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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 대법원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재심판결 후 6개월 이내에 제기해야"
-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230597 판결 - 1. 사건의 개요: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 가족 13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 가. 민청학련 사건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 명의로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유인물이 배포되자 정부가 학생과 지식인, 종교인 등을 주동자로 지목해 180명을 구속기소하고 8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건. 당시 이 철 전 코레일 사장 등은 불법 연행·체포 및 강제구금됐으며 수사관들로부터 밤샘 수사와 구타, 각종 고문 등 가혹행위를 받고 결국 허위자백해 중형을 선고받음. 나. 소 제기까지의 경과 (1) 국가정보원 산하 과거사건진실규명을통한발전위원회는 2005년 12월 "민청학련 사건은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를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라고 왜곡한 뒤 학생운동을 탄압했다"고 공식 발표함. (2) 이 전 사장 등 민청학련 피해자들은 재심을 통해 지난 2010년 10월과 2011년 8월 무죄 및 면소 판결을 받음. (3) 피해자 가족들은 2013년 8월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위자료 8억5,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함. 2. 법원의 판단 가. 1심, 항소심, 대법원 모두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들의 청구를 배척함. 대법원은, 원고들이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한 다음,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항변의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며,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함. 나. 함께 선고된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204522 판결 '아람회' 사건 피해자 정해숙씨와 가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사건에서,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을 받아들여, "국가는 정씨의 동생 3명에게 8,229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함. * 아람회 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릴 목적으로 반국가단체를 조직했다며 정씨 등을 처벌한 1980년대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 정씨는 당시 징역 5년을 선고받음. 정씨는 2009년 5월 재심을 통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2011년 6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함. 3. 이 판결의 의의 가.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소멸시효를 재심판결확정 후 6개월로 본 기존 대법원 입장의 재확인 판례해설 대상 판결인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4다230697 판결과 같은 날 선고된 2013다204522 판결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재심확정판결일로부터 6개월이라고 최초로 판단한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과거사 손해배상청구 사건의 소멸시효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 국가기관이 수사과정에서 한 위법행위 등으로 수집된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공소가 제기되고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으나 뒤늦게 재심사유의 존재 사실이 밝혀지고 재심절차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채권자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다고 볼 것임. 따라서 그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채무자인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 다만 채권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장애가 해소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 이때 그 기간 내에 권리행사가 있었는지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다. 다만 재심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채권자로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 앞서, 그보다 간이한 절차라고 할 수 있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하 '형사보상법'이라 한다)에 따른 형사보상을 먼저 청구할 수 있다. - 채권자가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지는 아니하였더라도 그 기간 내에 형사보상법에 따른 형사보상청구를 한 경우에는 소멸시효의 항변을 저지할 수 있는 권리행사의 '상당한 기간'은 이를 연장할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고, 그 때는 형사보상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내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면 상당한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그 기간은 권리행사의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객관적으로 소멸된 재심무죄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을 넘을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나. 입법 미비로 인한 혼란과 그에 대한 입장정리 아직까지도 과거사와 관련한 배상과 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입법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바, 피해자와 가족들은 1990년대부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왔다.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나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재정법 제96조는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5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전에는 대법원 및 하급심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재심 무죄 확정일로부터 3년으로 보아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다수 있었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3다204522 판결의 1심과 항소심 역시 국가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배상책임을 인정함). 대법원은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에서 "민법상 시효정지의 경우에 준하는 6개월"의 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민법 학계에서는 과거사 사건을, 일단 진행한 기간은 그대로 유효하고 다만 일정한 사유(전쟁, 천재지변 등)가 존재하는 때부터 일정기간(6개월) 내에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도록 하는 "시효정지"에 준하여 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시효중단"은 중단사유가 생기면 그 때까지 진행하였던 소멸시효 기간은 진행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되고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새로 진행함),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심판결확정 후 최소한 3년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법리에 부합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01844 판결 이후 과거사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재심판결확정일로부터 6개월인 것으로 정리되었고, 하급심 역시 그에 따라 국가의 손해배상책임 존부를 판단하고 있다. 한편, 위 대법원 판결 이후 6개월 소멸시효로 인해 배상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과거사
국가배상
소멸시효
2016-05-31
민사일반
판례해설 - 국가기관 내부에 있어서의 명예훼손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
이 사건 사안(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3다44683 판결)은, 국가기관의 위원장인 피고가, 위 국가기관의 활동현황을 홍보하기 위해 영문으로 번역한 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 한다)에 대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이하 '이 사건 인터뷰'라고 한다)에서 '(이 사건 보고서는) 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유일한 영문 책자였다. 해외에 내보이는 위원회의 얼굴인데, 문법, 구문상의 오류, 어색한 부분이 많았다. 전임 위원장이 쓴 부분은 전문 번역가의 도움을 받고 감수를 거쳐서인지 비교적 괜찮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엉망이었다. 이미 위원회에서 의결한 사항을 번역한 것인데, 새삼스레 그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겠는가?'라는 언급을 하였고, 위 이 사건 인터뷰 내용이 위 주간지에 실렸는데, 위와 관련하여 이 사건 보고서를 작성한 원고들은, 피고가 위 인터뷰에서 이 사건 보고서의 번역에 오류가 많았다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번역을 업으로 삼는 원고들의 번역 능력에 대한 신뢰와 명예를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가 사실을 적시하여 고의로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위와 같은 사실의 적시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어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후,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하였다. 먼저, 피고의 위 인터뷰 내용이 사실의 적시인지 또는 단순한 의견표명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란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는 물론이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법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체 취지에 비추어 어떤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8다18925 판결 등 참조)고 할 것인바, 이 사건 인터뷰 내용은 '원고들이 번역, 감수한 이 사건 영문보고서에 문법, 구문상의 오류와 어색한 부분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고 그렇다면 이는 원고들의 번역, 감수에 오류가 존재한다는 원고들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는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있다 할 것이어서, 이와 같이 판단한 대법원의 판단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피고가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 표현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의 여부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진실이라고 믿게 된 근거나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의 용이성,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행위자가 적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는가, 그 진실성이 객관적이고도 합리적인 자료나 근거에 의하여 뒷받침되는가 하는 점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다58823 판결 등 참조), 이는 표현 당시의 시점에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지만 표현 당시의 시점에서 판단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후에 밝혀진 사실들을 참고하여 표현 시점에서의 진실성 및 상당성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것이므로, 표현 행위 후에 수집된 증거자료도 그 판단의 증거로 삼을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8다60971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피고가 감수를 의뢰한 결과 다수의 문법, 구문상의 오류와 어색한 부분이 지적된 사실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법원에서의 감정에 의하면 위 지적한 사항들은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본문 전체의 의미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의 오류들이자 상당수 단순 교정을 통해 수정될 수 있는 오탈자 수준의 오류들인 사정이 인정된다는 것인바, 이러한 사정이라면 피고가 이 사건 보고서의 배포를 중단할 정도로 문법, 구문상 오류나 어색한 부분이 많다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여기에는 그럴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이와 같이 판단한 대법원의 판단 역시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 판결은 국가기관의 위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자신이 속한 기관의 보고서 저자들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발언을 한 경우에, 이에 대한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 여부와 관련된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위 이 사건 인터뷰 내용은 국가기관의 위원장으로서 나름의 공적 사안에 관하여 평가를 내린 것으로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이고, 특히 이러한 경우에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 국가기관 공직자 내부 간, 특히 책임자의 부하직원에 대한 직무상 발언이 위축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이 좀 더 구체적인 판단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손해배상
국가기관
명예훼손
2016-05-2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례해설 - 일행이 친 티샷에 맞아 부상당했다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10. 27. 선고 2013가단5185617 판결 1. 사건 개요 A는 일행 3명과 함께 2013. 4. 16. 14:50경 용인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중 9번홀 여성용 티박스 부근에서 티샷을 준비하다가 남성용 티박스에서 3번째로 티샷을 한 일행 B가 친 공에 머리를 맞아 외상 후 급성 경막하출혈, 두개내 출혈 등의 상해를 입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에 대하여 A는 B와 당시 경기를 보조하던 캐디 C를 제외하고 골프장 운영자와 체육시설업자 배상책임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를 피고로 하여 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 요지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보험회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전제로 B와 C의 공동불법행위 책임, 골프장 운영자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한 후, 치료비, 일실수입 등의 재산상 손해에 대하여 40%의 과실상계를 거쳐 2천여만원의 배상액을 확정하고 여기에 위자료 1천만원을 보태어, 피고 보험회사는 A에게 총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B, C, 골프장 운영자, 보험회사의 책임 및 A의 과실과 관련된 법원의 구체적인 판시 내용은 다음과 같다. 'B는 A가 앞에 있었음에도 티샷을 하여 A에게 상해를 입힌 잘못이 있고 캐디 C는 B가 티샷을 할 때 A가 남성용 티박스 앞에 있었으므로 A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제지하거나 B의 티샷을 중지시키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B와 C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있고, 골프장 운영자는 C의 사용자로서 사용자책임이 있으며 보험회사는 보험자로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A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A는 일행이 티샷을 하기 전에 앞으로 나가면 골프공에 맞을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앞으로 나간 잘못이 있고 A의 이러한 잘못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주된 원인이었으므로 피고와 B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판결 해설 본 사건은 골프장에서 일행 4명이 라운딩을 하다가 불행히도 일행 중 1명이 친 공에 다른 일행이 맞아 중상을 입고 골프장 운영자와 배상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이다. 핵심은 피해자도 경기규칙을 위반한 사정이 있는 경우 티샷을 한 사람과 그를 제지하지 못한 캐디의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이다. 골프와 같은 개인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고 주위를 살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러한 주의의무는 경기보조원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40 판결) 통상적으로 남녀가 함께 라운딩을 할 때 남자가 먼저 티박스에서 티샷을 한 후 여자가 여성용 티박스에서 티샷을 하고, 대개의 경우 여자는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여성용 티박스는 남성용 티박스 앞에 두며 그 간격과 위치는 홀마다 다르다. 이 사건에서 3번째로 티샷을 한 사람이 남성용 티박스에서 티샷을 한 것으로 보아 일행 4명 중 3명은 남자이고 사고를 당한 여자는 4번째로 티샷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경기규칙상 일행 중 1명이 티샷을 하면 다른 참가자와 캐디는 티샷을 하는 사람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 사고를 당한 여자는 자신의 타순이 돌아오기도 전에 성급하게 여성용 티박스 부근(티박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지점인지는 판결문에 드러나지 않는다)에서 티샷을 준비하다가 3번째 티샷을 한 사람의 공에 맞은 것이다. 만일 티박스 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인지했다면 티샷을 했을 리가 없다. 캐디도 당연히 제지했을 것이다. 문제는 티박스 부근이라는데 있다. 가능성은 2가지다. 앞에 사람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공이 잘못 날아가 사람이 맞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거나, 사람이 있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판결문에 '잘못 친 공에 맞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만으로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단 타석에 들어 선 사람은 전방에 사람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공이 날아가지 않도록 티샷을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어느 경우이든 티샷한 사람의 과실은 있다고 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기를 보조하는 캐디도 티샷하는 사람의 전방에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마땅히 티샷을 중단시키거나 제지할 작위의무가 있고,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므로 티샷한 사람과 함께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져야 한다. 캐디가 근무하는 골프장의 운영자가 사용자 책임을 지는지 여부와 관련하여서는 골프장 운영자는 객관적,규범적 관점에서 캐디를 지휘,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캐디가 근로자 신분인지와 상관없이 사용관계는 인정되고, 캐디의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거나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발생되었을 것이란 점이 인정된다면 면책될 여지도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또한 판결문에 피해자가 골프의 초보자인지 경력이 많은 사람인지는 드러나지 않지만 자기 타순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규칙을 위반하여 전방에 서 있다가 피해의 원인 제공을 했다는 점에서 큰 폭의 과실상계는 불가피하고 40%의 과실상계는 적당해 보인다. 이 판결은 당사자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골프
상해
보험금
201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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