기원인일자인 망인의 사망 시가 아닌 채권자를 해할 의도를 가지고 행위를 하는 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상속재산협의분할을 원인으로 상속등기를 한 다음에야 사해행위여부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일본 민법에 비해 짧은 제척기간을 규정한 입법자의 의도는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도리어 채무 면탈하고자 하는 악용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대상 판결의 견해에 더하여 민법상 제척기간의 적정성 여부까지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박성태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박성태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2021-11-22
특허사건의 사실심 변론 종결 이후 확정된 정정과 재심 사유 여부
Ⅰ. 사실관계 원고는 2015년 12월 24일 피고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롤방충망의 록킹구조'라는 이름의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해 진보성 부재를 이유로 등록무효심판(2015당5713)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심판청구를 기각하였으나 불복소송에서 특허법원은 2016년 10월 21일 진보성을 부정하면서 심결을 취소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16년 11월 4일 상고하면서 2016년 11월 28일 문제가 된 청구항에 대해 정정심판 청구를 하였고 특허심판원이 2017년 2월 8일 정정을 받아들이는 심결을 하여 그 무렵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Ⅱ.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 ① 특허가 무효라는 특허법원 판결이 상고심에 계속되어 있는 중에 해당 특허에 대해 정정심결이 확정되면 해당 판결에 대해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가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 해 온 종전 판례들을 변경한다. ② ⅰ)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란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정처분에 의해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확정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증거자료가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ⅱ) 심결과의 관계에서 원처분으로 볼 수 있는 특허결정은 심결취소소송에서 '심리·판단해야 할 대상'일 뿐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사실심 변론종결 후에 특허발명의 명세서 등에 대해 정정심결이 확정되더라도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이 변경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 ⅲ) 특허권자가 특허무효심판 절차에서는 정정청구를 통해 그 심결취소소송의 사실심에서는 정정심판 청구를 통해 특허무효 주장에 대응할 수 있음에도 사실심 변론종결 후 확정된 정정심결에 따라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다툴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분쟁의 해결을 현저하게 지연시키는 것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그 밖의 논거들에 대한 소개는 생략). ③ 이런 법리는 특허권의 권리범위 확인심판에 대한 심결취소소송과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특허권에 기초한 침해금지 또는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소송에서 그 특허가 무효로 될 것임이 명백하여 특허권자의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항변이 있는 경우 특허권자로서는 특허권에 대한 정정심판청구, 정정청구를 통해 그런 무효사유를 해소했거나 해소할 수 있다는 사정을 재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다.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의 종국판결이 확정되거나 그 확정 전에 정정의 재항변을 제출하지 않은 특허권자가 사실심 변론종결 후 정정심결의 확정을 이유로 사실심 법원의 판단을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Ⅲ. 평석 엄밀히 살펴보면 대상판결은 두 가지 유형의 소송에 대해 정정이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 즉, ⅰ) 특허무효 등 심결취소소송과 ⅱ) 특허침해나 권리범위확인 관련 소송이다. 정정의 확정을 재심사유로 취급하지 않는 논거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정정의 확정이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과 ⓑ 특허권자 등 당사자가 소송 과정에서 적시에 정정에 관련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미루다가 사실심 변론 종결 후에 비로소 이를 내세우는 것은 민사소송법 제1조(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무효심결 취소소송에 관하여 특허법이 원처분(특허등록)에 대한 다툼을 반드시 심판에 의하도록 하고 다른 형태의 불복을 허용하지 않음을 감안하면 심결에 대한 불복소송은 그 실질상 원처분에 대한 불복으로서 일체·연결성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무효심결에 대한 불복소송에서 대상판결의 ⓐ 논리는 그 자체로는 설득력이 있다. 정정제도가 특허권자에 의해 무효분쟁에서 절차 지연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한다는 면에서 ⓑ 역시 타당한 법리 설시라 할 것이다. 대상 판결에 따르면 사실심 변론 종결 후 이루어진 정정에 재심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종전 청구항을 기준으로 상고심을 진행함에 따라 해당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면 정정에도 불구하고 해당 특허는 무효로 소멸하고(이기택 대법관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상고심이 원심의 결론과 달리 정정 전 특허가 유효라고 하여 원심을 파기하면 환송심은 정정 후의 특허를 기준으로 유·무효를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다. 2. 침해소송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이러한 법리는 특허권의 권리범위 확인심판에 대한 심결취소 소송과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여 ⓐ, ⓑ 법리를 모두 특허침해소송 등의 사실심 변론 종결 후 정정이 확정된 때에도 적용하고 있으나 이는 문제이다. ⓐ의 경우 해당 특허 자체의 유·무효가 문제 되는 무효소송과 달리 침해소송의 소송물을 생각하면 해당 특허의 유·무효와 그 내용은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일 뿐 '심리·판단해야 할 대상'이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침해소송 등에서는 대상판결의 법리 중 ⓑ만이 유효한 근거로 남는다고 해야 한다. 특허권자는 침해소송 과정에서 해당 특허의 무효가 예상되는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해 정정심판청구(혹은 정정청구)를 할 수 있다. 또한 침해소송의 피고가 해당 특허에 무효사유가 명백함을 이유로 권리남용의 항변을 하는 경우 그에 대한 재항변 사유로서 '장차 정정을 통해 무효사유가 치유될 것이 명백하다'는 점을 내세울 수도 있다(이른바 '정정의 재항변'). 문제는 특허권자가 침해소송의 사실심 변론 종결 전까지 정정절차를 밟거나 정정의 재항변을 하지 않았다가 침해소송에서 패소한 이후 정정을 이유로 상고심에서 재심사유를 주장하는 것을 허용할지 여부이다. 대상판결은 '정정의 재항변' 개념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면서 ⓑ를 논거로 이를 불허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침해소송 판결이 확정된 이후 재심사나 정정을 통해 특허의 유·무효나 권리범위가 바뀌더라도 확정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특허침해 소송 판결이 확정된 후에는 해당 특허를 무효로 하거나 정정하는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이를 침해소송의 재심사유로 주장할 수 없다(일본 특허법 제104조의4). 우리나라에서도 특허권자가 침해소송 과정에서 피고의 무효 주장에 대응하여 정정심판을 청구하거나 정정의 재항변을 하지 않은 채 청구항의 유지를 시도하다가 결국 무효 사유가 인정되어 청구기각을 당하자 비로소 정정심판을 청구하여 권리범위를 확보한 뒤 재심으로 판결 번복을 시도하는 것 등을 막을 필요가 있으므로 이 한도에서 대상판결의 취지는 적절해 보인다. 3. 문제점 무효심결 취소소송에 대해 앞서 본대로 대상판결의 ⓐ, ⓑ가 모두 법리상 근거는 있다고 하더라도 ⓐ 논거는 여전히 실천적 문제를 남긴다. 즉 사실심 변론 종결 이후 이루어진 정정은 일도양단적으로 배척되고 정정 전 청구항만을 근거로 원심의 당부를 판단하는 결과 상고심에서 정정 전 청구항이 무효로 확정되면 무효를 극복하기 위해 수행된 정정은 의미가 없어지고(정정과 무관하게 해당 번호의 특허는 무효로 된다고 하므로) 반대로 정정 전 특허가 유효하였다고 판단되면 오히려 정정을 통해 축소된 권리만 존속하게 되는 일도 예상된다. 권리자가 사실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뒤늦은 정정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개별적 사정이 있더라도 일절 고려되지 않는 점 또한 문제이다. 이는 모두 상고심이 사실심 변론 종결 후의 정정에 대해 일괄적으로 재심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정정 전 청구항을 기초로 판단하는 데서 비롯된다. 반면 사실심 변론 종결 후에 이루어진 정정에 관해 ⓑ의 시각을 기본으로 그 수용 여부를 판단한다면 이런 문제점은 적절히 해결될 수 있다. 예컨대 상고심 계속 중인 특허에 대해 정정이 확정되더라도 '당사자가 상소로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렇지 아니하다'는 재심의 보충성 규정(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단서) 취지를 유추하거나 소송상 신의칙을 적용하여 재심사유 존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법원은 특허권자가 취한 절차상 태도 등을 신의칙에 입각해 파악한 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재심사유를 인정하여 원심을 파기환송함으로써 정정 후 청구항에 따라 판단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으면 재심사유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정정 전 청구항을 근거로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결국 사실심 변론 종결 이후의 정정을 종전 판례처럼 일률적으로 재심사유로 보거나, 대상 판결처럼 일률적으로 재심사유가 아닌 것으로 보는 대신 상고심이 이를 '개별화·상대화' 하는 셈이다. 한편 침해소송에서는 본디 대상판결의 ⓐ 논거는 적용될 여지가 없고 ⓑ 논거만이 유효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요컨대 사실심 변론 종결 후 이루어진 정정의 재심사유 여부 판단 시 '특허권자 등 당사자가 소송 과정에서 적시에 정정에 관련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미루다가 사실심 변론 종결 후에 비로소 이를 내세우는 것은 민사소송법 제1조(소송상 신의칙)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거(ⓑ)는 합당하지만 "정정의 확정이 '판결의 기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거(ⓐ)는 법리적·실천적으로 적지 않은 문제점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조영선 교수(고려대 로스쿨)
2020-10-08
참가승계와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
I. 사건 및 판결 개요 공사수급인인 원고는 도급인인 피고들을 상대로 공사계약에 따른 정산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이 사건 소송에 참가승계를 한 승계인은 제1심 소송 계속 중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정산금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뒤 제3채무자인 피고들에 대하여 전부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참가승계 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참가승계인의 승계사실에 대해 다투지 않았으나 참가한 부분의 청구를 취하하지는 않았다. 제1심은 인정된 정산금 채권이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으로 인하여 참가승계인에게 이전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승계인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참가승계인과 피고들은 제1심판결 중 자신의 패소 부분에 대해 항소하였으나 원고는 항소하지 않았다. 항소심에서 피고들이 참가승계인의 전부명령이 압류 경합으로 무효라고 다투자 원고는 뒤늦게 부대항소를 제기하였다. 종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고 청구는 분리확정된 것임에도 항소심 법원은 원고의 부대항소를 일부 인용하였다. 이에 피고가 상고를 제기하였으나 대법원은 승계인과 피승계인 간에 필수적 공동소송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원고의 부대항소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상세한 논증은 졸고, '참가승계와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 법조 제740호(2020. 4), 531면 이하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II. 판례 변경의 근거 1.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이하 '법'이라 함)은 당사자 한쪽을 상대로 하는 편면적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을 허용하고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을 신설하였으며 두 소송절차에서 모두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법 제67조를 준용하고 있다. 이로써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청구를 하는 공동소송인들 사이에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특별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법규적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한다. 2. 권리승계형 참가승계에서 피참가인인 원고가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아 승계된 부분에 관한 원고의 청구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와 참가승계인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그 주장 자체로 법률상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따라서 권리승계형 승계참가의 경우에도 원고의 청구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한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이나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과 마찬가지로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여 같은 소송 절차에서 두 청구에 대한 판단의 모순·저촉을 방지하고 이를 합일적으로 확정할 필요성이 있다. 보충의견에 따르면 법원은 원고와 참가승계인으로 하여금 그들의 청구가 양자 중 어느 쪽인지 분명히 하도록 석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III.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1. 참가승계와 편면참가 (1) 참가승계의 경우 법 제79조의 형식을 빌려 참가하지만 반드시 독립당사자참가의 실질을 갖는 것을 전제하지 않았으므로 법 개정 이전에도 편면참가 형태의 참가승계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참가승계가 독립당사자참가의 실질을 갖는 것은 아니었다. 참가승계가 독립당사자참가의 실질을 갖기 위해서는 승계사실을 피승계인이 다투어야 하는데 이 경우 승계인은 인지법에 따라 인지를 첩부하고(인지법 제6조 제2항, 제2조) 법원 역시 독립한 민사사건으로 취급하게 된다. 따라서 법 개정에 따라 편면참가가 허용됨으로써 승계인과 피승계인간의 공동소송인들에게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특별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비로소 마련되었다는 것은 정확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참가승계의 경우 독립당사자참가의 형식을 빌리는 것일 뿐이며 이 사건 대상판결의 사안과 같이 승계사실의 다툼이 없는 경우에는 개정 전후를 불문하고 독립당사자참가의 실질을 갖지 않는다. (2) 편면참가 제도 하에서도 참가인과 기존 당사자 간의 대립·견제 관계는 여전히 요구된다. 특히 원고의 본소 청구와 독립당사자참가인의 청구가 주장 자체에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경우에 허용되고 편면적 독립당사자참가의 경우에도 이러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은 이 사건 대상 판결도 시인하고 있다. 2. 참가승계와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1) 참가승계 유형과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대법원은 승계인과 피승계인 사이의 청구 내용이 법률상 양립불가능한 관계에 있고 법에서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 대상 판결의 사안에서 승계인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정산금지급채권 중 일부를 압류 및 전부 받았다는 것을 이유로 참가승계신청을 하였고 피승계인 원고는 이를 다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전부된 청구 부분에 대해 소 취하를 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승계사실을 다투지 않는 참가승계의 경우 소송의 외관만 본다면 승계인은 주위적 원고, 피승계인은 예비적 원고의 모습을 한 예비적 공동소송관계로 파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관의 모습에 불과하다. (2)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과 필수적 공동소송 1)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은 합일확정의 필요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성격의 소송이 아니며 나아가 우연히 하나의 소송절차에서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의 형태로 진행되더라도 언제든지 소취하 등을 통해 단일한 소송의 형태로 전환될 수 있는 매우 탄력적인 공동소송이다(법 제70조 제1항 단서). 따라서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은 당사자의 선택에 따라 신청을 하지 않으면 인정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승계인과 피승계인간의 청구가 양립할 수 없는 것이므로 당연히 당해 절차를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으로 간주하여 법 제67조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히 처분권주의에 반한다. 2) 실정법상의 근거도 없이 승계제도와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제도를 법원의 재량에 따라 임의로 결합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우선 두 제도는 그 목적을 달리한다. 참가승계는 승계인이 피승계인의 지위를 이전받았는가 여부가 핵심 쟁점이며 양자 간의 이에 대한 다툼 여부에 따라 독립당사자참가 형태나 혹은 통상 공동소송 형태를 전제로 설계된 제도이다. 반면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은 승계여부가 관건이 아니라 누가 권리자인지(원고 측면) 혹은 누가 책임을 부담하느냐의 문제(피고 측면)이고 제한적인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 원칙을 법에서 명시하고 있어 승계제도와의 결합은 전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더구나 법률상 양립불가능한 청구만을 대상으로 하는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제도와 승계제도는 공존하기 어려운 제도임이 분명하다. (3) 필수적 공동소송 심리특칙은 정당한 결론을 위한 필수적 도구인가? 1) 기존의 원고가 승계사실을 다투지 않는데 예비적 공동소송으로 소를 구성할 현실적인 필요성은 없으며 통상 공동소송 형태의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종전 판례들에 따르더라도 승계사실이 인정되면 원고청구를 기각하고 승계인의 청구를 인용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오히려 원고와 승계인의 각 청구가 일부씩 인정될 수 있어 이를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형태로 보는 것보다 유연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 2) 문제는 이 사건 대상 판결 사안과 같이 승계인이 승소한 1심 판결에 대해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즉 항소심 심리결과 승계사실이 인정되지 않아서 원고청구를 인용해야 하는데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아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억울한 원고를 위해 법원이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법리와 독립당사자참가 법리를 가져와 항소하지 않은 원고에게 승소판결을 해 줌으로써 정당하고 바람직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이 바람직한 결론이라고 도출한 상황은 원고 입장에서만 사물을 볼 때이고 상대방 입장에서는 매우 부당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3.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 적용을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 법 제67조의 적용과 준용을 통해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을 적용하게 되는 상황의 핵심조건은 합일확정의 필요성인데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의 경우는 실체법상의 관리처분권의 공동 귀속 내지 판결의 모순 저촉을 방지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소송법적 이익)을 통해 이 요건이 언제나 충족된다. 유사필수적 공동소송의 경우에는 승소판결에 대세적 효력이 인정되거나 이러한 효력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판결의 모순저촉을 피하기 위해 소송법적인 이해관계에 의해서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을 준용하거나 유추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당사자의 의사에 의해서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 규정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은 허용되지 않는다. IV. 결론 대상판결의 사안은 합일확정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판결의 대세효도 인정되는 경우도 아니므로 필수적 공동소송의 심리특칙을 적용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와 승계참가인 사이에 긴장관계도 없으므로 편면참가의 법리를 적용할 수도 없고 원고나 승계인 누구도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을 신청한 바도 없다. 따라서 대상판결은 독립당사자 참가 및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의 법리를 위반하였으며 처분권주의에도 정면으로 반한다. 한충수 교수(한양대 로스쿨)
한충수 교수(한양대 로스쿨)
2020-08-24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도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의 소송관계
1. 사실 공사수급인 원고는 도급인 피고를 상대로 공사계약에 따른 정산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원고 승계참가인(이하 '승계참가인')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정산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뒤, 제1심 소송 계속 중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전부금의 지급을 구하면서 승계참가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았으나 승계참가한 부분의 소를 취하하지 않았다. 제1심은 인정된 정산금채권 전부가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으로 인하여 모두 승계참가인에게 이전되었음을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승계참가인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였다. 승계참가인과 피고는 제1심판결 중 패소부분에 대해 항소하였고, 원고는 항소하지 않았다. 원심 계속 중 원고는 부대항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승계참가인의 전부명령이 무효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부대항소를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2.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유의 요지 승계참가에 관한 민사소송법 규정과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다른 다수당사자 소송제도와의 정합성, 승계참가인과 피참가인인 원고의 중첩된 청구를 모순 없이 합일적으로 확정할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동안에 제3자가 소송목적인 권리의 전부나 일부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소송에 참가한 경우,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해 다투지 않으면서도 소송탈퇴, 소 취하 등을 하지 않거나 이에 대하여 피고가 부동의하여 원고가 소송에 남아 있다면 승계로 인해 중첩된 원고와 승계참가인의 청구 사이에는 필수적 공동소송에 관한 민사소송법 제67조가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 후 피참가인인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 여부에 대하여 다투지 않고 그 소송절차에서 탈퇴하지도 않은 채 남아있는 경우 원고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가 통상공동소송 관계에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2다16729 판결,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65850 판결,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1다113455, 113462 판결을 비롯하여 그와 같은 취지의 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3. 연구 (1) 승계참가라 함은 소송계속 중에 계쟁물이 양도되었을 때 그 양수인이 그 때까지 형성된 유리한 소송상태를 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소송절차에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 권리와 의무는 표리관계이므로 권리의 양수인은 물론이고 실체법상 채무의 승계인도 종전 소송수행과정에서의 유리한 소송상태를 이용하기 위하여 이 참가 방식으로 참가할 수 있다(제81조). 판례는 채권의 경우에도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경우에는 독립당사자참가가 가능하다고 하였다(대법원 1996.6.28. 선고 94다50595 판결). 그러므로 채무의 승계는 별론으로 하고라도 채권양도의 경우 양도된 채권의 귀속에 관하여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으므로 양도인과 양수인의 지위는 동일채권자의 지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동관계에 있다할 수 없고 대립·견제의 관계에 있다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 판례는 양도인과 양수인의 사이에서 대립·견제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공동관계에 있으므로, 만약 피승계인 원고에 대한 승계참가가 이루어졌으나 피고의 부동의로 원고가 탈퇴하지 못한 경우에는 원고의 청구와 승계참가인의 청구는 서로 대립·항쟁하는 관계가 아니므로 통상의 공동소송관계에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04.7.9. 선고 2002다16729 판결). 그러나 피승계인 원고가 승계참가인의 승계사실 자체를 다투는 경우에는 전형적인 3면소송이 성립함은 물론이지만 그렇지 않고 승계를 다투지 아니하더라도 채권의 귀속에 관하여서 양도인과 양수인의 지위는 동일채권자의 지위를 같이 유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서로 대립·항쟁하는 관계에 있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2)(가) 2002년 민소법 개정 이전에는 채권의 귀속 자체가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채권양도인인 원고가 채권양수인인 참가인이 소송에 참가할 때 참가를 다투었느냐는 형식에 따라 통상의 공동소송과 독립당사자참가 소송으로 구분하였다. 그 이유는, 2002년 개정 민소법 이전에 독립당사자 참가인은 원·피고 양쪽에 대하여 필수적으로 다 참가를 하여야 독립당사자참가가 가능한데 원고가 참가인의 채권양수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확인할 이익이 없게 된다면 원고에 대하여 참가를 할 수 없어 양 쪽 참가가 불가능하므로 그 경우에는 참가인은 피고에 대한 개별적 소송 밖에 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을 피고의 입장에서 볼 때 참가인과 원고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는데 당시에는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 규정이 없었던 이유에서 이를 통상의 공동소송으로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채권에 관한 양도인과 양수인의 대립·견제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아니하였다는 점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나) 2002년 개정 민소법 이후에는 독립당사자 참가에서 한 쪽 참가(제79조 제1항)가 가능하고, 예비적·선택적 형식으로 공동소송(제70조 제1항)을 제기할 수 있게 됨으로써 채권의 귀속에 관한 대립·견제의 실체법적 관계는 그대로 소송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고가 다투지 아니하는 승계참가를 한 참가인과 원고의 관계를 구태여 실체법적 법률관계에 맞지 않는 통상의 공동소송관계로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예컨대 채권양수인은 독립당사자소송의 한 쪽 참가에 의하여 채무자에게 양수금을 청구할 수도 있고, 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채권양도인인 원고와 선택적 원고로서 양수금을 청구할 수도 있는데 어느 경우에나 제79조 제2항이나 제70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필수적 공동소송에 대한 특별규정인 제67조가 준용됨으로써 채권양수인과 채무자인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는 물론 채권양도인인 원고와의 사이에서도 채권의 귀속에 관한 합일·확정의 소송관계를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현행 민사소송법 하에서 '승계참가 이후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의 소송관계 (가) 예를 들어 소송 계속 중에 원고는 채권양도인, 참가인은 채권양수인, 피고는 채무자로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청구사건에 참가인이 승계참가를 하였는데 원고가 채권양도계약의 무효를 이유로 소송에 탈퇴하지 않은 경우를 가정한다. 제1심에서 심리한 결과 채권양도 계약이 무효이어서 양도채권은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이유로 원고 전부 승소, 참가인 전부 패소의 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항소를 제기하지 않고 참가인만 항소를 제기한 경우에 통상의 공동소송설에 의하면 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이 적용되어 원고승소판결은 제1심에서 확정되고 항소심에서는 참가인과 피고의 소송만 계속하게 된다. 그러므로 항소심의 심리에서 채권양도계약이 유효로 판명되더라도 참가인 승소판결만 가능하고 제1심에서의 원고 승소판결은 취소할 수 없다. (나) 그 결과 피고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채무에 관하여 양립할 수 없는 채권자인 원고와 참가인에게 중복채무를 부담한다는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승복할 수 없는 결론은 어떤 법적 방법에 의해서도 시정할 수 없다. 즉, 이것은 재심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함은 물론 그 채권양도계약이 변론 종결 이후의 사유도 아니어서 청구 이의의 사유(민사집행법 제44조)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 이 사건에서도 통상공동소송설에 의하면 원고의 부대항소는 부적법하여 원고의 청구는 제1심에서 청구기각 판결은 확정되었고, 참가인의 청구는 원심에서 청구기각 판결로 확정됨으로써 양도채권의 귀속자는 누구인지 불분명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라) 합일확정설(독립당사자참가의 경우나 선택적공동소송은 모두 제67조를 준용하므로 이를 통합하여 '합일확정설'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다)에 의하면 원고의 부대항소는 적법하지만 그렇지 않고 부대항소가 없더라도 피고의 항소 유무를 떠나 사건 전부가 항소심에 이심되어 합일·확정 판결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마) 승계참가에서 통상공동소송설을 따르는 경우의 이와 같은 모순은 채권양도에서 채권자체의 귀속의 성질이 무엇인가에 관한 오해가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승계참가는 채권의 귀속에 관한 대립 ·견제의 실체법적 본질이 반영되어야할 것이므로 합일확정설에 따라 '승계참가 이후 피참가인이 승계참가를 다투지 않고 소송에서 탈퇴하지도 않는 경우'의 소송구조는 필수적 공동소송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하여 강현중, 민사소송법(7판) 900면은 일찍이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종전 통상의 공동소송설을 변경한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타당하다. 강현중 변호사 (前 사법정책연구원장,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강현중 변호사 (前 사법정책연구원장, 법무법인 에이펙스 고문)
2020-02-17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승소확정판결이 채권자대위소송에 미치는 영향
Ⅰ. 사실 원고는 2003년 4년 2월 소외 1 등으로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는 제1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는 토지거래허가를 배제하거나 잠탈하는 것이어서 무효였고, 원고는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못하였다. 그러자 원고의 요청에 따라 소외 8은 2003년 11월 29일 소외 1 등과 사이에 위 각 토지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같은 날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다음, 소외 8 앞으로 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사건 토지는 그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소외 8로부터 취득하였다. 원고는 2012년 소외 8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고, 소외 1 등에 대하여는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 소송에서 2014년 11월 13일 '원고에게, 소외 1 등은 각 그 소유지분에 관하여 2014년 11월 13일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조정(대상판결은 '화해'라고 표현하였다)이 성립하였고, 소외 8에 대하여는 원고의 청구가 인용되어 확정되었다. 원고는 소외 1 등을 대위하여, 위 제1매매계약이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이상 그에 기초하여 마쳐진 소외 8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그에 기하여 마쳐진 피고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는 모두 무효라고 하여 피고를 상대로 위 각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로부터 근저당권 및 지상권을 취득한 다른 피고에 대한 부분은 생략한다. 대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을 파기자판하여 소를 각하하였다. Ⅱ. 판결이유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그 보전되는 청구권에 기한 이행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청구권의 발생원인이 되는 사실관계가 제3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청구권의 취득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있는 경우 등에는 위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채권자대위소송의 제3채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위 확정판결 또는 그와 같은 효력이 있는 재판상 화해조서 등이 재심이나 준재심으로 취소되지 아니하여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서는 그 판결이나 화해가 무효라는 주장을 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화해는 강행법규 위반으로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 이 사건 제1매매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려는 목적에서 단지 재판상 화해의 형식을 취하여 위 매매계약의 이행을 약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위 매매계약과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처럼 이 사건 화해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인 이상, 이 사건 화해의 당사자가 아닌 피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의 소외 1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는 이 사건 화해가 준재심절차에 의하여 취소되지 아니하여 그 당사자인 원고와 소외 1 등과 사이에서는 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소는 채권자대위소송의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에 의하여 제기된 소로써 부적법하다. Ⅲ. 평석 1. 종래의 판례 원래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제3채무자는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툴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55300 판결). 그런데 종래의 판례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이와 달리 보고 있다. 즉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의 발생원인사실 또는 그 채권이 제3채무자인 피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채권이라는 사실까지 입증할 필요는 없고,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제3채무자는 채권자의 피보전권리의 존재를 다툴 수 없다는 것이다(대법원 1988. 2. 23. 선고 87다카961 판결 등). 한편 대상판결이 인용하고 있는 대법원 2015. 9. 24. 선고 2014다74919 판결은 위와 같은 판례를 전제로 하면서도, 채권자의 청구권의 취득이 소송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신탁법 제6조가 유추적용되어 무효인 경우 등에는 제3채무자는 그 존재를 다툴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19572 판결은, 채권자취소소송에 관하여도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무이행청구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수익자나 전득자는 그와 같이 확정된 채권자의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수 없다고 하였다. 2. 종래 판례의 문제점 이러한 판례에 대하여 종래 학설은 필자(민법논고 7, 2015, 434-436면 등)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별다른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판례를 지지하는 견해는 판결의 반사적 효력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판결의 반사적 효력이란, 기판력이 미치는 소송당사자 아닌 제3자가 소송당사자의 일방과 실체법상 특별한 의존관계에 있을 때 그 판결의 효력이 제3자에게 반사적으로 유리 또는 불리하게 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반사적 효력의 예로는 주채무자가 채권자와의 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게 되면 채권자가 다시 보증인에 대하여 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후소를 제기하였을 때, 보증인도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의하여 채권자에 대하여 주채무자 승소의 확정판결을 원용할 수 있다든지, 합명회사·채권자 사이의 소송에서 회사채무의 부존재를 확정하는 판결은 무한책임사원에게 유리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 등이 있다. 반사적 효력이라는 개념을 인정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다툼이 있다. 그러나 채권자대위소송의 상대방이 채무자에 대하여 그러한 특별한 의존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받은 패소판결이 대위소송의 상대방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질 이유가 없다. 따라서 종래의 판례는 이론적인 근거를 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확정판결에 의해 피보전채권에 대한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고 이를 근거로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 이상, 제3채무자가 다시 피보전채권의 존부를 다툴 수 있게 하여 채권자대위소송이 각하되게 하고 채무자가 다시 별소로 제3채무자에게 채권을 행사하게 하는 것보다는 피보전채권의 존재는 위 확정판결에 의해 인정하고 피대위채권에 관해서만 다투게 하는 것이 소송경제에 보다 부합한다는 주장이 있다(원유석·이재찬). 그러나 채권자대위소송에서 피보전권리의 존재는 당사자적격을 갖추기 위한 소송요건인데(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753 판결 등), 소송경제라는 이유만으로 당사자적격의 하자가 치유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3. 대상판결에 대하여 대상판결은 피보전권리가 조정이나 화해에 의해 인정되었더라도 대위소송의 상대방은 이를 다툴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근거를 이 사건 화해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하는 점에서 찾았다. 그러나 재판상 화해나 조정이 기판력을 가지는 이상 강행법규 위반이라는 사실만으로 무효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이 화해가 소송법상은 무효가 아니라도 실체법상으로는 무효라는 취지로 보인다. 다시 말하여 판결이나 화해가 실체법상 무효인 경우에는 채권자대위소송의 상대방이 피보전권리를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례는 화해나 조정에 관하여 소송법상 무효와 실체법상 무효를 구별하지 않고 있으므로(대법원 1979. 5. 15. 선고 78다1094 판결 등), 이러한 설시는 설득력이 없다. 그러므로 대법원으로서는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피보전권리가 판결이나 화해 등에 확정되었더라도 채권자대위소송의 상대방은 이를 다툴 수 있다는 법리를 정면으로 선언하고 판례를 변경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대상 판결은 종래 판례가 이른바 판결의 증명효에 근거한 것으로 이해하여, 판례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러나 종래 판례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피보전권리에 관하여 승소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제3채무자는 채권자의 피보전권리의 존재를 다툴 수 없다고 하여, 반대 증거에 의하여 다투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으므로 이를 가리켜 단순히 증명효의 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종래 판례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므로, 하급심이나 당사자들로서는 어느 경우에는 종래 판례에 따르고, 어느 경우에는 대상판결에 따를 것인지가 불명확하여 혼란을 피할 수 없다. 윤진수 교수 (서울대 로스쿨)
윤진수 교수 (서울대 로스쿨)
2020-01-20
강제징용 소송과 청구권협정 검토
Ⅰ. 대상 판결 원고들은 구 일본제철이 운영하는 제철소에서 강제노역에 종사하였다. 원고들은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01년 3월 27일 청구기각 판결을, 2003년 10월 9일 최고재판소에서 패소 판결을 각 받았다. 원고들은 2005년 2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과 2심에서 패소하였으나,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68620호로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주장하는 신일철주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하여 원고승소 판결하였다. Ⅱ. 역사적 검토 이 사건에서는 국제 재판관할권, 일본판결의 승인, 피고의 법적 동일성, 소멸시효 등 다양한 쟁점들이 있으나, 논의의 방향을 청구권협정으로 모으고, 청구권협정의 탄생 배경, 역사적 평가 등에 관하여 살펴본다. 조선의 멸망 과정, 일제의 억압과 수탈, 친일파 청산의 좌절, 박정희 정권과 친일파의 역사 등에 대해서는 먼저 역사책을 보기 바란다. 사실 매국노와 친일파를 빼놓고 우리 현대사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청구권협정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정확한 법적 판단이 가능하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박정희 소장이 이끄는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성공했다. 박정희 정부는 일본 자본을 도입하기 위하여 한일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다. 박정희 정부는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반대 시위를 진압한 후 1965년 6월 22일 한일 기본조약(청구권협정 포함)을 체결했고, 그해 12월 18일 발효되었다. 조약 내용은 “일본 정부가 박정희 정부에 무상 3억불, 유상 2억불을 제공하는데,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배상은 하지 않고, 한국과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청구권은 모두 포기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돈의 대부분을 포항제철, 소양강댐 등 국가 기반시설의 확충에 사용했다. 한일 기본조약은 공개되지 않았다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월 1월에서야 일반인에게 공개되었다. 청구권협정 원문은 찾아보기 바란다. 살펴보면, 친일파들은 해방 후 대한민국의 권력기관뿐만 아니라 언론·교육 등 각 분야를 주도한 지배세력이 되었다. 청구권협정도 그들의 주도로 탄생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일 기본조약과 청구권협정은 다음과 같이 비판을 받는다. ① 박정희 정부는 ‘식민지배 청산’에 관한 국민적 합의 없이 추진하였는데, 한일회담은 청구권 교섭에 밀려 식민지배 청산이라는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였다. ② 청구권 문제, 어업 및 문화재 문제 등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양보함으로써 매우 굴욕적이었다. ③ 국가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조약임에도, 그 내용 및 일본으로부터 받은 돈의 사용처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④ 일제의 식민지배로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았는데도, 박정희 정부는 그들을 보호하거나 피해를 배상하지 않았고, 그들의 고통과 권리를 억압하였다. Ⅲ. 법률적 검토 1.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 가. 불포함설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다수설, 대법원 판례이다. 논거는 다음과 같다. (1) 청구권협정은 일본의 불법적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하여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인다. (2) 청구권협정 제1조에 따라 일본 정부가 지급한 ‘경제협력자금’이 제2조에 의한 권리문제의 해결과 법적인 대가관계에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3) 일본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강제동원 피해의 법적 배상을 원천적으로 부인했고, 이에 한일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4) 대한민국이 요구한 12억 2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3억 달러만 받은 상황에서 강제동원 위자료청구권도 적용대상에 포함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나. 포함설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는 견해로서 소수설이다. 논거는 아래와 같다. (1) 청구권협정에 대한 합의의사록(Ⅰ)은 청구권협정상 청구권의 대상에 ‘피징용 청구권’도 포함됨을 분명히 하고 있다. (2) 위 피징용 청구권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까지도 포함한 것이고, 청구권협정 제1조에서 정한 경제협력자금은 제2조에서 정한 권리관계의 해결에 대한 대가 내지 보상으로서의 성질을 포함하고 있다. (3) 양국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전제로 한 배상’도 당연히 청구권협정의 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상호 인식하고 있었다. (4) 대한민국은 청구권협정에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포함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후 장기간 그에 따른 보상 등 후속 조치를 취하였다. 다. 검토 조약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문언뿐만 아니라 체결 당사국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일본은 개인의 손해배상청구를 포함한 일체의 청구권을 더는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완전히 최종적으로 종결하고자 했다. 박정희 정부는 쿠데타로 잡은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제개발과 그 자금 마련이 절실히 필요했던 점, 박정희와 정일권 등 집권자들의 친일 성향과 청구권협정의 체결 과정 등을 고려하면, 일본의 의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조약 문언, 당사자의 의사, 후속 조치 등을 종합해보면,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은 이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즉 청구권협정 체결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알려진 바 없었고, 전혀 논의대상이 되지도 않았던 점, 청구권협정에 대한 합의의사록(Ⅰ) 제2조 (g)항에서 말하는 대일청구요강(소위 8개 항목)에 위안부 문제가 포함되어 있지도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권에 관하여는 불포함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2.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된다고 보는 경우에도 가능설, 불가능설로 견해가 나뉜다. 가. 가능설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논거는 다음과 같다. (1) 청구권협정에는 개인청구권의 포기나 소멸에 관하여 양국 정부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만큼 충분하고 명확한 근거가 없다. (2) 청구권협정에서 양국 정부의 의사는 개인청구권은 포기되지 아니함을 전제로 정부 간에만 청구권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하자는 것, 즉 ‘외교적 보호권에 한정하여 포기하자’는 것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청구권협정을 이탈리아와 서독 사이의 조약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불가능설 소송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논거는 아래와 같다. (1) 양국의 진정한 의사가 외교적 보호권만 포기하기로 했다고 볼 수 없다. (2) 청구권협정은 당시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일괄처리협정에 해당한다. (3) 청구권협정 제2조에서 규정한 '완전하고도 최종적인 해결'이나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라는 문언의 의미는 "소로써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제한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 검토 청구권협정의 문언과 해석, 양국 정부의 의사 등을 종합해보면,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2015. 12. 28. 박근혜 정부는 한일 외교부 장관 사이의 합의로써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였다. 위 합의 문언상 개인청구권의 포기나 소멸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없고, 양국 정부의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명확한 근거도 없다. 따라서 위안부 합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은 소로써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 Ⅳ. 결론 대상 판결은 역사적·법률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그에 대한 최고 법관들의 법적 판단이 두루 담겨 있는 귀중한 판결이다. 논거의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 대상 판결의 결론도 지극히 타당하다. 다수의견이든 소수의견이든 그 논거는 모두 설득력이 있다. 다만 피해를 당한 국민들의 고통과 억울함을 외면하기 어렵다. 나라가 망하여 피해를 보았고, 과거 정부가 잘못하여 피해를 배상받지도 못하였기에 더욱 그렇다. 이 비극과 치욕적인 역사를 부디 잊지 말고 교훈으로 삼기를 바란다. 허용구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허용구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2019-05-14
관습상의 분묘기지권 인정
대법원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 Ⅰ. 서 론 대법원은 2016년 9월 22일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공개변론을 실시한 후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 이하 대상판결이라 한다). 대상판결에 대한 공개 변론 당시 주요 쟁점은 조선고등법원 판결 당시(1927. 3. 8.) 및 공개변론 당시(2016. 9. 22.) 관습의 존재 여부 및 존재한다면 종전 판례 내용(기지 면적, 존속기간, 지료 지급 여부 등)을 변경할 필요성은 없는지 여부 등이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상판결을 통해 대법원이 취해온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하에서는 대상판결의 태도가 타당한지 여부 등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Ⅱ. 대상판결의 입장 1. 사실관계 대상판결 상의 분묘는 ① 1733년, ② 1987년 4월, ③ 1989년 봄(2기), ④ 1990년 11월경 각 설치된 5기의 분묘로, 원심 판결 당시(2013. 1. 25) 20년이 경과하여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가 쟁점이었는데 원심(춘천지방법원 2013. 1. 23. 선고 2012나3412 판결)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을 종전 판례대로 인정하였다. 2. 대상판결 가. 상고이유 원심에서 패소한 피고는 장사법(2001. 1. 13. 시행) 시행으로 분묘기지권을 불허하는 법적 규율 변화, 화장률 증가 등의 장묘문화 변화와 묘지에 관한 전체 법질서의 변화 등으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인정할 관습법이 더 이상 우리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나. 다수의견 다수의견은 분묘기지권을 관습상의 물권으로 보고 승낙형, 양도형,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등 세 유형을 종전 판례대로 인정하였다. 효사상, 조상숭배사상 및 조선시대 산림공유 원칙에 의해 인정되어 온 묘지 점권(분묘 점권)이 민법 시행으로 개인 토지 소유권과 분묘기지권의 충돌 과정에서 분묘기지권이 관습상 인정되어 왔다면서 존속기간의 영속성, 지료의 무상성 역시 종전 대법원 판례대로 인정하였다. 다수의견은 상고이유와 관련하여, 첫째, 사회 구성원들의 관습 소멸에 대한 법적 확신이 아직 확립되었다고 볼 수 없어 분묘기지권을 부정할 경우 법적 안정성이 침해되고, 둘째, 장사법이 동법 시행일 이후에 설치된 분묘부터 적용토록 한 것은 그 이전 설치 분묘의 분묘기지권 성립을 인정할 근거가 되며, 셋째, 분묘기지권 인정은 시효취득 인정으로 헌법 정신에 반하지 않고, 넷째, 화장률 증가에도 여전히 매장문화가 존재하므로 아직은 분묘기지권 인정 관습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며 분묘기지권을 그대로 인정하였다. 다. 소수의견 조선고등법원(1927. 3. 8.) 판결로 인정된 분묘기지권은 현행 민법 시행으로 소유권제도 및 사유재산제도가 정착되고, 토지 가치의 상승 및 화장문화 증가로 매장문화 퇴색, 무단분묘에 대한 분묘기지권 인정 관습의 사회적ㆍ문화적 기초가 상실되었으므로 이를 인정하는 것은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 관습법도 시대변화에 따라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면 폐기되어야 하는바, 첫째, 이의 인정은 헌법상 재산권 보장과 민법의 사유재산권 존중 이념에 부합하지 않고(부동산물권변동의 등기, 즉 성립요건주의에 반하고), 둘째, 묘지 등에 관한 화장취체규칙, 매장법, 장사법 등이 무단분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및 강제개장을 허용하고 있고, 장사법 역시 토지 소유자 등에게 무단분묘에 대한 개장권, 무단분묘 연고자 등의 분묘기지에 대한 일체의 권리 주장 불허 등 묘지에 대한 공법적 규제뿐만 아니라 토지 소유자와 분묘 연고자 사이의 사법적(私法的) 관계까지 규정함으로써 더 이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법적 결단이 이루어졌고, 셋째, 소유권 취득시효 인정 대법원 판례의 자주점유의 권원성 요구 취지에 비춰볼 때 분묘기지권(지상권 유사 물권)의 타주 점유의 권원성(사용권원) 역시 객관적으로 요구된다 할 것인데 무단점유에는 그러한 권원성이 인정될 수 없어 악의의 무단점유에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보호에 반하며, 넷째, 장사법이 시행일 후 분묘기지권을 불허한 것은 종전 관습의 법적 확신 소멸을 반영한 것이고, 다섯째, 존속기간의 영속성과 무상 지료 관습법 인정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여섯째, 사회적 인식이 변하였고(조상숭배사상 및 유교 문화의 후퇴, 교육수준의 향상, 핵가족화, 임야 개발, 화장시설 및 공설묘지 등의 정비 등), 일곱째, 장사법 시행으로 국민의 무단분묘 불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고양됨에 비춰 볼 때 그러한 관습은 더 이상 국민의 법적 확신을 얻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폐기되어야 한다. 다만 분묘기지권이 관습법에 의해 인정될 수는 없지만, 통상적인 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춘 경우(지상권에 대한 객관적 권원이 증명된 때)에는 통상의 지상권처럼 분묘기지권 역시 인정된다. 라.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매장법, 장사법 시행이 분묘기지권 인정 관습법의 폐기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소유권 취득시효에 관한 자주점유(객관적 권원 요구) 판례 취지는 분묘기지권에 유추적용될 것도 아니며, 분묘는 단순한 공작물이 아니라 조상의 영혼이 깃든 정신적 장소이자 망자에 대한 숭모의 장소로서 존중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관습법 인정이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에도 반하지 않는다. 마. 소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분묘기지권이 아니더라도 채권계약 또는 물권계약에 의해 분묘기지에 대한 사용수익권이 보장될 수 있으며, 관습상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에 관한 관습 존재 인정 자료도 없다. 그리고 분묘기지권의 취득시효에 관한 판례는 관습법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실제로는 토지 소유자의 승낙 후 설치한 분묘에 근대적인 취득시효제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소유권 취득시효의 요건인 자주점유처럼 재산권을 보유할 의사가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에도 필요하다. 즉 지상권 유사의 물권이라면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에도 지상권 유사의 물권을 보유할 의사(타주점유이지만 지상권 유사의 물권에 대한 객관적 권원)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의사가 없는 상태의 무단분묘에 대해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것은 취득시효제도에 부합하지 않다. Ⅲ. 판례에 대한 평석 1. 조선고등법원 판결 시 관습의 부존재 조선총독부 관습조사보고서는 무상의 승낙형 분묘기지권은 관습상 존재하지만,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관습은 없으며, 조선총독부중추원의 민사관습회답취집 역시 광주지방법원 전주지청 등에 대해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및 양도형 분묘기지권에 대한 관습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취득시효제도에 대한 관습도 없다고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산림공유원칙에도 불구하고, 분묘침해를 다투는 소위 정려문산송(旌閭門山訟), 4葬4掘山訟(네 번 암장 네 번 강제 官掘) 등 수많은 산송이 있었는바, 이는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관습 부존재를 증명하는 반증이라 할 것이다. 2. 대상판결 공개변론(2016년) 당시의 관습의 부존재 대상판결 판시이유처럼 재산권 보장을 천명한 헌법 및 민법의 제원칙에 비춰 존속기간의 무한성, 지료의 무상성 등을 인정한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은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으로 부당하다. 소수의견처럼 첫째, 화장취체규칙, 소위 매장법 및 장사법 모두 무단 사체 매장의 경우 형사처벌토록 하여 무단분묘의 설치가 위법행위임을 100년 이상 공지하여 왔고, 둘째, 도시화 및 핵가족화, 셋째, 임야의 경제적 가치 상승, 넷째, 다양하고 저렴한 장례문화 및 비용, 다섯째, 묘지의 이전 용이성 및 대체성 등에 비춰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국민들의 법적 확신은 소멸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현행 장사법에 비추어 장사법은 법 시행일 후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는 입법적 결단을 하였다. 그렇다면 헌법상 평등권에 비추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동법 시행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 중 관습상의 분묘기지권 판결을 받은 기판력 있는 분묘의 경우에는 시행일에 분묘가 설치된 것으로 의제하여 최단 15년 내지 최장 60년의 분묘 설치기간을 보장하는 것으로 기득권을 보장하고, 판결을 받은 바 없는 분묘의 경우에는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Ⅳ. 결론 대상판결은 효사상 및 조상숭배사상에 근거하여 분묘의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음을 밝히고 있으나, 분묘의 굴이 허용은 타인 토지 위에 존재하는 분묘의 이전을 요구하는 것일 뿐 새로운 토지에 분묘의 설치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즉 분묘의 이전성과 대체성 및 장묘문화 변화 및 장묘비용의 저렴화 등에 비추어 관습상의 법정지상권(건물의 토지 고착성)과 달리 적은 비용으로 분묘굴이가 가능하므로 제반 사회 여건 변화에 비추어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을 더 이상 인정할 이유가 없다 할 것인바, 대상판결은 시대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겠다.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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