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대상자인지를 가리는 기준 가운데 하나인 사업소득에는 비과세 소득도 포함되지만 사업 수행을 위한 필요 경비는 빼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소득수준에 따라 다달이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20만원을 차등해 지급한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변모(76)씨가 서울 동대문구청장을 상대로 낸 기초연금 및 급여 결정 처분 취소소송(2015두5234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변씨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가구주택(공시가격 3억 6500만원, 총 6가구)에 혼자 살면서 2가구엔 총 5700만원의 전세를 주고, 나머지 3가구엔 보증금 총 1100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받았다. 변씨는 또 금융기관에서 받은 1억원의 대출 채무가 있었다. 2014년 11월 변씨는 동대문구청에 기초연금을 신청했다. 당시 기초연금 노인단독가구의 선정 기준은 소득인정액 87만원 이하였는데 동대문구청은 변씨의 소득인정액이 107만원이라며 거부했다. 월세로 받는 임대소득 70만원에 변씨 소유 재산을 기준으로 한 월 소득환산액(재산가액에 연리 5%를 적용해 계산한 월액) 37만원({일반재산인 다가구 주택 3억6500만원 - 기본재산 1억 800만원 - 금융부채 1억원 - 임대보증금 6800만원} × 재산의 소득환산율 연 5% ÷ 12개월)을 더한 금액이다. 이에 변씨는 "소득세법 제12조 2호에서 '비과세 사업소득'으로 '기준시가 9억원 이하 국내 소재 1개의 주택을 소유하는 자의 주택임대소득 등'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비과세 사업소득을 소득인정액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설사 이를 포함시킨다고 해도 필요경비를 공제하지 않고 임대료 수익 전체를 반영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소득세법과 기초연금법은 입법목적이 서로 다르다"며 "조세정책상 필요에서 과세하지 않는 소득이라고 해서 반드시 기초연금법상 소득평가액을 산정하는 소득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비과세 소득이라 하더라도 기초연금법상 소득 평가액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소득 평가액에 포함되는 사업소득은 소득세법 제19조 1항에서 열거한 사업소득에서 같은 조 2항에 따라 필요경비를 공제한 금액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이러한 법리는 그 사업소득이 비과세 소득이라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므로 임대소득에서 필요경비를 공제해 소득 평가액을 다시 결정하라"고 판시했다. 임대료 소득에서 지급이자, 인건비, 복리후생비, 제세공과금, 수선비, 지급수수료, 차량유지비 등과 같은 필요경비를 뺀 금액만 소득인정액으로 계산하라는 뜻이다.
앞서 1,2심은 "비과세 임대소득도 소득평가액 산정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