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연구원이 TV토론에 출연해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직위해제 사유인 '근무태도 불성실'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정부출연 연구원에 근무하면서 TV토론 프로그램에 나가 정부정책을 비판해 징계당한 노모(54)씨가 연구원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등무효확인 상고심(2010다24541)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씨가 방송출연자제요청을 어기고 방송에 출연한 데는 대외활동과 관련한 근무태도에 비난할 만한 점이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노씨가 인사관리규정상 직위해제사유로서 '근무태도가 극히 불성실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워 직위해제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노씨는 2005년12월 한국방송공사 심야토론 '8·31 부동산대책, 약효는 끝났나?'에 정부정책에 반대되는 입장을 밝히는 토론자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에 연구원측은 인사위원회를 개최, 노씨에 대해 '근무태도 불성실'을 사유로 3개월간의 직위해제와 연구조정실 대기발령, 1년간 대외활동 금지조치를 내리자 노씨는 이에 반발, 소송을 냈다.
1심은 "연구원이 노씨에게 한 징계는 인사권자의 재량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방송에 출연한 것을 '근무태도 불성실'로 봐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연구원은 노씨에게 48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