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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내부 제보자 아니라면 사표로 증명하라" 압박에 사직서 제출했다면
임원으로부터 "수사기관에 나와 관련된 비리 혐의를 제보한 것이 당신이 아니라면 사표를 써서 그 점을 증명하라"는 취지의 종용을 받은 직원이 어쩔 수 없이 낸 사직서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A씨가 I재단법인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2019나202918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2017년 5월 I법인 직원이던 A씨는 법인 임원인 B씨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자 참고인으로 불려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는 A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에서 어떤 내용을 진술했는지 등을 물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수기로 작성해 B씨에게 제출했다. A씨의 사표는 그대로 수리됐고 퇴사 처리됐다. 이후 A씨는 "'경찰조사에서 B씨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았고, B씨의 범죄혐의 제보를 주동한 사람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해보이기 위해 B씨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면서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 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고 하더라도 사직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사직서를 낸 직후 경찰 조사에서 사직서를 작성하던 당시의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이어 B씨가 사직서를 수리하자, 그 다음달 A씨는 서울중앙지법에 직원지위확인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등 사직서 수리를 다투는 법적 조치를 지체없이 취했는데 이는 진정한 사직의 의사로 사직서를 제출한 사람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사직서를 작성하기 전 사직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거나 사직을 고려할 만한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직과 관련한 어떠한 표현을 했다는 등의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전혀 없다"며 "B씨가 A씨의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는 해고에 해당하며, 거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해고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A씨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리
사표
사직서
박미영 기자
2020-03-30
민사일반
[판결] 성추행 사건 후 피해자가 3년 지나 손해배상 청구소송 냈더라도
성추행 피해을 입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소멸시효 기산점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형사재판 1심 판결이 있었던 때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민사4-3부(재판장 정다주 부장판사)는 성추행 피해자 A씨가 가해자인 대학교수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8나212116)에서 "B씨는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의 대학 지도교수였던 B씨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A씨를 성추행 해왔다. 참다못한 A씨는 2014년 11월 28일 B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그로부터 9개월 후인 2015년 9월 B씨에 대한 공소가 제기됐다. 형사재판에서 B씨는 줄곧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다. 증인신문이 길어지면서 2017년 1월에야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고 그 해 10월 형이 최종 확정됐다. 한 달 뒤인 11월 A씨는 형사판결을 근거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3년이 이미 지났으므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손해 및 가해자 안 날’은 손배 청구 가능한 날 의미” 재판부는 "민법 제766조 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한다"며 "손해의 발생 뿐만 아니라 위법한 가해 행위의 존재, 가해 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 요건 사실까지 인식한 날을 의미하며, 이는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지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그러면서 "B씨가 범행을 계속 부인하면서 최초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공소가 제기된 후 시간이 꽤 경과해 B씨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됐다"며 "이 같은 정황을 고려했을 때 A씨는 형사재판 제1심 판결이 있던 2017년 1월에야 비로소 B씨의 불법행위 요건 사실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맞고, 따라서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소멸시효
손해배상
성추행
남가언 기자
2020-03-26
민사일반
[판결] "입대 후 우울증 악화로 자살… 직무수행과 사망 인과관계 있다"
입대 전 정신과 치료를 받은 병사가 입대 후 우울증이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어머니가 B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비대상 결정 취소소송(2017두47885)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 육군에 입대해 2015년 포상휴가를 나왔다가 부대복귀일 오전 11시 열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A씨는 중학교 2학년때 단체생활 부적응 및 대인기피 성향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고등학교 3학년 때 학업문제로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는 입대 직후 실시한 육군훈련소 복무적합도 검사에서 '사고예측 위험 유형 자살 및 정신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실시된 군 생활적응 검사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이 없음. 양호' 판정을 받아 소속 부대로 전입했다. 그러나 이후 자대에서 실시한 적성적응 결과에서 '부적응이나 사고가능성이 예측되며 전문가 지원 및 도움이 필요하다. 자살 등이 예측되므로 면담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소속부대는 진료를 받지 않도록 했고, 가족과 연계 관리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유서에 '군생활에 지쳤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는 내용이 남겨 있었다. 이에 A씨의 어머니는 보훈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신청을 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상 재해사망군경은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이라며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은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이는 군인 등의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직무수행과 자살로 인한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증명이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군인 등이 직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우울증 등 질병이 발생하거나 우울증 등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돼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살 직전 극심한 직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고통으로 우울증세가 악화돼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상관들의 질책 내용이나 정도가 A씨로 하여금 적응장애로 삶을 포기하게 만들 정도라 보기 어렵고, 부대 내에서 A씨에 대한 구타나 폭행, 가혹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입대 전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자살 충동을 느꼈고, 군생활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발병했음을 확인할 자료도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우울증
자살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손현수 기자
2020-03-09
민사일반
[판결] 끼어들기 단속 중 실랑이 하다 상해 입힌 경찰… “국가, 2억7000만원 배상”
교통단속에 걸려 경찰관과 실랑이를 하던 중 경찰로부터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은 운전자에게 국가가 2억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설범식 부장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30738)에서 "국가는 A씨에게 2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영어강사로 일하던 A씨는 2012년 3월 서울 강남에서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교통단속에 적발됐다. 경찰관 B씨는 A씨의 차를 세워 인도로 나오게 한 다음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으로 범칙금 납부통고서를 발부하기 위해 A씨에게 운전면허증 제출을 요구했다. A씨는 약 10분 이상 불응하다 뒤늦게 면허증을 제시했고, B씨가 범칙금 납부통고서를 발부하려 하자 면허증을 돌려달라고 말했다. B씨는 이를 거부하며 PDA에 단속정보를 입력하려 했고 두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붙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오른팔로 A씨의 목을 감싸 안고 발을 걸어 넘어뜨렸고, A씨는 그 충격으로 약 8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경골 고평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B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 받았고, A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관인 B씨가 A씨에게 상해를 가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국가는 A씨가 상해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A씨의 교통법규 위반이 인정되고 이에 B씨가 운전면허증 제시를 요구했으나 A씨는 약 10분 이상 불응하면서 범칙자 처리 절차 이행을 위한 신분확인을 거부했다"며 "A씨가 B씨의 단속에 항의하면서 먼저 제복 주머니와 어깨 부분 등을 붙잡은 행위가 상해 발생의 한 원인이 됐다"고 국가의 책임비율을 제한한 이유를 설명했다.
교통단속
단속
경찰
박미영 기자
2020-02-03
민사일반
[판결] "서울대병원·주치의, 백남기씨 유족에 4500만원 배상해야"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 측이 유족들에게 수천만원의 위자료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26일 백씨의 유족들이 백선하 서울대 의대 교수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합502755)에서 "백 교수는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4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는 지난달 내린 화해권고 결정 내용과 같다. 재판부는 "백씨가 물대포를 맞아 넘어지면서 도로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한 번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패혈증, 급성신부전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사망의 종류가 외인사임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백 교수는 레지던트에게 사망진단서를 작성하게 하면서 사망 종류를 병사로, 사망원인 중 직접사인을 '심폐정지'로 기재하게 했다"며 "이는 의사에게 부여된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사망진단서 작성에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는 '유족들이 적극적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투석 등의 적극적 치료를 하지 못해 사망해 병사로 기재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으로 백씨의 사망원인에 대해 많은 혼란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사망 책임을 둘러싸고 유족들이 그 비난의 대상이 되게 한 계기가 됐다"며 "특히 백씨의 자녀들은 자유청년연합에 의해 부작의에 의한 살인죄로 고발당하기까지 한 점을 볼 때 백 교수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가했다가 머리 부위에 경찰 살수차가 쏜 물대포를 맞고 두개골 골절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2016년 9월 25일 숨졌다. 유족들은 당시 사망 원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기재했던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1억3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 10월 25일 재판부는 '백 교수와 서울대병원이 백씨 유족에게 총 5400만원을 배상하라'는 화해권고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백씨 사망진단서에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잘못 기재한 책임에 대해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가 공동으로 4500만원, 백씨의 의료정보를 경찰에 누설한 책임에 대해 서울대병원이 900만원 등 총 5400만원을 유족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화해권고 결정했다. 민사소송법상 법원은 소송 과정에서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해 직권으로 당사자의 이익 등을 참작해 청구 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화해권고 결정을 할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화해권고 결정문에서 "백 교수가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행위는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기에 소송 당사자들이 2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은 더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백 교수는 지난 1일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 불복해 재판이 재개됐다.
백남기
주치의
화해권고
박수연 기자
2019-11-27
민사일반
[판결] "단톡방 멤버 전체 정보 압수 적법… 영장, 팩스로 보낸 건 위법"
'카카오톡 검열 논란'을 불러일으킨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압수수색 사건에서 법원이 "단톡방(단체대화방) 참가자 모두의 정보를 수집한 것은 과잉 압수수색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 과정에서 카카오에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고 팩스로 보낸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단독 오민석 부장판사는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 등 24명이 국가와 카카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4가단5351343)에서 "국가는 정 전 부대표에게 100만원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경찰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정 전 부대표를 수사했다. 경찰은 법원에 정씨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과 대화 상대방의 아이디와 전화번호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경찰은 발부된 영장을 팩스로 카카오에 전송했다. 이에 카카오는 정씨의 대화상대 전화번호 목록과 대화 일시·내용·사진 등을 이메일로 경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이를 근거로 정씨를 일반교통방해죄 등으로 기소했다. 정씨는 이 같은 수사과정에서 경찰이 자신과 같은 단톡방에 있었을 뿐 메시지를 주고받지는 않은 이들의 전화번호 등에 대해서까지 압수했다며 지난 2014년 12월 국가 등을 상대로 3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오 부장판사는 "당시 압수수색 영장의 내용과 목적 등에 비춰보면 정씨가 가입한 대화방의 경우 '대화 상대방'에는 정씨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해 가입한 제삼자가 모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그 대화방에서 정씨가 대화를 건넨 적이 있는 상대만으로 그 범위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3자들은 모두 정씨와 이야기를 주고받기 위한 상대방으로서 그 대화방에 들어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제3자의 전화번호 등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에 속하기 때문에 허용된 범위를 넘어선 개인정보가 압수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 부장판사는 다만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면서 영장 원본을 카카오에 제시하지 않고 팩스로 송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영장을 팩스로 전송한 것은 1990년 후반부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어져온 실무관행에 따른 것인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액을 100만원으로 정했다. 아울러 오 부장판사는 정씨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나머지 23명에 대해서는 "영장의 집행으로 메시지 내용이나 전화번호 등 정보가 압수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단톡방
압수수색
카카오톡
박미영 기자
2019-10-07
민사일반
[판결](단독) ‘사우나에서 사망’ 부검 안했다면, ‘외적요인 사망’ 추정 어렵다
사우나에서 사망한 남성의 유족이 보험사에 손해보험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사고 당시 부검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사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9단독 황병헌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가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8가단5269657)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경기도의 한 사우나 온탕에서 머리를 물에 담근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A씨를 옮겼지만 A씨는 사망했다. A씨의 사체를 검안한 의사 C씨는 시체검안서에 직접사인을 '익수(추정)'로, 사망종류를 '기타 및 불상'으로 기재했다. C씨는 "익수란 물에 잠겨 구조된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고, 기도의 액체 흡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익수상태에서 익사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며 "목욕탕 내 온도와 습도에 의해 인체의 일부 기능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자구력 상실, 익수, 익사, 사망에 이른다고 쉽게 단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밝혔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유족에게 부검을 건의했지만 유족이 원치 않아 부검 없이 장례가 치러졌다. A씨의 유족인 B씨는 이후 KB손해보험을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A씨는 생전에 2억원의 일반상해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KB손해보험 상품에 가입한 상태였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A씨가 사고 전부터 심혈관계 질환 등 내인성 질환을 앓고 있어 이 때문에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사 소견 등을 근거로 B씨의 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B씨는 소송을 냈다. 황 부장판사는 "A씨의 사망 원인이 부검에 의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이상 그가 익수상태로 사망했다는 사실만으로 목욕탕 안의 온도와 습도로 지구력을 상실하고 그로 인해 익수상태에서 익사 등 외적인 요인에 의해 사망한 것이라고 추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의 사망 과정과 평소 건강 상태 등을 비춰볼 때 내인성 질환에 의해 의식을 잃어 지구력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시했다.
사우나
부검
사망
박수연 기자
2019-09-30
민사일반
[판결] 자기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자 돈 받아 전달한 수취인은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줄 모르고 자신의 계좌를 이용해 피해자의 돈을 송금받아 이를 전달한 수취인은 피해자에게 그 돈을 다시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제주지법 민사1단독 김현룡 부장판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 이모씨가 계좌 명의자 허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2018가단5606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A씨로부터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과장이라고 거짓말하며 이씨에게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으니 지정해주는 다른 통장으로 돈을 모두 이체하라"고 했다. 이 말에 속은 이씨는 통장에 있던 돈 3000여만원을 A씨가 말한 통장으로 이체했다. 이씨가 돈을 이체한 통장은 허씨 계좌였다. “범죄에 연루된 줄 몰랐고 실질 이득 본 것도 없어” 허씨는 우연히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A씨와 대화를 했는데, A씨가 허씨에게 "계좌로 돈을 입금할 테니 그 돈으로 비트코인(가상화폐)을 사서 보내주면 입금액의 1%를 수수료로 주겠다"고 제안했고 허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이씨가 3000여만원을 이체하자 A씨 돈으로 착각한 허씨가 이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고,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을 모르고 이를 A씨가 지정한 계좌로 이체했다. 보이스피싱 당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씨는 허씨를 상대로 "3000여만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제주지법, 원고패소 판결 김 부장판사는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수취인이 송금의뢰인으로부터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받은 경우 송금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도 "부당이득제도는 수취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재산상 이득을 가진 경우 공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해 수취인에게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수취인이 실질적으로 이득을 받은 것이 없다면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허씨에게 송금한 돈은 모두 비트코인 구매에 사용돼 A씨에게로 넘어갔고, A씨는 이를 입금받은 후 허씨에게 주겠다고 한 수수료도 주지 않고 잠적했다"며 "이러한 경위를 봤을 때 허씨는 이씨가 송금한 돈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봤다고 보기 어려워 이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계좌
송금
보이스피싱
남가언 기자
2019-09-23
민사일반
[판결] '괜찮다'는 말에 경찰 떠난 뒤 취객 사망… "국가, 9000만원 배상"
취객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괜찮다"는 말에 보호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난 뒤 취객이 사망했다면 국가가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48529)에서 최근 "국가는 9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강원도 모 경찰서 경찰관들은 지난해 3월 야간에 A씨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두 차례 받고 각각 출동했다. 경찰관들은 첫 번째 출동했을 때는 건물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데리고 나왔다. 당시 경찰은 A씨가 구체적인 주소를 말하지 않자 귀가하라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그런데 이후 A씨가 건물 출입문 옆에 주저앉아 있다는 신고가 다시 들어왔고, 경찰관들은 신고자에게 '이미 한 번 신고를 받아 어떤 내용인지 알고 있으니 귀가하라'고 이야기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해서는 순찰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을 열어 A씨에게 "괜찮아요?"라고 물어본 다음 현장을 떠났다. 이튿날 아침 A씨는 건물 계단 아래 누운 상태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유족들은 "경찰이 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경찰관들은 두 차례나 신고가 들어올 정도로 만취해 정상적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던 A씨의 건강 상태와 주변 상황을 살핀 후 경찰서에 데려가는 등의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3월 하순에는 강원도 지역의 야간 기온이 상당히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만취한 A씨의 힘으로 방지하기 어려운 생명·신체의 중대한 위험이 존재했고 경찰관들도 그 위험을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가 측은 경찰관들이 두 번째 출동했을 때 "괜찮냐"고 묻자 A씨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보호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망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등을 고려하면 괜찮다는 취지로 대답했어도 정상적인 판단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만취해 무의식적으로 나온 대답임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찰관들은 그런데도 만연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조치를 할 의무를 게을리해 사고를 발생케 한 과실이 있고, 이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주량을 초과해 술을 마신 과실 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국가배상
취객
사망
박수연 기자
2019-09-16
민사일반
교통사고로 '운전면허 취소'돼 해고당한 버스운전사… 면허정지로 변경됐다면 '해고무효'
운수회사가 운전면허가 취소된 버스운전사를 취업규칙에 따라 당연퇴직시켰는데, 이후 면허취소 처분이 면허정지로 변경됐다면 당연퇴직도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민사2부(재판장 유헌종 부장판사)는 고속버스 운전사 장모씨가 A고속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9나2020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장씨에 대한 해고처분은 무효"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하고 있을 경우, 그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가 아니라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형식적으로 취업규칙에서 정한 퇴직사유가 발생했다고 해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사 취업규칙에는 '운전면허가 취소된 승무사원은 당연퇴직한다'고 돼 있는데, '승무사원이 운전면허가 취소된 경우'란 운전면허가 적법하게 취소돼 더이상 그 처분을 다툴 수 없고,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A사는 장씨가 경찰청을 상대로 면허취소 처분을 다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장씨를 곧바로 당연퇴직 처분했다"고 지적했다. 광주고법, 원고승소 판결 그러면서 "장씨가 면허취소 처분을 받은 것은 경찰청이 벌점을 잘못 부과했기 때문으로 장씨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장씨에게 당연퇴직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A사가 당연퇴직 처분한 것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A사에서 고속버스 운전사로 일하던 장씨는 2017년 8월 울산에서 광주로 가는 버스를 운행하다 교통사고를 냈다. 지방경찰청은 장씨에게 벌점을 부과했고 1년간 받은 누적 벌점이 121점을 초과해 장씨의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A사는 면허취소처분이 나오자, 취업규칙을 근거로 장씨를 바로 당연퇴직시켰다. 장씨는 면허취소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냈고, 경찰청은 벌점이 잘못 부과된 사실을 인정해 벌점을 110점으로 낮췄다. 장씨에 대한 면허취소 처분은 면허정지 처분으로 변경됐지만 회사는 장씨를 복직시키지 않았다. 이에 장씨는 A사를 상대로 "회사의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는 패소했었다.
고속버스
퇴직무효
면허정지
면허취소
남가언 기자
2019-07-11
6
7
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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