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이 투자약정 법률자문을 잘못해 3,6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KBS미디어는 지난 2002년 지하철 이동방송업체인 코모넷에 신주인수방식의 투자를 검토하면서 A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의뢰했다. '3년 후 상장시 인수금액 이하의 시장가가 형성될 경우 투자원금을 보장한다'는 코모넷 대표이사의 확인서가 효력이 있는지 질의한 것이다. 이에 대해 S법무법인은 '이사회 동의를 얻도록 하는 등의 내부적인 제한이 없는 한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의결 등이 없어도 투자원금보장 확인행위는 대표이사의 행위로 유효하다'는 취지의 회신을 보냈다. 그러자 KBS미디어는 코모넷에 주금납입 명목으로 3억3,000여만원을 투자했다.
3년이 지난 2005년, 코모넷의 경영이 어려워져 KBS미디어는 2억4,000여만원을 상환받는 데 그쳤다. 그런데 코모넷이 2007년 특정주주에 대한 원금보장약정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상환한 투자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고, 지난 3월 서울고법에서 KBS미디어가 코모넷에 1억2,000만원을 돌려주는 내용의 강제조정으로 마무리됐다(2008나69291). 그러자 KBS미디어는 잘못된 법률자문으로 손해를 봤다며 1억2,000만원을 배상하라며 5월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최종한 부장판사)는 17일 KBS미디어(주)가 A법무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9가합49792)에서 "A법무법인은 3,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법률전문가인 A법무법인은 코모넷 대표이사의 원금보장약정이 학설 및 판례에 의해 널리 인정되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지에 관한 법률검토를 해 답변을 해 줬어야 한다"며 "이를 게을리한 채 만연히 내부적인 제한이 없으면 유효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